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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 철학툰: 지적 허영을 위한 | 2019-02-26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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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지적 허영을 위한 퇴근길 철학툰

이즐라 저
큐리어스(Qrious) | 2019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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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자신이 성실한 자세로 철학 관련 서적을 공부하며 쓰고 그린 책으로, 철학을 처음 접하는 초심자도 여러 철학자 핵심 사상에 대해 편안하게 읽을 수 있을 듯하다는 생각이 들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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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과 같은 신청글을 올려 예스이십사 리뷰어클럽에서 신간을 받아보았다.

 

“작년과 올해 철학교육 전공자로서 대학원 생활을 하며 읽고 쓰고 있습니다. 푸코 저작을 읽는 와중 요즘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부분은 고대에 철학이 삶의 방식을 다루는 분야였다는 점입니다. 당대에 철학은 ‘누가 어떤 사상을 주장했다’는 철학 이론 나열이 아니라, 그야말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해 구체적으로 답하거나 스스로 찾을 수 있도록 질문 하는 분야였다고 합니다. 지금은 힘이 빠졌지만 원래 윤리학이 존재론(인간과 세계를 ‘인식’하고 그 질서에 맞추어 살기)과 정치학(자유로운 시민으로서 타자 통치를 잘하기 위한 자기 통치 방법)을 포괄하고 있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책 소개글 속 ‘우리 삶에 철학은 쓸모 있을까’라는 문구에 대해, 철학을 제대로 공부하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틀과 원리를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결국 철학을 공부하면 책 제목에 들어 있는 ‘지적 허영’ 채우기를 넘어 더 잘 살 수 있는 실질적인 형식과 내용이라는 삶의 기술, 도구, 장비를 갖출 수 있다고 믿습니다. 이 지점이 제가 중등 도덕 교사로서 철학 교육에 관심을 갖는 이유입니다.“

 

 

    

 

이 책을 잘 보관했다가 복직해서 교실 학급문고 꾸릴 때 꼭 비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청소년도 이해하기 편할 만큼 열심히 공부해서 이해하기 쉽게 풀어 쓰고 그린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다양한 분야에 관해 마음먹으면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많으니 이제 특정 분야 ‘전문가’ 여부를 가르는 경계가 희미해지는 시대이다. (정작 인문학자들은 재미를 못보고 있다는) 인문학 열풍 덕분에 일반 독자를 위한 너무 어렵지 않은 인문학 서적 출간이 유행하고 있는 요즘이라 여러 책을 접해온 바, 이 책 저자처럼 비전공자로서 철학자를 다룬 책을 모아 성실히 공부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한 후 만화로 풀어낸 자세 자체가 인상 깊었다. 일반 독자와 비슷한 수준을 출발점으로 두고 그 철학자에 대해 꼭 알아야 할 듯한 내용을 뽑아 자신이 이해한 만큼 다루었다는 점이 이 책이 가진 미덕일 듯하다. 아무래도 전공자가 쓴 책은 큰그림과 깊이가 있는 대신 '설마 독자가 이 내용도 모르지는 않겠지, 이런 기본적인 내용은 설명하지 않아도 알 거야'라고 생각하고 자세히 설명하지 않고 넘어가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저자 본인은 ‘지적 허영’을 위해 이 공부를 했다고 하지만, 그렇게 공부했던 과정에서 했던 생각들이 어디 가지 않고 본인에게 쌓여 평생 어떻게 살아야 할지 힌트를 주리라 믿는다. 실제로 저자는 책 내내 질문을 하고 힌트를 찾아나가고 있었다. 덕분에 책 전체를 읽으며 의미 있는 철학자들의 핵심 사상을 훑을 수 있어서 공부에 도움을 받았다. ‘실존의 미학’에 관심을 가지고 있어서 개인적으로 특별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다음과 같았다.

 

1. 쇼펜하우어

전에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 일부분을 읽어야 할 때 너무 어려웠는데, 이 책 쇼펜하우어 부분을 읽으면서 의지를 내어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를 다시 찾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당대에 여러 철학자가 버렸던 ‘관념론’ 해법을 예술에서 찾았다는 점에서, 예술 중에서도 특히 ‘음악’에 대해 중요하게 논의했다는 점에서. 쇼펜하우어가 보였던 ‘삶은 고통’이라는 염세주의적 생각과 삶의 자세에 공감했다.

 

2. 밀

스카이캐슬을 방불케 할 만큼 유년 시절을 학업에만 전념하며 자랐다는 밀은 어른이 되어서야 정서가 발달했어야할 시기에 이성만 추구하느라 정서를 돌보지 못했음을 깨달았다고 한다. 밀은 예술 중에서도 문학에서 감정적 결핍을 해결했다고 한다. 다른 책에서도 접했지만 당대 자유주의 철학자+페미니스트였던 테일러와의 사랑 또한 밀을 구원한 요소였다.

 

3. 니체

최근 “건반 위의 철학자”를 읽으면서 니체는 예술을 통해 구원 받은 대표적인 인간이라는 생각을 했다. 니체가 작곡가로서 ‘인정’ 받지 못했던 경험이 자기 철학을 세우는 결정적 계기 중 하나로 보였기 때문이다. 니체가 ‘삶을 예술 작품처럼 만들라’고 말했을 때 그 말이 어떤 의미인지 좀 더 잘 이해하려면 ‘니체와 음악’에 관해 공부할 필요가 있겠다 싶었다. 그의 저작 또한 매우 시적이기도 하고.

 

어떤 회사에 작은 도서관을 꾸릴 때 어떤 큐레이터들은(책 읽을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오히려 그 업계에 관한 책은 두지 않기로 결정한다고 했다. 요즘 논문에 대한 압박감을 가지고 푸코를 몰아 읽고 있어서 그런지 오히려 푸코를 다룬 장보다도 다른 장들이 눈에 잘 들어왔다는 점, 그래도 이런 류 책에서 꼭 다루지는 않기도 하는 푸코를 이 책에서 다루어주어서 고맙게 읽었다. 

 

* 저는 예스이십사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이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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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반 위의 철학자 | 2019-02-10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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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건반 위의 철학자

프랑수아 누델만 저/이미연 역
시간의흐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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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로 피아노를 꾸준히 연주했던 세 철학자 사르트르, 니체, 바르트의 삶과 사상, 몸 감각 체험과 의식에 있어 피아노 연주가 어떤 의미였는지 설득력 있게 보여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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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올해 들어 근대식 세밀한 학문 분과 분류에 따른 ‘전문성’의 실체와 환상에 대해 자주 생각해보고 있다. 음악에 대한 글쓰기나 악기 연주는 음악 전공자만 해야 할까, 해당 영역에서 밥 벌어먹고 살지 않는 이는 거기에 대해 발언하지 않는 편이 도리일까. 철학자이자 취미로 피아노를 치는 저자는 이 책에 실은 철학자 3명이 아마추어 피아니스트로서 자기 삶을 어떻게 만들어갔는지 보여주고 있어서, 책을 읽으면서 위 질문에 관해 속 시원한 힌트를 여러 개 얻었다. 저자는 내가 평소 어렴풋이 ‘그렇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던 철학과 음악의 긴밀한 관계를 설득력 있는 글로 풀어주었다. 이 쟁쟁한 철학자들이 취미로 피아노를 직접 연주하면서 자기 생각을 어떻게 발전시켜나갔는지도 흥미로웠지만, 무엇보다 저자가 의지를 내어 그들이 프로 연주자가 아니라 아마추어 연주자였다는 점 자체가 가진 강점이나 그 점이 주는 의미를 드러내었기에 인상 깊었다. 그들은 철학이라는 자기 분야가 아니라 피아노 연주라는 시공간에 의도적으로 자기 신체를 두었던 실존이었다.

 

혹시 취미로 피아노 치는 분들이 삶의 방식으로서 피아노 연주라는 취미 생활을 영위하는데 도움을 얻고자 이 책을 읽으실 때 현대 철학 차원에서 염두에 두고 읽으셨으면 하는 지점은 ‘음악의 생리학’이다. 저자는 이 현대 철학자 3명을 언급하면서 의도적으로 책 전체에 걸쳐 음악 연주나 감상이 주는 현상학적 효과를 서술하고 있다. 자연과 자유 영역을 매개하는 예술에 대한 언급은 칸트 미학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는데 그 이유는 예술이 세계에서 몸이 하는 체험과 의식을 연결시키는 기능을 하기 때문일 테다. 이 책이 피아노 연주를 소재로 삼고 있기 때문에 저자는 계속해서 ‘손’과 ‘귀’에 대한 언급을 하고 있다. 또한 바르트 같은 기호학자가 악보를 텍스트 읽듯 보면서 ‘초견 연주자’ 자세로 연주하는 모습을 상세히 묘사하고 있다. 음악을 연주하는 동시에 들을 때 온 몸 전체로 감각하는 체험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음악에 대한 생리학적 고찰을 위해서는 생을 긍정했던 니체, 그 옛날 ‘진정한 쾌락’을 다루었던 고대 에피쿠로스까지 올라가 힌트를 얻어 보아도 괜찮을 테다.

 

“니체는 음악의 생리학적인 부분을 그 어떤 엄밀한 미학적 담론보다 중요하게 생각했다. 우리 신체와 떼려야 뗄 수 없게 결합되어 있는 미학, 다시 말해 음악은 모든 형식 너머에 있으며 듣는 것과 사유하는 것은 다르지 않다.”, 127쪽.

 

 

1. 사르트르

 

자유를 지향하던 실존주의자 사르트르는 그의 언행과 걸맞지 않아보이게도 피아노로 쇼팽을 즐겨 연주했다고 한다. 저자는 정치 성향과 취향의 관계가 일관되어야만 하는지 물으며, 투쟁하는 그도, 피아노로 쇼팽을 연주하는 그도 사르트르임을 말하고자 하는 듯하다. 저자 주장에 따르면 이 책에 등장하는 철학자들은 당대와 철학적 작업에서 거리를 두고 세계를 들여다보거나 감각을 확인하기 위해 피아노 연주라는 시공간에 자기 자신을 두었다. 그들은 프로페셔널하고 기교 뛰어난 유려한 연주가 아니라 자유롭게 연주하거나 악보를 일종의 질서로 보고 마치 규율을 따르듯 따라 치는 연주를 했다고 한다. 한편 사르트르 집안 내력이나 피아노와 사르트르 모자 관계도 사르트르 피아노 연주 작업을 이해하기 위해 눈여겨볼 만한 지점이다.

 

“정치 활동으로 한창 바쁘던 시기에도 사르트르는 매일 피아노를 쳤다. 1960년대 말, 강경했던 그의 정치활동을 생각하면 쇼팽의 녹턴을 연주하는 사르트르의 1967년 영상은 비현실적으로 보이기까지 한다. 그는 미국이 베트남에서 저지를 범죄 행위의 진실 규명을 위해 러셀 재판소 조사 위원회를 주재했다. 몸소 이집트와 이스라엘을 방문해서 아랍과 이스라엘의 대화를 촉구했으며 프랑스 68혁명을 지지했다. 1970년대에 사르트르는 좌파의 핵심 인물이 되어 있었다. 하지만 데모와 토론, 열정적인 글쓰기를 포함한 그 무엇도 피아노를 연주하는 시간만큼은 방해할 수 없었다. 삶의 다양한 리듬 사이에서 나타나는 이러한 어긋남은 현실과 거리를 두려는 한 철학자의 지혜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유기적 연결의 기술, 풍성한 내면을 가꾸려는 경향, 감정을 열린 마음을 받아들이는 태도에서 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시간성의 조합은 흐름을 가로막는 엇박자를 유발하기도 한다. 이것은 양립불가 혹은 저항의 모습으로 드러나고 만남을 불발시킨다. 행동하는 지성의 상징인 사르트르라고 해서 모든 만남에 응하지는 않았다. 그가 전쟁 통에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던 것은 좌파 친구들의 군사적 호출을 수락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를 공적 활동과 사적 활동의 모순이라고 볼 수는 없다. 그보다는 지금 이 순간을 상상의 시간, 글쓰기의 시간, 감정의 시간과 타협했던 것으로 봐야 한다.“, 58쪽.

 

 

    

 

2. 니체

철학자보다도 음악가가 되고 싶었던 모양이었던 니체는 음악가로 인정받지 못하고 좌절하면서 자기 사상을 구축해나갔던 듯하다. “비극의 탄생”에서 그렇게 찬양했던 바그너와 어떻게 결별하게 되었는지 자세한 이야기가 궁금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세밀한 사건들보다는 니체 생각과 태도 변화 자체가 가장 큰 원인이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그 자세한 과정보다도 니체 자신이 슈만이나 바그너를 극복하며 음악으로부터 구원을 얻고 자기 특유 철학을 구축한 과정을 중심에 두고 ‘니체의 음악’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니체는 <뉘른베르크의 명가수> 서곡과 한스 폰 뷜로 지휘의 <트리스탄과 이졸데>에 완전히 매혹당했다. 바그너에 한껏 고무된 니체는 음악 뿐만 아니라 예술 전반의 문법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겠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자 갑자기 슈만에 대한 애정은 바그너를 향한 존경심과 부딪히게 되었다. 이전 시대의 모든 것을 날려버리길 원했던 바그너는 낭만주의 특유의 짜깁기식 작곡법을 경멸했다. 니체의 피아노 연주와 작곡은 슈만과 바그너처럼 서로 화해할 수 없는 것들을 하나로 묶는 매듭이자 음악적 영감, 이론적 야심 사이의 긴장 상태가 되었다. 여기에 더해 바그너의 부인이 능숙한 솜씨로 이 철없는 철학자를 유혹하기 시작하면서 선생과 제자 사이의 관계는 복잡하게 꼬여갔다.”, 106쪽.

 

 

 

3. 바르트

저자는 사르트르의 정치적 삶과 피아노 연주 취향이 달랐듯, 여러 철학자들은 음악에 관한 글쓰기와 개인 미적 취향을 분리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음악을 사랑하는 태도에 관해 프로와 아마추어 간 우열을 가리려는 의도가 아니라(가능하지도 않을 테지만) 서로 성격이 다르고 각각이 가진 의미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를테면 기교가 부족해서 유려한 연주를 할 수 없는 수준에서 취미로 꾸준히 피아노를 치는 사람 특유 현상학적 효과가 있을 수 있다. ‘피아노를 칠 때 자신이 그 연주를 듣는 감각’에 대한 바르트의 분석도 눈여겨볼 만하다. 콩쿠르가 원하는 기준에 맞추어 기교 뛰어나 정확하고 익숙하게 하는 연주와 아마추어 연주자가 일상에서 악보 여기저기를 건너뛰며 하는 연주가 가져오는 감각적 효과는 그 성격이 스펙트럼처럼 다양할 듯하다.

 

“니체를 아마추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취미 수준을 훌쩍 뛰어넘는 그의 연주 솜씨만 놓고 보면 프로페셔널 음악가라고 부르는 게 맞을지 모른다. 악기를 다루는 기술의 숙련도에만 초점을 맞추면, 어떤 피아니스트가 아마추어를 벗어나 프로페셔널이 되는 경계를 규정하기 어렵다. 음악 학교의 입학 시험이나 콩쿠르는 상대적인 평가일 뿐이다. 그러므로 아마추어리즘을 정당하게 평가하려면, 연주자가 음악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으며 자신의 악기와 어떤 독특한 관계를 맺고 있는지 관찰해야 한다. 이는 단순히 테크닉의 문제만 뜻하지 않는다.

롤랑 바르트는 매일 피아노를 연주했다. 그러면서도 글쓰기와 피아노 연주 사이에는 분명한 선을 그엇다. 이 두 가지 활동은 충분히 바람직하게 연결될 수 있다. 이 두 가지 활동은 충분히 바람직하게 연결될 수 있다. 하나의 곡을 직접 연주하는 것은 그 곡을 깊이 이해하는 데 내적인 지식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음악학자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악보를 읽는다. 하지만 어떤 철학자는 아무런 음악적 체험도 해보지 않고 음악에 관해 말한다. 그런 이야기는 우리 주위의 누구라도 할 수 있는, 두루뭉술한 일반론,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루소와 니체, 비트겐슈타인, 아도르노 그리고 사르트르와 장켈레비치는 그런 부류의 철학자가 아니었다. 이들은 악보를 읽고 분석하는 것은 물론, 연주도 할 줄 알았다. 음악에 관해 글을 쓰는 것과 악기를 연주하는 것, 이 둘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했는지는 각자가 다른 모습을 보인다. 특히 개인적 취향과 미학적 견해가 차이날 때 더욱 그러했다. 일례로 니체와 사르트르는 모두 쇼팽을 사랑했고 즐겨 연주했지만, 니체는 바그너에 대해 썼고 사르트르는 쇤베르크에 대해 썼다. 이 격차를 자기 모순의 비밀스러운 증거로만 볼 수는 없다. 오히려 글쓰기와 연주를 의도적으로 분리하고자 했던 것은 아닐까.“, 145쪽.

 

 

 

 

“언젠가 바르트는 수도원에서의 삶을 이야기한 적이 있다. 정해진 일과에 따라야 하는 수도사의 삶을 강요받지 않는 한, 독방에서의 고독한 삶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원처럼 외부와 차단된 곳에서 생활하되 스스로 삶의 템포를 정할 자유가 허용된 삶. 이 삶의 방식은 위에서 말한 바르트의 개척과 관련 있다. 악보에 빼곡하게 그려진 음표 사이를 자신만의 리듬으로 탐험하는 색다를 즐거움. 그리고 그 안에서 철학과 취향, 욕망에 관한 진실과 마주하는 일. 바르트의 피아노 연주는 흥미로운 연구 주제가 되었다.”, 171쪽.

 

“바르트에게 피아노 연주는 일종의 속도로 나타난다. 속도는 주체가 지닌 고유한 리듬이고 빠르기이며 움직임이다. ‘고유리듬’(idiorhythmie)에 대해서는 바르트가 강의를 준비하며 메모한 내용을 엮은 책 ”어떻게 더불어 살 것인가“에 설명되어 있는데, 아마도 베긴회 수도원에서 생활하는 수도승들의 생활 양식에서 단서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 베긴회 수도원의 수도승들은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어 단체 생활을 하면서도 사생활이 보장된 자유로운 삶을 산다. 음악의 언어로 바꿔 말하면, 누군가에 의해 정해진 카덴차를 따르지 않고 감정이 이끄는 대로 치는 자유로운 연주 같은 삶이라고 할 수 있다. 바르트는 모든 개인이 고유리듬을 실천하면서 자신만의 삶을 사는 세계를 꿈꿨다. 고유한 리듬을 발견하고 실천하는 방식은 저마다 다를 것이다. 바르트의 경우에는 단연 피아노였다.”, 212-213쪽.

 

 

 

흥미로운 점은 이 전위적인 이미지를 가진 세 철학자가 선호한 작곡가들이 바로크 고전이 아니라 낭만주의 시대를 살았던 작곡가들이라는 점이다. 당대 혹은 바로 앞 세대 음악이라서였을까, 낭만주의 음악이 추구하는 개성과 자유 때문이었을까, 이 세 철학자는 왜 하필 쇼팽을, 비제를, 슈만을 즐겨 연주하거나 좋아한다고 표명했을까. 저자는 이들이 의외인 작곡가들 곡 연주하기를 선호했던 지점에서 시대에 매몰되지 않고 자기 일상 삶의 방식 속에서 지금 여기 ‘현대성’을 추구하며 저항하려던 의도를 읽어냈다. 요즘 푸코를 몰아 읽으면서 내내 ‘삶의 양식’이 화두다. 영화 “일일시호일”: http://blog.yes24.com/document/11014989 을 볼 때도 생각했는데 (피아노 연주), 이 괄호에 여행, 다도, 운동, 독서 등등 몸 감각이 꼭 필요하면서도 생업 위한 활동이 아닌 다른 분야 취미 활동을 의지 내어 자기 삶에서 하나 이상 확보하는 자세가 중요하고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대 철학자들 실천에 따르면 자유롭게 자기다운 삶의 리듬을 찾기 위한 삶의 양식 선택은 철학적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여담인데 이 책에서도 푸코 이름을 만나 혼자 반가워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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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서평단 모집]『5일 만에 끝내는 서양미술사』 | 스크랩 2019-02-01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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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만에 끝내는 서양미술사

최연욱 저
메이트북스 | 2019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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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 : 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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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생 처음 서양미술사를 유쾌하게 독파하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넘버원 미술전도사’ 최연욱 화가의 유쾌하고 재미있게 읽는 서양미술사 이야기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명언이 있듯이 미술에 대해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어떻게 미술을 접하고 치유가 어쩌고 행복이 저쩌고가 이뤄지겠는가가 저자의 결론이자 이 책의 집필배경이다. 서양미술의 역사와 대표 명작들에 대한 감상 포인트까지 쉽고 유쾌하게, 그러면서도 치밀하고 속속들이 담아낸 이 책을 통해 그간 어렵게만 느껴지던 서양미술사를 이제 ‘미알못’인 당신도 손쉽게 독파할 수 있을 것이다. 비전공자로서 미술사 공부가 엄두가 나지 않았지만 더 늦기 전에 미술의 세계에 풍덩 뛰어들고 싶은 이들에게 오아시스와도 같은 책, 사이다와도 같은 책이다. 이제 더 이상 미술을 어려워하지 말자. 미술에 대한 진입장벽을 훌쩍 뛰어넘어 그 누구라도 이 책을 통해 미술의 매력에 푹 빠지는 마력을 느껴보자. 

인류의 사랑을 받는 위대한 미술품 48점에 대한 저자의 심층 해설은 단연 압권이다. 저자는 예리하면서도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작품의 품격을 고양하는 심미안을 가지고 있다. 이 책을 읽은 누구든 이제 앞으로 미술 작품이 새롭게 보일 것이고, 더 이상 미술 작품을 무심코 지나칠 수 없을 것이다. 저자가 설명한 48점에 대해서만 알아도 전 세계 어느 대형 미술관의 어느 시대, 어느 거장의 걸작이든 더 이상 그 앞을 쉽게 떠날 수 없게 만들 것이다. 서양의 위대한 미술품 48점에 대해 다양한 각도에서 심도 있는 설명을 곁들임으로써 감상의 즐거움을 배가하는 보너스를 선사한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미술의 문외한이라도 어렵지 않게 작품의 핵심을 찾아가는 길에 나설 용기가 생기고 그 여행 또한 즐거울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명화 한 점에서 예술적 감성을 발견하는 즐거움을 누리고 기꺼이 붓과 펜을 들어 자신을 마음껏 표현해볼 수 있다.


추천평


이 책을 읽으면 누구든 미술 작품이 새롭게 보일 것이다. 더이상 미술 작품을 무심코 지나칠 수 없을 것이다. 최연욱 화가가 설명한 48점에 대해서만 알아도 전 세계 대형 미술관들에 전시된 어느 시대, 어느 거장의 걸작이든 상관없이 그 앞을 쉽게 떠날 수 없을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미술의 매력에 푹 빠지는 마력을 느낄 수 있다. 

- 김기동(서양화가, 사단법인 한국미술협회 강원도지회 지회장)


고통스런 산고가 창조의 통과의례라면 작품의 배경을 찾아가는 작업은 감상의 길잡이가 아닐까? 최연욱 화가는 예리하면서도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작품의 품격을 고양하는 심미안을 가지고 있다. 시대를 엮어 서양의 위대한 미술품 48점에 대해 다양한 각도에서 심도 있는 설명을 곁들임으로써 감상의 즐거움을 배가하는 보너스를 선사한다. 미술의 문외한이라도 어렵지 않게 작품의 핵심을 찾아가는 길에 나설 용기가 생기고 그 여행 또한 즐거울 것이다. 

- 박동국(수채화가, 속초여자고등학교 미술교사)


좋은 그림, 명화에는 당시의 생활모습과 정치적 현실, 풍경이 오롯이 담겨 있어서 그림 앞에서 시간여행을 하는 즐거움이 크다. 어느 한 점도 같은 것이 없으며 창의적인 발상과 표현에 깜짝 놀라곤 한다. 그 놀람은 시대를 뛰어넘어 내 삶을 새롭게 응시하게 만든다. 삶이 확장되는 시기, 자신만의 삶의 지도를 그려나가는 청소년들이 범람하는 게임의 화면에서 잠시 물러나 그림 여행을 하면 좋겠다. 이 책을 통해 명화 한 점에서 예술적 감성을 발견하는 즐거움을 누리고 기꺼이 붓과 펜을 들어 자신을 마음껏 표현해 보면 좋겠다. 

- 이인숙(부용중학교 교장)


미술에 ‘미’자도 모르던 나에게 다가온 ‘미친블로그’. 지난 몇 년간 매일 올라오는 서양화가 최연욱의 재미있는 미술 이야기를 읽기는 했지만, 그간 2번의 큰 실패로 삶을 마감하고 싶었다. 바닥의 순간, 나도 모르게 발길이 닿은 인사동 어느 갤러리에서 마주한 한 편의 그림을 만났다. 그 앞에서 한 시간을 서 있었고, 지금은 미술 덕분에 나의 2번째 삶을 고맙게 살고 있다. 이 책을 통해 많은 힘든 분들이 삶의 희망과 힘을 받길 바란다.

- 함병열 (‘미술과 친구되는 미친블로그’ 애독자 푸른별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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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허영을 위한 퇴근길 철학툰

이즐라 저
큐리어스(Qrious) | 2019년 02월


신청 기간 : 210 24:00

서평단 모집 인원 : 5

발표 : 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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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에 읽는 가장 편안한 인문교양
“철학은 어렵지만, 철학툰은 쉽다!”

이번엔 끝까지 읽어 보실래요?
당신의 지성을 채워줄
다시 만나는 철학, 갖고 싶은 철학툰

짧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21인의 철학자, 웹툰으로 읽는 서양 철학 이야기

우리가 읽을 수 있는 가장 쉬운 철학
심플해서 더 잘 읽히는 웹툰

데카르트부터 칸트, 니체를 지나 데리다까지! 이 책은 철학자 21인의 삶과 철학을 웹툰으로 풀어내 편안하고 재미있는 사색을 하게 만들어준다. 퇴근길에 들른 카페에서 멍하니 창문만 바라보는 시간. 문득 ‘읽을 책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 무언가 허전한 기분이 들 때, 이 책의 어느 부분을 펴서 읽든 이제까지와는 다른 재미의 철학을 만날 것이다. 작가는 철학자들의 삶, 사상, 여러 저서와 일반적인 해석을 언급하며 누구나 고민해볼 수 있는 철학적 사유를 이어나간다. 

철학책은 항상 읽다 말았다, 니체 이후 철학사가 기억나지 않는다, 나에게 가장 익숙한 철학은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뿐이다 싶은 독자라면 이 책을 읽기 시작한 순간, 허전한 지성이 채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저 흥미로운 이야기를 읽듯 웹툰을 보고,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철학적인 질문들을 마주하면 된다.
작가는 철학의 무용성을 인지하고 있다. ‘책을 읽으면 금세 잊어버리는데, 독서나 지식 같은 게 무슨 의미가 있는 걸까?’라는 의문을 품고 ‘우리 삶에 철학이 쓸모 있을까’ 하는 고민부터 시작한다. 하지만 중요한 건 철학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의미를 찾는 것이 아니다. 이 책을 읽고 난 뒤 철학자의 사상이 기억나지 않거나, 조금만 읽다가 책을 덮어버리게 되더라도 상관없다. 철학에 관심을 가지고 읽는 행위 자체가, 지식을 만나고 지성을 채우는 일이다. 허영심 가득한 독서라도, 나만의 의미를 길어 낼 수 있다. 정답 없는 사유가 삶과 인간, 세상을 더욱 깊이 이해하게 해준다. 색다른 인문학, 뭔가 다른 철학책을 원한다면 『지적 허영을 위한 퇴근길 철학툰』으로 시작해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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