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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의견 | 영화 2015-06-28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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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소수의견

김성제
한국 | 2015년 06월

영화     구매하기

우주님, 어이없는 이야기 들려드릴까요??

감사하게 보내주신 관람권으로 당일 밤 영화 바로 예매해두고

(전날 지인들과 너무 즐겁게 노느라 피곤하여)

집에 오자마자 저녁 흡입하고 잠깐 눈 좀 붙이고 일어나자고 알람도 맞추고 잤는데

몸이 천근만근, 결국 일어나지 못하고 영화를 날렸답니다. ㅠ_ㅠ

아깝기도, 우주님께 죄송하기도 해서 오늘 다시 예매를 해서 봤어요~

덕분에 보고 싶었지만 못보고 넘어갈 수도 있었을 좋은 영화를 봤어요.

게다가 두 번 본 셈 쳐도 되겠어요. ^^

 

 

영화 소개 잡지 훑어보니 2년 만에 겨우 개봉했단다.

아마도 송강호 주연 "변호인"이 나왔을 때와 비슷한 시기였을까??

아니면 '절대 실화가 아닌' 이 이야기를 정권 교체 후에 개봉하려고 했던 걸까.

일요일 저녁 황금 시간대에 4.16 참사와 직접 관련 있는 지역 안산 사람들은

작은 관을 꽤나 채워 이 영화를 관람했다.

 

국가에 의한 희생, 물대포와 용역깡패 등 용산 참사를 '연상'시키는 이 영화는

그러나 직접적인 피해자만 공감할 수 있는 영화가 아니다.

영화 초반 철거 지역에는 이런 플래카드가 의미심장하게 붙어 있다.

"1%의 자본가를 제외한 99%의 국민이 예비철거민이다."

영화 "카트"와 굉장히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사회적 약자가 고통받을 때 옆에서 구경만 하거나 심지어 동조한다면

언젠가는 내가 약자가 될 수 있다.

비정규직이 될 수도, 철거민이 될 수도 있다. 

정당방위가 공무집행방해죄로 둔갑할 수도 있다.

최근 즐겨 보고 있는 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와도 비슷한 느낌인데,

당췌 그런 거대한 상대 앞에서 지혜롭고 평화롭게 점잖빼며 발언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나 싶다.

 

영화 결말은 답답하고 찜찜하다. 아마 이 영화를 보러 오는 관객도 해피엔딩을 기대하진 않을 테다.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상황도 그리 해피하지는 않으니까.

국가에 손해배상청구소송을 걸어 100원을 청구한 이야기를 좀 더 잘 들려주었으면 통쾌했을 듯하다.

안 그래도 21세기북스 서포터즈 서평 도서로 "검찰측죄인"이라는 소설을 읽고 있기에

영화가 더욱 생생하게 다가왔는데,

(일부) 검사는 마음 먹으면 뭐든지 할 수 있기에 무섭고도 위험한 존재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종종 트위터를 통해

팟캐스트에서 합리적 의혹을 제기하거나

사회적 약자를 변호한 사람들 신상털기와 법으로 협박하기

등의 피해담을 소문으로 듣는다.

학교에서 일제식 소지품 검사를 한 번이라도 하면 앞으로 또 소지품 검사를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모두가 겁을 먹듯, 그런 소문은 더 크게 적극적으로 퍼뜨려지기 바랄 것이다.

모두가 겁 먹고 조심할 수 있도록. 답답하다. 교사로서는 국가가 전교조와 싸울 때마다 초조하다.

가장 무서운 점은 홍검사가 여전히 자신은 국가를 위해 '봉사' 했다고 믿고 있기 때문일 테다.

어떤 이들은 범인을 바꿔치기하고 협박하는 그런 해결 방식이 '올바르다'고 '믿는' 것 같다.

 

학생들이 똑똑하고 합리적이고 용기 있는 민주시민으로 자랄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생각했다.

공부를 잘하는 사람이라면 윤변호인처럼 계란으로 바위치기 같아 보여도 전략적으로 싸울 수 있도록,

글을 잘 쓰는 사람이라면 공기자처럼 사회적 약자의 고통을 공론화 시킬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김옥빈이 분한 공기자와 그 언론사 부장 둘 다 여성인데 영화에 등장하는 남성들보다 훨씬 멋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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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움받을 용기: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위한 아들러의 가르침 | 2015-06-28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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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미움받을 용기

기시미 이치로,고가 후미타케 공저/전경아 역/김정운 감수
인플루엔셜 | 2014년 11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내가 자유로워서 우리가 행복해질 수 있게 돕는 아들러 심리학, 트라우마 같은 결정론에서 벗어나 목적론적으로 상황에 대한 의미 부여를 잘하며, 인정 욕구를 버리고 주체적으로 살자고 주장한다.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여간해서 베스트셀러 책은 내 돈 주고 잘 안 사 보는데, 교사 자율동아리 책사랑 도서로 정했기에 주문했다. 잘 팔리는 심리학 서적이란 역시 적당히 쉽고 읽는 이가 위로 받으며 마음 편히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이미 할 말 다하고 살며 충분히 여기 저기서 미움 받고 있는 나에게는 아들러 심리학을 가지고 철학자가 청년에게 들려주는 조언들이 다소 식상하게 느껴지기는 했지만, 스스로를 한창 미워하며 자존감 낮던 십 수 년 전에 읽었더라면 청년처럼 혹 했을 듯하다. 내가 자유로워 우리가 행복하기 위해 미움 받을 각오 하고 고통을 드러내 대안을 찾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는 저자의 주장에 공감한다. 

 

책 읽는 초반에 가장 먼저 생각난 책은 '부족한 기독교 시리즈'였다(심리학에 물든, 마케팅에 물든, 엔터테인먼트에 물든). 요즘 욕 먹는 한국 대형교회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비판하는 책들이다. 한때 "목적을 이끄는 삶"이나 "긍정의 힘"처럼 자기계발서 같은 책이 교계에서 유행할 때 신을 믿는 교회가 자아를 우상으로 섬기는 심리학에 물들어 있다고 저자는 비판했다. 잘못된 관념 혹은 사회 구조를 그대로 두고 자신이 긍정적으로 마음 먹으면 된다고 자기 위안해서 거짓 행복, 억지 힐링을 받으면 그걸로 괜찮은 걸까? 그래서 이 책 초반부터 나왔던 '목적론(아리스토텔레스 영향?)'이 궁금해져 관심을 가지고 읽었다. 납득이 안 되는 이야기는 아니라서 다행이었다.

 

읽어나가다보면 삶을 춤에 비유하는 부분이 있는데 하루키 소설 "댄스 댄스 댄스"가 생각났다. 아들러 심리학이 일본에는 수십년 전부터 알려졌나보던데, 생각해보면 하루키 소설 속 주인공들이야말로 인정 욕구 버리고 미움받을 각오 하고 스스로의 삶을 헤쳐나가는 사람들이었다. 특히 "댄스 댄스 댄스"는 자신의 마음을 찾으러 간 남자가 숲에서 자신의 그림자와 춤을 추는 장면이 나오고, 삶은 계속 이렇게 쉬지 않고 춤을 추는 일이라는 문장이 나오기도 한다.

 

최근 동료 선생님으로부터 자기 중심적인 듯하면서도 알고 보면 소심하다는 평가를 들었다. 돌려 말했지만 이기적인 면이 있다는 뜻일지도 모르겠다. 학창시절에는 자존감이 매우 낮고 자신을 싫어하는 사람이었다고 대답해드렸다. 그런 평가가 기분 상하지는 않는다. 자신을 미워하던 때에 비하면 지금은 심리적으로 많이 건강해졌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열심히 살고 있고 내 모습 그대로를 좋게 받아들일 수 있는 지금이 옛날보다 훨씬 행복하고 즐겁다고 생각한다. 청년도 아들러 심리학을 받아들이든 다른 방법을 이용하든 어서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철학자: 자네는 단점만 보여서 좀체 자신을 좋아할 수 없다고 했어. 그리고 이렇게 말했지. "이렇게 성격이 꼬인 남자하고 사귀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겁니다"라고. 이제는 알았겠지. 왜 자네가 자기 자신을 싫어하는지, 왜 단점에만 집중하며 스스로를 좋아하지 않게 되었는지. 그것은 자네가 남에게 미움을 사고 인간관계 속에서 상처받는 것을 지나치게 두려워하기 때문일세... 자네는 남에게 부정당하는 것을 두려워하네. 누군가에게 무시당하고, 거절당하고, 마음에 깊은 상처를 입는 것을 무서워하지. 그런 상황에 휘말리느니 처음부터 아무와도 관계를 맺지 않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는 걸세. 즉 자네의 '목적'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상처받지 않는 것'이라네." 79쪽.

 

최근 몇 년 간 예전보다 화가 많이 나는 편이라 걱정이다. 개인적인 일이면 스스로 마음을 다스려야 할텐데 쉽지는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이익과 상관 없는 사회 구조 문제에 대해서는 스테판 에셀이 "분노하라" http://minihp.cyworld.com/20966544/284623667 에서 주장한 바처럼 공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는 고통 받는 사회적 약자를 대신해 화내주고 싸워주는 일이기 때문에 필요하고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사람은 타이밍을 잡아 지혜롭고 평화롭게 발언하는 편이 좋다고 하지만, 나는 공분할 상황이 왔다면 이미 부드럽게 말할 시기는 지났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약자 편에서 대화의 균형을 맞추려면 분노를 표출하며 이야기해야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또한 한 번의 발언으로 그리 쉽게 상황이 변하지 않으리라는 생각에도 얼마간 동의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이야기하면 상황은 조금씩이라도 달라지리라는 믿음이 있다.  

"철학자: 분명 사회적인 문제에 분노를 느낄 때가 있지. 하지만 그것은 돌발적인 감정이 아니라 논리가 뒷받침된 분노지 않은가? 사적인 분노(私憤)와 사회의 모순 및 부정에 대한 분노(公憤)는 종류가 다르네. 사적인 분노는 금세 식지. 반면 공적인 분노는 오래가네. 사적인 분노는 타인을 굴복시키려는 도구에 불과하네... 공적인 분노는 자신의 이해를 넘어선 것이니까." 116쪽.

 

종종 주변의 눈치를 극도로 살피는 사람을 보면 안 됐다고 생각한다.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방향성에 대해 어느 정도 줏대 있게 주장하며 살 필요도 있다고 생각한다. 한편 친한 언니가 습관처럼 '주변의 인정을 구하지 않는 삶'을 살고 싶다고 이야기하곤 해서 인상 깊었는데 아마도 아들러 심리학에 기반한 말이었나 싶다. 사람들의 가치관이 다양한데 어떻게 모든 사람 입맛에 맞추겠나,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가진 가치관의 근거에 대해서는 내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으니 내가 편을 들어주지 않으면 누가 들어줄까. 특히 예전에 EBS 다큐 "칭찬의 역효과"를 인상 깊게 본 일이 있는데 저자 역시 교육을 할 때 칭찬하기의 위험성을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행동주의 열풍이 한창 지난 후 일각에서 상벌점제나 스티커 보상 또한 역효과가 너무 크다는 지적이 많아 왔다. 나는 요즘도 중학생들에게 퀴즈를 맞춘 학생에게 사탕을 던져주는 행위는 유치원생이나 초저학년에게 어울리는 일이라고, 배움의 기쁨 자체를 누리라고 이야기하곤 한다. 

"철학자: 인정욕구의 위험함이 거기에 있네. 대체 왜 인간은 타인의 인정을 바라는 걸까? 대개의 경우 그것은 상벌교육의 영향이라네... 적절한 행동을 하면 칭찬을 받는다. 부적절한 행동을 하면 벌을 받는다. 아들러는 이런 상벌에 의한 교육을 맹렬히 비판했네. 상벌교육의 결과로 생기는 것은 "칭찬하는 사람이 없으면 적절한 행동을 하지 않는다", "벌주는 사람이 없으면 부적절한 행동을 한다" 등과 같은 잘못된 생활양식일세. 칭찬받고 싶은 목적이 있어서 쓰레기를 치운다, 그리고 누구에게도 칭찬받지 못하면 분개하거나 다시는 이런 짓을 하지 않겠다고 결심한다. 딱 봐도 이상한 얘기지." 153쪽.

 

아들러가 살았던 시대를 생각해보면 프로이트, 융, 아들러 모두 낭만주의적인 시대를 살았던 듯하다. 아직 영성이나 신의 형상을 닮은 인간(전인)에 대해 학문적으로 이야기하도 위화감이 없던 사회 분위기였을 테다. 포스트 모더니즘 과 과학주의 이후에는 이렇게 '모든 존재가 연결되어 있다'는 주장에 대해 거부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시야를 좁게 가져서 내 일이 풀리거나 안 풀릴 때마다 일희일비하지 말고 세상이라는 공동체에 속한 존재로 살라는 아들러의 주장을 되새겨볼만 하다. 참고로 현재 도덕과 교육과정은 나- 타인- 사회- 초월적 세계 로 범위가 넓어지며 단원이 구성되어 있다. 

"청년: 인간관계의 입구에는 '과제의 분리'가 있고, 목적지에는 '공동체 감각'이 있다. 공동체 감각이란 '타인을 친구로 간주하고, 그곳을 자신이 있을 곳이라 느끼는 것'이다. 여기까지는 이해했습니다. 하지만 세세한 내용은 여전히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그 '공동체'라는 것이 우주 전체에 걸쳐있고, 과거와 미래, 생물에서 무생물까지 아우른다는 것은 무슨 의미입니까?

철학자: 아들러가 말하는 '공동체'의 개념을 받아들일 때, 곧이곧대로 실제 우주와 무생물을 상상하면 이해하기가 쉽지 않을 거야. 일단 공동체의 범위를 '무한대'라고 생각해보게... 확실히 자네 말대로 무작정 우주를 상상하기란 힘들겠지. 하지만 눈앞의 공동체에만 매달리지 말고 자신이 다른 공동체, 더 큰 공동체, 이를테면 지역사회나 국가에 속해 있고, 그곳에서도 어떠한 공헌을 할 수 있다는 자각을 얻기를 바라는 걸세." 217-218쪽.

 

아래 내용은 한나 아렌트의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이 떠오르는 부분이었다. 이번 학기에도 아이들에게 참사 이야기를 하면서 지식채널 "버튼을 누르지 않는 이유"를 보여주었다. 권위주의와 관료주의 속에서 윗사람이 시키는 대로 순종하며 사는 사람은 성실할 수록 위험할 수 있다. '가만히 있으라'던 세월호참사 뿐만 아니라 이번 메르스 사태를 보아도 자기 자신이 주체적이고 합리적으로 사고하고 성찰하며 질문을 던지는 행위가 얼마나 중요한지 절감할 수 있다.

"철학자: 윗사람이란 뭐지? 뭐가 버릇없는 의견이란 말인가? 그 자리의 분위기를 보고 수직관계에 종속되는 것은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무책임한 행동이네... 만약 자네가 상사의 지시에 따른 결과, 그 일이 실패로 끝났다고 해보세. 그건 누구 책임인가?

청년: 그야 상사의 책임이죠. 저는 명령에 따랐을 뿐이고, 결정을 내린 사람은 상사니까요.

철학자: 그렇지 않네. 그것은 인생의 거짓말이야. 자네에게는 거절할 여지가 있었고, 더 나은 방법을 제안할 여지도 있었지. 자네는 그저 거기에 얽힌 인간관계의 알력을 피하기 위해, 그리고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거절할 여지가 없었다'고 둘러대며 수직관계에 종속되어 있는 거라네." 247-248쪽.

 

책은 소크라테스 대화법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가 아들러 심리학에 대해 전반적으로 이해하고 있고 좋아하고 있다고 느껴진다. 철학자는 수평 관계 속에서 시시때때로 분노하는 청년에게 인내심을 가지고 아들러 심리학을 가르쳐주고 있다. 책을 읽기 시작할 때 그렇게 되지 않을까 우려했던 것처럼 청년은 처음에는 아들러 심리학에 대해 매우 적대적이었으나 결말에 급격히 설득 당했다. 이 글 초반에 밝혔듯이 나는 아들러 심리학을 처음 접하지만 내용이 새롭지는 않다. 어느 정도는 이미 이렇게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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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식당 | 영화 2015-06-28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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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심야식당

마츠오카 조지
일본 | 2015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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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와 일드로 유명한 "심야식당"이 영화로도 나왔다.

일드 원작을 최대한 살린 듯한 극장판이다.

(일드를 본 적은 없지만 그럴 거 같다. 80년대 훈훈한 홈드라마 같다.

어머니들이 보면서 훌쩍 거리실 듯한...)

7월 초에 SBS에서도 드라마 "심야식당"을 방영한다는 소문이 들리는데 "글쎄??"라는 반응이 많다나.
최근 tvN "식샤를 합시다 시즌2"를 엄청 매우 재미있게 보았기 때문에 고민하지 않고 선택.

 

간만에 봉언니 서울 오신다고 해서 (무너질까봐 조마조마한)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에서 보았다.

고급진 백화점과 젊은이들 취향 쇼핑몰을 합체한 듯한 이 건물은 아직 짓고 있는 중이란다.

석촌호수 사이로 공사중...

주말이라 데이트족과 가족들은 바글바글, 메르스 덕분에 요우커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영화 티켓 보여주면 메뉴 하나 제공하는 음식점에서 배를 두둑하게 채우고

(다소 보수적인 느낌이 드는) "반디앤루니스"에서 책 좀 구경하다가 영화 보러 ㄱㄱ~

사람이 별로 없을 줄 알았는데 좌석이 꽉 찼다.

 

아픈 마음을 위로할 수 있는 소재는 여러가지다.

종교, 상담, 예술활동...

여기 등장하는 사람들은 심야인 12시- 7시 사이에

익숙하고 맛있는 음식(혹은 과묵한 마스터의 경청)으로 위로 받는다.

항상 거기에서 문을 열고 있는 "심야식당"에서 같은 맛의 추억이 깃든 음식을 주문한다.

일드 속 에피소드들은 잘 모르지만 일드 패턴을 봤을 때 짐작은 간다.

극장판은 좀 더 슬프고 강렬한 소재를 사용했을 듯, 세 가지 에피소드 속에서 '죽음'을 변주하고 있다.

특히 숭고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무력한 인간이 어쩔 수 없는

자연재해(후쿠시마 쓰나미)에서 아내를 잃은 남편과 그곳에 봉사하러 간 여성의

심경 변화를 보며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 된다.

 

요즘 밥상공동체가 유행이라고도 하던데

이 심야식당은 꽤나 오래전부터 그러한 삶의 방식을 표방했다고 생각한다.

혼자 와서 네모난 테이블에 둘러앉아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마음이 누그러져

모르는 옆 사람과도 스스럼 없이 몇 마디를 나눌 수 있고

칵테일 바에서처럼 입 무거울 듯한 마스터에게 힘든 마음을 토로할 수도 있는 곳.

그들은 어느 새 단골이 되어 가족처럼 웃으며 함께 밥을 먹곤 한다.

 

어려운 상황에 처한 젊은 여성을 알바로 받아주며 도와줄 만큼 마음이 따뜻하고,

단골 손님의 심경을 파악해 먹고 싶어할 듯한 음식을 척척 만들어줄 만큼 눈치 빠르지만,

쓸데 없는 수다를 떨지 않을 만큼 쿨하고 과묵한,

무엇보다 음식을 맛있게 만드는 마스터가 당연히 매력적이다.

어둡고 무거울 수 있는 이 영화 속에서 의외로

오다기리 조가 한 번씩 80년대스러운 개그를 쳐줘서 웃겼다.  

심각한 모습만 보다가 웃기는 모습을 보니 새롭네.

 

영화 보기 전에 영화 홍보 책자를 읽고 갔다.

이 영화 속 음식들을 다루고 있었다(요즘 음식에 대한 프로그램이나 영화가 워낙 쏟아져 나오니...).

작고 네모난 프라이팬에 정갈하게 만드는 계란말이, 칼집을 두 번 내서 굽는 비엔나 소시지를

영화에서 직접 보니 "과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부러 배를 채우고 들어갔는데도

일본식으로 찐득찐득하고 아삭 아삭 씹힐 만큼만 익힌 채소가 많이 들어 있는

카레라이스가 엄청 맛있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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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페어 웨딩 | 영화 2015-06-27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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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마이 페어 웨딩

장희선
한국 | 2015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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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안수업을 무사히 마치고 문화가 있는날 영화 보러 영화관으로 달려갔다.

곧 문을 닫을 메가박스 안산에서 G시네마를 한 편이라도 더 보기 위해서.

예스이십사 앱 할인 쿠폰 2000원권을 사용해 3500원에 영화를 보았다.

역시나 혼자 한 관을 점령하고.

 

* 동성 결혼

모태 신앙이었던 나지만, 후쿠오카 신이치의 "모자란 남자들" 같은 생물학 서적을 보면 발생학적, 유전학적으로 동성애 성향을 타고난 사람이 존재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관용'과 '진리를 지키기' 사이에서 내 입장을 글로 남기기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그들을 '병자' 취급할 일이 아니라 그렇게 살도록 태어난 사람으로 존중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이들의 당연한 결혼식 공연 뮤지컬 속 '처음 알았을 때 이 병을 낫게 해달라고 매일 밤 기도했다'는 가사는 우리 사회가 종교적인 이유로, 취향의 문제로 어떤 방식으로 배척하고 혐오하는지를 보여준다. 맨 마지막 장면 김조광수의 어머니께서 "숨어서 힘들어하고 있는 모든 부모님 함께 나와 이야기하자"고 호소하는 장면도 짠했다. 캠페인이나 결혼식 중간 중간에 드러눕거나 난입하는 일부 종교인 모습에 눈쌀이 찌푸려졌다. 자신의 주장을 그렇게 밖에 표현하지 못하나 싶어서.

 

* 결혼

나는 언젠가 결혼을 해야할 때 배우자와 뜻이 맞다면 허례허식 같은 결혼식을 하지 않고 싶다고 생각한다. 굳이 결혼 사실을 지인들에게 알리고 싶다면 청첩장 대신 혼인신고서를 우편으로 발송하는 식으로 하고 싶다. 하객이 시간과 노력을 들여 축의금을 들고 오는 방식도 별로고, 결혼식을 준비하는 노력을 줄이고 그 돈으로 차라리 신혼여행을 대신해 배우자와 멀리 배낭여행을 다녀오고 싶다. 평소 이렇게 생각해왔다. 그런데 이 두 사람이 (동성 결혼이냐 이성 결혼이냐 문제를 떠나서) 이 결혼식을 준비하면서 (오래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서로 몰랐던 부분을 알아가고 다른 부분을 맞추어가는 과정 자체를 보여주어 '결혼을 준비하는 일 자체로 당사자들에게 큰 의미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영화에서 "이성애자들은 참 대단하다, 어떻게 이 힘든 일을 하나??"라는 말이 꾸준히 나온다. 합법적이지 않은 동성 결혼이기 때문에 좀 다른 차원의 어려움이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어쨌든 이 영화는 근본적으로 결혼 혹은 결혼식이 어떤 지점에서 필요한지 돌아보게 한다. 둘은 영화 내내 싸우는데, 아마도 결혼하지 않고 살았다면 1년에 한 번 정도 있는 큰 싸움 때문에 언젠가는 헤어지고 다시는 보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이야기한다. 큰 일을 앞두고 사소한 일로 조금씩 다투고 이해하는 과정에서 작은 내상이 생겼다 아물기를 반복하면서 둘의 관계가 견고하게 다져질 수 있었다고 이야기한다.

 

* 기획력: 당연한 결혼식(공연)

이 결혼식은 예전에 운동 좀 했던 김조광수 감독의 숨은 의도가 분명 있는 결혼식이다. 수차례 기자회견과 캠페인을 통해 동성 결혼 합법화라는 화두를 던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어떤 사람은 언급 자체를 혐오하는 이 주제에 대해 김조광수 감독은 영화감독 답게 세련되게 기획해서 전략적으로 진행한다. 결혼식에 이름을 잘 붙이고 예쁜 포스터와 영상을 만들고 결혼식 자체를 공연식으로 진행해서 좀 더 많은 사람이 참석할 수 있게 한다. 특히 웨딩화보가 인상 깊었다. 둘 다 턱시도를 입은 사진, 둘 다 하얀 웨딩드레스를 입은 사진이 상징적이다. 전체적으로 러블리하고 로맨틱하다. 이들은 결혼식으로 드라마틱한 변화가 있으리라고 기대하지 않는다. 시작일 뿐이고, 결혼식 이후에도 구청에 혼인신고서를 제출하는 등의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대사로 가득한 리얼 다큐 형식인 영화를 보며 김조광수와 김승환이라는 사람 자체를 알게 되었다. 나이에 비해 해맑은 느낌이 나는 김조광수 감독과, 19살 연하라 김조광수 감독에게 항상 배우고 있는 느낌인 김승환 제작자. 김조광수 감독은 외향적이고 김승환 제작자는 다소 내향적이라 영화 내내 많이 부딪쳐 보였다. 적어도 결혼식 전날에는 조용히 쉴 수 있는 시간을 보장해달라는 김승환의 말을 김조광수가 결국은 이해해주고 본인은 참석하고 싶었을 서프라이즈 파티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장면은 이 결혼이 사회적인 의미 뿐만 아니라 당사자 개인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는 사건이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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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노 공부법: 한문제를건드리면백문제가'와르르'무너지는가장단순한공부원리 | 2015-06-27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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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도미노 공부법

권종철 저
다산에듀 | 2015년 07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중학교에서 잘하던 학생이 왜 고등학교 진학하면 성적이 떨어질까?? 선행학습, 경쟁교육,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 길고 깊게 공부 잘하는 근본적인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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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아서 공감하며 다 읽은지 며칠 지났는데 주말에 차분하게 정리하려고 서평 쓰기를 미루어두었다. 다산북스 서포터즈 나나흰 3기라 출간 전 가제본한 책을 먼저 받았다. 아직 표지 없고 오타 있는 책을 읽노라니 관계자가 된 양, 초판 저자 친필 사인본을 받은 양 특별한 독서를 하는 기분이었다.

 

나는 공부를 좋아하고 잘하는 학생이었다. 학업에 관한 사교육은 받지 않았다. 어려서부터 책 읽기를 좋아했기에 중2 때까지는 수업 시간에만 열심히 듣고 시험 공부를 그리 열심히 하지 않았다. 시험 기간에 암기 과목 정도 약간 공부했다. 중2 마치고 중국에서 학교를 다녀보니 한글로 공부하는 일이 얼마나 소중한지 절실히 깨달았고, 그 맘 때 동네에 생긴 기독교사립(지금은 자사고가 되어 실력이 어마어마한 후배들이 오고 있다)에 꼭 진학하고 싶어져 중3 복학 이후부터는 그보다 더 열심히 할 수 없을 정도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연합고사를 준비했다. 그 고등학교에 진학하던 해 200명이 떨어졌다는 흉흉한 소문이 돌았을 만큼 우리 학교는 갑자기 공부 잘하는 학생들이 모이는 학교가 되었다. 역시 사교육을 받을 여력도 의지도 없어서 혼자 꿋꿋이 공부했다. 공부만 생각하면 되는 고3 때가 좋았다. 지금은 중학교에서 근무하는 10년 차 교사이다.

 

"1. 중학교 때 공부를 못했고 고등학교에서도 계속 공부를 못하는 학생

2. 중학교 때 공부를 잘했지만 고등학교에서는 공부를 못하는 학생

3. 중학교 때 공부를 못했지만 고등학교에서는 공부를 잘하는 학생

4. 중학교 때 공부를 잘했고 고등학교에서도 계속 공부를 잘하는 학생" 19쪽.

 

저자의 표현에 따르면 나는 3번 혹은 4번 유형 학생이다. 이 책에서 지적한 공부 잘하는 방법이나 사교육의 폐해에 공감할 수 있는 이유는 위와 같은 맥락 때문이다. 평소 불안 파는 장사인 사교육, 선행학습의 폐해를 항상 지켜보고 있기에 학교에서 만나는 학생들에게 들려주었던 이야기들이 이 책에 써 있다. 반가운 책이다. 나는 재미있게 다 읽었으니 학원에 중독된 우리반 학생들에게 소개하고 학급 문고에 비치해야겠다.

 

저자는 책 앞부분에서는 공부를 못하는 원인을 분석하고, 뒷부분에서는 고등학교에서 과목별로 공부 잘하는 방법을 공개한다. 간단하고 당연해보이지만 기본 원칙을 지키지 않고 날림으로 지은 건물이 언젠가 허무하게 무너지듯 이 책에 써 있는 내용을 무시한 채 피로하게 '투입'량만 늘려봐야 대비 '산출'량은 만족스럽지 못할 테다. 왜 어려서부터 조기교육, 사교육 선행학습을 하는데 학교급이 높아질 수록 공부를 못하게 되는지를 보여주는 설득력 있고도 적절한 비유가 실려 있어 다소 길지만 옮겨보았다.

"* 달리기의 비유

"나는 트레이너입니다. 나에게는 당신이 스타트 라인엔서 출발할 때 남들보다 한발 먼저 출발할 수 있는 비법이 있습니다. 한발 먼저 출발하기 위해서는 훈련이 필요한데 당신이 약간의 훈련 비용만 지불한다면 그 비법을 알려 줄 수 있습니다."

참으로 거부하기 힘든 유혹이다. 한 선수가 이 제안을 받아들이고 남들 몰래 그 트레이너에게 특별 훈련을 받은 후 경기에 임했다. 훈련은 성공적으로 보였다. 남들보다 한발 먼저 출발할 수 있었기에 예전보다 좋은 성적을 얻었다. 그 선수를 눈여겨본 다른 선수가 비밀을 알아차렸다. 그 선수 역시 트레이너를 찾아갔다. "훈련 비용을 지불할 테니 나에게도 비법을 알려주세요." 트레이너 입장에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다.

시간이 흐르자 이 비법은 더 잇아 비법이 아니게 되었다. 달리기 선수들에게 그 비법은 트레이너에게 돈만 지불하면 누구나 습득할 수 있는 것이 되어 버렸다. 그래서 결국 상황은 그 비법이 등장하기 이전과 똑같아졌다. 모두 다 비법을 알게 되었으니 어느 누구도 비법을 알지 못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이전과 같아진 것이 아니라 더 나쁘게 된 셈이다. 왜냐하면 각 선수들 주머니 속에 들어 있던 돈이 모두 트레이너의 주머니로 공간 이동을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 결정적인 차이점이 있다. 트레이너에게서 훈련 받기를 그치게 되면 그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불안감에 휩싸이게 된다는 점이다. 아무도 훈련을 받지 않을 때는 모두 동일한 입장이었다. 특별히 혼자만 불안할 이유가 없었다. 그러나 이제 모두 훈련을 받고 있는데 자기 혼자만 훈련을 받지 않게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런 상황에 처하면 대부분 불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그런데 선수들의 면면을 살펴보다 보면 유독 눈에 띄는 한 명의 선수가 있었다. 이 선수는 트레이너를 찾지 않은 유일한 인물이다. 이 선수는 출발점에서 남들보다 조금 앞서 나가는 것보다 달리기 그 자체에 더 관심을 두었다. 그래서 근력과 지구력 등의 기초 체력을 키우는 데 공을 들였고 남들이 출발 비법을 익히는 동안 묵묵히 트랙을 돌았다. 조금씩 기록이 향상되는 것을 확인하면서 달리기 그 자체의 즐거움과 묘미를 터특해 갔다.

... 100미터 지점에 도착하자 더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 그동안 100미터 단거리 경주인 줄 알고 달려온 경기가 사실은 10,000미터 장거리 경주였던 것이다. 이 사실을 뒤늦게 깨달은 몇 명은 100미터 지점에서 털썩 자리에 주저앉으며 경기를 포기하고 말았다. 남들보다 조금 먼저 치고 나가는 것에만 마음을 빼앗겼기 때문에 자신이 달려야 할 경주가 장거리 경주라는 사실마저 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66-67쪽.

초등학교 때 고등학생 용 수학의 정석을 미리 공부하면 수학을 수준 높게 이해하고 있는 느낌이 들겠지만, 앞 내용을 꼭꼭 씹어 이해하지도 못한 상태에서 자신의 발달 단계에 맞지 않는 내용을 암기하듯이 공부했기에 제대로 소화하기가 불가능하다. 나는 임고 공부할 때 초등학생은 구체적인 사고를 할 수 있고 중학교 고학년이 되어야 '왜?'라고 물어볼 수 있는 능력과 추상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고 배웠다. 트레이너가 훈련 방법을 다 떠먹여준 선수는 자기 스스로 자신을 이기며 훈련하는 법을 잊어버린다. 게다가 이 이야기 마지막 부분처럼 공부는 자기 스스로 평생을 해나가야 하는데 에너지를 너무 빨리 끌어 썼기에 너무 어렸을 때 금방 지치고 질려서 오래 잘 달릴 지구력과 체력이 없다.

 

* 독서

미안하지만 무엇이 중요한지 아는 촉과 진득하게 의자에 앉아 머리로 사투하는 능력과 인내력이 없는, 공부를 열심히 하는데 이상하게 성적이 안나오는 안쓰러운 학생은 공부에 소질이 없다고 볼 수 있겠다고 10년 간 생각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사회에서 대학교를 다니지 않으면 그나마도 취업이 어렵다며 초, 중, 고 때 공부를 잘(사실은 시험 성적이 좋아야)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학생은 이 책을 꼭 읽었으면 좋겠다. 매달 학원에 갖다 버리는 2, 30만원보다 책 한 권 사는데 투자하는 적은 돈이 훨씬 큰 의미를 줄 듯하다.

저자가 말하고 있는 '문해력' 갖추기가 문제를 잘 풀기 위한 핵심 역량이라는 사실에 십분 공감한다. 시험 문제는 한글로 써 있기 때문이다. 일단 출제 의도를 제대로 해독하지 못하면 학습 내용을 알아도 문제를 맞힐 수 없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책 없이 못 사는 사람이었다. 부모님은 "책 읽어라, 공부하라"는 잔소리를 한 번도 하신 적이 없다. 이미 틈만 나면 책을 읽고 있었고, 돌아보면 그렇게 쌓은 배경 지식 덕분에 '찍력'이 괜찮았다. 내가 부모라면 사교육 시킬 시간에 책을 읽히겠다. 독서는 학생이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기 때문에 멀리 보았을 때 확실히 공부 잘하는 사람으로 만들어준다. 

드미트리님이 해주신 예스이십사 채널예스 독자 인터뷰 중: http://ch.yes24.com/Article/View/24227

 

* 사교육(선행) 폐해

단순히 공부를 안하는 일 만큼이나 사교육은 폐해가 크다. 메가스터디에서 많은 학생을 만나면서 저자 역시 사교육의 폐해를 뼈저리게 느꼈고, 자기주도학습능력을 갈고 닦은 학생이 결국은 공부를 잘하게 되는 사례를 무수히 보았던 듯하다. 저자가 많은 분량을 할애해 조목조목 분석하듯 사교육 시스템은 평소 선행학습+ 시험기간 내신 관리 문제 풀이로 돌아간다. 이 시스템이 무한 반복하면서 학생은 여기 의지하며 중독된다. 실제로 우리 반에도 학원을 끊고 자기주도학습을 해보려다가 내신 성적이 뚝 떨어지자 겁을 먹고 다시 얼른 학원에 다니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안타까운 일이다. 초, 중학생 때 학원에 중독되면 더 수준 높고 많은 양을 공부해야하는 고등학교 때는 스스로 공부할 힘이 없어 당연히 성적이 안 나올 수 밖에 없다고 아무리 이야기해도 당장 눈 앞의 불안감 때문에 학원을 끊지 못하는 학생이 많다. 요즘 같이 시험을 앞둔 기간만 오면 밤 10시, 11시까지 학원에서 내신 관리를 받느라 정작 학교에서는 눈 밑이 퀭한 채로 지쳐 졸고 있는 학생들이 바보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저자 표현에 의하면 엄청난 투입량에 비해 산출이 너무 적다. 비효율적이다.

스타 연예인 공부 비법(이 비법들을 살펴보면 '수업 시간에 집중했다'는 말이 항상 나온다): http://www.wikitree.co.kr/main/news_view.php?id=223085

 

이 책이 가진 미덕은 저자가 논리를 좋아하는 분이라 그런지 분석이 논리적이어서 설득력 있다는 점에 있다. 또한 중학생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간결하고 쉬운 문체를 구사하고 있다. 그러나 나 같은 3, 4번 유형이 읽기에는 공감 되면서도 자칫 당연한 이야기처럼 느껴져서 '공부 못하는 사람은 원인과 대안을 다 알고 있으면서도 실천을 못하고 있을 뿐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아마 어른들이 자기계발서를 읽는 순간 위안을 삼지만 실천하지 않으면 현실에서 달라지는 부분이 없다는 점과 비슷할 테다. 가제본 판을 읽다보니 아직 책을 다듬고 있는 중이라 오타가 보였는데 찾아내는 재미가 쏠쏠했다. 나도 글이나 책에 관한 일을 했으면 어땠을까 궁금해졌다. 곧 출간될 때는 책 잘 만드는 다산북스에서 완성도 있고 깔끔하게 만들어 내놓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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