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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현재, 미래를 잇는 디지털 시대의 아날로그형 그림책 | 2007-04-30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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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시간 상자

데이비드 위즈너 글,그림
베틀북 | 2007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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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오니 얌전하게 식탁 위에 놓여져 있는 큰 봉투. yes24에 리뷰어 클럽이 있는데 지난주 "생각 정리의 기술"에 이어 "시간 상자"에 연거푸 두 번째로 리뷰어로 당첨되었다. 신청글에 이렇게 적었더랬다. "학교 계발활동에서 사진반을 맡고 나서 부쩍 필름카메라를 들고 외출하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요즘은 누구나 가지고 있어 흔하고 결과물을 바로 볼 수 있는 디지털카메라에 비해, 필름을 현상해서 '그때 찍은 그 사진이 이렇게 나왔구나' 확인하는 마음이 설렙니다. 또렷하고 선명한 디카 사진의 화질에 비해 입자가 거칠지만 아련한 느낌이 드는 필카 사진은 꼭 시침, 분침, 초침이 돌아가면서 시간을 알려주는 손목 시계 같은 아날로그적인 느낌입니다. 그것은 1초와 2초 사이의 시간이 사라져버린 냉혹한 전자 시계보다 훨씬 따뜻한 느낌입니다. 책 "시간 상자" 속 상자에는 누구의 어떤 시간이 가두어져 있을지 꼭 확인해보고 싶습니다!!" 리뷰 신청글에 올린대로 이 책은 한 소년이 바닷가에서 주운 클래식카메라를 소재로 펼쳐지는 시공간을 초월한 기발한 상상력이 담긴, 삭막해보이는 이세상에도 한가닥 소통의 여지가 남아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한편의 따뜻한 그림책이었다.

 

어떻게 보면 황당하고 어떻게 보면 심오한 초현실주의적 상상력을 담을 수 있었던 것은 이 책이 그림책이기에 가능했던 것일테다. 유아를 겨냥한 그림책이라고는 하지만 어른들이 보아도 충분이 그 의미에 대해 깊이 생각해볼 기회를 가질 수 있는 책이다. 한 소년이 바닷가에서 주운 클래식 카메라, 그 속에는 그 카메라를 거쳐간 참 많은 사람들의 얼굴이 들어있다. 사진 속 사람이 사진을 들고 있고 그 사진 속 사람이 또 사진을 들고 있고 그 사진 속 사람이 또 사진을 들고 있다. 그래서 카메라는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편지가 된다.

 

카메라가 보여주는 이야기는 시공간을 초월한다. 너무나도 방대한 역사를 담고 있다. 소년이 카메라를 주워 설레는 마음으로 사진관에서 현상을 해보니 사진 속에서 먼 훗날에 언젠가 존재하게 될지도 모르는 기계를 닮은 바닷속 물고기가 헤엄치고 있다. 그래서 카메라는 현재와 미래를 이어주는 편지가 된다.  

 

소년은 사진 밖의 사진 밖의 사진 밖의 사람이 된다. 언젠가 어느 바닷가에서 또 그 클래식카메라를 주워든 살결이 까만 소녀가 카메라 속 이야기를 읽으며 즐거워할테다. 사진 속과 사진 밖을 이야기할 줄 아는 작가 '데이비드 위즈너'는 마치 아날로그 시계처럼 1초와 2초 사이를 가리킬 줄 아는 사람인 것 같다. 마그리트를 좋아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그림에 크게 공감이 되었다. 묘사는 세밀하고 색채는 부드럽다. 아이들의 창의력을 자극할 수 있는 스토리와 화풍을 구사한다. 대사 한마디 나오지 않는 온전한 그림책이지만 온전한 그림책이기에 가질 수 있는 이야기의 영역은 더욱 넓어진다.

 

카메라는 시간을 담을 줄 아는 상자다.  지금 한창 거금을 들여 수리 중인 내 필름카메라 캐논 A-1에는 앞으로 어떤 사람들의 어떤 이야기들이 담기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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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정리의 기술: 한 장으로 끝내는 천재들의 사고법, 마인드맵 | 2007-04-22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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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생각정리의 기술

드니 르보 등저/김도연 역
지형 | 2007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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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드맵을 처음 접한 건 고등학교 때였던 것 같다. 이해찬 1세대인 우리는 수행평가라는 명목으로 참 많은 새로운 것들을 접했다. 새로운 것이 다 좋은 것이라는 보장은 없겠지만 적어도 중학교 때까지 교과서만으로 공부했던 우리에게는 'p.p.t.'를 이용한 수업, 보고서를 내야하는 수행평가와 함께 마인드맵이라는 방법이 획기적인 것으로 다가왔던 것 같다. 이제는 초, 중학생들도 마인드맵의 개념을 알고 있을 정도로 보편화 되었다. 

 

책 제목과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의 주제는 '마인드맵으로 생각 정리를 하면 효율적이다'라는 것이다. 아무래도 마인드맵의 장점과 마인드맵을 작성하는 방법 위주로 책이 구성되어 있다. 우선 마인드맵의 장점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겠다. 책 전반에 걸쳐 마인드맵의 다양한 장점을 소개하고 있다. 우선 가장 큰 장점은 21세기 정보사회에서 정보를 종이 한 장에 한 눈에 들어올 수 있도록 간략하게 요약할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더불어 창의성을 강조하는 이 시대에 좌뇌뿐 아니라 이미지를 이용해서 우뇌를 자극하며 작성하는 마인드맵은 메모 내용을 오래 효과적으로 기억하는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우선순위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고 수행한 작업을 지워나갈 수 있어 시간관리의 효율성과 심리적 만족감이라는 효과도 노릴 수 있다. 특히 이 책은 마인드맵 작성 방법이라는 내용을 한 챕터가 끝날 때마다 마인드맵으로 정리를 해주고 있어 내용 정리와 장기 기억을 돕고 있다. 그 자체만으로도 책의 구성이 체계적이어보였다.

 

하지만 물건을 살 때도 물건에 대한 칭찬만 늘어놓으면 왠지모를 불신이 생기듯이 이 책도 마인드맵의 장점만을 소개하고 있기 때문에 과연 마인드맵에는 단점이 없을까를 생각하며 읽게 되었다. 이 책의 예상 독자는 회사에서 여러 사람들과 일하면서 회의를 하고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사람들인듯 하다. 책에서는 마인드맵으로 보고서를 작성하라고 하는데 만약 지금의 체제처럼 상부구조와 긴밀하지 않고 단절된 채 보고서가 유일한 의사소통 수단일 경우 마인드맵을 보고서로 작성했을 때 자세한 설명의 부재로 인해 오해가 생기거나 이중으로 일을 수행하게 되는 사태가 발생하지는 않을지 우려가 되었다. 줄글로 보고서를 작성하거나 줄글로 메모를 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고 떠오르는 생각을 시시콜콜 메모해두지 않으면 금방 잊게 되는 나 같은 경우 마인드맵을 간단히 정리를 했을 때 시간이 지난 후 아무리 마인드맵을 들여다보아도 왜 그렇게 적었는지 생각이 나지 않는 사태가 발생할 것같아 불안한 마음도 없지 않다. 그리고 책 내내 마인드맵의 가치에 대해서 이야기하다보니 챕터마다 중복되는 내용도 없지는 않은 것 같다.

 

그래도 쌓여있는 업무들로 인해 잠자리에 누워서도 내일은 무엇을 먼저 해야만 하는가 밀려드는 생각 때문에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나에게 효율적으로 생각을 정리하고 시간관리를 해줄 수 있는 도구가 있다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사용해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으로 끝까지 이 책을 읽어나갔기 때문에 한번쯤 꼭 활용해서 효과를 누려보고 싶다. 더불어 보기 좋게 이미지를 그리면 좋은 마인드맵 작성이 손재주가 없는 나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는데 컴퓨터에서 사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 '컨셉리더'가 부록으로 딸려있어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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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나's 런던 놀이 | 2007-04-19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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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두나's 런던 놀이

배두나 저
테이스트팩토리 | 2006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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짬짬이 찔끔찔끔 읽던 "첩첩상식"을 드디어 완독하고 나니 술술 넘길 수 있는 책이 그리워졌다. 그래서 다시 사진 관련 서적을 골랐다. 이 책에 실린 사진은 배두나가 '배골라스'로 등장했던 영화 "괴물" 촬영 후에 카메라를 들고 영국 여행을 가서 찍은 사진들이란다. 그림을 그리고 싶은데 손재주가 없어서 사진을 찍는다는 그 말과 필카의 매력에 빠져 있는 모습에 공감이 많이 되었다. 

 

책에 소개된 사진의 종류는 대략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가볍지 않은 쾌활함을 보여주는 영국인들의 모습, 그리고 배두나의 모습을 찍은 사진. 먼저 사진에서 보이던 영국인의 모습은 한없이 쾌활한 미국이나 이탈리아 사람들의 표정과 무뚝뚝한 동양 사람들의 표정의 중간 쯤에 위치한 듯한 느낌이다. 아이들은 하나 같이 어찌나 예쁜지, 그리고 사진 찍었을 때가 여름이었는지 얇은 옷을 입을 수 있는 날씨가 부럽기도 했다. 배두나 사진은 다시 두 종류로 나뉜다. 셀카와 인물사진. 어떻게 셀카를 찍을 때 쑥쓰러워하지 않고 자유자재로 저런 표정을 지을 수 있는지 역시 모델 출신 답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왜 당연히 배두나 혼자만의 여행이라고 생각했을까? 영화 한편을 마치고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갔던 여행이었다고 소개했기 때문인 것 같다. 처음에는 배두나의 전신 사진을 보고 지나가는 영국인에게 부탁했나보다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책 내내 두나의 반신컷, 전신컷이 등장하는 것을 보고 사진 찍은 이의 이름이 두나가 아닌 것을 보고서야 누군가가 같이 갔구나 싶었다. 그 사람은 전문 작가일까? 솔직히 말해 그 사람이 찍은 사진이 배두나의 사진보다 훨씬 마음에 들었다. 배두나의 모습을 빛나게 해주는 사진이랄까.

 

영국은 자주 흐린 날씨라고 하더니 빛의 양이 부족해서 촛점이 맞지 않은 것일까? 아니면 배두나 자신이 몽환적인 사진을 좋아하기 때문에 일부러 전체적으로 촛점이 날아간 사진을 찍은 것일까? 사진이라면 거의 모른다고 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어쨌든 사진의 기본은 '흔들리지 않은 사진, 촛점이 잘 맞은 사진'이라고 생각하는 나에게 또렷하지 않은 사진은 잘찍은 사진이 아니어보인다. 어쨌든 책 말미에 보여준 카메라 컬렉션은 참으로 부러울 뿐이었다. 역시 취미 생활도 제대로 하려면 돈과 결단력이 요구된다는 생각을 하며 책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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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 아티스트의 홀로그림 | 2007-04-19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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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가벼운 책을 읽고 싶어서 만화도 한편 골랐다. 학벌과 경력이 현란하고 지금은 괴짜처럼 지내고 있는 서티파이브 밥장아저씨가 일기처럼 그리고 쓴 것들을 모아놓은 책이다.

 

연세대를 졸업하고 대기업에 입사할 정도였다니 생각이 많을 것이라는 선입견이 생기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걸까? 비록 겉모습은 서른다섯 이혼남이 왕따처럼 혼자 다니며 헤드셋을 끼고 다니는 가벼운 모습을 하고 있지만 짧은 문장에 시 쓰듯 언어를 골라서 펜과 마카로 현란하게 그린 그림 위에 얹어 놓은 그는 꼼꼼하고 사려 깊은 사람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스몰a형의 소유자답게 '엄지발가락이 자꾸 마주보게 되거나 손톱의 하얀 부분이 남아나지 않고 피가 철철 나곤하는 모습'도 참 공감이 된다. 하지만 편집의 참신함도 좋지만 제발 읽는이의 눈의 편안함을 고려해서 활자를 다닥다닥 붙이거나 너무 떨어뜨려 놓지는 말았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었다. 나처럼 그림에는 별 관심 없고 의미를 놓칠세라 글자를 하나하나 읽어야하는 성격의 소유자는 정말 힘이 든다.

 

인상 깊었던 것은 많은 부분을 차지하던 책 소개다. 외로움을 잊기 위해 책을 읽는 사람은 위험한 사람이다. 하지만 책이 좋은 것을 어쩌겠는가? 하루키 책이 두 권이나 소개되어서가 아니라 진짜 책 고르는 성향이 나와 비슷한 것 같아서 읽고 싶은 책이 많았다. 이런 설득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밥장아저씨는 서평으로 성공한 건가? 아무튼 그래서 그 다음에 읽기로 한 책은 "러브북"이다.

 

구속될 것 없는 돌아온 싱글이라 그런지 야한 내용도 좀 나온다. 청소년들은 읽기를 자제할 것. 그를 성공으로 이끈 그의 블로그도 조만간 방문해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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첩첩상식 | 2007-04-15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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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첩첩상식

진중권 저
새움 | 2006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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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복지포인트를 빨리 써야하는데 그래도 책이 가장 큰 재산이 아닌가 싶어서 13만원 어치에 달하는 책을 한꺼번에 구입했다. 대부분은 내가 소장하고 싶어했던 하루키 책이었고 그 다음으로 작가 이름만 가지고도 신뢰할 수 있는 책이 진중권의 책이었다. 읽지 않은 책 중에서 최신작 위주로 골라 담았는데 그 중의 한 권이 바로 이 "첩첩상식"이다.

 

시사를 다루고 있는 이 책의 생명력은 얼마나 길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금방 지나가버리는 시사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소장가치가 얼마나 클지 의문이다. 책이 나오자마자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어쨌든 소장하고 있으니 이 책에 대한 관심을 표명하는 측근에게는 빌려드릴 의향이 있다). 이 책은 진중권이 1년 정도 SBS 라디오 "진중권의 SBS 전망대"를 진행하면서 썼던 멘트를 모아둔 것이다. 멘트 대본이다보니 진중권의 여느 책들과는 달리 구어체로 적혀있어 비교적 쉽게 읽힌다.

 

시사의 생명력은 짧지만 진중권의 촌철살인하는 비판의 생명력은 오래 간다. 진중권의 여러 책을 읽어보았지만 내용물은 달라져도 글쓰는 사람이 바뀌지는 않는 것이다. 최연희 의원 사건, 황우석 사태 등 다루고 있는 내용은 한참 지나가 잊혀져버린 것이지만 진중권의 위트 있고 논리적인 비판력을 경험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한번쯤 읽어볼만한 책이라 할 수 있겠다. 스스로 보수보다는 진보의 쪽에 더 가까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할 말 다하는 이 책을 읽으며 통쾌함을 맛볼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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