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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책이네요. 읽어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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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22 개설

2021-04 의 전체보기
제목을 입력생각하는 대로 사는 삶의 표본, [제가 해보니 나름 할 만합니다] by 김영우해주세요 | 기본 카테고리 2021-04-16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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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가 해보니 나름 할 만합니다

김영우 저
흐름출판 | 2021년 03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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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앓이'라고 내 멋대로 명명한 이 증세 때문에 남들은 어떻게 사는지 유심히 지켜보곤 한다. 매력적인 제목보다도 '40대에 시작한 전원생활, 독립서점, 가사 노동, 채식'이라는 부제에 이끌려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누가 부제 뽑았는지 정말 이 책을 가장 간명하게 표현하는 문구였다.

10대 때, 학교에서 10시, 고3 때는 12시까지 자습실에서 친구들과 웃고 울었던 그때는 모두가 비슷했다. 한 학군에 속한 비슷한 지역의 비슷한 아이들이 비슷하게 학교에서 지냈다. 10대의 마지막 입시 후, 20대 때는 그야말로 모두에게 광풍 같은 시기였으리라. 20대 때 그려본 모습은 30대 중반에는 거의 모든 것이 세팅되고 40대에는 그야말로 '내 누님과 같은 국화'처럼 원숙하고 흔들림 없는 모습으로 살 줄 알았다.

40대앓이란 여지껏 마음이 바람에 흩날리는 갈대 같고, 아직도 인생을 모르겠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는 더 모르겠고, 주변 사람들의 모습에 눈길이 휙휙 돌아가는 나의 증세를 말한다.


[생각한 대로 살기]

이 책은 프리랜서 글 노동자이자 주부로 살면서 40대에 전원에 주택을 짓고 이사하여 독립서점을 운영하며 역시 글 노동자인 아내, 딸과 함께 살아가는 대한민국 남성의 이야기이다.

누구나 생각은 쉽지만, 생각대로 살기는 쉽지 않다. 그런데 김영우 작가님의 가족은 그렇게 했다. 그러면서도 자녀 교육에 관해서, 또 서울에 있었으면 어땠을까, 서울의 집값 등 포기한 삶에 대한 미련, 생각대로만은 되지 않는 자신의 한계를 발견하며 쓴웃음을 짓기도 하고, 부부가 유머로 승화시키기도 한다.

언젠가 아내와 씁쓸하게 내린 정의가 있긴 하다.

우리가 딸에게 바라는 건

"세상에 대한 건강하고 비판적인 시선을 갖춘,

'그러면서도' 좋은 대학에 합격하는 학생"이라고 말이다.(98쪽)

자기 주관대로 살아가는 저자의 모습에서 위로를 받기도 했다. 아마도 70년대 초반 출생, 90년대 초반 학번으로 6, 7년 정도 인생의 선배이실 텐데 주관대로 살아가며 타인의 말과 삶의 모습에 흔들릴 때 아마 자신을 다잡으며 타이르셨을 그 말들이 내게도 무척 큰 위로가 되었다.

내가 할 일은 취하지 못한 것까지 미련을 두는 게 아니라

앞으로도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돌아온 길을 살피고 궁리하는 것일 터였다. (27쪽)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뤄지지 않는다.

무언가를 얻는 유일한 방법은,

삶을 지탱하는 단 하나의 해법은,

행동하는 데 있다. (46쪽)

순탄했다고도 험난했다고도 감히 평할 수 없지만

적어도 떳떳하고 정직했다는 것만으로 충분히 등 두들겨줄 만한 삶을,

앞으로도 함께 이어나갈 것임을 간절히 소망하면서. (125쪽)

[독립서점과 전원생활]

독립서점을 운영하는 모습은 내가 다 똥줄이 탔다. 감정이입을 너무 잘하는 타입인 탓에, 도서관에 도서를 공급하게 되셨을 때의 안도감과 저자의 불찰로 입찰 기간을 놓쳤을 때의 자괴감에는 나도 같이 한숨을 푹 쉬며 개탄했다. 그리고 뒷부분에 생업으로 하시는 기업 연감 등을 쓰시는 일을 하신다고 하여 한시름 크게 놨다.

낭만적인 벽난로 연통을 반나절이나 숯검댕이가 되어 청소했던 이야기나 땔감을 쌓아두는 곳에 또아리를 틀고 있던 뱀을 발견한 에피소드 등은 전원생활의 낭만을 와르르 무너뜨리며 역시 "관리된 자연 속에서" 살고 싶다고 늘 주장해 왔고, 약 4년 전, 교외라고는 하지만, 강남 생활권인 곳으로 이사와 살기를 잘했다고 속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우리 동네에도 뱀 산다. 산책하다가 저 매끈하고 길쭉한 S자형의 지렁이는 뭐지, 하고 봤는데 뱀이었다.)

[주부생활 & 채식]

이 저자님 글을 기본적으로 잘 쓰시고 관찰력도 뛰어나고 넉넉하고 너스레도 뛰어나시다.

나는 찜에 들어갈 채소를 돌려 깎고 남은 재료를 모아

내 몫의 전을 부쳐 먹으며 함께했다. (221쪽)

'채소를 돌려 깎고'에서 폭소를 터뜨렸다. 정말 나 말고 다른 주부들은 채소를 돌려 깎나? 요리 연구가 아니고 요리 사진 찍는 거 아닌데도 돌려 깎나? 닭볶음탕, 갈비찜 등에 감자나 당근을 모나게 툭툭 썰어서 넣으면 휘젓거나 익으면서 부스러지기 때문에 마찰면을 전부 강 하류나 바닷가의 돌멩이처럼 동글동글하게 깎아서 넣으면 보기도 좋고 형태가 흐트러지지 않아 국물도 깨끗하다. 예전에 한 번 그렇게 해 봤더니, 남편이 왜 그러고 있냐고 그랬던 적이 있다.

그리고 아침 준비를 해야 해서 친구들과의 모임에서 일찍 나왔다는 에피소드도 너무 웃겼다. 타고나기를 부지런하고 탁월한 주부시거나 주부의 정체성을 즐기시는 분이거나 '주부란 이래야 한다'라는 고정관념을 가지신 것 같다. 예전에 고 신해철 씨가 가사를 열심히 하지만 아내를 돕는다고 생각하며 하는 사람과 가사를 게을리 하지만 자기 일인데 제대로 안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 누가 더 낫냐 하는 이야기를 한 것을 얼핏 들은 적이 있다. 무릎을 탁 쳤다. 진짜 주부 중에 아침 준비를 하려고 모임을 일찍 나오는 사람이 있을까 잠깐 생각해 봤다. 나 같으면 하고많은 날, 한 번쯤은 모닝빵에 잼 발라서 계란 후라이랑 먹어도 된다고 생각했을 것 같다.

채식에 관하여 유연성 있는 사고방식을 가지고 계신 분이어서 읽으면서 마음이 참 편안했다. 채식을 지향하시지만, 고기를 좋아하는 아내와 딸을 위해 12시간씩 소갈비 핏물을 빼고 2시간씩 양념을 내어 소갈비찜을 내놓는 모습에 박수를 보냈다.

나도 채식을 어떻게든 실천하고 싶은데, 주부로서 음식을 준비하다 보면 고기가 없으면 어떻게 매일 식사를 준비할까 싶은 때가 있다. 아마 나의 절실함과 연구가 부족했기 때문일 테지만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는다.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에 때로는 오리고기, 생선 등을 총동원해야 그나마 감당이 되니 정말 고민이다. 3월에 채소를 어떻게든 한 가지씩 밥상에 올리겠다는 결심으로 실제로 참나물, 방풍나물, 시금치나물, 양상추 샐러드 하다 못해 콩나물이라도 올렸는데 나만 건강식 먹은 셈이 되었다.

[남녀가 공존하는 삶]

어찌 30여년 남으로 살아온 부부가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묶였다고 해서 동화 속 주인공처럼 살겠냐마는 저자와 아내분은 부창부수의 동반자로 여태까지도 안녕했고 앞으로도 안녕한 삶을 잘 살아가실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비록 휘황찬란한 삶을 살지는 못했지만, 앞으로도 그럴 테지만,

그러나 우리의 삶이 충분히 의미 있고 빛나고 있다고,

무엇보다 나의 입장에서 그건 온전히 당신과 함께하기에

가능한 것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당신이 아니었으면 이곳에 있지도 꿈꾸지도 못했을 것임을. (124쪽)

여성주의에 빠지게 되고 새로운 렌즈로 세상을 바라보게 되어 주부를 자처하고 독립서점에서 청소년들과 여성주의에 관해 공부하고 늘 자신과 사회를 관찰하고 문제의식을 가지고 성찰하며 사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냥 가정이면 될 것을 이성애자 가정, 그냥 남성이면 될 것을 이성애자 남성으로 지칭한 것은 작위적으로 느껴졌으나 오히려 독자에게 문제의식을 어필하는 것으로 받아들였다. 개인적으로 동의하든, 하지 않든 저자의 의도는 수긍했다. 예전에 대학시절, 사회학과의 조혜정 교수님이 어느날부터 '조한혜정'으로 부모의 성을 모두 사용하시기 시작했다. 그때 농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럼 자녀를 낳으면 자녀는 성이 4자, 손자는 성이 8자, 증손자는 성이 16자 이렇게 되는 거냐고 비아냥거리기도 했었다. 설마 그걸 모르고 교수님이 성함을 그렇게 쓰지는 않았을 것이다. 부자연스러운, 고양이 털을 거꾸로 쓰다듬는 것과 같은 거슬리는 표현으로 문제의식을 불러일으킨 것으로 생각했다.

이제 50대에 들어서셨을지도 모를 어떤 40대 가정은 이렇게 프리랜서 글 노동자로 전원 속에서 독립서점을 운영하며 사셨구나, 하며 흥미롭게 가끔 울컥하는 감동을 느끼며 책장을 덮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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