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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보물창고 같은 책 | 책을 읽다 2022-11-24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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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고양이는 왜 장화를 신었을까

박신영 저
바틀비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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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신영 작가의 백마 탄 왕자들은 왜 그렇게 떠돌아다닐까는 내 안주거리의 소재 중 하나다. 술을 마시다, 혹은 어쩌다 백마 탄 왕자들의 사연이며, 드라큘라 백작의 정체이며, 알퐁스 도데의 <마지막 수업>의 배경이며 등등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궁금해하면(대체로 궁금해한다) 잘난 체 하며 그건 말이지...”하며 책에서 읽은 걸 내 나름대로 윤색해 답을 내놓는다. 어떻게 그런 걸 알고 있느냐고 하면, 책 얘기를 하기도 하지만, 어떨 때는 그저 의미심장한 미소만 짓기도 한다. 말하자면 백마 탄 왕자들은 왜 그렇게 떠돌아다닐까은 내 이야깃거리의 보물창고 같은 책이다.

 


 

 

보물창고가 하나 늘었다. 이번에는 샤를 페로의 <장화 신은 고양이>에서 고양이가 장화를 사달라고 한 까닭을 제목으로 삼았다. 내용은 잘 알고 있는데, 한 번도 궁금해 하지 않았던 거라, 거기부터 들춰보게 된다. 아하! 그랬구나! 이야기는 그 이야기가 만들어진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그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온 역사를 담고, 그 이야기를 전하고, 듣는 이들의 계책과 마음을 대변한다. 무심히 읽고 넘어가버릴 수도 있지만, 곰곰이 생각하면 거기에 담긴 무언가를 찾을 수 있다는 걸 박신영 작가는 여기서도 보여준다.

 

물론 단지 곰곰이 생각한다고 모든 걸 파악할 수 있다는 건 아니다. 크리스마스가 명절이 되었다, 금지되었다, 다시 세계인의 축제일이 된 사정을 누구의 도움도 없이 알 수는 없다. <오셀로>에서 베네치아의 해군제독이 흑인으로 설정한 이유를 궁금해할 수는 있지만, 그걸 곧바로 설명해낼 수는 없다. 이야기에서 어떤 마녀는 처벌을 받는데, 다른 마녀들은 처벌받지 않는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선 시대에 대한 통찰력이 필요하다. 바로 박신영 작가가 백마 탄 왕자들은 왜 그렇게 떠돌아다닐까에 이어 고양이는 왜 장화를 신었을까에서 보여주는 것이 바로 그런 호기심과, 지식과, 통찰력 같은 것들이다. 그리고 그걸 독자들에게 재미있게, 설득력 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글솜씨도.

 

고양이는 왜 장화를 신었을까은 여러 면에서 백마 탄 왕자들은 왜 그렇게 떠돌아다닐까에서 후속작임에 분명하지만, 작가가 서문에서 밝히고 있듯이 이 책은 심화편이다. 심화되었다는 것은 문제의식이 보다 날카로워졌다는 것이다. 그저 다른 관점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전달하는 메신저가 아니라, 동화나 소설 등의 이야기 속에 숨겨져 있는 메시지를 자신의 관점에서 적극적으로 해석했다는 얘기다. 그건 그동안 자신의 생각을 많이 벼려왔다는 얘기이며, 그것 때문에 이 책을 더욱 신뢰할 수 있다. 자신이 담겨 있지 않은 남의 얘기만을 전달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다른 이야기 속에 자신의 얘기를 일관되게 담을 수 있는 건 누구나 할 수 있지 않다. 물론 이 책은 내 이야깃거리의 중요한 보물창고가 되겠지만, 함께 내 역사의식과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도 성숙시킬 책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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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쓰기 책은 좋은 글을 담은 책 | 책을 읽다 2022-11-24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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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끝까지 쓰는 용기

정여울 저/이내 그림
김영사 | 2021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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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럽지만 책 출간을 앞두고서 이 책 제목이 무척 공감이 갔다. “시작이 반이라고도 하지만, 글을 쓰고, 책을 쓰는 것은 결국은 끈기의 문제였다. 그걸 용기라고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끝까지라는 말이 조금은 감동적이었다. 내가 끝까지 해냈다는 자부심과 함께.

 

역시 부끄럽게도 정여울 작가의 경우, 제목은 여러 차례 들어봤고, 인터뷰도 읽어봤지만, 책은 읽어본 적이 없다. 그럼에도 선뜻 손이 간 것은 다른 이들의 평 때문이었다. 그의 글쓰기가 기교가 아니라 진심을 담은 것이라는 평을 여러 차례 읽었다. 진심을 담은 글을 쓰는 사람이 쓰는 글쓰기에 관한 책이라...

 


 

 

역시 글쓰기에 관한 책인데도, 글쓰기의 기교에 대해서는 거의 다루지 않는다. 첫 문장을 어떻게 써야 한다느니, 어떤 문장이 좋은 것이고, 사전을 늘 가까이 해야 한다느니, 하는 그런 얘기는 거의 하지 않는다. 대신 글쓰기가 갖는 의미, 왜 글을 써야 하는지, 글을 써서 무엇을 확인하고, 얻는지, 얻어야 하는지에 관해 이야기한다. 절박한 마음으로 매일매일, 어떤 상황에서도 글을 써야 하고, 다른 누구도 아닌 자신을 담는 글쓰기가 진짜 필요하다는 것, 그리고 그런 글쓰기를 통해 자신이 위로받고, 구원받으며, 또 독자에게 다가가고, 또 위로를 준다는 것. 글쓰기란 그런 진심을 담은 것이라야 한다는 것을 자신의 경험을 통해서 이야기한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며 글쓰기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지만, 정여울이라는 한 사람을 많이 알게 되었다. 그가 가졌던 고민과 상처들,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서 글을 써야만 했던 상황들이, 여기의 글들은 고스란히 전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얻어진 글들은(이 책에는 이전 책들에 썼던 글들이 많이 인용된다), 그래서 그를 드러내기에 더 가치가 있고, 울림을 준다.

좋은 글쓰기 책은 좋은 글을 담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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