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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작가 필독서, 『편집자처럼 책을 보고 책을 쓰다』 by 박보영, 김효선 | 기본 카테고리 2020-03-23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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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편집자처럼 책을 보고 책을 쓰다

박보영,김효선 공저
예미 | 2020년 03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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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읽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책이다. 역시 베테랑 편집자들이 쓴 최적의 안내서라는 생각이 든다. 예비 작가들이 꼭 읽어야 할 필독서이자 모든 독자가 읽으면 유익할 만한 책이다.

 

한 달에 책 한 권 안 읽는 사람도 드물지 않다는데 1만 부만 넘어도 베스트셀러로 인정받는 시대라는데 왜 이렇게 책을 쓰고 싶은 사람이 많은 건지 늘 궁금했다. 인터넷의 보급으로 인해 자기 표현과 발신의 장이 넓고 다양해진 게 아닌가 싶다. 또한 등단 작가의 검증된 필력뿐만 아니라 다양하고 신선하고 매력적인 콘텐츠를 갈망하는 시대의 요구가 반영된 부분도 있는 것 같다.

 

이 책은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째, 예비 작가들이 책을 어떻게 보고 시류를 읽고 기획할지, 둘째, 실제로 책 쓰기의 노하우, 셋째, 유용하고 실제적인 책 읽기 기술이다.

                            

<"시작이 반"이 아니라, "기획이 반">


무엇보다 저자들이 많은 지면을 할애하여 말하고 있는 바는 가장 중요한 것은 '기획'이라는 것이다. 기 출간된 도서들을 분석하고 "기본적인 정보+자신만의 특성"을 담은 기획을 하는 것이다. 영화 <기생충>으로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의 수상소감에서 인용한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말했다는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라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저자가 자신의 경험을 깊이 탐구하여 노하우를 정리해 낼수록 독자들은 그 콘텐츠를 매력적이고 참신하다고 판단한다. 그래서 저자에게는 자신의 경험에 대한 탐구가 필수라는 점을 꼭 기억해야 한다. (113쪽)

 

결국 자신이 걸어온 삶의 궤적, 진창에서 뒹굴며 얻은 경험이 조개 속의 진주 같은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그 진주를 어떻게 발견하고 캐내는가, 가 중요한 것 같다. 이 탐구 역시 글을 쓰고 고민 또 고민을 통해 얻어지는 것 같다. 일단 글을 쓰려고 컴퓨터를 켜고 앉으면 글은 손가락이 쓰는 것인지, 엉덩이가 쓰는 것인지 처음 의도한 바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술술 풀려서 나도 모르게 좋은 글이 완성될 때가 있는 것 같다.

 

역시 자존감이 중요한가 싶기도 하다. 뜬금없는 말 같지만, 나는 내 자신의 경험을 탐구하고 싶지가 않다. 가만히 있어도 불쑥불쑥 떠올라서 유쾌하지 않은 내 존재의 역사, 가능하기만 하다면 바쁜 일들 속으로 도피하고 싶은 것이 지금도 솔직한 심정인데 굳이 굳이 씹고 뜯고 맛보고 즐겨야 하나 싶다. 다만 예전에는 음지에 있고 비주류로 취급받았던 사람들이 진솔하고 담백하게 자신들의 경험을 직시하고 책으로 내어 많은 사람의 공감을 얻는 것은 대단히 긍정적인 흐름이라고 생각한다.


<모두에게 필요한 책 쓰기 기술>


매우 신선했던 포인트는 책을 쓰려 하든 그게 아니든 책 쓰기 기술은 누구에게나 필요하다는 것이다. 자신의 콘텐츠를 발견하고, 적확하게 표현하는 것.

 

모든 사람들이 책 쓰는 기술을 아는 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첫 번째 자신의 콘텐츠를 발견하는 기술이다. 두 번째는 자신의 콘텐츠를 제삼자 입장에서 이해하기 쉽고 매력적으로 다듬어 표현하는 기술인데, 여기에는 문장력과 원고 구성력이 포함된다. (120~121쪽)

 

네이버가 우리 사회에 가장 기여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블로그 서비스를 운영하는 것이다. 싸이월드처럼 한순간 날아가버릴까 두렵기도 하지만 현재로서는 그럴 것 같지는 않다. 블로그에 자신의 일상을 올리고 서평, 영화 리뷰, 상품 리뷰 등을 올리며 많은 사람이 자신만의 콘텐츠를 널리 알릴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작가의 기회를 얻는 사람들도 적지 않은 것 같다.

 

나는 어떤가? 어떤 면에서는 글쓰기에 자신이 있고 어떤 면에서는 자신이 없다. 무슨 말인가 하면 시험(논술) 혹은 과제를 수행하는 것은 꽤나 잘했던 것 같다. 대학 입시에 갑자기 도입되었던 본고사와 논술에 있어서 별도의 사교육 없이 늘 전국 몇 백 등 안에 들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래서는 안 되는 것이었지만 학부와 대학원 시절, 친구, 후배 및 동생 레포트를 숱하게 대신 써줬고 거의 A를 받아줬으니 그리 나쁜 필력은 아닐 것이다.

 

자랑을 늘어놓았지만 역시 결론은 자신이 없다는 것이다. 양은우 작가님의 책을 읽은 것은 아닌데 블로그 포스팅에서 '작가의 사회성'에 관해 읽은 적이 있다. 사회성이 책에 드러나고 그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골자였던 것이다. 즉 나는 평가를 위한 극소수의 대상을 위한 글은 쓸 수 있지만 대중을 위한, 작가의 사회성이 중요한 글은 못 쓴다는 것이다. 하기사 누가 글 쓰라고 한다고 이런 고민을 하는지도 모르겠다.

 

글쓰기 기뻐야 하는데 여전히 백지의 A4 화면을 마주하고 있으면 속이 울렁거린다. 또 어느샌가 몰입하여 손가락이 글을 쓰고는 있지만 역시 자진해서 굳이 쓸 이유는 없는 것 같다. 부담없이 이렇게 올리는 서평은 즐겁지만 이 역시 그저 두려울 때가 있다.


<"함께 쓰고 함께 가기"의 중요>

 

 

역시 멀리 가려면 같이 가야 하는 것인가? 저자들은 '합평'을 추천하고 있다.

 

같은 목적을 가진 사람들 몇 명과 모임을 만들어 원고를 평가하는 시간을 정기적으로 갖는다면 어떨까? 이런 걸 합평이라고 한다. 합평을 할 때 대원칙이 있다. 첫째 예의를 지킬 것, 둘째 소비자로서 정확하게 평가할 것, 이다. (165쪽)

 

정확하게 평가하되, 예의를 지킬 것. 매사 특히 인간관계의 황금률인 것 같다. 먼저 비평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지를 자문해봐야 할 것 같다. 예의를 지켜도 지적은 지적이니 말이다. 단지 책을 쓰는 목적뿐만 아니라 독서모임이나 스터디그룹도 같은 취지일 것이다. 뭐든 혼자 침잠해서 혼자 몰두하고 혼자 답을 내야 하는 나 같은 타입에게는 쉽게 실행할 수 있는 내용은 아니지만 마음을 열어놔야겠다. 언젠가는 책쓰기를 위한 합평은 아니더라도 스터디그룹 등을 운영하며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

 

서평의 팁을 따라 나름대로 써본 서평이지만 때로 나는 전문가 서평을 표방? 혹은 모방한 글들보다 원초적으로 정말 '재미있다', '재미없다', '지루하다' 이런 독후감을 찾아 다닐 때도 있다. 어차피 전문 서평가들이 멋진 서평을 써줄 텐데 블로거들은 자유롭게 써보아도 좋지 않을까? 진솔하고 소박한 독후감이 더 좋을 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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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한 세상 손을 잡고, 『호스 댄서』 by 조조 모예스 | 기본 카테고리 2020-03-01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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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호스 댄서

조조 모예스 저/이정민 역
살림출판사 | 2020년 02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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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비포 유』의 강렬함과 섬세함을 기대하며 조조 모예스의 신간을 기대하는 마음을 열었습니다. 700페이지나 되는 분량을 소화할 수 있을까 살짝 염려하면서요. 역시나 유려한 문체와 스토리텔링에 힘입어 일단 리듬을 타니 이틀 이상 걸리지 않더군요. 등장인물들의 시점이 교차하며 스토리가 진행되기 때문에 초반부에는 앞뒷장을 넘겨가며 분위기를 파악할 필요가 좀 있습니다.

 

 

이 책에는 상처입은 영혼들이 총출동합니다. 프랑스 최고의 엘리트 승마학교에서도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으나 사랑하는 영국 여인을 만나 모든 것을 포기하고 영국으로 건너왔으나 적응할 수 없었던 할아버지 앙리, 망나니 같은 엄마가 일찍 죽고 할머니, 할아버지(앙리)와 온화한 시간을 보내다가 할머니가 몇 년 전, 돌아가시고 이번에는 갑자기 할아버지가 뇌경색으로 쓰러지고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으며 사랑하는 말을 잃을까 봐 전전긍긍하는 사춘기 십대 소년 사라, 네 번의 유산을 겪으며 자신의 곁에 있지 않는 바람둥이 기질 다분한 남편과 별거하며 이혼을 준비 중인 헛똑똑이 변호사 너태샤, 그리고 바람둥이 기질 다분한 매력적인 사진작가이자 곧 너태샤의 전 남편이 될 맥.

 

 

런던을 배경으로 이들의 시선이 교차합니다. 마음은 그렇지 않은데 어긋나버린 결혼을 종료하여야 할 시점이라 변호사인 너태샤는 마음이 정리가 되지 않습니다. 맥이 싫어서가 아니라, 가장 슬프고 힘들었던 순간에 자신을 버려둔 것이 못내 원망스럽습니다. 그런 맥이 갑자기 자기도 집을 반은 소유하고 있다면 들어와 살겠다고 합니다. 거기다가 우연히 야밤의 슈퍼에서 물건을 슬쩍하는 것을 목격하고 하룻밤 묵게 해 준 소녀 사라까지 위탁아동으로 집에 들어오게 됩니다. 본의아니게 동거가 시작된 세 사람. 그리고 사라의 모든 기이한 행동의 원인이 되는 사라의 아름다운 말, 게다가 가출한 사라와 말을 좇아 프랑스까지 건너가는 로드트립이 시작됩니다.

 

 

그러나 우왕좌왕 왁자지껄한 이 우연들의 향연이 이들의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요? 말과 소녀가 볼을 맞대고 긴 속눈썹을 맞댄 사진. 이 시선이 너무나 좋지 않나요?

 

젊은 사람들이 아름다운 건 희망이 되살아날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라고 맥은 생각했다. 때로는 신뢰할 수 있는 말 몇 마디 덕분에 믿음의 불꽃이 다시 타오르기도 한다. 미래는 장애와 실망이 가득한 길이 아니라 그 자체로 경이로운 대상이라는 믿음.(671쪽)

 

젊은 사람들뿐만 아니라, 언제든 어느 때든 신뢰할 수 있는 말 몇 마디 때문에 다시 믿음의 불꽃이 타오를 수 있다고 믿습니다. 저자가 말하고자 한 핵심이 이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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