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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03 의 전체보기
두고두고 내 아이들과 함께 읽을 책, 《역사의 쓸모》 by 최태성 | 기본 카테고리 2019-07-03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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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예스리커버] 역사의 쓸모

최태성 저
다산초당 | 2019년 06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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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에서 저자님이 개그맨 이윤석 씨와 역사기행을 가는 것을 얼핏 본 기억이 나지만 고등학교 졸업 후 정말 역사와는 담을 쌓고 지냈던 터라 역사를 제대로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은 했지만 쉽사리 손에 잡기가 쉽지는 않았다. <역사의 쓸모>라는 제목에서부터 이 책은 꼭 입문서로 읽어야 할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다 읽고 난 후의 감상은 내 생각이 맞았다는 것이다. 마음속에 불 하나가 지펴졌다는 생각이 든다.



'쓸모'에 대한 단상

'쓸모'라는 어휘를 써야 하나 고민하셨다고 하지만 독자 입장에서 무척 적절하고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제아무리 고매한 사상이나 복잡다단한 과학이론이라한들, 그것을 추구하고 이해하고 적용하여 좀 더 좋은 세상을 만들고 나와 타인에게 유익이 되는 무엇인가를 재창조해내지 않는다면 그것이 무슨 존재의미가 있는가? 실용주의가 어딘가 경박해 보인다는 생각이 사람들의 기저에 깔려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그러나 누군가 꽃의 이름을 불러주어야 그것이 의미가 되듯이, 역사든 철학이든 그것이 우리에게 쓸모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쓸모는 무척 깊고 심오한 것이며 삶 전체를 바꿔놓을 혁명적인 것이기도 하다.



오히려, 그렇기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이육사와 이순신)이 공통적으로 사용한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오히려'입니다. 이육사는 일제강점기라는 극한의 환경에서도 '오히려' 꽃은 빨갛게 피어나지 않느냐고 되물었습니다. 이순신은 누구나 싸움을 포기했을 상황에서 '오히려' 해볼 만하다며 의지를 다졌습니다. (10쪽)



서문에서부터 이렇게 가슴이 찡해도 되는 것일까? 지금 21세기는 신체적인, 직접적인 위협은 느낄 수 없는 시기인지 몰라도 정신성의 위기 시대가 아닌가 싶다. 이육사와 이순신이 겪었던 시대와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사람들의 마음이 사나워지고 절망과 분노가 우리 유전자에 깊이 새겨져버릴 것만 같은 험악한 시대같다. 우리 민족의 키워드가 한(恨)이라고 배웠는데 그 말도 싫었지만 지금은 그 한이 무한 분노와 폭력성으로 분출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여 두려운 마음도 든다. 그렇기에 '오히려' 이런 때이기에 역사를 공부하고 성찰과 반성을 통해, 그리고 공감을 통해 한민족의 품격을 높여가면 좋겠다는 간절한 바람을 갖게 된다.



종으로, 횡으로 연대감을 가져야 할 이유

나는 일개 소시민인데 무슨 영향력이 있나 하고 생각한다면 그렇지 않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닌만큼 나의 선택은 타인1, 타인2....... 그들과 연결된 타인100에게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결국 한 사람의 선택이 사회의 문화를 형성하고, 그 사회에서 살아가는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다시 영향을 미칩니다. (65쪽)



한 번뿐인 인생, 한 번뿐인 젊음을 어떻게 살 것인지 고민하지 않는다면 역사라는 무대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겠어요? 저는 늘 사람들에게 역사에 무임승차하지 말자고 이야기합니다. 우리가 앞선 시대의 사람들에게 선물을 받은 만큼 뒤이어 이 땅에서 살아갈 사람들을 위한 선물을 준비해주고 싶어요. 그리하여 훗날 눈을 감는 순간,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에 일생으로 답할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226쪽)



나 하나의 작은 결정 혹은 선택 하나가 나비효과를 일으켜 지구 정반대의 누군가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즉 모든 인류가 횡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또 오늘의 내 결정 하나가 10년 후, 20년 후의 우리의 삶, 내 아이들의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이것은 종적인 연결이다.



횡으로 모두와 연결되어 있고 종으로 과거와 미래와 연결되어 있다. 이러니 비록 개미만큼이나 작은 존재인 나지만 오늘을 허투루 살아갈 수는 없는 것이다. 그리고 누군가의 평가와 심판을 의식하지 않더라도 내 자식이 나를 바라보고 있다. 지금은 어려서 모를지라도 아이가 성장하여 어른이 되면 여러 가지 국면에 접하면서 우리 부모는 어떠했는가, 엄마는, 아빠는 왜 그런 판단을 했고 선택을 했는가를 묻게 될 것이다.



멘토는 역사 속에서 찾는 걸로



정약용은 18년간 귀양살이를 했고 고향으로 돌아와 다시 18년을 보낸 뒤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때로는 비참하고 암담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폐족이 되었음을 한탄하거나 힘든 세월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앗습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았고, 읽고 쓰는 일을 꾸준히 해나갔습니다. 그의 여생은 평화로워 보일지 모르나 어쩌면 삶의 마지막 투쟁이었을 겁니다. 역사를 알았기에 고난을 버티며 투쟁해나갈 수 있었던 것입니다. (78쪽)



중학생 때였나, 고등학생 때였나 소설 목민심서라는 여러 권짜리 책(지금 검색해 보니 초판이 1992년 작가는 황인경)이 집에 있길래 우연히 책장을 넘겨보다가 시리즈에 푹 빠졌던 적이 있었다. 정약용은 대표적인 실학자로 특히나 이미지가 좋은 역사적 인물 중 한 명이었는데 이런 인생의 굴곡이 있었다니 새로운 발견이다. 그리고 누군가를 원망하고 독설을 퍼붓고 아니면 자기 팔자 탓을 하며 그저 범인으로 사라져버릴 수 있었는데 자신이 할 일을 찾고 천부적 소질이었던 듯한 학구적 성격을 이용하여 연구하고 집대성하여 쓰는 일에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 누구도 그에게 명하지 않았는데, 스스로가 명하고 스스로가 따랐다. 아, 정말 내가 따르고 싶은 멘토이다.



저자님도 이 시대의 유행어처럼 '멘토'라는 말이 청년, 장년 할 것 없이 흔히 쓰이고 있고 현존하는 인물 중에서 멘토를 찾는 것의 위험성을 말씀하고 계셨는데, 나 역시 평소의 지론이 저자님과 같았다. (이 와중에 정작 저자님은 역사계의 큰 별, 멘토시고... ㅋㅋㅋ) 나 자신이 워낙 경계심이 많고 아무도 믿지도 따르지도 않고 검증, 또 검증하는 사람이어서 그런지 딱히 누구를 멘토로 삼아야겠다 싶은 사람은 없었다. 인간에게는 양면성 아니 다면성이 있어서 어느 부분에서는 존경받을 만하지만 또 어느 부분에서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완벽한 멘토를 찾을 필요 없이 필요한 분야에서 따르면 되기에 뭐 그도 나쁘지는 않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멘토를 찾은 적은 없는 것 같다. 이렇게 멘토를 찾는 세상이라는 것은 그만큼 스승, 어른이 없는 세상이라는 방증일 것이다.



역사 속에서 나의 나아갈 방향을 찾는 것은 무척이나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인간 자체에 사실 그렇게 기대를 걸기보다는 나는 개인적으로 다면성과 복합성을 이해하려고 하는 편이다. 아이에게도 흑과 백의 논리가 아니라, 어떤 배경에서 어떤 결론이 나온 것인지 생각해 보도록 하는 편이다. 가령, 낙태 이슈, 일본과의 관계 등등 아이가 아직 어려서 너무 많은 정보에 노출시키는 것은 아니지만 세상이 흑백으로만 구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도 알려주고 싶다.

아이랑 같이 읽자

아이들이 중학생 정도가 되면 충분히 이 책을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지금 일독을 했고 군데군데 찾아서 몇 번 더 읽었다. 아이들과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눠보고 심층적으로 공부를 해 보고 싶다. 고수들은 말도 쉽게 하고 글도 쉽게 쓴다. 투자 쪽 일을 하는 남편은 그쪽 분야 책을 많이 보는데 거장들의 책은 오히려 쉽다는 것이다. 이 책 정말 쉽다. 그러나 쉽다고 해서 얕지 않다.



아이와 함께 읽고 싶다고 생각한 책이 그리 많지 않은데, 그 중 한 권이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이고 또 한 권이 이 책 《역사의 쓸모》이다. 무기라고 해야 할까, 난 도구라고 하고 싶다. 무기는 아무래도 공격의 요소가 필연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임팩트는 있는 단어겠지만. 도구는 무엇인가를 만들어내고 창조해 내는 것이다. 이 책들은 한 번뿐인 인생을 값지게 살게 해 줄 수 있는 소중한 도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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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 무서운 건 인간의 악의, 《애니가 돌아왔다》 by C.J.튜더 | 기본 카테고리 2019-07-03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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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애니가 돌아왔다

C. J. 튜더 저/이은선 역
다산책방 | 2019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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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크맨》으로 엄청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작가의 신작인 데다가 스릴러의 제왕 스티븐 킹이 강력 추천했다니, 이 작가 뭔가 대단한 것이 있는 것 같아 차기작을 읽어 봤다.

 

잊어버리고 싶은 고향, 폐광촌 안힐로 돌아온 남자 조. 조는 안힐 아카데미의 교사로 돌아왔다. 그에겐 갚아야 할 빚이 있고, 그 빚을 갚을 궁여책으로 가슴 깊숙이 묻어두었던 십대 때의 어두운 비밀을 파헤쳐 이용하려고 한다. 그가 사들인 집은 최근에 아들을 무참히 살해하고 권총자살한 여교사가 살던 집이다. 이미 폐가와 다름없는 집이 자신에게 딱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그 마을에는 그의 십대 시절의 음울한 기억을 공유하고, 또 그 기억이 파헤쳐져 온 천하에 드러나길 원하지 않는 그의 클래스메이트들이 그대로 남아있다. 그리고 그들의 자녀들은 여전히 안힐 아카데미에 다니고 있다. 그 누구도 조의 귀환을 반기지 않는다. 그들은 거친 환영식을 여러 번 치른다. 그리고 묻어두었던 진실이 서서히 벗겨진다......

 

퇴락한 폐광촌이 주는 느낌만으로도 스산하고 음울한데, 그 폐광촌보다 더 어둡고 음험한 성격의 사람들, 인정사정 봐주지 않는 채권자 글로리아, 결국은 비열한 채무자일 뿐인 주인공 조. 거기에 초자연적인 엑소시스트와 영원한 십대 문제인 잔학한 괴롭힘 문제 등 모든 것이 이 작품을 올 여름 최고의 납량특집으로 북돋워준다.

 

그 모든 것이 무섭지만 더 무서운 것은 인간의 기억의 왜곡과 배신이 아닐까 싶다. 조는 자신의 기억이 틀렸다는 것을 한 순간도 의심한 적이 없지만 그의 기억은 틀렸었고, 배신을 깨닫는다. 자신의 첫사랑이었던 마리와 알콜 중독자이지만 유일하게 친구라 부를 수 있었던 브렌던에게...

 

죽은 사람이 악령으로 살아나 눈앞에 나타나고 쇠망치로 사람을 치고 변기 속에서 날아드는 수만 마리의 딱정벌레떼도 무섭지만 사실상 그건 대부분의 독자들의 삶과 일상과는 거리가 먼 것일 수 있다. 하지만 인간의 악의... 사람의 영혼을 죽이고 살릴 수 있는 인간의 마음, 그리고 의도라는 것이 정말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그 모든 악의로부터 절대적으로 안전했으면 하는, 안전해야 하는 가정이 그렇게 무참히 부숴지면 우리의 영혼이 쉴 곳이 없다. 그래서 이런 공포물이 진정한 공포가 될 수 있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이 책은 영화화되면 크게 히트를 칠 것 같다. 활자를 통해 독자의 머릿속에서 상상력을 발휘하는 것도 좋지만 시각적인 이미지가 무척 큰 작품인 데다가 러닝타임 전체를 흐를 그 음산한 분위기 자체가 한여름의 더위를 싹 씻어줄 것이라고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작품의 파격성와 완성도 뿐만 아니라 집필 속도도 무척 빨라서 차기작의 구상이 이미 끝났다고 하니 정말 스릴러계의 거물이 탄생했음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다음 작품이 어서 나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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