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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경 지도 | 나의 독서 2014-12-30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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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변경 지도

이상엽 저
현암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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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도 이제 내일이면 마지막이네요. 올해는 정말 많은 일이 있었던것 같습니다. 물론 좋은 일보다는 나쁜 일이 더 많았었네요. 올 초에는 경주로 MT를 갔던 대학교 신입생들이 건물 붕괴 사고로 소중한 목숨을 잃었습니다. 4월에는 세월호 침몰 사고로 정말 아직 피어보지도 못했던 학생들이 아까운 목숨을 잃었네요. 특히 배가 침몰하는 동안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더 구조할 수 있었는데 아무런 대책없이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더 안타까웠구요. 이 외에도 세 모녀가 생활비가 없어서 집주인에게 마지막 생활비를 남기고 자살하는 사건도 있었습니다. OECD 가입국이라고는 하지만 각 세대별로 가장 큰 사망원인에 자살이 들어간다는 것을 보고는 정말 우리 사회가 약자들을 보호하고, 우리의 삶의 질이 높은 것인지 반문하게 되네요.


변경 지도는 이러한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을 조망하면서 신문이나 뉴스에서 거의 다뤄지지 않지만 엄연한 우리의 현실을 담고 있습니다. 천마디의 말도 중요하지만 그 상황을 묘사할 수 있는 한장의 사진이 더 큰 영향을 미치기도 하는데 이 책의 작가는 직접 두 발로 우리 사회 구석구석을 뛰어다니면서 관심이 필요한 모습들을 사진으로 담고 있네요. 특히 책에 실린 사진은 흑백이기 때문에 그 명암이 우리 사회의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을 그대로 대비하고 있는것 같아 더 가슴이 아프네요.


책은 2008년부터 2014년까지 있었던 주요한 사건들을 직접 발로 찾아다니면서 사진과 글로 기록한 내용들을 엮고 있습니다. 용산 철거 사건, 낙원동 악기상가 앞, 고엽제의 땅에서, 신자유주의 대한민국의 풍경, 밀양 화악산 자락에서 등 이제는 기억이 가물가물하기는 하지만 책을 보면서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들과 관심을 덜 가졌던 사건들이 어떠했는지, 지금 찾아간 현장은 어떠한지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네요.


특히 용산 철거 사건은 이러한 우리 사회의 단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 같아요. 어디선가 봤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불의는 참아도 불이익은 참을 수 없다고 합니다. 단군이래 최대의 사업이라는 수식어를 등장시키며 부동산으로 떼돈을 벌 수 있는 것처럼, 용산 개발이 되면 수많은 사람들이 큰 이익을 볼 수 있는 것처럼 광고를 하였습니다. 하지만 그 개발 사업으로 인해 그 곳에서 오랫동안 살고 있었던 사람들은 어떻게 되는지는 아무도 관심이 없었습니다. 개발을 위해 철거를 해야 하자 건설사는 부인하지만 용역들을 동원해 집을 부수고 사람들을 강제로 끌어냈습니다. 그러는 와중에 갈 곳이 없는 사람들은 건물 한 곳으로 몰릴 수 밖에 없었고 누구의 편인지 모를 경찰은 이들을 강제로 진압하려다 경찰도, 철거민도 무고한 생명이 희생을 당했죠.


작가는 이 현장을 다시 찾으면서 당시의 상황과 현재 건물들의 모습은 어떤지 담담하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당장이라도 마천루가 올라서고 투자한 사람들 모두가 행복해질 것처럼 보였지만 현재는 막대한 금융 비용으로 건설이 중단되었고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었습니다. 결과론적이지만 지금 상황을 놓고 보면 왜 그때 그렇게 강하게 밀어부쳤었는지 모르겠네요. 잠시 잊고 있었는데 책을 보면서 그때의 신문과 뉴스 보도 행태가 떠오르면서 철거민으로 쫓겨났던 사람들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 궁금해 지네요.


직접 발로 현장을 찾아가면서 쓴 책이라서 사진 하나하나가 의미가 있고, 작가가 각각의 문제에 대해 얼마나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사진과 글로 잘 표현되어 있네요. 그런 점에서 변경 지도라는 제목을 참 잘 지은것 같아요. 2008년부터 2014년까지의 일이지만 과연 내년 이후에는 어떨까요. 다음에는 좋은 일로 책을 한가득 채울 수 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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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은 언어에서 태어났다 | 나의 독서 2014-12-30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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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인문학은 언어에서 태어났다

강준만 저
인물과사상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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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때부터 대학교 졸업할때까지, 그리고 취직을 해서도 승진을 위해 끊임없이 영어를 배웁니다. 아마 우리나라를 제외하고 이렇게 영어를 열심히 공부하는 나라가 있을까요. 하지만 상당히 오래 영어를 공부했음에도 불구하고 영어 울렁증이 있는것 같아요. 평소에 영어를 쓸 기회가 많지 않고 대부분 시험을 위한 영어를 공부하다보니 재미도 없고 능률도 잘 오르지 않네요. 특히 한글과 알파벳도 다르고 어원도 전혀 공통점도 없으니 더 배우기 어려운것 같구요.


서점에 가보면 정말 많은 종류의 영어책이 있습니다. 읽기, 쓰기, 말하기, 듣기는 물론이고 영어 초급자, 중급자, 상급자를 위한 책, 그리고 재미있게 쓴책, 단기간에 점수를 올리기 위한 책, 학문적으로 파고 들어간 책 등 무엇을 골라야 할지 모를 정도로요. 예전에는 무턱대고 암기하다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영어 시리즈 책을 보면서 영어 단어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고 어디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또 새로운 단어를 봤을때 의미를 어떻게 유추할지 정말 재미있게 쓴 책 같아요. 한동안 그 책을 끼고 살았었는데 이번에 나온 책도 방식은 비슷하지만 좀더 학문적으로 접근한 것 같네요.

강준만님의 책은 현대 한국사 시리즈와 미국사 시리즈로 처음 접하면서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비평적으로 책을 쓴다고 생각했었는데 이렇게 영어에 대한 인문학적 책도 냈는지 몰랐네요. 책은 대중문화와 소비문화, 인간의 정신과 감정, 성과 남녀관계, 민족과 인종 등 크게 10개의 챕터로 나누어서 각 챕터별로 6~10개의 단어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몰랐던 내용이라서 상당히 재미있었는데 그중에 기억나는게 최근 미국에서 자주 쓰고 있는 awesome 이라는 단어네요. 원래 이 단어는 경외하는 의미로 많이 썼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전에 미국에 여행갔을때 일부러 옆에서 다른 사람들 대화도 많이 들어보고 했는데 정말로 awesome 이라는 단어를 많이 쓰더라구요. Yes 나 Great 등의 의미로요. 전에는 Cool 이었는데 언어도 유행을 타기 때문에 요즘은 awesome 이 대세라고 합니다. 하지만 원조격인 영국에서는 이러한 미국의 언어 습관에 대해 비판을 했지만 영국 청소년들은 미국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서 많이 따라 쓴다고 합니다. 지금은 awesome 을 쓰는게 awesome 해 보이지만 또 어떤 단어가 이를 대체하게 될지 모르겠네요.

그리고 영어가 거의 세계 공용어가 되면서 영어를 배우자는 열풍이 뜨거운데 우리처럼 영어과 관련성이 낮은 언어가 모국어인 경우 배우기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Plain English 라고 해서 쉬우면서 최소한의 단어로만 표현하자는 운동도 있다고 합니다. 물론 배우기는 쉽고 좋겠지만 언어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단어도 만들어지고 또 받아들이고, 같은 내용이라도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할 수 있는게 좋지 않을까요. 어느정도 필수적인 의사 소통을 위해서는 Plain English로 한정하고 그 이상은 점차 난이도별 단어를 배우는 것도 좋을것 같습니다.

책을 쓴 강준만님은 학문적으로 깊이가 있고 다양한 방면의 지식이 많아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게 책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단어나 어원에 대해 깊이 알수록 영어를 배우는 속도도 빨라지는것 같네요. 이 책을 쓰기 전에 더 두꺼운 교양 영어 사전 1/2를 썼다고 알고 있는데 한번 찾아서 읽어봐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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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두렵지 않은가 | 나의 독서 2014-12-28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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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중국이 두렵지 않은가

유광종 저
책밭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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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해전부터 중국을 배우자는 열풍이 뜨겁네요. 예전에는 제2외국어로 일본어를 택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요즘은 중국어를 많이 선택하고 있고, 서점에 가봐도 무엇을 골라야 좋을지 모를 정도로 중국에 대한 책들이 많습니다. 중국에서 우리나라로 놀러오거나 우리나라에서 중국으로도 많이 여행을 가구요. 중국은 우리나라 수십배 영토 크기에 인구도 13억이 넘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G2가 아니라 G1이 될날도 머지않아 오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그래서 중국에 대한 책도 자주 찾아보는데 책 종류는 많이 있지만 현대 중국의 정치, 경제 중심지인 베이징, 상하이 위주로 다루거나 중국을 여행하면서 표면적인 부분만을 보고 다룬 책도 많이 있는것 같아요. 그래서 조금 아쉬운 느낌도 있었는데 중국이 두렵지 않은가는 중국의 성을 기준으로 각 성마다 어떤 특징이 있는지, 어떤 사람들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자세히 설명하고 있어 차별성이 있네요.


중국의 왠만한 성도 한반도와 비슷할만큼 크고, 자연환경이나 지리적 위치에 따라 다르게 발전해 왔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지역 차이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특징이 다양합니다. 또 한족이 대부분이기는 하지만 소수 민족도 많이 있구요. 저자는 중국와 대만에서 10년 넘게 직접 살았었기 때문에 중국의 현재 모습과 그동안 어떻게 변해왔는지, 그리고 직접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책에서는 중국의 주요 20개 성에 대해서 쓰고 있는데 남쪽에서는 쓰촨, 상하이, 푸젠, 광둥 등, 북쪽에서는 신장, 헤이륭, 그리고 베이징에 이르기까지 성에 대한 개략적인 설명과 성이 낳은 유명한 사람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베이징이나 상하이에 대해서만 조금 알고 있어서 그외의 지역중에 유명한 곳인 푸젠이나 광둥쪽 부분을 재미있게 읽었네요. 특히 광둥의 경우 중원에서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여기까지 미치는 권력의 힘이 약할 수 밖에 없었고, 그래서 독자적인 정책을 펼치거나 지리적인 이점을 이용해 해외로 적극적으로 진출하였습니다. 오늘날 전세계적인 화교 네트워크도 대부분 푸젠, 광둥 출신들이 만들었다고 하네요. 같은 화교 문화권인 싱가포르나 말레이시아에도 이 성 출신들이 많이 있구요. 중국이 적극적으로 개방 정책을 취하기 전에 표준어인 보통화보다 광둥어인 Cantonese가 더 유명했고 외국 사람들이 이를 배웠다는 것을 볼때 그 역할을 짐작할 수 있네요.


그리고 오늘날의 중국을 만든 덩샤오핑도 중원에서 멀리 떨어진 쓰촨 출신이네요. 죽의 장막 속에 가려져 있다가 개방 정책을 취하면서 나온게 흑묘백묘론으로 어떤 고양이던지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말입니다. 이후 중국은 사회주의 국가이지만 자본주의를 일부 수용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으며 지금은 전세계 GDP의 상당 부분을 차지할 수 있을 정도로 커졌습니다. 청나라가 멸망하고 서구 열강에 국토를 빼앗겼는데 이제는 마지막 상징이었던 홍콩을 돌려받으면서 명실상부 세계의 대국으로 나아가고 있는것 같습니다. 그 밑바탕을 이룬 덩샤오핑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중국은 어떠했을까 상상하기 쉽지 않네요.


6.25때 중국이 참전했던 것도 그렇고 북한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중국을 무시하는 경우가 많은데 현재 중국의 위상과 경제적 규모로 봤을때 한단계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중국과의 관계를 유지하면서 중국에 대해 본질적으로 알아가고, 적절하게 대응하는 정책을 펼치는게 중요한것 같습니다. 그런 점에서 전반적으로 중국에 대해 알 수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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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미친 단하나의 문제, 골드바흐의 추측 | 나의 독서 2014-12-28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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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그가 미친 단 하나의 문제, 골드바흐의 추측

아포스톨로스 독시아디스 저/정회성 역
풀빛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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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해전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가 증명되었다고 해서 떠들썩했던 적이 있습니다. 중학생때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배운적이 있는데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는 이를 확장해서 a^n+b^n=c^n을 만족하는 2보다 큰 n은 없다는 것이죠. 페르마 자신이 이것을 획기적으로 증명했다고 하는데 여백에 쓸 자리가 없다고 적어놓아서 더 유명해 졌다고 합니다. 문제 자체가 이해하는데 어렵지 않기 때문에 많은 수학자들이 도전했는데 의외로 300년 넘게 미해결 상태로 남아있다가 최근에 앤드류 와일즈라는 수학자에 의해 증명되었습니다. 문제는 상당히 간단한 편이고 페르마가 살던 시대의 수학으로는 도저히 풀 수 없는 복잡한 방식으로요. 이후에 수학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도 급증하면서 관련된 책들도 많이 나온것 같아요.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외에 남은 유명한 미해결 문제 중의 하나가 리만 가설과 골드바흐의 추측인데 그가 미친 단 하나의 문제, 골드바흐의 추측은 골드바흐의 추측을 해결하려고 했던 주인공의 삼촌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골드바흐의 추측도 문제 자체는 이해하는데 어렵지 않기 때문에 전문 수학자외에 아마추어들도 수많은 도전을 한것으로 알고 있는데 아직까지 미해결 상태로 남아있네요.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처럼 혜성처럼 갑자기 증명될지 궁금해 집니다.


주인공 나는 삼촌이 어떤 일을 하는지 잘 모르고 있다가 우연히 삼촌 앞으로 온 우편문을 보면서 삼촌이 유명한 수학자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러면서 얘기를 하다가 골드바흐의 추측과 이를 한번 해결해 보라는 삼촌의 말을 듣고 도전합니다. 물론 미해결 난제라는 얘기를 하지 않았었고 문제가 단순했기 때문에 퀴즈처럼 쉽게 풀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뛰어난 수학자들도 실패했던 문제였기 때문에 쉽게 풀릴리는 없고, 그러면서 처음에는 화난 상태로 삼촌과 얘기하다가 삼촌의 일생에 대한 얘기를 듣게 됩니다.


다른 분야도 그렇지만 수학은 천재성과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한것 같아요. 실용적인 학문이라면 어느정도 오차는 큰 상관이 없고 결과를 어떻게 활용할지가 중요한데 수학은 1+1은 왜 2가 되는지부터 길게 증명을 해야 1+1=2라고 인정을 하네요. 우리가 보기에는 불필요한데 시간을 낭비하는것 같지만 이런 엄밀한 증명이 있기에 물리나 공학에 튼튼한 기초를 제공하는것 같습니다. 나의 삼촌도 20대 중반에 대학교수가 될 정도로 천재성을 인정받았고, 그러면서 골드바흐의 문제를 접하고 도전하지만 결과만 봤을때는 실패로 끝나고 맙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동안 작은 실마리를 발견했을때는 얼마나 기뻤을지, 그리고 다른 사람이 먼저 해결하지 않을까, 자신의 연구 성과를 알게되지 않을까 얼마나 전전긍긍 했을지 책을 읽으면서 공감하게 되었네요. 마지막에는 괴델의 불완전성 정리를 만나면서 골드바흐의 추측이 증명 불가능한 문제는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을때 얼마나 충격을 받았을까요. 일생을 바쳐온 문제가 사실은 결과가 옳거나 틀릴수는 있지만 증명이 불가능하다면 삶의 의미가 송두리째 뽑히는 거니까요.


마지막까지 골드바흐의 추측과 함께 하다가 세상을 떠나는 것을 보고 소설이기는 하지만 좀 울컥했네요. 순수한 학자의 마음도 알게 되었구요.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가 증명될듯 될듯 하다가 극적으로 해결된 것처럼 골드바흐의 추측도 언젠가는 추측이라는 이름표를 떼고 정식 증명의 자리에 오지 않을까요. 오늘날에도 일반 사람들은 쉽게 이해할 수 없지만 수학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수학자들에게 존경을 표하고 싶네요. 수학적인 지식이 없이도 책을 읽는데는 문제가 없기 때문에 과학 소설이지만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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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읽다 프랑스 | 나의 독서 2014-12-26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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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세계를 읽다 프랑스

샐리 애덤슨 테일러 저/정해영 역
도서출판가지 | 2015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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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많이 가본 것은 아니지만 준비하는 동안은 언제나 설레네요. 갈 곳에 대한 새로나온 가이드북도 찾아보고 이미 여행을 갔다온 사람이 쓴 여행기도 찾아보고, 또 여행 프로그램도 있으면 보구요. 처음에는 잘 다녔는데 몇 번 갔다오다보니 뭔가 아쉬움이 생기기 시작하네요. 가이드북도 그렇고 여행기 책도 그렇고 한국인이 여행을 잘 할 수 있도록 가야할 곳, 먹어야 할 곳, 자야할 곳을 너무 친절하게 소개하고 있어 책에 나와있지 않은 곳은 가기 좀 그렇고 여행 다니다가 같은 책을 들고 다니는 사람을 만나면 약간 민망(?)하기도 하구요.


하지만 무엇보다 아쉬운 점은 여행같은 여행이 아니라 정해진 코스를 따라다니는 견학 같은 느낌이 들어요. 해외에 나갔는데 그 나라 사람들은 어떻게 살고 무엇을 먹고 오늘은 무엇을 하는지 궁금하기도 한데 여행객은 말 그대로 그들과 동떨어져서 여행객들이 모이는 곳만 돌아보다가 오니까요. 마치 현지에 사는 사람들과 유리벽이 있어 서로 모른척 지낸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겉모습만 보고 오는것 같았거든요.


그러다가 영국인 발견이라는 책을 읽었는데 영국 사람이 자신의 나라 사람들을 관찰하고 쓴 책인데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날씨를 주제로 삼는 것이나 정원이나 펍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가족과 이웃과의 관계는 어떤지 등 두꺼운 책이지만 영국에 대해 속속들이 아는데 도움이 되었네요. 이후 더 친밀한 느낌이 들었구요. 그러면서 프랑스에 대한 책은 없을까 했는데 세계를 읽다 프랑스 편이 찾는 책과 거의 비슷한것 같아요.


영미권에서 유명한 세계문화 안내서인 컬쳐쇼크 시리즈를 번역한 책인데 작가는 직접 프랑스에서 몇 년간 살면서 겪은 프랑스와 프랑스 사람들에 대해서 외국인들이 쉽게 알 수 있도록 설명하고 있네요. 가기 전에 먼저 읽는 인문여행 책이라는 설명답게 어디어디로 여행을 하라는 안내서가 아니라 프랑스는 어떤지 직접 겪은 내용들이 많이 있습니다. 프랑스에 대한 첫인상, 프랑스 사람들, 프랑스에서 살아보기, 프랑스어 배우기, 프랑스에서 일하기 등 단기 여행이 아니라 프랑스에 관심을 가지고 오래 여행하거나 살아보거나 일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네요.


오래 있을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게 집인데 프랑스인이건 아니건 보통 3년 또는 6년 계약을 하며 계약에 필요한 문서, 보증금은 얼마나 내는지, 그리고 계약을 완료하기 전에 아파트나 주택의 상태를 꼼꼼하게 체크해서 나중에 계약이 끝났을때 문제가 되지 않도록 하고, 화재/수재 보험에 들어야 한다는 등 외국인이 모르고 넘어가야 할 내용들도 꼼꼼하게 있네요. 외국인이니 이웃 사람들이 잘 도와줄 것 같지만 프랑스 사람들은 신중하게 거리를 유지하고, 서로 배려를 하지만 서로의 사생활은 보장해 주면서 정중하게 군다는 것도 살아보지 않으면 모를 내용들이네요.


레스토랑의 웨이터도 우리 입장에서 보면 그냥 음식을 서빙해 준다고 생각하지만 웨이터들은 자신들의 음식에 자부심을 가지고 손님이 서빙한 음식을 진지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대접합니다. 그래서 웨이터가 왔을때 눈을 마주치지 않고 메뉴판만 보면서 얘기하는 등의 행동은 웨이터를 무시하는 행동으로 보인다고 하네요. 이런 레스토랑에서 보내는 점심 시간이 보통은 2시간인데 현재는 1시간과 2개 코스요리로 단축되기는 했지만 점심과 저녁을 먹는 시간은 무척 중요하다고 합니다. 게다가 카페에서 커피를 시켜놓고 몇 시간동안 얘기를 하거나 햇볕을 쬐면서 거리를 구경하기도 하구요. 우리가 보기에는 너무 느긋하고 답답하게 보일 수 있지만 일상 생활의 여유를 가지는게 오히려 삶의 질을 높이는데 더 좋을것 같네요.


프랑스에서 살면서 필요한 실용적인 내용들 위주로 나와 있어서 다른 책들과는 차별성이 있네요. 책을 읽으면서 짧게 여행하기는 너무 아깝고 3~4주동안 느긋하게 살면서 카페에서 오래 앉아 쉬기도 하고 그냥 마음 내키는대로 거리를 걷기도 하면서 즐겨보고 싶네요. 프랑스와 프랑스 문화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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