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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투란도트

카를로 고치 원작/푸치니 오페라/김두흠 편역
달궁 | 2003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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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예모 감독이 오페라를 연출해서 더욱 유명해진 이야기이다. 어떤 내용이기에 저렇게 TV에서 광고를 해대는지 궁금하게 했던 이야기였는데 오랜만에 감동적인 이야기를 읽었고 오페라도 꼭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길거나 어려운 이야기는 아니다. 원래는 아라비안나이트에 나온 이야기라고 하는데 번역하시는 분이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와 섞어서 편역하신듯 하다. 뒤에 써있는 배경 이야기를 읽어보니 원작보다 더 재밌어졌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야기에는 여러명의 여성이 등장한다. 어쩌면 다들 나름의 상처를 안고 있는 사람들인 것 같다. 칼라프의 어머니인 왕비는 산적들에게 능욕당해 죽는다. 류는 다른 여자를 사랑하는 칼라프 왕자를 위해 죽는다. 투란도트는 선조인 로우링 공주가 이방인 남자에게 능욕당했던 일을 마음에 품고 있어 그다지도 남성, 특히 이방인 남자를 혐오하는 것이다. 이 같은 상처들이 그물처럼 엮여 있어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다. 그리고 그 여성들의 중심에 있는 칼라프 왕자는 이기적인 사람인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투란도트 때문에 죽음이 끊이지 않던 중국에 평화가 찾아오게 하는 역할을 한다.

남성을 혐오하는 투란도트 공주를 보면서 자연히 투란도트라는 이야기 밖에서 그 이야기를 듣고 있는, 역시 여성을 혐오하는 왕을 떠올리게 되었다. 그는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 아라비안나이트 전체를 한번 읽어보고 싶다. 그리고 투란도트라는 여성이 그 왕처럼 '밤마다 남자를 한명씩 데려와 함께 자고 그 다음날 죽였다'면 사람들은 그녀를 어떻게 보았을까. 그리고 투란도트가 누가 보아도 반할만큼 아름답지 않았더라면, 그냥 평범하게 생겼더라면 어땠을까, 시녀 류는 칼라프 왕자를 차지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을까, 류는 투란도트가 밉지 않았을까, 사랑을 위해 목숨을 버릴 정도로 완전한 사랑이 존재하는가... 여러가지 생각을 했다.

일하는 틈틈이 읽었는데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 책을 다 읽고 덮으면서 어쨌든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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