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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책방 책읽아웃 참여해보세요. | 기본 카테고리 2018-08-23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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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저자, 우리들의 속마음을 이야기하는 꿀잼 도서 팟캐스트는

바로, '예스책방 책읽아웃', 좋은 친구가 될 것 같아 추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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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가지 않을 곳의 지도를 본다는 것의 의미 | 기본 카테고리 2018-08-07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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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말해서_0727_이나영.jpg

 

 

참 이상한 교과서가 하나 있었다. 중학교 때도, 고등학교 때도 받았던 이 교과서는 분명 교과서가 맞는데 수업시간에는 한 번도 써본 적이 없었다. 게다가 교과서 주제에 확고한 팬들을 거느리고 있어서, 모서리가 닳을 정도로 열심히 보는 아이들이 적지 않았다. 나도 그중 한 명이었다. 무엇을 가리키는지 짐작이 가시는가? 답은 물론 지리부도다.

 

지금 생각하면 학교는 학생들을 통제하는 데 특화된 곳이었고, 머나먼 곳들을 보여주는 지도가 매력적으로 보일 수밖에 없는 장소였다. 지리부도에 실린 세계 곳곳의 지도를 보고 있으면 어찌나 시간이 잘 가는지. 책상을 앞에 두고 앉아 있어도 지도를 보고 있으면 아마존의 정글을, 남극의 빙하를 탐험할 수 있었다. 발음하기도 어려운 먼 나라의 지명을 읽으면서 언젠가 그곳에 가보고 싶단 희망을 품기도 했다.
『머나먼 섬들의 지도』 를 처음 봤을 때 묘한 끌림을 느꼈던 것도, 결국 한국어판을 내게 된 것도 그때의 기억 때문인지도 모른다.  『머나먼 섬들의 지도』 의 저자 유디트 샬란스키는 올림픽 선수단을 빼면 국경을 넘을 수 없었던 나라, 동독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그녀가 세계를 알 수 있는 방법은 지도뿐이었다. 그러니 지도를 각별하게 생각할 수밖에. 그녀에게 지도는 갈 수 없는 곳들에 대한 열망을 달래주는 대체재에 그치지 않는다. 아예 여행을 대신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고, 그 자체로도 예술 작품이며, 훌륭한 문학이자 한 편의 시다.


그 말이 허언이 아님을 저자는 직접 그린 지도들로 보여준다. 지도의 매력은 더 멀고 가기 힘든 곳일수록 커지기 마련. 엔솜헤덴, 팡가타우파, 푸카푸카, 아틀라소프 등 이름조차 낯선 세상 끝 섬들이라면 더할 나위가 없다. 종이를 빈틈없이 채운 청회색 바다가 있고, 그 바다 한가운데 흰색, 회색, 오렌지색으로 그려진 섬이 있다. 섬들의 모양은 제각각이지만, 모두들 아무 말 없이도 스스로 완벽하고 또 아름답다. 지도에서 보통은 작은 점으로만 표시되거나, 아니면 아예 없는 것처럼 치부되던 외딴섬들이 이 책에서는 각 쪽마다 주인공이 된다.


물론 이 책은 지도만으로 완결되는 책이 아니다. 고요함까지 느껴지는 지도와는 달리, 섬에 얽힌 일화들은 가끔은 소름이 끼칠 정도로 무섭고 거칠다. 이 책에 실린 섬들은 하나같이 드넓은 바다로 다른 세상으로부터 격리된 곳들이고, 사람들의 욕망과 부조리를 그대로 드러내는 무대이다. 좁은 섬에서 집단의 존속을 위해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갓난아기를 죽이는 부족이 있는가 하면, 에덴동산에서의 삶을 꿈꾸며 지구 반대편의 섬까지 왔다가 결국에는 범죄극의 등장인물이 되고 마는 독일인들도 있다. 황량한 극지방의 섬에 기어코 발자국을 남기러 온 탐험가들은 새로 ‘발견’한 곳마다 자기네 나라의 이름을 붙인다. 마치 그곳을 ‘창조’하기라도 한 것처럼.


그런 이야기들이 외딴섬의 아름다움을 퇴색시키지는 않는다. 오히려 사람들의 욕망이 투사된 이 섬들에는 기이한 신비로움이 덧대어지고, 지도와 이야기만으로도 매력적인 공간으로 다시 태어난다. ‘간 적 없고, 앞으로도 가지 않을’이라는 부제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되는 순간이다. 실제로 저자는 인터뷰에서 책에 실린 섬들에 앞으로도 가볼 생각이 없다고 다시 한 번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왜일까? 나는 저자의 뜻을 거스르고 적어도 한 곳에는 꼭 가보고 싶다. 그리고 그때는 가방 한구석에 『머나먼 섬들의 지도』 도 챙겨갈 생각이다.


 

 

머나먼 섬들의 지도유디트 샬란스키 저/권상희 역 | 눌와
지도를 손가락으로 짚어가며 그곳의 낯선 이름들을 읽노라면 여행을 떠나고 싶은 충동도 조금은 잦아들 것이다. 물론, 그 열병이 도리어 강해질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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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집중력, 기억력보다 중요한 ‘작업기억’ | 기본 카테고리 2018-08-07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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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jpg

          언스플래쉬

 

작업기억의 저하

 

평소 생활하면서 다음과 같은 일을 경험해 보았는지?

 

1. 운전 중에 전화가 와서 부득이하게 받다가 교통신호를 놓칠 뻔했다. 혹은 앞차가 이상하게 느리게 움직여서 추월하면서 지켜보니 운전자가 전화를 하고 있었다.

 

2. 치통이나 두통이 있는 날에는 일을 할 때 확실히 잔 실수가 많고 쉽게 지친 적 있다.

 

3. 가족과 말다툼을 하고 나온 날에는 수업이나 회의에 집중하기 어렵고 들은 이야기도 금방 잊어버린다.

4. 여행을 가기로 했는데, 블로그를 둘러보니 가기로 한 도시에 매우 많은 가봐야 할 곳이 있었다. 노트 한 장에 빼곡히 적어놓고 나니 실제로 여행기간동안 어떤 순서로 가야할지 결정할 수 없었다.

5. 마감에 쫓겨서 매우 바쁜 날에는, 다른 중요한 결정을 할 때에 쉽게 결정을 해서 나중에 후회한 적이 있다.

 

아마 최소한 두 세 개 정도는 경험을 해봤을 것이다. 위의 다섯 가지는 내가 평소 경험한 것들을 적어 놓은 것이기도 하다. 보는 관점에 따라 1번은 집중력 문제, 2는 통증으로 인한 고통, 3은 정서적 우울감이 미치는 영향, 4는 결정 장애, 5는 스트레스가 원인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사실 다섯 가지 모두 근본 원인은 한 가지로 볼 수 있는데, 바로 작업기억의 저하다. 작업기억(working memory) 그것은 우리가 흔히 아는 기억력과 다른 영역의 뇌기능이다. 최근 며칠 사이에 있었던 것을 기억하는 단기기억, 집주소나 미국의 수도가 어디인지 기억하는 장기기억과 달리 작업기억은 순간적으로 정보를 의식적으로 처리하는 능력으로 어디에 저장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 단기기억, 장기기억에 저장된 정보들을 꺼내서 잘 조합하고, 처리해서 원하는 것을 판단하고 행동하게 하는 능력이다. 일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머리 위에 지금 해야하는 일이 무엇인지 여러 개를 잘 섞어서 붙들어 놓고 잘 처리하게 한다. 1956년 프린스턴 대학의 조지 밀러가 처음 소개한 개념으로 오래 지속되기보다 잠깐 동안 존재하다 사라지는 능력인데, 작업기억의 크기 차이가 지능의 60%를 설명하고, 세칭 유능함, 똑똑함,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능력과 매우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것이 최근 많이 알려져 있다. 컴퓨터로 비유하자면 하드디스크나 SSD가 뇌의 해마에 속하는 기억저장장치라면 작업기억은 RAM 메모리와 같이 켜져있는 동안 정보를 처리하고, 전원을 끄면 그 안의 정보는 사라져버리는 것과 같다. 뇌에서는 전전두엽(prefrontal area)에서 가장 많은 역할을 담당한다.

 

과거에 스트레스, 집중력, 기억력, 참을성, 판단 능력과 연관해서 설명하던 것들의 상당수가 사실은 ‘작업기억’과 연관이 되어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그러므로 이를 잘 활용하는 방법을 익히면 스트레스에 대한 대처 능력도 좋아지고 일상의 생활을 하는데 겪을 어려움도 훨씬 줄어들 수 있다. 이런 신통방통한 작업기억의 개념과 활용전략에 대해서 꽤 상세하고 방대하게 풀어낸 책이 있다.

 

 

2.jpg

        언스플래쉬

 

상대적으로 낙관적으로 예측하고, 애매한 상황을 잘 견딘다

 

미국 노스플로리다 대학 심리학과 교수 트레이시 앨러웨이와 메모사인 사의 CEO 로스 앨러웨이가 쓴 『파워풀 워킹 메모리』가 오늘 소개할 책이다. 흔히 작업기억하면 떠오르는 것은 ‘매직넘버 7’이다. 조지 밀러가 통상 작업기억의 평균 용량이 7정도라고 소개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머리 안에서 한 번에 다룰 수 있는 정보의 가짓수가 7개 정도로, 이걸 넘어서면 급격히 정보처리 능력이 떨어지고, 7개를 다 다루고 있을 때에는 새로운 정보가 들어올 틈이 없이 튕겨져 나가서 입력이 되지 않는다. 그러니, 집중이 안된다, 기억력이 떨어진다고 여기기 쉽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전두엽의 발달이 가장 느리기 때문에 연령대별로 서서히 작업기술용량이 늘어나서 7-9세에는 3개 정도, 16 세 이상이 되면 6개 정도, 성인이 되어야 7개가 온전히 가능하고, 30세가 넘어서 까지도 서서히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용량이 큰 성인은 9개까지도 다룰 수 있다고 한다.

 

작업기억의 단위 하나를 덩어리(chunk)라고 하는데, 이 개념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가족여행을 갈 때 기차 예약, 숙소 예약, 여행지 맛집 검색과 날씨 예보 알아보기를 해야한다고 치자. 그러면 4개의 덩어리가 되어 7개중 4자리가 차버린다. 그러면 나머지 3 덩어리로 이메일에 답장을 하고, 점심을 뭘 먹을지 생각도 하고, 회의 준비도 해야하니 갑갑해지고 길게 고민을 하고 싶어지지 않는다. 이때 ‘여행 가기’로 묶으면서 이 네 가지 문제를 폴더에 넣고, 필요 정보는 스케줄러에 적어버린다면 이제부터는 하나의 덩어리만 갖고 있는게 되어버려서 뇌에는 훨씬 여유 있는 작업기억 공간이 주어지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작업기억의 효율적 활용방법이다.

 

저자는 작업기억을 위협하는 요소들을 여러 개 나열한다. 정보가 너무 많아도 한 번에 핸들링이 안되니 효율이 떨어진다. 위의 사례의 1과 4에 속한다. 멀티태스킹 환경에 살고 있지만 이 역시도 작업기억의 측면에서는 바람직하지 않다. 시간 제약이 생기면 작업기억의 활동이 압도되어버려서 충분한 숙고를 하지 못하고 즉각적 판단을 한다. 5번 사례가 그렇다. 2번 사례와 같이 신체의 통증도 뇌의 작업기억을 떨어뜨린다. 또 작업기억이 약하면 감정을 관장하는 편도를 억제하지 못하고 우울한 기분이 더 강해진다. 한편 우울증이 있는 사람은 부정적 단어와 기억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을 하는데 더 많은 에너지가 들어서 작업기억을 방해한다. 감정의 억제에 드는 에너지도 작업기억과 관련되어있는 것이다. 4번 사례가 그러하다.

 

반면 작업기억의 능력치가 좋은 사람은 상대적으로 낙관적으로 예측하고, 애매한 상황을 잘 견디고, 충동 억제를 잘 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 유명한 어린이의 마쉬맬로우 실험과 지능의 상관관계를 본 연구도 실은 작업기억능력이 좋은 아이들이 더 오래 마쉬맬로우 먹고 싶은 충동을 참은 것이고, 이는 이 아이들이 성인이 된 다음까지도 유지되었다는 연구도 소개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소중한 작업기억,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더 잘 활용하고 향상시킬 수 있을까? 저자 중 한 명이 작업기억에 기반한 훈련프로그램인 정글메모리란 프로그램을 만드는 회사의 CEO라 그런지 후반부는 그 프로그램의 소개와 칭찬이 무척 많다. 이 부분은 한 수 접고 읽는 것이 필요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활용할 만한 팁들이 꽤 많이 소개되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푹 자는 것이다. 수면부족이 되면 뇌가 보존모드로 변해서 인제능력의 일부를 제한하는데 작업기억도 그중 하나다. 그래서 잠이 부족하면 집중해야할 때 집중을 하도록 지휘하는 작업기억의 기능이 저하된다. 그러므로 충분히 잠을 자야만 한다. 두 번째는 사사로운 정보들이 작업기억의 한 자리를 차지 않게 하도록 주변을 단순화시킨다. 작업공간의 신경쓰일 만한 물건을 치우고, 하루의 일과를 단순화 시키고, 매일 정리정돈에 몇 분을 투자해서 쓰지 않는 것들은 과감히 버린다. 세 번째는 루틴을 고수하면서 일상의 리듬을 안정화시키는 것과 달리기와 자연을 경험하며 느끼는 것이 도움이 된다. 공원을 산책하고 나면 작업기억점수가 20% 증가한다는 연구도 있다.

 

이외에도 많은 충고와 실제 해볼 만한 숫자와 기억 놀이가 책에서 소개되고 있으니, 관심있는 독자들은 한 번 구해서 읽고 해보시기 바란다. 그동안 나이가 들어서 기억력이 떨어져 치매가 벌써 왔는지 고민을 해온 사람, 집중력 저하로 성인 ADHD가 온 것이 아닐까 두려워하던 사람에게는 이 책은 중요한 터닝 포인트가 될 것이다. 실은 ‘작업기억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머릿속이 잡동사니로 가득 차서 그나마 주어진 뇌의 공간을 100% 사용하지 못했던 것일 뿐이라는 걸 알려주니 말이다.

 


 

 

파워풀 워킹 메모리트레이시 앨러웨이, 로스 앨러웨이 공저 / 이충호 역 | 문학동네
나이가 들면서 작업 기억이 어떻게 변하고, 작업 기억이 어떻게 ADHD, 자폐증, 읽기 장애, 알츠하이머병과 관련이 있는지를 포함해 이 분야에서 일어난 최신 연구 결과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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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악기들이 음악으로 나누는 대화 | 기본 카테고리 2018-08-07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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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_언스플래시.jpg

            언스플래쉬

 

 

화수분처럼 음악을 쏟아냈던 청년, 머릿속에 넘쳐나는 음악을 악보로 옮기느라 평생 바삐 지냈던 청년. 바로 슈베르트이다. 그는 31세에 요절했다. 나의 31세를 떠올려보면 아직 꽃을 채 피우지도 못했던 어린 나이에 슈베르트는 무려 1,000곡 가까이 되는 곡을 세상에 남기고 떠난 것이다. 이는 여느 작곡가와 비교해도 월등히 많은 곡 수인데, 전해지는 이야기에 따르면 1년에 무려 150곡이 넘는 곡을 작곡했던 해도 있다고 한다. 그의 머릿속에는 그렇게 늘 음악이 흐르고 있었다.


슈베르트는 생전에 인정받은 작곡가는 아니었으나, 누구보다도 예술가적인 삶을 지향했고 예술가답게 살았던 청년이다. 마치 예술과 문학 없이는 한순간도 숨을 쉴 수 없는 사람인 것처럼, 그의 주변에는 늘 예술가가 넘쳐났다. 슈베르티아데라고 하는 연주 및 사교 모임을 조직하여 음악가뿐만 아니라 화가, 극작가, 시인들과 어울리는 것이 그의 생에 가장 큰 기쁨이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그의 음악은 간혹 단순히 음악 그 이상의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눈을 감고 스피커 앞에 앉아 있으면 자연스럽게 그림이 그려지기도 하고 또 이야기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마치 문학과 예술이 그의 음악에 푹 안겨 있는 듯, 슈베르트의 음악 속에서 모든 예술이 자유롭게 평화를 찾아가는 기분이 든다.


슈베르트 하면 떠오르는 음악은 단연 ‘가곡’일 것이다. 1,000곡 가까운 곡 중 600곡이 넘는 곡이 가곡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널리 알려진 명곡도 많다. 또 피아노 소나타와 즉흥곡들도 매우 중독성이 강하다. 하지만 오늘 소개할 곡은 슈베르트의 또 다른 명곡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환상곡 C장조 D.934」이다. 실내악 곡을 즐겨 듣지 않았던 나를 실내악의 세계로 끌고 간 곡이기도 하다. 사실 나는 개인적으로 슈베르트의 진짜 매력은 그의 실내악 곡에서 나타난다고 믿고 있을 만큼 그의 피아노 5중주 「송어」나 현악 4중주 「죽음과 소녀」를 비롯한 실내악 곡들을 사랑한다.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환상곡 C장조 D.934」는 그다지 널리 알려진 곡은 아니나, 걸작이라고 칭송하기에 마땅한 곡이다. 곡의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곡은 바이올린이나 피아노 둘 중 어느 한 악기만을 위한 곡은 아니다. 대개 바이올린과 피아노 이중주는 피아노가 반주로서의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곡에는 주연 배우만 있을 뿐이다. 또 작곡가가 형식으로부터 자유롭고 싶을 때 자주 붙이곤 하는 ‘환상곡’이라는 이름처럼, 어떠한 구애도 받지 않고 써내려 갔던, 그래서 더 와 닿는 곡이기도 하다. 특히 그는 자신이 썼던 가곡을 다른 곡에서 활용하기를 좋아했는데, 이 곡에서도 역시 뤼케르트의 시에 곡을 붙여 만들었던 「입맞춤을 받아주오」라는 가곡의 주제가 변주의 형태로 등장하기도 한다.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환상곡 C장조 D.934」의 1악장은 한 남녀의 조심스러운 만남에서 시작한다. 피아노와 바이올린이 천천히 그리고 잔잔하게 대화를 주고받는 것으로 말이다. 탐색 기간(?)을 가지던 두 사람은 점점 서로의 매력에 빠져들고, 조심스러웠던 목소리는 이내 상기되어 어느새 그곳에는 두 사람 이외에는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서로에게 집중하게 된다. 두 사람의 사랑에 불꽃이 붙어버린 순간, 그들은 주체할 수 없는 뜨거움에 격렬한, 아주 강렬한 키스를 주고받기 시작한다. 2악장, 환상곡이 시작되는 부분이다. 그들의 호흡과 몸짓은 단 한 번의 엉킴도 없이, 리드미컬하게 그리고 자연스럽게 하나가 되어 세상 어느 것보다도 아름다운 키스의 순간을 완성한다.


듀오 곡이나 실내악의 매력 중 하나는 악기들이 음악으로 나누는 대화가 들린다는 것이다. 주고받는 멜로디가 그들 대화의 주제가 되고, 또 누가 어떤 말을 하고 있는지가 비교적 직관적으로, 선명하게 들린다는 것이 재미있기도 하고 재즈와 비슷하기도 해서 실내악을 좋아하는 계가가 되기도 했다. 그런데 이 곡에서, 특히 2악장에서 바이올린과 피아노는 그저 ‘대화’ 이상의 호흡을 주고받는다. 너무나 아름답고 강렬해서 마치 거친 숨을 내쉬며 격렬한 키스를 이어가는, 뜨겁게 사랑을 나누는 커플을 보고 있는 것 같아 심장이 두근거렸다. 곡을 듣고 있다 보면 악장 구분이 모호해서 마치 한 곡인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기도 하는데, 그 때문인지 곡의 흐름에 더욱 몰입하게 되기도 한다.


야사 하이페츠나 기돈 크레머와 같은 거장의 음반도 많지만, 특히 추천하고 싶은 것은 율리아 피셔-마르틴 헬름헨의 연주이다. 여러 음반을 들어보면 연주 속도가 조금씩 다 다른데, 개인적으로 나의 호흡에는 이 음반이 가장 적절했다. 특히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둘 다 능숙하게 다룰 줄 아는 율리아 피셔이기에 피아노 연주자와의 호흡이 안정적인 것은 물론이고, 앞서거나 뒤서거나 하는 ‘밀당’의 기술이 뛰어나기도 하다. 무더운 여름만큼이나 뜨거운 바이올린과 피아노의 사랑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주저하지 말고 들어보기를 바란다.

 



 

 

슈베르트 바이올린 소나타 2집 - 율리아 피셔Julia Fischer, Martin Helmchen 연주 | Pentatone / Pentatone
율리아 피셔가 연주하는 슈베르트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작품 전곡을 마무리하는 두 번째 음반으로, A장조 소나타 "듀오"와, 섬세함으로 가득한 환상곡 C장조를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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