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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어를 위한 무기인가, 공격을 위한 무기인가. | 감상 2019-02-20 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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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야마구치 슈 저/김윤경 역
다산초당 | 2019년 01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스스로 깊이깊이 생각하되 자신의 앎에 겸허한 자세로 타인의 얼굴을 돌아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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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쉽게 쓰인 철학책이라 할지라도 작가의 말처럼 어려운 용어들이 나오거나, 지금은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를 대단한 발견처럼 나열하는 문장들을 접할 때면 내가 무언가를 놓치고 있는 것 같단 착각에 빠진다. 나 역시 늘 자책하며 철학책을 놓아버리기 일쑤였기에 실생활에 적용가능하단 설명을 보고 용기를 내어 리뷰 신청을 덜컥하게 되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이 책은 내가 이제껏 필요한 부분만 발췌한 것이 아닌 세미나에서 발제하는 방식으로 숙독한 최초의 철학책이 되었다.

 

 

작가는 기존의 철학책과 자신의 철학책의 차이점을 항목별로 설명하며 책을 시작한다.

물론 그 하나하나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나는 그의 이러한 표현 방식을 눈여겨보았다.

책 속에는 번호를 달고 정리된 부분들이 종종 나온다.

글쓰는 방식을 보면 그 사람의 직업적 특성이라던가, 성격이 묻어나오기도 하기에 이런 부분에서 기업 경영 컨설턴트라는 작가의 특징이 잘 돋보였다.

동어반복과 긴 문장을 자랑하던 기존 철학책의 문장들과 달리 마치 프리젠테이션을 보듯 핵심만 쏙,쏙 뽑아내 보기 좋게 정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다른 철학가들의 생각을 무기로 활용하길 원하는 작가만의 철학, 즉 사고 방식이 드러나고, 이것 또한 우리에게 무기가 된다.

 

생활에서 복잡하고 어려울 땐 핵심을 잘 파악하고 정리를 잘하는 사람에게 도움을 청하라!

 

책 형식에 관해 존재하는 또 하나의 매력은 시간 순으로 기록된 것이 아니기에 펼쳐서 나오는 어느 챕터를 먼저 읽어도 무방하다는데 있다. 사실 책에서 사람, 조직, 사회, 사고로 항목을 작가 임의로 나누어 걸맞는 철학자들의 사유를 소개하고 있으나, 독자들은 그 구분에 크게 개의치 않아도 좋을 것 같다. 왜냐하면 조직에서 다루는 리더십에 관한 철학은 곧 사람에 대한 것이기도 하고, 조직은 사회와 연결될 수 있으며, 사고는 사람과 그리고 조직 내에서 사고하느냐, 사회에 대해 사고하느냐 등에 따라 얼마든지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래전부터 인간들이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한 철학이 처세술의 뿌리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이제 그것은 단순히 세상을 살아가는 기술이라는 실용적 표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무기'가 되기에 이르렀다.

그만큼 현 시대가 전쟁터임을 인정한데서 책은 출발한다.

유행가와 마찬가지로 서점에 꽂힌 책들의 제목을 살펴보다 보면 그 시대의 상황과 분위기를 잘 알 수 있는데 이 책이 요즘 떠오르는 도서로 꼽힌 것은 아마 세상이 전쟁터이며 무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많은 이들이 인지하고 공감하기 때문인 것 같다.

그런 점에서 작가는 무기를 잘 포장해서 판매하는 군수업자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단순히 천재의 사고흐름을 낱낱이 풀어놓고 그것대로 따라간다고 해서 천재가 될 수 있을까?

 

 

 

나는 책에 실린 많은 철학자들의 사유방식을 따라한다고 그것이 우리에게 무기가 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들의 사유방식은 그 시대의 흐름에 따른 것이며, 우리는 그 때와 또 다른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도 작가가 이 책을 쓴 이유는 무엇일까.

누군가의 사유방식을 따라 처세술로 삼아 누구를 공격하라는 것일까?

아니면 숱한 공격들로 자신을 방어하는 방패로 삼으라는 것일까?

물론 읽고 활용하는 것은 각자의 몫이나 나는 이 책의 핵심은,

'깊이 생각하라, 그리고 서로의 얼굴을 보아라 에 있다고 생각했다.’

 

 탈구축, 미래 창조, 에포케, 시니피앙과 시니피에, 타자의 얼굴

 

처음에는 다양하고 많은 어휘를 가질 수록 그 사람은 좀 더 섬세한 세상을 보게 되는 것에 공감했고, 다독의 필요성을 인지했다. 전쟁과도 같은 삶에서 살아남기 위해 나는 많은 책을 읽어 많은 시니피앙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과연 정말 삶은 전쟁일까? 내가 살아남기 위해 반드시 누군가를 죽여야 하는가, 여기서 잠시 우리는 에포케(정지, 중단)가 일어났고, 더 나아가 누구를 공격하거나 나를 방어하는 무기가 필요한 전쟁터로서의 삶이 아닌 전혀 새로운 삶의 장을 구축하려는 탈구축의 필요성을 깨닫는다. 물론 새롭게 선 터전에서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아닌 스스로 창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타자와의 관계에서 얻는 깨달음이다.

 

 

 

작가는 우리가 개개인의 가치관을 너무나 완고하게 주장하기 때문에 대화에 절망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다른 챕터이긴 하나 에마뉘엘 레비나스의 타자의 얼굴이라는 개념을 빌려 얼굴이 이해 가능성의 매개체라고 덧붙였다. 

결국 미래를 스스로 창조하는 것이 가장 확실하듯 우리는 우리만의 철학을 가져야 하나 '지의 무지'처럼 아는 것에 겸허해지고 타인의 얼굴을 바라보며 대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철학이 무기라는 제목의 진정한 의의는 방어와 공격이 아닌 내려놓음의 때를 아는 지혜와 그것을 실천하는 용기에 있는 것은 아닐까.

 

철학을 전공한 작가는 철학과 어떻게 보면 거리가 있어보이는 기업문화에 적응해 나름의 성공을 거둔 인물이다. 그 괴리가 존재하는 환경에서 작가는 자신이 배운 내용, 철학가들의 사유방식을 온몸으로 기억하며 정신을 차리려고 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시에 그가 얼마나 자신이 깨달은 바를 대중들과 나누고 싶었는지도 잘 전해진 책이었다. 철학가들의 사유방식을 살펴보려는 노력은 군데군데 드러나지만 이 책의 특징을 놓친 채 어떤 챕터에서는 개념에만 기대어 진행되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그 또한 그의 사유의 단편임을 이해하고 공감하거나 반박하며 읽으면 더욱 도움이 될 만한 도서인 것 같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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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로의 묵직한 소리로 꾹꾹 눌러담이 전해지는 엔니오 모리꼬네의 명곡들. 발매해주셔서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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