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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고전을 읽는 법 | 인문/사회/역사 2010-05-31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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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강의

신영복 저
돌베개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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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의 저자 신영복은 학자로서보다는 장기수로 더 유명하다. 박 대통령 시절 통혁당 사건으로 구속되어 20년 가까이 복역한 이력이 있다. 출소한 이후에는 성공회대에서 경제학을 가르치고 있다.

그렇다면 이책의 가치는 무엇인가라는 의문이 들 수 있다. 전문적으로 중국고전을 연구한 학자도 아닌 사람이 쓴 책이 도움이 될까란 의문이다. 이책이 다루는 범위는 시경부터 시작해 유가, 도가, 묵가, 법가를 섭렵하고 있다. 전문학자도 엄두가 나지 않는 일을 감옥에서 거의 시간을 보낸 사람이 그것도 경제학자가 쓴 책이 무슨 도움이 될까라는 의문이다. 충분히 타당한 의문이다. 그러나 이책은 그런 의문을 불식시킬 만큼 잘 쓰여져 있다.

저자가 감옥에 있는 동안 할 수 있는 것은 책을 읽는 것 밖에 없었다. 그리고 저자가 감옥에서 주로 읽은 책은 중국고전들이었다. 독서 밖에 할 것이 없는 사람이 그 오랜 시간을 읽어 온 것에 대해 쓴 것이라면 그 분야의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신뢰할만하다.

그렇다하더라도 감옥에서 혼자 공부한 것과 학계의 흐름을 따라 자신의 의견을 조율한 사람과는 다르지 않겠느냐는 의문이 들 수 있다. 그러나 책을 읽어보면 감옥에서 나온 후에도 중국고전에 대한 학계의 연구를 읽어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저자가 이책에서 제자백가와 고전을 해석하는 틀은 중국학 분야의 컨센서스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리고 그 컨센서스에 따라 해석하면서도 자신만의 해석을 더하고 있어 충분히 일가를 이루었다는 평가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런 의문이 들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굳이 이책을 읽을 이유가 있는가? 이책처럼 제자백가에 대한 입문서로 쓰인 책은 여러가지가 있기 때문이다.

두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저자는 고전을 왜 읽어야 되는지를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어떤 책이든 마찬가지이지만 고전을 읽는 것은 얻고자 하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2천년도 더 전에 쓰인 중국고전을 읽어야 되는 이유를 지금의 시대를 읽는 관점을 얻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저자는 자본주의 시대를 사는 우리가 익숙한 서양의 관점이 이 시대를 읽는데 한계를 드러내고 잇다고 생각한다. 그 대안으로서 수천년전에 쓰여진 고전의 사고방식이 더 도움이 되는 면이 있다고 말한다. 구체적으로 무엇이 도움이 되는가는 이책을 읽어보기 바란다.

둘째는 이책은 쉽게 쓰여졌다는 것이다. 이책은 전공자나 학자를 위해 쓰여진 책이 아니다. 이책은 대학교양과목의 교과서로 쓰여진 책이고 그렇게 사용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학계에서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는 해석틀을 근간으로 쓰여져 있고 읽기 쉽다.

그러나 이책 역시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개인적으로 저자가 지금의 시대를 해석하는 틀이 낡았다. 저자는 맑스주의자이다. 그것도 상당히 낡은 맑스주의자이다. 그러나 사람에 따라 상당히 거슬리는 관점이다. 그러나 그의 관점이 이책에서 고전을 해석하는 데는 그리 큰 작용을 하지 않는다. 문화혁명을 전후해 중국에서 나왔던 우끼지도 않는 맑스주의적 해석과는 거리를 두고 잇다. 저자는 그 시대의 사상은 우선 그 시대의 맥락에서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읽어낸 후에 그것을 지금을 읽는데 도움이 되도록 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책은 전체적으로 잘 쓰인 입문서이다. 그러나 깊이가 없는 가벼운 책은 아니다. 이책은 강독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선 전체적인 해석을 소개하고 원문을 발췌해 그 원문을 읽고 해석하면서 그 책의 의미를 밝히는 식으로 구성된다. 저자의 글을 따라가다 보면 소개되는 고전에 대한 전체적인 그림이 그려지도록 쓰여있다. 고전을 직접 읽기 전에 큰 그림을 그려보기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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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급에서 중급까지 | 경제경영 2010-05-30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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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주식투자 지식의 힘

신현규 저
청림출판 | 2010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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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을 받고 처음의 몇 페이지를 읽으면서 든 생각은 잘못 골랐다는 것이었다. 이책의 첫장은 기업이 어떻게 자금을 구하는가부터 시작한다. 부채와 자기자본 두가지로 기업의 자금은 구분된다는 것인데 그 서술이 초보적이다. 초보자를 위한 책이군 하고 잘못 골랐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책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기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이책은 초보자만을 위한 책이라 하기는 힘들다. 물론 상승씨네 김치공장 하는 식으로 익명으로 전형적인 사례를 드는 것은 초보자를 위한 서술방식이고 풀 컬러로 된 인쇄나 삽화는 전형적인 초보자용 편집이다. 그러나 이책의 내용은 주식투자에 관해 어느 정도 초보딱지를 뗀 사람도 읽어볼만 한 것들이다.

예를 들어 왜 보험사나 은행은 주식투자의 비중이 높지 않은가를 설명하는 부분이다. 보험사와 은행의 목적은 최대의 이익을 얻는 것이 아니다. 물론 금융사 역시 회사이므로 이윤최대화가 목적이 되지만 증권회사나 투자은행과 달리 보험사와 은행은 예금과 보험료를 받아 운영된다. 예금과 보험료는 돈을 내주는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언제든 요구가 있으면 돈을 내줄 수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은행과 보험사의 자금운용은 돈이 마르지 않는 것이 최대목적이 된다. 그러므로 주식과 같은 리스크가 큰 투자는 비중이 높을 수가 없는 것이다.

이책의 내용은 주식이 무엇인지 주식의 가치는 어떻게 결정되는지와 같은 기초적인 내용들과 함께 위와 같이 어느 정도 지식이 있는 사람도 알고 싶어하는 내용들이 혼합되어 있다. 그리고 이미 알고 있는 초보적인 내용이라도 다시 되새겨보는 기회로 생각하기에 충분하도록 쉬우면서도 요점이 분명하게 정리가 되어있다.

그렇다고 이책이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책의 내용은 신문에 실리는 칼럼 정도의 분량으로 쓰여진 짧은 글들이 모아져 있다. 그러나 그 부분들은 어떤 분명한 체계를 이루고 있지 않다. 나쁘게 말하면 두서가 없는 것이다. 전체적으로 읽고 나면 어떤 체계가 만들어지기 어려운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다시 말하자면 초보자를 위한 책이라고 말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그러나 쉽고 명료하게 쓰여져 있고 여러해동안 기자생활을 하면서 현장이 어떻게 돌아가는가를 본 기자의 경험이 잘 녹아 있다는데 이책의 가치가 있다. 그리고 기본을 다시 정리한다는 기분으로 읽기도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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難得糊塗 | 수신/심리 2010-05-30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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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대화 호신술

바바라 베르크한 저/김현정 역
새로운제안 | 2010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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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 하는 것이든 몸으로 하는 것이든 싸움이라면 서툴다. 나만 그런 것같지는 않다. 현실에서 흔한 것은 몸으로 보다는 말로 하는 싸움인데 그 말싸움이라는 것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책은 말싸움이 서툰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그러나 이책에선 말로 공격을 받았을 때 어떻게 화려한 말로 앙갚음으로 해줄 것인가 어떤 말을 하면 찍소리도 못하게 기를 죽일 것인가 같은 방법은 나오지 않는다.

이책은 공격에는 공격으로 받아치라고 말하지 않는다. 공격에 반격을 하지 않고 이기는 법을 알려주려는 것이 이책의 목적이다.

이책의 저자가 모델로 삼는 것은 유도이다. 유도는 상대의 힘을 이용해 상대를 무너트린다. 싸움이란 무리를 하는 것이다. 무리를 하면 무언가 파탄이 나게 마련이다. 상대의 파탄을 이용해 상대를 무너트리는 것이 이책이 소개하는 전술의 요점이다.

이책의 저자는 먼저 싸움을 걸려는 의도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부터 추천한다. 상대가 거슬리는 말을 했을 때 그 말의 의미를 되물어 보는 것이다. 그 의미를 상대에게 물어 상대가 말실수를 한 것에 불과한지 싸움을 걸려는 의도가 있는지 확인하라는 것이다.

상대가 싸움을 걸려는 의도가 분명할 때는 어떻게 하는가? 그렇게 되물을 필요도 없이 상대의 의도가 분명하다면 어떻게 하는가?

저자는 3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상대의 공격에 우리가 발끈하는 것은 그것이 모욕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우리의 자존심과 긍지를 공격하기 때문에 참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나 상대가 공격하더라도 그것을 공격이라 생각하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면 어떨까? 그렇다면 상대의 공격은 무력화되고 상대는 자신의 공격에 스스로 무너지게 된다.

우선 저자는 상대의 말을 그대로 인정하는 채 하라고 말한다. ‘그런가요’라는 말로 대응하라고 말한다. 그런가요 라는 말은 상대의 공격을 그대로 인정하는 것같지만 사실 상대의 말을 별로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실제적으로는 무대응의 전술이다. 싸움을 걸려는 상대의 의도를 받아주지 않으면서 상대를 무력화하는 전술이다.

이 전술의 상대를 오히려 칭찬하는 것으로 변형되기도 한다. 무심하게 오만한 성격 때문에 상대를 무시하는 것이 습관인 사람의 경우 그의 오만을 더욱 강화시키는 말을 해 상대를 무너트리는 전술이다.

두번째 전술은 아예 아무 말도 하지 않는 무대응의 전술이다. 그냥 미소를 띈 표정만 지으면서 그냥 무시해버리는 무대응의 전술이다.

세번째 전술은 동문서답이다. 상대의 말에 대해 무대응으로 대응하는 것을 더 교묘하게 하는 전술이다. 상대의 말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말을 해 상대를 혼란시켜 무력화하는 전술이다.

이상이 이책의 내용이다. 이외에도 이책의 후반에는 싸움이 만성화된 사람과 어떻게 관계를 회복하는가 하는 방법에 대해 다루지만 위에서 소개한 방법들처럼 색다르지는 않다. 다른 책에서도 충분히 볼 수 있는 방법들이다.

이책의 가치는 위에서 소개한 무대응의 전술에 있다. 얼핏 보면 그런 전술이 효과가 있을지 의심스러울지 모른다. 그러나 저자가 자신의 전술을 소개하면서 실제 겪었던 사례들과 다른 사람들의 사례를 읽다보면 충분히 현실성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싸움을 거는 상대에게 공격으로 대응하는 것은 비생산적이다. 싸움에는 언제든 대가가 따른다. 그 대가를 치루지 않으면서 자존심을 지키는 방법이 있다면 그것이 최고의 방법인 것은 말할 것도 없다.

평점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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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은 신뢰이다 | 경제경영 2010-05-27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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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미래를 지배하는 식스 픽셀

미치 조엘 저/서동춘 역
8.0(에이트 포인트) | 2010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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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의 제목은 6사람만 거치면 세계 모든 사람과 연결된다는 '여섯 다리의 규칙'을 온라인 버전으로 틀어놓은 것이다. 픽셀로 만들어진 모니터 위의 클릭으로 모든 사람이 연결되는 또 하나의 세계에서 마케팅은 어떻게 변해야 하는가? 이책의 주제이다.

인터넷이 보편화되기 시작했던 10년전만 해도 온라인 마케팅은 오프라인의 연장선에서 생각되었다. 처음에 등장한 수단은 인쇄광고와 TV광고의 인터넷판인 배너광고였고 그후엔 DM의 인터넷판인 이메일 광고가 등장했으며 지금은 검색광고가 주류이다.

저자는 그러한 마케팅은 인터넷의 잠재력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다. 인터넷에 맞는 수단은 인터넷의이 네트웤이란 사실에서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블로그, 팟캐스트, 소셜 네트웤과 같은 툴이 인터넷 마케팅의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책은 그러한 플랫폼에서 마케팅의 목적과 수단, 방법에 관해 말한다.

그러한 플랫폼의 특징은 민주적이라는 것이다. 블로그를 만들고 커뮤니티를 만드는데는 거의 비용이 들지 않고 대단한 기술이 필요하지도 않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델이나 아마존, 이베이가 IBM, HP, 반즈앤노블과 같은 오프라인의 거인을 꺽고 거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인터넷의 그러한 민주적 성격때문이었다.

온라인 마케팅은 개인과 거대 다국적기업을 차별하지 않는다. 저자 자신 역시 자신의 블로그와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개인 브랜드를 키우고 사업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온라인 마케팅의 목적은 전통적인 마케팅의 목적과 동일하다. 브랜드를 키우는 것이다. 브랜드 구축은 신뢰 구축과 동의어이다. 그리고 신뢰 구축은 평판 구축과 동의어이다.

이상이 이책의 저자가 보여주는 논리이다. 이책에는 물론 이외에도 구체적으로 어떻게 신뢰를 구축하는가 가령 먼저 사람들을 커뮤니티로 오게 해야 하고 그러려면 눈길을 끄는 콘텐츠를 수시로 올려야 하며 피드백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등이 나온다. 상식적인 이야기이다. 사실 이책을 보려는 사람은 바로 그런 구체적인 실행에 관심이 있을 것이지만 이책이 보여주는 것은 상식적인 것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이책은 무가치한 것일까? 그렇다고도 할 수 있고 아니라고 할 수도 있다. 이책은 상식적으로 다들 아는 방법에 체계적인 문맥을 더해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그 방법이 신뢰 구축이란 목적을 위해 브랜드 구축을 하는 전략을 위한 전술이라는 문맥을 제공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책은 그렇게  체계적으로 쓰인 것도 아니다. 전체적으로 이책은 저자의 잡담에 가깝다. 저자가 직접 경험한 자신의 이야기나 목격한 다른 사람의 이야기들로 채워지며 전체적인 그림을 보여주면서 큰 그림을 그리는데 약하다. 위에서 요약한 이책의 논리는 읽고 나서 남는 인상을 쥐어짜낸 것일 뿐이다. 그러나 이책이 무가치한 것은 아니다. 적어도 그런 큰 그림을 쥐어짜낼 수는 있게 써져 있으니까.

평점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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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의 인식론 | 경제경영 2010-05-24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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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경영자 VS 마케터

알 리스, 로라 리스 공저/최기철,이장우 공역
흐름출판 | 2010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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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리스의 책이 또 나왔다. 알 리스의 책은 잘 팔린다. 쉽고 재미있기 때문이다.

이책 역시 그의 다른 책들처럼 쉽고 재미있다. 그리고 그의 다른 책들이 그런 것처럼 두껍지 않은 책에 담긴 메시지는 간단하면서 명료하다. 브랜드는 포지셔닝의 문제라는 것이다.

이책의 번역 제목은 원서와 다르지만 책의 내용을 더 잘 포착하고 있다. 이책은 경영자와 마케터는 태생적으로 싸울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둘의 보는 세상은 완전히 다른 세상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그 이유를 요즘 유행하는 뇌신경학까지 동원하여 설명한다. 여자와 남자가 다른 이유처럼 경영자와 마케터는 뇌의 쓰는 부분이 다르다는 것이다.

경영자는 수치를 중시하고 사실과 증거를 사랑한다. 그들은 그렇기 때문에 논리를 사랑하는 좌뇌를 쓰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마케터가 사는 세상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분명한 사실도 없고 무엇도 증명될 수 없는 곳이다. 그들이 다루는 것은 사람들이 브랜드에 갖는 이미지일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이 쓰는 언어는 경영자들이 보기에 좋게 말해서 감성적이고 나쁘게 말해서 애매모호할 뿐이다.

경영자들은 상식을 사랑한다. 그러나 마케터들은 상식은 아무짝에도 쓸데없다고 생각한다. 두 종족간에는 말이 통하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문제라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는 마케팅의 문제는 사람들 머리 속에 어떻게 브랜드의 이미지를 심느냐일 뿐이라고 말한다. 경영자들이 생각하듯이 제품이 뛰어나고 가격이 합리적(또는 싸다고)이라고 물건이 팔리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 머리 속에 브랜드의 이름이 자리를 잡게 하는 것(포지셔닝)이 마케팅의 전부라는 것이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브랜드는 약속이다. 그 브랜드 제품을 사면 그 브랜드가 약속한 품질을 얻을 수 있다는 약속이다. 경영자들은 브랜드가 포지셔닝되려면 브랜드를 차별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당연하다. 브랜드 약속의 실체가 있어야 되니까. 제품의 품질이 중요하고 가격이 중요하고 등등 경영자들의 생각은 당연한 것이고 상식적인 것이다.

그러나 마케터들은 상식이 항상 통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브랜드의 약속은 이미지라는 것이다. 그 약속이 반드시 실체를 가질 이유는 없다는 것이다.

벤츠가 뛰어난 차라서 팔리는가? 아니라는 것이다. 벤츠가 팔리는 것은 벤츠란 브랜드가 지위라는 이미지를 갖기 때문이지 품질과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벤츠는 품질과는 비례하지 않는 높은 가격을 가져야 한다.

자동차를 어떻게 구입하는가? 차 한대를 사기 위해 꼼꼼하게 전문잡지를 뒤져보고 이 브랜드의 차를 타보고 저 브랜드를 타보는가? 물론 그런 사람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그냥 대리점에 가서 좌석에 앉아보고 컵 홀더를 만져보고 할 뿐 몰아보기까지 하지 않는다.

펩시는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코크보다 더 좋은 맛을 낸다는 결론을 얻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코크가 더 좋다고 생각한다.

경영자들의 상식과 현실은 다른 것이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가? 사람들은 바쁘다. 정보의 홍수에서 허우적댄다. 신경쓸 것 천지이다. 그런 세상에서 수천이 넘는 브랜드를 모두 검증해보고 물건을 사야된다? 사는 것이 비참해질 것이다. 브랜드는 그들의 삶을 편하게 해주는 것이다. 꼼꼼하게 과학자처럼 따지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의 머리 속에 브랜드에 관한 이미지를 심는 것이 마케팅의 알파요 오메가이다.

이상이 이책의 내용이다. 물론 이책에는 이외에도 많은 내용들이 있다. 그러나 그 많은 내용들은 위의 내용을 다른 시점에서 다른 상황에서 반복 적용하는 것에 불과하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알 리스의 책은 재미있고 쉽다. 그점이 그의 책의 가치이다. 이책도 예외가 아니다. 그러나 그의 책에 높은 점수를 주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바로 그의 장점이 그의 단점이기 때문이다. 알 리스의 책이 재미있고 쉬운 것은 논점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의 논점이 분명한 것은 현실을 지나치게 단순화하기 때문이다. 가령 예를 들어보자. 죽어가던 브랜드였던 맥도널드가 2002년 이후 개혁에 들어가 2년 후 회생에 성공했다. 그 회생전략 중 핵심의 하나는 브랜드 저널리즘이었다. 신문이나 잡지의 모든 기사를 보는 사람은 없다. 그것은 만드는 사람도 알고 보는 사람도 안다. 신문, 잡지가 그렇다면 왜 브랜드도 그렇게 할 수 없는가? 하나의 브랜드 아래 다양한 타깃을 만족할 수 있는 라인업을 만드는 것이 브랜드 저널리즘의 논리였다. 그러나 알 리스는 그것은 라인 확장일 뿐이며 성공할 수 없는 전략이고 말한다. 그러나 맥도널드의 전략은 성공했다.
알 리스의 논점은 명쾌하기 때문에 재미있고 쉽다. 그러나 맥도널드의 예에서 보듯 논점이 명쾌하다고 그것이 현실은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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