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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릿 GRIT: 잠재력을 실력으로, 실력을 성적으로, 결과로 증명하는 공부법 | 2013-12-22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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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그릿 GRIT

김주환 저
쌤앤파커스 | 2013년 11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잘'이 아닌 '열심히' 할 수 있는 방법, 자기동기력과 자기조절력 키우는 방법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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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IT 그릿: 투지, 기개, 근성, 끝까지 해내는 힘

 

내가 학생일 때 EBS의 모토는 "배우는 기쁨, 희망찬 내일"이었다. 요즘 좋은교사운동에서 추구하는 방향과도 비슷하다. 원래 공부는 다른 것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무엇을 새롭게 알게 되는 그 자체로 즐거워서 해야하는 것 아닌가. 모두가 알다시피 지금 대부분의 학생들은 공부에 대해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배우는 게 기쁘면 행복한 내일은 저절로 따라오는 것 같다. 인간은 평생 배우면서 살아야하는데 어려서부터 공부에 질리면 평생 괴로울 수 있다.

 

이 책은 크게는 인간이 성취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기 위해 작게는 공부를 끝까지 해내는 끈기를 기르는 법에 대해 알려주고 있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공부를 '열심히' 할 수 있는 마음의 근육과 몸의 훈련을 갖춘 사람이라면 어른이 되어 무엇을 하더라도 열심히 끝까지 해낼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열심히vs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열심히'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라 아이들에게도 항상 '열심히'를 추구하라고 이야기했었는데, 올해 우리반 아이들 성적이 너무 안 나와서 때로는 '잘'도 추구하라고 말해야하나 한창 고민하고 있던 차에 여전히 '열심히'가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강력하게 주장하는 책을 만나 다시 힘을 얻었다. 올해 나와 함께 '열심히'를 연습한 우리 아이들이 지금은 당장 효과를 얻지 못했어도 앞으로 대기만성하며 뿌듯한 성취를 이룰 수 있으리라 믿는다. 최근 EBS 다큐 "학교란 무엇인가- 칭찬의 역효과"에도 나왔고 이 책에도 나온 이야기인데 칭찬을 할 때 "열심히 했구나"와 "똑똑하구나, 잘했구나" 중에 후자는 학생에게 독이라고 한다. 똑똑해서 결과가 잘나왔다고 믿어버리면 앞으로 열심히 하지 않게 된다. 아이들에게도 둘 중 어떤 칭찬이 더 좋냐고 물었을 때 전자가 더 좋다고 이야기했다.  

 

언젠가 꼭 읽어보고 싶었던 "회복탄력성"의 저자가 이번에는 자신의 딸 이야기를 실제 사례로 들어 공부하는 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쌤앤파커스에서 생각이 착하면서도 레이아웃도 세련된 책을 자주 출간하기에 좋아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신간이 나왔는데 내게 필요한 책일 것 같다며 보내주셨다. 문체가 어렵지 않고 관심 분야이며 학교 현장에서 고민하는 부분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지라 너무 재미있게 금방 읽을 수 있었다. 곧 중3 올라가는 아이들에게도 책을 소개해주고 있고 학급문고에 비치하려고 한다. 착하고 오래 가는 공부 방법을 알려주는 좋은 책이다. 공부를 위해 똑똑한 머리보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잘 관리해서 그릿을 갖춘 건강한 몸과 마음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책이다.

 

책의 핵심 메시지를 요약하자면 그릿을 갖기 위해서는 '자기동기력'과 '자기조졀력'이 필요하다. 자기동기력은 공부에 대한 자율적인 동기 부여이다. 엄마나 선생님이 강압적으로 공부를 시키는 행위는 최악이다. 저자는 차라리 아이에게 무엇을 하려 하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고 한다. 공부에 대한 긍정적 태도가 있어야 앞으로 공부를 즐겁게 하며 살 수 있다. 자기조절력은 참으면서 끈기 있게 공부하는 힘이다. 마시멜로 실험처럼 조금 참아서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이해하고 계획 세운 만큼 공부한 후 쉴 수 있는 습관이다. 자신에 대한 사랑과 존중이 긍정적 태도를 불러오고, 자기조절력이 생겨난다. 이 부분에서 '뇌' 이야기를 많이 해서 반가웠고 납득이 잘 되었다. 특히 도덕 교육에서 전두엽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여러 책에서 주장하고 있기에 아래 내용이 인상 깊었다. 뇌 과학을 다룬 책들 중 저자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부분을 잘 모아서 정리해주었다.

"전두엽의 기능이 무력화되면 공부에 집중을 못하는 정도가 아니라, 폭력적 행동을 저지를 우려마저 높아진다. 스스로 분노나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이 매우 약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범죄자 중에는 전두엽 손상자가 상당수 있으며, 미국의 경우 살인범의 25%는 사고나 질병에 의해 전두엽이 손상된 사람이라는 연구결과도 있다. 어떤 연쇄살인범은 여섯 살 때 심한 교통사고를 당해 전두엽이 크게 손상되었다는 사실이 나중에 밝혀지기도 했다. 이러한 범죄자들은 자신의 행동이 잘못된 것이고 불법이라는 사실은 잘 안다. 그럼에도 자신의 행동이나 충동을 통제하지 못한다. 규칙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규칙을 따를 능력을 상실한 것이다.

사람의 뇌에는 여러 부위가 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늦게 완성되는 것이 바로 전두엽이다. 전두엽의 성장이 완성되는 것은 만 25세 전후다. 만 25세 이하의 젊은이들은 두뇌적으로는 아직 미성년자이며, 전두엽이 변연계를 충분히 통제하지 못하는 나이다. '질풍노도의 청년기'라는 말의 참뜻은, 아직 뇌가 미성숙해서 감정에 잘 휘둘리며 이성적 판단을 제대로 못한다는 것이다. 전두엽은 가장 늦게 완성되기 때문에 유전적인 영향을 가장 덜 받으며, 동시에 환경적 요소인 교육과 훈련으로부터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 부위이기도 하다. 따라서 청소년기부터 전두엽의 자기조졀력을 강화하는 것은 교육의 핵심과제가 되어야 한다." 162-163쪽.

 

굳이 도덕 교육 이야기를 꺼내지 않더라도 전두엽의 역할은 한 인간이 성취하기 위해서도 굉장히 중요하다. 전에 읽은 한 책에서는 전전두엽을 몸에서 'CEO' 역할을 하는 부위로 규정했다. 전두엽이 건강하고 잘 발달한 사람은 계획을 세워 자신의 행동을 통제하며 실천으로 연결하는 능력, 지금 여기에서 필요한 행동에 무엇인지 지혜롭게 판단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저자의 딸 선유가 부록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큰 계획부터 시간 단위로 쪼갠 계획까지 구체적이고 디테일하게 계획을 세워 실천하는 모습은 이를 입증한다.

 

그리고 그 계획표를 보며 내가 고3, 임고, 논문을 쓸 때 세웠던 계획이 떠올랐다. 시간 단위로 계획을 세우고 실제로 공부한 시간을 색연필로 칠하면서 계획 달성 여부를 확인했다. 그리고 선유가 그랬던 것처럼 다시 하면 이만큼 열심히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후회 없이 열심히 했던 것 같다. 그 지점이 굉장히 중요한 것 같다. 멍하게 긴 시간 앉아만 있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동기부여해서 공부할 내용을 선택하고 계획을 달성하는 공부 습관을 가진 사람은, 성적이 안 나왔다고 해서 타인이나 상황을 탓할 수 없다. 결과가 어떻든 최선을 다했으므로 후회하지 않는다. 

 

학생들에게도 좋지만 부모님들도 제발 꼭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다. 학교에 있다보면 '이 친구는 정말 공부와는 맞지 않는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공부를 시키고 있으면서도 그 학생을 고문하고 괴롭게 하고 있는 느낌이 들어 상당히 미안하다. 저자가 이야기하고 있듯 그런 학생들에게는 그 학생만이 잘할 수 있고 성취할 수 있는 삶의 방향이 따로 있을 것이다. 무조건 고등학교와 대학교에 진학해야한다고 강요하는 게 아니라, 그 지점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피차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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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민의 잊지 못할 비행 | 2013-12-21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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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무민의 잊지 못할 비행

토베 얀손 글,그림/이지영 역
어린이작가정신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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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상상, 모험이 꼭 등장하는, 읽어도 읽어도 재미있는 무민 이야기. 여행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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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민을 보면 2011년 겨울에 갔던 핀란드의 공기가 꼭 생각난다. 내향적이고 무뚝뚝해보이지만 엄청나게 성실하고 정직하던 핀란드 사람들도. 핀란드 사람 토베 얀손이 만들어낸 무민은 그런 핀란드와 핀란드 사람들을 많이 닮았을 테다.

 

무민 이야기에는 가족, 상상, 모험이 꼭 등장한다. "집 나가면 개고생"이라는 말이 생각나는 여행이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여행은 가도가도 또 가고 싶은 매력이 있다. 모험하는 동안 역경을 만나지만 누군가의 따뜻한 도움으로 극복하고 일상으로 돌아와 한숨 돌리고 행복해하며 마무리 되는 이야기. 열기구를 타고 비행하는 이번 이야기도 그랬다. 이번 이야기에서는 자신이 어렸을 때 했던 모험을 떠올리며 아이들과 함께 열기구를 타고 모험을 떠나줄 줄 아는 "아빠 어디가?" 무민 아버지가 멋있었다. 역경이 왔을 때 초조해하지 않고 "자, 밥을 먹자. 그러면 기분이 좀 나아질 거야."라고 차분하게 말해줄 수 있는 그의 연륜과 여유도 부러웠다. 정말이지 이번 에피소드의 명대사다. 

 

유아용 그림책이라 스티커가 선물로 들어있다. 매우 어렸을 때부터 이런 아름답고 스릴 있는 동화를 읽으며 자랄 아이들은 얼마나 좋을까. 아무리 읽어도 질리지 않을 무민 시리즈를 더 찾아 읽고 싶어졌다. 이번에 작가정신에서 나온 시리즈가 총 13권이던데... 언젠가 구해 읽을 기회가 있으려나. 아무튼 서평단 신청할 때 약속한 대로 이제 이 책을 우리반 학급문고 책장에 꽂아두어야겠다.

 

지금까지 읽은 무민 시리즈:

"무민 골짜기에 나타난 혜성: 즐거운 무민 가족" http://minihp.cyworld.com/20966544/284623527
"마법사의 모자와 무민: 즐거운 무민 가족" http://minihp.cyworld.com/20966544/284630641
"무민의 특별한 보물: 무민 그림동화-01(ebook)" http://minihp.cyworld.com/20966544/285317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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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향전: 한국고전문학읽기-2 | 2013-12-21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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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춘향전

고진하 글/이수진 그림
주니어김영사 | 2012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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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니 새롭게 읽히는 전래동화 춘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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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학교에서는 아침독서, 5분독서가 유행하기 시작하던 때라 윤독이 막 제도화 되고 있었는데, 이번 학교에서는 전 교감선생님이 독서를 중요하게 생각하셔서 아침 시간 윤독을 완전히 제도화하셨다. 우리학교에서 마음에 드는 교육과정 중 하나다. 아침에 녀석들과 같은 책을 읽는 그 시간이 참 좋았다. 학교생활기록부에 독서상황을 적어주느라 윤독 독후감을 하나 하나 읽는데 같은 책을 읽고도 이렇게 다양하게 느끼는구나 싶어서 너무 재미있었다. 그리고 2-2가 2013학년도 3월 초에 만났을 때보다 책을 이해하는 능력이나 독후감의 수준이 훨씬 높아진 듯 느껴져 참 좋았다.

 

참 잘 안다고 생각했던 전래동화 "춘향전"이지만 이렇게 읽으니 새롭게 보이는 면이 있었고, 아이들의 독후감을 읽으며 배운 점도 많다. 물론 조선시대(책에는 숙종 때였다고 나와있음)에는 수명이 짧았기에 이팔청춘이라 부르던 16세는 지금의 16살보다 훨씬 어른 취급을 받았겠다. 그래도 이 이야기 속에 담긴 자유연애사상, 공권력(?)의 부당한 권력 남용에 대한 반항,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하고 내 삶을 만들어나가기 시작하는 시기라 생기는 고집처럼 그들이 의분에 불타는 질풍노도 '청춘'이었겠다는 생각을 한다.그렇게 맞으면서도 부당한 상황에 대해 당당하게 말하며 싸웠던 춘향의 모습을 보며 사춘기 아이들은 공감하고 있었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는데 3년이나 떨어져 있으면서도 정절을 지켰던 춘향과 몽룡이 신기하다고 이야기하는 아이들도 많았다. 어떻게 그렇게 사랑하는 사람을 딱 만나서 '백년가약'을 맺을 수 있었던지, 조선시대에 신분이 맞지 않는 남녀가 하룻밤 만에 결혼을 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궁금해했다. 아무리 부모님이 반대해도 그렇지 사랑하는 여자를 두고 과거를 보러 멀리 떠나버리다니, 하고 몽룡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보는 여학생들이 많았다. '권선징악' 찬스를 쓴 결말에서의 반전과 해피엔딩에 대해서는 마치 드라마를 보는 듯 통쾌했다는 의견이 많았고, 뻔한 결말이 유치하면서도 좋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자본 빵빵 책 잘 만드는 김영사에서 초 5-6 고학년 어린이들을 위해 만든 책이라 중2 녀석들에게는 다소 쉬웠는지 금방 읽어버렸다. 특히 삽화가 인상 깊었는데, 자신을 두고 과거를 보러 떠난다는 몽룡을 보내면서 앙칼지게 떼를 쓰는 춘향의 모습이 솔직하게 감정을 표현하는 지금의 사춘기 소년 소녀들의 모습을 보는 듯해 공감이 되었다. 삽화만 보고 있으면 정절을 지키는 다소곳한 춘향이 아니라 요염하고 까칠해서 매력적인 새로운 춘향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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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인 | 영화 2013-12-21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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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변호인

양우석
한국 | 2013년 12월

영화     구매하기

이번 시즌 꼭 봐야할 영화, 두 번 세 번 봐야할 영화!!

모두들 연기를 참 잘해서 진정성이 느껴졌고, 잘 만든 영화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부림사건을 모티프로 만들었다는 "변호인"은

과연 그분을 계속 떠올리게 했다.

의를 위해 싸울 줄 아는 엄청 멋있는 분을 지켜드리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영화를 다 본 후에도 계속 여운으로 남았다.

 

2학년 도덕 교과서(디딤돌)에 분단 상황의 어려움 중 하나로

남이나 북이나 분단 상황을 이용해

인권 침해를 했던 역사가 있다는 문장이 나온다.

나는 동백림 사건을 소개했는데

부림사건도 어처구니 없고 황당하기 이를 데 없는 사건인 듯...

 

"역사란 무엇인가"가 불온 서적이라 주장하며 짜맞추기 고문 수사를 통해

평범한 대학생들을 어떻게 '빨갱이'로 '만들어 내는'지의 과정을

낱낱이 보여준다.

경찰이 고문 수사를 하고도 아니라고 발뺌하거나

불온서적 리스트를 억지로 만들어내는 장면이 참 낯설지 않다.

국보법을 기반으로 한 수사와 재판의 부당함에는 동의하면서도

이 사건에 대해 싸우려는 의지의 스펙트럼도 매우 다양해서

여러 변호인 중 송우석 변호사 거의 혼자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타이밍에 나타나 주는 도움의 손길에 통쾌했고

송우석 변호사가 혼자가 아님을 보여주는 마지막 장면은 정말 뭉클했다. 

반면 가장 괴롭고 힘들었던 건 '원망'이었다던 박진우의 말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나 혼자 당하는 일이라면 고문하는 쪽이 나쁘다고 생각하며 끝까지 싸울 수 있었을 텐데

모진 고문에 친구를 팔며 거짓 조서를 만들어내야하는 상황에서,

내가 거짓말을 하면 친구쪽에서 좀 더 거짓말이 보태어져서 돌아오는 그 상황이 참 힘들었을 것 같다.

 

옳은 일에 대해서는 내가 가진 무엇인가를 잃어버릴 각오를 하고라도

송우석 변호사처럼 올곧게 싸우지 않으면 안 된다,

'좋은 게 좋은 거',

'우리는 힘이 없어서 지금은 싸워도 승산이 없으니 포기하자'는 주변의 말은

아마도 고문하는 경찰이나 국보법을 들이대는 검사들의 말과 행동보다 

훨씬 무섭고 힘 빠지게 하는 말일 테다.

우리는 땅에 숨어 있다가 고개를 내미는 두더지처럼

용기와 의지를 내어 고개를 들고 서로를 확인해야 한다.

혼자가 아님을,

지금은 효과가 미미해 보여도

함께 꾸준히 싸우면 조금씩 나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믿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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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모한 교사들: 송인수전대표가들려주는좋은교사운동13년,그뜨겁고생생한이야기! | 2013-12-15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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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무모한 교사들

송인수 저
좋은교사(잡지) | 2012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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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사연합 좋은교사운동을 세운 무모한 교사들의 고민과 땀과 노력의 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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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훈선배 카스에 송인수선생님 멋있다고 자꾸 댓글을 남겼더니 송인수선생님 참 좋아하나보다고 말씀하셨다. 기독교사대회 때 멀리서만 뵙다가 교육정책 아카데미에서 코앞에서 강의를 듣고 있으려니 감격스러웠던 게 사실이다. 이 책 읽기 전에 강의를 들어서 책에 써 있는 내용을 자꾸 질문했기에 이제와 참 죄송하다. 내 질문에 선생님께서 "책에 다 써 있다"고 말씀하셨다. ^^;; 그날 했던 질문에 대한 답을 책을 읽으면서 명쾌하게 다 들은 기분이다. 읽고 나서 강의를 들었으면 더 좋았을 듯하다. 함께 읽은 "나와라! 교육대통령"과 가치관이나 방향성이 일맥 상통하기에 내가 몸 담은 단체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움직였는지 깊이 있게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선생님을 뵙고 책을 읽으면서, 이상을 추구하면서도 지금 여기에서 무엇이 필요한지 잡아내는 감이 뛰어난 전형적인 NT(프로메테우스)형이실 듯하다는 생각을 했다. 똑똑하게 대안을 제시하고 뚝심 있게 밀어붙이는 능력에 더해 하나님의 음성이 필요한 순간에 기도하는 영성까지 그 모든 면이 존경스럽다. 이야기 형식이면서도 좋은교사운동이 어떤 방향성을 만들어가며 여기까지 왔는지 그 구조적 토대를 명쾌하게 알 수 있게 글을 잘 쓰셨다. 김진우선생님, 송인수선생님의 책을 읽으며 그분들이 지금껏 오랜 시간 꾸준히 치열하게 고민하고 글쓰기를 훈련해오셨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은 사실 우리집에 차곡차곡 쌓여 있는 잡지 "좋은교사"에 실렸던 글을 모아 출간한 책이다. 마음만 먹으면 그 부분만 찾아서 다시 읽을 수 있겠지만, 이렇게 한데 모아 읽을 수 있어 편리하다. 기윤실-> 좋은교사운동을 이끌었던 익숙한 이름들도 줄곧 눈에 띈다. 성향이 반대이기 때문에 건전하게 논쟁하면서도 상호 보완하는 송인수선생님과 정병오선생님은 사뭇 부부 같은 느낌이다. 종종 등장하시는 김진우선생님, 홍인기선생님, 김현섭선생님 등 익숙한 이름과 그 시절 사진들이 반갑고 재미있었다. 운동과 관련된 모든 자료를 차곡차곡 쌓아 보관해두셨기에 책이 더 알차졌다. 어쩌면 정말 기록이 기억을 지배하는 듯하다.  

 

교육정책 아카데미 초반에 우리는 이런 고민을 함께 했다. 좋은교사운동은 어떤 단체인가?? 가치관이나 운동 방식에 있어서 전교조나 다른 교원단체들과의 차별점은 어디인가?? 아카데미를 듣고 이 책을 읽으며 나름대로 내린 결론을 육하원칙에 따라 정리해본다.

누가: 기독교사가, 언제부터: 1998년 쯤부터, 어디서: 한국 교육계에서, 무엇을: 교육 고통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운동(복음, 사랑, 정의, 회복)을 실천하는, 어떻게: 분노하지 않고 비폭력적이고 합리적으로, 이념 논쟁에 휩싸이지 않고 교육 주체의 고통에 집중해서, 왜: 교육을 통해 한국에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게 하기 위해

 

교육정책 아카데미를 듣는 동안 우리 안에서 꾸준히 제기되었던 문제 몇 가지가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한국 (보수)기독교인들은 왜 사회 문제에 무관심한가?'하는 문제였다. 이 문제는 건전한 기독교인이라면 꼭 고민하고 넘어가야할 중대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성경의 핵심 주제 중 하나가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이기 때문에 우리가 사회 문제로 인한 이웃의 고통을 돌아보는 것 또한 하나님의 뜻이다. 그래서 일찍이 존 스토트 목사님을 비롯한 선배 기독교인들은 이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합의를 '로잔언약'을 통해 이루어둔 바 있다(나는 "온전한 그리스도인이 되려면": http://minihp.cyworld.com/20966544/284873616 을 읽으며 약간의 해답을 찾은 바 있다). 이 문제에 대해 송인수선생님이 해결점을 찾으셨다던 책들 "죄 많은 세상으로 충분한가"와 "복음전도와 사회적책임"은 이제 절판되어 서점에서 구하기는 힘들지만 언젠가 구해서 꼭 읽어보고 싶어졌다. 저자가 아주 일부만 요약 제시했는데도 지금까지 고민했던 부분이 명쾌하게 해결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전도와 사회참여(또는 사회적 책임)라는 두 가치의 우선순위(priority)에 관한 논쟁입니다. 즉 둘 다 중요하지만 그래도 전도가 더 중요하니 더 중요한 것에 집중해야 하는 것 아니냐, 아니 그러면 세상의 모순과 불의의 문제는 언제 다루냐, 하는 논쟁이었습니다. 이런 논쟁이 지속되자, 존 스토트 목사님 등 복음주의 신학자들은 다시 1982년 미국 그랜드 래피즈(Grand Rapids)에 모여 토론한 후 그 유명한 '그랜드 래피즈 보고서'("복음전도와 사회적책임")를 작성하여 이 양자의 문제를명료하게 정리해냅니다. "전도와 사회적 책임은 그리스도인이 감당해야 할 중요한 선교적 양대 과제인데, 우선순위를 말하자면 전도가 사회적 책임에 '우선한다.' 그러나 그것은 '논리적' 우선순위(logical priority)일 뿐 '시간적' 우선순위(temporal priority)는 아니다. 즉 논리적 우선권으로 따지면 전도를 통해 그가 기독교인이 되어야 사회적 책임을 감당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도가 사회적 책임에 우선한다. 그렇다고 해서 시간적 우선권까지 갖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상황에 따라 사회적 책임을 먼저 감당할 일이 있을 수 있고 그 과정 속에서 전도가 뒤따라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내용이 골자였습니다."(254-256쪽) 

 

송인수선생님은 이러한 고민을 하며 교사를 하다가 "선교한국"에서 특별은총과 일반은총 모두 소중하다는 통찰을 얻는다. 특별한 곳에 나가서 하는 '선교'도 중요하지만 일상을 사는 우리 대부분은 각자의 직업 현장에서 하나님 나라를 이루게 하라는 소명을 받았으며 그 또한 소중하다. 그래서 선생님은 그 자리에서 자신을 교사 선교사로 드리고, "선교한국"을 벤치마킹한 기독교사대회 추진을 꿈꾸게 된다. 책에는 98, 2000년(교원대에서 있었음!!) 기독교사대회 준비 및 추진 과정이 나타나 있다. 2년에 한 번씩 있는 기독교사대회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고, 내가 교사가 되어 최근에 경험한 바로는 여느 수련회들보다 훨씬 기독교사들의 영성과 공동체성을 강화하면서도 실질적인 전문성 강화에 도움이 되는 세련된 대회로 자리잡았다는 느낌이다.  

 

기독교사연합을 꾸리면서 연합의 색깔(단순한 연합인지 통합인지), 방향성(복음, 사랑, 정의, 회복), 운동의 구체적인 방법(누가와 어떻게의 문제) 등에 있어서 긴 합의를 통해 세심하게 고민한 흔적이 담겨 있다. 절대 쉽거나 단순하지 않은 과정 속에서 좋은교사운동에 대한 초창기 선배 선생님들의 깊은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책 제목이 "무모해요, 송선생!"이 아닌 "무모한 교사'들'"이라는 점이 의미심장하다. 그리고 정병오선생님 말씀처럼 좋은교사운동에 제2의, 제3의 송인수를 세우는 일이 중요하고 필요하다. 이 운동은 한 사람의 카리스마에 기댄 연합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만들어가는 운동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긴 시간 동안 여러 운동을 추진하면서 선생님이 정리한 운동 노하우들을 배워둘 만하다.

"저는 우리 기독 교사 운동이 세대를 관통해서 잊지 말아야 할 소중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13년간 좋은교사운동을 할 때, 내부의 어려움이나 바깥의 문제를 헤쳐 나가는 데 제가 가졌던 중요한 가치는 딱 세 가지였습니다. 첫 번째, 무례하지 않고 온유와 겸손의 마음으로 운동을 한다. 두 번째, 이념이 아니라 상식과 합리적인 관점으로 대안을 제시하는 자세로 일한다. 세 번째, 교육과 아이들의 유익을 우리의 직업적 이해관계보다 우선시한다. 그런데 그 가치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 하나를 선택하라고 한다면, 저는 주저 없이 세 번째 것을 지목하겠습니다..."(141-142쪽)

"여하튼 저는 구체적 실천 운동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하고, 그 과제를 찾는 일에 몰두했습니다. 해야 할 일은 우리 운동의 정신과 부합해야 했습니다. 그 정신이 무엇입니까? 그것은 △교사가 아이들 속으로 깊이 들어가서 그들을 만나 영향을 끼치며, △이를 통해 교사에게는 자긍심과 보람을 주고 아이들과 부모에게는 위로를 주며, △동시에 이 교육적 과정이 아이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통로가 되며, △아울러 교직 사회에 신선한 영향을 끼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그 정신의 가치를 충족시키되, 몇 가지 운동 공학적 원칙이 추가로 필요했습니다...

먼저, 무엇을 하자는 것인지가 분명해서, 그 캠페인의 명칭 이외에 별도로 설명할 일이 없어야 합니다... 둘째로, 혼자서 따라 하는 것이 쉬워야 합니다... 셋째로, 긍정적인 것이 좋습니다... 넷째로, 개인이 따라하기 쉽고 긍정적이되, 심리적으로는 좀 부담을 느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섯째로, 연쇄 반응이 큰 것이 좋습니다."(295-297쪽)

 

이런 고민을 통해 가정방문, 일대일 결연, 정직(학생과 교사 모두)운동, 각종 정책 운동과 토론회에서부터 올해 쉬는 시간에 아이들과 함께 있기 등의 캠페인으로까지 이어졌다. 좋은교사사무실에 갈 때마다 좋은교사운동 캠페인이 적힌 플래카드를 본다. 올 2학기에는 학교에서 정의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공론화를 시키려다가 오히려 본의 아니게 분란을 일으킨 교사처럼 되어버린 상황이라 저 플래카드를 볼 때마다 더 깊이 새겨보곤 했다. 아무튼 좋은교사운동의 문서 사역이나 캠페인들에서 느낄 수 있었던, 배우고 실천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세련된 방식이 그냥 나온 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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