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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틀을 잡아주는 세계사, 《한번 읽으면 절대로 잊지 않는 세계사 공부》 by 신진희 | 기본 카테고리 2019-07-30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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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한번 읽으면 절대로 잊지 않는 세계사 공부

신진희 저
메이트북스 | 2019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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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고교시절, 참 고통스럽게 꾸역꾸역 세계사와 국사의 역사적 사실들을 머릿속에 욱여 넣었다. 내 머리구조의 문제인지 난 추상적이고 형이상학적인 사고를 잘하지 못한다. 구체적인 예를 통해, 인과관계가 명확히 성립하면 꽤 이해력이 높은 학습자라는 것을 많은 학업의 역사를 통해 깨달았다. 요즘 말하는 ‘스토리텔링’을 그때도 있었다면 얼마나 역사를 배우기가 좋았을까 싶다. 어쨌든 늦었지만 내가 살아가는 이 세계에 대해 더 알고 싶은 마음과 커 가는 아이들과 세계사에 대하여 더 얘기하고 싶은 마음에 세계사에 관한 관심이 더 커지고 있었다.

 

이 책은 우리 역사 학습자들을 미궁으로 빠트렸던 연대기적인 구성이 아니라, 국가, 종교, 혁명, 제국, 도시, 과학, 법이라는 7개의 열쇳말로 동서양의 유구한 역사를 꿰어내고 있다. 한쪽에 치우친 역사관이 아니라 매우 중립적이고 균형적인 시각을 일관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왕권이란 하늘이 주는 절대적인 것이라는 인식을 가졌던 동양의 사고와 많은 자들 중에서 스스로 증명하여 인정받은 자가 왕이 되는 서양의 사고가 상반적이므로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태도도 달랐다는 것이다. 즉, 어느 쪽이 우월한 것도 열등한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종교라는 것도 신앙 자체보다도 지배자들이 그 종교를 이용하여 자신의 통치를 더욱 굳건히 하고 자신의 위세를 넓히기 위한 도구로 사용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현재는 거의 모든 나라에서 정교분리(정치와 종교는 분리되어야 한다)의 개념이 상식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는데 중세 시대는 정치와 종교가 밀접하게 혹은 철저히 견제 체제로 상존해 왔음을 볼 수 있다. 또, 불을 사용하기 시작한 원시시대에서부터 스마트폰, 인공지능이 생활 곳곳에 스며든 현대에 이르기까지 어느 시대에나 사람들은 호기심과 탐구를 통해 과학을 발달시켰고 이 과학이 인류의 역사를 크게 뒤바꾸어 놓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여러 가지의 열쇳말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인류의 단 한 가지 동기이자 원동력을 꼽으라면 ‘욕망’이 아닐까 생각한다. 돈을 욕망하고, 권력을 욕망한다. 자연스러운 인간의 욕구인 ‘욕망’을 침탈당했을 때는 ‘혁명’을 통해 탈환한다. 이 욕망을 무시하고는 생각할 수 없는 것이 인류의 역사인 것 같다. 공산주의의 실패. 이론적으로만 봤을 때는 종교의 경전 저리 가라 할 만큼 완전해 보였던 이념이지만 결국은 인간의 근원적인 욕망을 간과했기에 필연적인 결과였다고 본다. 독재주의의 실패. 절대적으로 선하고 절대적으로 지식이 있고 절대적으로 완벽한 누군가가 다스린다면 어찌 보면 완벽한 통치 체제일 수도 있지만 그런 인간은 없고, 그런 인간이 있다 할지라도 인간의 욕망을 거스르는 것이기에 결국은 망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 민주주의. 완벽하지는 않지만, 최선이 아닐 수는 있지만 인간의 욕망을 존중하여 모두가 공존할 수 있는 최적의 시스템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이런 책이 아니었으면 펼쳐보지 않았을 생각의 나래. 이것이 독서의 힘, 세계사 공부의 힘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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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라는 말이 가장 큰 공포, 《퍼펙트 마더》 by 에이미 몰로이 | 기본 카테고리 2019-07-30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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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퍼펙트 마더

에이미 몰로이 저/심연희 역
다산책방 | 2019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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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페이지 넘어가면 심히 몸을 배배 꼬는 성마른 독자인 나에게 500페이지 책은 큰 도전이었다. 그러나 자녀가 있는 모든 여성들, 즉 엄마라는 입장과 생후 6주 된 아기가 사라졌다는 설정, 그리고 여러 여성들이 저글링하고 있는 많은 상황들이 너무나 공감되어 순식간에 책장이 넘어갔다.

 

우리나라에도 엄마들의 수많은 인터넷 카페들이 있고 또 산후조리원 동기모임 등 서로 교류하는 많은 모임이 있는데 미국에도 마찬가지로 비슷한 시기에 출산을 앞두고 또 출산을 경험한 엄마들이 서로 모여 교류하는 모임이 있나 보다. 출산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호르몬으로 인한 감정 조절도 쉽지 않고, 새로운 생명을 책임져야 한다는 중압감도 무거운데, 출산휴가 제도도 미흡한 상황에 처한 엄마들이 숨통을 트기 위해 하룻밤 클럽에서 즐겁게 모이고자 한다. 비밀에 휩싸인 아름다운 여성 위니도 마지못해 모임에 나오는데 그 사이에 위니의 아기가 사라졌다. 그리고 온통 혼란의 소용돌이 속에 빠져버리는 엄마들의 일상이 속도감 있게 그려지고 있다.

 

미스터리적인 면에 있어서도 나쁘진 않았다. 범인의 내레이션을 중간 중간 삽입하는 서술 트릭을 약간 이용하여 범인을 오해하게 만든다. 범인은 전혀 다른 사람이었다. 완전히 뒤통수를 맞았다는 쾌감까지는 아니었지만 괜찮은 결말이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미스터리의 결말보다도 각 여성들이 처한 상황들에 깊은 공감을 느낄 수 있었다. 범인이 범인이 될 수밖에 없었던 고독과 배신, 실망과 망상에도 안타까움이 깊이 느껴졌고, 그 외 다들 유복하고 행복하게만 보였던 그들 각자가 과거의 상처, 실패, 현재의 경제적, 관계의 고민들을 떠안고 저글링하며 살아가는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게다가 그녀들이, ‘엄마’인 그들이 ‘감히’ 아기들을 두고 클럽에서 ‘보통 여자’들처럼 떠들썩하게 있었다는 것이 미디어에 밝혀지며 그들을 향해 싸늘한 사회의 시선이 부어진다. 이게 더 큰 공포인 것 같다. 누구나 미성숙하고 취약하고 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부족한 인간일 뿐인데 엄마가 된 순간, 성모 마리아라도 되어야 하는 것처럼 여성 스스로, 또 사회의 무언의 압박이 가해진다. 특히, 첫 아이들 낳은 후가 가장 힘든 부분인 것 같다. 처음 해 보는 일인데, 처음 가 보는 길인데, 완벽한 최고의 모습을 위해 노력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책은 단순한 미스터리 소설이라기보다 페미니즘을 다룬 소설로 보는 것이 더 적합한 것 같다. 각자가 겪어온 과거의 상처들에는 남성, 위계에 의한 피해, 그리고 피해자임에도 비난받는 여성의 현실이 녹아있기 때문이다. 과거의 미숙하고 연약했던 자신으로부터 도망쳐 이제는 상처를 뒤로 하고 꿋꿋하게 살고 있는데 과거의 상처까지 원치 않게 노출되며 다시금 고통을 겪어야 했다. 정말 곁에서 토닥토닥 보듬어주고 싶은 마음이었다. 인간이기에 이들은 서로의 상황을 질투하기도 하고 자신의 상황을 한탄하기도 한다. 허세를 부리기도 하고 거짓을 말하지도 한다. 그러나, ‘여성’이라는 입장에서, 또 잃어버린 아기를 찾아야 한다는 강렬하고 간절한 마음으로 연대한다. 이토록 부족하고 이토록 불완전하지만 그래서 더욱 사랑스럽고 애틋해지는 그녀들이었다. 아이들과 함께 성장해갈 그녀들의 앞길에 축복이 있기를 괜시리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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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두에게 필요한 회계적 마인드, 《부의 지도를 바꾼 회계의 세계사》 by 다나카 야스히로 | 기본 카테고리 2019-07-30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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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부의 지도를 바꾼 회계의 세계사

다나카 야스히로 저/황선종 역
위즈덤하우스 | 2019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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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재미있어서 잠 못 이루는 ○○○” 이런 책들이 한참 유행했던 것 같은데, 이번에 읽은 책이야말로 너무 재미있어서 잠 못 이루고 읽어낼 수밖에 없었다. 반 년 전쯤, 올해 초, 일어원서로 이 책을 가볍게 검토할 일이 있었다. 꼼꼼히 다 읽지는 않았고 전체적인 흐름과 몇 군데를 발췌해서 읽었는데, 맨 첫 장을 읽을 때부터 이 책에 반했다.

 

회계 책이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출생 비화에서부터 시작하다니… 그리고 비틀즈는 자기 노래를 부르면서 저작권료를 마이클 잭슨에게 준다니… 이 책이 보통책이 아니라는 예감이 들었다. 모든 검토자와 편집자의 눈은 같은 법. 위즈덤하우스에서 너무나 멋진 표지와 번역으로 출간되었다.

 

이 책은 우리가 세계사책에서 배웠던 역사적 사실, 유명인물들의 일화를 통해 숫자는 단 하나도 보여주지 않으면서 회계가 상업과 문명 발전에 있어서 가장 유용한 ‘도구’로부터 시작하여 거시 경제의 흐름까지 지배하는 중추적인 역할까지 담당하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어느 분야에서나 작가의 예리한 관찰력과 스토리텔링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확증하고 있다.

 

이 책은 회계의 역사를 크게 세 시대로 분류하고 있다. 15~17세기, 이탈리아와 네덜란드를 중심으로, 은행과 부기가 대두하고, 세계 최초의 주식회사가 탄생한 초창기, 그리고 19~21세기, 산업혁명, 미국 신대륙으로의 이주 행렬, 미국에서의 거대 금융기관의 등장을 다루는 발전기, 그리고 같은 19~21세기의 다른 양상으로 산업의 표준화, 거대화, 분업화를 거쳐 기업가치와 투자 등을 아우르며 그 속에서 회계가 어떻게 진화, 발전해 왔는지 보여준다.

 

다양한 분야에서 천재로 인정받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수학 선생으로 삼았던 루카 파치올리의 저서에서 ‘부기’라는 개념을 집대성하여 한참 지중해 무역에 힘을 쏟던 이탈리아 상인들에게 각광을 받았고 그때 ‘은행’도 처음 생겼다. 그리고 피렌체의 예술가들을 전적으로 후원했다고만 알고 있는 메디치 가문의 흥망성쇠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그리고, 세계사 책에서 영국의 산업혁명의 시초가 된 증기기관차의 발명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철도회사’의 존재가 회계에 있어서도 얼마나 중추적인 역할을 했는지 볼 수 있다. 연결재무제표, 감가상각 등의 개념들이 철도회사를 통해 발전되었다. 점점 자신들의 이익을 정확하게 계산하는 내부적 목표에서 미국으로 무대를 옮겨가며 주주 및 잠재적 투자가들을 대상으로 하는 외부적 목표까지 회계의 역할이 확장된다. 이 이야기들 속에 레오나르도 다 빈치, 렘브란트, 메디치 가문, 카네기, 록펠러, 루이 암스트롱, 비틀즈와 마이클 잭슨까지 어린아이들조차 알 만한 유명인물들의 이야기들과 코카콜라, 포드, GE, 듀퐁 사 등 유명 기업들의 이야기까지 얽히고 설켜서 머릿속에 쏙쏙 들어온다.

 

누구에게나, 특히, 기업에서 일하고자 하는 취업준비생들에게는 회계적 마인드와 지식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최적의 입문서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숫자놀음이 아니라, 무엇이 왜 생겼는지 필연적인 관계를 이해하면 더 이해가 쉬울 것이다. 필독서로 강력히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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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탐정사무소 | 기본 카테고리 2019-07-29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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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당 440페이지가 넘는 시리즈 다섯 권을 닷새 동안 푹 빠져 읽었다. 폐인 기질이 다분한 나인데 최근 몇 년간, 그 기질을 발휘할 이벤트 없이 살다가 이번에 유감없이 발산했다.?

한국근대사 특히, 일제 치하의 경성의 삶에 관심을 갖게 되어 검색하다가 발견한 시리즈이다.

베일에 쌓인 경성 최고의 미남자 탐정 정해경. 명석하고 현명하지만 조실부모하고 어디론가 시집 보내려는 친척들을 피해 혼자 경성으로 도망온 16세 소녀 박소화. 이 둘이 콤비가 되어 일제 치하 경성의 사건들을 파헤친다.

인물들이 너무나 매력적이고 시대상도 너무나 잘 표현했다. 몰락한 대한제국의 황족의 비참하고 비굴한 모습, 허구의 인물일지언정 대쪽같은 반골 황족 이환의 믿음직한 모습, 온 국토를 헤집어놓은 광풍의 골드러시, 새로 도입된 여학교들과 신여성, 역시나 짐작할 수 있는 시대와 결혼의 굴레, 그리고 독립군들의 희생과 활약, 암투, 매국노들의 잔학한 친일 행위... 인간 본성의 악함과 함께 그럼에도 어두운 시대를 밝히는 등불같은 젊은이들... 그리고 두근두근 로맨스와 미스터리.

40부작 드라마로 만들어주세요. 남주인공 정해경은 공유로 해 주세요. 여주인공 박소화는 김태리가 좋을 것 같은데 나이가 좀 안 맞네요. 경성 최고의 미인이자 명창으로 카리스마 넘치는 인혜는 손예진이 좋겠어요.?

그 시대를 잘 알고 오늘을 사는 자세를 바르게 하는 것만이 그 시대를 살다 가신 분들에 대한 예의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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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대로 내게 행복을 주는 그림책, 《내게 행복을 주는 그림책》 by 이루리 | 기본 카테고리 2019-07-12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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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내게 행복을 주는 그림책

이루리 저
북극곰 | 2019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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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곰 출판사의 대표이자 그림책 편집자 이루리 작가님의 그림책 서평집입니다. 4가지 주제로 분류하여 56권을 지면에 담고 있어요. 순수한 웃음을 주는 그림책, 찡한 눈물을 머금은 그림책, 깜짝 선무을 안겨 주는 그림책, 아름다운 탄성을 부르는 그림책 이렇게 4가지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정말 주옥 같은 그림책들을 엄선하여 간단한 내용과 함께 작가님의 단상을 실어 주셨어요. 각각의 책을 소개해 주시는데 결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지 않아요. 저는 스포일러도 좋아하고 무엇보다 궁금해 죽겠는데, 딱 감질나는 부분까지만 소개해 주시고 그림책 독자들에게 다음은 맡기신답니다. 진짜 엄청 궁금해요. 서평집을 읽으며 인터넷 서점과 동네 도서관 웹사이트 들어가서 소장 여부를 확인하고 체크하면서 읽었답니다.


그림책 왜 읽으세요? 이 책을 읽으며 생각해 봤어요. 작가님께서 발신하시는 메시지를 잘 받았는지 모르겠네요.^^

잊지 말아야 할 가치를 보여주는 그림책

아무리 돈이 많아도 사람을 위해 돈을 쓰지 못한다면 그는 아무것도 갖지 못한 사람입니다. 아무리 가난해도 사람을 위해 돈을 쓴다면 그는 모든 것을 가진 사람입니다. 사람이 돈을 만든 것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서지 돈을 축적하기 위해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지금 이 순간 누군가를 열렬히 사랑하는 것, 그게 바로 행복입니다. 부디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있을 때 그에게 더 잘하면 좋겠습니다. 아낌없이 다 주면 좋겠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행복하게 사는 법을 알려주는 그림책. 『이보다 멋진 선물은 없어』입니다. (47~48쪽)


돈에 대하여, 행복에 대하여, 우정에 대하여, 의리에 대하여, 진심에 대하여 그림책은 알려 주는 것 같습니다. 그것도 직설적으로 직접적으로 교훈을 던져주지 않지요. 은근하게, 우리 마음에 슬쩍 스며들어 활짝 피어나는 꽃처럼 전달을 해 줍니다. 그림책에 대해 아는 것 없는 문외한이지만 그런 생각이 듭니다. 그림, 음악, 문학 이 모든 예술분야가 그렇지만 아름다운 이미지와 서사 속에서 우리 마음에 부드러운 깨달음을 주지요. 불친절하고 무례하게 들이밀지 않습니다. 고운 그림과 다정한 말을 통해 전해주지요.

행복을 주는 그림책

이분들에게 그림책은 입시 교육을 위한 예비 교육 또는 교양 같은 것입니다. 물론 이분들이 자신의 자녀를 사랑하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아무도 '어떤 그림책을 읽어야 우리 아이가 행복해지나요?'라는 질문은 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많은 한국인은 공부만 잘하면 아이가 행복해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한국인이 자신들이 불행한 이유가 공부를 잘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50쪽)


뜨끔!했습니다. 저는 심지어 그림책을 읽게 해야 한다는 생각도 해 본 적이 없어요. 그저 다른 엄마들 하듯이 유아 그림책 전집을 중고로 여러 질을 사서 많이 읽어주긴 했지요. 단지 에릭 칼 등 아동용 영어 그림책이 잘 나와 있기에 그런 것들을 사서 영어에 노출시켜줄 목적으로 읽어주고 반복했지요. 그나마 그림을 눈여겨 본 적도 없고요.


학습용 만화책은 엄청 많이도 사 주고 있습니다. 만화에 대한 거부감이 전혀 없기 때문에 텍스트만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들도 그림과 스토리가 곁들여지면 자연스럽게 흡수가 될까 하고요. 실제로도 무척 효과가 좋습니다. 작가님이 말씀하시듯 정말 "공부를 시키기 위한 그림책(만화책)"만 사 준 것 같습니다.


사실 저는 공부가 나쁘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공부를 잘하면 그만큼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 한 명이랍니다. 단 '어떻게 '와 '왜'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제아무리 사람 생명을 살리고 싶어도 공부를 못 하면 의사가 될 수 없지요. 개인이 공부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희열과 앎의 기쁨, 가능성의 확장이 아니라 작가님 말씀하시듯이 '사회의 효율'을 위한 공부, 입시 위주의 공부, 남을 짓밟고 올라가야 하는 성적 지상주의가 문제인 것이겠죠. 저는 공부를 즐깁니다. 왜 하는지 모르면서도 입시용 공부도 나름대로 즐기면서 했었던 것 같습니다. 입시 만점자들의 클리셰 같은 인터뷰처럼 과외 한번 하지 않고, 교과서를 중심으로 예습과 복습을 철저히, 그리고 단과반과 주말반 학원의 힘을 약간 빌어 원하는 대학에 들어갈 수 있었지요.


공부하는 기쁨을 알고 공부해서 남 주는 인성을 겸비한 아이들로 키워나가고 싶습니다. 단, 그림책을 공부 잘하게 하려는 도구가 아니라 마음을 풍성하게 하는 평생의 반려로 삼게 해 주고 싶습니다.

그림책이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보통 어른들은 글 없는 그림책을 두려워합니다. 혹시나 자신이 이해하지 못할까 봐 두렵고 누군가 물어볼까 봐 두렵습니다. 어른들이 이렇게 그림책 앞에서 두려움에 떨게 된 것은 바로 우리가 받은 교육 때문입니다.

우리가 받은 교육에는 정답이 하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받은 교육은 개인의 행복운 위한 교육이 아니라 사회의 효율을 위한 교육이었기 때문입니다. (272~273쪽)


이 부분을 읽으며 정곡을 콕 찔렸습니다. 글 없는 그림책을 보면 가슴 속에서 뭉게뭉게 갑갑함이 몰려 오고 미간에 주름이 생기고 에휴, 한숨이 나옵니다. 작가의 의도를 잘 파악할 수 있을지, 그림 속에서 놓치는 게 있는 것은 아닐지 등등 막 마음이 불편해집니다. 글이라는 길과 이정표가 없으니 망연할 뿐이지요. 작가님이 딱 지적한 부류의 사람인 거예요.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 보면 그토록 사랑하는 '글'이라는 것이 우리의 상상력을 제한할 수도 있었구나 싶습니다. 그림만 있는 그림책을 보며 어른이든 아이든 자유롭게 상상의 나래를 펴 보세요. 즐기면 되는 것이지, 작가의 의도, 작품의 주제라는 정답을 찾는 시험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그림책을 통해 진정 자유해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어른일수록 글 없는 그림책을 읽어야 한다는 생각이 드네요.


56권의 그림책 중에는 외국 작가, 국내 작가의 그림책들이 고루 섞여 있습니다. 특별히 마음이 끌리는 아름다운 그림책들이 있었습니다. 공광규 시인의 시에 주리 작가님의 그림이 아름답게 그려져 있는 《흰 눈》, 하얀 고양이와 강아지가 앙증맞은 하얀 벚꽃 아래 벤치에 앉아 있는 그림이 인상적인 《팔랑팔랑》, 제목부터 고개를 갸웃하게 하지만 그림체가 서정적인 《공원을 헤엄치는 붉은 물고기》 등등이 무척 끌립니다.


이루리 작가님은 직접적으로 교훈을 주는 그림책, 컴퓨터의 힘을 빌어 그린 느낌이 나는 그림책은 별로 좋아하지 않으신다는데 저도 100% 동감입니다. 교훈을 주고 의견을 주도하고 선동하는 것은 그림책의 몫이 아닌 것 같습니다. 아름답고 은은하게 혹은 허를 찌르고 발칙하게 독자의 마음에 무언가를 전달해 주는 것이 그림책이 아닌가 합니다.


앞으로 1년은 족히 읽을 그림책 데이타 베이스를 마련해 둔 것 같아서 배가 부릅니다. 그림책을 사랑하는 분들, 그림책에 문외한인 분들께 이 책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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