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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코르뷔지에 * 신승철, arte | 감사히 읽은 책-서평단 2020-09-20 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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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르코르뷔지에

신승철 저
arte(아르테) | 2020년 08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내가 사는 공간, 그리고 삶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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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묻게 된다. '집은 어떤 의미인가?, ,건물은 사람에게 어떤 존재여야 하는가?'에 대해서 말이다. 믿고 읽는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이기에 누구인지 잘 알지도 못 하면서 일단 읽어나간 <르코르뷔지에/신승철> 내가 모르는 세계가 열리면서, 많은 질문들을 던져 주었다. 다른 시리즈에 비해 거장의 작품이나 흔적을 이미지로는 많이 볼 수 없었지만, 르코르뷔지에를 통해 전하려는 메시지들은 하나하나 와닿는 느낌이었다. 물론, 너무 그의 작품들이 궁금하여 검색해서 보기는 했지만 읽는 동안에는 시각적 정보 없이도 신승철 교수님의 문장력 덕분에 끝까지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르코르뷔지에가 업적을 남긴 분야는 '건축'이다. 하지만, 그는 아침에는 그림을 그렸고 낮에는 설계를 했으며 저녁에는 글을 쓴 화가이자, 건축가이자, 작가의 삶을 살았다. 스위스 산골 마을에서 당연히 시계공이 될 것이라 생각했던 그의 삶은 미술을 통해 바뀌었고, 그 미술은 그를 건축가의 길로 이끌었다. 얼핏 다 다른 장르로 보이지만, 그가 실현시킨 건축물들을 보면 그 모든 것이 하나의 예술로 집약된 느낌을 받는다.

 

그의 인생을 통해 배운 제일 중요한 사실은, 돌아가도, 늦게 가도, 달리 가더라도 꾸준히 가기만 하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는 점이었다. 건축계에 위대한 업적을 남긴 사람이지만, 실패도 많았고 실수도 시련도 많았다. 객기와 반항심까지도 많았다. 하지만, 자신이 추구하고자 했던 예술의 길을 계속 걸어갔고, 어려운 상황일지라도 그 속에서 배울 점과 자신이 해야할 일을 잘 알고 있었다.

 

 

또한, 사랑하는 마음을 잃지 않는 이였다.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 지은 집, 어머니를 위해 지은 집. 멋지고 화려한 집이 아니었지만, 사랑하는 이들이 사랑하는 요소들을 갖춘 곳이었다. 물론, 시행착오를 겪은 후 완성한 결과물이긴 하지만 말이다. 전쟁으로 인해 살 곳을 잃은 이들을 위해서도 그들이 편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주거공간을 설계하려고 했다. 많은 이들이 그의 설계를 반대하긴 했어도 말이다. 결국 그가 완성해낸 공간은 어려운 이들이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 되었다.

 

p.14

그는 일생 열두 개 나라에 일흔다섯 채의 건물을 지었다. 인도의 찬디가르를 제외하면 실현된 것이 없지만 전 세계 마흔두 개 도시의 계획안을 세우기도 했다. 이외에도 400여점의 회화와 8000여 장의 드로잉, 44점의 조각 작품을 남겼고, 살아생전 무려 서른데 권에 이르는 책을 출판했다.

 

정말 방대한 활동력이었다. 활동에 지장이 있을까봐 아이도 갖지 않고 매 순간 열심히 살았다. 하루 스무 시간씩 일했다고 한다. 읽고 건축하고 쓰고 그리는 것을 매일 반복해 나가는 모습이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너무 뻔한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그와 같이 꾸준히 노력한다면 그 어떤 천부적인 재능과 운을 뛰어넘을 수 있지 않을까?

 

p.137

길에는 굶주린 사람이 넘쳐났고, 자신의 안전도 채임질 수 없었다. 하지만 건축가는 이를 기회라 생각했다. 예술은 고통에서 꽃피고, 건축은 폐허에서 시작된다. 에두아르는 위기를 틈타 위대한 반열에 오를 준비가 되어 있었다.

 

에두아르라는 이름은 르코르뷔지에의 본명이다. 샤를 에두아르 잔느그레리. 위기를 보는 시선이 남달랐던 것 같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도 자신이 원하던 여행은 꼭 해야 했고, 그런 여행에서도 자신과 맞지 않는 지역에서는 제대로 교육을 받을 생각을 하지 않기도 하고 일자리를 적극적으로 찾아다니지도 않는다. 내가 느끼기에 르코르뷔지에는 항상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그 질문에 맞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행동한 사람이었다. 그 많은 활동량과 더불어 끊임없이 자신이 하고 싶은 것, 해야할 것, 할 수 있는 것을 생각하는 사람이었기에 자기 방식으로 세상을 읽고 실천한 것 같다.

 

그게 지나쳐 자신의 프로젝트 실현을 위해 파시스트나 공산국가 독재자아도 손을 잡았고 그로 인해 오늘날까지도 비판의 대상이 되는 면이 있어 그가 항상 옳은 방향으로 행동했다고만은 할 수 없지만 말이다.

 

p.161

건축가는 살기위한 기계를 만들면서 건축을 경험하는 사람들의 감정을 소홀히 하지 않았다.

 

p. 170

'행복의 건축'은 다른 곳에 있지 않았다. 삶을 편안하게 하고 사람들의 관계를 가깝게 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했다.

 

르코르뷔지에의 삶과 건축 철학을 보면서 지금 내가 있는 곳, 머무는 곳, 생활하는 곳의 의미도 되돌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자신의 삶의 철학을 그대로 표현해낸 그의 무덤은 산다는 것, 삶의 마지막의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p.14

 

무덤은 한 인간이 세상에 남기는 마지막 흔적이자, 망자가 차지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다. 르코르뷔지에는 이 작은 땅조차 허투루 쓰지 않고 자신의 건축을 위한 대지로 삼았다.

 

거창하지 않고, 그가 중요하게 여겼던 빛을 담은 묘. 그의 영혼이 자신의 삶을 그대로 안은 채 머무를 수 있도록 만든 공간. 그리고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 만든 납골묘. 그의 사랑을 고스란히 표현해냈다.

저작권 때문인지 그의 건축물을 책에서 그대로 보지 못해 아쉬웠지만, 다른 사이트들을 통해 접한 모습은 '콘크리트', '대량' 이런 단어와는 어울리지 않게 너무 아름다웠다. 그가 추구했다는 아름다우면서 편리한 공간이 그대로 실현되어 있었다.

 

끝으로 너무나 흥미로웠던 것을 하나 소개하자면 르코르뷔지에가 만난 인물들이었다. 르코르뷔지에는 잘 몰랐는데, 인체 치수를 기준으로 한 건축의 척도 '모뒬로르'를 무려 아인슈타인과 이야기를 나눈다. 심지어 아인슈타인이 그에 대해 관심을 보이고 계산하자 그 침묵이 답답해 다른 이야기로 화제를 전환해 훗날 그 순간을 후회하기도 하는 르코르뷔지에. 상공에서 도시를 내려다봄으로써 도시설계를 다른 시각에서 접근하는데 큰 도움을 준 비행사도 무려 생택쥐베리. 위니테 다비타시옹 공사 단계에 그곳을 찾아와 '순수한 예술'과 '새로운정신'을 보았다고 경탄한 이도 무려 피카소였다. 그의 영향력에 대해 알 수 있는 대목들이기도 해서 재미있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 하고 싶은 일 그리고 해야 하는 일들에 대해서 되돌아보게 하는 르코르뷔지에의 삶이었다. 나 역시 그처럼 꼭 하고 싶은 일들을 생각하며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이렇게 글을 마무리해 본다.

*위 도서를 소개하면서 출판사 아르테로부터 무료로 도서를 받아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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