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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 천 개의 유혹: 욕망이 만든 뜻밖의 세계사 | 2016-06-27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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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보석 천 개의 유혹

에이자 레이든 저/이가영 역
다른 | 2016년 04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보석의 가치는 상대적이다. 거기에 어떤 의미와 이야기를 부여하느냐에 따라 가치가 높아지기도 한다. 돌멩이에 불과했을지 모를 보석이 특정 시기에 역사적 사건을 불러일으킨 과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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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03. 작성 완료)

 

 

파문블 달고 나서는 종종 출판사 관계자 분께서 이번 신간을 읽어봐 줄 생각 있냐고 물어오실 때가 있어서 관심 있는 책은 요청하곤 한다. 한 달 전 쯤인가 이 책을 보내주시겠다고 하셔서 작은 소재 하나의 역사를 다룬 책, 미시사 책을 좋아하기 때문에 보내달라고 말씀드려서 받았다. 꽤 오래 읽었는데 한 장 한 장이 너무나도 알차서 즐거워하면서 꼼꼼하게 읽느라고 시간이 걸렸다. 신간 마케팅에 도움될 타이밍이 지났을까 죄송하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읽었다. 서평을 막 쓰고 싶지 않아 이제야 마음 잡고 정리한다.

 

지금 보아서는 말도 안 되게 불공평해보이는 거래가 있었다. 엄청 넓은 맨해튼 땅을 (지금으로서는 돈 안 되는) 하찮은 구슬들과 바꾸었던 거래였다. 그 어떤 폭력 없이 상호 자발적으로 말이다. 그런가하면 역사 기록 속에는 보석이 한 나라에 혁명을 일으키거나 전쟁이 촉발되도록 영향을 주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다이아몬드나 진주는 전과 달리 발에 채일 정도로 양이 늘어 처음과 같은 희소성을 상실했지만 다이아몬드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이야기를 덧입혀 결혼 반지 기능을 하게 만들거나, 천연 진주보다 훨씬 완벽한 양식 진주를 '더 완전한' 모양을 한 진주라는 이미지를 만듦으로써 시장에서 살아남게 만들기도 했다. 힘을 가진 인물이 선호하던 특정한 보석은 그가 좋아했기 때문에 더 높은 가치가 생기기도 하고 빼앗고 빼앗기며 역사적 사건을 만들었다. 책에는 에스파냐의 전쟁광 여걸 이사벨 여왕의 탐욕, 메리와 엘리자베스를 만든 기묘한 가족사 등 역사 속 유력 여성들이 자주 등장한다. 특히 "빵이 없으면 고기를 먹으면 되지."라는 말을 남겼다는 오해를 받는 마리 앙투아네트 이야기를 읽으며 당시 언론이 보석을 빌미로 마녀 사냥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신기헀다. 저자는 반짝이는 보석들 이야기를 풀어낸 후 생뚱맞게도 '손목시계'로 책을 마무리한다. 부자 여성의 멋내기 용도였던 손목시계는 첨단 무기로 조용하고도 치밀한 계획 하에 이루어지는 전쟁이 활성화되면서 '남성다움'의 상징이 되었단다. 구슬에서 손목시계까지 오는 대장정 동안 저자는 보석이 어느 시대에나 누구에게나 절대적인 가치를 갖지는 않는다고 단언한다.  

"진실의 상대성

 

진실은 이렇다. 다이아몬드는 희귀하지도 않고 그 자체로는 가치도 없다. 다이아몬드가 가진 가치는 대부분 소비자의 마음이 만들어낸 것이다. 지위적 재화 이론은 가치 있는 물건이라서 가지고 싶어지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가지고 싶어 하기 때문에' 물건의 가치가 생긴다고 말한다. 흔히 '지위적 성격'을 가졌다고 일컬어지는 지위적 재화는 꼭 필요하거나 특별한 기능이 있다기보다는 단순히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싶어 하기 때문에 가치 있는 물건으로 여겨진다. 즉 지위적 재화는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라 '상대적인' 기준으로 가치가 평가되는 상품이다. 보석은 대부분 지위적 재화에 속한다." 71쪽.

 

보석을 만드는 것은 사람의 마음이다. 생존을 위해서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잉여 물건이지만 거기에 의미나 이야기를 부여하면 그 가치는 치솟는다. 어떤 보석이 어떤 시대에 높은 가치를 지녔다면 그때 사람들이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했는지 읽어낼 수 있다. 칸트의 "판단력 비판"이 생각나기도 하고, 세미르 제키라는 신경미학자에게 관심이 생겨 기록해두기 위해 아래 내용을 옮겨온다. 보석의 가치는 상대적이지만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는 뇌 속 부위는 사람들이 공통으로 가지고 있다. 그런 공통감(상식)에 의해 보석은 높은 가치를 획득할 수 있게 되는지도 모른다. 어쨌거나 보석의 양이 한정되어 있는데 많은 사람이 보석을 아름답다고 생각할 만한 기반이 물리적 몸에 갖추어져 있다면 희소성이 생겨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런던대학교의 신경미학과 교수 세미르 제키는 아름다움의 신경과학을 연구한다. 제키 교수의 말에 따르면 사람이 아름다운 것을 볼 때 유일하게 공통으로 나타나는 반응은 뇌의 보상 쾌락중추인 안와전두피질의 활성화라고 한다. 우리는 아름다운 것을 보면 쾌락을 느낀다. 하지만 아름다운지 아닌지는 보는 사람의 뇌에서 결정된다. 첫눈에 아름답다고 생각한 물건이라도 '물건의 결점이 보이기 시작하면' 우리가 느끼는 쾌락은 줄어든다. 제키 교수는 "아름답다는 인식은 우리가 결점을 인지하기 시작하면 약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진주를 예로 들어 말하자면 몇 안 되는 진주만 봤던 옛날 사람들의 눈에는 모든 진주가 아름답게 보였을 것이다. 하지만 매년 완벽한 진주가 몇 백만 개씩 생산되는 시대에 사는 우리의 눈에는 진주에 난 흠이 치명적인 단점처럼 보인다." 392쪽.

 

현지 출간 당시 아마존 베스트셀러였다는 이 책은 언급한 보석들 사진을 싣고 있다. 사진을 구해서 책에 실을 수 있도록 저작권에 문제 없도록 하는 작업이 꽤나 어려웠을 듯하다. 사진으로만 보아도 그 화려함이 전해진다. 읽자마자 서평 정리를 했으면 좀 더 생생하게 많은 내용을 기록해둘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 이 글에 다 표현하지 못했을 정도로 몰랐던 내용들을 새로 알게 되어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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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교토 구석구석 매거진』 서평단 모집 | 스크랩 2016-06-20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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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어클럽


교토 구석구석 매거진

오오타가키 후미 저/장은선 역
꼼지락 | 2016년 06월


안녕하세요, 리벼C입니다.
『교토 구석구석 매거진』 서평단을 모집합니다.

리뷰어 신청 기간 : ~6월 26일(일) 24:00

모집 인원 : 10명

발표 : 6월 27일


신청 방법 : 댓글로 신청해주세요~


교토의 한가운데에 있는 여행 정보 매거진 《교토 라팽》 편집부를 배경으로 하는 교통 여행의 모든 것을 담은 책. 일을 빈틈없이 처리하는 멋진 안경남자 하야마 군, 교토 산책이 취미인 주인공 오카자키 씨, 술을 사랑하는 조금 어설픈 편집장, 매일매일이 건강한 아르바이트생이자 교토 대학생인 우카이 군. 이 4명의 현지인이 교토의 마을을 취재하면서 그 매력을 알려준다.


---


* 리뷰 작성 최소 분량은 800자입니다. 800자 이하로 리뷰를 작성해 주시면 다음 선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습니다.

예스24 리뷰어클럽에서 제공받은 책인 만큼, 다른 서점 블로그에 똑같은 리뷰를 올리는 걸 금합니다. 발견 시, 앞으로 서평단 선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습니다. 또한, 다른 포털 블로그에 올리실 때도 원문 출처를 꼭 예스 블로그로 밝혀 주셔야 합니다.

* 책의 표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도서의 상세정보와 미리보기를 보실 수 있습니다.

* 포스트 하단 '스크랩하기'로 본인 블로그에 퍼 가셔서 책을 알려주시면 더욱 감사하겠습니다!

* 책 받으실 주소를 마이페이지의 '기본주소'로 설정해주세요! 방명록에 따로 주소 받지 않습니다. 공지를 읽지 않으셔서 생기는 불이익은 리뷰어클럽에서 책임지지 않습니다. (공지: http://blog.yes24.com/document/4597770)

* 리뷰 작성시 아래 문구를 리뷰 맨 마지막에 첨가해 주세요.^^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리뷰어클럽 블로그, 처음오셨나요? 

http://blog.yes24.com/document/8098797 ---> 이곳을 읽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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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이 살아있는 수업 | 2016-06-19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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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질문이 살아있는 수업

김현섭 저
수업디자인연구소 | 2015년 07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출발 질문으로 동기 부여, 전개 질문으로 교과 내용 이해, 도착 질문으로 삶과 연결. 생생한 질문이 살아 있는 수업으로 배움이 일어나도록 돕는 철학과 방법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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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이후 '질문하고 성찰할 줄 아는 주체적인 인간'을 기르려면 수업 시간에 질문이 살아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어졌다. 이 책 제목에 공감하며 출간하자 마자 구입해두었는데 손을 못 대고 있다가 올해 교사자율동아리 책 선정 때 적극 추천해서 드디어 읽게 되었다. 마침 이번 학기에 짝꿍 도덕샘께서도 탐구공동체를 배우시면서 질문으로 이끌어가는 수업을 시도하고 계시다. 내가 잘 기억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이 책은 월간 "좋은교사"에 기고하셨던 글을 수정, 보완하셔서 묶으신 듯도 하다. '질문'에 대한 다양한 내용을 총망라했기 때문에 알차고, 내용이 나열되어 있기 때문에 책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읽기에는 좀 벅찬 감도 있다고 생각했다. 작년 교사자율동아리에서 함께 읽었던 김현섭, "수업을 바꾸다"가 수업 디자인 자체를 다루었다면 이 책은 "질문"이라는 주제를 바탕으로 저자가 공부하고 고민하고 실행한 내용들을 구조적이고 체계적으로 정리한 책이다. 전문적학습공동체에서 무슨 책을 함께 읽어야 할지 고민이라면 어서 구입 ㄱㄱ!!

 

1. 수업 열 때 활동이나 컨텐츠 중심으로 교육과정 재구성하지 말자, 공감!!

수업 시간에 질문을 잘 활용하는 법을 다룬 부분이야 수업 시간 중 질문하기에 대한 학술적 정보들을 잘 모아서 정리해두었기에 공부하는 마음으로 읽을 수 있었다. 평소 들어본 기법들도 많았다. 오히려 내가 깊이 공감했던 부분은 요즘 내 고민과 비슷한 아래 내용 때문이었다. 동료 교사에게 수업을 열 일이 있을 때 참신한 활동이나 전문적학습공동체 주제에 맞는(혹은 당시 나의 관심사) 컨텐츠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재구성하곤 했기 때문이다. 활동은 재미있지만 내용을 잘 배우고 있을까, 교육과정 속 내용 자체를 가지고 깊이 배우는 자체에서 기쁨을 얻을 수는 없을까 고민하고 있었다.

 "공개수업을 디자인하는 경우 '어떻게(교수 학습 방법)- 무엇(교육과정)' 순으로 준비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과제 분담 학습 모형을 선택한 후 그에 맞는 단원을 찾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수업에서 학습 주제가 아닌 수업 모형 자체만 두드러지게 된다... 이 경우, 학습 주제보다는 과제 분담 학습 모형이라는 수업 모형만 두드러지게 된다." 75쪽.

 

2. 수업 단계에 적절한 질문법

저자는 질문을 잘하면 교과 내용 자체만으로도 배움이 일어나는 수업으로 이끌어갈 수 있다고 주장한다. 수업 단계에 따라 효과적인 질문 특성이 다르다. 교사가 일반적으로 수업 시간에 많이 하는 질문은 '전개 질문'에 가깝다. 학습 내용 자체를 확인하는 닫힌 질문을 많이 하게 된다. 그런데 수업 들어가기 전에 출발 질문을 잘하면 학생들의 사전 경험과 교과 내용을 연결시키며 흥미 유발과 동기 부여를 할 수 있다. 전개 질문에서는 세밀하고 닫혔지만 내용 이해를 돕는 적절한 질문을 할 수 있다. 교과 내용만 이해하고 끝내지 말고 도착 질문에서 배운 내용을 학생 삶에 직접 적용해볼 수 있는 열린 질문을 던져 주어 교실 밖에서도 배운 내용을 성찰하고 쓸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아래 부분에서는 여러 장에 걸쳐 각 교과에서 할 수 있는 3단계 질문 예시를 보여주고 있어서 재미있었다. 아무래도 내 교과인 도덕과 질문을 보게 되는데(저자인 김현섭 샘도 도덕과, 사실은 대학교 같은 과 대선배님이심) 정말 내가 습관적으로 교과서를 놓고 닫힌 질문만 던졌던 주제에 대해 얼마나 다양하고 좋은 질문을 던질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출발 질문- 전개 질문- 도착 질문(96-103쪽)

- 출발 질문: 동기부여할 수 있는 흥미롭고 열린 질문

- 전개 질문: 학습 내용 자체에 대한 세밀한 질문

- 도착 질문: 학습 내용을 삶에 적용할 수 있는 열린 질문

 

3. 질문하기 안전한 공간(엉뚱한 질문에 대처하는 법)

내가 수업에 대해 가지고 있는 또 하나의 오랜 고민은 수업을 준비해야만 수업할 수 있는 사람이고 임기응변이 부족해 계획을 벗어나 수업하기 어려워한다는 점이다. 수업 시간에 학생과 대화하다 보면 그 타이밍에 훨씬 적절한 주제가 튀어나와 다른 길로 벗어나면 더 많은 배움이 일어날 수도 있는데 불안해서 그렇게 못한다. 이런 나에게 '엉뚱한 질문'을 던지는 학생에게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당황스러워서 적절한 대답은 커녕 때로 학생에게 화를 내기도 한다. 아래 부분에서는 엉뚱한 질문에 웃으며 친절하게 반응하면서도 다른 배움으로 연결시키는 좋은 방법들이 나와 있다. 도덕과는 시수가 적어서 해마다 여러 반에 동시에 들어가곤 하는데 참 사소한 질문도 편안하게 잘 하는 반 학생들을 보면 평소 담임 선생님께서 질문에 허용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주셨나 싶어 부러울 때가 많다. 질문하기 편안하고 안전한 공간을 만들어야 비로소 질문이 살아있는 교실을 만들 수 있겠기에 내가 훈련해야할 부분이다.  

"3. 그래. 그게 궁금했구나. 혹시 이 질문에 답해줄 수 있는 사람 있니? 다른 사람들은 이 질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니?

 

이는 학생들에게 질문을 넘김으로써 학생들 스스로 그 문제에 대해 생각할 시간을 주는 것이다. 엉뚱한 질문에도 긍정적으로 반응을 해 주면 학생들은 안전함을 느끼게 되고, 이로 인해 자유롭게 질문을 할 수 있는 용기를 얻게 된다. 답을 모르면 모른다고 솔직히 이야기하고 다음 시간에 이야기해 준다고 해도 좋다. 즉시 답하기 곤란한 질문이라면 다른 학생에게 질문을 넘겨 그 학생의 이야기가 배움의 통로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23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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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들어도 좋은 말 | 2016-06-19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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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언제 들어도 좋은 말

이석원 저
그책 | 2017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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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까지가 수필이고 어디부터가 픽션인지 알 수 없어 혼란스러웠던 '이야기 산문집'. 소설이라고 생각하고 읽으니 재미는 있었다. "보통의 존재"처럼 사적인 일기 같기는 여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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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히 사적인 일기 같았던 산문집 "보통의 존재"를, '이 도서 포함 몇 권 이상 구입하면 사은품을 증정하는 이벤트'에 눈이 멀어 무려 구입 소장하고 있다. 읽은 직후 정리한 서평에도 썼지만 일기 같은 글이 때로 오글거리기도 했다. 나는 왜 또 같은 저자의 신간을 찾아 읽었을까. "보통의 존재"에 비하면 훨씬 재미있게 읽었는데 이유는 '이야기' 산문집을 표방하고 있어 책 전체에 소설인지 산문인지 헷갈릴 정도로 일관성 있는 스토리 라인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혼외 정사 같은 내밀한 이야기들이 너무 솔직하게 '산문' 외피를 입고 드러나 있어서 불편했다. 이 모든 이야기가 실제로 작가가 겪은 일들이라면 심히 용감하다고 생각했고, 아니라면 어디까지가 픽션인지 에필로그에서라도 힌트를 주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해요?"

저자가 언제 들어도 좋은 말은 좋아하는 사람이 만나자고 보내는 문자이다. 디테일은 다를지라도 누구나 한 번 이상 겪어보았음직한 여남 간 연애 과정에서의 밀당과 권력 관계가 드러나 있다. 이 다음은 어떻게 될까를 궁금해하면서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저자 자신의 생각과 달리 '사실은 이러이러했어'라는 반전이 드러나 재미있다. 비록 해피엔딩은 아니었지만, 이런 이야기가 실제 경험에 바탕을 둔 글이라면 현실적으로 해피엔딩이기란 힘들다.

 

"포르쉐 모는 의사 김정희씨를 만난 건 그런 이유로 네가 한없이 가라앉아 있던 때였다.

"무슨 일을 하세요?

여자의 의례적인 물음에 너는 사실대로 대답할 수 없었다. 너는 너의 직업적 정체성에 대해 극도의 혼란을 느끼던 중이었고, 아무 것도 확신할 수 없던 터였으니까. 너는 그때 글을 쓰고 음악을 만드는 것은 더 이상 자신의 일이 아니라 믿었고, 이제야말로 정말 하고 싶은 새 일을 찾게 되길 애타게 바라고 있었으니까. 그때가 너의 나이 마흔두 살. 너는 너의 진짜 일을 찾기 위해 거의 필사적으로 세상의 여러 직업들을 살폈다... 네가 좋아하는 것들 중에 직접 하길 원하거나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게 네겐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게 너를 좌절케 했다." 327쪽.

오래 인디음악을 한 유명한 음악가이자 책을 세 권 째 내는 작가인 저자도 40이 넘어서도 아직도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일까, 무엇을 하면서 살아야 할까'에 대해 엄청 심각하고 아프게 고민한다. 특별한 생애 주기마다 진로에 대해 고민하면 갑자기 새로운 일이 뚝 떨어져주리라 기대하기도 하지만 하던 가닥, 살던 가닥이 있으니 그렇게 새로운 일을 시작해서 잘 되기는 참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10년 넘게 한 가지 일을 꾸준히 하기의 의미는 꽤나 크다. 음악을 하던 저자가 글을 쓸 수 있었던 이유도 그 자신이 말하듯 일기든 짧은 글이든 매일 매일 오랜 시간 꾸준히 습관적으로 썼기 때문일 테다. 진로를 고민할 때 새로운 일이 뚝 떨어지는 게 아니라 내가 하고 있는 일을 변형 시켜야 헤매지 않고 실패도 적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연애에서는 해피엔딩이 아니었지만 저자 자신이 글을 써야하는 사람임을 확인하게 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퇴근하면 피곤해서 손 하나 까딱 하기 싫은 평일 저녁에 심심풀이하듯 재미있게 읽었다. 책 내용과는 상관 없이 "페이퍼" 황경신, 김원 두령님 이름이 나와 괜히 반가웠다. 저자가 글을 쓰기 시작한 이유가 이 분들 때문이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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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쇄를 찍자! 3 | 2016-06-17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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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중쇄를 찍자! 3

마츠다 나오코 글,그림/주원일 역
애니북스 | 2016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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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쇄를 찍는 어엿한 편집자가 되기 위한 전직 유도 선수 고코로의 고군분투!! 신인 편집자의 순수한 패기와 훈훈한 마음, 참신한 시각 덕분에 난관을 헤치고 잘 성장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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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에 만화가를 다룬 일본 영화 "바쿠만"을 재미있게 보고 나서, 이미 사두었던 이 책을 후루룩 읽었다. 애니북스에서 1권을 선물받은 후 빠져들어서 2, 3권을 내 돈으로 사고 있다. 주인공 고코로에게서 일을 진지하게 대하는 자세를 배울 수 있을 듯해, (비담임 지금은 짝꿍 도덕샘 학급인 2-6) 학급문고에 넣어주고 있다. "바쿠만"이나 이 책에서 일본 만화 생태계를 비슷하게 보여주고 있다. 물론 "바쿠만" 배경은 일본에서 매우 유서 깊고 잘 나가는 "소년 점프"이고, 이 책에서는 작은 만화 출판사이지만 신인 만화가가 편집자에게 투고하러 다니고 편집자는 신인 만화가를 발굴해서 출판사 차원에서 상을 주고 연재를 맡기고 단행본을 내주는 과정은 매우 비슷하다. 인상 깊었던 점은 출판사마다 본인들의 성격이 매우 분명하다는 점, 그래서 자신들과 성격이 맞지 않는 만화는 되도록 받지 않는다.

 

전직 유도 선수였던 주인공 고코로는 신인 편집자로서 그러한 과정을 배워간다. 주로 만화 동호인들이 만든 회지들이 모이는 바자에 참석해 만화가가 될 만한 사람을 2명 발굴한다. 그림을 매우 잘 그리는 여자 만화가를 결국 망가뜨리는 야스이에게 빼앗기는데 이 지점이 벌써부터 4권을 기다리게 한다. 또 한 명은 어딘가 모르게 어둡고 그림을 절망적으로 못 그리지만 만화적 상상력이 매우 풍부한 남자 만화가인데 그가 어떻게 성장할지도 기대된다. 신인 편집자라서 그런지 원체 해맑고 훈훈한 성격인 고코로여서인지 연륜 있지만 닳고 닳은 야스이 같은 느낌이 아니라, 신인 만화가 한 사람 한 사람의 장점을 보아주는 면이 좋았다.

 

요즘 진로 단원을 나가고 있어서인지 무엇이 이 편집자들과 만화가들로 하여금 좋은 만화를 만들고 싶게 만드는지 궁금하다. 이번 3권 등장인물들은 몇 년 동안 열심히 그리면서 만화가가 되려고 준비하거나 여러 힘든 알바와 만화지망생 생활을 병행한다. 잡지사에 투고하러 온 만화가 3명 모습이 참 달라서 흥미로웠다. 자만한 만화가도 있고 비판이 두려워 자기 만화를 읽고 있는 편집자를 똑바로 보지 못하는 만화가도 있는데, 한 만화가는 편집자를 보기 너무 긴장됨에도 불구하고 편집자가 자기 만화 읽는 일거수 일투족을 열심히 관찰한다. "데뷔하고 10년은 재능만 갖고 먹고살 수 있지. 그후에는 인간력, 즉 인간으로서의 힘이야. 얼마나 성장할 수 있는가!" 인간력이라니 멋진 말이다!! 좋은 사수를 만나 편집자로 거듭나고 있는 주인공 고코로도 앞으로 어떤 일들을 겪으며 얼마나 더 성장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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