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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라틴어 수업 #04 로마의 공동묘지 입구에 새겨진 ‘이것’ | 살아가는 힘이 되는 책 2017-07-31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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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아프셔서 중환자실에 입원하셨을 때의 일입니다. 어머니의 손을 꼭 잡고 다시 한 번 힘을 내서 버티셔야 해요라고 말씀드렸지만 어머니의 눈빛이 흔들렸습니다. 어머니의 상태는 더 나빠졌고 의식을 잃고 인공호흡기로 숨을 연명하셨어요. 그리고 며칠 후, 어머니는 제 앞에서 마지막 숨을 고요히 몰아쉬시고는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간호사들이 어머니 시신을 수습하는 동안 저는 중환자실 밖에서 하염없이 울었습니다.

어머니 시신을 수습해 장례식장으로 옮긴 뒤 빈 영안실을 홀로 지키면서 덩그러니 앉아 어머니의 영정을 바라보았습니다. 그 속에서 제 얼굴이 보이더군요. 언젠가는 저 자리에 제 영정이 놓이겠구나 싶었습니다. 그 순간 내 몫의 죽음이라는 단어가 실체가 되어 다가왔습니다.

 

"Hodie mihi, Cras tibi"
오늘은 나에게, 내일은 너에게

 

 

로마의 공동묘지 입구에 새겨진 문장입니다. 오늘은 내가 관이 되어 들어왔고, 내일은 네가 관이 되어 들어올 것이니 타인의 죽음을 통해 자신의 죽음을 생각하라는 의미의 문구입니다.

 

 

인간이라는 존재는 영원으로부터 와서 유한을 살다 다시 영원으로 돌아갑니다. 하지만 숨이 한 번 끊어지면 그만인데도 인간은 영원을 사는 것처럼 오늘을 삽니다. 저는 그날 또렷이 어머니의 죽음을 통해 저의 죽음을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어머니의 장례를 치르고 마지막 순간까지 어머니를 보살펴주셨던 청원의 은혜의 집을 찾아갔을 때, 원장 수녀님께서 어머니의 유품을 건네주셨습니다. 거기에는 얼마 안 되는 연금의 일부를 수년간 적금으로 부어 마련한, 당신 장례비를 위한 통장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리고 로마 유학 중에 어머니께 보냈던 손편지와 몇 장의 사진이 있었고요. 어머니는 그 편지를 몇 번이고 읽고 또 읽으셨다고 합니다.

 

어머니는 그 유품을 통해 죽은 육신이 아니라 향기로운 기억으로 제게 다가왔습니다. 그때 문득 인간은 죽어서 그 육신으로 향기를 내지 못하는 대신 타인에 간직된 기억으로 향기를 내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기억이 좋으면 좋은 향기로, 그 기억이 나쁘면 나쁜 향기로 말입니다.

   

 

 

사춘기 시절, 저는 그리 온순한 아이가 아니었고 제가 처한 현실에 대한 불만과 원망을 부모님께 쏟아내던, 참 못된 아들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님은 패악에 가까운 제 언행을 묵묵히 인내하고 저를 믿어주셨습니다. 훗날 그 인내와 믿음이 사랑이었음을 깨닫고 나서야 비로소 철이 들었습니다.
인간은 타인을 통해 기억되는 존재입니다. 어머니는 관이 되어 제게 기억으로 남았고 제 죽음을 바라보게 하셨습니다. 내일은 저 역시 관이 되어 누군가에게 기억으로 남을 것이고, 또 그 자신의 죽음을 마주하게 할 겁니다. 인간은 그렇게 오늘은 내가, 내일은 네가 죽음으로써 타인에게 기억이라는 것을 물려주는 존재입니다.

  

이게 거기에서 하나를 더 생각해봅니다. 부모님이 남긴 향기는 제 안에 여전히 살아 있지만 그다음을 만들어가는 것은 제 몫이라는 사실입니다. 그 기억을 밑거름 삼아 내 삶의 향기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끔 이런 생각도 해봅니다. 신은 저를 통해 어떤 일을 하고 무엇을 말하고 싶은 걸까, 그렇게 해서 제 삶은 어떤 기억으로, 어떤 향기로 남게 될까, 하고요. 아마도 살아가는 동안 끊임없이 묻고 또 물어야 하는 질문이겠지요. 그런 맥락에서 다음의 말 한마디를 함께 떠올려봅니다.

 

"Si vis vitam, para mortem."
삶을 원하거든, 죽음을 준비하라.
 

 

 


 

라틴어 수업

한동일 저
흐름출판 | 2017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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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라틴어 수업 #03 지난 시간이 후회되는 날 | 살아가는 힘이 되는 책 2017-07-24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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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가장 훌륭한 재판관이다
Tempus est optimus iudex

 

 

라틴어 속담 중에 시간이 가장 훌륭한 재판관이다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시간을 뜻하는 라틴어 ‘템푸스(tempus)’는 시간의 이어짐을 뜻하는 산스크리트어 ‘s-stem’에서 유래합니다. 여기에서 시간, 시기, 폭풍을 의미하는 또 다른 추상명사 ‘템페스타스(tempestas)’가 나오고, 이것이 이탈리아어 ‘템페스타(tempesta)’ 프랑스어 ‘탕페트(tempête)’, 스페인어 ‘템페스타드(tempestad)’, 포르투갈어 ‘템페스타지(tempestade)’, 영어 템페스트(tempest)’가 됩니다

 

 

아울러 ‘템푸스’와 연관된 많은 속담과 명문들이 있는데, 잘 알려진 영어 속담 타임 플라이스(Time flies)’ 역시 ‘템푸스 푸지트(Tempus fugit)’의 단순 번역에 불과합니다. 이 말은 시간이 쏜살같이 가버림을 나타낼 때 쓰지만 원래는 기회가 왔을 때 기회를 놓치지 말라라는 의미로 로마 시인이었던 베르길리우스가 사용한 표현입니다

 

 

 

 

저는 살아 있는 동안 꼭 하고 싶었던 일들이 몇 가지 있습니다. 그중 한 가지가 이탈리아의 여러 교회법 사전 중 가장 권위 있는 것으로 꼽히는 새 교회법 사전을 옮기는 일이었습니다. 이 사전의 저자는 현존하는 교회법의 최고 대가들이었고, 어떤 교회법 사전보다 보편성과 객관성을 담보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분량도 어마어마하지만 본문을 해독하는 일이 상상 이상으로 어렵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결국 번역 작업을 하다 멈추고 다른 일을 먼저 끝내고, 다시 돌아와 시작하고 멈추기를 반복했어요. 이 작업을 시작한 것이 2005년 즈음이었는데 2015년 부처님 오신 날에 초역을 마쳤습니다. 10여 년의 대장정이었습니다. 그러고도 또 2년의 시간이 걸려 올해가 되어서야 『교회 법률 용어 사전』이라는 이름으로 책이 세상에 나올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의 초역을 마쳤을 때, 하나둘 다음 작업들을 계획했었지만 진행하지는 못했습니다. 그 작업 자체가 몹시 힘들기도 했고 그 외에도 여러 가지 문제들이 많았어요. 모든 게 순조롭게 흘러가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문제가 자꾸 생기니 참 어렵더군요. 제가 공부만 하다 보니 성격도 유별나서 둥글둥글하지 못합니다. ‘모난 돌이라고 해야 할까요? 힘이 빠지고 괜한 원망만 늘어가더군요.

 

 

 

 

 

그렇게 한참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리고 그 시간 속에서 저 자신을 돌아봤어요. 지나온 일들이 그렇게 된 원인이 무엇이었을까, 생각해봤습니다. 현실적으로 외부 요인이 제가 하고자 하는 일들을 막기도 했지만, 그 단초가 되었던 것은 제 태도가 아니었을까 싶더군요.

어떤 사람의 성취는 그 자체만으로 평가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하죠. 그러나 그것은 현실적으로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제 경우에도 일이 제대로 풀리지 않은 데는 바깥의 문제도 있지만 저의 태도 역시 바람직했다고는 할 수 없었습니다. 오랜 시간 타인과 관계를 형성하고 신뢰를 쌓지 못했던 나의 문제도 성찰하고 인정해야 했어요. 그걸 느끼는 순간 제 안에 차 있던 원망과 미움이 잦아들더군요.

 

‘베아티투도(beatitudo)’라는 라틴어가 있습니다. ‘행복을 뜻하는 단어인데 베오(beo)’라는 동사와 ‘아티투도(attitudo)’라는 명사의 합성어입니다. 여기에서 베오복되게 하다, 행복하게 하다라는 의미이고 ‘아티투도’는 태도나 자세, 마음가짐을 의미합니다.

‘베아티투도’라는 단어는 태도나 마음가짐에 따라 복을 가져올 수 있다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행복을 의미하는 라틴어 단어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이 단어가 유독 마음에 남는 것은 마음가짐에 따라 행복해질 수 있다는 의미 때문입니다.

살면서 겪게 되는 어려움 가운데는 외적 요인도 많지만 찬찬히 들여다보면 우리 자신이 뿌려놓은 태도의 씨앗들 때문인 경우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그 씨앗의 열매들 중 어떤 열매는 위에서 말한 ‘베아티투도’처럼 기쁨과 행복으로 돌아오겠죠. 하지만 어떤 열매는 고통과 괴로움이 되어 오기도 할 겁니다. 그때 우리는 누군가에 대한, 무엇인가에 대한 원망보다 그저 이제 다시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기를 바라며 내가 뿌린 씨앗을 생각해보게 되겠지요. 그때, 시간은 진정 모든 일의 가장 훌륭한 재판관이 될 겁니다. 

 

 

 


 

 

라틴어 수업

한동일 저
흐름출판 | 2017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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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라틴어 수업 #02 좋은 삶이란 나만의 가능성을 찾아가는 삶 | 살아가는 힘이 되는 책 2017-07-18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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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점과 장점
Defectus et meritum

 

 

가끔 어떤 사람은 카메라 앞에서 자신의 얼굴은 오른쪽(왼쪽)이 더 예쁘게 나온다며 그쪽으로 찍어달라고 요구합니다. 그 모습을 보면 그 사람은 어떻게 해야 자기 모습이 예쁘게 비치는지 알고 있구나 싶어요. 그리고 아마도 그걸 알아내기 위해서 끊임없이 고민했을 거예요. 자기가 찍힌 사진도 많이 들여다봤을 거고요.

요즘 같은 시대에 필요한 일이죠. 자기 단점은 드러내지 않고 장점을 부각시키는 일말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앞서 말한 사람처럼 무엇이 나의 장점이고 단점인지 알아야 합니다.

 


 

데펙투스와 메리툼
(Defectus et Meritum)


단점과 장점을 의미하는 라틴어입니다. 이 단어의 어원에 대한 설명은 책에 미뤄두겠습니다. 여기에서는 이 단어를 통해 생각해볼 것들을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을 관찰하듯 자기 자신을 관찰합니다. 다만 그것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인정하지 못할 뿐입니다. 특히 자기 단점에 대해서는 더 모르는 척하죠. 단점이나 약점과 맞서는 것은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니까요. 그래서 그것들과 직면했을 때 시선을 돌려 자신의 환경이나 남의 탓을 합니다. 가장 하기 쉬운 선택을 하는 것이죠. 나 자신을 비난하는 것보다는 덜 아픈 일이니까요. 하지만 종국에는 스스로에게 실망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조금만 더 생각해보면 단점에 대해 달리 생각해볼 수가 있습니다. 우리가 스스로 단점이라 생각했던 것이 단점이 아닐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제 경우를 예로 들어볼까요? 저는 몸이 약한 편이라 시험 기간에도 공부를 몰아서 할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매일 시간을 쪼개 규칙적으로 공부를 하려고 애썼고, 그게 습관이 됐습니다.

 

 

몸이 약한 단점이 공부를 규칙적으로 하는 장점이 된 것이죠.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 장점이 다른 사람과 어울리는 데에는 단점이 되더군요. 공부에 몰입하다 보니 사람들과 어울리는 일이 드물어졌거든요.

지금도 여전히 개인적인 대화나 관계 맺기는 어렵습니다. 앞에 나서서 강의를 하는 건 어렵지 않은데 말이죠. 이 부분이 제 오랜 ‘데펙투스’라는 점을 잘 알고 있어요.
 

Postquam nave flumen transiit,
navis relinquenda est in flumine.

강을 건너고 나면 배는 강에 두고 가야 한다.
혹시 이런 말을 들어본 적 있나요?
 

 

이미 강을 건너 쓸모 없어진 배를 아깝다고 지고 간다면 얼마나 거추장스러울까요? 본래 장점이었던 것도 단점이 되어 짐이 되었다면 과감히 버려야 하는지도 몰라요. 저는 어려움이 닥치고 나서야 한때의 장점이 거꾸로 저를 옭아매는 단점이 되어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사회는 우리에게 어떤 을 요구합니다. 하지만 그 답이 이라고 하기에는 세상은 급변하고 그 속도를 따라가기가 어려워요. 어제의 답이 오늘은 답이 아니게 되고, 오늘은 답이 아닌 것도 내일의 답이 될 수 있는 때죠. 그런 때에 우리의 데펙투스와 메리툼, 단점과 장점도 고정적이지는 않을 겁니다.

어제의 메리툼이 오늘의 데펙투스가 되고, 오늘의 데펙투스가 내일의 메리툼이 될 수 있어요. 무엇 하나 명확히 답을 할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되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그 속에서 우리는 스스로를 살피며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하지만 좀 더 생각해보면 중요한 것은 무엇이 메리툼이고 데펙투스인가 하는 게 아니에요. 어떤 환경에서든지 성찰을 통해 자기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거기에서 뻗어나가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내 안의 땅을 단단히 다지고 뿌리를 잘 내리고 나면 가지가 있는 것은 언제든 자라기 마련이니까요

 

 

 

"무엇이 나의 메리툼이고 데펙투스인가.
그 안에 숨겨진 가능성은 무엇인가.
혹 강을 건넜음에도 놔두지 못하고 계속 지고 가는 메리툼 아닌 메리툼은 무엇인가."

 

저는 이 순간에도 묻고 답하는 중입니다. 여러분도 스스로 들여다보고 묻고, 답을 찾아보기 바랍니다

 

 


 

 

 

5년간 수많은 대학생, 청강생들을 매혹시킨 명강의!

라틴어 수업

한동일 저
흐름출판 | 2017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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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라틴어 수업 #01 남보다가 아니라 전보다 잘하는 것 | 살아가는 힘이 되는 책 2017-07-13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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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 자기를 위한
숨마 쿰 라우데
Summa cum laude pro se quisque

 

 

숨마 쿰 라우데(Summa cum laude)’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나요? 이 말은 유럽의 대학에서 졸업장의 최우등을 표시할 때 사용하는 말입니다. 유럽 대학의 평가 방식은 절대평가라는 것만으로도 한국과 충분히 차이를 보이지만, 특히 라틴어로 성적을 매기는 표현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 숨마 쿰 라우데(Summa cum laude) : 최우등
  • 마그나 쿰 라우데(Magna cum laude) : 우수
  • 쿰 라우데(Cum laude) : 우등
  • 베네(Bene) : 좋음/잘했음

 

평가 언어가 모두 긍정적이죠?잘한다라는 연속적인 스펙트럼 속에 학생을 놓고 앞으로의 가능성을 열어두는 겁니다.

한국 교육의 평가 시스템은 상대평가로 철저한 비교를 통해 학생들을 일등부터 꼴등까지 줄을 세우고 점수를 매깁니다. 이 점은 대학이라고 해서 다를 게 없고 사회에 나와도 마찬가지죠. 이러한 경쟁 구도는 스스로 동기를 찾고 발전시켜 공부하기보다는 타인과의 경쟁에 집중하게 만듭니다. 뿐만 아니라 개인적 성장을 고려하지 않은 결과로 학생들을 쉽게 좌절하게 만들고 의욕을 잃게 하고요.

유럽 대학의 평가 방식은 절대평가라는 것만으로도 차이를 보이지만, 위에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긍정적인 스펙트럼 위에서 평가가 이루어집니다. 그 위에서 학생들은 남과 비교해서 자신의 위치에 대해 우월감을 느끼거나 열등감을 느낄 필요가 없어요. 남보다잘하는 것이 아니라 전보다잘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게 되죠.

 

 

저는 이걸 말씀드리고 싶어요. 타인의 객관적인 평가가 나를 숨마 쿰 라우데라고 하지 않아도 우리는 숨마 쿰 라우데라는 존재감으로 공부해야 하고, 살아가야 한다는 겁니다. 우리가 스스로 낮추지 않아도 세상은 여러 모로 우리를 위축되게 하고 보잘것없게 만드니까요. 그런 가운데 우리 자신마저 스스로를 보잘것없는 존재로 대한다면 어느 누가 나를 존중해주겠습니까?

남에게 인정받고 칭찬받으며 세상의 기준에 자기 자신을 맞추려다보면 초라해지기 쉬워요. 그러니 어떤 상황에 처하든 스스로를 위로하고 격려하는 일을 멈추지 않아야 합니다. 그래야 자기 자신을 일으켜 세울 수 있습니다. 훗날에는 그런 사람이 한 번도 초라해져본 적 없는 사람보다 타인에게 더 공감하고 진심으로 그를 위로할 수 있는 법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미 스스로에, 또 무언가에 숨마 쿰 라우데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저는 제 수업을 듣는 학생들이 세상에서 최고로 훌륭한 학생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학생들은 겸연쩍어 해요. 하지만 진정성을 담아 자꾸 이야기하면 어느 순간 내가 진짜 최고일까?” 하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리고 없던 자신감이 살짝 생기기도 하죠.

제가 이렇게 말하는 것은 학생들뿐만 아니라 저 자신을 위해서이기도 합니다. 만일 제가 가르치는 학생들이 형편없다면 그들을 가르치는 저 역시 형편없고 보잘것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그들이 최고로 우수하다면 저도 그만큼 뛰어난 선생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여러분도 다시 한 번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혹시 세상의 기준으로 자신을 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타인보다도 자기 자신이 스스로를 더 비난하고 괴롭히고 있는 것은 아닌지, 타인을 칭찬하는 말은 쉽게 하면서도 자기 자신에게는 채찍만 휘두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말입니다.

꼭 기억해주길 바랍니다. 여러분은 모두
숨마 쿰 라우데입니다

 

 


 

 
 
 
5년간 수많은 대학생, 청강생들을 매혹시킨 명강의!

 

라틴어 수업

한동일 저
흐름출판 | 2017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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