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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제와 조화 | 예술/문학/여행 2010-03-31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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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런던의 잇 스타일 인테리어

니코 웍스,이가타 게이코 공저/나지윤 역
나무수 | 2010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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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은 사실 실수로 고른 것이다. 평소 영국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영국사람들은 집을 어떻게 꾸미고 사는가 알고 싶었다. 물론 이책은 그런 책이다. 그러나 이책은 영국인의 평균적인 집안 인테리어를 볼 수 있는 책은 아니다.

이책이 보여주는 집들은 거의 미대를 나와 디자인 관련 직업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거주지이다. 전문적인 시각적 훈련을 받은 사람들이 평균적이랄 수는 없다. 이책은 인테리어 잡지에 피쳐로 소개되는 탐방기사를 대상을 영국 런던으로 한정시켜 책으로 묶은 것과 비슷하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책에는 영국인의 특징이 드러난다. 우선 모든 경우에 벼룩시장에서 구한 골동품들이 첨단제품들과 어울린다. 역사와 전통을 사랑하는 영국인들다운 감각이다.

두번째 특징으로는 영국인들의 클래식한 감성을 들 수 있다. 투톤으로 한정되는 컬러 팔래트가 그 예이다. 물론 이책의 처음에는 인도나 아프리카 사람의 집인가 의심스러운 색동으로 울긋불긋한 믹스&매치 스타일로 정신없는 사람들의 집부터 소개된다. 요즘의 캐주얼 스타일에 많이 볼 수 있는 감각이다. 그러나 뒤로 갈 수록 이책이 보여주는 집들은 절제와 조화를 중시하는 클래식의 감각이다.

인테리어에 신경을 쓰고 사는 사람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예를 들면서 설명하기는 힘들다. 영국인들의 클래식 감각을 다른 예로 들어 설명해보자.

정장의 클래식 스타일이 완성된 곳은 영국이다. 한국에서야 대부분 미국식을 따르기 때문에 클래식 스타일로 입는 사람을 보기 힘들지만 유럽에선 영국에서 완성된 클래식 스타일이 대세이다.

모든 클래식이 그렇듯이 영국식 스타일의 요점은 절제와 조화이다. 네이비, 차콜 (블랙은 엉뚱하게 끼어든 최근의 추가이다)이 정장의 기본 컬러로 정착된 것은 19세기였고 이후 슈트의 기본컬러가 되었다.

어두운 뉴트럴 컬러를 기본 컬러로 선택한 것은 비즈니스의 기본인 신뢰를 나타내는 것이며 신뢰는 절제에서 나온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러나 지나친 절제는 삭막해진다. 생동감을 드러내고 개성을 드러낼 포인트가 필요하다. 포인트를 어디다 둘 것인가가 미국식과 영국식의 차이이다.

미국식은 넥타이를 포인트로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의 거리든 한국의 거리든 남자들의 넥타이는 색동으로 울긋불긋하다.

그러나 영국인들은 셔츠를 포인트로 생각한다. 진정한 포인트는 옷이 아니라 옷을 입는 사람이며 사람의 포인트는 얼굴이다. 그러므로 의복의 포인트는 얼굴의 액자라고 할 수 있는 셔츠가 되어야 한다. 얼굴에 가장 가까운 셔츠가 눈길을 끌면 자연히 얼굴에 시선이 집중된다. 그러므로 의복에서 포인트가 되는 셔츠에(넥타이가 아니라) 가장 밝은 가장 채도가 높은 컬러를 쓴다는 것이다.

영국에서 가장 어두운 색이랄 수 있는 네이비 넥타이가 흔히 쓰이는 이유이다. 넥타이는 슈트에서 가장 처음 눈길을 끄는 부분에 있다. 그러나 여기가 명도가 높고 채도가 높다면 옷을 입는 사람이 아니라 옷이 주인공이 된다. 영국인의 눈에 미국식은 절제를 잊어버려 주객이 전도된 몰상식이다.

그리고 미국식의 또 하나의 문제는 조화도 없다는 것이다. 넥타이가 밝아지고 눈에 띄게 되면서 옷의 나머지 부분과의 조화가 깨진다. 넥타이는 위치상 가장 시선의 면적이 큰 부분이다. 그러므로 그 부분은 전체의 무게중심이 되어야 하므로 어둡고 가라앉는 즉 튀지 않아야 제 구실을 할 수 있다.

셔츠가 포인트가 넥타이가 포인트인가는 원칙이 정립되어 있는가 아닌가의 문제이며 절제와 조화를 통해 가장 중요한 것을 강조하기 위한 전략이다.

이책에 등장하는 인테리어들은 그런 감각이 살아있다. 물론 그 인테리어들에서 어떤 디자인적인 일관성을 보기는 힘들다. 그러나 바로 그것이 영국인들의 감각을 보여조는 것이다. 장소와 조화되고 그러면서 그 장소의 주인이 누구인가를 드러내는, 즉 개성을 드러내는 디자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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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 2.0의 의미 | 인문/사회/역사 2010-03-29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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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집단 지성이란 무엇인가

찰스 리드비터 저/이순희 역
21세기북스 | 2009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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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의 주제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집단지성이다. 그러나 진짜 주제는 웹2.0이다.

웹2.0이란 말이 유행한지도 몇년이 지났지만 그 진짜 의미에 대해서 제대로 설명하는 사람이 드물다고 저자는 말한다. 보통 웹2.0이라 하면 블로그를 떠올리고 사이월드와 같은 커뮤니티를 떠올린다. 그러나 저자는 웹2.0의 상징은 그런 것보다 위키페디아와 구글이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웹2.0의 정신은 본질은 집단지성이라고 저자는 보기 때문이다.

리눅스와 위키페디아에 구현된 것은 컴퓨터 산업을 가능하게 했던 두가지 정신의 한축이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리고 그 정신의 대립은 홈브류 커뮤니티에서 빌 게이츠가 시작한 논쟁으로 구체화되었다.

빌 게이츠가 처음 내놓은 상업적 소프트웨어는 아타리 컴퓨터를 위한 베이직 언어툴이었다. 70년대 아타리를 비롯한 PC의 출현은 메인프레임이나 미니컴퓨터와 같은 기업의 손에서 컴퓨터를 개인사용자의 손에 쥐어주었다. 

기업의 IT문화와 달리 개인사용자들을 지배하던 문화는 히피로 대표되는 반문화였다. 반문화의 정서에서 프로그램은 마땅히 공유되어야 하는 것이었고 빌 게이츠가 만든 베이직 언어툴은 복제되어 퍼져나갔다.

빌 게이츠는 공개서한에서 논쟁을 시작한다.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프로그래머는 자신의 노동을 들인다. 그러나 공짜로 복제한다면 어떻게 그 노동을 보상할 것이며 생계가 보장되지 않는다면 로그램의 지속적인 업데이트는 어떻게 이루어지겠는가? 노동에 대한 보상은 혁신을 위해서 필요한 것이다.

타당한 논리이다. 그러나 홈브류 커뮤니티의 정서에는 맞지 않았다. 그러나 그후 산업을 지배한 것은 빌 게이츠의 논리였다.

그러나 인터넷의 등장으로 상황이 바뀌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인터넷의 시작이 학자들의 공동체라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저자는 말한다. 학자들은 이름을 먹고 사는 사람들이다. 동료들에게 인정받는 것이 금전적인 보상보다 중요하다. 그들은 자신의 이름을 내걸 수 있는 조건이라면 공짜로 자신의 작업을 공유한다. 학문의 발전은 그런 공유에 의해 가능했다고 저자는 말한다. 다른 동료의 작업에 작은 개선을 하고 그런 개선이 쌓여 획기적인 업적이 이루어지는 방식. 그것이 학문의 세계에서 혁신이 이루어지는 방식이다.

이러한 방식이 특허나 저작권과 같은 보호장치로 쪼개지고 가로막힌 상업적 혁신의 방식보다 우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는 그예로 증기기관의 예를 든다. 제임스 와트가 증기기관을 만들었을 때 그의 발명 자체부터가 그가 일하던 탄광지역에 이미 있던 것을 개량한 것이엇다. 그러나 제임스 와트는 자신의 발명(실제로는 개량)을 특허권으로 묶어놓고 자신의 상품에 어떤 개량도 할 수 없게 막았다. 그의 장치는 불완전했다. 사용자들은 개량을 요구했으나 독점권을 가진 와트는 그럴 동기가 없었다. 그러다 지역의 기술자들이 그의 장치를 개량했다. 그 개량자는 특허권을 요구하지 않았다. 그의 개량을 기초로 다른 기술자들이 개량을 더햇고 그런 개량들이 겹쳐져 증기기관이 실용화될 수 있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증기기관 자체가 집단지성의 산물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공유의 정신을 구현한 것이 인터넷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인터넷의 공유정신이 본격적으로 구현한 것이 위키페디아이며 그것은 집단지성의 대표적인 예라는 것이다.

집단지성이 실현되기 위해 인터넷을 기다려야 했던 것은 능력의 문제였다고 저자는 말한다. 집단지성은 증기기관과 같은 창조물을 만들어낸다. 그러나 시장경제에서 창조와 혁신의 수단은 공짜가 아니다. 그런 능력을 가지기 위해선 전문가가 되기 위한 훈련이 있어야 하고 자본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인터넷은 그런 수단을 만인에게 주었고 집단이 모여 혁신을 이룰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으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러나 모든 인터넷의 공간이 집단지성이 되는 것은 아니다. 위키페디아나 리눅스와 같이 사람들을 끌어모을 수 있는 분명한 목표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목표를 중심으로 핵심멤버가 형성되어야 한다. 위키페디아도 그렇고 리눅스도 그렇고 실제 참여자들 중에서 대부분의 작업은 핵심을 이루는 소수에 의해 이루어진다. 그리고 이 핵심멤버들이 전체 프로세스를 통제하는 중심을 이룬다. 그러나 나머지 대다수가 무의미한 것은 아니다. 그들 다수가 조금씩 기여하는 것은 무시할 수 없는 양이다. 이들의 기여를 조직하고 전체로 통합하며 그들의 기여에 질서를 부여하는 것이 핵심멤버의 중요한 일이다.

저자는 이러한 집단지성은 유토피아적인 이상주의라고 말한다. 그 선례로 영국의 왕정복고 이전의 수평파 운동을 예로 든다. 평등파라는 이름이 더 어울릴 수평파 운동은 일종의 공산주의 공동체 운동이었다.

집단지성의 직접적인 선조로는 60-70년대의 히피 공동체들이 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히피 운동은 PC 문화와 인터넷 문화를 만드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그러나 저자는 수평파와 히피 공동체들처럼 집단지성 운동 역시 스스로 와해될 수 밖에 없다고 본다. 집단의 재생산논리가 없고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이전의 공유주의적이고 평등주의적이엇던 이상주의 운동들은 사라졌다.

사람이 일을 계속하게 하려면 보상체계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막연히 공동생산 공동분배라는 방식으로는 사회주의가 몰락한 것처럼 몰락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지금의 집단지성을 이끄는 것은 명예이다. 참여자들은 커뮤니티에서 자신의 명성을 위해 무료봉사를 한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지속될 수 없다는 것이다. 웹서버로 많이 쓰이는 아파치와 리눅스의 경우를 보자. IBM같은 거대조직도 흉내낼 수 없는 혁신속도와 품질이 나오고 있지만 그 기여자들은 이미 직업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며 기존 직업에서 생계를 해결한다. 오픈소스 커뮤니티에서 작업은 남는 시간에 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는 영속적인 조직논리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저자는 지금의 집단지성은 히피 운동처럼 혁신을 쏟아낸 다음 사그러질 운명이라고 본다.

그러나 저자는 집단지성의 영향력은 경제와 사회에 강한 흔적을 남길 것으로 생각한다. 그예로 구글과 스트크래프트의 예를 든다(개인적으로는 아이폰의 앱스토어도 포함될 수 있을 것같다).

구글의 경쟁력은 사실 사용자들로부터 나온다. 구글의 기본논리인 페이지랭크를 보자. 랭크는 어디서 나오는가? 사용자들로부터 나온다. 구글은 단지 그것을 취합해 보여줄 뿐이다. 아마존의 추천상품도 마찬가지이다. 스타크래프트의 경우에도 사용자들의 기여로 게임의 경쟁력이 향상된다.

브라질의 셈코와 같이 기업의 조직구조 자체가 마치 집단지성처럼 운영되는 회사도 있다.

이처럼 집단지성의 혁신논리는 기업조직과 비즈니스모델에 막대한 영향을 줄 것이라 저자는 본다.

경제만이 아니다. 저자는 집단지성의 상향식 커뮤니케이션이 무력화되고 형해화된 민주주의를 본래의 의미에 가깝게 살릴 기회가 될 것이라 기대한다.

이상이 이책의 내용이다. 이책은 인터넷에 관한 가벼운 책이 아니다. 저자는 위에서 요약한 것처럼 긴 역사적 전망에서 지금의 집단지성의 의미를 드러내는 것을 목표로 이책을 썼다. 많은 인터넷 관련 서적들이 표피적이고 현상적인 분석(이라기 보다 보여주기)에 머물고 있는데 반해 이책은 현상 너머의 의미에 대해 묻는 책이다. 그리고 그 의미를 드러내는데 이책은 성공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평점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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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진실 | 예술/문학/여행 2010-03-29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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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내면의 침묵

앙리 카르티에-브레송 사진/아녜스 시르,장-뤽 낭시 글/김화영 역
열화당 | 2006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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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은 소장하고 싶은 책이다. 앙리-카르티에 브레송의 인물사진집인 이책의 표지는 '고도를 기다리며'의 저자인 사뮤엘 베케트이다. 브레송의 렌즈에 잡힌 베케트는 무언가를 보고 있다. 그러나 그는 사진기를 의식하지 않는 듯하다. 혼자 서재에 있다 방안의 무언가에 시선을 놓고 혼자만의 생각에 잠긴 것같이 보인다. 이것은 이 사진집의 특징이다.

서문을 보면 브레송은 잡지사에서 인물을 찍어달라는 사진의뢰가 들어오면 파파라치처럼 행동했다고 한다. 초인종을 누르고 사람이 나오면 바로 카메라를 들이대는 것이다.

사진기 앞에만 서면 사람들은 연기자가 된다. 혼자 있을 때와는 다른 가면을 쓴다. 배우처럼 말이다. 브레송은 그런 가면을 찍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파파라치처럼 느닫없이 카메라를 들이대기도 하고 몇 시간 동안 그 사람 주변을 돌면서 자연스런 그 사람의 내면이 드러날 때까지 기다렸다고 한다. 언제 사진을 찍었는지 알 수없도록.

마를린 먼로의 사진이 그런 예이다. 스튜디오의 의자에 앉아 있으면서 뭔가 골똘히 혼자만의 생각에 잠긴 것같은 그녀는 섹스심벌로 고정된 그녀의 이미지와는 달리 그저 평범한 상냥할 것같은 깨지기 쉬운 여자이며 뭔가 보호해주고 싶은 청순한 이미지이다. 아마 그 사진에 찍힌 마를린 먼로가 그녀의 진실에 가깝지 않았을까?

이 사진집의 제목이 왜 내면의 침묵이라 붙었는지는 이책 어디에도 나와 있지 않다. 그러나 표지의 사진을 보면 그리고 이책에 실린 사진들을 보면 왜 그런 제목이 붙었는지 이해할 수 있다. 물론 그 제목은 브레송이 붙인 것도 아니다. 그러나 이책의 성격을 잘 말해주는 제목이다.

이책에 실린 사진의 특징은 물론 그런 내면을 포착했다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이책의 사진은 강렬한 힘이 있다. 그것은 사진에 찍힌 인물들의 내면이 갖는 힘이다.

다시 베케트의 사진을 보자. 굳은 표정, 꽉 다문 입, 살아있는 눈빛을 보면서 무엇이 느껴지는가? 이런 사람이 자신의 주변에 있다고 상상해보라.

이책에 실린 사람들은 베케트와 비슷한 창조의 사람들이다. 자코메티, 에즈라 파운드, 크리스티앙 디오르, 코코 샤넬, 네루, 브르통, 포크너, 아서 밀러, 사르트르, 카뮈, 스트라빈스키, 마를린 먼로, 마틴 루터 킹 등

우리가 익히 아는 사람들은 물론 한국인에게는 낯설지만 한 시대를 풍미했던 예술가, 학자, 디자이너, 정치가들이 이책의 주인공들이다. 이책이 보여주는 것은 시대를 창조했던 사람들의 내면이다. 그리고 그 내면의 힘이 느껴진다.

물론 이책의 사진에 보이는 것이 힘만은 아니다. 에즈라 파운드의 사진에선 세계를 관통해 그 안을 들여다보는 것같은 깊고 날카로운 메스같은 눈빛이 사진을 보는 이를 움추려들게 한다. 그러나 코코 샤넬의 사진은 그녀의 추진력이었던 외로움이 그대로 드러난다. 외롭기에 일에 미쳤던 한 시대를 창조했던 디자이너가 외롭게 쓸쓸하게 지친 표정으로 구석에 앉아있다.

물론 이책의 모든 사진이 그들의 내면을 드러내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무언가 강한 인상을 준다. 그러나 상당수의 사진들은 강하게 보는 사람을 끌어당기는 그 인상이 무엇인지 설명하기 힘들다. 그러나 그 설명할 수 없는, 보면 볼 수록 인상의 실체가 달라지는 그런 모호함이 이 사진집의 매력이 아닐까 생각한다. 두고두고 보고 싶은 사진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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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에 두고 보고 싶은 책 | 경제경영 2010-03-28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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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오케이아웃도어닷컴에 OK는 없다

장성덕 저
위즈덤하우스 | 2010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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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보기 아까워 천천히 보고 싶은 책, 다 읽고도 또 보고 싶은 책, 책 내용을 꼭 기억하고 싶은 책. 그런 책을 만난기는 쉽지 않다. 100권 중에 1,2권이면 많다. 이책은 그 희귀한 책 중의 하나이다.

이책의 내용이 특별하기 때문이 아니다. 이책의 내용은 사실 많은 경영서적이나 자기계발서에 다들 다루어져 온 내용이다. 그러나 이책은 그 내용들이 ‘진짜’라는 점에서 다르다. 실제 저자가 오랜 시간을 경험하면서 검증한 것이기에 이책의 내용은 진짜이다.

이책의 제목처럼 이책은 저자가 오케이 아웃도어닷컴이란 회사를 창업해 운영하면서 겪은 경험들에 관한 책이다. 그러나 흔히 그런 류의 책이 그렇듯이 저자의 홍보용 책자가 아니다. 이책에는 물론 어떻게 회사를 시작하게 되었고 어떻게 회사가 번창해 지금의 성공에 이르게 되었나 같은 자기과시적인 내용이 있다. 그러나 이책은 그런 자전적 과시보다는 경영에세이에 가깝다.

이책의 내용은 저자가 회사를 경영하면서 얻은 나름의 경영의 지혜들이 실려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책의 편제도 실행력, 역발상, 시스템, 디테일, 비전, 습관 등과 같은 주제별로 분류된다. 물론 다른 책들에서 많이 본 단어들일 것이다. 새로울 것은 없다. 그러나 경영의 모든 것이 그렇듯이 기본은 변하지 않는다. 변하는 것은 현장이고 저자는 자신의 현장에서 그 기본을 어떻게 경험했고 어떻게 실행했는가를 짧막하게 말할 뿐이다.

이책의 내용은 사실 두서 없는 경구의 나열에 가깝다. 가령 책의 시작에서 왜 잘 나가는 회사를 때려치우고 자기 사업을 시작했나를 말한 것과 어디가든 당당하게 갑으로 행동하라는 것과 내용상 연속성이 있는 것은 아니다. 이책에는 어떤 줄거리가 있지 않다. 단지 저자가 사업을 해오면서 얻은 경영의 노하우를 나열해 책으로 묶었을 뿐이다. 그러나 그 노하우는 진짜의 냄새가 난다.

예를 들어 이런 식이다. 부드러운 리더를 선호하는 시대이다. 배려, 경청, 칭찬 같은 말들이 넘쳐난다. 그러나 저자는 그런 말들을 배격한다. 사장이 호인이라 회사에 남는 사원은 없다는 것이다. 리더는 인간성이 아니라 실적으로 말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회사에 전망이 없는데 회사가 월급 주는 것도 허덕이는데 붙어있을, 최선을 다할 직원은 없다는 것이다.

일면적일 수 있다. 거기다 직원을 호되게 질책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 사장(그래야 잘못을 고치고 발전이 있으며 그것이 진짜 배려다고 말한다), 점심시간에 불켜고 놓고 나간다고 이면지 버리다고 쫀쫀하게 따지는 사장(작은 것에 까탈스러워야 큰 것을 신경쓰게 만들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은 요즘 유행하는 경영론과는 괘를 달리 한다.

이책의 저자가 유행하는 논리들을 모르는 것이 아니다. 단지 자신이 현장에서 해본 경험으로 그렇지 않다는 것을 검증했기 때문일 뿐이다. 이책의 가치는 바로 그런 현장에서 검증된 경험이 쓰여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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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마니아의 파리 탐험기 | 예술/문학/여행 2010-03-25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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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개를 두마리 키운다. 지금 키우는 두 마리 이전에도 개를 키웠었다. 고양이와 개는 같이 키울 수 없기 때문에 고양이를 키워본 일은 없다. 지금 키우는 개 두마리도 서로 잘 지내지 못하는데 하물며 고양이까지?

그러나 출퇴근할 때마다 집의 계단 주위에 진을 치고 늘어져 노는 고양이들을 보면 고양이를 키우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궁금해진다. 그리고 그것이 이책을 고른 이유이다.

물론 대단한 것을 기대한 것은 아니다. 애완동물에 대한 책을 여러권 보아왔지만 언제나 그책의 주인공은 애완동물이 아니라 그 동물의 주인들이었다. 동물을 키우면서 느끼는 감정과 그 동물들이 생활의 일부가 되면서 변해가는 시간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말이 안 통하니 그 동물들이 어떤 감정이고 무슨 생각인지 알 수가 없는 일이다. 동물도 감정이 있고 생각이 있다는 것은 애완동물을 키워보면 안다. 그러나 말 못하는 짐승들이니 짐작일 뿐이며 책으로 엮을 정도의 체계가 있는지도 의심스럽다.

이책도 별 다를 것은 없다. 그러나 특이한 것은 저자가 직접 키우는 고양이들이 아니라 그 고양이들을 키우는 사람들 그중에서도 파리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라는 것이다.

저자의 파리는 화려한 고양이용품점들에서 시작된다. 고양이용품 코너를 화려하고 커다랗게 만들어 놓은 양판점부터 파리 곳곳에 숨은 크고 고양이 전문 부티크들에서부터 시작하는 저자의 발걸음에는 지름신이 함께 한다.

고양이 마니아인 저자는 가게를 볼 때마다 어머 귀여워 어머 예뻐 아 갖고 싶다를 연발한다. 저자는 이런 가게들이 서울에 있었다면 예전에 파산했을 것이라 푸념한다. 개인적으로 개들에게 15Kg에 만원 내외의 사료를 먹이는 처지에서 이해가 안가는 대목이다. 이해할 수 없는 마니아의 심리.

그러나 이책에 저자가 실어놓은 사진들을 보면 어머 어머를 연발하는 저자가 이해될 것도 같은 기분이다. 예쁘긴 예쁘다. 깜찍하다. 아이디어가 참신하다. 저런 소품들까지 생각해내고 소비될 정도니 파리의 고양이 문화가 대단하긴 하구나 싶다.

그리고 이 부분이 이책의 장점이다. 직업이 일러스트인 저자는 사진과 자신의 일러스트를 혼합해 장식적인 면에서도 내용을 전달하는 면에서도 좋은 효과를 올리고 있다. 단순히 사진만 나열하는 것도 뛰어나다.

저자가 거니는 파리에 고양이용품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파리를 찾는 사람 그것도 미술전공자답게 루브르와 오르세 미술관도 찾는다. 그리고 파리에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을 찾아다니고 동물병원까지 찾아다닌다. 나름 종합적인 고양이 도시로서의 파리 탐사기이다.

그러나 파리라는 공간성을 제외한다면 사실 다른 애완동물에 관한 책들과 그리 다를 것은 없다. 고양이 키우는 이야기가 얼마나 차별되겠는가? 그러나 이책은 파리라는 공간을 고양이를 주제로 보면서 애완동물에 얽힌 이야기들도 본다는 점에서 다른 책들과는 구분된다. 그리고 저자의 사진과 일러스트만으로도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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