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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장 도서관(앨런 홀링허스트) | 서평/리뷰 2021-05-27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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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수영장 도서관

앨런 홀링허스트 저/전승희 역
창비 | 2021년 05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두 세대에 걸친 영국 귀족들이 들려주는 그 시대 동성애자로서의 삶의 기쁨과 고충, 그들에 대한 시대의 인식을 생생히 들려주는 소설.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창비 서평단으로 선정돼서 '수영장 도서관'이라는 장편소설을 읽었습니다.

이 책의 작가 앨런 홀링허스트는 원래 시인이었는데, 이 책이 작가의 첫 장편소설이라고 합니다.

이 책 '수영장 도서관(1988)'으로는 서머싯몸상 등 여러 상을 받았고,

이후 '아름다움의 선(2004)'이라는 소설로는 부커상을 수상했던 작가입니다.

 

시인인 작가가 쓴 소설이라 그런지 중간중간에 풍경이나 심리 묘사가 특이하고 시적이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저는 번역본을 읽었지만, 원문이 굉장히 아름답다고 하네요!)

 

그렇지만 무엇보다 이 소설의 가치를 높여주는 점은 가디언 지의 평에서 잘 드러납니다.

 

영국에서 동성애자의 생활을 현대적 장소와 맥락에 놓은 첫번째 주요 작품.

역사적인 소설, 역사적인 데뷔

가디언

 

서평 그대로 소설의 소재는 '동성애자의 생활'이고, 배경은 1980년대의 영국입니다.

소설 줄거리는 1900년생인 나이든 귀족 '찰스'와,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1958년생 젊은(그 당시 기준으로...) 귀족 '윌리엄'이 우연히 만나며 전개됩니다.

윌리엄을 신임하게 된 찰스가 자신의 전기를 써 달라는 부탁을 하며, 역사의 산 증인과도 같은 본인의 일기장을 윌리엄에게 떠맡기면서

현대를 사는 윌리엄의 경험담과, 지금은 힘없는 노인이 되었지만 과거 화려했던(?) 찰스의 경험담이 얽혀서 진행됩니다.

찰스와 윌리엄은 둘 다 귀족이며 영국 최고의 사립학교를 나왔다는 점 외에도

예술을 사랑하고 즐기는 동성애자라는 점에서 세대차를 뛰어넘은 공통점이 많은 인물들입니다.

 

그렇지만 당연히 60년의 나이 차를 무시할 수 없겠죠?

나이든 동성애자 찰스는 젊은 윌리엄이 상상하지도 못한 차별과 억압을 겪어 왔습니다.

찰스의 일기장을 읽는 과정에서 윌리엄은 많은 것을 깨달아 갑니다.

자신이 미처 몰랐던 가문의 비밀까지도..

 

'영국 작가가 쓴 최고의 동성애 문학'이라는 평을 받았다는 이 소설을 읽으며 든 생각은,

일단 그 당시 영국 동성애자들의 삶이 너무나 생생하게 기록되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작가 본인도 커밍아웃을 한 동성애자인 만큼, 작가의 자전적 경험이 많이 들어가 있는 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리고 소설 중간중간에 유럽의 건축, 음악, 미술, 문학 등 다방면에 걸친 작가의 해박한 예술적 지식이 녹아 있어서 감탄하며 읽었습니다.

전반적으로는 작년에 읽었던 '모스크바의 신사'라는 소설과도 비슷한 느낌이었습니다.

물론 두 소설의 줄거리는 상이하지만, 모스크바의 신사에서도 귀족이 주인공이고, 다방면의 예술 쪽에 조예가 깊었다는 점에서 비슷한 느낌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소설을 읽으며 인상적이었던 구절들을 쭉 모아봤습니다.

 

이제 우리의 연애는 더 혼탁한 것, 서로가 서로를 이용하는 사람들 사이의 교미가 되어버렸고, 그를 보호해야 한다는 병적인 의무감 때문에 나는 그에게 보호자 역할을 해야 했다.

61p.

 

윌리엄이 본인이 아파트로 데려온 어린 연애상대를 보며 하는 생각입니다. 금수저에 귀족이라 일을 하지 않아도 잘 사는 그는, 저소득층에 속하는 상대를 보호해야 한다는 의무감 같은 감정을 느낍니다. 그러면서 본인이 연인을 '장난감'으로 여길 때가 있듯이, 연인도 본인을 이용해 안락함을 누린다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야호!" 그애가 (중략) 신이 나서 외쳤다. "그럼 외삼촌이랑 같이 살 수 있겠다."

"그러고 싶어?" 동성애자여서이기보다 외삼촌으로서 무척 만족감을 느끼며 내가 물었다. 어디서 비롯했는지, 어떤 뜻에서인지는 몰라도 루퍼트가 동성애를 숭배하며 순진하고 긍정적으로 관심을 갖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좋았다.

113p.

 

이 대목은 윌리엄이 조카인 루퍼트와 대화하는 장면인데, 여섯 살 짜리 조카의 순수한 모습에 기뻐하는 윌리엄의 모습이 잘 드러납니다.

어린 조카와도 솔직하게 터놓고 잘 지내는 윌리엄의 모습이 보기 좋아서 표시해놨던 문장입니다.

 

우리의 눈길이 마주쳤고, 나는 고개를 들었고, 그는 잠시 동안 응시하다가 특유의 웃음기 없는 은밀한 태도로 몸을 돌려 나갔다. 내가 일어나 앉자 주먹 하나가 심장을 쥐어짜 내 안에 있던 아주 작은 플라스크에 금을 내고 그것을 사랑으로 채워준 것 같았다.

152p.

 

이 부분은 보시다시피 윌리엄이 사랑에 빠지는 부분입니다.

그 상황을 묘사한 표현이 기발하면서 특이해서 기억에 남았습니다.

 

"... 어쨌든 네가 그 사람 목숨을 구했잖아. 이제 다시 한번 그래주길 바라는 거라고."

159p.

 

찰스가 본인의 전기를 써 달라고 윌리엄에게 부탁했을 때, 귀찮은 일에 얽매이기 싫은 윌리엄이 망설이다 가장 친한 친구 제임스(윌리엄과 마찬가지로 동성애자)에게 고민을 털어놓았습니다. 그 때 제임스가 윌리엄에게 한 말입니다.

처음 만난 순간 찰스의 목숨을 구해줬던 윌리엄이, 찰스의 전기를 쓰는 것이 '다시 한 번 목숨을 구해주는 것'이라고 표현한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덥고 작은 특별석에 앉은 우리 세 사람은 이 너무나도 영국적인 문제의 함정에 갇혀 있었다. 동성애적이면서도 동성애적이 아닌 오페라, 행실 바른 두 명의 동성애자 친구, 전혀 감정적으로 개입하지 않는 고관 가부장.

211p.

 

윌리엄과 친구 제임스, 그리고 윌리엄의 부의 원천인 그의 할아버지 세 사람이 '어느 정도 동성애적인' 오페라를 함께 감상하는 장면에서 나온 독백입니다.

여기서 밝힐 순 없지만, 나중에 등장할 사건과 이 장면을 비교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내가 다닌 사립학교에서는 학생회 간부를 사서라고 불렀다. 지도력의 바탕이 책을 관리하는 데 있다는 뜻인 것 같기도 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사서들은 독서와는 거리가 먼 학생들이었다.

 

나는 아직도 한달에 한번쯤 꿈에서 그때의 그 탈의실을, 널빤지를 깐 마루와 벤치들을 본다. 우리는 고풍스러운 속어로 그것을 수영장 도서관이라고 불렀고, 더 줄여서 도서관이라고도 했다.

244p., 246p.

 

이 책의 제목이 '수영장 도서관'이 된 이유가 나오는 것 같은 대목이라 표시해 두었습니다.

주인공 윌리엄이 수영을 좋아해서 거의 매일 수영장에 가는 것도 학생때부터 이어져 온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 이집트인들이 끝없는 행렬을 이루어 연료를 채우고 있었다. 그들이 서로에게 석탄 바구니를 전달하는 동안 내내 십장은 단조롭게 노래하듯 지시했는데, 아랍어를 옥스퍼드에서 배운 나로서는 전혀 알아들을 수 없는 말들을 선창하고 화답하는 모습이 변하지 않은 파라오 시대의 노동 같은 인상을 강화해주었다.

314p.

 

이 부분은 그냥 개인적으로.. 아랍어를 배운 사람으로서 공감이 가서 표시했습니다.

실제로 아랍 국가에 가면 학교에서 배운 표준 아랍어는 뉴스 같은 방송에서나 나오지, 길에서는 쓰이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말을 할 때는 암미야라고 하는 구어체를 씁니다)

이 사실을 알고 아랍에 갔던 저도 처음엔 당황스러웠고 적응하는 데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에, '전혀 알아들을 수 없는 말들'이라고 한 저자의 말에 정말 공감이 됐습니다.

 

감기나 숙취에서 회복되는 것과 달리 이번 경험은 내게 아무 생각 없이 편하게 지냈던 시절을 돌이켜보기보다 앞을 내다보게 했다. 그 경험 덕분에 다정하고 강렬한 것에 대해 낭만적 포부를 갖게 되었고 우선은 내가 스스로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거대한 기대감으로 상당히 신이 난 채 새삼 계절의 격변 같은 것을 느꼈다.

327p.

 

이 부분은 윌리엄이 앞서 언급한 '의무감' (+책임감) 떄문에 할렘 같은 곳에 사는 연애상대를 찾아갔다가 불량배들에게 얻어맞고 회복하는 과정의 독백입니다.

처음에 두려움과 무기력함을 느꼈던 윌리엄은 몸과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 가면서 점점 미래에 대한 기대감마저 느끼게 됩니다. 그의 긍정적인 자세가 인상적이었습니다.

 

... 그들 개인이라기보다(그들은 너무 나이가 들고 세련돼 보였다) 그 팔짱 낀 모습의 개방성에 대해. 남자들끼리도 공공연히 함께 걸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함께 걸을 남자가 있었으면 했다.

336p.

 

학창 시절, 윌리엄은 한 남-남 커플이 팔짱을 끼고 대학 건물을 돌아보는 모습을 봅니다.

그 당시에도 남자들끼리 '공공연히' 함께 걸으려면 용기가 필요했던 것 같습니다.

그 시절의 관습과 시선을 보여주는 대목이어서 표시해 놨습니다.

 

그도 내가 코리에서 본 다른 흑인 미군들처럼 인종 분리에 익숙해 있었고, 자신들이 가진 명명백백한 아름다움과 존재감에도 불구하고 어쩐지 겁을 내고 거부당할까 두려워하는 것처럼 보였다.

386p.

 

이 부분은 찰스의 일기에서 발췌한 것입니다.

여기서 '코리'는 찰스와 윌리엄이 자주 가는 (수영장이 있는) '코린시언 클럽'을 말합니다.

당시 미국에서는 인종 분리 정책을 채택하고 있었기 때문에, 찰스가 만난 '흑인 미군들'은 백인과 같이 뭔가를 하는 자체를 어색해합니다. 사회와 정책이 사람들의 인식과 행동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인 것 같습니다.

 

1920년대나 30년대도 그 나름대로 꽤 모험적인 시대였지만 여전히 어느정도 지하에 있어야 했고, 우리는 지속적으로 암호를 바꿔가며 움직였지. 그리고 성냥에 불이 붙는 것처럼 갑자기 서로를 알아보는 순간이 왔을 때 느끼는 그 특별한 감동과 짜릿함이라니!

423p.

 

찰스가 윌리엄에게 하는 말에서 발췌한 이 부분 역시 시대적 배경을 잘 보여주는 부분입니다.

1920-30년대는 동성애자가 '지하'에 있어야 했던 시대였나 봅니다.

 

그가 "숙청"이라고 부른 이 일, 남성의 악행을 박멸하려는 이 운동의 가장 중요한 영감이 되었던 사람이니까.

444p.

이 부분도 찰스의 일기에서 발췌했습니다. 여기서 '그'가 누군지 밝힐 수는 없지만, 찰스가 말하는 '남성의 악행'은 동성애를 의미합니다.

젊은 시절의 찰스가 얼마나 고생을 했을 지 짐작이 가능한 대목이기도 합니다.

 

아무도 내게 말해줄 수 없었던 그 한가지 말할 수 없는 일이 모든 것을 설명해주었다.

450p.

 

이 부분은 윌리엄의 독백입니다.

이 부분까지 진행된 소설의 줄거리를 너무 잘 정리해준 문장인 것 같아 표시해 두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책의 끝부분에 있던 '옮긴이의 말' 중

큰 틀에서 이 소설을 잘 정리해준 문장들이 있어서 여기에 옮겨볼까 합니다.

 

작품은 윌리엄이 읽는 찰스의 일기와 윌리엄의 현재 생활을 함께 엮어나가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윌리엄이 찰스의 생애에 대해서 알아가는 이 과정은 또한 영국 사회에서의 동성애의 역사, 거기 스며 있는 근대주의/제국주의의 역사에 대해 잘 모르는 채 비교적 자유로운 성생활을 누리던 윌리엄이 그런 행복한 무지 상태에서 추락 혹은 각성하는 과정이며, 그런 의미에서 이 소설은 일종의 성장소설이기도 하다.

494-495p.

... 한 동성애자의 경험과 각성이라는 가장 개인적이고 사적인 이야기를 통해 영국 사회, 나아가 서구 근대문명의 근간인 강자와 다수 중심의 세계관과 권력구조를 성찰한다는 면에서 <수영장 도서관>은 영국 근대소설 전통의 연장선상에 있는 걸작이다.

501p.

 

그냥 단순히 개인들의 이야기를 읽은 게 아니라,

각각의 시대와 그 사회적 배경을 통해 그들의 삶과 그에 따르는 기쁨과 고충을 엿볼 수 있었고,

그만큼 생각을 하게 만들었던 소설이었습니다.

 

 

* 출판사에서 도서만을 제공받아 독서 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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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만세

오한기 저
작가정신 | 2021년 05월

 

신청 기간 : 5월 25일 까지

모집 인원 : 5명

발표 : 5월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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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된 세계, 실종된 의미,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만세’를 외치는 오한기식 ‘진짜’ 리얼리티
제7회 젊은작가상 수상 작가 오한기 신작


한국 문학에서 가장 실험적인 시도를 보여주는 작가 대열의 선두에 선 오한기의 『인간만세』가 [소설, 향]의 다섯 번째 책으로 출간되었다. 답십리도서관 상주 작가 경험기를 토대로 한 『인간만세』는 그의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기존 소설의 관습과 문법을 비틀며 ‘소설 이후의 소설’이라는 새로운 형식을 향해 종횡무진 나아간다. 소설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청탁으로, 작품을 써야 하는 소설가 ‘나’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소설을 구상하는 과정에서 나는 그간 있었던 도서관에서의 일화들을 떠올리고 있는데, 그의 앞에는 중대한 두 가지 문제가 놓여 있다. 바로 강연용 무선마이크를 분실했다는 것과 어디선가 계속 ‘똥!’이라는 외침이 들려온다는 것. 상주 작가 자리를 위태롭게 하는 마이크는 과연 어디로 갔을까, 그리고 이 괴이한 외침은 도대체 누구의 짓일까. ‘나’는 이 두 가지 문제를 두고 무척이나 괴로워하는데, 상주 작가를 그만두면 될 일이겠지만 그리 간단하지만은 않다. 문학이란 과연 무엇이고, 인간 존재란 또 무엇인가라는 거대한 질문들이 ‘똥!’이라는 단말마로 요약되고 마는 것을 가만히 두고 볼 수만은 없는, ‘나’는 다름 아닌 ‘작가’이기 때문이다.

그의 작품을 꾸준히 좇아온 독자라면 이번에도 ‘쓰는 화자’를 내세운 오한기의 더욱 집요하고도 꾸준한 탐색이 놀랍고도 반가울 것이며, 처음 만나는 독자라도 시대착오적인 등장인물들, 어처구니없지만 정교한 상상력, 비논리를 논리적으로 끌어가는 내러티브와 기묘한 핍진성을 마주하며 ‘소설 그 자체로서의 소설’이 불러일으키는 신선한 사유와 감각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2012년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한 오한기 작가는 3년 만에 첫 소설집 『의인법』을 출간하고, 이후 홍학으로 변해가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담은 첫 장편 『홍학이 된 남자』, 글로벌 자본주의 시대에 ‘새로운 역사적 적대’를 창조해낸 『나는 자급자족한다』, 타자-되기의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한 『가정법』 등을 펴내며 왕성한 창작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가장 적극적이고 끈질긴 ‘소설가 소설’의 발신처”(문학평론가 한영인), “앞으로의 소설이 나아가야 할 한 방향”이라는 호평을 받아온 오한기 작가는 이번 신작 소설 『인간만세』에서도 독보적인 존재감을 또 한번 증명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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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 인 더 미러

로즈 칼라일 저/남명성 역
해냄 | 2021년 05월

 

신청 기간 : 5월 25일 까지

모집 인원 : 5명

발표 : 5월26일

신청 방법 : 댓글로 신청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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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날부터 나를 죽였다.
그리고 네가 되기로 했다.”

★★★ 출간 즉시 인터내셔널 베스트셀러 1위★★★
전 세계 10개국 판권 계약 · 드라마 제작 확정
뉴욕타임스, LA타임스, 퍼블리셔스 위클리 강력 추천작


쌍둥이 자매 아이리스와 서머는 태어난 직후 12일 동안 한 사람이었다. 한 몸이 되기 전 겨우 분리되어 거울을 보는 것처럼 장기가 뒤바뀌어 있는 것을 빼면 아무도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똑같다. 어느새 성인이 된 쌍둥이 자매, 하지만 동생 아이리스는 이혼을 준비하며 삶에 지쳐 있는 반면, 언니 서머는 완벽한 남편 애덤과 여유롭고 행복하게 살고 있다. 둘의 겉모습은 똑같지만 어쩐지 삶은 전혀 다르게 흘러가는 듯하다. 아이리스는 완벽해 보이는 서머의 삶에 부러움과 질투, 소유욕을 동시에 느낀다.
그러던 어느 날, 아이리스는 언니와 단둘이 요트를 타고 바다를 항해하게 되는데, 서머에게 항해를 맡기고 잠시 잠든 사이, 언니가 거센 바닷속으로 사라졌다는 걸 깨닫는다. 아이리스는 사랑하는 언니의 갑작스러운 실종으로 패닉 상태가 된다. 그러나 몰려오는 상실감도 잠시, 아이리스는 생각한다. 서머의 완벽한 삶을 내 것으로 만들 순 없을까? 내가 서머가 될 수 없을까? 그렇게 마음먹은 순간 모든 것이 뒤틀리기 시작하는데…….

“너를 보면 마치 거울을 보는 것 같아.
난 언제나 화려한 네가 되고 싶었어.”


『걸 인 더 미러』는 쌍둥이 자매의 미묘한 심리를 통해 독자에게 강력한 긴장감을 선사하는 작품이다. 독자는 페이지를 넘길수록 쌍둥이 자매인 아이리스와 서머의 이야기에 빠져들지만 어느 한 인물조차 완전하게 믿을 수 없다. 사람이 누구나 양면적이고 역설적인 모습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작가는 어떤 한 인물을 악인과 선인으로 나누지 않고서 어떠한 판단도 배제한 채 정교하게 설계된 서늘하고 교묘한 세계로 독자를 인도한다. 큰 사건이 일어나지 않아도 그녀들을 둘러싼 치열한 심리전 속으로 들어가게 되면서 엄청난 긴장감이 느껴지는 것이다. 서로를 의지하며 사랑할 것 같은 두 쌍둥이 자매의 운명은 사실 애증으로 얽혀 있다. 자신의 삶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아이리스와, 그런 아이리스가 갖고 싶어 하던 서머의 삶. 서머가 요트 위에서 실종된 순간부터 아이리스는 자기 자신을 죽이고 갖고 싶어 하던 서머의 삶을 살기로 하지만 그 과정은 순탄하지 않다. 이야기는 진행될수록 그 어떤 곳에서도 독자가 예상하는 방향을 틀어버린 후, 결말에 마련된 반전을 향해 불규칙하게 나아간다.
『걸 인 더 미러』는 긴장감과 속도감이 주는 쾌락 이면에 정체성과 욕망에 관한 금기를 숨겨두었다. 독자들이 거울 속 쌍둥이 같은 자기 자신을 한 번 더 바라볼 수 있도록.

“로즈 칼라일은 어려서 글쓰기 교육을 받기는 했지만, 의사가 되고 싶었다가 현실적인 어려움으로 법학을 전공했다. 법학을 가르치는 일을 하던 중에 소설을 쓰겠다는 언니 메디를 보고 오랜 꿈을 살려 함께 소설을 써보기로 마음먹었다. 그녀는 처음으로 완성한 소설을 출판사로 보내기 직전 숙모의 집에서 메디와 만났는데, 바로 그때 지금까지 두 사람이 써온 소설을 버리고 함께 새로운 줄거리를 구상하게 된다. 그 자리에서 구체화한 내용을 소설로 완성한 작품이 바로 『걸 인 더 미러』다.” _ 옮긴이의 말

“상상 이상의 전개로 눈을 뗄 수 없는 책.” _ 《뉴욕타임스》

“항해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생생한 묘사, 쌍둥이 심리에 대한 저자의 연구는 치밀하다.” _ 《LA타임스》

“탐욕, 욕망, 비밀, 그리고 엄청난 긴장감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_ 《스킴》

“정체성에 대한 냉철한 이야기. 한 사람의 자아가 다른 사람의 자아에 잠식당할 때 생겨나는 일.” _ 《뉴욕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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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청 기간 : 5월 23일 까지

모집 인원 : 20명

발표 : 5월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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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문명의 끝에서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된다!
프랑스 25만 부 판매 베스트셀러
베르나르 베르베르 신작 장편소설

전염병과 테러, 전쟁으로 한계에 다다른 인류 문명
그 자리를 대신할 새로운 문명은 어디에 ―

 

베스트셀러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작 장편소설 『문명』(전2권)이 프랑스문학 전문 번역가 전미연의 번역으로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소설의 배경은 전염병으로 수십억 명이 사망하고, 테러와 전쟁으로 황폐해진 세계. 이 소설이 프랑스에서 처음 출간된 2019년에만 해도 흔히 사용되는 디스토피아적 배경에 불과했겠지만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지금 우리에게는 더욱더 생생하게 느껴지는 설정이다.


『문명』은 인류 문명이 벼랑 끝에 다다른 세상을 무대로 『고양이』의 주인공이었던 고양이 바스테트가 모험을 펼치는 소설이다. 고양이들의 일차 목표는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난 쥐 떼의 공격을 물리치고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남는 것이지만, 최종 목표는 인류 문명을 대신할 새로운 문명을 건설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만난 돼지, 소, 개, 비둘기 등 다양한 동물들은 고양이의 아군이 되기도 하고 적이 되기도 한다. 과연 바스테트는 서로 다른 동물종의 소통과 협력을 이끌어 내고 목표를 이룰 수 있을까?


이 작품은 암고양이 바스테트의 성장소설이기도 하다. 베르베르 작품의 그 어떤 주인공보다도 매력적이고 사랑스러우며 장점도 단점도 확실한 그녀. 문명을 세우겠다는 당찬 바스테트의 도전을 함께 지켜보자.

 

고양이의 모험 속에 담아낸 인간을 향한 메시지

『문명』은 독립적으로 읽어도 지장이 없는 작품이지만 본래 『고양이』에서 출발한 이야기다. 『고양이』와 『문명』을 아우르는 이 이야기는 총 3부작으로 예정되어 있다.


베르베르는 개미나 고양이 같은 동물, 신이나 천사 같은 초월적 존재를 내세워 새로운 시각으로 인간 세상을 그려 왔다. 인간은 조연에 불과하고 주연은 모두 동물이 차지한 이 3부작에서 작가는 <이 세상은 인간의 것만이 아니다>라는 것을 끊임없이 강조한다. 우선 고양이 피타고라스, 쥐 티무르 등 이 작품의 주요 등장동물 다수가 케이지에 갇혀 있던 실험동물이다. 또 돼지들이 벌이는 <인간 재판>에서는 인간의 미식이나 여흥을 위해 고통받는 동물들이 차례로 증언대에 선다. 작가는 동물들의 입을 통해 단순히 동물권 보호의 차원을 넘어 인간 중심주의를 타파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때로는 진지하게,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전달하고 있다.

 

책 속에 수록된 『상대적이고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에도 주목!

베르베르의 팬이라면 이번 작품의 등장인물 중 로망 웰즈를 주목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는 『상대적이고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을 만든 에드몽 웰즈의 후손으로, 폐허가 된 세상에서 지식을 보존하기 위해 애쓰는 과학자다. 웰즈라는 성을 가진 인물들은 『개미』의 에드몽 웰즈에서부터 시작해 『죽음』의 가브리엘 웰즈 등 다양한 작품 속에 등장해 왔다. 로망 웰즈는 작중에서 기존의 『상대적이고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에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위키백과 등의 데이터를 추가해 <확장판>을 만든 것으로 나온다. 베르베르 작품 세계와 수십 년 동안 함께 해온 웰즈 가문의 활약과, 백과사전의 <확장판>에 주목하며 소설을 읽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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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개의 폭력(이은혜 외) | 서평/리뷰 2021-05-21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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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여섯 개의 폭력

이은혜,황예솔,임지영,조희정,이모르,김효진 공저
글항아리 | 2021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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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폭력을 겪은 작가들의 생생한 경험담. 학창시절의 나에게 읽어 주고픈 구절이 곳곳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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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서평단 선정 문자를 받았는데, 오늘 드디어 책이 도착했습니다. 

바로 뜯어서 읽어봤는데, 학폭을 직,간접적으로 겪은 작가들의 경험담이다 보니 너무 생생하고 몰입이 잘 되어서 앉은 자리에서 다 읽었네요;

작가분들 만큼은 아니더라도, 학교를 다니며 상처를 받은 적도 많았던 어릴 적의 제 자신을 위로하고, 그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지만 조만간 태어날 우리 아이가 이런 문제로 고민을 한다면 부모로서 어떻게 해야 할지를 생각해 보면서 열심히 읽었습니다.

 

인상적인 구절들을 표시했더니 저만큼 나왔어요!

 

 은유 작가님이 써 주신 머릿말부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한국에 사는 미등록 이주아동들에 대한 은유 작가님의 르포를 읽은 적이 있었는데,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에 관심을 갖는 분인 것이 느껴져서 머릿말을 더 인상깊게 읽은 것 같기도 하네요.

 

'여섯 개의 폭력'에는 소설보다 더 날것의 사건, 이름을 내건 내 옆의 동료가 겪은 일이라서 더 눈을 크게 뜨고 읽어야 할 '붕괴의 서사'가 담겨있다. 학교폭력 피해를 경험하고 '무사히' 어른이 된 다섯 사람과 어른이 되지 못한 한 사람의 엄마가 썼다.                   

- 여섯 개의 폭력, 5p.

 

이 부분을 읽었을 때 이미 제 마음은 뒷 페이지를 마구 넘기고 있었습니다. 
또 머릿말에는 이런 구절도 있습니다.

 

... 학교폭력은 "나 자신에게 실망한 것이 가장 커다란 상처"가 되는 사건이다. 자아존중감을 키워야 할 성장기에 자기 부정의 인자를 심어놓는다는 점에서 학교폭력은 가장 나쁘고 끈질긴 폭력이다.

-여섯 개의 폭력, 6p.

우리가, 어른들이 왜 학교 폭력을 그냥 '아이들 간에 일어나는 일' 정도로 치부하고 넘겨서는 안 되는지를 잘 보여주는 구절인 것 같습니다. 

 

 머릿말 이후로는 여섯 분의 작가가 각자의 경험담을 풀어놓는 식으로 내용이 이어집니다. 

첫 타자는 글항아리의 이은혜 편집장님인데, '열여덟 살의 학교폭력, 28년 후의 기록'이라는 제목이 말해 주듯이 학교폭력의 상처는 28년이 지나도 쉽게 잊히진 않습니다.

작가는 시기와 질투 등, 여러 가지 감정에 사로잡혀 괴물이 되어버린 K라는 친구에게 계속 시달렸는데, 그 중 제일 충격적으로 다가왔던 에피소드 일부를 발췌합니다.

 

 어느 날, 탈출하기로 단단히 마음을 먹었다. 학교와 도서관, 학원에 모두 가지 않고 여러 날이 흘렀는데, 어느 날 쿵쾅거리는 소리가 우리 아파트 복도를 울렸다. 곧이어 발로 현관문을 쾅쾅 차는 소리가 들렸고 초인종이 쉴 새 없이 울렸다. K임을 직감한 나는 공포에 떨면서 방 안에 있었다. 엄마가 현관문을 열자 K는 운동화를 신은 채 전쟁 중  적군의 민간인 집을 군홧발로 쳐들어오는 병사처럼 거실로 걸어 들어왔다. "은혜 내놔요. 아줌마가 뭔데 숨겨요?"

-여섯 개의 폭력, 23p.

 

어리고 여린 학생에게 가해자 K가 얼마나 두려운 존재였는지 이보다 잘 보여줄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친구의 어머니를 대하는 K의 태도도 가관입니다. K는 본인이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선 거리낄 게 없는 성격이었던 것 같고, 작가가 이런 K를 무서워한 것도 이해가 갑니다.

 

 2장 '아픔이 같은 방향으로 흐른다면'을 쓰신 황예솔 작가님은 학교폭력을 다룬 소설도 한 편 쓰셨다고 합니다. '폭력의 아픈 기억이 피해자에게는 흉터로 남지만, 가해자는 그 끔찍한 기억을 깨끗이 지워버린 채 새로운 삶을 사는 경우가 많다'는 작가는 학창시절 유일한 친구에게 가스라이팅을 당하고, 그 경험을 엄마에게 털어놓습니다. 그러나 엄마의 반응은 기대했던 바와는 영 딴판입니다.

 

엄마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웃기는 애가 다 있다'며 웃어넘겼다. 나도 애써 웃었다. 심각한 일은 아니었다. 고작 그 애 한명이서 나를 괴롭히는 거였으니까. 나만 참으면 아무 문제도 일어나지 않을 사소한 일이었다고, 그렇게 생각했다. 나도 그때의 상처가 그리 오래도록 나를 좀먹을 줄은 몰랐다.

- 여섯 개의 폭력, 41p.

 

이 부분에서 학교 폭력 사실을 털어놓는 자녀에게 부모가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하는지를 배웠습니다. 아이가 그 사실을 털어놓기까지는 긴 시간이 걸렸을 것이고, 그만큼 고민도 정말 많이 했을 것입니다. 본인의 잘못이 없음에도 '내가 학교폭력을 당했다'는 말을 꺼내려면, 아이는 용기를 내야 합니다. 아이가 만약 그런 고백을 해 온다면 절대 대수롭지 않게 넘겨버려선 안 되고, 우선 아이의 경험을 다 들어주고 위로해준 다음 부모로서 내가 취할 수 있는 조치를 다 취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리고 마음에 와닿는 구절이 있어서 인용합니다.

 

학교폭력의 피해자가 되면 나 자신을 혐오하게 된다. 내가 이런 성격이라서 친구가 떠난 것 같고, 내가 못나서 괴롭힘을 당하는 것 같고, 내가 약해서 맞대응을 못 하는 것 같다. 나 자신이 나의 가해자가 된다는 게 가장 괴로웠다. 만약 지금의 내가 어리고 아팠던 나를 만난다면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그 세상이 전부가 아니야. 네 잘못이 아니야. 더는 널 미워하지 마.       -여섯 개의 폭력, 51p.

 

서른이 넘은 지금, 저 역시 청소년기의 제 자신에게 저런 말을 해 주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는 학교와 친구들의 세계가 전부인 줄 알았지만, 살아보니 더 큰 세계가 기다리고 있다고. 이 사실을 어릴 때 알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라는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이 구절을 발견하고, 비단 나만 이런 생각을 한 게 아니었다는 걸 알게 되어 반가웠습니다. 그리고 혹시 지금 학교폭력 때문에 괴로워 하는 학생들이 있다면, 이 구절을 다들 읽어보고 힘을 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읽으면서 가장 마음이 아팠던 3장 '아들이 죽었다, 학교폭력을 견디지 못하고' 는 2011년 학교폭력을 견디지 못하고 세상을 등진 14살 권승민 군의 어머니이자 교사이신 임지영 작가님이 써 주셨습니다. 

우선 도입부의 권 군의 유서가 너무 슬펐습니다.

 

하지만, 내가 그런 이유는 제가 그러고 싶어서 그런 게 아니란 걸 앞에서 밝혔으니 전 이제 여한이 없어요. 저는 원래 제가 진실을 말해서 우리 가족들과 행복하게 사는 게 꿈이었지만 제가 진실을 말해서 억울함과 우리 가족 간의 오해와 다툼이 없어진 대신, 제 인생 아니 제 모든 것들을 포기했네요. 더 이상 가족들을 못 본다는  생각에 슬프지만 저는 오히려 그간의 오해가 다 풀려서 후련하기도 해요. 우리 가족들, 제가 이제 앞으로 없어도 제 걱정 없이 앞으로 잘 살아가기를 빌게요.                    -여섯 개의 폭력, 62p.

 

일부분을 발췌한 것인데, 그 어린 아이가 철이 일찍 들고 가족을 너무 사랑해서 그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사실이 너무나 안타까웠습니다. 이렇게 어린 새싹을 짓밟는 학교폭력은 얼마나 무섭고 잔인한 것인가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을 해 보게 됩니다. 

그러나 가해자들과 권군의 담임 선생님은 유족들에게 제대로 된 사과를 하고 용서를 구한 적이 없습니다. 심지어 담임 선생님은 가해자들의 형량이 과하다는 증언을 하기도 합니다.

작가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가해자의 처벌보다 먼저 피해자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하며, 피해자는 어디서나 잘 살 수 있도록 사회가 바뀌어야 한다. 피해자의 인권과 회복에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인 뒤 가해자의 인권을 운운해도 된다. 무엇이 우선인지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여섯 개의 폭력, 96p.

 

작가는 권 군의 어머니이면서 교사이기 때문에, 학교에 출근을 합니다. 그런 작가의 심정이 어떨지 감히 상상도 하기 힘들지만, 그럼에도 작가는 '일선에서 학교폭력을 근절하기 위해' 학교에 계속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정말 감사하고 대단한 분이신 것 같습니다. 

그 분의 진심이 드러나는 구절들입니다.

 

"저 같은 일을 당한 사람을 보시면 불쌍히 여기지 말아주십시오. 잘못된 세상에 대해 분노하고, 정의를 위해 힘을 보태주세요. 그것이 저 같은 사람이 고독해지지 않는 길입니다."        -여섯 개의 폭력, 84p.

 

"지금의 인터뷰로 끝내지 말고 10년, 20년, 30년 후 세상이 어떻게 변했는지 꼭 취재해주세요."        -여섯 개의 폭력, 103p.

 

정말 이런 끔찍한 일이 앞으론 절대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4장 '장애가족 혐오와 소외의 기억'에서도, 가정과 학교에서 고군분투한 조희정 작가가 안타까우면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가는 어린 나이에 한 살 많은 지적장애 3급 오빠의 보호자 역할을 해야 했고, 학교에서는 그런 오빠의 동생이라는 이유로 조롱과 폭력에 시달렸으며 가정에서는 알코올 의존증이 있는 어머니의 폭력에 노출되었습니다. 심지어 버팀목이 되어주어야 할 선생님조차도 무관심했습니다.

 

나는 학교폭력과 가정폭력을 함께 겪었기에 내 주변 어른들이 방임과 학대를 저질렀던 것을 기억한다. 어린 시절 TV 속 화면으로 마주하는 누군가의 평범한 이야기는 손에 잡히지 않는 꿈이나 바람일 뿐이었다.

-여섯 개의 폭력, 111p.

사실 나는 일기장에 가정에서의 일과 학교생활을 솔직히 적어서 냈는데, 이에 대해 선생님은 별말 없이 '참 잘했어요' 도장만 찍어주었다 ...(중략)... 어른이라는 위치에서 행해지던 선생님의 침묵은 같은 학년 친구들이 가하는 폭력에 대한 '동의'로 받아들여졌던 터라 폭력은 더 노골적이 되어갔고, 결국 나는 선생님이 가해자와 별로 다르지 않은 사람이라고 여기게 되었다.

-여섯 개의 폭력, 121p.

 

이렇게 어린 나이에 버거운 짐을 짊어지며 안팎에서 힘든 시기를 보내던 작가의 마음 속에 큰 상처로 남아 있는 것이 '어른들의 방임과 학대'였다는 점이, 이제 어른이 된 내가 그런 아이를 마주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 지를 더욱 생생하게 깨닫게 하는 것 같습니다.

다행인 점은 작가가 '오빠를 위해서라도 희망을 놓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했던 것이었습니다. 오빠를 이해하기 위해 공부를 시작해 현재 사회복지사가 된 작가의 대단한 의지가 존경스러웠습니다.

 

... 타인의 폭력 앞에서 도움을 요청하기보다는 도망치는 방법을 찾는 오빠에게 더 큰 힘이 되고 싶어 굳세게 잘 살아보자는 마음을 단단히 먹게 되었다. 대근이 동생이어서 싫었지만, 그래도 대근이 동생이어서 나는 다행히 살아남을 수 있었다.                         

-여섯 개의 폭력, 128p.

 

 

이모르 작가의 제 5장 '그들은 왜 하필 나를 괴롭히기로 했을까?'는 제목부터 공감을 불러일으켰습니다. 학교에서 상처를 받은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저런 생각을 해 보지 않았을까 싶네요.

현재 크리에이터이자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해 온 작가는 어릴 때부터 그림을 곧잘 그렸습니다. 물론 이 때문에 학폭이 시작될 줄은 꿈에도 몰랐지요. '부탁을 빙자한 명령'에 시달리며 그림을 그려주던 작가에게 계속해서 더 큰 폭력의 마수가 뻗쳐옵니다. 그러나 이런 작가도 어른들의 도움을 받지 못했습니다. 

 

학창 시절 아이들은 다섯 개의 카테고리로 나뉜다고 했다. '싸움 잘하는 애들' '공부 잘하는 애들' '잘생긴 애들' '웃긴 애들' '조용한 애들=존재감 없는 애들'. 하지만 따지고 보면 하나의 카테고리가 더 있다. 그건 바로 '괴롭히기 좋은 애들'이다. 결국 나는 '존재감 없는 애'로 시작하여 '괴롭히기 좋은 애'가 되어버렸다.                                 

-여섯 개의 폭력, 155p.

 

누군가가 '네가 살면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봤다면 그건 너의 잘못이 아니고 창피한 일도 아니야'라고 미리 말해줬더라면 상황이 조금 달라졌을까. 하지만 지금 이 글을 쓰면서 아무리 떠올려봐도 기억나는 사람이 없다. 가장 가까운 부모님조차, 집이 잘 살았을 땐 두 분 다 맞벌이하느라 바빴고, 집이 못살았을 땐 부부싸움 하기 바빴으니깐.           

- 여섯 개의 폭력, 148p. 

 

아이들 사이에 은연중 존재하는 저 그룹 나누기와 서열화를 없앨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오늘날 학교에서는 아이들 간의 협동과 협력보다는 '친구보다 더 잘해야 한다'는 무한 경쟁만을 부추기고 있는 건 아닌지, 그래서 저런 분열과 서열화가 나타나는 건 아닌지 돌이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마지막 6장 '1984년의 봉인된 기억'은 마르코폴로의 김효진 편집장님이 쓰셨습니다. 이 분은 현재 50대이시지만, 잔인한 폭력을 당한 당시의 기억은 사라지는 게 아니라 제목 그대로 '봉인돼 있다'고 하십니다.

한 번이라도 학폭에 시달려본 사람이라면 내 말을 바로 이해할 것이다. 모든 걸 다 잊고 사는 듯해도 일종의 방아쇠처럼 학폭의 가해자를 연상시키는 어떤 상황에 부딪히면 한순간에 일상이 무너진다. 학폭에 노출된 시간들은 그냥 정지된 시간이다. 그 시간들은 종종 괴물이 되어 스스로를 잡아먹기도 한다.                                   -여섯 개의 폭력, 175p.

 

정지된 시간. 괴물이 되어 스스로를 잡아먹는 시간.

학교폭력은 폭력이 자행되는 청소년기 뿐 아니라, 시간이 한참 지난 후에도, 어쩌면 평생 피해자에게 벌어진 상처같은 기억이 될 수 있다는 사실. 가해자는 '장난이었다' 고 할 지 몰라도 무심코 던진 돌에 맞는 개구리처럼 피해자는 절대 장난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흉터를 떠안게 된다는 사실. 학교폭력 가해자들이 이런 사실들을 한 번이라도 생각해 본다면 좋을 텐데요.

그리고 학교 폭력으로 괴로워하는 모든 분들이 읽어봤으면 싶은 구절을 인용하며 글을 마무리할까 합니다.

 

나는 하루에도 열두 번씩 까무러쳤다. 내가 나 자신에게 실망한 것이 가장 커다란 상처였다. 그때 알았다. 어떤 순간에도 나는 나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내가 날 버리면 정말 끝이라는 것을 어렴풋이 깨달았던 듯하다.             -여섯 개의 폭력, 170p.

 

여기 인용한 구절들 외에도 모든 작가님들이 본인의 경험담을 생생히 들려주고 있어 와닿는 구절이 정말 많았습니다. 그리고 세세한 에피소드는 일부러 소개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에피소드는 발췌된 인용문보다는 전문으로 읽혀야 할 것 같아서요.

 

책을 읽기 전에 바랐던 대로 학창 시절의 나에게 위로가 될 만한 구절들도 발견했고, 학교폭력을 마주하는 아이에게 부모로서, 그리고 어른으로서 어떤 행동을 해야 할 지에 대한 감도 잡을 수 있었습니다. 읽으면서 마음이 아팠지만, 그만큼 학교 폭력의 잔인함을 생생히 깨닫게 되었고, 학교 폭력이 왜 아이들만의 싸움이 아닌지, 왜 반드시 근절되어야 하는지를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현재 또는 과거의 학교 폭력에 의한 상처를 안고 살아가지만 위로받고 싶은 분, 이 땅에서 학교폭력을 뿌리뽑고 싶은 분들께 이 책을 추천합니다.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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