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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지나간 공연들 | 공연 2017-12-23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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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나의 올해 최고의 공연'은 <바이에른 슈타츠오퍼 오케스트라>였다.(2017.9.13)

-라흐마니노프/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랩소디_협연 이고르 레비트, 말러/교향곡 5번

이들의 훌륭한 연주는 다시 또 외국 유명 오케스트라의 비싼 티켓을 예매하고 싶은 욕구를 활활 타오르게 만들었다. 평소 연주장 가기를 낯설어하는 주변 사람들에게 비싼 외국 유명 연주자가 아닌 국내 오케스트라 연주를 권하는 나는 남몰래 패배를 선언했다.ㅎㅎ 연주보다 더 훌륭하고 인상 깊었던 건 지휘자 키릴 페트렌코였다.(아니, 지휘와 연주는 하나인가?) 온 몸으로 열열하게 지휘하는 타잎인데 이런 지휘자와 연주하면 어찌 훌륭한 연주를 하지 않을 수 있을까 싶었다. 사이먼 래틀에 이어 베를린 필의 다음 지휘자로 내정되었다는데(역시나 그렇구나 했다.) 베를린 필이 부럽다. 공연장에서 처음 들은 '말러 5번'도 너무나 좋았다. 세기말의 우울과 광기가 이거구나 하면서 들었다.

 

올해 가장 큰 소득은 윤이상의 음악을 발견하고 들은 일이다. tv <알쓸신잡>에서 유희열이 설명하는 윤이상의 음악이 흥미로워 찾아보니 마침 올해가 그의 100주년이라 공연들이 있었다. <윤이상 100주년 기념 콘서트>에서 <예악>과 <대관현악을 위한 환상적 무곡- 무악>을 들었는데 선율을 뛰어넘는 '소리'의 세계를 새삼 발견하게 해주는 음악이었다. 그의 소리는 한없이 넓은 침묵을 품어서 더욱 깊고 넓고 압도적이었다. 그의 '소리의 탐구'는 끝없는 우주를 유영하는 우주선 같아서 마음속에서 스타트렉의 "Space, the final frontier....." 하는 나레이션이 들려오며 아름다운 우주가 눈 앞에 펼쳐졌다. 그의 음악이 내게 물었다. "선율만이 아름다운가?"(선율이 있는 윤이상의 다른 음악도 아릅다워 더 좋았다.) 음악가들이 소리에서 아름다움을 찾아 헤매는 마음을 알 것 같았다.

 

이번 시즌 국립 오페라단의 오페라들도 좋았다. <외투&팔리아치>,<보리스 고두노프>, <오를란도 핀토 파쵸>, <진주조개잡이>

바로 전 시즌의 <진주조개잡이>를 그대로 다시 올린게 좀 아쉬웠지만 나머지 세가지 오페라는 정말 좋았다. 베리스모  오페라(가난, 치정과 살인, 배신과 음모로 점철된 서민의 밑바닥 인생을 실감나게 그려내는 오페라)의 두 걸작 푸치니의 외투, 레온카발레의 팔리아치. 외투의 넷다, 팔리아치의 조르젯타 역을 맡은 소프라노 임세경은 활화산처럼 감정을 폭발시키는 드라마틱 소프라노로 무대를 장악했다. 가수들의 연주에 넋이 팔려있다가 문득 다시 귀에 들어온 푸치니의 오케스트라 반주가 너무 아름다워 깜짝 놀랐다. 이래서 푸치니가 천재인가보다.

탄식과 절규에 러시아어보다 더 좋은 언어가 있을까. 무소르그스키의 <보리스 고두노프>는 이태리나 프랑스, 독일 오페라와 다른 러시아적인 장엄함과 숙연함을 러시아어(!) 중창이나 합창으로 들려준다.

바로크의 오페라를 듣는 일이 흔하지 않아 비발디의 <오를란도 핀토 파쵸>가 반가웠다. 바로크적 환상, 사랑과 질투, 복수와 분노. 관계는 복잡하고 등장인물들은 화려한 아리아를 부르지만 형식은 극히 단순해서 꼭 한무대에 한명만 나와서 노래를 부른다.ㅎㅎㅎ 발랄하다.

국립오페라단의 모험정신이 고맙다!

 

잊지못할 연주자들이 있다.

KBS교향악단과 함께 한 피아니스트 파질 사이(Fazıl Say 터키,1970년 生)의 모짜르트 피아노 협주곡 23번.(2017.6.29) 너무나 재기발랄한-또랑또랑하면서도 섬세하고 유쾌한- 파질 사이의 연주는 당연히 아름다워 새로울 게 없을 것만 같은 모짜르트 피협 23번의 루틴한 아름다움을 깼다. 모짜르트 피협 23번은 그의 손에서 새로 태어나서 우리를 즐겁게 했다. 더 놀랐던 건 그가 앵콜 연주에서 들려준 그의 자작곡 곡. 피아노를 감싸안듯 앉아서 오른손으로는 피아노 건반을 치고, 왼손으로는 피아노 현을 뜯었다. 독특하고 아름다운 곡이었다. 생의 우울한 어느날 그의 연주를 다시 들으러 가면 좋겠다!

서울시향과 함께 한 스티븐 허프(영국, 1961년生)의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1번.(2017.10.20) 그의 연주는 날렵하고 정확했다. 하지만 그렇기만 했다면 잊지 못할 연주자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헛된 움직임이 없는 고요한 칼잡이 같은데 그 날렵함에 깊이가 있다. 진실된 진지함이 있다. 보증서줘도 될 거같은 믿음직한 연주이며 그의 인간이 배어나오는 연주였다. 

백건우 선생의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 연주 <여정>. 9.1~8일까지 전곡이 연주 되었다. 나는 7일의 연주-27,28,29번(함머 클라비어) 하루만 들었다. 다 갈 수가 없어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중에 가장 길고 어렵다는 '함머 클라비어'로 선택을 했다. 선생의 연주는 언제나 감동을 준다. 음악을 마주대하는 그의 정신 때문이다. 그날 연주가 끝나고 관객들의 열열한 박수에 깊이 허리를 숙였으나 앵콜 연주는 없었다. 그는 아직 여정 中. 길 위에 서있기 때문이다. 마음이 먹먹해졌다.

 

예술의 전당 IBK홀에 <일리야 라쉬코프스키 피아노 리사이틀>(2017.6.23)에 갔다가 중간 휴식시간에 나와서 옆 콘서트홀에서 들려오는 음악 소리에 끌려 다가갔다. 나는 휴식시간 내내 서서 그 음악을 들었다. 영혼을 울리는 음악이었다. 아, 이건 뭐지?.....<부르크너 교향곡 7번>이었다. 집에 돌아와 그 곡을 찾아 듣는데 어느 블로그에 '선배가 이 곡을 100번 들으면 모든 마음의 상처가 치유된다고 해서 열심히 듣다가 이 곡의 매력에 빠져버렸는데 정작 선배의 말은 뻥친 거였다'는 글이 있었다. 그게 왜 뻥이겠는가. 나는 정말 영혼이 치유되는 느낌이 들었다.

 

2017년, 여러 공연에 갔는데 거기서 내가 건져올린 가장 인상 깊은 음악은 '윤이상'과 '차이코프스키'였다. 윤이상의 깊고 아름답고 전위적인 소리를 새로 발견하고, 차이코프스키의 음악을 다시 사랑하게 되었다. 스산한 가을과 겨울의 어느날들에, 차이코프스키의 <비창>은 음악에 생명이 있어 그 생명이 피고 지는 것을 느끼게 해주었다.

 

시간이 너무나 빠르구나. 엊그제 혹은 지난달 들은 거 같았던 공연, 음악들이 찾아보니 몇달전...오래전의 일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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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창판소리 기획자께 | 공연 2017-12-18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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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창판소리 기획자께.

 

<완창 판소리> 공연을 정말 좋아하고 아끼는 사람입니다.
2년째 모든 시즌의 공연을 관람했는데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판소리가 다섯마당이기는 하지만 연속되고 거듭되는 '심청가' 공연이
좀 지루하네요. 그 많은 공연중에 적벽가 1회, 춘향가 1회, 흥부가 2회 외에는
모두 심청가였습니다. 제야 공연은 가지 못해 2년 동안 수궁가는 한번도 듣지 못했어요.
명창마다, 공연마다 다 다르기야 하지만 그래도 좀 골고루 듣고 싶습니다.
제가 논문 쓰는 전문가도 아니고....심청가만 주구장창....

 

완창 공연에 자막이 좀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냥 듣기만으로는 내용을 다 알아듣기 참 힘듭니다.
가사를 잘 알아들으면 공연이 백배 즐거워지는데요.
(오페라 공연이나 클래식 성악 콘서트에는 자막이 거의 나오곤 하죠.)
명창의 재량에 따라 내용 구성이 변하는게 판소리이지만
사전에 잘 맞추고, 자막과 다소 안맞더라도 자막이 있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판소리는 원래 그런거야" 해서는 새로운 관객, 젊은 관객을 끌어들이기 어렵다 생각됩니다.
나이든 관객 다 죽으면 판소리는 그저 문화재로만 남을 건가요?

 

언제나 정해진 포맷대로 만들어지는 무대이지만 공연 예매 때도 프로그램이 정해지지 않는 건
정말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아무리 다섯가지 중 하나라지만 내가 뭘 보러가는지도 모르고 일단 예매하라니....
관객은 염두에 두지 않는 너무 고고한 자세 아니신가요?
(제작 환경 열악하기는 마찬가지인 국립오페라단의 오페라는 제작 스텝이 훨씬 많고 복잡해도
프로그램, 출연자 등이 미리 다 나옵니다.)

 

'완창'이라해서 한 무대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다 부르는데 너무 연연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생각듭니다.
지난번 춘향가에 이몽룡이 남원 가는것까지만 부른 것도 괜찮던데요.
1부, 2부로 나눠 2회 공연도 좋을 거같습니다.

 

젊은 관객들이 중간에 우르르 나가버리는 걸 보면 참 속상합니다.
'완창 판소리' 공연이 조금 더 관객을을 배려해주면 고맙겠습니다.

답변 부탁드립니다!

 

 

지난 9월 초, 2018년 시즌 예매를 하고 국립극장 게시판에 올린 글이다.

물론 대답 없다. 2017년 9월 초에 프로그램도 없이 예매한 <2018 완창 판소리>는 아직도 뭐 하는지

모른다. 공연 보러 가서 현장에서 티켓 받을 때 프로그램도 안정하고 예매하게 하는 일, 심청가만 계속 되는 거에 대해 살짝 항의를 한 적이 있다.

돌아온 대답은 명창을 정하는게 쉽지 않단다, 맨 위까지 결심 받는게 힘들단다.(나는 그 행간의 뜻을 윗 사람들이 주먹구구로 맘대로 죄지우지 한다는 뜻으로 알아들었다.) 스탭 중 또 한사람은 묻는 내게 판소리라야 다섯마당인데 뭘 더 알려주냐고 한다.(다섯마당이든 두마당이든 공연을 기획할 때 뭘 할지도 안정한단 말인가? 다섯가지면 서로 다른게 아니란 말인가?)  

판소리도 판소리 하는 사람들도 모두 여전히 조선시대에 살고 있는 듯 하다. 시대와 문화는 바뀌는데 바뀐 관객들에 대한 배려는 눈꼽만큼도 없다. 전통문화면 언터쳐블 성역이라도 되는가.

젊은 사람들의 외면을 받으면 판소리는 공연장이 아닌 박물관으로 가야한다.

'완창'이라며 대단한 듯 얘기하지만 가짜 완창도 많다. 슬렁슬렁 빼먹으면서(통째로 삭제하기도 하고, '춘향가 기생 점고 대목'이면 앞에 한두 마디 하고 넘어가버리는 식으로도 한다.) '완창'이라는 표제에만 집착한다. '완창'이 중요한 게 아니라고 솔직히 얘기하면 안되나?

자막을 해주는 건 하늘이 무너지는 일일까? 그냥 들으면 소리의 반도 못알아듣는다.(판소리 발성법의 특성과 수많은 한자 성어 때문에) 중간에 젊은 관객들은 민망할 정도로 우르르 나가는 경우가 많다. 호기심에 들어 온 외국인 관객도 바로 사라진다.

이 전근대적인 <완창 판소리>의 앞날은 밝은 것일까? 나는 판소리를 아끼기에 너무나 걱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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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람메르무어의 루치아 | 오페라 2017-12-13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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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쳤어도 아름답게

 

 

17세기 말 스코틀랜드, 람메르무어의 영주 엔리코는 가문의 부흥과 자신의 야심을 위해 여동생 루치아를 재력가 아르투로와 정략결혼을 시키려고 한다.(La pietase in suofavore, 더이상의 동정심은) 그러나 루치아는 가문의 오랜 숙적인 라 벤스우드 가문의 에드가르도와 사랑하는 사이다.(Qui di sposa eterna...Ah! Verranno a te sull'aure, 여기서 영원히 나의 아내가 되어주겠노라고....아! 우리 사랑의 불꽃은 죽음이)  에드가르도는 주어진 임무를 위해 프랑스로 떠나고, 엔리코는 프랑스에서 보낸 에드가르도의 편지를 위조해 에드가르도가 배신했다고 여기게 만들어 루치아를 억지로 아르투로와 결혼하게 만든다. 

루시아와 아르투로의 결혼식이 성대하게 열리고 뒤늦게 돌아온 에드가르도가 결혼을 제지하러 들어오나(Chi mi frenaintal momento,누가 이 순간 나를 막을 수 있겠는가) 이미 루치아가 결혼 서약서에 사인했음을 알고 그녀의 배신에 격노하며 떠난다. 엔리코와 에드가르도는 결투를 약속하고, 신방에 들어간 루치아는 미쳐서 신랑을 칼로 찔러 죽이고 피투성이가 되어 피로연장에 나타난다.(Il dolce suono, 부드러운 목소리) 절망 속에 루치아는 숨을 거두고 에드가르도도 자결하고 만다.(Tu che a Dio spiegasti l'ali, 날개를 펴고 하늘로 올라간)

-'로미오와 줄리엣' 비슷하면서도 등장인물들의 분위기는 좀 더 햄릿 같다. 특히 여주인공 루치아는 줄리엣의 발랄함이 없고 어딘가 오필리아 같은 느낌을 준다.

 

이 오페라는 무엇보다도 '광란의 아리아'라 불리는 루치아의 아리아로 유명하다. 영화 <제5원소>에서 외계인 가수가 불러 더욱 유명해진 곡이다. 루치아가 신랑을 칼로 찔러 죽이고 피투성이가 되어 피로연장에 나타나 혼신을 다해, 에드가르도를 향한 영원한 사랑을 표현하며(Il dolce suono, 부드러운 목소리) 그와 결혼하는 환상에 빠져 정말 미친듯이 20여분 동안 부르는 노래다. 절망과 슬픔과 광기가 휘몰아치는 여주인공이 자신의 복잡한 감정을 다 담아, 그러면서도 화려한 테크닉과 넓은 음역을 소화해내는 엄청난 가창력을 요구해 콜로라투라 소프라노가 표현할 수 있는 최고의 경지를 보여준다. 미쳤지만 더없이 아름답고, 화려하면서도 슬프게 불러야 하는 너무나 오페라적인 노래다. 

 

이번 <람메르무어의 오페라>는 3인의 출연자가 정말 특출했다. 루치아역의 캐슬린 킴, 에드가르도 역의 박지민, 엔리코 역의 김주택. 이들은 지금 세계 무대에서 맹활약을 하는 우리나라 오페라 가수들이다. "수많은 배역 중 내게 가장 잘 맞는 배역은 루치아"라는 캐슬린 킴, 이미 유명한 오페라 가수라는데 크로스오버 송이 아니라 진짜 오페라에서는 어떻게 노래부르는지 궁금했던 김주택, 1막에서 벌써 '영원히 잠든 무덤가에서, Sulla tomba che rinserra'를 부르며 내 눈시울을 적셨던 박지민. 이 세 연주자들은 공연이 끝나고 더할나위 없는 포만감을 느끼게 해주었다. 나는 특히 테너 박지민이 인상적이었다. 그의 목소리에는 슬픔을 북받치게 하는 묘한 힘이 있어 첫 곡부터 눈시울 적시게 하더니 마지막 곡에서는 주르륵 눈물을 흘리게 만들었다. 

 

나는 왜 김주택이 <팬텀 싱어>라는 tv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했는지 이해할 수 없었는데 그가 나왔을 때 엄청난 환호가 터지는 걸 보며 잘한 일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공연 예술을 하는 사람에게 관객 혹은 팬덤을 가지는 일은 귀중한 일이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김주택을 보려고 예매했다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았다.)

 

솔직히 고백하는데, 이 공연이 '콘서트 오페라'인지 모르고 갔다. '롯데 콘서트홀'에 처음 갔는데(나는 롯데 군단이 자리한 잠실 그 동네가 이상하게 싫어서 좋은 공연도 롯데 콘서트홀이면 포기하곤 했었다.) 오케스트라가 무대 위에 자리잡는 걸 보고도 이상하다고만 생각했다. 내 어리석음이 분했지만, '콘서트 오페라'의 장점이 있어 가수들은 과한 연기의 부담 없이 노래 자체에 집중할 수 있어 좋았다.(가끔 보면 노래는 잘하는데 연기를 잘 못하는 가수들이 있다. 요나스 카우프만 같은....내 생각...)

집에 돌아와 다시 찾아보니 '오페라 콘체르탄테'라고 설명에 한번 슬쩍 지나갔더라. 영어로 '콘서트 오페라'라고만 알았지 이태리어 '콘체르탄테'는 못알아봤으니 누구를 탓하겠는가....

 

 

테너 박지민을 잊지 않기 위해 뒤늦게 이 리뷰를 올린다.

(오늘인 이유는, 미사에 갔더니 오늘이 성녀 루치아의 축일이란다. 그래서 나는 '람메르무어의 루치아' 생각이 났다.)

 

 

 

 

Donizetti, Lucia di Lammermoor

지휘: 호세 미구엘 에산디

수원시립교향악단, 안양시립합창단

루치아_Sop.캐슬린킴, 에드가르도_Ten.박지민, 엔리코_Bar.김주택, 라이몬도 신부_Bas.박종민

2017.12.2, 롯데콘서트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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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 파페 내한공연 | 공연 2017-12-11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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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몬 보카네그라,1막  고문당한 정신(피에스코의 아리아)

맥베스,3막  아들아 조심해서 가거라..어두운 그림자 하늘로 드리우고(뱅쿼의 아리아) 

돈 카를로스,3막  그녀는 나를 사랑하지 않았어(필리페의 아리아)

 

뉘렌베르그의 명가수,2막  라일락 향기가 좋다(작스의 아리아)

발퀴레,3막  작별이구나 용감하고 훌륭한 아가야(보탄의 아리아) 

 

 

 

기다리고 기다렸던 공연이다. 그가 온다는 기사를 읽은 순간부터 달력에 날짜를 동그라미 치고 티켓 예매가 오픈되기를 기다렸다. 나는 최근에 내가 베이스나 바리톤의 목소리를 특히 좋아한다는 걸 깨달았다.(오페라를 보며 잘 몰랐던 사실을 <팬텀싱어> 두 시즌을 보며 알게 되었다.) 오페라에서는 대개 주인공을 맡는 테너에 비해 존재감이 약할 수 밖에 없지만(노래의 양도 부족하니) 한사람의 노래 만으로 들었을 때는 바리톤이나 베이스의 목소리가 압도적으로 매력을 발휘한다. 그래서 이 겨울, 나는 베이스 연광철의 <독일 가곡의 밤>과 <르네 파페 내한 공연>의 티켓팅을 했다.

 

오페라에서 베이스는 왕, 아버지, 친구, 악마 혹은 성직자...의 역을 맡는다.(르네 파페의 첫 앨범 제목이 <신과 왕들, 그리고 악마>인게 당연하고도 멋지다.) 처음 공연의 산을 올라갈 때는 감정을 폭발시키는 테너에 혹하게 되지만, 뒤돌아 공연의 산을 내려갈 때는 주인공 옆에 있던 베이스의 목소리에 깊은 여운을 느끼게 된다.(산 정상만을 바라보고 올라갔다가 내려올 때는 세심하게 풍경을 보며 내려오는 것과 비슷하다.)

비발디의 오페라 <오를란도 핀토 파쵸>에서, 마녀 여왕 에르실라는 자기를 사랑하는 아르질라노(카운터테너 혹은 남장 메조소프라노)나 그리포네(카운터테너 혹은 남장 메조소프라노)를 마다하고 오를란도(베이스 바리톤)에게 홀딱 빠지고 만다. "당연하지!" 그런 애송이들(카운터테너, 남장 메조소프라노)만 보다가 진짜 남자(베이스 바리톤)를 만났으니 어찌 홀딱 반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카운터 테너나 바지역 메조소프라노는 보통 미소년이나 꽃미남을 표현한다.)

 

르네 파페의 목소리는 낮게 낮게 심연에 가 닿았다가, 올라갈 때는 파워를 폭발시켰다. 그렇게 이성과 감성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다가 중간소리에서는 으르렁거리는 야성까지 드러낸다. 그 강렬함은 소름이 돋게 만들고 남자도 여자도 반하지 않을 수 없다! 나는 사랑에 빠졌다.

 

프로그램은 1부는 베르디, 2부는 바그너였다. <파우스트>의 메피스토텔레스의 아리아 '금송아지의 노래'(Le veau d'or)를 듣지 못해 아쉬웠지만, 내가 베이스 최고 사랑의 아리아로 치는 <돈 카를로스>, 킹 필리페의 아리아 '그녀는 나를 사랑하지 않았어'를 들어 행복했다. 

 

2017년에는 유명 오페라 가수들이 많이 찾아왔다. 르네 플래밍, 안나 네트렙코, 디아나 담라우. 모두 들어보고 싶었지만 티켓 가격의 압박에, 또한 나는 오페라 가수들의 콘서트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오페라 밖에서 유명한 아리아만 부르는게 어쩐지 맥이 빠지기 때문이다. 안나 네트렙코 때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하지 않던 관람전 기대평 이벤트에 응모했고(당첨되면 가 주겠다!는 마음), 디아나 담라우는 가볼까 망설이기까지 했다. 르네 파페는 망설임 없이 티켓을 질렀지만 그의 훤칠하고 멋진 모습을 보니 맨 앞줄에서 보지 못한게 한스러웠다.ㅎㅎㅎ 

 

프라임 필하모닉의 연주가 많이 아쉬웠다. 특히 관악 파트가 불안불안....성악가 한사람의 노래를 소화하기에 예술의 전당 콘서트 홀도 너무 넓고...역시 앞 줄에 앉았어야해. 이담에 한강에 배 들어오면(남편과 내가 걸핏하면 하는 말. 하지만 월급쟁이인 남편에게 그런 일은 없을 것같다.ㅎㅎㅎ) 반드시 꼭 특 로열석에 자리를 예매하겠다고 꿈꿔본다.

 

 

연거푸 두 베이스(연광철, 르네 파페)의 연주를 들었는데 공연의 질은 <연광철의 독일 가곡> 쪽이 더 좋았다.-두 연주자의 실력 비교가 아니라 공연으로서의 퀄리티를 말한다. 연광철의 연주가 예전 챔버홀이었다고 착각을 하고 있었는데 다시 찾아보니 똑같이 콘서트홀이었다. 르네 파페의 성량이 부족했다는 뜻이다. 그가 목소리를 아낀걸까, 아니면 피아노 반주에 노래한 연광철보다 오케스트라 반주가 너무 강했던 걸까. 반주에서도 프라임 필하모닉의 연주가 부족했던 반면 김선욱의 피아노 반주는 너무도 아름다웠다. 연주 곡 수도 르네 파페는 1부에 세곡, 2부에 두곡. 연광철은 1,2부를 꽉 채워 연주하고, 마이크를 놓고 앵콜곡을 불렀던 르네 파페에 비해 여러곡을 마음껏 불러주었다. 베이스의 제왕은 몸조심을 많이 한 듯.....

 -연광철&김선욱의 독일가곡의 밤 리뷰를 따로 쓰지 않아 글을 덧붙여보았다. 

 

 

 

베이스 르네 파페

프라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지휘: 요나스 알버

2017.12.10, 예술의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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