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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여우들의 직장생활 다이어리: 직장에서 1% 그녀로 살아가는 비결 47 | 2011-10-27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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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똑똑한 여우들의 직장생활 다이어리

한옥경,이미정 공저
알키 | 2011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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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중반 여성 사회초년생들이 읽으면 좋을 '직장생활의 A to 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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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보아도 자기계발 서적 느낌이 드는 약간 오글거리는 제목의 이 책, 얼마 전 "문화로 먹고살기"를 읽다가 시공사 대표가 전두환 전대통령 아들이라는 사실을 알고 나서 앞으로 시공사 임프린트 알키에서 보내주시는 책을 읽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을 했다. 그런데 논문 쓰다 답답해진 어느 날 책을 펼친 것이 화근이었다. 알키 책은 재미있게 잘 읽히므로 위험하다는 생각을 했어야 하는데, 결국 다 읽었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참고 해야할 일을 하는 삶은 중3, 고3, 임고생 때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올해 논문을 쓴다고 여전히 그런 삶을 살았다. 줄곧 무엇인가를 하고 있는데 효율은 없고, 노는 것도 아니고 공부를 하는 것도 아닌 그런 한 해. 시험기간에 찔끔 찔끔 하는 딴 짓이 더 달콤한 것처럼, 짬날 때, 이동 중에 틈틈이 깨알같이 이 책을 읽는 재미가 참 쏠쏠했다.


 

직장생활을 소재로 하고 있어서 그런지 지난 번에 읽은 "사장의 본심"과 느낌이 비슷했다. 제목에 나타나듯 '여성판' 직장생활 지침서이다. 20대 중반 사회생활 초년생이 읽으면 딱 좋을 책이다. 학교도 직장이므로 내 삶에 대입을 해도 건질 내용이 많았지만, 책을 읽으면서 특히 대기업 2년차에 접어든 친구 생각이 계속 나서 다 읽고 그 녀석에게 선물하고 싶어졌다. 다들 마찬가지겠지만 사회 생활을 하면서 무엇보다 고민이 되는 것은 일을 열심히 잘하면 일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얘는 시키면 다 하네?'라고 생각하며 더 많은 일을 주시는 딜레마 속에서 급기야 '내가 만만한가'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오버버닝 되어 나가 떨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티 안나게 지혜롭게 그런 상황을 피해가면서 스트레스 받지 않고 능률적으로 직장생활을 할 수 있는 센스가 필요하다.

 

한 챕터 한 챕터가 잡지 한 꼭지 분량만큼이나 짧고, 딱히 앞 장과 뒷 장이 연결되는 것도 아니고 중간 중간 센스 돋는 삽화도 많다보니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 저자는 제록스 홍보팀(사보도 만들고??)에 있는 것 같은데, 술술 잘 읽히는 문체를 구사하셔서 좋았다. 단행본에 어울리는 문체라기보다는 구어체 느낌이 강하다. 그래서 언니 같은 친하고 편안한 직장 선배가 편안한 사석에서 조언해주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었다. 소재도 '직장생활의 A to Z'라 해도 좋을 만큼 안 다루어진 내용이 없는 것 같다. 사실 (사회생활 시작한지 6년차인 사람이 읽기에는 나름대로) '뭐 이런 것까지??'라는 생각이 들 만큼 사소한 소재도 있지만, 자기계발서의 본분은 원래 사람들이 몰라서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알아도 실천이 안 돼서 문제인 것들을 상기시켜주는 것이기 때문에, 이 책이 사소한 것까지 부끄럽거나 찌질하다 여기고 빼는 것이 아니라 솔직하게 빠짐없이 다루고 있다는 점이 바로 자기계발서로서의 본분을 다하고 있는 지점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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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 100% 즐기기: 멋진 몸매와 건강을 위한 스윔닥터의 수영 Q&A | 2011-10-27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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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수영 100% 즐기기

김종만 저
가림출판사 | 2004년 03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인터넷 게시판 Q&A를 읽는 듯 수영하다가 궁금해진 점을 골라보는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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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NEW 수영교본"과 함께 도서관에서 업어온 수영 책이다. 수영교본이 진도 나가듯이 이론적으로 4가지 영법을 훑어준다면, 이 책은 인터넷 게시판에 올라온 Q&A 즉 사람들이 수영에 대해 가장 많이 궁금해할만한 내용들을 콕 짚어서 설명해주는 책이다. 저자도 밝히고 있듯이 차례에 써 있는 질문을 보고 내가 궁금하고 필요한 내용을 골라서 읽어주면 되겠다. 나에게 도움이 되었던 내용은 '자유형 되돌리기 시 손목이 꺾여서 폼이 이상해요. 손목 교정방법이 있을까요?', '자유형에서 시선의 위치는 어디를 향하는 것이 좋은가요?', '인어와 같은 웨이브를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그리고 수영 자가진단 등급표. 현재 나의 위치는 6등급, 그리고 진도 상으로는 5등급을 향해 가고 있어보였다. 목표가 있으면 생각하면서 수영을 할 수 있으니까, 찍어두었다.


 

저자는 무려 영법 검색 하면서 자주 보였던 이름 '스윔닥터' 운영자이시다. 이 책은 구조도 내용도, 빠른 시간 안에 효율적으로 효과를 뽑아내고 싶어하는 성격 급한 한국 사람들 구미에 딱 맞는 것 같다. 이번에 수영 관련 서적 두 권을 읽으면서 몸으로 배운 운동을 글로 보완하는 방법이 내게는 잘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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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수영교본: 한권으로 완성하는 이상적인 수영법 | 2011-10-27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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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New 뉴 수영교본

시모야마 요시미츠 저/신정현 역/이병두 감수
삼호미디어 | 2010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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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가지 영법에 대해 한 번 훑어볼 수 있는 말그대로 수영교본, 깨알같은 팁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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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자를 신뢰하는 인간형이라 수영을 배우다가 궁금한 점을 인터넷으로 검색하며 글로 배우다가 검색을 하는 게 끝이 없어서 도서관에서 수영법 관련 책을 두 권 업어왔다. 그 중 이 책은 일본 사람이 쓴 책인데, 일본 사람들이 자기계발 관련 서적 하나는 참 깔끔하고 실용적이게 잘 만든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했다.

 


힘듦이 마음 깊이 느껴지는 삽화, 물과 싸우지 말고 물살을 타라는 것~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하면 우리가 이런 진도를 따라왔구나 하는 게 정리가 되는 것 같다. 친절한 사진과 공감 돋는 삽화도 매력적이다. 운동이란 감각으로 배워서 몸에 익히면 가장 좋겠지만, 배운 후 원리를 머리로 이해하면 생각하면서 연습을 할 수 있어서 더 좋은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생판 수영을 배우지 않은 채 책으로만 영법을 익히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몸으로 해보고 글로 읽어야 이게 무슨 이야기를 하는 것인지 머리에 들어올 테니까 말이다.

 

아직 4개월차 뉴비이다보니, 이 책에서 가장 쏠쏠하게 배웠던 부분은 몸을 유선형으로 만들라는 내용이었다. 턱을 당기고 시선을 45도 전방을 향하고 몸을 일자로 만들어 쭉 펴고 가슴을 들고 배와 엉덩이에 힘을 주니 저항이 줄어들고 앞으로 나가지는 것이 확연히 느껴져서 신기했다. 논문은 아무리 시간과 노력을 쏟아부어도 티도 안 나서 좌절되는데, 수영은 비교적 생각하는 대로 몸이 움직여지는 것도 같아서 요즘은 수영이 유일한 삶의 낙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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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로 먹고살기: 경제학자 우석훈의 한국 문화산업 대해부 | 2011-10-07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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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문화로 먹고살기

우석훈 저/김태권 그림
반비 | 2011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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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로 먹고살고 싶은 20대여, 문화생협을 만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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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훈', '문화', 이 두 단어 만으로도 서슴 없이 이 책을 선택할 수 있었다. 군더더기 없이 명쾌한 문체로 객관적 수치를 통찰력 있게 분석하는 한편, 비판만이 아니라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렇게 정의로운 방향성을 가지고 있는 똑똑한 분이 정책을 담당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책 읽는 내내 들었다. 소재가 문화이다보니 비교적 무겁지 않으며 우리 삶과 가깝게 느껴져서 책장 넘어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특히 정색하고 현 정권의 토건주의와 문화적 마인드 없는 문화 정책을 비판하는 우석훈식 농담 덕분에 여러 번 웃었다.


트친들도 재미있었는지 우석훈식 농담을 RT하셨다. 민음사 임프린트 반비, 트위터에서 이 책과 관련 강연 홍보 열심 열심!!

그는 인간 사회의 중요한 한 분야인 문화 영역 역시 일종의 '생태계'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생태계가 안정성을 획득하려면 먹이사슬은 피라미드 형태가 되어야 하고, 그 생태계가 건강하려면 허리가 두터워야 한다. 그러나 지금 우리의 문화생태계는 허리가 빈약하다. 이런 상태라면 지속가능한 발전은 불가능하고, 사소한 문제에도 쉽게 무너지게 된다. 특히 "88만원 세대"의 논의를 이어가 한창 사회에 진출해야할 20대가 문화 영역에 진입하고 그것으로 밥을 벌어먹을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들을 제시한다. 책 서두에서 한 사회를 '배'에 비유하는 것이 참 와 닿았다. 현 정권이 몰고 싶어하는 배는 문화와는 거리가 멀다. 그리고 그 배에는 20대가 탈 자리가 없다.

 

성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러서 더 이상 자본주의를 통한 발전을 기대할 수 없는 미래를 맞고 있는 지금, 나라가 아직도 토건주의를 통해 지인들 밥그릇 챙겨주기에 급급한 현실이 답답하다. 적어도 문화에 있어서는 문화적 마인드로 정책을 운용해야 하는데 현 정권은 전혀 거꾸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단적인 예로 한정된 자금을 두고 문화 인력과 문화 교육에 지원할 것인가, 문화 관련 시설을 건설할 것인가 둘 중 하나만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현 정권은 절대로 후자를 선택한다. 복지에 있어서 보편적 복지가 아닌 선택적 복지를 추구하는 상황 역시 생태계의 허리를 빈약하게 만드는 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선택적 복지에는 여전히 차별이 존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보편적 복지가 이룩될 때 사회가 갖는 긴장도의 총량은 줄어들 것이다. 이 사회에서 무한경쟁으로 인해 국민들의 스트레스는 극에 달해가는데 이는 멀리 보았을 때 나라 차원에서도 좋지 않다. 그리고 이런 맥락에서 남녀노소가 문화를 삶에서 쉽게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절대 손해보는 일이 아닐 것이다.

 

교사라 그런지 저자가 대안 중 하나로 제시하는 '교육' 관련 내용이 많이 와 닿았다. 정권 초기부터 밀어붙였기에, 그리고 어쩌면 교육계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너무 얌전해서 당하고 말았는지도 모를 현 정권 교육과정개정 문제의 핵심에는 문화 관련 교과가 자리잡고 있다. (체육은 약간 비껴갔다고 하지만) 학습 부담을 경감 시키기 위해 한 학기에 배우는 과목을 줄이자는 차원에서 음악과 미술이 집중이수제의 대상이 되었다. 주요과목으로 여겨지는 과목들을 더 많이 가르치려는 꼼수는 문화 관련 과목을 물리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소홀히 여기게 만들어버렸다. 이에 반해 문화생태계를 탄탄, 건강하게 만들어서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이 책에서 저자가 제시하는 핵심적인 방안이 문화 관련 교육이다. 예를 들어 어려서부터 악기를 배우면 악기를 구입하게 되므로 낙원상가도 살고, 연주를 하려면 음악을 들어야 하기 때문에 음반 산업과 공연 산업도 산다는 것이다. 더불어 '뒤에서 5등에게 카메라를'이라는 소제목이 상징하듯 공부에 소질이 없는 학생들에게 연극, 영화, 애니메이션, 방송 관련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 역시 여러모로 유용한 아이디어인 것 같아보인다(실제로 좋은교사운동에서는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 중 뜻 있는 학생을 선발하여 뮤지컬 트레이닝을 받을 수 있도록 해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렇게 교육의 장을 마련하면 관련 분야 전공자들도 일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긴다.

 

책을 다 읽고 나니 각 세대가 무엇을 해야할지 윤곽이 잡힌다. 무엇보다 저자가 "88만원 세대"에서부터 꾸준히 이야기해오고 있는 기성세대의 이기심은 이 책에도 핵심적인 문제로 등장한다. 4, 50대 기성세대는 기득권을 내려놓고 20대가 배를 탈 자리를 마련해주어야 한다. 이렇게 불안정한 비정규직 체제를 유지하는 것은 지금의 20대가 기성세대가 되었을 때의 사회 안정성을 빼앗는 일이다. 그리고 30대는 예전의 연대 경험을 살려 콩가루 같은 성향의 20대들이 연대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어야 한다. 반값등록금 투쟁 때마다 트위터에서 보이는 30대들의 실질적인 조언과 지원들이 참 훈훈했다. 안정적인 기반이 없어 연대 투쟁하기 불안해하는 20대들이 힘을 얻을 만 하다. 문화로 먹고살고 싶은 20대들이 어떻게 해야할지가 가장 중요한데, 문화 영역에서 비정규직으로 있는 20대들은 연대하고 짱돌을 들어야 한다. 유기농 농수산물을 매매하는 것처럼 생협 같은 조직을 만들라는 것이다. 부당한 처우에 대해 목소리를 내야할 때 효과적으로 낼 수 있도록 말이다. 이를 통해 자신들이 문화로 먹고살 수 있는 안정적인 기반을 확보해야 한다.

 

이 책은 (저자가 자신 없는 미술을 제외하고) 문화 영역을 '방송', '책', '영화', '음악', 그리고 '스포츠'라는 다섯 분야로 나누어보고 있다. 요즘 수영에 심취해 있어서 그런지 스포츠를 문화에 넣은 점이 인상 깊었다. 스포츠를 다룬 분야를 읽고 나면 스포츠도 충분히 문화의 영역에 포함시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스포츠를 온 국민이 누릴 수 있는 생활체육, 사회체육, 스포츠복지(예방의학) 차원으로 격상시키라는 것이 저자의 대안이다. 스포츠가 일상화되면 사람들의 몸과 마음이 건강해질 것이기 때문에 현재에도 효과가 있지만, 멀리 보았을 때에도 병 걸린 이후의 사후 처방에 낭비되는 돈을 아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하고 싶어하는 스포츠가 '수영'이라는 조사결과와, '동네에 수영장을 많이 만들어달라고 요구하라'는 주장이 인상 깊었다. 특히 아직 직업이 없는 20대들이 피폐해지지 않도록 정책적인 지원을 통해 운동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면 삶에 대한 그들의 의지가 굳건해질 것이라는 주장에도 일리가 있어보인다. 이는 운동선수로 키워진 사람들이 사회체육을 통해 일자리를 얻을 수 있게 하는 차원에서도 유용한 대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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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의 역사 | 2011-10-06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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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추의 역사

움베르트 에코 저/오숙은 역
열린책들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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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호학 교수 에코의 박학다식한 통찰력으로 추를 계보학적으로 탐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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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마주칠 때마다 분량에 압도되어 선뜻 집어들지 못했던 움베르토 에코의 "미의 역사", "추의 역사" 시리즈. 최근에 읽은 "검은 미술관"에 참고자료로 올라와 있기에 숭고에 대한 언급이 있을까 싶어서 빌렸다. 역시 기호학 교수답게 라틴어 원문을 해석하여 나열하는 것에 대한 선호가 이 책에도 나타나는 것 같았다. 박학다식하고 통찰력 있다는 느낌이다. 에코는 추의 역사에 대해서는 연구도 많지 않고 해서 '문학' 분석을 중심으로 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인용된 문학을 다 읽기에는 마음에 여유가 없어서 건너뛰고 그림과 설명은 열심히 보았다. 책은 '추' 전반을 다루고 있는데, 현대 예술에서 부각된 숭고나 경이로운 것에 대해서만 다루기에는 범위가 너무 좁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숭고는 미에 넣어야 할지 추에 넣어야 할지 애매한데, 이 책의 한 장에서도 숭고를 다루고 있다. 종종 바로크, 마니에리스모, 낭만주의, 표현주의에 대한 언급에서도 숭고의 그림자를 엿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칸트, 괴테, 실러 이름도 종종 보인다.

""비극적 예술에 관하여(1792)"

슬프고, 끔찍하고, 심지어 무서운 것들까지도 우리에게 거부할 수 없는 유혹으로 다가온다는 것은 우리 본성의 일반적 현상이다. 우리는 고통스럽고 공포스러운 광경에 혐오를 느끼면서도 동시에 매혹된다... 처형장으로 향하는 죄수에게 얼마나 많은 군중들이 동반되는가! 이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것dms 정의에 대한 사랑에서 나온 쾌감도 아니요, 복수를 갈망하며 피를 바라는 비열한 취향도 아니다. 비참한 죄수는 심지어 구경꾼들에게 용서의 마음을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그의 구원을 위해 진실한 연민이 발휘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경꾼들을 움직이는 것은 어느 정도는 그의 고통의 표현을 보고 듣고자 하는 호기심 어린 열망이다...p. 220"

 

"칸트는 미를 숭고와 대비시키면서 수학적 숭고를 이야기했다("판단력비판", 1790). 수학적 숭고의 한 예가 별이 반짝이는 하늘의 광경이다. 여기서 우리는 우리가 보는 것이 우리의 감관 능력의 범위를 넘어선다는 인상을 갖게 되며 우리의 이성은, 감각으로는 도저히 포착할 수 없고 상상력이 직관을 통해서도 포괄할 수 없는 무한을 가정하도록 이끈다. 이어서 칸트는 역학적 숭고를 말하면서 폭풍우 치는 광경을 예로 드는데, 이때 정신은 무한한 힘의 인상으로 인해 동요를 일으키고 우리의 감각 속성들은 보잘것없게 느껴진다. 따라서 우리는 불안감을 느끼지만 이는 우리의 도덕적 위대함이란 감정으로 상쇄되며, 이에 대해서는 자연의 힘도 무기력하다. 실러는 "숭고에 대하여"에서, 숭고란 우리의 한계를 깨닫게 해주는 동시에 우리가 모든 한계에서 독립되어 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무엇이라고 보았다. 한편 헤겔은 숭고란 무한을 표현하려는 시도라고 생각했다(미학, 1836-1838). pp. 272, 276"

 

숭고 뿐만 아니라 추가 미에 대해서 갖는 의미 중 하나는 미의 부재를 통해 미가 존재함을 상기시킨다는 점일 것이다. 또는 그것들은 지금껏 제도권에서 인정받은 주류로서의 미에서 벗어난 타자이기에 부당하게 추한 것으로 규정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숭고에 대한 감수성을 키운다는 것은 편견을 넘어서서 제도권 밖, 나와 다른 타자가 가질 수 있는 아름다움을 인정할 줄 알게 된다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무서운 것을 즐기거나 일부러 찾아보는 성격은 아니라서 책을 읽기 시작할 때 좀 겁이 났다. 그런데 의외로 중세 그림은 사실적 재현보다는 내용에 치중하다보니 일러스트 느낌이라 귀엽기까지 했다. 그런데 현대미술로 올 수록 정말 현실에 있을 법한 리얼한 '생소함'에 무서운 작품들이 있었다. 결국 에코가 이 긴 긴 책을 쓴 것은 마지막 부분에서 이런 이야기를 하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싶다. 현대예술에서 추가 표현될 수밖에 없다면 그것은 현실이 추하기 때문이다.

 

"일상 속의 우리는 소름 끼치는 광경들로 둘러싸여 있다. 우리는 굶주려서 배만 퉁퉁 부은 채 해골처럼 말라서 죽어 가는 아이들의 사진을 본다. 여성들이 침략군 병사들에게 강간당하는 나라들을 보고, 사람들이 고문을 당하는 나라들을 보고, 그다지 멀지 않은 과거에 찍은, 가스실에서의 최후를 기다리는 또 다른 살아 있는 해골들의 사진들을 또 그만큼 계속해서 접하곤 한다. 우리는 고층 건물 폭발이나 항공기 폭발 사고로 갈가리 찢긴 주검들을 보고, 내일이면 혹시 우리 차례가 될지 모를 테러 속에서 살아간다. 우리 모두는 그런 것들이 도덕적으로뿐 아니라 물리적 감각으로도 <추하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으며, 그 이유가 그런 것들이 우리에게 불쾌감, 두려움, 혐오감을 일으키기 때문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 우리는 다양한 세기의 예술들이 왜 집요하게 추를 묘사했는지 그 이유를 이해할 수 있다. 예술의 목소리는 주변적일지 몰라도, 일부 형이상학자들의 낙관주의에도 불구하고 이 세계에는 냉엄하고 슬프게도 악한 어떤 것이 있음을, 그 목소리는 우리에게 상기시키려고 했던 것이다.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이 책 속의 수많은 글귀와 이미지들은 우리에게 추를 인간적 비극으로 이해하도록 권유하고 있다. pp. 431, 436-437"

 

책 읽는 내내 "춤추는 죽음"을 비롯한 진중권의 여러 책들, 최근에 읽은 "검은 미술관"이 생각났다. 여력이 되면 "미의 역사"도 읽고 싶은데, 언제나 가능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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