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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하루키를 좋아하세요?

보물섬 편집부 편/김경인 역
한스미디어 | 2005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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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이 시작되고 올 방학에는 어떤 책을 읽을까하며 yes24에 들어가 책을 검색하다가 하루키를 검색했는데 못보던 책이 있어서 혹해서 얼른 장바구니에 담았다. 그리고 오래도 읽었다. 내용이 재미없어서는 아니었고 연결되어 있지 않은 주제를 두고 각각 다른 사람이 썼기 때문에, 맥락을 놓치지 않으려면 빨리 읽어야겠다는 절박함이 덜했던 것 같다.

일본의 하루키 팬들 중에서 각자가 가진 직업과 관련된 주제를 택해 하루키론을 펼치고 있다. 표지 그림이나 삽화가 참 예쁘다. 내용 자체는 문화적 차이나 번역이라는 장벽 때문에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는 것 말고는 책 전반에 골수 하루키팬들끼리 공유할 수 있는 특유의 공기가 감돈다. 우리 나라에서 하루키 이름이 알려지게 된 계기 역시 "상실의 시대(노르웨이의 숲)"이기는 하지만 우리 나라 하루키팬들이 "상실의 시대"를 상대적으로 덜 좋아하는데 비해 일본 팬들이 쓴 이 책에는 "노르웨이의 숲"에 관한 언급이 굉장히 많이 되어있어서 신기했다. 각 장 뒤에는 논문이라도 쓰듯 하루키 소설에 나온 장소를 찾아가 사진을 찍고 고증을 하는 내용도 있고 자신이 쓴 주제와 관련된 랭킹 같은 것도 있어서 하루키의 책들을 꾸준히 읽어온 독자라면 그런 것들을 읽는 재미 역시 쏠쏠할 것 같다.

다양한 사람들이 좋아하는 한 대상을 위해 뭉쳐 심혈을 기울여 만든 동인지의 느낌이 강한데 가볍거나 어설프지 않고 전문적인 느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인 감상 같은 것도 많이 들어있어서 하루키의 글을 이렇게도 느낄 수 있구나 생각하게 되는 책이다. 소장가치가 있다고까진 못하겠지만 하루키 팬이라면 한 번 쯤 읽어볼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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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빵파랑 | 2006-10-03 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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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옥수수빵파랑

이우일 글,그림
마음산책 | 2005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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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색 표지에 이렇게 적혀있다. " 행복해지고 싶다면 좋아하는 것들을 떠올려보자." 영화 "사운드오브뮤직"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이 책은 온통 이우일이 좋아하는 것들로 채워져있다. 좋아하는 물건들에 대한 가벼운 에세이와 그림을 보고 있자니 하루키의 수필집 3부작이 생각난다(후에 일본어를 마스터하게 되면 꼭 원서로 읽고 싶은 책 "무라카미아사히도"를 세 권으로 나누어 번역한 책으로 알고 있다). 하루키의 조금은 실없는 에세이들과 함께 안자이 미즈마루의 초등학생이 그린듯한 그림들이 그려져 있는 책, 정말 우울하고 기분이 안 좋을 때 읽곤 했는데 꼭 그 책들을 읽을 때의 느낌이 들었다.

옥수수빵파랑이 뭘까 궁금했는데 파란색의 한 종류란다. ''나도 파란색을 좋아하는데''하고 공감하고 나니 이우일이라는 작가가 좀 더 가깝게 다가왔다. 빡빡 깎은 머리에 두드러져보이는 상처를 가리기 위해 어쩌면 나이에 걸맞지 않은 컬러풀한 두건을 쓰고 다니는 그는 관심사도 참으로 다양해서 키덜트의 전형을 보고 있는듯한 느낌이었다. 진지한채 하지 않고 저렇게 즐겁게 사는 것도 참 멋져보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좋아하는 것 중에 제일 마음에 들었던 것은 ''클래식 라디오''이다. 우리나라에서 거의 하루종일 클래식을 들을 수 있는 공중파 라디오는 KBS1FM 밖에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여러 가지 프로그램 중에서도 그가 언급한 것이 매일 2시~ 3시 55분까지 하는 ''정만섭의 명연주 명음반''이다. 역시 정만섭씨의 박식한 분위기와 그 와중에서도 진지하게 한번씩 던져주는 유머에 대한 즐거움은 나만 느끼고 있는 것이 아니었나보다. 아무튼 반가웠다는 것이다.

책 내내 그의 아내와 ''딸년''이 정말 많이 등장한다. 화목한 가정을 보는 것 같아 또 부러웠다. 가끔 글 속에서 아내에 대한 애정이 엿보여서, 표현한다는 것은 멋진 일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자신의 책을 읽는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도록 말이다. 이래저래 참 멋있는 사람이다.

하루키 책 중에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책이 있다. 어쩌면 행복이라는 것은 사소한 것을 확실하게 소유할 때 얻을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적어도 그것을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은 확실하니까. 사람의 마음과 같은 거창하고 도무지 내가 얻을 수 있을지 없을지 기약이 없는 그런 것은 소유하게 되는 날을 기다리다가 결국 지쳐버리는 것인가보다. 소유에 대한 집착이 번뇌를 불러온다던가. 그렇게 생기는 번뇌는 사람을 행복하게 하기는 커녕 답답하고 쓸쓸하고 외롭고 불행하게 만든다. 그런 의미에서 이우일은 사소한 물건들을 문어발식으로 확실하게 소유함으로써 행복한 인생을 살고 있는듯하다. 거창한 것은 다 잊어버리고 그런 생활 방식에 도전해볼까 싶은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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