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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책이네요. 읽어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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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MR로 틀어놓고 공부합시다! 《네이티브 뺨치는 일본어 표현 200》 by 이나가와 유우키 지음, 이동준 엮음 | 기본 카테고리 2021-05-30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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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네이티브 뺨치는 일본어 표현 200

이나가와 유우키 저/이동준 편
시원스쿨닷컴 | 2021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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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유용한 책을 발견했다. 이 책은 일상 속에서 바로바로 쓸 수 있는 실용적이고 유용한 '구어체' 표현을 아주 효율적으로 익힐 수 있는 표현 책이다. 약간 높은 초급부터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느 정도 일어 공부를 체계적으로 해 온 중급에게 가장 적합할 것 같다.

 

 

* 눈치 100단이네!

* 양말 짝짝이로 신고 왔어!

* 헬스 다녀

* 얘가 어디서 큰소리야?

 

 

200개 표현 중에는 이런 표현들이 있는데, 이렇게 표현을 보면 20여년간, 일어를 접해온 나도 고개를 갸우뚱하게 되는데, 실제로 우리가 실생활에서 많이 쓰는 말 아닌가? 너무너무 재미있고, 궁금해서 몰입하게 된다.

 

 


 

 

일단 40개씩 표현을 묶어서 mp3 음원을 제공한다. QR 코드로 찍어서 재생하면 한글 해석, 주제 문장, 예문까지 원어민 음성으로 제공해준다. 이것을 하루내 재생하고 귀에 익혀도 엄청난 인풋이 될 것 같다.

 

 


 

 

하단에 대화문이 나와 있는데, 실용성 높고 당장 활용할 수 있는 문장들이다. QR 코드로 찍어서 음원을 들으며 아예 외워두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숨은 보석은 '플러스 표현'이라고 된 부분이다. 이 부분에 알아두면 좋을 만한 어학 상식, 어려운 말은 아니더라도 현지에서 살아보지 않으면 접할 일이 없는 주옥 같은 표현들이 담겨 있다.

 

 


 

 

그리고 각 장 뒷부분에는 이렇게 공부한 표현을 리뷰할 수 있는 연습문제가 있다. 다 아는 것 같은데 사실상 문제 풀려면 막힌다. 연습문제 풀고 다시 문장을 확인하면서 다시 한번 머리에 콕콕 집어넣을 수 있다.

 

 

어학을 배울 때, 특히 회화를 배울 때는 우리 나라 말을 해당 외국어로 전환시키는 것을 배우는 것이 먼저라고 알고 있다. 기본적인 문법, 구문, 어휘 등은 당연히 병행해가면서 자기가 표현하고 싶은 것을 하나씩 확장해 가는 것이 주도적인 학습이 되기 때문이다.

 

 

일본어를 처음 배울 때 교재에 붙어 있던 CD를 배경음악 삼아서 처음부터 끝까지 그냥 틀어두었었다. 그리고 어학용 교재로 나왔던 일본어 <빨간머리 앤>도 그냥 틀어두었다. 신기하게도 하나도 못 알아듣던 것을 공부를 조금씩 해 가면서 귀가 트여갔다.

 

 

한글과 일어 양쪽을 자연스럽게 호환시키는 일을 하므로 일어를 듣고 무슨 의미인지만 아는 것이 아니라, 책에 나오는 일본어를 자연스러운 한국어로, 그리고 한국어를 자연스러운 일본어로 변환하는 노력을 하려고 한다.

 

 

40문장씩 끊어서 QR 코드를 찍어서 듣게 되어 있는데 200문장 한번에 들을 수는 없는 것인지 문의해봐야겠다. 무한반복시켜놓고 오며가며 들으면서 자연스럽게 귀에 배고 몸에 배게 하고 싶다.

 

 

Practice makes perfect!!!

 

 

배우고 또 배우니 즐겁지 아니하랴!

 

 

정말 좋은 교재인데, 많은 일본어 학습자들이 공부하여 네이티브의 뺨을 치고, 네이티브가 혀를 내두를 만큼 일본어 고수가 되시면 좋겠다.

 

 

덧) 엮은 분이 내가 잠시 연구생으로 몸담았던 릿쿄대학교에서 공부하신 분이어서 괜히 쓸데없이 반가웠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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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사유가 담긴 명상록 수준의 명언집, 《인생의 문장들》 by 데구치 하루아키 | 기본 카테고리 2021-05-25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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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인생의 문장들

데구치 하루아키 저/장민주 역
더퀘스트 | 2021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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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서 제목이 <인생의 교양을 몸에 익히는 명언집>이다. 저자는 1만여 권에 달하는 책을 읽은 엄청난 독서가이다. 1만여 권 중에서 의미 있는 명언들을 골라 저자 자신의 인생의 경험과 결합하여 깊은 명상과 사유로 풀어낸 깊이 있는 책이다.

 

예쁜 표지에 끌려서 책을 폈다가 저자의 사유의 깊이에 사로잡혀 형광펜으로 그으며 읽었다. 역시 다문다독다상량, 즉, 많이 듣고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시는 분답게 글도 대단히 달필이시고 뭐랄까 인생에 관해 달관하고 초월한 느낌을 받았다. 불혹이라는 마흔을 넘어서도 미풍에도 뿌리가 뽑힐 것처럼 사방으로 미친 듯이 흔들리는 내 마음을 돌아보며 인생을 사는 태도에 관해 생각해볼 수 있었다.

 

▶ 일에 관하여

 

일에 완전히 몰입하면 다른 사람이 어떻게 보든 어떻게 생각하든

그다지 신경 쓰이지 않는 법입니다.

...

인생의 여러 가지 일들이 재미있다고 느끼데 되면

불평하고, 질투하고, 좋은 평가를 바라는 이 세 가지가

자신과 아무 상관없는 일이 될 것입니다.

(74~75쪽)

 

무릎을 탁 치며 공감했고, 이건 좀 제대로 하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어 조금 뿌듯하기도 했다. 일하는 것 자체, 아니 정확히 말하면 '몰입', 무아지경에 빠질 만큼 집중하는 것을 좋아한다. 자본주의 세상에 살면서, 또 아이들을 키우면서 돈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지만, 기본적으로는 돈이나 남의 시선에 따라 움직이기보다는 즐거운 일, 행복하게 하는 일을 따라 간다. 그리고, 남이 어찌 되든 별 신경쓰지는 않는다. 내가 즐겁고 행복하게 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너무 사회에서 동떨어져서 my way로 살고 있나 싶긴 하지만, 내 인생의 최종 승인자는 나 자신이고 내 신앙의 대상인 절대자이기 때문에 누구보다 잘나거나 남 위에 군림할 필요는 없다. 물론 평가,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데, 나도 인정받고 칭찬받고 사례받을 때는 덩실덩실 정도가 아니라 마음 속으로는 발광을 한다. 그리고, 내가 즐거워서 하는 일이 무언가 사회에도 도움이 되길 바라는 작은 바람이 있다.

 

▶ 지식의 원천에 관하여

 

우선 지식의 원천은 사람, 책, 여행 세 가지입니다.

많은 사람을 만나고 많은 책을 읽고

많은 현장에 직접 나가보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여기서 제가 한 가지 염두에 두는 방법이 '종에서 횡으로'입니다.

(95쪽)

 

저자는 종으로 역사 속에서 선인들의 삶을 배우고 횡으로 동시대인들에게 배운다고 한다. 전적으로 공감한다. 세 자녀와 시어머니까지 모시고 공무원인 아빠의 봉급으로 빠듯하게 쪼들리며 가정을 꾸리면서도 교육열 하나는 지상 최고였던 엄마 덕분에 나는 우리 경제 수준에서 받을 만한 이상으로 좋은 많은 경험을 했다.

 

어렸을 때 전집 방문판매가 꽤 일반적이었던 것 같은데 그때 들여주었던 책들을 읽었던 것이 내게 직간접적으로 큰 도움이 되었다. 지금도 창작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글을 매개로 하는 일을 할 수 있는 것도 어려서 독서 습관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대학에 다닐 때는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미국 교환학생 경험이 세계에 눈을 뜨게 했던 중요한 분기점이 되었다. 외국어 습득에 관한 전기가 되었던 것은 물론이다. 쉽게 얻지 못할 학업의 경험, 친구를 사귀고 공동체에 소속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 성찰에 관하여

 

구리를 거울로 삼으면 옷차림을 정리할 수 있고

역사를 거울로 삼으면 흥망성쇠를 알 수 있고

사람을 거울로 삼으면 득실을 밝힐 수 있다.

from 이세민, <정관정요>

 

관찰력이 정말 중요한 것 같다. 외모든,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든, 상황이 내게 어떻게 돌아가는 것이든 파악하는 데는 관찰력과 기본 교양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저자는 고전을 읽는 것은 거인의 어깨에 올라타 멀리 보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지루하고 고리타분하고 난해한 용어들 때문에 고전은 취미에 맞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한 권 한 권 연구해보고 싶다. 중학생 때 마크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을 읽으면서 큰 감명을 받았는데, 그렇게 어느 세대가 읽어도 큰 감명을 주는 고전들을 소개받아서 느리게 깊게 읽어보고 싶다.

 

마흔이 어쩌면 인생의 분기점 같다. 평균이라고 해서 평균만큼 80까지 살 수 있을지는 그 누구도 모르지만, 그럼에도 삶을 진지하게 알차게 이타적으로 살아가기 위한 기반을 다지고 싶다.

 

인생의 부침에 일일이 요동하지 않고 달관한 저자의 저력이 독서에서 나오는 것 같다. 교양/명언 관련하여 다른 저서들도 있던데 원서를 찾아서 읽어보고 싶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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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형 잡힌 시각으로 역사 톺아보기, 《교과서 밖 조선의 역사》 by 장수찬 | 기본 카테고리 2021-05-23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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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교과서 밖 조선의 역사

장수찬 저
사람in | 2021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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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국뽕'도 '자기 비하'도 모두 경계해야 할 국가 인식이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 '우리나라에서는 왜 이렇게 모든 세대가 힘들까?' 고민하기도 한다. 남편 회사 동료분 딸이 초등학교 저학년인데 신경성으로 대장이 과민해져서 큰 병원도 가 보고 그랬다고 하여 안쓰럽게 느낀 적이 있다. 유사 이래 가장 가난하다는 20대, IMF를 겪으면서도 강인하게 이겨내 오신 우리 부모님 세대인 60-70대, 그리고 대학생 때 IMF를 겪고 고달픈 청춘을 보냈는데 이제는 꼰대 소리 듣는 기성세대가 된 우리 세대인 40대 등 다들 척박하고 거칠게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 '측은지심'을 가지지 않고는 우리나라 사람들을 보듬어 안을 수가 없다.

 

 

우리 역사에 관해서 모두 비하해서도 안 되고 무조건 옹호해서도 안 되며, 냉철하고 날카로운 머리와 따뜻한 가슴을 가지고 온고지신의 정신을 갖추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바로 그런 공정하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쓴 조선 역사이다. 연대기별로 기술된 역사가 지루하다면 관점의 각도를 조금씩 돌려서 새로운 자극을 얻으면 역사 이해가 다면적이고 풍부해져서 더 머릿속에 잘 각인될 것으로 생각하기에 이런 책을 좋아한다. 즉, 지루한 교과서에서 피와 살을 가진 사람들이 사람 사는 냄새 풍기며 역사 속에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엿볼 수 있다. 문화인류학적, 사회학적 관점으로 바라보면 정말 재미있다.

 





"조선 시대 여성은 남성처럼 계급장을 달았다?"

 

 

"조선판 SKY 캐슬이 있었다?"

 

 

"부의 흐름을 바꾼 조선판 반도체는 홍삼이었다?"

 

 

"한글이 조선 여인의 한을 풀어주었다?"

 

 

"구한말 사진관을 개업한 전문직 여성이 있었다?"

 

 

목차만 봐도 흥미진진한 주제가 적지 않다. 조선 시대 당시의 여성 인식과 사회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흥미로운 주제들을 심혈을 기울인 자료 조사와 사진 등의 사료들을 책에 충분히 이미지로 실어서 이해를 돕는다.

 

조선시대에 의외로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높았으며 내시도 나라를 구하였고 당시 홍삼이 현재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을 높여주는 반도체처럼 치트키 역할을 했으며 성군으로만 알고 있었던 정조의 또다른 인간적인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소설 속의 주인공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오늘을 만들어 온 과거의 삶이 생생하게 살아 있다.

 

 

이렇게 역사를 다면적으로 공부했더라면 얼마나 재미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이 책 외에도 꼼꼼한 사료 조사로 고증에 충실하면서도 재미있는 역사책을 여러 권 집필하셨다. <보물탐뎡 : 어느 고서수집가의 비밀노트>, <장수찬의 역사툰>도 구매하여 읽어볼 생각이다. 역사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초등학생 아들과 읽어보면 본격적으로 국사를 공부할 중고등학교 준비가 될 것 같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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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입내 기준, 최고의 사회파 휴먼 미스터리,《정체》 by 소메이 다메히토 력해주세요 | 기본 카테고리 2021-05-16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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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정체

소메이 다메히토 저/정혜원 역
몽실북스 | 2021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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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포함]

2017년 <나쁜 여름>으로 요코미조 세이시 미스터리 대상 우수상을 받은 작가의 작품이다.

632페이지에 걸친 대단히 긴 장편에 속하지만, 초반에 리듬을 타면 거의 한자리에서 읽을 수 있을 만큼 몰입감이 뛰어난 책이다.

살해범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가부라기를 수용하고 사랑하고 신뢰하는 주인공들에게 감정이입하여 같은 마음으로 응원하고 손에 땀에 쥐며 읽게 된다. 그 이면에 어떤 잔학한 면모가 숨어 있을지 조마조마하며 읽게 되는데, 마지막 장을 넘기며 주인공의 숭고하고 아름다운 인생, 그러나 경찰의 총에 죽어버린 그의 인생에 애통한 눈물을 흘리게 된다.

원죄(누명)을 다룬 사회파 작품이면서도 대단히 감성적이고 섬세하며 감동적이다. 그야말로 휴먼 미스터리라는 찬사가 아깝지 않다.


<프롤로그 탈옥 1일째>

 

사카이 마이는 이제 2주 후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도쿄의 가장 세련된 거리 오모테산도에 미용전문학교 진학할 예정이다. 이바라기현의 본가에서 편도로 1시간 반이 걸려서 생애 첫 자취도 시작하기로 했다.

단란하고 화목한 3인 가족이 함께 보는 뉴스에서 효고현 고베 구치소에서 수년 사형수 탈옥 뉴스가 흘러나온다. 1년 반 전, 18세 때 사이타마현 구마가야 시 일가족 3명 살해죄로 사형 판결을 받았다. 소년사형수의 탈옥은 전대미문의 사건이다.

당시 사건은 다음과 같다. 2017년 10월 13일, 당시 18세였던 가부라기 게이이치는 사이타마현 구마가야 시의 남편 이오 요스케(29세), 아내 치구사(27세), 아들 슌스케(2세) 일가족을 살해했다. 이오 요스케의 모친인 50대 여성은 벽장 속에 몸을 감추고 있어 살해당하지 않았다.

 

<제1장 탈옥 455일째>

· 장소: 유한회사 아오바 (치바현 아비코 시 재택형 유료노인 그룹홈 아오바)

· 인물: 사타케 (49세, 사장), 요모다 다모츠 (9년째 직원)사쿠라이 쇼지 (21세, 파트타임)

· 주요사건

요모다 다모츠는 9년째 아오바 그룹홈의 직원으로 일하며 힘들지만 보람을 느끼고 있다. 오늘 오후의 파트타임 면접 대상은 21세 청년이다. 유료노인 그룹홈 아오바는 1층 9명, 2층 9명 총 18명의 입소자가 있다.

면접을 보러 온 사쿠라이 쇼지는 아오바에서 꽤 먼 곳에 살지만, 그룹홈이 자기 성격에 맞는 것 같다고 한다. 일반 영업직이나 육체노동도 안 맞는다고 하지만 다모츠는 사쿠라이의 부드러운 인상과 건장한 체구를 보고 그건 아닐 거라는 생각을 한다. 사쿠라이는 홀아버지 슬하에서 자랐는데 심부전으로 부친이 사망했다고 한다.

사쿠라이는 2주 정도가 지나자 기존 직원 이상으로 훌륭한 업무 모습을 보여준다. 늘 일손이 달리는 입장에서 사타케 사장은 사쿠라이에게 직원 채용을 제안할 것이라고 한다.

2층 입소자인 이오 요시코는 55세 여성으로 자주 악몽을 꾸며 깨어 덜덜 떨며 울곤 한다. 그녀는 40대였던 6년 전, 장년성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았다. 그때까지는 니가타현의 고등학교에서 교편을 잡았으나 진단을 받은 후, 교사를 관두었다. 남편에게서 폐 종양이 발견되고 전신으로 전이되어 3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은 후 세상을 떠났다. 이후, 사이타마현의 아들 집으로 와서 동거했다. 2017년 10월 13일, 열이 있어 줄곧 자리에 누워 있었는데 저녁쯤 비명이 들려 살짝 내다보니 모르는 남자가 거실에 서 있었다. 그리고 벽장 속에 숨어 있었다. 사건 이후, 여동생 세키하라 히로코가 그녀를 거두었으나 그녀에게도 돌볼 가족이 있어 지인을 통해 언니를 그룹홈에 맡겼다.

사쿠라이는 1층 담당이지만 2층 입소자들과도 친하게 지내고 세심하게 잘 돌보고 있다. 사쿠라이는 사장의 직원 제의를 보류한다. 간병보호사 자격증 따는 것도 보류한다. 2층을 담당하고 싶다고 한다.

 

<제2장 탈옥 33일째>

· 장소: 우시쿠보 토목 공사 현장

· 인물: 노노무라 가즈야(22세, 막노동꾼) 외 막노동꾼들, 벤조(21세, 이름은 엔도이나 벤조로 불림)

· 주요사건

66세로 최고참인 히라타, 27세인 신카와, 39세 알콜중독자 야타베 등은 테니스 코트 시설 건설 현장에서 막노동을 하는 막노동꾼들이다. 시공사가 사실상 도산하여 이 공사가 계속될지는 미지수다.

노노무라 가즈야는 히라타를 따른다. 가즈야는 이시카와현 어촌 출신이다. 대체적으로 평온한 소년 시절을 보냈지만, 중학생 때 불량 그룹에 가입했다. 아버지는 모른 척했고 엄마는 바람을 피우고 가출해버렸다. 가즈야는 사랑받은 기억이 없다. 17세 때 다른 폭주족과의 싸움에 휘말려 후배를 태우고 가다가 습격을 받고 부상당한 후배를 두고 도주했다는 이유로 그룹 내에서 비난을 받았다. 그리고 마을에서 투표로 가즈야를 추방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전국 방방곡곡을 전전하며 막노동판가지 이르렀다.

이름은 엔도지만 ‘벤조’라고 부르는 키가 크고 마른 몸을 가진 청년은 일주일 전에 온 노동자로 언제나 혼자 행동하고 겉도는 존재이다. 모두가 일을 마치고 함께 들어가는 욕탕에도 가지 않고 민간 목욕탕에 다닌다. 방에 법률 관련 책이 가득하다는 소문이다.

어느 날, 최고령인 히라타가 일하다 부상을 입는다. 한 푼이 아쉬운 히라타는 동료들에게 돈을 빌려달라고 하지만 모두는 여태까지 같이 어울려 다닐 때와 달리, 사업주와 얘기해 보자고 하며 피하려고 하며 가장 친한 가즈야에게 떠넘기려 한다. 가즈야는 모두에게 배신감을 느낀다. 그리고 벤조에게 의논한다. 벤조는 자신도 그 사고를 목격했다며 직원을 만나러 함께 간다. 야나세라는 직원과 얘기하자 그는 오히려 거드름 피우며 회사의 온정으로 히라타처럼 쓸모없는 늙은 일꾼을 머물게 해 줬다고 한다. 벤조는 법적인 지식을 동원하며 할증임금을 왜 지불하지 않냐며 따진다. 벤조는 가즈야에게 10만 엔 정도를 얻어내보겠다고 한다.

반신반의하는 가즈야에게 며칠 후, 벤조는 10만 엔을 준다. 우시쿠보 토목이 낸 돈이라고 했고 히라타에게 위로금도 10만 엔을 준다. 가즈야는 벤조를 무척 따르지만 벤조는 거리를 두며 자신은 집에서 쫓겨났으며 삼수는 할 수 없다며 공부해야 한다고 한다. 그때부터 가즈야는 벤조를 관찰하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뉴스에서 소년사형수 탈옥 사건을 접한다. 그리고 묘하게 벤조가 마음에 걸린다.

가즈야는 벤조가 얻어준 10만 엔을 말도 안 되는 억지 논리로 탐내는 동료들에게 정이 떨어진다. 벤조가 히라타에게 민간 심부름센터를 물어봤다는 얘기에 벤조의 정체가 사형수인 가부라기가 아닌지 의심한다. 검색해 본 결과, 탈옥 경위는 다음과 같다. 열이 39도까지 오르고 객혈을 하여 시내 종합병원으로 이송하던 중 화장실에 가고 싶다고 하고서는 따라온 간수를 머리로 받고 도주했다고 한다. 마침 그즈음 타 교도소에서 발생한 옥사 사건과 전염병 에볼라 유행을 염두에 두고 계획한 것이었다.

가즈야는 벤조를 미행하다가 그가 60대 남자를 만난 것을 보고 그를 잡아 협박하여 벤조가 무엇을 부탁했는지 알아낸다. 니가타현 출신 49~50세 여성 세키하라 히로코를 찾는 일이었다.

그리고 갑자기 벤조가 사라진다. 그리고 경찰이 노동판으로 들이닥친다. 벤조가 가부라기임에는 틀림없다고 확신하지만, 경찰 조사에서 벤조에 관해 끝까지 전면 부인한다. 가즈야의 마음속 무언가가 그렇게 시킨다.

 

<제3장 탈옥 117일째>

· 장소: 라이프 뉴스를 취급하는 미디어 회사, 안도 사야카의 집

· 인물: 안도 사야카(직원), 이나모토 미요코 (실장), 나스 다카시(프리랜서 기사작성자)

· 주요사건

8년 전, 라이프 뉴스를 발신하는 미디어 회사를 설립하며 같이 하지 않겠냐는 이나모토의 말에 따라 함께 따라온 안도 사야카. 지금은 건물 한 층을 다 쓰며 50명의 직원이 생길 정도로 회사는 성장했고 사야카는 35세의 치프 디렉터가 되었다. 화려한 커리어와 달리, 최근 그녀는 불륜 상대였던 유부남과 헤어졌다.

이곳에는 프리랜서로 기사를 작성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직접 와서 수령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면서 얼굴도 익히고 책임감을 느끼게 하려는 것이다. 나스 다카시라는 23세 남성은 무척 좋은 이미지이다. 기사가 대단히 능숙하지는 않지만, 마감을 어기는 법도 없다. 사야카가 신분증을 요구하지만, 신분증을 가져오지 않았다고 한다. 무척 호감을 주는 청년이어서 사야카는 충동적으로 저녁을 같이 먹으러 가자고 하고 다른 사람 이야기라고 하며 자기 불륜 이야기도 한다. 직감적으로 나스에게 거처가 없다는 것을 느끼고, 갈 데 없지 않냐며 자기 집으로 오라고 했더니 나스는 정말 가방을 하나 들고 진짜 온다. 이상하게 경계심이 생기지 않는다. 이렇게 이들의 은밀한 동거가 시작된다. 사야카가 출근하면 나스는 집안일과 식사 준비, 기사 작성을 하며 사야카를 기다려 함께 저녁 식사를 한다. 평온하고 행복한 나날이다.

사야카는 나고야의 본가에 며칠 다녀온 후, 불륜남이 찾아와 난동을 부리고 사야카를 폭행하려 한다. 마침 들어온 나스가 그를 쫓아낸다. 그러나 그는 사야카에게 나스가 탈옥수를 닮았다고 말한다. 사야카는 아니라고 믿고 싶지만, 이미 마음속으로 그 말이 맞다는 것을 알고 있다. 왜냐하면, 나스가 탈옥수라면 평소에 의혹을 가져왔던 모든 것에 답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리고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닮았다. 사야카는 떨리는 맘으로 나스의 가방을 뒤진다. 거기에는 육법전서와 치매 관련 책이 들어있다. 사야카는 나스와 함께하는 비일상만이 정상적인 공간이 되었다. 회사에서도 반쯤 정신이 나간 상태로 선배의 충고도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이윽고 나스도 사야카가 자신의 정체를 눈치챘다는 것을 알아챈 듯한 눈치이다. 그러나 둘은 서로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그리고 사야카는 나스를 지켜주겠다는 결의를 한다.

뭔가 징조 같은 것이 있었던 날. 로비에 정장을 한 남자 두 사람이 서 있다가 사야카에게 동거인에 관해 묻고 싶다고 하며 집으로 따라온다. 어떻게 들켰을까? 형사들은 세탁기 속에 숨은 나스를 모른 척하다가 다시 한번 급습하여 사야카를 밀치고 나스를 찾고 나스는 베란다를 뛰어넘어 도주한다.

 

<제4장 탈옥 283일째>

 

· 장소: 나가노현 스가다이라 고원에 있는 료칸 ‘야마키소’

· 인물: 와타나베 준지(53세, 전직 변호사), 아미(23세, 여자 직원), 하카마다 이사오(료칸 직원)

· 주요사건

3월까지 도내 중형 규모 법률사무소 변호사였던 준지는 전차에서 어이없게도 치한 사건에 연루된다. 아무 상관도 없는데 너무 당황하여 도망가는 장면까지 비디오에 찍혀 누가 봐도 그가 치한이라고 생각하게 됨에 따라 현실로부터 도피하고 싶다. 가족조차도 그를 믿지 않는 눈치다. 자살도 생각해 봤다. 료칸 일이 익숙지 않아 실수 연발이지만 딸뻘인 아미는 스스럼없이 친근하게 준지를 대해준다.

료칸에서 손님 지갑 도난 사건이 발생하고 서로가 서로를 의심한다. 하카마다는 11월 중순부터 여기서 일했다. 아미는 스노보드를 탈 수 있어서 이곳에 와서 아르바이트를 한다면 준지와 하카마다를 반 강제로 끌고 함께 스노보드를 타러 온다. 이야기 도중에 하카마다는 법대생이라고 하며 준지가 다녔던 학교 학생이라고 한다. 준지가 그 학교 법대 나왔다고 하자 하카마다는 깜짝 놀란다.

어느 날, 아미를 비롯하여 사람들은 준지를 데면데면하게 대한다. 치한 행위가 담긴 유튜브 영상이 료칸 사람들에게 알려진 것이다. 준지는 또 한 번 절망한다. 어쨌든 준지는 연말까지 일하기로 했으므로 곧 이곳을 떠날 것이다. 그의 마지막 날, 료칸의 남주인은 준지에게 줄 급여봉투가 사라졌다고 한다. 이전의 손님 지갑 도난 사건도, 이번 급여봉투 도난 사건도 범인은 남주인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경찰이 곧 왔고 하카마다는 이미 사라진 후였다. 경찰은 하카마다의 정체에 대해 말했고, 하카마다는 경찰이 오기 전에 도주한 것이다. 그러나 그는 경찰이 오면 자신의 신변이 위험할 것을 알고도 경찰에 신고하자고 했었다. 준지는 왠지 하카마다가 일가족 살해범이라는 것이 원죄(누명)이 아닐까 생각한다.

 

<제5장 탈옥 365일째>

· 장소: 니가타현 빵 공장

· 인물: 곤노 세츠에, 오쿠보 노부요, 사사하라 히로코히사마 미치토시(21세, 구심회 신자, 빵 공장 파트타임 )

· 주요사건

소년 사형수 가부라기가 탈옥한 지 1년이 되었다는 뉴스가 나온다.

곤노 세츠에는 조만간 빵 공장의 기계화로 곧 일터를 잃을지도 모른다. 세츠에는 시어머니를 모실 요양원을 알아보고 있는데 남편 히로시는 간병에는 일체 손도 대지 않으면서 어머니를 집에서 모시자고 하며 뒷짐 지고 있다. 세츠에는 신흥 종교인 ‘구심회’에 나간다. 구심회는 7년 전에 설립된 신흥 종교로 도쿄에 본부를 두고 있으며 회원수는 3만 명을 넘어섰다. 교주인 오네 선생이 회원들의 고민을 듣고 조언하는 형식의 설명회이다. 대부분 메시지는 ‘용서하라’는 것이다. 세츠에는 구심회에 점점 빠져 들어가고 동료인 히로코와 노부요에게도 권유하여 세 사람은 종종 함께 설명회에 간다. 세츠에의 남편은 입회하면 이혼이라고 했다. 세츠에는 치매가 심해져가는 시어머니, 30세에 거의 백수로 도쿄에서 빈둥빈둥하며 지낸다. 꽉 막힌 상황 속에서 세츠에는 구심회에 입회한다.

구심회에 가는 길에 오토바이를 타고 가던 청년이 있었다. 함께 설교회에 참석했던 청년이다. 다음 주에 공장의 파트타임으로 그가 온다. 히사마 미치토시라는 청년으로 세츠에가 소개해준 것이다.

유난히 기운이 없는 히로코와 함께 하야시 라이스를 먹는데 히로코가 비밀이라며 치바현 아비소 시에 있는 그룹홈에 머물고 있다고 한다. 또, 히로코의 남편은 새로 직장을 구하고 있는데 잘되지 않는다고 한다. 히로코는 새로 온 청년 히사마가 그 범인과 비슷한 것 같다는 말을 한다.

그때 군마현에서 모자 살해사건이 발생했는데 범인은 아시카마 기요토 (24세, 무직)이며 가부라기의 모방범이라고 했다. 가부라기의 현상금은 계속 상승한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가부라기를 응원하는 사람들의 모임’이 생기기도 한다.

모두가 같이 차를 타고 구심회에 다녀오다가 비 오는 날 운전을 하다가 중학생 남자애를 치는 사건이 있는데 경찰이 왔을 때 히사마는 이미 사라졌다. 그리고 셋이서 또 구심회를 가던 중, 오토바이를 타고 그들에게 나타난 히사마는 서류를 내밀며 구심회가 악덕 사기조직이라는 증거가 담겨 있다고 한다. 세츠에 등 회원과의 상담 명목으로 얻은 가족 정보 등으로 사기 사건을 일으키곤 한 것이다. 히로코의 남편은 산책길에 늘 만났던 청년을 통해 새 직장을 얻었는데 그 인상착의가 히사마와 아주 비슷했다.

 

<제6장 탈옥 488일째>

 

· 장소: 유한회사 아오바 (치바현 아비코 시 재택형 유료노인 그룹홈 아오바)

· 인물: 사타케 (49세, 사장), 요모다 다모츠 (9년째 직원)사카이 마이(파트타임)사쿠라이 쇼지 (21세, 파트타임)

· 주요사건

도쿄의 미용학교에 진학했던 사카이 마이는 생각과 너무 달랐던 미용학교를 그만두고 고향집으로 돌아와 간병보호사를 준비하며 그룹홈 아오바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고 있다. 그녀는 선배 사쿠라이 쇼지를 좋아한다. 이상하게 생각되는 것은 밤마다 사쿠라이가 입소자인 이오 요시코 씨와 얘기하는 것이다. 얼핏 들었을 때 ‘기억을 되살려 달라’라는 등의 이야기를 했던 것 같아 몹시 궁금하지만 묻지는 못했다.

그러다가 마이는 미남형의 가부라기와 못생긴 축에 속하는 사쿠라이의 외모는 천양지차이지만 사쿠라이가 일가족 살해범인 가부라기라는 것을 왠지 모르게 눈치챈다. 고민 끝에 정직원인 요모다에게 상담한다. 요모다는 사쿠라이를 믿는다며 신고할 수는 없다고 한다.

그러나 요모다는 경찰에 신고해 버리고 경찰이 그룹홈 아오바를 포위한다. 궁여지책으로 사쿠라이는 마이를 인질로 잡고 이오 요시코 씨를 요청한다. 그리고 마이에게 자신은 살해범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러나, 사쿠라이는 경찰이 쏜 총을 맞아 사망한다.

이오 요시코 씨는 검찰이 그렇게 시켜서 사쿠라이가 범인이라고 했으며 법정에서는 정말로 사쿠라이가 범인이라고 느꼈다고 했다. 그러나 이미 알츠하이머에 걸렸던 상태였기에 기억에 자신이 없었다고 한다.

 

<제7장 정체>

사카이 마이는 잠시 외할머니댁에 가서 한 달 정도 요양하고 돌아온다. 아직 사건에서 헤어나오지는 못했지만, 부모가 걱정할까 봐 티를 내지 않고 지낸다. 그러다 요모다의 쪽지를 통해 한 카페로 간다. 그곳에는 가부라기가 신분을 감추고 스쳐 지나왔던 제2장~제6장까지 만났던 사람들이 한데 모여 있다. 주축은 변호사인 와타나베 준지로 공사 현장의 노노무라 가즈야, 안도 사야카, 곤노 세츠에가 모여 가부라기의 원죄(누명)을 증명하고 매스컴에 적극적으로 어필하였다.

그리고, 가부라기의 모방범이라고 했던 군마현 모자 살해사건의 범인이 실제로는 가부라기가 누명을 쓴 사이타마현 일가족 살해사건의 진범이었다는 것이 밝혀진다.

 

<에필로그 모든 것이 백주에 드러나다>

 법정에서 가부라기의 무죄가 선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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씁쓸하고 아주 조금 달콤한 현대 대한민국 군상극, 《레모네이드 할머니》 by 현이랑 | 기본 카테고리 2021-05-10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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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레모네이드 할머니

현이랑 저
황금가지 | 2021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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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포함]

 

 

일시금 수 억에, 월정액이 천만 원이 넘는, 마을로 위장한 최고급 요양병원이 있다. 그러나 입주자들은 모두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치매 환자들이다. 그곳은 직원들도 마을 주민으로 차려입고 어느 곳에서나 좋은 말로 하면 입주자들을 돌보고 나쁜 말로 하면 감시하고 있다.

 

 

비교적 정신이 말짱한 치매 초기의 괴팍한 '레모네이드' 할머니, 그리고 요양병원 싱글맘 의사의 여섯 살 아들 '꼬마'가 콤비를 이룬다. 겉에서 보기에는 그야말로 호젓하고 고즈넉하고 평화로운 마을 속에는 대한민국 사회의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는 모습이 그대로 그려져 있다.

 

 

어느날, 이 평화로운 마을에 사건이 터졌다. 쓰레기장에서 사산아의 시신이 발견된 것이다. 지루해 죽겠는 레모네이드 할머니는 옳다거니 하고 사건 조사에 나선다. 일찍 철이 든 똘똘한 여섯 살 꼬마가 조수 역할을 톡톡히 한다. 폭력 남편으로 인해 이혼하고 생활비를 벌기 위해 이 마을의 페이 닥터로 온 꼬마의 엄마 서이수 선생도 내심 그 사건이 궁금했던 터라 은근히 협조적이다.

 

 

꼬마와 할머니의 주거니받거니 하는 대화 속에 콕콕 찌르는 인생의 진리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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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어떤 아저씨들은 내가 웃지도 않는다고 싸가지 없다고 하던데요

할매: 그건 사람들이 옛날부터 늙으면 하는 소리다. 신경 쓰지 마라.(5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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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뭐 흔한 이야기죠. 요즘엔 많이들 이혼하잖아요. 뉴스에서도 그랬어요.

할매: 남들에겐 흔한 비극이라도 자기가 당하면 서러워지는 게 인간이지. (5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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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매: 네 이름도 말하지 마. 알면 나중에 헤어질 때 슬퍼져. 넌 그냥 '꼬마'로 있으면 돼. (60쪽)

 

 

별다른 능력도 없고 말을 더듬으며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있는 이름없는 아르바이트 청년은 모르핀과 일회용 주사기를 훔쳤다는 누명을 쓰고 요양병원에서 쫓겨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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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고시원 방을 보고 관짝이 아니냐고들 하지만 나는 비행기 퍼스트석이라고 생각한다. 비행기 퍼스트 석에 타 본 적은 없지만 인터넷에서 많이 봤다. 구조도 내가 쓰는 방과 비슷했다. 침대에 책상, 작은 창문. 내게는 거기다 작은 샤워실까지 있다. 다만 어디로 날아가고 있는지 모를 뿐이다. (12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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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는 자식 인생에 별로 도움이 안 돼. 자기가 하는 일이 다 자식을 위해서 하는 거라고 말은 하지만 자신을 위한 거짓말이거나 실제로 도움이 안 되는 경우가 허다하지. (222쪽)

 

 

세상 사람 좋을 것 같은 원장이 실은 비둘기를 훈련시켜 마약 밀매를 하고 돈을 빼돌리고, 그와 공범인 정치인, 병원장 등 사회 고위층은 요양병원에 은밀히 마약 파티를 할 곳을 만들어 놓고 그곳에서 고급 와인과 마약으로 파티를 한다.

 

 

사산아 시신 사건을 쫓던 레모네이드 할머니와 꼬마에게 누군가 은밀히 도서관의 장부를 조사해 보라는 쪽지를 건네준다. 그리고, 그 사건은 묘하게 원장의 중학생 딸과 연결되어 간다. 원장의 중학생 딸, 최고 모범생이다가 한 번의 실수로 아이를 임신하게 되는데, 사랑받지 못한 이 아이가 사건의 중심인물이었다.

 

 

그리고, 암 말기였던 레모네이드 할머니는 꼬마 곁에서 꼬마의 온기를 느끼며 눈을 감는다. 이 요양병원의 전모가 밝혀져 줄줄이 체포되어 가고, 레모네이드 할머니의 유언이 실현되는 장면이 TV에 나온다.

 

 

그건 바로 할머니의 전 재산을 동전으로 바꾸어 서울역 광장에서 뿌리는 것인데, 그 일은 이름없이 사라졌던 아르바이트 청년이 맡았다.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소설은 아니었다. <폴리팩스 부인> 시리즈처럼 본격적인 스파이물이나 미스터리를 예측했었는데 영아 시신 사건에서부터 왠지 불온한 분위기가 감지되었다.

 

 

부유층 자녀들과 연예인들의 마약 관련 사건은 너무나 흔해서 '그들이 사는 세상'이 그런 것인지, 우리 아이들도 휘말릴 수 있을 만큼 마약이라는 것이 저변으로 확대된 것인지 이미 기성세대가 된 나는 뉴스를 접할 때마다 불안했다. 이 책에서도 조직적으로 마약 밀매매가 행해지고 불법 자금을 축적하고, 빼돌리고 이중 장부를 기록하는 등 그런 일이 버젓히 일어나고 있었다.

 

 

돈은 있지만, 사랑은 없는 부모가 결국은 아픈 아이들을 만드는 것이었다. 중학생 여자아이의 깊은 좌절이 사건을 만들었다. 그리고, 유사 이래 가장 가난한 세대라는 요즘 20대의 억울함과 원통함도 느껴졌다.

 

 

그러나, 희망이 없지는 않았다. 소년원에 들어간 소녀가 만들어 보낸 빵, 그리고, 꼬마와 꼬마의 엄마 서이수 의사, 죽은 레모네이드 할머니의 심복이라고 할 수 있는 비서가 일말의 양심과 희망을 보여주었다.

 

 

Start small. 나 하나가 할 수 있는 일은 지극히 작지만, 그런 작은 희미한 불꽃이 모인다면, 변화의 잔물결이 일지 않을까?

 

 

현대를 사는 인간들의 씁쓸한 군상극이었지만, 역시 레모네이드 같은 달콤한 끝맛도 남는 책이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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