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리뷰는 스포를 포함합니다.
향기의 언어는 다른 오메가버스물이랑 구별되는 큰 특징이 있어요. 대부분의 오메가버스 소설이 말로만 알파가 덜 진화한건지 더 진화한건지 모른다고 설정을 설명하고 더 진화된 우수한 면만을 부각시키는데 반해, 정말로 알파가 덜 진화한 인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게 만듭니다. 알파들의 이상한 집착을 이물질들과 주인공을 통해 잘 묘사해, 여태껏 와닿지 않았던 정말 '이상하다'라는 느낌이 들게하는데, 특히 선 본 열성 알파가 진짜 기괴(?)했어요. 주인수 이현호가 그런 이상한 놈들 자석이라 유독 꼬인건지는 모르겠지만 알파공, 집착공의 클리셰가 깨지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조금 특이한 점이 주인수에 대한 여자 사람 친구의 이상한 집착도 있습니다. 1권에서는 외로운 친구에게 좀 많이 신경쓰는 정도였다면, 2권에서 주인수에게 연애상대(주인공)로 보이는 사람이 나타나자 헉스러울 정도로 과격해지는데요. 크리스마스 장면과 그 이후의 전화통화에서 잘 나타나는데 여태까지 주인수에게 연인이 없으니 친구인 자기 위치가 이현호와 가장 가까운 사이다라며 자위하다 그게 아닌 걸 느끼고 돌변한 느낌이었습니다. BL이니 여자사람 친구가 서브나 이물질 타이틀을 안 가져갈걸 알아서, (참고로 저는 서브공을 싫어합니다) 서브공 욕하는 것처럼 욕하기도 애매하다 해야되나. 그럼에도 애기가 없었으면 지금이라도 현호랑 결혼할 느낌이에요. 출현 분량이 많지는 않은데 임팩트가 강하네요. 아무튼 특이합니다.
앞서 말한 점들이 누군가에게는 불호로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1권보다 2권을 더 재미있게 읽었어요. 1권에서는 고등학생 때 이후로 거의 정신적 성장을 못한 현호가 짠하고 귀엽고 마음이 많이 가는 존재로만 느껴졌다면, 2권에서는 그런 사람이라 둘이 쌍방 삽질을 하는구나 싶었어요. 공이 저세상 무자각공인데 (마음 자각한 줄 알았는데 페이크였습니다..) 주인수의 연애경험이 조금이라도 있거나 하다못해 다양한 인간관계를 형성하며 살았다면, "너 나 좋아하는 거잖아"하고 주인수가 주인공 멱살 잡고 끌고 갔을텐데 그런 경험치가 없다보니 상처입고 쪼그라들어요. 물론 정해원이 무자각으로 삽질을 시작한게 죄라면 죄겠죠. 그래도 공이 핀트 못 맞춘 자각 아닌 자각하고 눈 돌은거 보니까 으이구 이놈아 하면서도 제가 좋아하는 광공 느낌이라 더 존잼으로 읽었습니다. 공 편애자라 공 매력이 클 때 더 소설이 재미있게 읽히는 편이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