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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4일 거리 | 2007-10-29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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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7월 24일 거리

요시다 슈이치 저/김난주 역
재인 | 2005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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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배우 나카마유키에 때문에 봤던 동명 일본드라마의 원작 "동경만경", 그리고 연애심리를 간파하는 이 소설 "7월 24일 거리". 정경에 대한 섬세한 묘사와 화자가 여성이라는 사실 때문인지 저자 요시다 슈이치를 에쿠니 가오리나 요시모토 바나나처럼 당연히 여성 작가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검색을 하자 나타나는 아저씨 사진이 깜짝 놀라게 한다.  내 남자로 만들 수 없을 것 같은 멋있는 남자를 갖기 위해 '파이팅'하는 평범한 여자의 마음을 여자보다도 잘 알고 있는 신기한 남성 작가이다. 에쿠나 가오리나 요시모토 바나나 류의 몽환적인 연애소설은 더이상 돈 내고 사지 않는데 이 책은 지난번 오쿠다 히데오의 "한밤중의 행진"에 딸려온 책이다. 내 돈을 투자해 능동적으로 구입한 책이 아닌 딱 그만큼 부담 없이 읽었다.

 

주인공은 평범하기 그지 없는 자기가 살고 있는 고향의 구석구석을 포르투갈 리스본에 대입시켜 부르는 것이 취미이다. 뭐 그런 바보 같고 된장녀스러운 취미가 다 있냐고 생각했지만 이 행위는 커다란 의미를 갖는다. 내가 살고 있지 않은 곳에 살고 싶어하는 심리는 가질 수 없는 것을 바라는 것 심리와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결국 시골 같은 자신의 고향에서 느껴지는 평범함, 잘난 남동생의 여자친구 메구미에게서 느꼈던 평범함을 주인공은 자신의 본질이라고 생각하고 경멸했던 것 아닐까?

 

챕터마다 등장하는 소제목들은 주인공이나 메구미를 표상하는 평범한 여자의 10가지 특징이었던 것이다. 그 소제목들이 주인공의 상황과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도록 이야기를 전개하는 요시다 슈이치의 재치가 탁월하다. 그리고 그 10가지 중 많은 것이 내가 가진 성향이기도 했기에 그리 성공적일 것 같지 않은 그녀의 도전이 슬프고 안타까웠던 소설이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 일치하기는 힘들다는 진리를 새삼 느낀다. 나라면 선배를 욕심내지 않고 그림 그리는 경비원을 선택할 수 있었을까? 이 리뷰를 읽으시는 분들도 자신은 얼마나 평범한지 한번쯤 가늠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1. 인기 많은 남자가 좋다.

2. 남이 싫어하는 여자는 되고 싶지 않다.

3. 늘 들어주는 역할이다.

4. 의외로 가족관계는 양호하다.

5. 첫경험은 열아홉살.

6. 타이밍도 좋지 않다.

7. 때로 순정만화를 읽는다.

8. 밤의 버스를 좋아한다.

9. 아웃 도어는 싫다.

10. 실수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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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찍은 사진 한 장 | 2007-10-29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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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잘 찍은 사진 한 장

윤광준 저
웅진지식하우스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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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발활동 사진반 자료를 만들려고 학년 초에 구입한 책인데 필요한 부분만 발췌독 하다가 이제야 제대로 펼쳐보게 되었다. 저자는 사진을 전공한 사진가이면서 오디오 전문가이기도 하며 객석의 사진 기자였던 적도 있단다. 책은 에세이와 실전 Tip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2002년에 처음 나온 책인데 벌써 초판 17쇄까지 찍어냈을 정도로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는 사진 관련 서적 중에는 바이블 격인 책으로 알고 있다. 그 명성이 무색하지 않게 사진 찍기의 기본 마인드를 잡는데 큰 도움이 된 책이다.

 

당장 사진을 잘 찍게 해주는 얄팍한 기법부터 전수하지 않는다. 딱딱하게 알아듣기 힘든 전문 용어를 들이대지도 않는다. 정석대로 저자는 우리에게 무슨 마음으로 사진을 찍을 것인지부터 묻는다. 이 부분에서 새삼 사진 찍기의 의미를 발견하고 놀란다. 사진 찍기는 자아 찾기란다. 안그래도 요즘 삶이 팍팍했다. 마음대로 되는 일도 재미있는 일도 하나 없는 삶에 내 말을 들어주는 것은 어쩌면 카메라 뿐이었다. 아이들을 학교에, 남편을 직장에 보내놓고 덩그라니 남아버린 아주머니들이 사진을 찍으며 기쁨을 누렸듯 사진을 찍는 우리는 찍은 사진 속에서 우리 자신을 발견한다.

 

책의 구조는 mind-> tip으로 구성된 만큼 쉬움-> 어려움으로 나아간다. 독자가 사진 찍기에 대한 동기부여가 확실히 되어있는 상태에서 책의 난이도에 자연스럽게 적응해가면서 읽게 되기 때문에 딱딱하게 기법만 나열된 책보다 훨씬 부담이 적다. 중간 중간에 삽입된 사진들은 저자가 직접 찍은 것들로 찍은 시기와 장소가 명기되어 있는데 오래된 사진인 만큼 다소 촌스럽긴 하지만 확실히 피사체에 대한 애정이 묻어나는, 찰나를 캐치한 절묘한 사진들이다.

 

이 책의 강점이라면 사진을 찍기 시작했거나 찍어본 사람들에게 공감대를 갖게한다는 것이다. 사진 전문 서적이라기보다는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에세이의 비중이 크다 보니 '맞아, 맞아'하면서 부담 없이 읽을 수 있게 된다. 특히 필카 유저로서 얻을 수 있는 정보가 많아서 좋았다. 이 책을 선택한 사람이라면 분명 사진에 관심이 있는 사람일텐데 필요가 클 수록 재미도 커지는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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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에 행진 | 2007-10-22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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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한밤중에 행진

오쿠다 히데오 저/양억관 역
재인 | 2007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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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위시리스트에 담겨있던 책을 몇 권 주문했다. 스트레스 때문에 재미라고는 전혀 없는 요즘, 머리라도 식히고자 선택한 책은 오랜만에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이다. 아직 읽지 않은 여러 권의 소설 중에서도 하필 이 소설을 선택한 이유는 양억관의 번역이라는 점, 그리고 주인공들이 25세라는 점 때문이다.

 

25살인 나는 이 소설을 읽으며 25살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본다. 청춘의 중심에서 갓 사회에 발을 들여놓은 어설프고 요령 없는 우리네 처지에 대해서 말이다. 요코야마 겐지, 미타 소이치로, 구로가와 치에는 모두 25살, 배경은 전혀 다르지만 어딘가 불완전해보이는 그들이 실수에 실수를 거듭하며 통쾌하게 이루어내는 한 판 승리를 그리고 있는 이 책은 당장 영화로 만들어도 손색 없을만큼 잘 만들어진 스릴러이다(안그래도 주말에 드라마 "인더풀"을 보았는데 역시 오쿠다 히데오 소설은 유머와 이미지를 갖추고 있어서 영상화 하기 좋은 것 같다).

 

특히 유식한 척 하지 않으면서 이 사회를 비꼴 줄 아는 그의 솜씨는 놀랍다. 가방끈은 짧지만 사회가 돌아가는 원리를 어려서부터 파악하고 돈을 긁어모을 줄 아는 요코야마 겐지, 사람들이 자신의 이름을 통해 제멋대로 미타 그룹을 연상한다는 사실을 이용하는 미타 소이치로, 돈 많은 아버지의 생활비로 살면서도 사기꾼 아버지를 경멸하는 구로가와 치에 모두 부조리한 사회 시스템에 아무 생각 없이 함몰되어 살지만은 않는다.

 

책장이 잘 넘어가면서도 절대 무의미하지 않은 이 책을 적극 추천한다. 게다가 양억관의 번역은 절대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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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시명의 주당천리 | 2007-10-22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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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허시명의 주당천리

허시명 저,사진
예담 | 2007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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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전에 받아서 연휴 동안 느긋하게 읽으려던 나의 계획은 물 건너가고 연휴라 택배가 밀려서 안오나 했더니 발송에 착오가 생겨 거의 두 주를 넘어서 받았다. 이미 한창 바빠진 이 때 진득하게 책을 붙잡고 읽기란 쉽지 않았다. 결국 남들은 쉽게 재미있게 잘읽은 책을 나는 꽤 오랫동안 붙들고 읽었다. 느긋한 그들의 여행처럼 국어국문학과를 전공한 저자의 맛깔스런 문체를 음미하며 마음 느긋하게 책을 읽을 수 있었으면 좋았으련만.

이 책에서 갖가지 전통주만을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옵션으로 술에 얽힌 역사 이야기, 꽤 전문적이어보이는 사진, 저자의 맛깔스런 문체까지. 저자 허시명은 같은 내용을 써도 좀 더 잘 읽히게 쓸 줄 아는 사람인듯 하다.

저자는 술을 자동차라고 했다. 왜냐하면 자신을 우리나라 구석구석으로 데려가니까. 술 기행이기 때문에 자가용을 가져가지 않는듯 종종 터미널로 향하는 저자의 모습이 등장한다. 술 빚는 사람들은 왜 그리 구석에 숨어있는지 산골 깡촌 오지로 맛있는 술을 기대하며 가벼운 발걸음으로 갔다가 자신도 모르게 한잔 두잔 넘어가는 술을 마시고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운전의 스트레스 없이 드르렁 드르렁 코를 골며 집에 돌아오는 그들 일행의 모습이 불편해보이기보다는 자유로워보이기만 했다.

술을 좋아하지만 전통주에는 문외한인데다가 '맛보다는 분위기에 취해 꿀떡 꿀떡 삼켜버리는' 사람들 중 하나인 나로서는 누룩이니 빚는다는 행위 같은 것이 생소하게만 느껴졌다. 이렇게 책 한 권을 통해 새로운 세계를 만날 수 있었던 것으로도 만족한다. 언젠가 기회가 되어 이 책에 등장한 무수한 전통주 중에 하나를 만나게 된다면 반갑게 마셔주리라.

이런 책을 읽음으로써 나의 이미지에 주당스러움을 또 한 번 더하게 되는구나. 두꺼운데 비해 사진이 많아서 책장은 잘 넘어가고 마음은 촉박했지만 재미있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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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의 여행법- 사진편 | 2007-10-16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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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하루키의 여행법

무라카미 하루키 저/김진욱 역
문학사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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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에는 하루키가 '에이조 군'의 사진에 대해 장황하게 설명하고 있다. 사진을 보면서 하루키가 왜 그런 이야기를 했는지 알게 된다. 나도 전문가는 아니지만 누가 봐도 확실히 서툰 구석이 있는듯 하다. 게다가 벌써 그 사진들을 찍은지도 10년이 넘었으니. 지금쯤 '에이조 군'도 조금 더 탄탄하게 여문 프로 작가가 되어있지 않을까 상상하며. 이미 읽은 내용인데다가 사진들이기 때문에 책장은 술술 잘 넘어간다.

 

에이조가 사용한 카메라 중에는 라이카 수동필카도 있다고 했다. 컬러든 흑백이든 한번 집어넣으면 다시 빼는 방법이 없지는 않지만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라 그런지 한 여행지에서는 전부 컬러 아니면 흑백 둘 중 하나다. 특히 뭔가 우울한 느낌이 드는 노몬한이나 고베 지역에서 흑백 필름을 사용한 것은 의도적인 것이 아니었을까? 하지만 36방짜리 흑백 필름을 찍어보고 느낀 건 흑백 필름으로 찍은 사진 한 장은 멋있지만 흑백 사진을 엄청 많이 모아놓으면 희소성이 사라져버린다는 것, 에이조 사진이 나쁘진 않았지만 역시 그런 느낌이 들었다.

 

하루키는 참신한 문장과 적절한 비유로 묘사를 한다고들 한다. 여행기를 읽으면서 대체 어떤 광경을 두고 그런 묘사를 했을까 궁금했던 부분들이 있었는데 사진을 통해 확인하니 좋았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지진 피해가 별로 없는 곳에서는 지진으로 인해 땅이 쩍쩍 갈라졌다고 해도 머릿속으로 잘 그려지지 않게 마련인데 동네 길이고 보도블럭이고 심지어 고등학교 건물 안까지 2년이 지난 후에도 금이 가 있는 모습을 보니 직접 당한 사람들의 충격은 얼마나 컸을까 싶었다. 내가 자라온 지역이 그렇게 폐허가 된다면 씁쓸한 기분일 것이다.

 

별로 유명하지도 않고 딱히 멋진 풍경이 있지도 않고 사진 찍는다고 반기며 포즈를 취해주는 사람들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그런 여행을 하면서 글을 쓰고 사진을 남기는 것도 매력적인 일이 아닌가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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