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시절 소설가 이문열의 소설에 탐닉했던 시절이 있었죠. 그의 대표작이라고 할수 있는 사람의 아들이라든지 젊은날의 초상이라든지 영화로 만들어졌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들까지.
제가 아는 바로는 이문혈 소설가의 경우 남북분단으로 인한 피해와 멍에를 부채처럼 가지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번 소설의 경우 기존에 출판되었던 작품을 다시 약간의 수정을 곁들여 재 출간한 작품이더라구요. 리투아니아 여인이라는 제목과 커버속의 여인의 모습이 무척이나 끌렸고 이 소설을 읽으면서 그동안 잘 몰랐던 리투아니아의 역사를 검색해서 알게되었고 그들의 역사는 한국의 그것과 닮아있는 면이 있더라구요. 아울러 작품속에서 언급된 리투아니아의 십자가언덕도 검색해서 어떤 모습인지 찾아 보았구요.
리투아니아, 미국, 다시 한국으로 이어진 작품속 여주인공의 가계의 역사는 어찌보면 노마드의 전형적인 모습이기도 하고 이제 세계화된 지구라는 세상에서 한편으로 민족을 이야기하거나 국가를 이야기하는 것이 지극히 시대에 뒤떨어진 이야기일수도 있지만 이 소설은 그런 경계에서 한 시대를 살아가는 아주 특별한 여인의 이야기를 담고 있고 읽다보니 저도 그 여인의 모습이 바로 우리가 잘 아는 뮤지컬 감독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는 것을 나중에 깨닫게 되었어요.
한편으로 제게 상당히 호기심을 끌었던 부분은 작품속 주인공이 미국에서 후배를 만나 이야기했던 임화와 그의 딸의 기구한 이야기였어요. 임화의 딸 역시 노마드의 삶을 살수밖에 없었고 그렇게 노마드를 살아야했던 배경은 결국 전쟁이라는 잔혹함이 전세계 곳곳에 존재했었다는 것이죠.
작품의 주인공이 연극과 뮤지컬 관련 연출을 하는 남자로 설정되어 있어 제가 좋아하는 안톤 체홉의 갈매기나 벚꽃동산에 대한 언급도 나와 더욱 이 소설을 재미있게 읽을수 있었답니다.
남자주인공과 여자주인공의 특별한 인연 그리고 거의 30여년간 그들의 만남과 헤어짐속에 남자가 여자에게 느끼고 애정을 갖는 과정들이 뭐랄까 아주 특별하고 떠도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고민이나 세계를 잘 포착한 작품 같았습니다.
리투아니아어는 산스크리트어와 유사하고 작품속 여주인공의 어머니처럼 여주인공은 전세계 민속음악을 수집하는 과정과 아리랑에 얽힌 작품 속 사연등을 통해 부유하는 삶을 살수 밖에 없었던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어찌보면 인류는 언어가 다르고 문화가 아무리 다르다고는 하지만 크게 동일한 생각속에 오늘을 살아가고 있지않나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