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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으려고 바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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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30 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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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 치여
다소 선입견이 느껴지는 필명 때문에 이번에 처음으로 읽어본 작가님의 작품이다
뭔가 치명적일 것 같은 제목에 끌렸고 어둑하고 묵직한 시놉이 궁금했고 높은 평점이 결정적이었다
역시나 치명적이고 어둑하고 묵직한 작품이었다
흔하지 않은 소재라서 더욱 맘에 들었다
삶의 밑바닥에서
조폭들의 유흥을 위해 개싸움을 벌이는 곳에서 때리는 것보다 맞는 것이 일상인 삶을 사는 남주
안온했어야 할 가족들은 하나 둘 그를 버렸고 그는 세상의 따뜻함을 느껴보지 못했다
못 배웠고 못 가졌고 못 살았다
딱히 삶에 대한 애착은 없었으니 상관없었다
그러나 어느 날 문득 그의 삶으로 뛰어들어온 여주 때문에 그는 처음으로 간절히 바라는 것이 생겼다
삶의 끝자락에서
모두가 대단하신 가족들 사이에서 혼자 불량품으로 취급받는 삶을 살아온 여주
자신의 뜻대로 살아온 적 없었기에 죽는 것 만큼은 자신의 뜻대로 하고 싶었는데 그것마저 못하게 되었다
살려놨으니 책임지라는 심정으로 일면식도 없는 낯선 남자를 따라갔는데
어쩌면 그녀보다 더 아픈 삶을 살고 있는 남자였다
그와 보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그의 욕과 짜증이, 사실은 감정의 표현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그럴수록 그가 짠하고 안쓰럽다
상처를 보듬다
각각 다른 환경에서 다른 이유로 상처받은 두 남녀가 만났다
배경과 이유는 다르지만 둘은 상처입은 짐승이었고 그렇게 굴 같은 반지하 방에서 서로의 상처를 핥아준다
대단히 다정한 말도 대단히 따뜻한 행동도 없다
밥을 나눠먹고 침대를 나눠쓰고 시간을 함께 보낸 것이 다였다
그럼에도 둘은 그런 경험이란 난생 처음이었던지라 서로의 체온에 길들여져 간다
대단한 로맨스보다는 잔잔한 힐링을
딱 80년대 드라마에서 봤을 법한
가난하고 무식한 남자와 불행한 부잣집 여자의 신파극이었지만
반대의 설정에 익숙해져 있던 터라 오히려 다소 특색있다는 느낌을 받았고
남주가 남자로서 매력있다기 보다는 그냥 안쓰럽고 맘 아파서 꼭 행복해졌으면 좋겠다는 바램으로 작품을 읽게 되었다
뭔가 대단한 로맨스는 없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구원자가 되어 주었던 따뜻한 인간애를 느낄 수 있었던 점도 좋았다
외전은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씬 하나 없이 둘의 짠하고 찐한 이야기만으로 흘러가던 본편에 비해
씬과 둘의 임출육으로 가득했던 외전이 개인적으로는 다소 아쉬웠지만
본편만으로는 로맨스적인 마침표를 찍은 것 같지 않은 느낌이 있었기에 꽉 찬 결말을 좋아한다면 외전도 함께 읽어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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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 모어 썸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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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2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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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영
20대를 함께 한, 자신의 전부라 믿었던 남자의 배신에 이어 부모님 대신 그녀를 키워주셨던 할머니마저 돌아가셨다
할머니의 아영점빵을 정리하기 위해서 고향으로 내려왔지만 사실을 세상으로부터 도망치기 위해서였는지도 모르겠다
도착한 첫날부터 억수같이 내리는 비에, 물이 새는 집에, 절망의 크기만 더해주는 것들 사이에서 게스트 하우스를 발견한다
손님을 받지 않는다는 사장의 말에 온갖 말도 안되는 협박으로 게스트 하우스에 머무르게 되었다
권이안
여행을 떠나신 부모님 대신 잠시 게스트 하우스를 돌보고 있었는데 비가 많이 오던 어느날, 막무가내 손님이 찾아온다
부모님이 안 계시기에 손님을 받지 않으려고 했지만 여자의 협박에 못 이겨 그녀를 들여놓았고, 그녀의 집 수리가 끝날 때까지 한집 생활을 하게 된다
그녀는 그가 친할머니처럼 따르던 아영점빵 할머니의 손녀였고 그래서인지 원래부터 잘 알던 사람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녀와 보내는 여름은 그에게 완전히 새롭고 짜릿하고 조금은 간지럽다
그러나 상처투성이 그녀를 감싸주기에 그는 너무 무뚝뚝하고 투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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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돌아오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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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09 0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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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살에 입양된 희서는 19살 부모님의 화재사고로 혼자 남겨집니다
유산 때문에 거짓 슬픔을 연기하던 친척들과는 달리 경멸하는 눈으로 고인을 보던 삼촌
희서가 그를 따라나선 것은 다름아닌 그 눈빛 때문이었습니다
아버지와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삼촌은 아버지와 인연을 끊고 한번도 왕래가 없었기에 희서에게는 완전한 타인과 다름없지만 조금씩 삼촌과의 생활에 적응합니다
시골에서 남은 고3 생활을 마무리하고 싶다는 그녀의 말에 삼촌은 시골에 집을 마련하고 거기서 희서는 학교 생활을 해나갑니다
처음부터 그녀를 미워하던 연재, 연재의 충실한 심부름꾼인 지윤, 지윤의 사촌오빠 상철 그리고 미친 눈을 가진 규완
그녀의 학교 생활은, 그녀의 인생이 그랬던 것처럼 평탄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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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시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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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03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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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영
일곱살 그 아이를 처음 만난 이후로 그는 그녀에게 친구였고 오빠였고 연인이었다
이유도 모른채 그의 선 밖으로 내쳐지는 일은, 그래서 상상도 못했다
8년이 지난 지금 그녀가 있는 출판사에서, 유난히 그녀만을 꼭 찍어, 자서전 출간 작업을 하고 싶다는 그를 다시 만나기 전까지는 그를 잊은 듯이 살아왔다
그러나 그를 본 순간 그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주형준
아홉살 그 아이를 처음 만난 이후로 그녀는 그에게 친구였고 연인이었고 구원이었다
차마 헤어질 수 밖에 없는 이유로 그녀에게 이별을 고했지만 그는 한시도 그녀와 이별해 본 적 없다
8년이 지난 지금 그녀를 만나고 싶은 그의 마음이 만들어 낸 우연일까, 그녀에겐 그가 필요하다
그렇게 그녀를 다시 만나니 이제야 숨 쉴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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