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블로그 | 랜덤블로그 쪽지
pporpori님의 블로그
http://blog.yes24.com/pporpori
리스트 | RSS
태그 & 테마링 | 방명록
리스베트
귀차니즘에 걸린 소녀 ㅋㅋㅋ
프로필 쪽지 친구추가
10월 스타지수 : 별301
댓글알리미 비글 : 사용안함
전체보기
기본 카테고리
나의 리뷰
나의 리뷰
기본 카테고리
나의 메모
기본 카테고리
태그
음식만화
2017 / 06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월별보기
나의 친구
나의 친구들
최근 댓글
잘 보고 갑니다 
잘 보고 갑니다 
가을에 딱 맞는 마음에 꽂히는 시네요.. 
좋은 시 감사합니다^^ 
좋은 시 읽네요. 눈물이 배어나오는 
새로운 글

2017-06 의 전체보기
[스크랩] <뉴스타파> 김용진 대표 “정권이 바뀌었다고 적폐가 사라질까”- ① | 기본 카테고리 2017-06-30 00:35
http://blog.yes24.com/document/9723104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http://ch.yes24.com/article/view/33746

<KBS>와 <MBC>, 공영방송이 정권에 장악되고 권력 비판과 견제라는 언론의 제 기능을 잃어버린 지난 9년. ‘진짜’ 뉴스를 찾아 헤매던 시민들만큼이나 진실을 전하고자 애쓴 언론인들이 있다. <뉴스타파>는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2년, <KBS>와 <MBC> 등에서 해직된 언론인들이 모여 설립했다. 유튜브, 팟캐스트 등으로 뉴스를 내보냈다.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 삼성 이건희 회장의 성매매 의혹, 조세 피난처의 한국인들 등 기억에 남는 굵직한 탐사보도가 모두 <뉴스타파>의 것들이다.

 

『뉴스타파 포기하지 않는 눈』은 <뉴스타파>가 취재한 네 가지, 이명박 정부의 적폐와 국정원 대선 개입,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세금 사용 실태, 원전을 둘러싼 카르텔 등을 담아낸 책이다. 이 이슈들은 모두 과거인 듯 현재인, 미처 해결되지 않은 폐단을 안고 있는 중요한 이슈들. <뉴스타파>의 김용진 대표와 최승호 PD는 이 진실을 지켜보는 시민들에게 단호하게 말했다. “정권 교체는 아주 작은 시작일 뿐”이며 “<뉴스타파>도 그 과정에서 하나씩 알리고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고 말이다. 이것이야말로 비정상의 정상화, 다음 시대로 가는 첫걸음이므로.

 

최승호 1편 기사용 (1).jpg

 

권력에 대한 견제


MB 정부의 비리, 국정원 대선 개입, 세금, 원전 등 네 가지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많은 뉴스들이 있었잖아요. 이 네 가지를 선정한 이유가 있었나요? 가령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 같은 뉴스도 기억에 남거든요.

 

김용진: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은 일단 내용이 너무 많죠. 그것으로만 충분히 책 한 권 분량이 나오기 때문에 다른 기회를 보려고 해요.


최승호: 이 뉴스들을 선정할 때 나름대로 임팩트 있던 것을 골랐어요. 취재 뒷이야기를 쓴다고 할 때 독자들이 흥미 있게 볼 수 있는 뉴스들이죠. 기자들이 취재한 것들 중에 써보고 싶다고 한 주제들을 모으고 회의를 거쳐 선정한 거예요.

 

보도 당시가 기억납니다. 이 뉴스들이 보도될 때마다 큰 파장을 일으켰죠.


김용진: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의 경우, 처음에는 대선 개입처럼 중대한 범죄가 연루되어 있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어요. 2013년 3월 1일, <뉴스타파>가 조직을 갖추고 본격적으로 출범할 때 첫 보도를 무엇으로 할 것인가 고민을 했어요. 사전에 준비를 많이 했었거든요. 당시만 해도 ‘국정원 여론 조작 사건’, ‘국정원 여직원 사건’ 정도로 규정했었죠. 박근혜 정부의 공식 출범을 앞두고 있었고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당선 이후 진상규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거든요. 때문에 이것이 <뉴스타파>가 본격적으로 다뤄야 할 이슈라는 판단으로 인력을 투입해서 다루게 된 것이에요.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은 취재 비화가 정말 많을 것 같아요. 


김용진: 처음에는 국정원 여직원의 행적을 집중해서 봤어요. ‘오늘의유머’라는 사이트에서 활동한 것들을 보다가 취재 범위를 넓혔고요. 과연 한 사이트에서만 활동했을까, 국정원 직원이 개입되었다면 보다 크게 여론 작업을 할 수 있는 소셜미디어 등에서도 활동하지 않았을까, 하는 가설을 세우고 취재를 본격적으로 한 것이죠. 실제 취재를 해보니 어마어마한 사건의 전모가 드러났고요. 지금 서울중앙지검장이 된 윤석열 검사가 당시 수사 팀장이었는데요. 그쪽에서 공식적인 수사에 들어갈 때 우리가 취재한 방법론들을 알려달라는 요청도 있었어요. 그것을 통해 당시 국정원장인 원세훈 씨가 기소되고, 끝내 구속되기에 이르렀죠. 저희들에게는 굉장히 애착이 큰 이슈였고 당연히 저희 기획을 모아 책을 낼 때 우선적으로 고려한 아이템이에요.

 

국정원 사건뿐 아니라 책에 다룬 주제들 모두 <뉴스타파>가 아니면 몰랐을 것들이 분명히 있어요. 그렇다면 두 분이 생각하는 <뉴스타파>의 역할은 무엇인가요? 두 분의 역할의식을 듣고 싶습니다.

 
최승호: 기본적으로 <뉴스타파>가 생긴 이유가 <KBS>, <MBC>라는 공영방송이 해야 할 일을 못하고 망가졌기 때문이죠. 거기서 해고되거나 더 이상 그곳에서 언론인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없다고 판단하는 사람들이 나와서 만든 거잖아요. 때문에 공영방송이 해야 하는 권력에 대한 견제, 이런 비어있는 공간을 <뉴스타파>가 확실히 채운다는 생각이죠. 또 여기서 새로운 형태의 미디어로서 새로운 방향을 추구하는 게 우리의 소명의식이라고 얘기할 수 있어요. 김용진 대표를 비롯해 <KBS>에서 온 여러 기자들이 주로 <KBS> 탐사보도팀 출신들이 많거든요. <KBS>가 대한민국 최고의 탐사보도 기법들을 가지고 최고의 저널리즘을 구가하던 때가 있었는데요. 그들의 노하우가 <뉴스타파>로 왔다고 보시면 됩니다. 박근혜 정부 들어서 <뉴스타파>가 많은 부분에서 제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고요. 세월호 보도, 조세피난처 보도 등 공영방송을 비롯한 큰 매체들이 할 수 없는 보도를 많이 했어요.  

 

김용진: <KBS> 탐사보도팀이 최고라고 하지만 진짜 최고는 <MBC>의 <PD수첩>이죠.(웃음) 저희는 공영방송의 탐사보도라는 두 역량이 합쳐졌다고 볼 수 있을 겁니다.

 

국정원이나 4대강 뉴스 같은 것들은 애써 <뉴스타파>를 찾아봐야만 했었죠. 그것은 이런 뉴스를 공영방송에서 다뤄주지 않기 때문이었습니다.


최승호: 그렇죠, 당시 <KBS>는 거의 박근혜 정권에 완전히 장악된 상태였어요. 요즘 <공범자들>이라는 영화를 만들고 있는데요. 이 영화가 권력의 언론장악에 관한 이야기예요. 당시 <KBS>의 보도국장이었던 김시곤 국장을 만나서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그때 국정원 댓글 사건 보도를 막으려고 길환영 사장이 굉장히 애를 많이 썼다는 거예요. 취재도 안 시키고 말이에요. 그런데 한 번은 <KBS>가 특종을 한 거죠. 그건 보도를 안 할 수 없잖아요. 그런데 심지어는 그런 상황 속에서도 길환영 사장이 보도를 하지 말라는 쪽으로 이야기를 했다는 거예요. 그런 정도로 <KBS>가 역할을 못했어요. <MBC>는 더 말할 나위도 없죠. 그나마 <뉴스타파>가 있었기 때문에 이런 사실들을 다 찾아냈다고 봅니다. 방대한 양의 트위터를 뒤져서 계정의 주인이 국정원 직원이라는 것까지 밝혀내고요. 당시 수사팀에 상당히 큰 도움이 됐죠.

 

‘taesan4’는 국정원 연계 의혹의 트위터 계정 65개 가운데 하나였다. 이 사용자가 쓴 트위터 글 1,700여 개는 리트윗을 통해 3개월 동안 487만여 명에게 전달됐다.(중략)
여러 정황을 볼 때 ‘taesan4’는 국정원 직원일 가능성이 높았다. 취재진은 ‘taesan4’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같은 방식으로 활동하는 다른 계정들도 국정원과 관련이 있을 거라고 판단했다. 취재 결과 100개의 계정들이 추가로 확인됐고, 다시 600개가 훌쩍 넘는 계정들이 밝혀졌다.(149쪽, ‘문제의 계정, taesan4’)

 

최승호 1편 기사용 (3).jpg

 

독한 사람들


침묵하는 공영방송이나 언론에 대한 자괴감도 많았을 것 같은데요. 후배들에 대해 미안한 생각도 있었을 테고요.


최승호: 후배들에 대한 안타까움 같은 건 당연히 있었죠. 방송이 한꺼번에 너무 크게 무너졌기 때문에 방송인의 한 사람으로서 느끼는 미안함, 자괴감도 물론 있었는데요. 한편 <KBS>에서는 후배 기자들이 계속 뛰쳐나와서 <뉴스타파>로 계속 왔거든요. 일면으로는 신났던 측면도 있는 거죠. 무주공산(無主空山)이니까요.(웃음) 다 우리 것이잖아요.

 

웃으면서 말씀하시지만 큰 에너지가 필요한 일이에요.


최승호: 원래 탐사보도를 한다는 게 힘든 거예요. 굉장히 힘든 겁니다. 언론인이라고 하지만 탐사보도를 자기의 주 영역으로 삼아서 계속 탐사보도를 하겠다는 소명을 갖는다는 건 무척 어려운 일이죠. 그만큼 독한 사람들이라는 게 기본에 깔려 있는 거고요. 보통은 기자들도 정치부 출입하고, 좋은 데 출입하고 싶어 하지 우리처럼 누구 쫓아다니고 싶은 사람이 많겠어요? 그런데 그걸 좋아하는 사람들이라고요.(웃음) 원래 좋아하는 사람들이 여기 있는 사람들이에요. 그런 걸 해야 한다는 소명의식이 있는 사람들이죠. 그런 소명의식을 갖고 살던 사람들이 이명박 정권에서 철저하게 징계당하고, 좌천당하던 상황 속에서 펼치지 못한 뜻을 김용진 대표가 대표직을 맡으면서 <뉴스타파>에서 제대로 펼칠 수 있는 장을 만든 것이라고 봅니다.

 

김용진: 책에는 총 네 편의 기획이 있는데요. 보통 프로젝트 하나 당 3-4년씩 걸려서 취재하는 거거든요. 사실 <KBS>, <MBC>가 정상적으로 잘 작동한다 하더라도 이런 식으로 몇 년 동안 파헤치기 쉽지는 않아요. 특히 국정원 사건은 검찰 수사도 들어가고 전모가 밝혀지고 나니까 그 이후에야 기성매체가 받아쓰기 시작했거든요. 그런 부분은 나름대로 보람도 있긴 합니다. 진짜 안타까운 건 ‘MB의 유산’이에요. 4대강 문제, 자원외교 문제 등은 본격적인 수사가 안 들어가니까요. 국회나 검찰에 확인해서 전을 펼쳐주면 기성매체가 따라오는 수순인데요. 그런 부분이 제대로 다뤄지지 않으니까요. 4대강 문제는 아직 명확히 드러나지 않은 부분도 많거든요. 여전히 아쉽죠. 이제 정권도 바뀌었으니까요. 각 기관이 제대로 기능하면 조금씩 드러날 겁니다.

 

4대강 문제는 확실히 새 정부 들어서면서 다시 조명을 받고 있는 모양새예요.


최승호: 박근혜 정부 초기에 감사를 한 번 한 적이 있어요. 웬만큼 나왔는데요. 실제로는 이명박 대통령의 책임을 묻는 데까지 가야 하는 거죠. 당시 감사 때도 이명박 대통령과의 연관성을 정황적으로 추정할 수 있는 정도까지야 내놓았거든요. 그렇지만 책임은 장관한테 물었어요. 이번에는 진짜 이명박 대통령의 책임을 물어야 하는 거죠. 그러려면 우리 언론이 분발할 필요가 있어요.

 

책에서 다룬 이슈들을 쭉 쫓아가다 보면 정치가 보통 사람들의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 깊이 생각하게 됩니다. 두 분은 이제 변화가 가능할 거라고 보시는 건가요? 대선 이후 짧은 기간이었지만 눈에 띈 변화가 있었는지도 궁금한데요.


최승호: 많이 달라지겠죠. 우선 제일 큰 것은 국민들이 느끼는 행복감이 커졌다는 거고요. 사회가 실제로 많이 바뀌었다기보다(웃음) 심리적인 면이 많이 바뀐 것 같아요.


김용진: <뉴스타파>가 지금 ‘적폐 청산 프로젝트’를 하고 있는데요. 그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도 회원들에게 공지한 내용이 있어요. 정권 하나 바뀌었다고 해방 이후 수십 년간 쌓인 적폐가 사라질까 하는 질문이죠. 지금 정권을 바꾸었다는 성취감으로 그걸 놓치면 안 된다는 취지의 이야기였어요. 실제 수십 년 동안 이어져 온 기득권 세력들이 만만한 세력이 아니거든요. 그런 측면에서 정권 교체는 아주 작은 시작일 뿐이고,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뉴스타파>도 그 과정에서 하나씩 알리고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계속 주려고 해요. 실제 구체적으로 바뀌어야 할 것들 중에 바뀐 건 하나도 없잖아요. 그런 일을 차근차근 해나가려고 이런 기획을 하고 있는 거죠.

 

‘적폐 청산 프로젝트’에서 다룰 내용들은 어떤 것들인가요?


김용진: 여러 가지가 있어요. 검찰의 경우도 그래요. ‘정윤회 사건’ 때도 검찰이 제대로 작동했으면 중요한 사실들이 묻히진 않았을 거란 말이죠. 법무부가 검찰에 장악되어 있는 부분, 각 국가기관 도처에 검찰이 파견 나가 있는 부분 등 적폐라 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아요. 사실은 간첩 조작 사건 때도 핵심적으로 책임져야 할 게 검찰이라고 할 수 있거든요. 수사 지휘를 검찰이 했으니까요. 검사가 국정원 대공수사국에 가서 한 일도 있고요. 게다가 검찰 적폐는 우리 국민들이 피부로 너무 많이 느끼잖아요. 노무현 정권 때 검찰이 한 행태를 보면 말이에요. 결국 그간에 어떤 일이 있었는가를 <뉴스타파>가 조금 더 명징하게 드러내면 해법도 찾아보는 일을 할 수 있겠죠. 시민들이 합리적인 판단을 내릴 근거들을 제시해서 여론이 모이면 새 정부가 정책 방향을 마련할 거라 기대합니다. 각 분야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은 그렇게 하나씩 밝혀보려고 해요.

 

최승호 1편 기사용 (2).jpg

 

비참한 9년


근본적인 질문을 하나 드릴게요. 언론의 역할이란 무엇일까요?


최승호: 만일 <KBS>, <MBC>가 제 자리에 있었잖아요? 그러면 첫 번째로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되기 힘들었을 거예요. 두 번째는 설사 당선됐다 하더라도 저 정도로, 최순실이라는 비선이 국정 곳곳을 농단하고 마침내 대통령이 탄핵되고 헌정이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되는 이런 상황은 없었을 겁니다. 애초에 정윤회 사건 당시 단초들이 다 있었던 거거든요. 그때 제대로 보도를 했었다면 여기까지 안 왔을지도 모르죠. 결국 정권이 <KBS>, <MBC>를 완벽하게 장악하고 있었기 때문이고요. 이후 <TV조선>이 보도를 하고 다른 방송에서 슬금슬금 따라 오게 된 것인데요. <JTBC>가 태블릿 PC 이야기를 하면서 전 국민이 폭발한 거잖아요. 그만큼 많이 눌러두었기 때문에 그 폭발력의 강도도 굉장히 셌던 거예요. 잘못된 게 있으면 그때그때 적절히 견제를 했어야 이런 일이 안 생기죠.


김용진: 박근혜 정부를 되돌아 봤을 때 그런 조짐은 초기부터 있었어요. 언론이 제대로 감시와 견제, 비판을 했으면 이 정도로 망가지진 않았을 거란 생각도 들고요. 그것은 다른 신문들도 마찬가지인데요. 예를 들어 박근혜 전 대통령이 해외 순방을 갔다고 하면 ‘세계를 사로잡은 패션 외교’, 이런 말도 안 되는 보도를 하기 바빴죠. 대통령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정책을 움직이는 사람이 누군지 시스템을 계속 체크하고 문제가 있으면 경고음을 울리고 해야 하는데 말이에요. 언론의 감시 기능을 전혀 못했기 때문에 나라가 망가진 거죠. 결국 나라를 바로 세운 것도 국민이잖아요. 그 점은 결과적으로 보면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다고 볼 수는 있겠지만 언론으로만 봤을 때는 굉장히 비참한 9년이었습니다.

 

종편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최순실 게이트가 터졌을 때 종편이 돌아섰기 때문에 여론이 뒤집혔다는 이야기도 하는데요.


김용진: 거기에 대해서는 크게 동의하기 어려워요. 이번 대선이든 지난 총선이든 거의 일방적으로 거대신문과 방송이 여당 편향 보도를 했잖아요. 그럼에도 결과는 소위 말하는 주류 매체들의 의도와는 굉장히 다르게 나왔기 때문에요. 기본적으로 기성매체의 언론 장악력 같은 부분들이 이전에 비해서는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고 봐요. 현재 미디어 이용자들이 언론보다 훨씬 더 뛰어난 분별력을 가지고 있다고 보고 있어요.


최승호: 기본적으로 종편이건 조중동이건 총수가 지배하는 체제에 있는 재벌신문들은 한계가 분명하게 있어요. 매체 자체가 총수가 가진 이익에 복무할 수밖에 없거든요. 미국의 <뉴욕 타임스>처럼 오랫동안 언론에 대한 철학을 가진 가문이 경영과 편집을 철저히 분리해 가면서 해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요. 언제든지 지배하고 있는 총수가 자기 의지를 편집에 관철시킬 수 있는 구조죠. 그런 의미에서 뿌리라는 걸 절대로 간과할 수 없다고 봐요.

 

종편이 가지는 태생적 한계가 있다는 말씀이시죠.


김용진: 원론적인 이야기지만 종편의 뿌리를 잊어서는 안 됩니다. 지난해 하반기에 일부 박근혜 정권과 각을 세웠던 측면이 있지만요. 그 부분은 대한민국 사회를 장악해온 일종의 이익동맹들 사이에 균열이 생긴 결과로 보아야 할 거예요. 종편 입장에서도 박근혜 편을 계속 들다가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겠어요? 어쨌든 정권 자체가 기득권의 이득을 보장해줄 능력이 떨어진 정권이라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에 엄호를 해주고 정당성을 찾아주려고 하다보면 우리까지 망하겠다는 위기의식이 있었겠죠. 그러므로 종편의 뿌리가 변할 수는 없다는 생각을 해요.


최승호: 이번에는 상업적으로도 이해할 수 있어요. <KBS>, <MBC> 같은 공영방송은 사장의 재산이 아니잖아요. 그게 사장의 재산이라면 절대로 그렇게 운영하지 않을 거예요. 그런데 자기 재산이 아니고 당장 몇 년 동안만 사장으로 있으면서 해먹고 가면 되잖아요. 그러니까 이런 식으로 하는 거예요. 대통령한테만 충성을 다하면 어쨌든 임기는 보장이 되거든요. 마지막 순간까지 대통령한테 충성을 다하는 게 자신의 할 바라고 생각하는 거죠. 반대로 종편 같은 매체는 총수가 이익을 얻어야 하잖아요. 그렇지 않아도 젊은 사람들은 종편을 안 보고, 국민들이 이렇게 화가 나 있는데 박근혜 정부와 계속 같이 간다는 건 상업적인 자살행위였던 거예요. 더 이상 함께 갈 수가 없는 거죠. 그렇지만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다시 돌아가고 있잖아요. 역시 자신들의 이익에 충실한 쪽으로 가지 않겠는가 생각해요. 

 

다른 종편과 <JTBC>는 또 조금 다른 것 같은데요. 이건 어떻게 보세요?


최승호: 상업적인 선택을 <JTBC>는 약간 다른 쪽으로 설정을 한 거죠. <TV조선>이나 <채널A>, <MBN>이 오른쪽을 장악하고 있잖아요. 그런데 사실 그쪽이 장사가 안 되는 곳이에요.(웃음) 대부분 고령의 인구가 보는 매체니까요. 광고도 그렇게 돈이 안 되고 적자가 계속 날 수 있죠. 그렇지만 이쪽은 공영방송이 망가진 상태이기 때문에 블루오션이라고요. 젊은 사람들이 많이 보고, 광고도 많고요. 그러니까 <JTBC>는 이쪽으로 가려고 할 거예요. 그렇지만 이게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보장할 수가 없는 거고요. 그곳도 원래 뿌리는 <중앙일보>인데 그곳은 나름대로 보수적인 색채도 굉장히 많은 매체니까요.


김용진: 상업언론, 오너가 있는 언론은 어쨌든 지금 환경에서 최대한 영향력을 발휘하거나 최대한 이익을 확보하기 위해서 굉장히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거예요. 최순실 당시가 그랬고, 정권이 바뀐 이후에도 그렇겠죠. 만약 그들이 갖고 있는 기득권 토대에 위해가 가해지거나 영향이 축소되는 부분들이 발생한다면 그 매체의 힘을 이용해서 또 최대한 방어를 하려고 하겠죠. 그건 합리적인 선택인데요. 웃긴 것은 정작 공영방송은 그런 합리적인 선택을 못한다는 사실이겠죠. 언론이란 기본적으로 신뢰를 먹고 사는 건데 스스로 신뢰를 망가뜨리면서 어떻게 하려는 건지 말이에요. 공영방송에 대한 의식이 없는 거죠.


최승호 PD “권력을 비판하기는 쉽다, 어려운 것은 진실이다”- ②에서 계속 됩니다.

 

 

 

<채널예스> 베스트 기사를 댓글로 알려주세요! (~6월 30일까지)

 

http://ch.yes24.com/Article/View/33720
위 링크 하단에 댓글로 ‘2017년 기사 중  가장 좋았던 기사 1개’를 꼽아주세요!
해당 기사 URL과 이유를 댓글로 남겨주시면, 1회 응모시마다, YES포인트 200원을 드립니다.

 

자세한 내용은 링크 클릭!



 

 

뉴스타파, 포기하지 않는 눈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뉴스타파) 저 | 책담
이 책은 지난 5년간 이전 두 정권의 그러한 유산들을 집요하게 파헤친 뉴스타파의 대표 탐사기획 결과물이다. 1부 ‘MB의 유산’, 2부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 3부 ‘내 세금 어떻게 쓰이나’, 4부 ‘원전 묵시록’, 제목만 들어도 적지 않은 무게감이 전해지는 주제들로 구성했다.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포스트를 | 추천 0        
[스크랩] 반 클라이번 콩쿠르 우승, 선우예권은 누구인가 | 기본 카테고리 2017-06-29 00:20
http://blog.yes24.com/document/9721022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http://ch.yes24.com/article/view/33608

201601250536021185886.jpg

출처 : MOC 프로덕션

 

6월 10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텍사스 포트워스에서 열린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선우예권의 이름이 불렸다. 2009년 손열음이 2위를 한 이래 한국인 최초의 우승이다.


이번 반 클라이번 콩쿠르 무대에서 선우예권은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30번, 프로코피에프 피아노 소나타 6번과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 등을 준결선에서 연주하고, 드보르작 피아노 오중주와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3번을 결선 곡으로 연주했다. 시대와 작곡가를 넘나드는 폭넓은 레퍼토리였다.


4년에 한 번 열리는 반 클라이번 콩쿠르는 ‘북미의 쇼팽 콩쿠르’로 불리는 등 권위있는 콩쿠르 중 하나다. 5만 달러의 우승 상금과 음반 발매, 미국 전역 투어 기회 등 신예 피아니스트들에게는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하기도 한다. 이번 콩쿠르에서는 대륙별로 예선을 통과한 서른 살 이하 피아니스트들이 참가해 결선에 6명이 올랐다. 선우예권도 그중 한 명이었다.


이미 2014년 한국인 최초로 방돔 프라이즈(베르비에 콩쿠르) 1위 수상으로 한국 음악계를 놀라게 했던 선우예권의 수상 경력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2009년 인터라켄 클래식 국제 음악 콩쿠르 1위, 2010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입상, 2012년 윌리엄 카펠 국제 피아노 콩쿠르 1위, 2012년 피아노 캠퍼스 국제 콩쿠르 1위, 2013년 센다이 국제 음악 콩쿠르 1위 등 한국인 피아니스트로서 최다 국제 콩쿠르 1위 입상 기록을 자랑한다.


선우예권은 예원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서울예고를 수석 입학한 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전액 장학생으로 커티스 음악원에 입학해 라흐마니노프 상을 받으며 졸업하고 줄리어드 대학원, 매네스 음대 전문연주자과정을 차례로 졸업한 후 현재는 독일에서 하노버 국립음대 연주자과정을 밟으며 베른트 괴츠케에게서 배우고 있다. 주로 실내악에 많은 관심을 두고 중남미 투어 연주, 베이 체임버 콘서트 섬머 시리즈, 예루살렘 콰르텟과 피아노오중주 등을 작업했다.


음반으로는 2014년 일본의 Fontec Label로 두 장의 음반을 발매했으며, 한국 음반으로는 KBS 주관 <한국의 클래식, 내일의 주역들> 음반이 있다. 현재 독일 저먼 피아노 포럼 소속으로 전세계를 무대삼아 활발히 활동 중이다.


한국에서는 11월 15일 성남아트센터에서 열리는 <2017 마티네 콘서트>, 11월 23일에 열리는 <벤저민 베일만 Violin 선우예권 Piano>, 12월 20일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선우예권 피아노 리사이틀> 등의 무대에서 선우예권을 만나볼 수 있다.


 

▶ 기획전 보러가기(PC)

 

▶ 기획전 보러가기(모바일)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포스트를 | 추천 0        
[스크랩] 제목 좋아! 표지 좋아! 글도 좋아! | 기본 카테고리 2017-06-28 00:04
http://blog.yes24.com/document/9718714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http://ch.yes24.com/article/view/33382

정치인 외모 논쟁이 뜨겁다. 공유, 조인성, 정우성 사진을 따로 찾아볼 필요 없이, 정치 뉴스를 봐도 된다며 반색하는 사람이 많다. 누구는 손가락질을 한다. 비판을 해야 할 대상을 두고 왜 외모를 찬양하느냐며. 필자는 예쁜 표지를 가진 책들을 사랑한다. 북디자이너의 애정이 보이는 책들을 사랑한다. 왜냐, 대체로 표지가 예쁜 책들이 내용도 좋다. (물론 100%는 아니다. 잘생긴 정치인이 정치도 잘한다는 뜻도 아니다. 다만 외모를 이야기할 때, 내면은 무시하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한 유명 맛칼럼니스트는 말했다. “맛있는 라면집에 가면 단무지도 맛있다.” 근래 나온 책 중 제목도 표지도 내용도 좋은 책을 골랐다.

 

 

표지.jpg

 

1.jpg

 

2.jpg

 

3.jpg

 

4.jpg

 

5.jpg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포스트를 | 추천 0        
[스크랩] 우울해 죽겠는데 책이 눈에 들어오니? | 기본 카테고리 2017-06-27 00:01
http://blog.yes24.com/document/9716700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http://ch.yes24.com/article/view/33723

말조심 좀 했으면 좋겠다. 사람들이. 상대는 잘못을 ‘1’했는데, 왜 ‘10’으로 받아치나. 적당히 화내는 법도 필요하다. 거리를 걷다 보면 인상을 팍 찌그린 사람들이 보인다. 왜 그럴까, 뭐가 힘들까. 힘들어도 곁에 있는 사람이 따뜻한 말 한 마디 건네주면, 마음이 풀리는 게 사람이다. 그렇지 않은 사람 물론 있다. 뭐든지 큰 성과만 추구하는 사람. 뭐, 그런 사람은 어쩔 수 없다. 행복의 기준이 다르니까. 우울한 사람이 많은 6월. 우울할 땐 단 음식을 먹는 게 최고인데, 책을 추천하려니 키보드를 치고 있는 내 손이 부끄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로가 되는 책들이 있다. 사람들의 말에 귀를 닫고 싶을 때, 홀로 조용한 카페에 앉아 책을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표지.jpg

 

 

혼읽책1번 최종.jpg

 

 

2.jpg

 

3.jpg

 

4.jpg

 

5.jpg

 

 

1. 음의 일기』

 

펜을 들기 어려운 시대. 하지만 펜을 들면 치유 효과가 있다. 저자 박민근은 10대 후반, 화가의 꿈을 포기하면서 독서와 글쓰기가 큰 위로가 되었다고 한다. 지금도 새벽마다 매일 2시간씩 글을 쓴다. 나를 정확하게 아는 것만큼 인생에 큰 지혜가 없다. 아무도 묻지 않는 나에 관한 비밀 이야기를 적어보자. (박민근 저, 생각속의집)
 

2. 느리고 불편하고 심심한 나라』

 

우울해 죽겠다는데 기자의 칼럼집을 읽으라고? <한겨레> 권태호 기자가 쓴 첫 책. 사회, 언론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분명 위로를 얻을 수 있다. 저자는 말한다. “흩어져 있는 글들을 추려 보니, 말하고자 하는 바가 세 가지”라고. “세금 더 내자, 덜 입고 덜 먹자. 다만 마음은 편하게 살자.” 최근에 이것보다 더 뛰어난 명언을 나는 본 적이 없다. (권태호 저, 페이퍼로드)

3. 한 걸음씩 걸어서 거기 도착하려네』

 

마음이 편안하지 않을 때, 잘 쓴 산문을 읽으면 속이 맑아진다. 차분해진다. 시인 나희덕의 세 번째 산문집 제목은 그의 시 「길을 그리기 위해서는」의 마지막 시구다. 제목만 천천히 읽어보자. 한 걸음씩 걸으면 도태된다는 세상의 목소리를 무시하고서. 우리의 도착점이 꼭 같아야 하는 것 아니니까. (나희덕 저, 달)

 

4. 너에게 행복을 줄게』

 

화가 강진이는 편집자로부터 책 제목을 제안 받고, 이렇게 말했다. “제가 어떻게 감히 행복을 줘요. 그리고 ‘줄게’는 반말인데요.” 이 말을 듣고 필자는 한참 생각했다. 화가가 어떤 마음으로 그림을 그렸을지. 강진이 화가의 순한 그림을 보다 보면, 녹록하지 않은 내 삶도 이겨낼 수 있을 것만 같다. 고단한 육아, 살림을 하고 있는 아내에게 선물하면 더없이 좋을 책. (강진이 저, 수오서재)

5. 허먼과 로지』

 

서울에 올라오면 좀 다를 줄 알았는데. 너무나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에 숨쉬기 어렵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정당한 보상을 받는 것이 이렇게 힘들까. 실적이 낮다고 회사에서 쫓겨난 ‘허먼’, 클럽이 문을 닫으며 일자리를 잃은 ‘로지’. 두 사람은 과연 이 도시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자꾸만 읽게 되는 그림책. 시드니도 서울과 다르지 않구나. (거스 고든 저, 그림책공작소)

 

<채널예스> 베스트 기사를 댓글로 알려주세요! (~6월 30일까지)

 

http://ch.yes24.com/Article/View/33720
위 링크 하단에 댓글로 ‘2017년 기사 중  가장 좋았던 기사 1개’를 꼽아주세요!
해당 기사 URL과 이유를 댓글로 남겨주시면, 1회 응모시마다, YES포인트 200원을 드립니다.

 

자세한 내용은 링크 클릭!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포스트를 | 추천 0        
[스크랩]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심연을 건너간 뒤, 우리가 보게 되는 것 | 기본 카테고리 2017-06-26 08:52
http://blog.yes24.com/document/9714870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http://ch.yes24.com/article/view/33647

13191188.jpg

 

예기치 않은 사고가 벌어졌을 때, 남은 가족들은 가정(假定)의 지옥에서 헤매게 된다는 사실을 나는 2000년 7월 14일 부일외고 수학여행 참사에서 살아남은 한 생존자가 세월호 희생자와 실종자, 그 친구와 가족들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 쓴 글을 통해 알게 됐다. 그 글에는 “살아 있는 사람도 돌봐주세요.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생존자가 살아남았기 때문에 견뎌야 하는 처벌이 죄책감입니다. 내가 보내지 않았다면, 내가 가지 말라고 붙잡았더라면, 이 지긋지긋한 ‘만약에’라는 가정이 평생을 따라다니면서 가슴팍을 짓누르며 숨도 쉴 여지를 주지 않습니다.”라고 씌어 있었다.

 

내게도 잠 못 들던 밤들이 있었으므로 부정하는 가정의 화법이, 즉 ‘~하지 않았더라면’이라고 시작하는 화법이 얼마나 고통스러울지 짐작이 간다. 이런 화법을 사용하는 사람은 ‘~하지 않았더라면’을 전제한 세계, 그러니까 이제는 결코 도래하지 않을 세계를 간절히 그리워할 수밖에 없다. 그런 그에게 지금의 이 현실은 그 세계로부터 추방된 곳, 그러니까 유배지, 혹은 감옥이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가정법을 사용하지 않아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사람들에게는 가정의 고통은 실체를 지니지 못한다. 가장 고통스러운 순간의 이웃에게 우리가 어떤 위로도 건넬 수 없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위로가 불가능하다면, 더 이상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겠는가?

 

위로가 불가능하다면 무엇을 더 할 수 있을까?


이런 질문에 한없이 무기력해지던 어느 날, 나는 엠마뉘엘 카레르의 장편소설 『나 아닌 다른 삶』을 읽었다. 소설의 첫 문장은 다음과 같다. “해일이 밀어닥치기 전날, 엘렌과 나는 헤어지자고 얘기했었다.” 몇 페이지를 더 읽으면 여기서 말하는 해일이 2004년 크리스마스 다음 날 스리랑카, 몰디브, 인도, 태국, 말레이시아 등 인도양 주변 국가로 밀어닥쳐 28만 명이 넘는 인명 피해를 발생시킨 쓰나미를 말하며, 다행히도 그들과, 각자 데려온 두 아이들은 죽음을 면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여기서 이야기가 끝나는 소설도 있겠지만, 이 소설은 해피엔딩으로부터 시작한다.

 

그럼 물어보자. 앞에서 ‘다행히도’라고 썼지만, 정말 다행일까? 맞다. 정말 다행이다. 소설을 읽으며 내가 이런 말을 중얼거릴 수 있는 까닭은 엠마뉘엘 카레르의 작품들이 위치한 독특한 지점 때문이다. 『나 아닌 다른 삶』은 소설이면서도 소설이 아니다. 실제로 엠마뉘엘 카레르가 겪은 일을 다큐멘터리처럼 그대로 옮겼기 때문이다. 소설 속 내용을 그대로 믿자면, 전작인 적』이나 『러시아 소설』과 달리, 이 소설만은 등장하는 사람들에게 원고를 미리 보여주며 고치고 싶은 만큼 고쳐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그래서 소설을 읽다보면, 초고의 여백에 등장인물들이 남긴 메모가 본문 속으로 들어오기도 한다. 요컨대 소설적 다큐멘터리인 셈이다.

 

소설적이라고 말할 때 나는 세 가지를 염두에 두고 있다. 우선, 글을 잘 썼다. 소설가란 형식적으로 우아하고 감정적으로 균형 잡혔으며 논리적으로 거슬리지 않는 문장들로 책 한 권을 쓸 수 있는 사람을 뜻하니까. 둘째, 그는 자신이 쓴 모든 문장의 의미를 이해하고 있다. 다큐멘터리 작가라면 이 소설의 화자처럼 등장인물의 마음속을 마음대로 넘나들 수 없으리라. 그렇다면 소설가가 신이라도 된단 말인가? 그런 뜻이 아니다. 내가 말하고 싶은 건 소설가란 자신이 안다고 확인한 것만을 문장으로 남기기 때문에 마치 모든 것을 아는 사람처럼 보일 뿐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그렇다면 카레르는 이 소설을 쓰지 말았어야만 했다. 아니, 쓸 수 없었어야만 했다. 왜냐하면 소설의 앞부분, 그러니까 같은 호텔에 머물다가 세살배기 딸 쥘리에트를 잃은 제롬과 델핀 앞에서 그는 “어마어마한 간극이 존재했다. 그녀와 우리 사이에는 도저히 건널 수 없는 깊은 심연이 놓여 있었다.”라고 쓰고 있기 때문이다. 그 심연 이쪽에서 자신들이 살아남았다는 사실은 헤어지려고 했던 엘렌과 카레르를 강하게 묶어버린다. 그래서 가족을 잃은 타인의 슬픔 앞에서 두 사람은 서로 더욱 사랑하게 된다는,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아이러니를 맛본다. 그래, 좋다. 다 좋다. 그들로서는 다행이다. 그러나 소설만은 쓰지 말았어야만 하는 것 아닌가?

 

이동 중에 차에서 내려 길가에서 다 같이 담배를 피우고 있는데, 필리프가 갑자기 나를 한쪽으로 따로 부르더니 물었다. 자넨 작가 아닌가, 이 얘길 책으로 쓰겠지?
너무 느닷없는 질문이었고, 나는 미처 거기까지는 생각지 못했었다. 지금으로서는, 아니라고, 나는 대답했다.
자네가 꼭 써야 하네, 필리프가 재차 말했다, 내가 말이야, 글솜씨가 있으면 내가 쓰겠는데 말이야.
그럼 한번 해보시죠. 저보다 더 적임자시죠.(73쪽)

 

그렇게 말하는 소설가를 필리프는 회의적으로 바라보지만, 1년 뒤 그 일을 써서 책으로 펴낸 사람은 소설가가 아니라 아이의 외할아버지인 필리프다. 심연과 맞닥뜨렸다면, 그래서 그 너머를 알 수 없다면, 소설가는 그 너머에 대해 쓸 수 없다는 사실을 누구보다도 카레르 자신이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애당초 그에게는 이 일을 소설로 쓸 생각이 전혀 없었던 셈이다. 하지만 그로부터 5년이 지난 뒤, 그는 이 소설을 썼다. 그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나 아닌 다른 삶』은, 자신이 왜 이 소설을 썼는지를 설명하기 위해 쓴 소설인 셈이다. 여기에 바로 내가 ‘소설적’이라고 말하는 세 번째 이유가 있다.

 

소설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 세 가지 이유

 

350쪽이 넘는 소설에서 지진 해일로 딸을 잃은 젊은 부부를 심연 너머로 바라보는 장면은 80쪽까지다. 그다음은 공교롭게도 해일에 휩쓸려 죽은 아이와 이름이 같은, 엘렌의 여동생 쥘리에트에 관한 이야기다. 파리로 돌아왔을 때, 엘렌은 여동생 쥘리에트의 암이 재발했다는 전화를 아버지에게서 받는다. 카레르가 그녀에 대해 아는 것이라고는 소녀 시절 한 차례 암을 앓았다는 것, 목발을 짚고 다닌다는 것, 직업이 판사이며 비엔에서 가까운, 이제르 지방 어딘가에 살고 있다는 것이 다였다. 그리고 세살배기 쥘리에트의 죽음과 마찬가지로 암에 걸린 그녀와 카레르 사이에도 심연이 가로놓여 있다는 것.

 

그 전해 여름에 찍은 내 영화가 칸 영화제에 초청을 받았다. 내가 한창 스스로를 명석하고 중요한 사람이라 생각해 우쭐해할 때였고, 촌구석의 볼품없는 집에 사는 처제뻘 되는 사람이 암에 걸린 생각을 하면, 물론, 가슴은 아팠지만,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었다. 꺼져가는 그녀의 삶은, 활짝 열려 뻗어나가는 듯한 내 삶과는 무관했다.(85쪽)

 

그리고 다들 예감한 대로 쥘리에트는 서른세 살의 나이로 숨을 거둔다. 그러나 그녀와 함께 비엔 소법원에서 판사로 일했던 동료, 그 역시 젊었을 때 암에 걸린 적이 있고, 그 때문에 한쪽 다리를 절단한 바 있는 에티엔을 만나기 전까지는 이 죽음의 이면에 또 어떤 도래하지 않은 세계가 숨어 있는지에 대해서는 카레르가 알기 어렵다. 그 외다리 판사는 가정법으로만 존재하는 세계의 환상이 모두 사라지고 자신이 앞으로 죽는 게 거의 확실하다는, 그게 바로 자신의 앞에 놓인 현실이라는 사실을 막 깨닫고 나서 혼자 병원에서 처음 맞는 밤에 대해 말한다. 그리고 사람들이 다 보는 앞에서, 눈을 똑바로 응시하며, 집을 나서는 카레르에게 이렇게 말한다.

 

“한번 생각해보세요, 그 첫날 밤의 이야기 말입니다. 당신을 위한 것일 수도 있으니까요.”(124쪽)

 

그날 밤, 그러니까 쥘리에트가 암으로 숨을 거두고 처음으로 맞는 밤, 카레르는 이 소설을 쓰겠다고 결심한다. 그러고 나서 그는 작가의 도구인 펜과 노트를 들고 쥘리에트의 주변 인물들을 찾아다녔는데 다시 만난 에티엔에게서 그 첫날 밤의 경험에 대해 듣는다. 암에 걸렸다는 말을 듣고 혼자 보내던 첫날 밤에 에티엔은 자신의 내부에서부터 장기며 척추며 뇌를 갉아먹는 쥐를 상상한다. 그런데 카레르는 이 비유에 익숙했다. 그의 경우에는 쥐가 아니라 여우였다. 에티엔은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서, 카레르는 라틴어 시간에 배운 스파르타인 꼬마의 이야기에서 그 동물들의 이미지를 가져왔다. 각자 가진 이 내부의 적이 아이러니하게도 심연 너머 타인에게 건너갈 수 있는 외줄이 된 셈이다.

 

그러면서 이야기는 이제르 지방의 군청 소재지인 인구 3만의 도시 비엔의 두 판사가 대출업체의 덫에 걸려 지옥과도 같은 채무불이행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가난한 사람들을 어떻게 도왔는지를 뒤쫓는다. 에티엔과 쥘리에트가 한 일을 사법정의의 관점에서 볼 수도 있으리라. 하지만 에티엔의 역할을 설명하며 카레르가 예를 든 보도 검사의 연설은 그게 단순히 기계적인 정의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1974년 마르세유 지방 검찰청에 재직하던 보도 검사는 젊은 판사들을 대상으로 다음과 같은 연설을 했다고 한다.

 

편파적이 되십시오. 무게가 같지 않은 강자와 약자, 부자와 빈자 간의 균형을 유지하려면 한쪽으로 추를 기울여야 합니다. 남자보다는 여자에게, 채권자보다는 채무자에게, 사주보다는 노동자에게, 사고 운전자의 보험회사보다는 사고 피해자에게, 경찰보다는 도둑에게, 법원보다는 소송인에게 우호적인 선입관을 가지십시오. 법은 해석하는 것입니다. 법은 여러분들이 읽고자 하는 대로 읽힙니다. 도둑질한 사람과 도둑맞은 사람을 놓고 도둑맞은 사람을 처벌하는 걸 두려워하지 마십시오.(216~217쪽)

 

약하고 가난하고 아픈 자들을 향한, 이토록 편파적인 판단은 어떻게 가능했던 것일까? 보도 검사가 어떻게 이런 태도를 지니게 됐는지는 소설에 나오지 않지만, 에티엔과 쥘리에트의 경우는 223쪽부터 그다음 쪽에 걸쳐, 이 소설에서 가장 멋진 간주 부분으로 설명된다. 즉 쥘리에트를 처음 만났을 때, 목발을 짚고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그녀를 보고 에티엔은 생각했다. ‘좋았어! 절름발이 여자.’ 두 사람은 다리 저는 일을 통해 둘 사이의 심연을 건너간 것이다. 카레르가 자기 안의 여우를 통해 에티엔의 쥐를 이해한 것처럼. 이렇게 가장 아픈 부분을 통해 타인에게 건너갈 수 있다면, 판사는 판사의 일을 할 수 있고, 소설가는 소설가의 일을 할 수 있다. 그래서 이 소설의 감동은 이제부터다.

 

슬픔도 이처럼 씩씩한 리듬일 수가 있어


이 글을 쓰느라 다시 읽으며, 아주 오랜만에 나는 소설 속으로 푹 빠져드는 경험을 했다. 쥘리에트가 에티엔에게 했다는 다음과 같은 말을 읽었을 때.

 

열일곱 살까지는 춤을 췄어요. 아직 얼마 춰보지도 못했는데, 열일곱에 다시는 춤을 출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죠. 지난달에 시아주버니 결혼식에 갔는데, 다른 사람들이 춤추는 모습을 보고 있으려니까 부러워 죽겠는 거예요. 웃고는 있었죠.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이니까요. 그 자리에 있는 게 행복했으니까요. 그런데 어느 순간, 이 두 다리가 멀쩡하던 시절에 수없이 들었던 ‘YMCA’가 갑자기 들리는 거예요, 아시죠? 와아이-엠-씨에이! 그 노래가 나오는 5분 동안 노래에 맞춰 춤을 출 수만 있다면 아마도 기꺼이 제 인생에서 10년은 떼줬을 거예요.(261~262쪽)

 

또 쥘리에트가 죽은 뒤, 남편인 파트리스가 그녀를 기억하는 가족들과 친구들을 위해 슬라이드를 만든다는 이야기를 듣고 에티엔이 다음과 같이 말할 때.

 

존재하지 않는 사진이니까 당신이 만드는 슬라이드에는 들어갈 수 없겠지만, 나한테 딱 한 장만 고르라고 하면, 고르고 싶은 사진이 있어요. 기억할지 모르겠는데, 우리 넷이서 리옹에 있는 극장에 공연을 보러 간 적이 있었어요. 쥘리에트하고 당신, 나탈리와 나 이렇게. 우리가 먼저 도착해서 로비에서 당신들을 기다리고 있었어요. 당신들이 극장 안으로 들어서는 모습이 보였어요. 당신이 그녀를 안아서 함께 높은 계단을 올라왔어요. 그녀는 당신 목에 팔을 두르고 있었어요. 웃고 있었죠. 아름다웠어요. 행복해 보이기만 한 게 아니라 자랑스러워 보였으니까요. 그것도 아주 많이. 당신 역시 자랑스러워 보였어요. 다들 두 사람을 쳐다보면서 길을 비켜주더군요.(353쪽)

 

그러니까 자신들의 가장 아픈 부분들을 통해 서로를 가르는 심연을 건너간 사람들이 보게 되는 것은, 고통과 불행이 아니라 사랑이라는 것, 웃음이라는 것, 그리고 아름다움이라는 것. 그리고 그 사랑과 웃음과 아름다움 안에서 그들은 누구보다도 강하고 건강하다는 것. 여기까지 읽고 나면 어안이 벙벙해진다. 어느 틈엔가 이야기가 이렇게 바뀌게 된 것이 마치 마술과도 같아서. 이것이 이 다큐멘터리를 ‘소설적’으로 만든 세 번째,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이유다. 그래서 이 글은 캐나다의 싱어송라이터 레이프 볼르벡의 ‘Elegy’를 들으며 끝낸다. 슬픔도 이처럼 씩씩한 리듬일 수가 있어서. 이 리듬은, 말하자면 노래하는 사람의 마술이라서.


 

 

나 아닌 다른 삶 엠마뉘엘 카레르 저 / 전미연 역 | 열린책들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벌어지는 비극에 대처하는 인간의 모습, 그 속에서 더욱 빛나는 삶에 대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지진 해일로 숨진 세 살 소녀 쥘리에트와 서른셋에 암으로 숨진 여판사 쥘리에트. 작가는 실제로 목격했던 두 쥘리에트의 죽음을 다루고 있다.

 

<채널예스> 베스트 기사를 댓글로 알려주세요! (~6월 30일까지)

 

http://ch.yes24.com/Article/View/33720
위 링크 하단에 댓글로 ‘2017년 기사 중  가장 좋았던 기사 1개’를 꼽아주세요!
해당 기사 URL과 이유를 댓글로 남겨주시면, 1회 응모시마다, YES포인트 200원을 드립니다.

 

자세한 내용은 링크 클릭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포스트를 | 추천 0        
1 2
진행중인 이벤트
나의 북마크
이벤트 세상
트랙백이 달린 글
내용이 없습니다.
스크랩이 많은 글
내용이 없습니다.
많이 본 글
오늘 19 | 전체 56167
2007-01-19 개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