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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파도수집노트

이우일 글그림
비채 | 2021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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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여행을 좋아한다. 주로 속초, 양양 주변을 연간 1~2회 정도 간다.

갈 때마다 꼭 들르는 장소가 있다. 바로 양양 죽도해변이다. 서퍼들의 성지로 떠오른 해변인데 몇 년 전부터 여행길에 한 번은 꼭 간다. 코로나 시국인 올해 2월에도 들렀다. 가서 물론 서핑을 하거나, 심지어 카페에서 차를 마시는 정도도 하지 않지만 그냥 차를 세우고 해변을 거닐며 바다에 떠있는 사람들을 본다. 처음엔 우리나라에도 서핑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해서 호기심에 들렀고, 방문할 때마다 해변가 거리는 몰라보게 이국적으로 변하고, 무엇보다 바다에서 파도를 맞이하거나 모래밭에서 서핑 강습을 받는 사람의 수가 엄청 늘었다. 주로 겨울철에 이 지역을 들르는 나는 그들을 먼발치에서, 때론 죽도정이나 전망대에서 바라본다.

그리고 내 딸이 나중에 '서핑하는 삶'을 살기를 소망하며 서울로 차를 몬다.


키아누 리브스와 패트릭 스웨이지가 나오는 <폭풍 속으로>란 영화가 있었다. 오랜 세월이 흘러도 '멋진' 영화의 대명사로 기억에 남는 영화로 몇 년 전 리메이크작이 개봉하기도 했다.

그 영화의 마지막, 패트릭 스웨이지는 평생 한 번 만나볼까 한 거대한 파도에 몸을 맡긴다. 그 파도를 탄다는 건 곧 죽음을 의미함에도, 키아누 리브스는 패트릭의 너무나 간절한 눈빛에 그를 보낼 수밖에 없다.

 

이우일은 전작 <하와이하다>를 통해 서핑에 빠졌음을 고백한 바 있다. 평생 몸치로 운동과는 만리장성을 쌓고 살아왔던 그가 50줄의 나이에 부기보드의 세계에 입문하고, 거기에 빠지게 되는 과정이 하와이 체류기인 그 책의 거의 반 이상을 차지하고, 이들 부부는 "앞으로 우린 다른 삶을 살게 되겠구나" 하며 책을 마무리했다.

한국으로 돌아온 이우일의 삶은 정말 변했다. 파도타기의 중독성은 더욱 심해져, 급기야 파도를 타기 위해 장롱면허를 박차고 운전을 시작하고 강원도는 물론 서해안, 부산, 제주도의 서핑 스폿을 방문한다.

당구에 빠지면 누워도 천장이 당구대로 보인다는데, 이우일은 언제나 바다를 생각하고, 파도 탈 궁리만 한다. 이우일만큼은 아니지만, 부인 선현경은 동반자로 함께 이동해서 남편을 응원하고 촬영을 하기도 한단다. 서핑은 가끔!

하와이 퀸스 해변에서 부기보드로 서핑을 배운 이우일은 한국에 와서도 계속 부기보드를 고수한다. 국내 서핑 인구가 많이 늘었다고 하지만 대부분 서서 타는 서퍼들인지라 이우일은 여기서도 극소수 마이너리티에 속한다. 보통 사람에 비해선 그래도 얼굴이 좀 알려진 편이고, 희귀한 부기보드를 타는지라 어쩌면 그를 알아보는 사람들도 꽤 있으리란 추측도 든다. 이 책이 출간되고 나면 그런 인지도는 더욱 높아질 수 있겠단 생각이다.

"야, 그 지난번에 이상한 거 타던 사람 있잖아, 그게 만화가 이우일이래!"


<파도수집노트>를 통해 이우일은 본격적으로 파도타기의 매력을 설파하고 예찬한다. 하와이에서 얼떨결에 배운 서핑이 일상에서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는지, 예전 생활로는 결코 돌아갈 수 없음을, 부기보드는 그의 인생에서 분명 변곡점이었음을 말이다.

2면에 걸친 시원한 일러스트, 오직 서핑만 다루는 에세이, 작년 1월부터 올해 1월 말까지의 일기 발췌 '파도수집노트', 4컷 만화로 책은 구성되어 있으며, 비채는 사철누드제본으로 책의 자유로움에 힘을 실었다.

책에서 '하나의 파도엔 한 명의 서퍼만 타야 한다'라는 룰을 알게 돼서 놀라울 따름이다. 만약 같은 파도에 함께 탔더라도 우선순위가 밀리면 재빨리 파도에서 내리는 게 기본적이고 절대적인 매너라는데... 그러면 그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파도를 즐길 수 있는지!

늘 바쁘게만 살았던 이우일. 밥도 빨리 먹고, 술도 빨리 마셨고, 일도 빨리했던 그가 몇 시간 동안 바다 위에서 물때를 기다리다 제대로 파도를 타는 시간은 불과 몇 십분 될까 말까 한 서핑에 빠진 중독기가 짠하게 펼쳐진다.


그래서 "파도타기가 뭐가 그렇게 좋은데?"

눈 내리는 슬로프 정상에서 스키 타고 내려오는 맛은 알겠는데, 서핑의 묘미는 경험해 보지 않아 뭐라 말할 입장이 못된다. 이우일이 열과 성을 다해 활자와 그림으로 파도타기의 마력을 열심히 묘사했지만, 아마도 그가 느끼는 쾌감과 즐거움을 1/100도 표현하지 못했으리라. 인생에서 파도타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0인 독자가 이우일의 열정과 감흥을 체감하기란 쉽지 않다. 다만 책을 읽으며, 서핑이란 최소한의 도구로 하는 가장 자연친화적인 스포츠가 아닐까 이해했고, 왠지 인간에게 자유를 선사하는 정서가 핵심이 아닌가 느꼈다.

세상 모든 걸 직접 경험할 순 없지만, 경험하지 않고선 결코 알 수 없는 것들이 있는 법이다. 무엇이든 시작하기에 늦은 법은 없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무언가에 몰두하는 중년의 뒷모습은 언제나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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