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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생각이 나서

황경신 저
소담출판사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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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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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보았을 때, 특정한 상황에서 누군가가 생각난다는 것은 사람을 때로는 행복하게도 만들고 때로는 괴롭게도 만든다. 짧은 글들 속에서 떠오르는 이런 저런 사람들 덕분에 만감이 교차했다. 날짜가 달려 있어 일기 같은 글을 읽다가 "생각이 나서"라면서 미소 지으며 누군가에게 문자를 날리게 될지도 모른다. 혹은 전할 수 없는 사람에게 전할 수 없는 말들이 마음 속에 가득 차서 괴로워질지도.

 

페이퍼에서 저자의 글을 읽을 때마다 그가 어떤 성격과 가치관의 소유자일지 상상해본다. 외모를 보아서는 수수하고 여려보이는데 마음은 강할 것 같은, 조용 조용히 다니지만 하고 싶은 것 다하면서 살 것 같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도 자주 등장하는, 그가 살고 싶어하는 삶의 방식이 있다. 타인을 귀찮게 하지 말자, 민폐 끼치지 말자, 적당히 거리를 두고 쿨하게, 상대방이 다가오면 받아주고 떠나가면 붙잡지 않는다. '너무 뜨겁게 마음을 주면 상처받을까봐 적당히'라는 느낌, 하지만 상대방을 쉽게 잊지는 않는다. 하루키 소설 속 '나' 같다. 공감된다.

 

또 저자의 글을 읽을 때마다 그림과 클래식이라는 소재, 아름다움과 숭고함 같은 낭만주의적인 세계관을 발견하곤 한다. 상상, 판타지, 이상주의적이라서 글의 분위기는 몽롱한데, 공유할 수 있는 소재들과 감정들을 가지고 글을 썼기에 매우 공감되곤 한다. 공감되어서 잘 읽어진다. 개인적으로는 짧은 글에 사진을 곁들인 여느 책들보다 나에게 잘 맞았다. 그리고 여러모로 허무한 요즘 읽어서 한 문장 한 문장이 더욱 공감되었던 것 같다. 시간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듯 덜 허무해질 것이라고 믿으며 살 수밖에 없는, 인간.     

 

077 그러니까 대체로

 

그러니까 대체로

문제를 해결하는 건 시간이다.

다시 말해

시간은 대체로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한다.

 

시간이 흐르면 대체로

기다리던 순간이 오고

기다리던 사람이 오고

기다리던 무엇이 온다.

 

시간이 흐르면 대체로

상처는 흐려지고 

마음은 아물고

아픈 기억은 지워진다.

 

시간이 흐르면 대체로

용서할 수 없었던 무엇을 용서하게도 되고

 

시간이 흐르면 대체로

참을 수 없었던 무엇을 참게도 되고

 

시간이 흐르면 대체로

가질 수 없는 것들을 포기하게도 되고

 

무엇보다

대체로

사랑을 다시 믿을 수도 있게 된다...(116-117쪽)

 

개인적으로 공감되는 문장이 많아 읽으면서 트위터에도 공유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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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산공동체학교: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 2011-11-27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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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변산공동체학교

윤구병,김미선 공저
보리 | 2008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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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산공동체학교의 어제와 오늘을 가감없이 바라보고 미래를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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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생각지 못하게 윤구병선생님의 인문학 특강을 만났다. 책 추첨 이벤트에 당첨되어 손수 사인해주신 이 책을 선물받았다. 사인해주시면서 "변산에 한 번 놀러오세요."라고 말씀하셨던 게 어떤 의미였는지 책을 읽으면서 알았다. 그날 윤구병선생님을 만나지 않고 이 책을 읽었다면 또 다른 느낌이었을 것 같다. 수더분함과 열정이 공존하던 선생님. 아이들이, 마을 사람들이 왜 선생님을 그렇게 대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사실 변산공동체학교는 우리가 통상 생각하는 '대안학교' 같은 좁은 개념이 아니다. 책에는 '마을 공동체', '밥상 공동체'라는 말도 등장하는데, 그것 자체가 변산공동체학교를 가리킨다. 한 마을이 공동체가 되어 남녀노소가 '1. 스스로 앞가림할 줄 아는 사람, 2. 함께 어울려 사는 사람'으로 자랄 수 있도록 한다는 의미에서 이 마을 전체가 학교이다. 귀농 열풍에 이어 요즘에는 서울이나 수도권에서도 공동체 마을을 만드는 것이 유행처럼 되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그러한 마을들과 차원이 다르게 변산공동체학교는 굉장히 짙은 그들만의 색깔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보였다.

 

지금까지 도시에서 벗어나 몸으로 사는 자연에서의 삶, 자유로운 삶에 대해서 얼마나 추상적으로 생각했는지 돌아보게 된다. 거리를 두고 보면 좋아보이지만, 실제로 살아내기에는 쉽지 않아보였다. 게다가 도시에서 태어나 도시 생활에만 익숙한 우리에게는 더욱. 그런 의미에서 거기에 사는 학생들이 대단해보였다. 일하기 귀찮아하기도 하고 힘들어하기도 하지만, 또 또래 친구들이 별로 없다는 것에 대해 상당히 아쉬워하기도 하지만 자기 입에 들어갈 것을 자기 손으로 책임질 수 있는 사람들인 것 같아보였기 때문이다. 변산에서 산살림, 들살림, 갯살림을 배운 그들은 어디에 내놓아도 생존할 수 있는 단단함을 가진 것 같다.

 

나는 사람을 만나거나 몸으로 하는 것을 잘 못하는 사람이기에, 뜨끔했던 부분이 있다. 국어 교육에서는 읽기, 쓰기 교육보다 듣기, 말하기 교육이 훨씬 중요하다는 윤구병선생님의 주장이었다. 듣기를 잘하는 사람은 타인과 함께 한다. "들을 줄 모르는 사람은 말할 수도 없습니다(55쪽)." 반면 읽기와 쓰기를 듣기, 말하기보다 좋아하는 사람은 사람보다 텍스트를 만나는 것을 더 편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다.

"글의 기본 꼴은 혼자 익혀 간직하는 것입니다. 글에는 소리가 없습니다. 높낮이나 길고 짧은 소리로 드러나는 억양도 없습니다. 귀를 닫아야만, 관계를 끊고 혼자 있을 때만 글자가 들어옵니다.

어린 시절, 아이들이 한창 뛰어놀고 춤추고 노래하고 짓까불고 재잘거려야 할 때, 그 아이를 책상머리에 격리시켜 놓고 시각 언어인 글을 가르치고, 아직 굳지도 않은 고사리 손에 딱딱한 연필을 쥐어 주고 글자를 그리도록 하는 것은 그 아이를 농아로, 자폐아로 만들고, 손을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하게 해서 불구로 만드는 짓입니다(53쪽)." 

 

제도권 학교에서 근무했고, 인기 좋은 대안학교들을 견학하곤 했다. 공교육의 아쉬운 점을 생각하며 대안학교의 좋은 점들을 부러워하기에 충분한 견학이었다. 그런데 이 책은 다른 대안학교들에 비해 너무 솔직하다. 교육과정의 부족한 점, 일과 교육을 병행해야 했던 교사들의 어려움, 아이들의 다양한 불만들을 가감없이 보여준다. 특히 모둠일기에서 아이들은 투덜거리고 윤구병선생님은 아이들을 달래기도 하고 혼내기도 하는 모습을 보면서, 당사자들은 괴로웠겠지만 구경하는 사람은 미소가 지어졌다. 책은 변산공동체학교의 어제와 오늘을 최대한 객관적인 입장에서 보고자 하는 느낌이다. 그래야 미래도 그려볼 수 있을 것이다. 책이 2008년에 출간되었는데, 그때는 마을에 살지 않는 외부 학생들을 받기 시작하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책에 써 있다. 지금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지 궁금하다.

 

이 책의 모든 글들 중 가장 멋있었던 생각이다. 이 내용은 공동체에서 생활하면서 네 아이를 변산공동체학교에 보내고 있는 학부모 박형진 씨의 이야기이다. 도시인들은 과감하게 선택하기 어려워하기에 더 멋있어보이는 그런 삶이다.

"제도권 학교는 보내기 싫습디다. 돈도 없을 뿐더러 돈 있다고 해도 보낼 생각은 없어요. 중학교 때부터 대학교 들어갈 때까지 제도권 학교에서 교육하는 것을 보면 사람이 제구실을 하게끔,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행복하게끔 도와주는 교육이 아니에요. 지금 교육 제도는 경쟁에서 이겨야 살아남고 대학도 가는데 그게 심하게 이야기하면 남을 죽이기 위한 교육 아닙니까. 학교를 많이 다닌 사람들을 봐도 뭐 다른 것 같지 않습디다. 전공이 나뉘어 있어 그것만은 잘 알지 몰라도 우리 삶에 필요한 여러 가지를 통합하는 힘은 공부를 많이 할수록 떨어집디다. 그리고 인간관계도 멀어지고 사회를 위해 일하는 것도 아닌 것 같더라고요. 그런 교육을 왜 돈 주고 해야 합니까? 솔직히 아침 일찍 일어나서 하루 종일 학교에 붙잡혀 있다고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이 뭐가 있습니까. 학교라는 것이 공부 못하는 사람 중심이 아니라 잘하는 사람 중심으로 대학 보내려고 기를 쓰는 데 아닙니까. 공부를 아주 잘해서 대학 갈 거 아니면 3년 동안 들러리 서 주다 말 거 아닙니까. 아루에게 그랬어요. 학교를 그만두는 것은 오히려 너에게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이것을 기회라 생각하고 하고 싶은 것 찾아서 열심히 해 보라고 했어요.(134-135쪽)"

 

어쩌면 덴마크에서 보았던 자유학교의 한국 버전이 풀무학교나 변산공동체학교일 것이다. 미국의 프리스쿨과도 비교를 해보게 된다. 대안학교의 장점이 '다양성'임을 생각하면, 이런 학교가 더 많아져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더불어 변산공동체학교는 먹고 입고 자는 돈이 덜 든다고는 하지만 학교 운영을 위해서는 '재정'에 대한 문제가 항상 따라다닐 것이다. 정부가 교육과정 운영의 자율성을 보장해주면서 지원해주는 형태이든, 또 다른 형태이든 돈 문제가 학교를 어렵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교실에서 아이들이 풀이 죽거나 어두운 얼굴을 하고 앉아 있을 때 선생님들이 가장 먼저 스스로 물어야 할 질문은 '내가 지금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있는 것이 이 아이들이 살아가는 데 정말 쓸모 있는 것일까?' 하는 것입니다. 정말 쓸모 있는 정보는 따로 가르치려고 애쓰지 않아도 아이들 쪽에서 먼저 배우려고 덤벼듭니다. 왜냐하면 그러한 정보는 살아남는 데 중요한 방편이기도 하지만 기쁨의 원천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만드는 문화'에는 과거만 반영되기 때문입니다. '만드는 문화'의 유산은 대부분 머지 않은 미래에 쓰레기더미로 바뀌고 맙니다... 살아 숨 쉬는 생명체만이 미래로 이어지는 유일한 통로입니다. 이 '기르는 문화'만이 우리 아이들을 건강한 세상으로 안내할 수 있습니다(72-7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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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미래: 소멸과 진화의 갈림길에서 책의 운명을 말하다 | 2011-11-27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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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책의 미래

로버트 단턴 저/성동규,고은주,김승완 공역
교보문고 | 2011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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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대학살을 막고 종이책과 전자책이 공존해야할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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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켄드 성실상으로 받은 도서, 저자 이름이 낯익다 싶더니 "고양이 대학살"의 그 로버트 단턴이다!! 어찌나 반갑던지. 그래서 내가 이 책에 제목을 붙였다면 "종이 대학살"이나 "책 대학살"이라고 붙였을 것 같다. 원제는 "The Case for books". 이 책은 저자가 책에 대해 썼던 소논문들을 비슷한 주제를 다룬 것들끼리 묶은 것인데, 책의 '현재', '미래', '과거'라는 순서로 책을 구성한 데에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궁금했다. 그리고 인문학계에서 책과 관련하여 학제간 의사소통이 절실함을 이미 1982년에 주장했던 글이 실려있어서 인상깊었다.

 

서양 근대 미시사를 이야기로 풀어내는데 탁월한 재능을 보여주었던 그다. 이 책에서도 책의 과거에 대해 미시사적으로 접근하기도 하고, 현재에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보여주기도 하며, 미래를 추측해보기도 한다. 여러모로 "고양이 대학살"이 떠오르는 '과거' 부분에서는 저자가 책을 쓰고, 그 책을 제작, 유통, 판매하며, 그것이 독자에게 읽히기까지의 과정과 의미를 보여준다. 이를 통해 책과 관련된 그 모든 분야가 함께 의사소통해야 인문학을 더욱 풍성하게 연구할 수 있을 것임을 주장한다. 아무래도 저자의 전문분야이다보니 세 부분 중 '과거'를 다룬 부분이 제일 재미있었다. 특히 인쇄술은 발달하고 있었지만 교통통신 사정이 좋지 않았으며 사상통제가 강했던 시대에 책이 제작, 유통되는 과정과 책과 관련된 사람들 사이에 일어났던 상호작용 양상을 엿볼 수 있다. 볼테르의 책을 '삼십부나(p. 270)' 선주문했다던 서적상 이야기를 읽을 때, 처음에는 '겨우 30부에 '나'를 붙이다니'라는 생각이 들었으나, 눈물 겨운 유통 과정을 보면서 수긍할 수 있었다.

 

또한 그는 역사학자답게 종이 텍스트를 보존하는 일의 중요성을 주장한다. 종이신문이 낡고 있으니 그 텍스트를 보존하려면 마이크로필름으로 변환해야한다는 실험과 주장에 따라, 도서관 사서들은 그것들을 변환한다. 여기까지는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종이신문은 보관하기 어렵고 사서들에게는 도서관에서 텍스트들을 보관할 공간을 확보하는 문제가 절실하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종이 신문 불태우기, 즉 '종이 대학살'이 일어났다고 주장한다(이 내용은 저자의 주장이라기 보다는 베이커의 글을 토대로 한 것이다). 하지만 마이크로필름 역시 텍스트가 손실될 위험이 있으므로 둘 다를 보존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책 또한 일종의 예술이다. 미와 예술이 가진 객관성에 대해 생각하고 있기에 독자가 어떤 감정을 느낄지에 대해 텍스트가 기여하는 바에 대해 이야기한 다음 부분이 인상깊었다. 특히 책의 디자인이나 활자조판과 같이 책의 외관이 독서에 미치는 영향을 부각시킨 점은 저자가 책의 내용 뿐 아니라 형식적 특성까지 고민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더불어 저자 특유의 스토리텔링으로 그 시대 지식인들과 우리의 세계관이나 가치관이 다르기에 독서도 다를 수 있었음을 보여주는 부분이 재미있었다. 다소 길지만 옮겨둔다.

"비평가들은 문학사에 대해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으면서, 텍스트가 독자의 감수성에 호소해온 방식은 언제나 똑같았다고 쉽게 믿어버리는 것 같다. 하지만 17세기 영국 중산층은 20세기 미국인 교수와는 다른 정신세계 속에서 살았다. 독서도 시간에 따라 변했다. 독서는 간혹 큰소리로 그리고 여러 명이 함께 하기도 했으며, 또는 은밀히 그리고 오늘날 우리가 상상하지도 못할 정도로 격렬하게 행해지기도 했다...

하지만 독자가 아무리 적극적이라 해도, 독자의 반응을 형성하는 건 텍스트다. 발터 옹이 지적했듯, "캔터베리 이야기"와 "누구를 위해 종은 울리나"의 도입부에서는 하나의 틀이 생성되면서 독자도 그 속에서 한 역할을 떠맡게 된다. 독자는 성지순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든, 스페인 내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없이 그 역할을 거부할 수 없다. 사실 텍스트가 의미를 전달하는 방식은 문체와 문장 구성만이 아니라 활자조판에 의해서도 결정된다. 매켄지가 보여준 바와 같이, 초기 사절판에서는 외설스럽고 방종했던 콩그리브의 작품들이 1710년 "전집"이 출간되면서 품위 있는 신고전주의 작품으로 변모하게 된 것은 외설스러운 부분을 삭제했기 때문이라기보다는 책의 디자인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그러니 독서의 역사를 기술할 때에는 텍스트에 대한 독자의 자유만이 아니라 독자에 대한 텍스트의 구속에 대해서도 다루어야 할 것이다. 그러한 두 경향 사이의 긴장은 인간이 책과 마주할 때면 언제나 존재해왔다."(pp. 292-293) 

 

'현재' 부분에서는 특히 전자책이라는 매체를 다룬다. 인터넷을 비롯하여 이북 리더기나 태블릿 pc처럼 종이책 이외의 방법으로 텍스트를 읽을 수 있는 다양한 도구들이 등장하면서 책의 위상은 어떻게 되어가는지 살펴본다. 그가 종이책의 미래를 암울하게 보는 것만은 아니다. 학자인 그는 '구텐베르크-e'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학술논문들이 학자들 사이에서 합리적으로, 그리고 편리하게 공유될 수 있도록 연구물을 전자출판하는 실험을 해보았다. 이렇게 그는 세태의 변화에 맞추어 우리가 가진 도구들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종이책과 전자책이 적절하게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한다.

 

'미래' 부분에서는 '구글'의 책서비스와 관련된 책의 저작권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거대기업 구글이 뒤에서 먼 미래의 경제적 이익까지 내다보고 이런 저런 기반을 닦는 무서운 프로젝트는 이미 "생각조종자들"의 필터링 기술을 통해 읽은 바 있다. 여기에서는 그러한 꼼수의 책 버전을 만날 수 있다. 구글은 수많은 책을 인터넷에서 볼 수 있도록 변환하는 작업과 각종 저작권 소송을 당하는 일을 마다하지 않는다. 구글 같은 거대기업의 이러한 작업은 경쟁자가 없는 독점을 향해 가고 있는데, 정부에서 어떠한 규제를 가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인터넷에서 절판된 도서나 희귀한 도서를 읽고 싶을 때 저작권을 독점한 구글에 많은 돈을 지불해야 할 것이다. 또한 저작권 소송 자체는 구글이 인터넷에서 도서검색 서비스를 하는 거의 유일한 기업이 될 것이라는 정당성을 부여해준다. 구글이 저자들에게 저작권료를 지급한다는 것은 곧 구글만이 인터넷에서 검색될 책들에 대한 저작권을 갖게 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책과 관련하여 구글이 하고 있는 일들을 간과한다면 앞으로 우리의 독서 생활이 암울해질 수도 있다.

 

책과 너무나도 밀접한 관계에 있다고 할 수 있는 교보문고에서 출간한 이 책을, 책 읽기를 좋아한다고 생각하며 앞으로도 (종이책과 전자책을 비롯한)책을 읽을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 쯤 읽어두는 것이 좋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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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렌즈 위드 베네핏 | 영화 2011-11-27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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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프렌즈 위드 베네핏

윌 글럭
미국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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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뭐 미국 홍보 영화도 아니고, 전형적인 미국 로맨틱 코미디......의 야한 버전;;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못봤는데, 이 영화 중간 중간에 나오는 영화가 그 영화인 듯??

 

"맘마미아" 모티프나 알츠하이머 같은 소재는 좀 식상하지 않은가 말이다.

 

협찬사들 덕분에 뭔가 세련되어 보이기는 하지만 거기까지인듯.  

 

남자 주인공이 왜 이렇게 노래를 부르나 했더니 그가 바로 저스틴 팀버레이크란다.

 

무대에서는 멋있다고 하던데... 요즘 부쩍 연기도 한다고...

 

하여간 전체적으로 이것이 바로 킬링 타임용 영화임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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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 | 영화 2011-11-24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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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여행자

우니 르콩트
한국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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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에 나온 그 아이 김새론양이 호연했다던 이 영화.

'여행'을 다루고 있으리라 기대했건만 제목 속 여행은 좀 더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

어쨌든 진희는 비행기를 타고 파리로 가지만, 그런 여행을 말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저 프랑스인 감독은 왜 하필 70년대 우리나라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었을

보육원과 해외입양을 영화의 소재로 선택했을까??

주인공은 여행 가자고 거짓말하고 아버지가 자신을 보육원에 버리고 갔다는 사실을

쉽게 인정하지 못한다.

아버지를 기다리는 동안 새도 죽고, 다리 저는 언니도 가정부가 되어 떠나고,

함께 가자던 언니도 입양되어 떠나고, 남겨진 아줌마는 이불을 털면서 남몰래 눈물 흘릴 뿐이다.

영화의 배경인 보육원은 아이들이 영원히 머무를 수는 없는 곳,

아이들을 잠시 맡았다가 다른 곳으로 보내는 역할을 하는 곳이기에

거기에 있는 아이들은 생활, 일상, 삶이 아닌 여행을 하고 있을 뿐임을 감독은 말하고 싶었는지도.

 

여행은 그것이 행복했던 것이었든 고통스러운 것이었든 사람을 자라게 한다.

이 여행도 주인공을 어떤 의미에서든 자라게 했을 테지만, 너무 우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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