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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학교에 가다: 학교민주주의와 시민 교육 이야기 | 2020-11-27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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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시민, 학교에 가다

최형규 저
살림터 | 2019년 08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공교육 기관인 학교에서의 시민 '교육'에는 어느 정도 잔소리가 필요한 게 아닐까, 라는 고민을 남겨준 책. 교육혁신을 실천 중인 서종중 교장선생님의 사례 중심 생생한 이야기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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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교사운동 정책위 경기소모임 학습공동체 올해 모임을 마쳤다. '시민교육과 인권'을 주제로 책 4권을 함께 읽었는데, 이 책이 마지막 책이었다. 혁신학교들로 유명한 양평 지역의 서종중 교장선생님(사회과)께서 학교 운영 사례를 바탕으로 직접 쓰신 책이라 공감하며 생생하게 읽었다. 


어떤 조직에 '민주주의'라는 말을 붙이고 이를 실현하고자 할 때에도 상황상 권력 관계에서 약자인 사람이 느끼기에 ‘답정’이 아닌 상태는 되어야 약자가 말을 할 수 있다. 어떤 상황에서 권력 우위에 있는 쪽이 '소통이 잘 된다', '지혜롭다'고 평가내리는 대화 장면을 보면 한쪽만 만족하는 위장된 민주주의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윗분이 흡족해야 우리도 편안하다며 하고 싶은 말을 참고 넘어간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최근 이범희 선생님 연수를 들을 일이 있었는데, 학교민주주의는 리더십(예를 들어 교장선생님)이 권한 위임을 하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고 말씀하셨다. 또한 교사는 교장선생님에 대한 불만을 말하기 전에, 자신은 학생들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돌아보아야 한다고 하셨다. 공감가면서도 평소 잘 못하고 있는지라 뜨끔하면서 들었다. 


스스로 돌아볼 때 나는 잔소리가 매우 많은 교사다. 우리 경기소모임에서도 시민교육에 관한 책을 읽으며 줄곧 화두였던 소재가 잔소리였다. 학생이 어느 정도 머리가 크면 잔소리는 의미도 효과도 떨어진다는 말씀이었다. 올해 우리학교에서 줄곧 잔소리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친구처럼 대해주는 젊은 샘들이 많은 학교에서, 정작 필요할 때 잔소리하는 무서운 어른이 하나도 없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공교육 기관인 학교에 올 때에는 시민의식이든 교양이든 공적인 책임을 배우기 위해 (굳이 자퇴하지 않고) 다니는 것일 텐데, 여러 학생들은 마치 좋은 말만 듣고 싶고, 내게 잘해주는 사람과만 함께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내가 꼰대인가 하루에도 여러 번 생각한다. '좋아하는'보다 '필요한', '해야하는'에도 집중할 수 있도록 교육 경험을 부여하는 기관이 학교라고 믿는다. 이런 고민들 속에서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잔소리를 진지하게 많이 해주셨던 고등학교 때 선생님들이 유독 생각나는 요즘이다. 

“꼰대와 잔소리


본격적으로 교사의 권리와 책임에 대해 살펴보기 전에 다소 불편한 현실을 먼저 이야기해보자. 바로 교사의 잔소리이다. 옳은 소리를 기분 나쁘게 하는 게 잔소리라면 격려는 옳은 소리를 기분 좋게 하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교사의 잔소리가 많은 이유는 아이들에게 느끼는 안타까움의 발로이며 책임감 때문에 빚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아이들은 이런 교사의 잔소리를 별로 달가워하지 않는다.

특히 교사의 말이 아이들에게 잔소리로 들리는 경우는 대개 그 말이 부정적일 때다. 긍정적 잔소리는 찾아보기 힘들다. 교사는 아이들에게 어떤 말을 할까? 긍정적인 말도 많지만 현실적으로 부정적인 말도 적지 않게 한다. 금지와 부정의 말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잔소리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쓸데없이 자질구레한 말을 늘어놓음. 필요 이상으로 듣기 싫게 꾸짖거나 참견함. 또는 그런 말’이라고 나온다.

말을 하는 이는 그렇지 않은데 듣는 사람은 쓸데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잔소리가 된다. 말하는 이와 듣는 이가 전혀 다른 세상에 사는 것과 같은 이치다. 잔소리라고 생각해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 받아들이지 않고 안 좋은 결과를 초래한다면 차라리 아니한 만 못하다. 잔소리를 하면 꼰대 소리를 듣는다. 소위 꼰대와 잔소리는 동급으로 취급된다.“ 142-143쪽.

“... 꼰대와 갑질의 문화는 비민주적이고 수직적인 권력 관계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당사자 간에 수평적인 소통은 기대하기 힘들다. 특히 그 권력을 빙자한 개인적이며 사적인 권리 침해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학교에서의 공적인 관계를 심하게 훼손하게 된다. 이런 이유를 들지 않더라도 꼰대와 갑질의 문제를 개인적인 일탈로만 판단하지 말고 사회 문화적 측면에서 살펴봐야 할 것이다.

결국 꼰대에서 벗어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소통하고 민주적인 학교 문화와 함꼐 공적 관계와 공공성을 회복해야만 하는 것이다. 교사는 교육의 핵심 주체이며 동시에 학교 공동체의 시민이다. 교사가 꼰대임을 거부하는 길은 교육의 책임을 다하는 길이며 시민으로 당당하게 서는 길이기도 하다. 잔소리는 불통으로 이어지며 꼰대는 시민이 되기 어렵다.“ 145쪽.


“아이가 시민성을 키우고 사회의 주인으로 성장하는 과정은 특정 교과나 개별 교사의 힘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아이들은 가정과 사회, 학교의 모든 영역에서 경험을 통해 배운다. 특히 학교에서는 학교 차원의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교육 과정이 아이에게 주어진다. 결국 교육에서 변화는 학교 공동체의 비전과 조직, 계획을 담은 교육 과정의 실천과 협력을 통해 달성될 수 있다.”, 151쪽.


“사적인 이익과 공적인 이익은 함께 움직인다. 결코 따로 노는 것이 아니다. 자기가 편하게 다니기 위해서는 자기 집과 연결된 작은 도로도 치우고 마을 입구까지의 공공 도로도 치워야 한다...

자기 마당의 눈을 치우는 일과 마을 공용 도로의 눈을 치우는 과정을 공공성과 관련해서 생각해 볼 수 있다. 두 가지 영역 모두 충족해야 개인도, 공동체도 행복하다. 사익과 공익을 대립하는 것으로 이분화하지 말자. 만약 모두 공공의 것에 관심을 갖지 않고 서로 미루기만 한다면 눈 쌓인 도로로 인해 누구도 밖에 나가지 못할 것이다. 길을 치우고 편안하고 안전하게 갈 수 있게 만드는 일은 주민 모두의 몫이다.

우리는 학교와 마을에서 어떤 인간을 키우고자 하는가? 아이들은 마을에서 같이 살고 있는 어른들의 삶을 보며 배운다. 학교에서 배우는 것에 덧붙여 마을에서 보고 느낀 것을 추가한다. 어느 아이는 자기 집 마당만 치우는 부모를 보며 이기적인 행동을 배우지만, 다른 아이는 부모와 함께 눈을 치우며 시민으로 사는 법을 배운다...

시민으로 사는 법은 교육의 본질이며 혁신의 이유다... 알게 모르게 현장에 혁신 철학이 녹아들어 가면서 학교 문화가 많이 바뀌었다... 마을 학교는 중요하다.“ 226-227쪽.


“이처럼 공공성은 주인으로 어떻게 사는가의 문제이기 때문에 학교민주주의와 연결할 수 있다. 아직은 낯설게 느껴지는 학교민주주의는 개념 역시 명확치 않다. 교육 현장을 보면 학교민주주의를 교육 주체의 자치와 의사결정 차원에서 바라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그러나 학교민주주의의 개념은 그것보다 더 확장되어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24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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