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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 경성인, 가난한 경성인: 근대의 경제 미시사 | 2009-09-21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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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경성 리포트

최병택,예지숙 공저
시공사 | 2009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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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우리나라 근대(시기 분류상으로서의 근대 1920-40년대 즈음) 미시사를 다룬 여러 권의 책을 읽었는데 그 모든 책을 시리즈로 묶는다면 이 책은 '경제' 부문을 차지할 수 있을 것 같다. 책 내용은 기술 방식이 학구적이지 않고, 미시사를 다루었던 다른 책들과 비교했을 때 획기적으로 새로운 방식도 아닌지라 무난하게 잘 읽혔다. 우리나라 근대 미시사를 많이 접했던 사람에게는 다소 평범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라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은 책이다. '식민지 일상에서 오늘의 우리를 보다' 부제 한 번 기가 막히게 붙혔다. 책을 읽는 내내 역사는 반복되는구나 하는 생각이 절실하게 들었다.

 

1장과 2장을 재미있게 읽었지만 과장하여 28만 중에 실업자가 20만 명 가량 되었다는 3장에서의 문구에 놀라 결국 샐러리맨의 근대적 소비는 그들만의 잔치였음을 알게 되었다. 왕조의 역사를 다룬 거시사의 반대 급부로서 민중의 일상을 다룬 미시사라지만 지금까지 읽었던 근대 미시사 관련 책들의 주인공을 떠올려보면 그들도 여전히 '가진자들' 인 경우가 많았다. 경성을 누비던 경성의 상징 '모던뽀이, 모던껄' 조차도 부모가 가졌기 때문에 고등교육을 받고 근대적 소비를 할 수 있었던 사람들이 아닌가.

 

부자들이 자녀를 더 잘 교육 시키고 부모를 잘 만나야 성공하며 얼굴이 예뻐야 시집을 잘가고 집값은 치솟고 가난한 사람은 쫓겨나는 모습들이 1920년대 경성의 모습인가 2009년 서울의 모습인가. 식민지 일상에서 오늘의 우리를 만나며 웃음보다는 한숨이 나오는 슬픈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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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키나와 코코로 | 2009-09-21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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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도키나와 코코로

후지타 사유리 저/신용현,김지영 공역
하서 | 2008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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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쩍 떠나고 싶어도 떠날 수 없는 요즘, 가벼운 책 한 권 읽고 싶어 사진 많은 여행기를 골랐다. 미수다 출연으로 유명해진 사유리의 여행에세이이다. 사유리는 예쁘다. 사유리의 예쁜 얼굴과 해맑고 귀여운 표정을 보는 것만으로도 괜히 읽진 않았다 싶다. 생각이나 행동이나 4차원인데 예뻐서 지금껏 용서 받곤 했는지 매사에 참 당당하다.

 

그는 좋은 점만 이야기하는 다른 여행서적과는 달리 일본의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을 다 보여주고 싶었단다. 동화작가라던 그는 시 같기도 하고 단편소설 같기도 한 갖가지 글을 짤막하게 실어놓았다. 그 중 검은 배경에 하얀 글씨로 써 있는 '무서운 이야기'들은 아이들이 읽고 안좋은 영향을 받을까봐 걱정될 정도로 섬뜩한 것이었는데 생각해보면 책이나 뉴스에서 실제로 접해왔던 일본의 어두운 모습을 소재로한 것들이었다. 결과적으로 그러한 글들은 일본도 생활이 있고 사람 사는 곳이라는 느낌을 갖게 해주었다.

 

"도키나와 코코로"란 '도쿄+ 오키나와+ 마음'이다. 평범한 여행서적을 만들고 싶지 않았다던 사유리는 도쿄에 뭐가 있어요, 오키나와에서는 어디에 가야해요라는 말 대신 그곳에 가서 받은 느낌을 글로, 사진으로 표현했다. 여행기가 읽는 이로 하여금 그곳에 가보고 싶게 만들었다면 성공 아닐까?? 올 겨울에는 일본에 가고 싶었는데 책을 읽고나니 오키나와에 가서 특이하고 맛있는 과일을 맛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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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트 | 2009-09-16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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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보트

남 레 저/조동섭 역
에이지21 | 2009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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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때 베트콩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보고 베트남을 배경으로 한 소설을 썼던 적이 있다. 그 소설은 운좋게도 학교 교지에 실렸는데 소설을 쓰는 동안부터 당선되어 교지가 책으로 나온 순간까지도 이런 무섭고 씁쓸하고 우울한 이야기를 사람들이 재미있게 읽을까 궁금해했던 기억이 난다. 소설은 월남 참전 용사였던 할아버지가 베트콩을 죽이던 일을 회상하는 내용이었다. 그래서 지금도 베트남 하면 베트콩이 생각나고 베트콩이 생각나면 우울해진다. '제3세계(소설에서 작가 본인이 표현했듯)'로 분류되는 베트남의 피를 물려받았지만 미국에서 활동하는 작가는 어떤 정체성을 가졌을지 궁금했다.

 

사실 서양작가가 쓴 글은 문학이든 비문학이든 별로 자발적으로 찾아읽지 않는 편이다. 번역으로 걸러진 문체가 불편하기도 하고 동양에 비해 상대적으로 정서가 맞지 않아 읽으면서 답답하기도 하고 우리와 확연히 다른 역사와 가치관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두 세번 곱씹으면서 이해해야하는 어려움이 있다. 작가의 정체성을 궁금해하며 읽기 시작했는데 솔직히 내가 보기에 작가의 정체성은 베트남보다 미국에 가까이 있지 않은가 한다. 미국편에 서서 제3세계를 관찰하는데 자신의 뿌리이니까 좀 더 연민의 감정을 가지고 관찰한다는 느낌이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서양작가가 쓴 글을 읽는 느낌이었다.

 

또 한편으로는 새 학기라 이런 저런 사건 사고에 지치고 피곤해 내 마음 추스르기도 힘든 처지에 소설 속 하나 하나의 삶들이 너무 치열하고 처절한 삶들이라 그 삶들까지 받아들이기에는 너무 버겁고 지쳤다. 그래도 좋은 점이 있다면 차라리 내가 행복한 사람처럼 느껴진다는 사실이었다. 밑바닥에서 살인을 대신해주는 소년, 사랑은 잃었고 딸도 만나지 못해 아픈 마음이 몸을 통해 나타나는 듯한 아버지, 살고 싶어 보트를 타고 강을 건너는 사람들. 소설 전반이 어둡고 우울하다. 이런 우울한 삶들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 그 어딘가를 그리고 있다는 사실은 더욱 우울하다. 소통이 부재하다. 누군가, 어느 곳인가는 기억에서 잊혀져가거나 소외되어 있다. 지금 여기서 우리가 기억하고 말을 건네야할 사람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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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 1 | 2009-09-14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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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쥐 1

아트 슈피겔만 글,그림
아름드리미디어 | 2007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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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교에서는 아침에 윤독을 하는데 9월달에는 만화 '쥐'를 읽게 되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아침'에 책을 읽는다는 것이다. 만화이기는 하지만 굉장히 무거운 주제를 담고 있기 때문에 뭔가 차분하면서도 다운된 기분으로 하루를 시작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어쨌든 학교에서 합법적으로 만화를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였지만 나에게도 중학교 3학년 학생들에게도 쉽지만은 않았던 책이었던 것 같다. 외국어로 된 명사가 생소했고 시대적 상황을 이해하는데 오래 걸렸다. 하지만 결론은 하나일 것이다. 인간이 인간을 그렇게까지 싹쓸이해 죽일 수 있다니 너무 끔찍하고 비참했다. 우리가 기억해야할, 다시는 반복하지 말아야할 역사를 담고 있는 예술 만화를 읽을 수 있다는 자체로 영광이었다.

 

간간이 작가의 아버지가 등장해서 이야기를 해주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자칫 암울하고 감정적으로 지칠 수 있는 독서에 숨통을 만들어준 것 같다. 주인공이 돼지 가면을 쓰고 위장했던 것이 생각난다. 힘들다 힘들다 하지만 어쨌든 이렇게 나로서 자유롭게 살고 있지 않은가 한다. 2권은 언제 읽게 될지 모르겠다. 좀 더 비참할 것 같아서 겁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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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쪽형 인간 | 2009-09-06 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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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앞쪽형 인간

나덕렬 저
허원미디어 | 2008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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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 때 1정 연수를 받으면서 도덕교육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기회가 많았다. 도덕교육을 하는 우리 모두의 끊임없는 질문은 과연 도덕교육을 통해 아이들이 도덕적이어지는가 하는 문제일 것이다. 도덕적이어질 것이다라는 믿음이 도덕교과가 존재하게 하는 근거이겠지만 실제로 학교 현장에서 도덕교사도, 도덕을 배우는 아이들도 도덕을 배우지만 도덕적이어지지 않는다는 생각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도덕적 지식은 쌓여가지만 실천의지와 실천으로 연결되지 않는 것이다. 그런 고민을 가진 와중에 한겨레 인터뷰특강 "화"라는 책에서 정재승이 전전두엽에 대해 이야기한 것을 읽게 되었다. 전전두엽은 판단, 판단한 것을 실천으로 옮김, 충동 조절 등을 담당하는 기관으로 예의, 사회성 등과 긴밀한 연관이 있는 부위이다. 살인자의 뇌에는 전전두엽이 발달하지 않았더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전전두엽을 발달시키는 것은 사람을 도덕적으로 행동하게 하는 하나의 방법이 되지 않을까해서 관심이 생기게 되었고 마침 "앞쪽형인간"이라는 책을 접하게 되었다.

 

책에 따르면 전두엽의 아랫면은 충동억제(충동억제센터)를, 중간면은 동기유발(동기센터)을, 바깥면은 선택과 결정(기획센터)을 담당한다고 한다. 옆쪽뇌나 뒤쪽뇌에서 감각, 충동을 욕구할 때 앞쪽뇌가 적절하게 조절해주는 기능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앞쪽뇌를 우리 몸의 CEO라고 부르고 있다. 조직에서 경영자가 똑똑하지 않으면 조직 전체가 고생하듯 앞쪽뇌가 발달하지 않으면 몸 전체가 고생할 수 있다.

 

치매와 기억장애를 진료하는 저자는 다양한 치매 사례를 들어 앞쪽뇌가 망가졌을 때 발생하는 문제점들을 제시하는데 생생하고 흥미롭다. 앞쪽뇌의 중요성이 매우 와닿는다. 뇌도 일종의 근육과 같아서 많이 사용할수록 발달한단다. 평생을 사는 동안 앞쪽뇌가 발달해있으면 해야할 일들을 잘 처리하고 사람들과도 잘 지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전두엽치매는 많지 않다고 하지만 뒤쪽뇌치매가 와서 앞쪽으로 번질 때 앞쪽뇌가 발달해있다면 그 영향이 천천히 온단다. 뇌혈관질환에 주의하면서 앞쪽뇌를 발달시켜 두는 것은 여러모로 좋다.

 

저자는 앞쪽뇌를 발달시킬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듣기보다 발표하기, 적절한 단어와 표현 찾기, 작업기억 용량 늘리기, 외국어배우기, TV 끄고 책 읽기, 읽기보다 쓰기, 창작활동 하기, 시간관리, 계획 세우기, 결단력 키우기, 논리와 놀기, 예측기능 사용하기와 같은 방법이다. 이러한 활동을 해서 앞쪽뇌가 발달할 수도 있고 앞쪽뇌가 발달해서 이러한 활동을 선호할 수도 있겠지만 의지적으로 노력하는 것은 나쁠 것이 없을 듯 하다.

 

무엇보다도 힘들고 지쳐서 표정관리하기도 힘든 새학기에 계속 기분이 다운되고 우울했었는데 내 마음을 들여다보라던, 신이 나를 돕는다는 것을 기억하고 긍정적으로 생활하라던 저자의 말을 기억해야할 것 같다. 다른 사람에게 화가 나는 것은 내 마음 속에서 두렵고 불안한 것이 있기 때문이란다. 책을 읽다보니 입시 준비하느라 힘든 우리반 아이들에게 참 못한 점이 많았던 것 같다. 내 성향은 원래 비판적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긍정해주는 모습 또한 가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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