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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 정말 귀엽게 나왔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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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서평단 모집]『퀀텀 라이프』 | 새소식 2022-06-22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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퀀텀 라이프

하킴 올루세이,조슈아 호위츠 저/지웅배 역
까치(까치글방) | 2022년 06월

 

모집인원 : 10명
신청기간 : 6월 22일 까지
발표일자 : 6월 23일

 

 

상세 이미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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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포의 시와 장미허브 - 쉼보르스카의 《읽거나 말거나》 | 기본 카테고리 2022-06-05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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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읽거나 말거나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저/최성은 역
봄날의책 | 2018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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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포의 시와 장미허브

- 쉼보르스카의 읽거나 말거나

 

 

새로운 일을 하게 되어 책읽기가 쉽지 않다. 책 읽을 시간이 없다는 말은 핑계겠지만, 일이 끝나면 거의 탈진 상태로 집에 돌아와 책을 펼치면 10분이 안되어 책상에 머리를 박고는 한다. 무언가를 읽는 게 힘들어졌다. 쓰는 건 말할 것도 없다. 요새는 여러 블로그나 서재의 좋은 글들을 읽을 기력도 나지 않아 아쉽기도 하다. 나이가 들면 수입은 줄어들어도 시간적인 여유가 생겨서 좀 더 풍요로운 삶을 누릴 수 있으려나 했건만, 내 몫의 삶을 살아내는 일도 여전히 만만치 않다. 그래서인지 매일 아침 흔들흔들 언덕을 오르내리는 마을버스 안에서 잠시 펼쳐보는 책읽기가 꿀맛이다.

 

최근에 아내가 직장에서 장미허브 하나를 받아왔다. 톡톡 건드리고 쓰다듬으면 기분 좋은 향이 공기에 가득해지고, 못생긴 내 손에서도 향기가 난다. 햇빛이 잘 안 드는 집이건만 그래도 거실 창가에 가까이 해놓고 통풍을 신경써주어서 그런지 잘 자라고 있다. 조금 웃자란 부분을 끊어서 빈 화분에 장미허브를 옮겨 심었다. 아내가 장미허브는 이렇게 해도 잘 자랄 수 있다는 말을 했기 때문이다. 며칠간 시들지 않고 상태를 유지하는 걸 보면 생존의 기로에서 한창 사투를 벌이는 모양이다. 과연 살아날 수 있을까 매일 지켜보고 있다. 새로 심은 녀석도 톡톡 건드리고 쓰다듬어 보면 여전히 향이 퍼진다. 제약이 있긴 하지만 식물의 경우 본체로부터 나누어진 일부가 살아내는 모습을 보면 늘 감탄하게 된다.

 

장미허브를 톡톡 건드리다가 쉼보르스카의 서평집 읽거나 말거나에 눈이 가서 펼쳐보았는데, 마침 사포의 시집에 대해 짧게 리뷰를 남긴 페이지가 나왔다. 쉼보르스카에 따르면 고대 그리스의 시인이었던 사포가 남긴 시는 1만 여 편으로 추산된다. 그 중에서 전해지는 시는 550편이고, 다시 이 가운데 완전한 형태로 남아있는 것은 불과 몇 편이란다. 규모로만 보자면 빈약한 파편만 남아 있는 상태다. 하지만 쉼보르스카는 그의 시대에도 여전한 사포 열풍을 깎아 내리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위대했던 시인의 모습을 상상한다.

 

여기에서 시인은 머리와 팔, 발이 소실된 사모트라케의 니케를 언급한다. 니케 상 주변에 떨어져 있는 손과 발 일부 조각들을 가리키면서 만약 니케상에서 단지 몇 개의 발가락만 남았더라면, 과연 감탄할 사람이 있겠는가”(44)라면서 말이다. 마찬가지로 간결하면서도 절제되고 정곡을 찌르는 언어를 사용하기로 유명했던 시인, 자신이 쓴 시를 끊임없이 고치고 또 고쳤던 시인 쉼보르스카가 생각하는 시의 본연은 뺄 단어가 보이지 않는 그런 완전체에 가깝다.

 

몇 행으로 이루어진 짧은 시는 단어 하나만 사라져도 시 전체 의미가 훼손될 수 있다.”(44)

 

하지만 시인은 비록 사포의 시가 대부분 잘게 부서진 조각 같긴 하지만 란 돌을 깎아내어 만드는 조각품이 아니다”(44)라고 말한다. 오히려 파편처럼 남아 있는 시와 시어를 통해, 시인의 숙련된 경험과 직관을 통해, 오히려 위대한 시인을 상상했다. 사포의 시집에 대한 아주 짧은 리뷰이지만, 나는 사포의 시들이 오히려 이 장미허브를 닮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조각처럼 몇 개의 이파리만 남은 생명이 빈 화분을 만나 다시 살아내듯이, 단어만 남은 시어, 빈약한 파편들로 이루어진 사포의 시를 통해 고대의 시인은 여전히 살아남아 우리 곁에 있는 셈이다.

 

흐린듯하지만 바람이 살살 부는 주말, 2000년 넘게 단어 몇 개가 살아남아 전해지고 여러 개의 언어로 번역되어 전해지는 시와 시인의 삶을 생각해본다. 그리고 혹독한 전쟁을 겪으면서도 이 시를 읽었거나 시인에 대해 생각해보았을 또 다른 시인의 삶도 떠올려본다. 모처럼 새로 심어 놓은 장미허브 앞에 앉아 잎을 톡톡 건드려보기도 하고 쓰다듬으며 향기를 맡아 보는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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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 옷자락을 내어줄 수 있다면 | 기본 카테고리 2022-05-29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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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죠리퐁은 있는데 우유가 없다

강이랑 저
좋은생각 | 2022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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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 옷자락을 내어줄 수 있다면

- 죠리퐁은 있는데 우유가 없다

  강이랑 지음 | [좋은생각] | (2022)

 

 

20년 가까이 피우던 담배를 8년 전 즈음 끊었다. 지인들은 나를 독한 놈이라며 별종으로 취급했다. 내가 담배를 끊을 수 있었던 이유는 사실 염치때문이었다. 지인들에게 말하지 못했던 담배 끊는 비결은 사실 간단했다. 하루 한 갑 이상 피우던 담배를 살 돈이 없어서였다. 직장을 그만 두기 전에 다른 일자리를 구한다는 생각을 진지하게 하지 않고, 막연히 일자리를 금방 구할 수 있을 줄 알았던 것이다. 주변머리가 없어도 이정도 일 수 있을까. 구직기간 동안 저축해둔 자금은 금방 바닥이 났다. 돈 버는 재주도, 주변머리도 없던 흡연자가 할 수 있는 선택이란 우선 담배를 끊는 수밖에. 마음 편히 부모님의 도움을 계속 받을 만큼 느긋하지도 못했고, 또 타인이 준 도움으로 담배를 사 피울 염치도 없었다. 경험은 누구에게나 상대적이지만, 가난한 상황이 수반하는 구차함의 생생한 경험을 나는 이렇게 맛본 적이 있다.

 

 

내가 잠시 경험했던 이런 삶의 순간들을 죠리퐁은 있는데 우유가 없다의 저자 강이랑은 어떻게 이렇게 담담하게 살아낼 수 있었을까. 당장 여유 자금 없이 삶을 누군가에게 온전히 의지해야만 했던 경험이 있는 도시 생활자로서 나는 책에서 아프면 큰일이다라고 한 저자의 한마디가 더 실감나게 다가왔다. 더 물러설 공간 없는 마지노선 위의 삶. 그럼에도 누군가의 삶에 도움을 주는 존재로 살고 싶다는 저자의 말이 더 뚜렷하게 각인되어 남는다. 물질적으로 넉넉하지 못한 사람들이 자신들의 것을 나누는 일은 부유한 이가 나누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다. 넉넉하지 못한 이에게는 그의 실존적인 결단이 개입되어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가난하지만 타인과 나눔으로써 더 넉넉해질 수 있었던 저자의 일상이 투명하게 담겨있다.

 

 

저자는 대학을 졸업하고 학원에서 글쓰기 강사를 하던 중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발견했다. 아동문학을 공부하고 싶었다고 한다. 일본어를 할 줄 알았기에 일본에서 공부할 기회를 얻게 되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 학위를 받고 국내에 돌아온 저자는 국내 대학에 자리를 얻고 평범해 보이는 연구자의 삶을 시작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찾아온 공황장애 증상으로 소속이 있는 직장을 떠나기로 했고, 대신 독립 연구자의 길을 선택했다. 이 정도가 책에서 이해한 저자의 간단한 이력이다. 이 중에서 그가 유학 시절에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는 클럽에 가입하여 일본 아이들과 만난 경험을 이야기한 대목이 기억에 남는다. 아이들은 외국인인 그를 편견 없이 그대로 받아들여 주었기 때문이다.

 

 

그가 독립 연구자라는 쉽지 않은 길을 선택해서도 삶에 매몰되지 않고 당당히 나아갈 수 있었던 힘은 무엇이었을까. 어쩌면 나는 그림책을 사랑한다”(62)고 고백하는 그 마음이 아니었을까. 아니면 유학 시절 아이들과 만나면서 아이 같은 마음을 유지할 수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어느 날 저자가 산책하는 들판에 자라던 풀을 누군가가 베어냈다. 하지만 다시 자라나는 들풀처럼 아이는 모두 성장하는 힘을 지니고 태어난다”(74)라는 믿음이 그에게 남아있었다. 이처럼 저자가 아이들과 만나고 스스로도 더욱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아이들과 함께 읽는 그림책이 주는 힘이 컸던 것 같다. 그가 조곤조곤 들려주는 이야기에서 느낄 수 있었던 것은 그림책이 관계를 이어주는 매개체”(143)라고 하는 점이었다. 타국에서 외국인이 아이들과 만날 수 있었던 것, 그리고 마음이 맞는 좋은 사람들과 계속 만나며 삶을 나눌 수 있었던 것 역시 그림책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한편 그림책뿐만 아니라 아동문학과 동화를 연구하는 저자에게 글쓰기는 삶의 한 가운데에 자리 잡고 있었다. 그는 중학교 입학식 때 어머니와 있었던 일을 써서 동화책을 만든 적이 있었다. 물론 이 동화책은 출판되지 않았으므로 그에게는 유일무이한 책이었다. 성인이 되어 동화책을 발견한 뒤 이 책을 함께 읽고 저자가 노모와 교감을 나누는 모습이 인상 깊다. 물론 노모는 그 책 읽었다정도의 반응만을 보였을 뿐이었다. 하지만 저자와 노모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동화책을 통해 서로가 마음을 확인하는 모습은 충분히 읽어낼 수 있었다. 굳이 말이 없어도 교감할 수 있었는 것은 가족이기에 가능할 것이다. 두 모녀의 모습을 보면서 키티 크라우더의 그림책 메두사 엄마에 나오는 이야기도 떠올려 보았다. 메두사 엄마와 딸의 관계처럼 엄마와 아이는 서로를 성장시키며 삶을 나누는 존재이기도 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간결하게 적어 낸 저자의 에세이가 토대를 두는 삶은 그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았다. 그는 글을 마치면서 가난한 지금을 오롯이 살아 내며 고개를 돌리지 않았더니 이 책에 실을 글들을 얻을 수 있었다”(163)라고 담담히 말한다. 하지만 그의 글에선 누군가의 삶에 도움을 주는 존재로 살고 싶다는 바람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언젠가 지하철에서 공황장애 증상을 겪었을 때, 그가 잠시 붙들 수 있게 옷자락을 내어주었던 사람을 결코 잊지 않았을 것이다. 나 역시 누군가 주저앉으려는 사람에게 잠시라도 기댈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러한 마음들이 저자를 통해 나에게 이어진 것처럼 느껴졌다. 이것이 우리의 지난한 삶을 또다시 견디게 하는 힘이 되는 것이리라 생각한다. 저자는 스스로를 돈길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고 부르지만 그는 오히려 재화의 쓰임새를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었다. 누군가에게 한 끼 식사가 될 수 있는 죠리퐁도 주변과 나누는 사람, 누군가의 삶에 도움을 주는 존재로 살고 싶다는 그는 이 책을 읽는 독자에게 나누어도 가난해지지 않는 마음까지 나누어주기 때문이다.

 

 

 

 [책 속으로]

[1] "한 마디로 나는 돈길을 잘 모르는 사람이다. 어떻게 하면 돈을 벌고 쓸 수 있는지 도통 모른다. 이렇다 보니, 아프면 큰일이다."(38)
 

[2] "아이들은 자신의 말에 성의껏 반응해 주는 것만으로도 기뻐하며 말을 건넨다."(53)

 

[3] "아이는 모두 성정하는 힘을 지니고 태어난다. 자신 안에 갇혀 불평만 하는 어른은 타고난 강점마저 잃은 것이다."(74)
 

[4] "‘여주‘같은 무언가를 건네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 소박한 채소 하나가 여름 보양식이 되듯, 누군가의 삶에 도움을 주는 존재로 살고 싶기에."(116)
 

[5] "나는 그림책을 사랑한다."(62)

"그림책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를 가장 간결하게 이야기한다."(136)

"그림책은 함께 읽어야 제맛이고, 다른 사람에게 읽어줄 때 빛을 발한다. (...) 그림책은 관계를 이어주는 매개체다."(143)
 

[6] "엄마와 아이는 서로를 성장시키는 존재인 것이다."(159)
 

[7] "아이가 건강하게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선 ‘아버지의 이름‘이 중요하다. (...) 어머니가 아버지의 존재를 완전히 인정하지 않는다면 아이는 ‘아버지의 이름‘을 가질 수 없게 된다."(160)
 

[8] "가난한 지금을 오롯이 살아 내며 고개를 돌리지 않았더니 이 책에 실을 글들을 얻을 수 있었다."(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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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의 본질에 대해 생각해본 수학 판타지 동화 | 기본 카테고리 2022-05-16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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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의 본질에 대해 생각해본 수학 판타지 동화

- 도전! 수학 플레이어를 읽고

김리나 지음 | 코익 그림 | [창비] (2022)

 

 

요즈음 아이들이 있는 지인의 가정을 보면 거의 대부분 자녀들을 여러 학원에 보낸다. ‘무너진 공교육이란 표현을 접했지만 이렇게 많은 부모들이 자녀를 과목별 사교육 프로그램에 보내는 줄은 자세히 알지 못했다. 부모는 그저 자녀들의 학원 스케줄을 관리하는 매니저가 된 것은 아닐까 싶을 정도다. 아이들은 학원 숙제가 많아 늦게 잠자리에 들고, 심지어는 학원 숙제를 학교에 가서 하는 실정이다. 교육 현장을 보면 주객이 전도된 모습이란 바로 이런 상황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하고 느끼는 요즘이다.

 

어릴 때 부모님 두 분은 조그만 가게를 매일 15시간 이상 운영하셨다. 바쁜 부모님 덕(?)에 나는 그 숨 막히는 학원가를 전전하지 않았다. 더불어 선행학습이란 단어도 모르고 대학에 갈 수 있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이게 얼마나 다행인가 싶다. 지인의 자녀들이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어 공부에 대한 부담을 느끼는 모습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들은 공부를 어떻게 받아들이게 될까. 내게 공부는 재미있는 놀이 같은 활동이다. 물론 나는 시험을 염두에 두는 공부보다 포괄적인 의미, 넓은 의미에서 말하는 공부를 말하는 것이다.

 

조카나 주변 지인 자녀들에 대한 공부를 생각할 때 스스로 길잡이가 될 수 있을 만한 책이 있을까 궁금하다. 스마트폰에 익숙하고, 스크린에 적응된 아이들이 흥미를 느낄만한 교재가 없을까 궁금하긴 했다. 이런 맥락에서 도전! 수학 플레이어는 이야기가 있는 수학 길잡이 책의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검토해볼 만하다. 책 속에서 윤진은 미래의 수학자가 되는 아이다. 훗날 그의 제자는 시간 여행을 통해 과거로 가서 어린 윤진을 만난다. 수학자 윤진은 지구를 위험으로부터 구해내는 인물이 될 것인데, 그를 음해하려는 세력이 있었다. 그의 제자들은 가상현실과 같은 인식의 공간속에서 그를 보호하면서, 어린 윤진이 수학자가 되도록 미래에서 수학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이 프로그램을 따라가면서 윤진은 여러 가지 기하학 개념이나 무리수에 얽힌 역사를 공부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판타지 형식의 수학 동화라는 구도로 접근한다. 구체적인 수학 지식과 더불어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수학 공부에 대해 윤진의 아버지가 아들에게 하는 말이었다. ‘군자불기 학즉불고(君子不器 學則不固)’, 제대로 공부하는 사람은 다양함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는 논어의 가르침이었다. 진의 아버지는 수학이 단순히 풀이 방법만을 외우는 학문이 아니라 다양한 생각을 인정하고, 그 속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가르쳤다. 받아들이는 아동에 따라 잘 이해가 가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경쟁과 규칙에만 익숙해져가는 요즘 아이들이 이 말을 생각해보고 이해할 수 있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윤진이 수학 게임에서 점수를 얻고 레벨을 올리고 싶어서 수학 선생님한테 질문을 하는데, 답을 얻는 장면에서 가르치고 배우는 과정의 본질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질문거리를 찾고 그 과정에서 앎과 이해의 깊이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바로 공부의 본질이며, 이것이 바로 지금의 사교육 프로그램에서 빠져 있는 것이란 생각을 해보았다. 문득 학원 숙제하느라 피곤에 절어있는데다 상상력을 잃어가는 많은 아이들이 공부의 재미를 느끼도록 할 수 있는 책이 더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유치원에 다닐 때까지 그림책 수백 권을 보던 아이들이 초등학생이 되면서 책읽기로부터 멀어지는 것을 자주 본다. 이런 상황에서 도전! 수학 플레이어 같은 책은 아이들이 자연스럽고 재미있게 수학의 역사와 여러 기본 개념에 접할 수 있는 길잡이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이야기를 통해 개념을 전달하다보니 많은 개념을 다루기 어렵고 글이 많아지는데, 책의 내용에 얼마나 집중할 수 있는지는 아이들에 따라 편차가 클 것이란 생각을 해본다.

 

동화 속에서 주인공 윤진은 태민이란 캐릭터와 갈등을 겪는다. 태민이는 버릇없지만 선행학습을 하여 수학에서 좋은 점수를 받곤 하는 아동이다. 공부에 큰 관심이 없던 윤진이 수학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태민이와 진 사이의 충돌을 피하기는 어렵게 된다. 1권은 아쉽게도 윤진이 태민이 일당과 만나게 되는 긴장감 어린 장면에서 끝이 난다. 진이는 계속 수학 공부를 하게 되겠지만, 태민과의 관계는 어떻게 될까. 2권의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내가 어렸을 때 이런 주제를 다룬 책이 시리즈로 있었다면 어땠을까. 나는 기하문제 풀기를 좋아했지만, 수론에 대해서는 좋아하지 않았을 것 같기도 하다. 반면 이 책에는 기하 개념뿐만 아니라 역사적 맥락 속에서 나온 수 개념이 함께 등장하는데, 나 역시 책을 통해 자연스럽게 기본 개념에 접근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이 책은 초등학생 아이들이 부모와 함께 읽으면서 이야기해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등장하는 캐릭터 중 수학을 공부한 인물은 모두 천재 수학자로 나오는 설정은 비록 동화이기는 하지만 과연 어린 독자들에게 어떤 인상으로 다가갈지 궁금하다. 2권에서는 어린 윤진이 역경을 딛고 열심히 노력하여 훌륭한 수학자가 되는 과정이 담겨 있어도 좋을 것 같다는 기대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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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강물에 소용돌이가 생길 때 | 기본 카테고리 2022-05-03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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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단 하나의 방정식

미치오 카쿠 저/박병철 역
김영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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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강물에 소용돌이가 생길 때

- 단 하나의 방정식을 읽고

 

 

초등학교 다니던 시절, 집에서 전자석을 처음 만들었던 기억이 난다. 대못을 커다란 펜치로 잡고 가스레인지의 불에 한참을 달군 다음 천천히 조심스럽게 식혔다. 지금의 부모들이 알면 불장난 한다고 경악을 했을 텐데, 그 때는 부모님이 모두 일하시는 동안 집에서 놀 거리를 이렇게 혼자 찾았던 모양이다. 이후 식은 못을 기름종이와 같은 얇은 종이로 한 번 싼 다음 구리선을 촘촘히 감는다. 못대가리를 기역자로 구부린 함석판과 일정한 거리를 두어 나무판에 고정시킨 후 배터리를 연결하면 전자석이 완성 된다. 여기에 스위치를 하나 달면 일종의 모스 송신기처럼 전원을 연결할 때마다 전자석이 된 못대가리에 함석판이 들러붙었다. 선행학습이란 것을 해본 적 없는 나에게는 집에서 했던 이런 놀이가 사물의 이치를 경험으로 이해하는 유일한 기회였다.

 

 

그런데 내가 하던 이런 과학 체험활동은 일본계 미국 물리학자 미치오 가쿠에 비하면 새 발의 피에 불과하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 동네 전파상과 고물상에서 중고 부품을 수집하여 소형 입자가속기 베타트론을 혼자서 만들었다고 한다. 베타트론은 전자를 가속시키는 장치다. 따라서 전자를 만들어 쏠 수 있는 전자총(electron gun)이 필요하다. 일상에서 전자총이 장착되어 있던 장치는 바로 브라운관식 텔레비전이었다. 여기에 전자총에서 방출 된 전자를 가속시키기 위해 전기장을 걸어둘 고전압 장치가 필요했을 것이다. 가쿠와 같은 과학자들의 어린 시절을 보면 거의 틀림없이 이렇게 과학 실험을 직접 하며 시행착오를 거쳤던 선체험이 있다. 요즘 아이들은 아쉽지만 이런 기회를 수많은 학원을 다니느라 박탈당하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들 때가 있다. 자연과 사물에 대한 감각이 상당히 둔화되어 있는 것이다. 어렵고 기나긴 수련을 거쳐야하는 과학의 길에는 미치오 가쿠와 같은 괴짜가 많이 필요한 분야다.

 

 

단 하나의 방정식의 저자 미치오 가쿠는 아인슈타인 키드이기도 하다. 그가 1947년생이므로 아인슈타인이 사망했을 때인 1955년에 8살이었을 것이다. 8살이면 당대의 아인슈타인이 과학계의 세계적인 거물이었다는 정도도 알았을 것이다. 어린 가쿠는 아인슈타인이 말년에 모든 것을 쏟아 부었지만 완성하지 못했던 통일장 이론을 자신이 완성하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한다. 만물의 이치를 설명할 수 있는 통일장 이론은 결국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힘(중력, 전자기력, 약한 핵력, 강한 핵력)을 하나로 통일하는 작업이다. 이런 맥락에서 저자는 물리학에서 우주의 시작과 끝을 설명할 수 있는 하나의 방정식을 찾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들려준다.

 

 

이처럼 큰 뜻을 세웠던 어린 과학자는 훗날 끈이론이라는 분야를 일구어낸 인물이 되었다. 국내에 소개된 과학자들 중에 (내가 현재까지 이해한 바에 따르면) 끈이론의 선구자 혹은 지지자 계보에는 미치오 가쿠와 레너드 서스킨드(블랙홀 전쟁, 우주의 풍경, 물리의 정석 등 저술), 그리고 브라이언 그린(엔드 오브 타임, 엘리건트 유니버스,우주의 구조 등 저술)이 포함된다. 반면 끈이론의 지지자들의 대척점에는 고리양자중력이론의 선구자 카를로 로벨리(모든 순간의 물리학,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보이는 세상은 실재가 아니다등 저술)가 있다. 이들은 모두 우주 혹은 존재의 근본 원리를 설명하고, 그 시작과 끝을 설명하고자 시도한다. 물론 지나친 일반화가 되겠지만, 이 구도만 보면 우주의 시작과 끝을 설명할 수 있는 이론에 미국 학계와 유럽 학계의 경쟁구도가 이루어져 있는 모양새다.

 

 

저자가 소개하는 바에 따르면, 인간의 먼 조상은 이미 우주의 시작과 끝에 대한 상상을 펼쳐보곤 했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우주가 나일강에 떠 있는 우주 알(cosmic egg)’에서 시작되었다고 믿었다. 어쩌면 이런 믿음이 인도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도 전파되어 세계 여러 민족의 시작을 알리는 신화가 되었을 것 같다. 새끼를 낳는 사례보다, 알에서 생명이 나올 때 감각되는 탄생의 장면이 더욱 극적이고 생생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현대에 이르면 우주의 시작은 빅뱅으로 설명된다. 과학자들은 그 원인을 무에서 일어난 양자요동이라고 말한다. 내가 이해한 바로는 빅뱅 직전의 우주는 불확정성원리에 따라 에너지가 0인 상태는 애초에 존재할 수 없다. 우주는 마치 물이 끊기 직전에 공기방울이 표면에 올라오며 일으키는 표면의 요동과 같은 상태에 있다. 여기에 우연의 요소가 가미되어 방울 하나가 급격히 계속 팽창하고, 이것이 결국 우주로 자라난다는 것이다.

 

 

시작이 있다면 모든 존재에 최후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자연스럽다. 인간의 조상도 다르지 않았다. 고대 바이킹족은 세상의 최후를 라그나로크(Ragnarok)’, 신들의 황혼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영원히 산다고 믿었던 신들에게도 마지막이 오고야 말 것이라고 인식했던 것일까. 라그나로크라는 표현은 나치 독일이 가져와 사용하기도 했다. 히틀러가 자신들의 마지막을 지칭할 때 썼던 표현이기 때문이다. 현대의 물리학자들은 우주가 맞이할 수 있는 종말을 빅프리즈(Big Freeze), 빅크런치(Big Crunch), 빅립(Big Rip) 세 가지로 정리한다. 현대 물리학계는 우주가 점점 더 빠르게 팽창한다고 본다. 하지만 우주에 존재한다고 믿어지는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의 존재와 역할 정도에 따라 여러 가능성을 예측한다. 현재의 우주가 팽창을 멈추고 얼어붙듯 멈추게 되거나(빅프리즈), 다시 수축하여 하나의 점으로 수렴하며 으깨지거나(빅크런치), 아니면 계속 팽창하여 파열하듯 종말을 맞이할 것(빅립)이라고 보는 것이다. 이 모든 가능성들은 현재 우주에 존재한다고 알려진 암흑 물질(우주의 총 에너지 중 26% 차지)과 암흑 에너지(우주의 총 에너지 중 68% 차지)에 대한 이해의 정도에 달려 있다고 한다. 우리가 여태껏 살아오고 관측하며 이해한 일반 물질의 질량에너지는 우주에 존재하는 전체 양의 5%에 불과할 뿐이다.

 

 

과학의 중요한 특징 중에는 검증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이론 물리학자인 저자가 이야기하는 우주의 시작과 끝, 끈이론의 전제가 되는 우주의 10차원 혹은 11차원에 대한 이야기들을 증명할 길은 없다. 아마 앞으로도 불가능할 것이다. 그럼에도 저자는 학창시절에 아인슈타인이 이루지 못한 과업, 곧 만물의 이론을 정립하려는 포부를 갖고 평생 연구했다. 저자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태초의 우주를 기술하는 방정식은 하나뿐이라고 단언한다. 방정식이 낳는 해, 그러니까 우주의 존재 양식은 무수히 많을 수 있지만 말이다. 아인슈타인도 하나의 방정식이 주는 심미적인 집착이 있었을 것이다. 저자는 만물의 이론은 아름다운 수학 이론을 넘어 최후의 순간에 인류의 유일한 생존수단이 될 것이다”(261)라고 언급한다. ‘최후의 순간이 온다면, 인류가 손을 쓸 도리가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저자는 물리학자로서 심미적인 이유 너머를 통찰한다.

 

 

물리학자들이 우주의 시작과 끝에 대해 말하고, 시간과 공간의 정체에 대해 탐구하는 이야기를 들으면 언제나 떠오르는 생각이 하나 있다. 과연 시간 여행은 가능할까? 이를 테면 현재에서 과거로 갈 수 있을까하는 문제다. 역시 직접적인 검증은 불가능해 보이는 문제이지만 20세기 후반에 일군의 물리학자들은 시간 여행이 이론적으로가능하다고 말하기도 한다. 앞에서 우주의 시작인 빅뱅이 생겨난 원인이 무에서 일어난 양자요동이라고 한 것과 비슷한 논리다. ‘시간의 강물에 소용돌이가 생길 때과거로 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달리 이야기하면 이 시간의 강물에 생기는 소용돌이는 순간순간 열리며 과거로 갈 수 있는 통로인 셈이다.

 

 

이런 이야기들이 모두 저자가 만물의 이론을 설명하는 하나의 방정식으로 설명이 가능할 것이라는 의미로 이해된다. 물론 이 방정식을 찾을 수만 있다면 말이다. 물리학 법칙에 근거하여 우주의 시작과 끝을 생각하는 연구자들은 결국 철학자가 되는 모양이다. 저자 역시 자신을 신의 존재에 관한한 불가지론자라고 밝힌다. 사변적인 이유만으로 신의 존재를 부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앞으로 과학자들이 우주의 비밀을 하나씩 알아내면 우주에 대한 예측이 어떻게 구체화될지 궁금해진다. 과거로 갈 수 있는 시간의 소용돌이의 존재 역시 궁금하기는 마찬가지다.

 

 

끈이론의 선구자인 저자는 이 책에서 현대물리학이 나아가는 방향을 대중 독자에게 친숙한 언어로 이야기해 주었다. 미치오 가쿠의 책은 이번에 처음 접해보게 되었는데, 개인적으로는 기대 이상으로 재미있게 읽었다. 독자의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국내에 잘 알려진 브라이언 그린의 책은 때론 설명이 너무 자상하여장황한 인상을 줄 때가 있다. 반면 가쿠의 책은 일반 독자의 입장에서 접근성이 좋은 것 같다. 또 설명이 간결하지만 때론 너무 함축적인 경우가 있어 설명의 비약이 느껴지기도 하는 카를로 로벨리의 책보다는 구체적이고 설명이 매끄럽다는 장점이 있다. 이 책은 끈이론의 선구자가 평생 추구해온 자신의 학문적인 길을 정리하고 독자에게 자상하게 안내하는 지도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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