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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너무나도 우울한 | 나의 리뷰 2019-04-30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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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이 떨어지던 봄날 인간실격을 읽으며 이보다 더 우울할순 없다고 생각했었다. 
정신병에 걸린 사람들은 세상을 견딜 수 없을만큼 마음이 여리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나는 인간 실격의 주인공이 딱 그 설명에 어울리는 인물이 아닐까 생각했다. 그리고 한편으론 그의 모습에 나의 모습도 오버랩되어 우울함이 더 가중되기도 했다. 
비릿한 미소, 나약한 자아, 비루한 자존심, 고쳐야 하지만 고칠 수 없는 과잉된 자의식. 자기를 비하할 수 있는 오만가지의 단어가 떠오르는 작품이 아닐수 없다. 
다자이 오사무의 자서전에 가까운 자전적 소설이라는 점은 글을 쓰는 사람은 결국 자신의 이야기를 쓸때 가장 밑바닥의 진실함을 잘 드러낼 수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 시킨다. 
누구도 두려워서 보지 못한 자기 자신의 밑바닥을 이렇게 솔직하게 까발려주는 것이 모든 작가의 의무 아닐까하는 생각마저도 든다. 

같이 읽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책이지만, 한편으론 함께 우울해 지는 것이 두려워 선뜻 권하지 못하는 그런 책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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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과 싸우며 성장하는 아이들 | 감상 2019-04-30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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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그것

안드레스 무시에티
미국 | 2017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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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은 어른의 몸이지만 여전히 아이의 정신상태에 머물러 있는 것은, 그러한 체험된 이질감은 그것만으로 충분히 십대 시절을 혼란스럽고, 외롭게 만든다. 그것에 등장하는 루저클럽 아이들은 그러한 성장통과 더불어 저마다의 아픈 사연들이 더해져 어른들도 감당하기 힘들만큼의 일들과 싸워내야 한다.

 

'그것'은 안그래도 힘든 아이들을 더욱 코너로 몰아 넣는다.

그들이 나약해질수록 그들이 공포심을 느낄수록 그것은 더욱 활개를 친다. 그리고 루저클럽 아이들이 각자의 공포와 싸우기 위해 힘을 모은다.

아무도 인정해주지 않지만 서로에겐 존재만으로 힘이 되는 친구사이.

사람들은 자신의 나약함을 감추기 위해 다들 나름의 방법을 찾는다.

헨리처럼 더 악랄하게 행동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동지를 찾기도 한다.

루저클럽 아이들은 동병상련, '연대'를 통해 공포와 맞서 싸운다.

 

'그것'은 결국 우리가 성장을 위해 맞서 싸워야 하는 트라우마란 생각이 들었다. 그것과 싸우는 아이들은 자신의 트라우마와 싸울 수 밖에 없었고, 결국엔 연대를 통해 이겨 내며 또 다시 그것이 돌아올 때 자신들도 다시 힘을 합칠 것을 다짐한다. 경험을 통해 배우고, 학습하며 성장한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어린아이들에게만 보이는 존재가 아닐지도 모른다.

어른들의 곁에서도 언제나 불안을 느끼게 하는 그림자처럼 머물고 있고, 외면하고 있는 것일수도 있다.  

 

 

그런데 인간은 성장하기 위해선 반드시 상처받아야만 하는가.

상처받지 않은 채로 온전히 클 수는 없는 것인가.

살면서 나는 최대한 상처는 받지 않는 편이 좋다고 생각한다.

상처를 많이 받는 것은 성숙하게 만든다는 이점을 가지고 있을지 몰라도, 상처는 결국 상처이기에..

자라나는 아이들을 보면 그들이 최대한 상처받는 일 없이 살 수 있기를 기도하게 되는 것 같다.

아마 상처가 없는 세상에선 공포를 먹고 자라는 '그것'이 나타날 이유도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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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번 내한은 어렵겠지요? | 기본 카테고리 2019-04-28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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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엔니오 모리꼬네 데뷔 60주년 기념 베스트 음반 (Ennio Morricone 60 Years of Music) [2LP]


Universal | 2016년 12월

음악     디자인/구성     구매하기

이 시대의 클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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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니오 모리꼬네의 베스트 음반은 LP를 사모으기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떠올렸던 LP중 하나였다.

떨리는 마음으로 포장을 뜯으며 나름 매우 성스러운 작업을 하듯 판을 꺼내고 턴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너무나도 유명한 Mission의 Ost인 가브리엘의 오보에가 흘러나오자 음반을 올려놓던 성스러운 작업은 정말 재단위의 제물을 바치는 종교적 행위였던 마냥 진정 그 의미를 더하는 느낌이었다.

가끔 왜 요즘은 모차르트와 베토벤 같은 클래식 작곡가가 없을까 궁금했던 적이 있다. 물론 아직도 정통 클래식을 하는 이들이 있고, 내가 무지한 까닭에 모르는 것이겠지만 엔니오 모리코네의 음악을 듣고 있노라면 그가 이시대의 천재음악가가 아닐까 싶어진다.

 

개인적으로 이 앨범을 들으며 "Metti Una Sera A Cena: Metti, Una Sera A Cena 2nd Theme"를 처음 알게 되었다. 다른 곡들이야 워낙 유명해서 영화도 다 잘 알고 있었지만 이 곡은 처음 들었는데도 단박에 내 마음을 사로 잡았던 것 같다. 마치 저녁 야경을 보며 좋은 사람들과 드라이브하고 싶은 느낌의 곡이랄까.

 

엔니오 모리꼬네가 또 한 번 내한해줄 일이 있을까? ㅎ

몇 년 전 가지 못한 내한공연에 대한 아쉬움은 LP로나마 달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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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머무는 것에 대하여 | 기본 카테고리 2019-04-28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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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저/유유정 역
문학사상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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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않겠다는 약속만큼 지키기 어려운 약속도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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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3학년 때 상실의 시대를 처음 읽었었다.

무라카미 하루키를 좋아하던 친구의 추천에 따라 해변의 카프카를 읽고 난 후 자연스럽게 그의 대표작인 상실의 시대를 읽게 되었다. 그 친구도 나도 상실의 시대를 함께 읽고 난 후 무언가를 쓰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기분에 사로잡혀 우리는 서로에게 참 많은 편지를 쓰게 되었다. 하루키에 대해서 썼고, 삶의 허무함에 대해서 썼고, 자신의 삶을 동정하지 않는 태도에 대해서 썼다.

지금 생각하면 열 아홉 살이란 나이에 무엇을 알면 얼마나 알았을까 싶기도 하지만 그 때 우리는 사뭇 진지했었다.

어쨌든 그 이후로 책이 읽히지 않을 때면 항상 하루키의 책을 집어든다. 왜인지 모르겠으나 하루키의 책을 읽다보면 다시 책이 좋아지고, 활자가 친숙해지고 열 아홉살 그 때 무언가를 쓰고 싶어져 견딜 수 없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불과 몇 해 전 친한친구를 잃고 나는 상실의 시대를 다시 읽었다.

그 때 처음으로 이 책을 읽고 울었다.

물질적인 것과 비물질적인 것의 차이는 상실 이후에 대체 가능성에 존재하는 것 같다. 돈이나 물건은 잃어도 다시 살 수 있지만 '의미'란 절대 대체될 수 없었다. 사람이란 그 사람과 나누었던 우정이란 또 다른 좋은 사람이 생겨도 절대 똑같을 수 없는 것이다. 나는 메워질 수 없는 빈자리에 매일 같이 차가운 서러움을 느끼며 울어야 했다. 와타나베의 주변에 존재하는 죽음들은 그의 인생에 큰 우물이 되어 자칫 그 곳에 빠지는 것은 돌이킬 수 없는 우울감에 빠지는 것과 마찬가지인 역할을 하게 되었다. 그것은 내가 살면서 경험할 또 다른 사랑하는 이들의 죽음과도 다르지 않았다.

 

그리고 올해 4월 또 다시 상실의 시대를 읽었다.

내가 돌보는 학생들 중 아픈 사연을 가진 아이가 있다. 그런데 그 아이가 어느 날 내게 이런 말을 했다.

'가슴에 아주 큰 구멍이 났는데 그 어떤 걸로도 그곳을 채울 수가 없어요 선생님.'

나는 그 말을 들으며 와타나베와 나오코가 이야기한 숲 속에 감춰진 우물이 떠올랐다.

본디 인생이란 채울 수 없는 구멍 하나쯤 모두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차마 그 말을 해줄 순 없었다. 그저 너무 이르다, 라는 생각만 들었다.

아이에게 상실의 시대를 읽으라고 추천하고 싶지는 않고, 이 책에 혹시 도움이 될만한 문구가 없을까 하여 다시 책을 들었다.

 

 

"각기 사람마다 걸음걸이에 버릇이 있듯이 느끼는 방식이나 사고 방식, 사물에 대한 견해에도 버릇이 있고, 그것은 고치려 해도 갑자기 고쳐지는 것이 아니며, 무리하게 고치려 들면 다른 데가 이상해진다는 거야" 

무슨 말을 해야, 어떤 위로를 해야, 어떤 활동을 해야 너의 마음의 구멍을 채울 수 있을까.

아무리 고민을 해보아도 나는 내가 그러했듯이, 이 책이 말하듯이 무리하게 무언가 고쳐보려고 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만이 든다.

마음의 허무함과 그 감정에 머무는 동안 함께 있어주는 것만이 지금 해줄 수 있는 가장 최선의 방법이 아닐까. 

 

 

상실의 시대 이후로도 하루키의 대표작들이 많이 출간되었지만 여전히 내게 가장 최고의 작품은 상실의 시대가 아닌가 싶다. 서른이 넘고 무언가를 얻는 것이 아닌 잃어 가는 것이 인생의 과정임을 깨달아가면서 상실의 시대는 소중한 것을 포기하고 잃을 때마다 읽으면 깊이가 다르게 느껴지는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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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 힐링 타임 | 감상 2019-04-25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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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크레파스 봉봉 아티스트 에디션

봉봉오리 저
휴머니스트 | 2019년 03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크레파스 향기가 좋은 컬러링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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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친한 친구가 퇴근 후 요즘 맥주 한 캔 하며 컬러링 북을 색칠 하다보면 어느새 직장 스트레스를 잊어서 좋다고 했다. 나 또한 컬러링 북을 몇 번 사본 적이 있지만 친구와 달리 복잡한 문양이나 세밀한 작업들을 할 때면, 가느다란 색연필로 이걸 언제 다 칠하지?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던 것 같다. 아마 색연필이라는 도구가 내 성격과 체질에는 그 취미가 잘 맞지 않는 듯 했다.

 

 이번에도 그 전의 컬러링북과는 차이가 없으리라 생각하면서도 크레파스가 함께 제공된다는 것에 끌려 이 책을 구매하게 되었다. 구성품은 사진처럼 실제 색칠을 해볼 수 있는 책과 어떻게 색칠하면 되는지 설명되어있는 튜토리얼북, 오일파스텔이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형형 색깔의 오일 파스텔이었다. 상자를 열어본 순간 맡을 수 있는 크레파스 특유의 향은 무엇이라도 색칠하고 싶은 충동을 불러일으켰다.

 

튜토리얼 북을 읽다보면 오일파스텔을 색칠하면서 가루가 많이 나온다고 경고 아닌 경고를 던지고 있다. 하지만 크레파스는 본래 손에 여기 저기 묻혀가면서 칠하는 것이 매력이기 때문에 크게 개의치 않았다.

 

 

튜토리얼 북은 그림별로 설명이 나오기 전 사용되는 기법에 대한 설명이 초반에 따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리고 각 그림에 대한 매우 친절하고 자세한 색칠 방법도 나타나 있다. 뿐만 아니라 그림들도 복잡하지 않고 간단하기 때문에 컬러링북이 아니어도 밑그림 스케치부터도 시작할 수 있을 정도이다.  

 

 

본 컬러링북은 간단한 정물부터 풍경 색칠을 제공한다. 그림들은 대부분 담백한 미를 자랑한다.

 

 

 

 튜토리얼을 함께 펼쳐두고 따라 색칠하다 보면 크레파스로도 다양한 표현이 가능함을 배울 수 있다. 그리고 또 한가지 신기한 사실은 아무리 똑같이 색칠해도 원본과 다른 사람이 색칠한 것과 내가 색칠한 것의 느낌이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마치 똑같이 김치 만드는 것을 배워도 맛이 제각각이듯 말이다.

개인적으로 색칠하면서 맡을 수 있는 크레파스 향기가 은은하니 마치 초등학생으로 돌아간 기분이 들게 했다. 뿐만 아니라 앞서 이야기했던 색연필과 달리 크레파스는 색칠하면서도 (도구의 굵기 때문인지 질감 때문인지 알 수 없으나) 시원시원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어서 좋았다. 빽빽하고 복잡한 무늬로 이루어져있던 컬러링북에서 벗어나 여백의 미를 느끼며 색칠하다보면 숨통이 트이는 기분마저도 든다.

 

한가지 단점을 꼽자면 개인적으로 내가 구매한 컬러링북은 책을 펼치자마자 페이지가 몇 장 떨어졌었다. 물론 색칠을 하려면 찢어내긴 해야 하지만 원치않는 페이지도 떨어지자 누군가 일부러 책을 찢은 것처럼 난감했다. 

 

Anyway, 

이번엔 끝까지 모두 색칠로 채워넣은 컬러링북을 가지게 된 것 같아 만족스럽고 후회없는 구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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