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블로그 | 랜덤블로그 쪽지
에나의 밑줄긋기
http://blog.yes24.com/ninguem
리스트 | RSS
태그 & 테마링 | 방명록
ena
남도 땅 희미한 맥박을 울리며...
파워 문화 블로그

PowerCultureBlog with YES24 Since 2010

2·4·7·9·10·11·12·13·14·15·16·17기

프로필 쪽지 친구추가
2월 스타지수 : 별1,710
댓글알리미 비글 : 사용안함
전체보기
끄적이다
세균에 사람 있다
책을 읽으며
책읽기 정리
Science
책 모음
이벤트 관련
나의 리뷰
책을 읽다
옛 리뷰
한줄평
영화
나의 메모
기본 카테고리
태그
과학이슈 14기파워문화블로그 몽위 문학신간 리커버 이그노런스 주경철의유럽인이야기 파인만에게길을묻다 12기파워문화블로그 물리학
2022 / 11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월별보기
최근 댓글
전 가끔 안중근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ena님 포근하고 다정한 설 연휴 되.. 
서평을 읽으면서 정말 유럽이 세상을 .. 
쓰네노가 살다간 흔적을 따라 그 시대.. 
베토벤이 청각을 잃고 나서도 어떻게 .. 
나의 친구
나의 친구들
새로운 글

2022-11-19 의 전체보기
《동물농장》, 우리는 왜 지금도 이 소설을 읽고 있는가 | 책을 읽다 2022-11-19 20:25
테마링
http://blog.yes24.com/document/17160339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동물농장

조지 오웰 저/도정일 역
민음사 | 2001년 02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조지 오웰은 에세이 <나는 왜 쓰는가>에서 동물농장을 두고 내가 정치적 목적과 예술적 목적을 하나로 융합해 보고자 한, 그래서 내가 뭘 하고 있는지 충분히 의식하면서 쓴 첫 소설이었다.”고 하고 있다. 조지 오웰은 작가가 글을 쓰는 동기에 대해, 순전한 이기심, 미학적 열정, 역사적 충동, 정치적 목적, 이렇게 4가지를 들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정치적 목적을 가장 앞세웠다. 물론 협의의 정치성이 아니라, “세계를 특정 방향으로 밀고 가려는 욕망, 성취하고자 하는 사회가 어떤 사회여야 할 것인가라는 문제를 놓고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바꿔보려는 욕망을 자신이 추구하는 정치성이라고 보고, “예술은 정치와 무관해야 한다는 견해 자체도 하나의 정치적 태도이다.”라고 규정할 정도로 자신이 쓰고 있는 글의 정치성에 대해서 깊게 인식하고 있었다.

 


 

 

동물농장이 스탈린 치하의 소비에트 사회주의를 비판한 소설이라는 것은 자명하다. 거의 일 대 일로 대응할 수 있을 만큼 스탈린 치하의 소련의 상황을 적나라하게 비판하고 있다. 1940년대 초에 썼고, 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소련을 적나라하게 비판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하지만 그는 스페인 내전을 거치면서 민주적 사회주의자로서 사회주의를 배반한 사회주의에 실망했고, 그래서 소련과 스탈린에 대해 명징한 눈으로 바라볼 수가 있었다.

 

그렇다고 조지 오웰이 사회주의의 반대자로 돌아선 것은 아니었다. 러시아 혁명에서부터 스탈린의 권력 쟁취 과정, 이후의 계획 경제의 문제점 등에 대해서 신랄한 필체로 비판하고 있지만, 스스로 밝혔듯이 그것을 넘어서서 더 광범하게 적용할 수 있는 비판 정신으로 이 소설을 썼다. 소련의 붕괴 이후 권력 자체의 비판으로 읽을 수 있다는 것은 이 작품의 보편성을 말해주는 것으로, 명작 내지는 고전이 어떻게 살아남아 읽힐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조지 오웰은 그런 혁명을 배반한 혁명이 가능해진 이유에 대해서도 말하고 있다. 글자도 읽지 못하고, 앞뒤가 맞지 않지만 현란한 선전에 넘어가는 무지한 동물들이 나폴레옹을 비롯한 돼지들의 독재가 가능했다는 것이다. 여기서 그는 깨어있는 민중이 민주주의의 요체임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

 

동물농장은 소설에 담긴 비판 정신만으로 의미가 있는 소설은 아니다. 강렬한 풍자 정신과 우화적 기법은 이 소설 자체를 무겁게만 받아들이지 않도록 하며, 명쾌한 문체와 빠른 전개는 이 소설을 지겨움을 느끼며 읽지 않게 한다.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6        
문명의 첫 징조 | 책을 읽으며 2022-11-19 20:20
테마링
http://blog.yes24.com/document/17160321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인류학자 마거릿 미드는 문명의 첫 징조를 묻는 질문에 부러졌다가 치유된 대퇴골이라고 답한 바 있다. ... 동물의 세계에서 대퇴골이 부러졌다면 위험으로부터 도망칠 수 없고, 강에 가서 물을 마시거나 음식을 구할 수 없어 죽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미드는 대퇴골이 부러진 동물 종에서 뼈가 치유되어 살아남은 동물은 없다면서 부러진 대퇴골이 아물었다는 것은 누군가가 다친 사람과 함께 시간을 내어 상처를 가린 후 안전한 곳으로 데려가 치료를 도왔다는 증거라는 것을 짚었다.”

- 박선미의 전염병의 지리학》에서 (103)

 

 

전염병의 지리학

박선미 저
갈라파고스 | 2022년 08월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포스트를 | 추천 5        
조선을 사랑한 선교사, 조선의 마지막 10년을 기록하다 | 책을 읽다 2022-11-19 16:22
테마링
http://blog.yes24.com/document/17159702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조선, 그 마지막 10년의 기록

제임스 S. 게일 저/최재형 역
책비 | 2018년 11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로버트 게일은 1888년 선교사로 조선에 첫 발을 디뎠다. 스물다섯의 나이였다. 그는 그로부터 10년 간 조선의 마지막을 보았다. 그리고 1898Korean Sketches라는 제목의 책을 냈다. 바로 조선, 그 마지막 10년의 기록이라는 우리말 제목의 책이다.

 

몇 달 전에 읽은 에른스트 폰 헤세-바르텍의 조선, 1894, 여름이 조선을 여행자로 들어와 여행자로서 조선의 사람들과 경치, 문물을 바라보고 돌아간 이의 시선으로 쓴 책이라면, 조선, 그 마지막 10년의 기록은 선교사로서 조선에 왔지만, 조선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고, 조선의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아간 이의 시선으로 쓴 책이란 점이 좀 다르다.

 

게일(그는 스스로 우리말로 긔일이라고 했다)은 단순히 조선말, 대한제국 시기 거쳐 간 적지 않은 수의 선교사 중 한 명이 아니었다. 이 책을 보아서도 알 수 있듯 조선의 역사와 풍습에 해박했고, 하나라도 더 이해하고자 애썼던 인물이다. 그런 이해는 뚜렷한 결과물들을 낳았다. 그는 우리나라 최초의 한영사전을 만들었다(1890). 그는 우리나라 최초로 서양 문학을 번역 출간했다(존 번연의 천로역정(텬로력뎡), 1895). 그는 세계 최초로 우리나라 문학을 서양에 번역해 출간했다(Korean Folk Tales, 1913). 김만중의 구운몽을 비롯하여, 심청전춘향전도 번역해서 소개했다. 그는 하나님이라는 용어를 처음 쓴 인물이다. 동국통감이라는 역사서를 번역해서 서양에 소개하였을 뿐만 아니라 이 땅에 대한 논문을 수백 편이나 쓴 학자였다. 이 책을 번역한 최재형의 표현대로 오늘 이 땅에 살고 있는 우리들 대다수보다 더욱 이 땅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해박했던 사람이었다.

 


 

로버트 게일은 “8년 동안 조선 반도를 열두 번이나, 그것도 매번 다른 계절에 다른 경로로 종횡무진했다.” 서양인들이 모여 사는 곳을 벗어나 조선인들이 사는 구역에서 집을 마련하여 어울리려고 했고, 한양 근처, 지방 어느 한 지역에서만 머물지 않고, 한반도 각지를 돌며 보고, 익히고, 느꼈다: “나에게 조선이란 전 세계에서 가장 마음이 끌리는 나라인데, 좋은 날씨에, 점잖고 신의 있고 마음이 따뜻한 사람들하며, 그네들의 말과 오랜 풍습은 아주 흥미로운 데다, 아름다운 자연 경관도 지천에 널려 있다.” (177~178) 그는 조선을 사랑했다. 이방인으로서 곤경을 겪기도 했지만, 도와주는 사람이 있었고, 경외하는 이들도 있었다. 그에게 묻는 이들에게 친절히 답했고, 모든 것을 이해시킬 순 없었지만, 무언가를 나누었다는 점에서 만족할 줄도 알았다. 일본의 명성왕후 시해와 같은 무자비한 만행에 분노했고, 진정한 조선의 독립과 문명국으로의 진입을 염원했다.

 

그가 바라본 조선은 분명 이해하기 힘든 나라였다. 이해하지 못할 풍습이 널렸으며, 사람들의 행동이나 생각 역시 낯설었다. 하지만 그는 그 다른 풍습과 제도를 비난하고 비판하기에 앞서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이면에 담긴 이유를 찾으려 했고, 찾지 못하면 그것 자체로 받아들이고자 했다. 물론 바뀌어야 하는 점에 대해서도 지적하고 있지만, 그것은 이 땅의 역사와 제도를 무시하는 차원의 것이 아니라 이 나라가 조금이라도 나은 나라가 되기를 바라는 차원이었다. 특히 그런 비판이 두드러진 분야는 양반들이 노동 자체를 거부하는 것, 아니 노동하지 않는 것을 숭배하는 것과 함께 교육에 관한 것이었다. 여기서도 조선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는데, 교육이야말로 한 나라의 발전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현재에 눈 감고 과거만 바라보고 살도록, 한 사람의 정신을 개조하거나 압사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했다. 우리는 발전을 생각하지만, 그들은 통제를 생각한다. 서양의 학생은 다양한 학업 성취와 새로 알게 된 갖가지 것에 기쁨을 느끼지만, 조선 사람들은 무엇을 배워 안다는 것보다 단지 한자를 읽고 쓰는 것에서만 성취를 느꼈다. ...... 조선에서 교육이란 발에 붕대를 감는 것처럼 정신에 석고 깁스를 둘러치는 것이었다.” (230)

 

그리고 인상적인 것은, 로버트 게일이 조선에 대한 사랑이 조선 상류층의 문화에 매력을 느낀 것이 아니라, 하류층인 상놈의 건강함에 더 많은 매력을 느꼈다는 점이다. 다른 외국인은 조선이라는 나라 자체가 무기력에 빠졌다고 봤을 때 로버트 게일은 그것을 평온함으로 해석했다. 다음과 같이.

상놈을 감싸고 있는 것은 무기력이 아니라 평온함이었다. 무기력하다고 하면 어떤 것이 조화를 이루고 있지 못한 상태를 떠올리게 되는 반면, 평온함은 완벽한 일치 상태를 가리킨다. 그 고통스러운 자세로 몇 시간 동안 앉아 있을 수 있는 것이 다가 아니었다. 이들은 작열하는 동방의 태양 아래에서 머리를 푸 숙이고 입을 활짝 벌린 채 잠들었다가는, 마치 푹신한 침대에서 밤새 편히 잔 다음 아침에 일어나 목욕까지 끝낸 것처럼 상쾌하게 다시 일어날 수도 있었다. 그것이 그들이 무기력증에 빠진 것이 아니라는 증거였다.” (68)

 

그는 조선의 산천을 사랑했고, 조선의 상놈에게서 희망을 봤다.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6        
50개의 역사적 심리학 실험 | 책을 읽다 2022-11-19 08:34
테마링
http://blog.yes24.com/document/17158550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파블로프의 개

애덤 하트데이비스 저/이현정 역
시그마북스 | 2016년 10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1861년 지렁이에 대한 다윈의 실험(다윈의 마지막 저서가 바로 지렁이에 대한 책이었다)에서 2007년 비크나 링겐하거 등의 유체이탈에 대한 실험까지 약 150년간의 심리학의 역사를 관통하는 중요한 실험 50가지를 소개하고 있다. 우선 방금 언급한 이 책의 첫 머리를 장식하는 다윈의 실험이나 유체이탈 실험이 과연 심리학 실험인가에 대해서부터 의아하긴 하지만, 인간의 정신을 이해하기 위해 개를 이용하나 지렁이를 이용하나 큰 차이는 없을 듯하고, 유체이탈 역시 그것이 실제 여부와 상관없이 심리적 기제와 연관시켰다는 점에서 심리학의 범주에 넣을 수 있겠다 싶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잘 알고 있고, 거의 상식처럼 되어 있는 실험도 있다. 이반 파블로프의 개를 이용한 조건 반사 실험은 실질적인 심리학의 태동을 알리는 실험이고, 존 왓슨의 아기 앨버트에 대한 실험, 스키너의 학습에 관한 실험 등은 행동주의의 전성시대를 열어젖힌 실험이었다. 솔로몬 애쉬의 실험은 중국 고대의 사자성어 지록위마(指鹿爲馬)’를 현대적으로 해석할 수 있도록 했고, 밀그램의 복종에 관한 실험, 짐바르도의 교도소 실험은 인간성에 관한 많은 영감을 주었지만, 동시에 실험의 비윤리성에도 주목하게 했다. 리벳 등의 자유의지의 실재 여부에 대한 실험이라든가, 로젠한의 정신 병원에 대한 실험 내지는 폭로 등이, 그런 아주 잘 알려진 심리학 실험이라고 할 수 있다.

 

한 권의 책을 통해 알고 있는 것을 다시 읽고, 자세히 이해하고, 또 다른 면을 알아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지만, 잘 몰랐던 것을 접하는 것만큼 의미 있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심리학에 대해 정통하지 않은 이들에게 심리학이, 심리학의 실험이 어떤 식으로 전개되어 왔는지, 그런 실험들이 무엇을 밝혀내고, 어떤 의문점을 풀어내거나, 혹은 더욱 심화시켰는지를 개괄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한다.

 

시대 순으로 배열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서 각 시대별로 학자들이 어떤 것에 더 많이 알고 싶어 했고, 그것이 어떻게 발달해 왔는지를 대략적으로 알 수 있다. 1800년대 후반, 1900년대 초반의 태동기를 거쳐 1920년대에서 1930년대까지는 행동주의가 인간을 개조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졌고, 그것을 심리학 실험으로 입증하고자 한 시대였다. 1940년대부터 1950년대까지는 심리학자들의 관심사가 다양해졌고, 특히 인지에 대해서, 기억에 대해서 관심을 갖기 시작한 시기였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다. 그 이후 1960년대에는 앞에서도 언급했던 밀그램과 짐바르도의 실험을 대표적으로 심리학이 사회와 관련성을 찾기 시작했고, 1970년대에는 이른바 인지 혁명이라고 하여, 사람의 인지 능력과 왜곡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던 시대였다는 것을 당시에 행해졌던 여러 실험들을 통해 알 수 있다. 그리고 1980년대 이후에는 의식의 정체에 대해 파고들기 시작했다. 자유 의지, 연습의 효과, 자폐아가 세상을 보는 방식, 기도의 효용성, 초감각적 지각의 존재 여부 등등이 그런 것들이다.

 

연구의 배경과 실험에 대한 간단한 요약, 그리고 그 실험을 수행한 저자의 결론 내지는 이 책의 저자가 바라본 관점을 간략히 소개하고 있어 이 책을 통해 흥미 있는 주제에 대해 깊이 들어갈 수 있는 계기도 줄 수 있을 것 같다. 내게는, 예를 들어 이미 알고는 있었지만 더 많은 의미가 들어 있을 것 가튼 자이가르닉 효과같은 것이 그렇다.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6        
전쟁은 질병을 전파하고 약을 만든다 | 책을 읽다 2022-11-19 08:29
테마링
http://blog.yes24.com/document/17158547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전쟁과 약, 기나긴 악연의 역사

백승만 저
동아시아 | 2022년 09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흔히 전쟁은 혁신의 기회라고 한다. 전쟁은 국가와 사회가 모든 것을 쏟아 부어야 하는 절체절명의 계기이기 때문에 그렇다. 현대로 올수록 과학기술의 그 모든 것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점점 커지고 있기도 하다. 질병과 관련해서, 그리고 질병을 치료하는 약과 관련해서도 당연히 전쟁은 중요한 계기가 되어 왔다. 전쟁을 통해 전파되어 수많은 목숨을 앗아간 질병이 있는가 하면, 전쟁 기간 동안 전쟁과 직접적인 관련을 가지고 개발된 약도 있으며, 전쟁을 계기로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고자 나선 이들도 있다.

 

생각해보면 질병과 약의 역사 중 전쟁과 상관없는 것이 거의 없을 듯하지만, 이렇게 전쟁과 관련지어 질병과 약에 대해서 살핀 책도 별로 없는 듯하다. 관점을 조금만 틀어서 보면, 똑같은 것도 달리 보이고, 또 얘기할 거리도 늘어난다는 것을 이 책을 봐도 알 수 있다.

 

전쟁에 이용된 질병이 있다. 생물학무기란 말이 있기도 전에 사람들은 질병을 전쟁에 이용했다. 페스트로 죽은 사람을 성 안으로 던져 넣고, 우물에 빠뜨리고 한 것이 대표적이다. 제국주의 일본이 만주에 731부대를 통해 실제로 시도한 일도 그런 것이었다. 마약이 사람들 사이에 널리 퍼진 것도 전쟁을 통해서였다. 전쟁은 많은 사람들의 정신을 피폐하게 만들기에 사람들은 다른 세상을 꿈꾼다. 그 방편으로 찾는 것이 마약이라는 것이다. 마약이 전쟁을 위해서, 전쟁 때문에 만들어진 것은 아니지만(통증 치료를 위해 사용된 모르핀은 좀 다르긴 하다), 전쟁은 마약의 유통에 결정적 계기를 제공한 것만은 맞다.

 

각기병이나 괴혈병 역시 전쟁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어 보이고, 그것이 전쟁의 승패에 결정적 영향을 줄 것 같지 않지만, 러일 전쟁의 상황을 보면 그 질병의 정복이 얼마나 절실했는지를 알 수 있다. 말라리아는 더 분명하다. 2차 세계대전이나 베트남 전쟁에서 말라리아에 대한 정복은 전쟁의 승패와 밀접하게 연관이 있었고, 따라서 치료제 개발은 사활을 건 문제였다.

 

코로나19 시대에 가장 많은 언급하는 스페인 독감이 제1차 세계대전을 통해 전 세계로 전파되었다는 것은 이제 상식이다. 마찬가지로 페니실린 대량생산 계획이 제2차 세계대전 중 비밀스런 작전 둘 중 하나(하나는 원자폭탄 개발)였다는 것, 그리고 페니실린이 전쟁의 승리에 공헌했거나, 혹은 전쟁 중의 많은 목숨을 살린 이야기 역시 상식이다. 그런데 그 상식을 넘어선 이야기들에 대해서 여기서 읽게 되는데, 그런 이야기들, 혹은 과학의 발전이 코로나19의 극복, 나아가 앞으로 필연적으로 닥치게 될 다른 감염질환에 대해 대비하는 데 분명히 필요한 지침이 될 것이다.

 

역시 전쟁은 질병을 더 명확히 보도록 해서 약을 개발하는 데 결정적 계기가 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면 의학, 혹은 약학이 더 빨리 발달하기 위해서 전쟁이 꼭 필요한 것일까?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저자도 지적하고 있듯이, 현대에는 전쟁이 아니더라도 필요한 약을 개발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갖추고 있다. 전쟁을 통해서 질병과 약의 역사를 살펴보는 것은 전쟁의 효용성이나, 낭만 같은 것을 들여다보자는 게 아니다. 얼마나 절박한 상황에서 질병의 극복을 꿈꾸었는지를 알고, 전쟁이 아닌 상황에서도 충분히 대비할 수 있는 역량과 자세를 갖추자는 것이다. 일단 전쟁은 안 된다.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7        
1
진행중인 이벤트
나의 북마크
이벤트 세상
많이 본 글
스크랩이 많은 글
내용이 없습니다.
트랙백이 달린 글
경제학과 전쟁, 그리고 과학
거짓말, 새빨간 거짓말, 그리고 과학
책중독의 증상이 나오는데...
오늘 46 | 전체 1228769
2010-11-29 개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