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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윤의 비밀정원 | 2009-08-30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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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박지윤의 비밀정원

박지윤 글,사진
엘컴퍼니 | 2007년 10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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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두나의 놀이 시리즈를 닮았다. 연예인의 이름을 걸고 그가 직접 찍은 사진을 내세워 감성적인 글들을 담아낸 책이 심심찮게 출간되는듯 하다. 사실 잘 생각해보면 배두나나 박지윤의 책 속 사진은 꼭 그들이 찍은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들을 찍은 연출된 사진은 분명 사진 밖의 누군가가 찍어주었을 수밖에 없는 구도이다. 글씨는 적고 여백과 사진은 많다. 개학을 앞두고 오는 심적 부담을 달래고자 선택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 책은 두 가지 면에서 머리가 아프다. 첫째, 몇 줄 안 되는 문장의 의미가 머리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이해력이 부족한 것일까? 하고자하는 말이 명확하지 않으면 이해하기 위해 두 세 번씩 다시 읽게 된다. 하지만 잘 모르겠다. 둘째, 우울하다. 실연, 외로움, 잃어버린 꿈에 관한 내용이 대부분이라 읽는 사람도 마음이 힘들어진다. 요즘 왜 이렇게 기분이 다운된 상태를 유지하나 고민했는데 돌아보니 이 책도 한몫 했던 것 같다.

 

이런 솔직한 리뷰를 쓰며 상처 많은 박지윤님이 마음에 걸린다. 어려서부터 가수 활동을 했던 박지윤을 좋아했다. 중고등학교 때 친구들과 노래방에 가면 박지윤의 노래를 꼭 부르곤 했다. 사람들이 당신을 미워하는 것만은 아니라는 것 알아주었으면, 좀 더 힘내서 즐겁게 살아주었으면 좋겠다. 책 내용이 픽션이 아니라 사실이라면, 참 힘든 사랑을 했을 것 같다. 언젠가 이 정도로 힘든 실연을 당하면 이 책에 좀 더 공감하게 될까? 참 섬세하고 예민한 박지윤을 만나게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쉬면서 여러 나라를 돌아다닌 그녀가 마냥 부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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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여자 사용설명서 | 2009-08-30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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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남자 여자 사용설명서

앙겔라 트로니 저/유영미 역
북&월드 | 2004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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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마음을 잘 모르겠어서 답답할 때가 생기곤 한다. 이런 책을 많이 읽으면 오히려 선입견이 생겨 위험하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남녀 차이에도 어느 정도의 경향성은 있다고 믿기 때문에 한번씩 찾아보곤 한다.

 

'유저'의 농담이 이 책에서는 현실화 된다. 남자 여자에게 마치 물건처럼 사용 설명서를 만들어주었다.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가 딱딱하고 학구적이었다면 이 책은 위트있고 상징적이다. '인간을 사물화하다니!!'하고 화내기보다는 이성을 깊이 있으면서도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는 하나의 도구로 읽으면 좋겠다.

 

가장 기억에 남는 내용은 남자는 습기를 가장 조심해야한다는 것이다(땀과 술). 그리고 여자는 너무나도 변화가 심하고 복잡한 존재라는 것. "화성 남자 금성 여자"와 근본적인 입장은 별로 다르지 않다. 이런 점은 조심해야겠군 되새기는데 좋았다. 반품이나 재활용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는 점도 재미있다. 책 사이즈도 작고 분량도 많지 않아 가벼운 마음으로 금방 읽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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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6인 6색 인터뷰 특강 | 2009-08-21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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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진중권,정재승,금태섭,홍기빈,안병수,김어준 공저
한겨레출판 | 2009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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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리뷰어클럽에서 신청하고 싶은 책을 발견했다. 출판사는 한겨레, 저자는 진중권, 정재승, 김어준, 안병수, 홍기빈, 금태섭(표지에 적혀있는 순서). 구미가 당기지 않을 수 없는 기회였고 뽑혔다. 대한민국에서 2009년 8월을 살고 있는 지금 읽어야 딱 재미있는 책이라 따끈따끈한 신간을 참 재미있게 읽었다.

 

벌써 6회를 맞이한 인터뷰 특강이다. 주제 하나를 정해두고 각계 각층의 전문가들을 모아 이야기를 들어보고 질문을 하는 시간이다. 한겨레 구독할 때는 한 번 쯤 가보고 싶다고 탐내던 특강이었는데, 책을 읽고난 후 다음에는 꼭 기회를 잡아야겠다고 결심했다. 사실 인터뷰특강 주최자가 한겨레21이었기 때문에 개인적인 화보다는 공적인 화에 집중할 줄 알았는데 개인적인 화, 공적인 화, 분노와는 관계 없어보일 수도 있는 다른 화들, 사형제, 돈, 음식까지 참 다양한 분야의 강사를 초빙하여 다양한 이야기를 펼치고 있다. 책을 읽기 전 자세도 정권과 관계된 공적인 화에 대해 많이 이야기할 줄 알고 마음의 준비를 했는데 의외로 개인적인 화를 다스리기 위한 방책들을 많이 얻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진중권은 역시 공적인 화에 초점을 맞추어 이야기를 했다. 대안으로 공권력이 터치할 수 없는 포털사이트를 제시했는데 이는 사회자가 이야기한대로 "딴지일보"와 연계해도 참 좋을 것 같다. 그 부분을 읽으면서 베르베르의 소설 "신"이 생각났다. 인간은 죽어도 인간이 만든 게임 안의 캐릭터들은 마지막 게임하는 한 사람이 살아남을 때까지 영원불멸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인터넷이라는 것이 사용하기에 따라 위험할 수도 있지만 참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했다. '미래형 교육과정' 때문에 싸우고 있는 사람들도 한 날 한 시에 모이기 힘들지만 카페를 활용해 학습도 하고 의견도 모으고 있으니 말이다.

 

가장 관심이 갔던 부분은 정재승이 화의 매커니즘을 뇌과학으로 풀어갔던 부분이었다. 일정 연수 받는 내내 성선설, 성악설, 도덕교육의 효과에 대해 고민해왔는데 동양윤리를 강의하셨던 선생님께서 맹자의 성선설로 사람들을 설득시킬 수 없는 시대가 왔으니 DNA를 연구해 그안에서 도덕성을 찾으면 되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제시하셨다. 그런데 이 책에 그 비슷한 부분이 나와 있었다. 뇌에는 도덕적 판단과 공감, 실천을 돕는 부분인 전전두엽이 있단다(좀 더 자세하게는 주의 집중, 문제해결, 판단, 충동 통제, 경험에 의한 학습, 결정적 사고, 정서를 느끼고 표현하는 능력, 공감대 형성 능력). 정재승에 따르면 이 부분은 청소년기에 많이 발달하는데 좋은 방향으로 발달시키는 방법까지 제시했다(운동, 독서, 놀이, 여행). 학생들에게 소개해야겠다.

 

김어준은 "건투를 빈다" 내용과 비슷했는데 여전히 입담 그 자체가 재미있었다. 홍기빈을 통해 경제와 동양철학이 만나는 통섭의 장면을 볼 수 있었다. 음양오행에 관심이 생긴 요즘이라 재미있었다. 금태섭의 강연 내용은 일정 연수 협동학습 시간에 했던 사형제 찬반 토론과 연결해 좀 더 심도 깊게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안병수를 통해 또다시 '음식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인터뷰 내용이 책으로 나오니 현장의 분위기를 생생하게 느낄 수도 있고 구어체로 써 있어서 마치 강연을 듣듯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사회자 분께서도 어찌나 우리가 궁금한 것을 콕콕 짚어 물어보시고 똑똑하신지 모르겠다. 인터뷰 특강 참 탐나고, 시간이 가기 전에 지나간 인터뷰 특강 책도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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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이야기- 고담 핸드북 | 2009-08-17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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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전화 박스를 배경으로 했던 "폰부스"라는 영화가 생각났다. 사람도 많이 나오지 않고 장소도 한정되어 있지만 긴박감과 스릴이 최고조에 달했던. 현란한 움직임이 없었는데도 그 영화가 스릴이 있었던 것은 소통을 가지고 게임을 했기 때문일 것이다. 전화 받던 주인공이 두려워했던 것은 소통을 자신의 힘으로 통제할 수 없다는 사실이었을 것이다.

 

내가 가진 뉴욕에 대한 이미지는 거의 미국드라마에서 얻은 것들 뿐이다. 미국인소설가라기보다 뉴요커 소설가라는 별명을 가진 폴 오스터는 소피와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폴은 소피에게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한 지침을 몇 가지 제시해주고 소피는 실행에 옮기면서 보고서를 쓴다. "대화, 미소, 샌드위치, 그리고 담배". 극히 개인주의적이고 자유로운 이미지의 뉴욕 한 가운데에서 소피는 소통을 시도한다. 좋아하는 장소를 공중전화 박스로 설정해두고 그곳에 여러 가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미소를 보내고 대화를 시도하고 샌드위치와 담배를 건넨다. 뉴요커들은 '타인'의 이유 없는 친절을 불편해하고 무서워하지만 소피가 거절만 당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녀가 시도한 소통이 온전한 것은 아니었기에(공중전화에 녹음기를 설치하면 이쪽 편에서 말하는 것만 들리기 때문에 어떤 대화 내용인지 파악하기 어렵다, 종종 그녀가 길에서 만나는 노숙자들이 하는 이야기는 맥락을 이해하기 어렵다)답답한 면이 없지 않지만 생판 모르는 사람과의 대화에서 미소가 몇 번씩 오가고 샌드위치와 담배가 받아들여지는 것을 보게 된다. 특히 시간이 지나면서 공중전화 박스에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종이를 비치했던 것은 큰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어떤 사람은 욕이나 나쁜 말을 쓰기도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 작업에 대해 호의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뉴요커들 본인이 원해서 자발적으로 소피와 소통을 시도할 수 있는 장이 되었기 때문이다.

 

공공기물인 공중전화에 이것 저것 설치하는 것, 위험할 수 있는 타인에게 미소를 보내고 말을 거는 것, 공중전화에 녹음기를 설치해 전화 내용을 엿듣는 것, 소통에는 용기가 필요한가보다. 몸으로 부딪치며 소피는 뉴요커들과 좀 더 깊이 만날 수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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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가벼운 깃털 하나 | 2009-08-11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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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아주 가벼운 깃털 하나

공지영 저
한겨레출판 | 2009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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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적 하숙 생활이 은근히 적적해서 서점에 들러 충동적으로 구입한 책이다. "즐거운 나의 집"이 매우 활달한 분위기였던 것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작가가 예전에 썼던 소설에 비해 글들이 많이 밝아진 것 같아서, 게다가 '가벼운' 내용이라고 제목에 떡하니 써 놓았으니 머리 식히기 좋을 것 같았다.

 

웹에 연재했던 이 글들이 표방하는 것은 '아주 가벼운 유머'이다. 키득거리면서 즐겁게 금방 읽어버렸다. 참 부담 없이 가벼운 글들이라며 다 읽고 나니 '유머'라는 것은 소통의 문제와 연결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유머라는 것은 일단 유머를 공유할 타자를 외부에 설정하고 있음을 전제로 하는데 그 타자와 평안한 상태에 있을 때 공유될 수 있다. 바로 소통하고 있기 때문에 평안할 수 있는 것이다. 한겨레출판에서 나온 이 책은 가벼운 이야기를 하고 있는듯 하지만 가볍게 읽히지만은 않았다. 이 유머를 공유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는 그 대상이 되는 '공공의 적'이 상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소통이 없어 뒤숭숭하고 한숨 나오는 요즘 세태를 생각해보면 내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다. 

 

일러스트가 은근히 매력적인데 특히 촛불집회를 소재로한 글에서의 쥐그림이 굉장히 상징적이었다. 책 전체를 아우르는 글과 그림의 논조는 이런 것이다. 개발보다는 자연친화적임, 인위보다는 꾸며지지 않음(예를 들면 술을 좋아함), 거짓보다는 진실을 표방하고 있는 것이다. 책 전체를 흐르는 작가의 활달하고 솔직한 사생활 드러내기 유머는 그 사생활이 살고 있는 큰 세계와 떨어질 수 없는 것인가보다. 작가의 수필은 미시적인 척 하지만 결국 거시성을 띄게 되는 것 같다.

 

이 책을 읽은 어떤 분은 정말 너무 가볍다고도 말씀하시고 일러스트가 너무 많았다고도 말씀하셨는데 나는 재미있게 읽었다. 책 권하는 것이 취미인지라 친구샘에게 선물했는데 앉은 자리에서 웃으면서 반을 읽어버려서 뿌듯했다. 가볍게 읽히든 무겁게 읽히든, 요즘 읽은 책 중 비교적 의미가 많았던 책이었다고 생각한다. 작가가 미움과 악플을 많이 받는다던데 나는 작가의 삶이 멋있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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