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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광고에서 아이디어를 훔치다 | 2007-02-26 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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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사진, 광고에서 아이디어를 훔치다

이희인 저
디지털북스 | 2006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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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싶어서 책을 고르러 갔지만 페이지마다 가득한 활자가 부담스러울 때 사진 관련 책들이 있는 곳으로 간다. 가끔 예쁘고 참신한 사진들이 있고 별로 어렵지 않은 이야기들이 있는 책을 읽는 것도 나쁘지 않다. 그래서 집어든 책이 "사진, 광고에서 아이디어를 훔치다"이다. 사진 서적 쪽에 꽂혀 있었으나 읽고 나니 광고 관련 책에 더 가깝다. 광고 업계에 몸 담고 있는 저자는 서두에 밝히길 '사진 찍는 사람들이 즐겨 읽는 잡지에 게재했던 글을 모은 것'이라 하였다. 광고 쪽이 크리에이티브한 이미지들의 최전선이다보니 정말 참신하고 창의적인 사진들이 많았다. 저자가 사진에 얽힌 숨겨진 이야기까지 풀어내주고 나니 책 한 권을 다 읽는 내내 정말 재미있었다. 마치 재미있는 광고만 모아 보여주는 TV 프로그램을 보듯 마음을 열고 부담없이 읽어도 좋은 책이다.

 

특히 좋았던 부분은 광고가 카피를 중요하게 여겨서 그런지 저자가 사용하는 문체 자체도 간결하면서도 톡톡 튀는데다가, 한 장이 시작할 때마다 간직해두고픈 명언이나 좋은 글귀들이 많이 나온다는 것이다. 저자는 좀 더 창의적인 광고를 만들기 위해 고민과 연구도 많이 하고 책도 많이 읽고 다른 광고들도 많이 접하는 노력파인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 책은 그 노력들의 압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만약 광고를 공부하는 사람이었다면 옆에 두고 연구하며 읽고 싶었을 것 같은 책이다. 좋았던 글귀 중 가장 기억하고 싶었던 것은 "한가해지면 좋아하는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좋아하는 일에 대한 실례다.". 우리는 예의를 알기에 인간이 아닌가, 그렇다면 좀 더 즐기며 살아도 좋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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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마미아, 도나의 노래 | 2007-02-26 0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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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맘마미아, 도나의 노래

박해미 저
이가서 | 2005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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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이미 연극이나 뮤지컬 무대에서 연기력이 검증된 연기자들을 공중파 방송국에서도 선호하는 추세인듯 하다. 드라마 "하늘이시여"에서 악역으로 욕을 바가지로 얻어먹고,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특유의 뮤지컬스러운 몸짓과 연기로 상종가를 치고 있는 포스해미, 주몽해미, 박해미의 자서전이 나와있기에 읽게 되었다. 정작 박해미가 최근에 이름을 알리게 된 계기는 뮤지컬 "맘마미아" 때문이고 그래서 책의 제목도 "맘마미아, 도나의 노래"이다. 시원시원한 그녀의 성격에 걸맞게 문체도 시원시원해서 쉽게 잘 읽히고 워낙 삶의 내용이 특이해서 또 손에서 놓지 못하고 읽었다. 글은 사람이라더니 그녀의 글은 어렵지 않지만 활력있게 살아움직인다.

 

결코 평범하지 않은 그녀의 성격은 가정환경의 영향이 클 것이다. 어려서부터 굉장히 잘 살았고 가족들 또한 당당하고 '오버스러운' 성격이란다. 사업 실패로 인한 잠시동안의 어려움도 금방 극복해낼 수 있을 정도로 낙천적이고 추진력 있는 성격이 가족 내력인 모양이다. 이대 성악과에 입학하여 공부하다가 4학년 때 의처증이 심한 첫남편을 만나 고생하기 시작했다. 얼마나 마음 고생이 심했는지 머리카락이 다 하얗게 샜단다. 고생을 모르고 살았던 박해미가 겪었던 어려움을 구구절절 읽고 있으면 내가 다 한숨이 나왔다. 아들과 마음 아픈 생이별을 하면서 겨우 겨우 첫남편에게서 벗어나 공연을 하며 지내다가 만나게 된 것이 두번째 남자인데 이 사람이 여덟살 연하남으로 유명한 샘황이다. 어찌되었든 우선은 벌써 일생에 두 남자가 좋다고 죽자살자 매달린 셈이니 박해미도 정말 매력이 넘치는 여자인가보다.

 

지난 여름에 "맘마미아"를 보지 않았던 것을 어찌나 후회했는지 모르겠다. 책에는 캐스팅의 비화가 나와 있다. 우리가 이름 들으면 알만한 쟁쟁한 뮤지컬 배우들을 제치고 아무런 준비도 없던 그녀가 뽑힌데에는 그만한 끼와 열정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도 제일 마음에 드는 건 자신을 그렇게 보이게 만들 수 있는 그녀의 당당함이다. 책의 구성이 마음에 든다. 그녀의 삶의 굴곡에 알맞은 내용을 가진 "맘마미아"의 삽입곡으로 챕터 구성을 하고 있다. "맘마미아"를 보지는 못했지만 정말 뮤지컬에 걸맞는 사람이구나하는 생각이 들게 할만큼 포장을 잘한 것 같다. 한 사람의 삶을 보여주는 자서전인데 읽는이가 감동할 수 있게 설득했다면 성공한 것 아닌가? 

 

나는 당당한 사람이 좋다. 인간성의 이상향으로 삼고 싶을 정도로 빠릿빠릿하고 똑 뿌러지는 박해미에게 점점 빠져들고 있는 요즘이다. 다음 목표는 요즘 하고 있는 공연 "i do i do"를 보러 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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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남자 왜이래?: 연애할 때 알아야 할 남자 이야기 187 | 2007-02-07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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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이 남자 왜이래?

요니동 저/이우일 그림
허스트중앙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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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부제는 '연애할 때 알아야 할 남자 이야기 187', 저자는 여성잡지로 분류되는 '코스모폴리탄'의 객원기자 요니동이다. 20대 중후반 여성들을 겨냥한듯한 이 책은 문체도 편집 방식도 내용도 예쁘고 쉽게 읽혀 잡지 같은 느낌이다. 많은 책꽂이에 책을 꽂아야하는 사람들은 아마 이 부분이 신경쓰이곤 할텐데 젊은 여성 취향이라 그런지 다른 책들과 크기가 미묘하게 다르다. 무엇보다도 2006년 12월 하순에 출간된 최신서적이다. 

 

요즘 이런 책을 읽고 있다고 친구에게 말해주었더니 '원래 이론에 빠삭한 사람들이 연애를 못하는 법이라더라'라고 말해주었다. 아무래도 이리저리 계산하다보면 진심이 퇴색되기 때문일까? 상대의 마음을 읽으면 갈등을 줄일 수는 있겠지만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도 있었을 일이 더 많이 틀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 연애 관련 서적을 읽어서 아는 것이 많아지게 되는 상황이 가지는 난점일 것이다. 하지만 별로 새로울 것도 없는 내용을 담은 이런 책들을 꾸준히 만들어내는 것은 팔리기 때문일테다. 남자나 연애에 전혀 관심 없는 여자가 아니라면 누구나 즐겨읽게 되는 것은 왠지 수학문제지 맨뒷편 답지처럼 명쾌한 답을 제시해주는듯한 느낌 때문일 것이다. 사랑 혹은 짝사랑을 하고 있는 여자라면 누구나 마음 속에 하나의 물음을 간직한채 산다. "이 남자 왜이래?"

 

이제 연애서적이 잘 팔리려면 같은 알맹이를 얼마나 참신한 문체와 그림으로 포장하느냐가 관건인가보다. 전에 읽었던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스페셜 에디션"에서 "비빔툰"을 그린 홍승우가 삽화를 그렸던 것처럼 이 책에서도 이우일이 삽화를 그리고 있다. 알록달록한 이 그림들이 또 은근히 재미가 있다. 내용상의 참신함이라면 저자가 잡지의 객원기자인 만큼 그 부분의 내용에 걸맞는 인터뷰 내용을 자주 언급한다는 것이다. 정말 실존인물인지 모르겠지만 평범한 '남자 이름 세 글자, 직업, 나이'가 제시된다는 사실만으로도 글에 힘이 실린다.

 

책을 읽으며 '역시 그렇군'하고 고개를 끄덕일 때가 많았다. 쉽게 공감이 가는 책 내용은 책을 읽는이의 반발을 덜 사게 되기 때문에 읽는 이로 하여금 '책을 잘샀다'며 만족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많은 독자들이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남자가 그런 행동을 한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일 수도 있고 저런 이유 때문일 수도 있으니 상황에 맞게 잘 판단해야 한다'와 같은 자세가 종종 등장한다. 사례는 구체적인데 대답은 추상적이다. 결국 경향성이라는 것은 있지만 각자의 성격은 다 다르니까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일까. 자기도 자기 마음을 잘 모르는데 무슨 수로 본인도 모르는 마음을 타인이 읽어낼 수 있을까. 그래서  책을 다 읽고 마지막으로 들었던 생각 하나, 사람의 마음이 길거리에 걸린 전광판처럼 다 보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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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칠리아의 암소... 한줌의 부도덕 | 2007-02-05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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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시칠리아의 암소

진중권 저
다우 | 200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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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싶다, 읽고 싶다 생각만 한 채 흐른 시간이 두 달, 책 한 권 끝까지 읽기가 힘겨우리만치 바쁘고 정신 없는 하루 하루를 보냈다. 작년 11월 말에 한꺼번에 구입해둔 책을 겨울방학 끝자락에 이제야 읽었다. 진중권의 글은 개인적으로 나와 잘 맞아서 읽기 좋아한다. 이 책은 그가 욕 먹을 각오로 여기 저기에 게재했던 신랄한 비판글들을 모은 책이다.

 

다른 책들도 당연히 그렇겠지만 진중권의 책 제목은 책 내용을 함축한다. "춤추는 죽음"은 고대에 나타난 '죽음의 춤'이라는 소재 이후에 서양 미술에 나타난 죽음들에 대해 다루고 있고 "성의 미학"은 그림에 나타난 성에 대해 다루고 있다. 그래서 이 책 제목의 "시칠리아의 암소"의 상징적 의미를 알려면 그것이 무엇을 가리키는 개념인지부터 알아야 한다. 시칠리아의 암소는 아테네의 명장 페릴로가 만든 사형기구라고 한다. 하지만 그 사형기구에 의해 가장 먼저 죽은 사람은 페릴로 자신이었고 그가 그 기구 안에 갇혀 내는 신음소리는 마치 암소의 울음소리 같았다고 한다. 저자가 시칠리아의 암소를 끌어와 제목으로 삼은 것은 자신의 창조주까지도 부정할 수 있는 용기와 자신감으로 우리 사회를 비판하겠다는 결심 내지는 선전포고 같은 것이다. 저자가 견지하고 있는 비판에 대한 비판, 부정에 대한 부정의 태도는 어쩌면 이미 만들어진 세계를 다시 복제하는 현대 미학의 방법론과 맞닿아 있는지도 모르겠다. 부제 '한줌의 부도덕'도 마찬가지로 사회에서 부도덕한자로 '찍히는' 한이 있어도 해야할 말은 하겠다는 태도가 엿보인다.

 

아마 여러 군데에 오랫동안 기고했던 글들을 모아서 주제별로 정리한듯 책은 6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한줌의 부도덕'은 우리 사회의 부도덕한 모습들(특히 80년대 민주화 운동과 관련된)에 대하여, 2장 '너희 안의 파시즘'은 우리 사회에 만연해있는 정치계의 파시즘적 요소들에 대하여, 3장 '네게 거짓말을 해봐?'는 정언유착에 찌든 조선일보를 위시한 언론계의 횡포에 대하여, 4장 '알라딘의 신기한 램프'는 페미니즘과 관련하여, 5장 '아름다운 것들에 관하여'는 우리 사회가 잊고 있는 아름다운 것들에 대하여, 6장 '정신, 유희, 구원'은 글쓰기와 관련하여 저자가 견지하고 있는 태도나 사고방식에 대하여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1, 2, 3, 4, 5장은 우리 사회에 대입되는 구체적인 내용들이 나와있어 비교적 쉽게 읽히는 반면, 6장은 진중권 자신의 글 세계를 철학적으로 풀어내는 면이 있어서 '근대적인, 너무나 근대적인'은 결국 읽기를 포기했다.

 

진중권에게는 읽기 쉽지만 심오하게, 무거운 소재를 가볍게, 사소한 소재지만 있어보이게 글을 쓰는 재주가 있는 것 같다. 그의 글 속에는 촌철살인할만한 위트가 담겨 있기 때문에 가히 최고의 독설이라 할만 하다. 우리 사회의 부조리함에 공감한다면 속 시원해 피식 웃으며 읽을 수 있을만큼 재미있는 책이다. 하지만 2000년에 초판이 나온 시사적인 이 책이 과연 소장가치까지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우리 사회 뭔가 잘못 돌아가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해본 사람이라면, 진중권의 논리적이면서도 위트 있는 독설을 듣고 싶다면 한 번쯤 읽어봄직한 책이다. 학생들은 열심히 읽는다면 논술 준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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