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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점정리 노트 | 수신/심리 2010-08-31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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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비즈니스 네트워킹

올리비아 폭스 카반,신동호 공저/강영조 역
인더북스 | 2010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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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하면 실력은 쌓인다. 그러나 인맥이 쌓이지 않으면 실력을 발휘할 수 없다.

비즈니스에서 인맥은 기본이다. 그러나 막상 인맥을 어떻게 쌓는가에 대해 막막한 경우가 많다.

직장 생활을 하다보면 인맥이 쌓인다. 부서를 옮겨다니고 사업관계로 사람들을 만나다보면 자연스럽게 인맥이 만들어진다. 그리고 그렇게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인맥은 자연스럽게 관리된다.

그러나 문제는 그 자연스런 배경을 넘어서 사람들을 알아야 할 때이다. 이직이 당연한 시대이다. 내 바닥 뿐 아니라 다른 분야의 정보가 필요한 경우가 허다하다.

인맥에 다양성이 필요한 시대이다. 그러면 어떻게 다양성을 갖출 것인가? 물론 사람을 만나야 한다. 그러나 어색하다. 어디서 만나야 하고 어떻게 만나야 하고 무슨 얘기를 하고 어떤 매너를 갖춰야 하는가 머리 속에 많은 의문이 떠오르고 기가 죽는다.

그러나 별거 아니다. 우리가 커뮤니케이션 스킬이라 부르는 분야의 책은 특히 영어권에서 나온 책들은 대부분 파티에서나 비즈니스 컨퍼런스에서 초면인 사람들과 어떻게 안면을 트는가에 관해 말한다.

개인적으로 이 분야에서 가장 잘 쓰인 책은 레일 라운즈의 책들이라 생각한다. 레일 라운즈의 책은 생생한 살아있는 팁을 말한다. 그러나 장점이 단점이다. 그녀의 책이 생생한 이유는 그녀 자신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잡다하다.

몇년전 베스트셀러였던 '혼자서 밥 먹지 마라'의 경우도 마찬가지의 장점과 단점을 가지고 있다.

한마디로 이 분야의 좋은 책들은 체계가 부족한 것이 문제이다. 이책은 그런 책들과 반대쪽에 있는 책이다.

이책은 비즈니스 관계의 커뮤니케이션 스킬에 관해 많은 책들에서 반복되는 내용들을 체계적으로 짧은 분량에 요령있게 정리되었다는 것이 장점이다. 이책의 영어제목처럼 포켓 가이드에 딱 맞는 편제이다.

이책은 일종의 요점정리 노트로 생각하면 된다. 레일 라운즈의 책을 읽었다면 이책의 내용이 더더욱 잘 와닿을 것이다.

그리고 이책의 또다른 장점은 온라인 인맥쌓기에 대한 부록이 딸려있다는 것이다.

발로 손으로 입으로 쌓을 수 있는 인맥의 폭은 제한적이다. 그러나  SNS를 활용하면 그런 폭을 거의 무제한으로 극복할 수 있다.

물론 온라인과 오프라인은 서로 보완적으로 활용한다면 비즈니스 목적에 맞는 인맥을 구축하는데 이상적인 조합이 된다. 

특히 비즈니스 SNS 사이트인 링크나우의 대표가 썼다는 점에서 신뢰성도 높은 부록이다.

그러나 온라인 부분도 그렇고 전체적으로 이책은 그리 깊은 내용을 담고 있지는 않다. 앞에서 말했듯이 요점정리 노트 같은 책의 성격때문이다. 앞에서 말한 이책의 장점이 있기 때문에 당연히 따르는 단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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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건축의 생존전략 | 예술/문학/여행 2010-08-31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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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여기서는 그대 신을 벗어라

임광명 글,사진
클리어마인드 | 2010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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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국사가 처음 새워졌을 때 사람들은 그 건축물을 어떻게 보았을까? 당시 사람들이 살던 집이래 봐야 오막살이 초가집이던 시절에 말이다.

물론 그런 규모의 기와건물이 경주에 불국사 같은 절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왕궁도 있고 권세가의 저택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면 왜 절이 왕궁의 규모를 가져야 했을까? 종교건축물이기 때문이다. 왕궁과 같은 규모가 주는 장엄함은 이곳은 다른 곳과 다르다는 것을 선언하는 것이다. 이곳은 거룩함이 있는 곳이라는 것을 알리는 것이다.

그러나 수학여행에 불국사를 보고 옛날 사람들이 느껐던 장엄함을 느낄 수 있는가? 턱도 없는 이야기이다. 수십미터 높이의 빌딩을 보며 하루 하루를 보내는 사람의 눈에 불국사는 퇴락한 아담한 문화재일 뿐이다.

오늘날 종교건축은 세속건축과 장엄함을 겨룰 수 없다. 이것이  종교건축의 고민이다. 그럼 어떻게 할 것인가? 종교건축물은 건물을 기준으로 여기는 거룩함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어야 한다. 그러나 그것이 쉽지 않다.

자연을 배경으로 한 산사에선 그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신앙도 생활의 일부여야 하기에 성소도 도시로 나가야 한다. 그리고 거대한 세속건축물들과 힘겹게 경쟁하면서 자신을 구분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가 보는 도시의 교회, 성당, 절은 세속의 도시와 구분이 되지 않는다. 그저 여기는 교회다 여기는 절이다고 자기최면을 걸어야 한다.

이책에 소개되는 현대 종교건축물들은 그런 고민에 대한 나름대로의 모범답안을 낸 사례들이다.

이책에는  불국사, 통도사, 송광사, 범어사와 같은 전통건물부터 개화기에 지어진 성당, 일제시대에 지어진 성당, 교회 등을 잡다하게 나열한다.

그중에는 특이한 것도 많고 아름다운 건물도 많다.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교회건물이라는 전주 전동성당부터 특이하게 기와와 고딕첨탑을 조화시킨 익산 나바위성당, 한옥에 불교식 종이 있는 강화읍성당.

그러나 도시에 지어져야 할 성소는 어떤 곳이어야 할까는 그런 건물들과는 달라야 한다.

이책에 소개된 몇몇 건물들은 그 해법에 대한 진지한 고민들이다.

거룩함이 現前하는 곳으로서 성소는 거룩함의 느낌을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근대 이전의 종교건축에선 장엄함과 위압감을 주려고 했다. 그러나 세속건축이 중심이 된 지금 그런 건물을 만들 수는 없다.

그렇다면 다르다는 것, 일상의 세속의 공간과는 다르다는 느낌을 주면 된다. 부산 남천성당과 부산 홍법사 대웅전과 안국선원이 좋은 예이다.

두 건물은 기능을 우선하는 세속건물과는 모양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보통 건물은 공간활용을 최대화하기 위해 사각형 박스형태가 많이 선택된다.

그러나 남천성당은 직사각형을 비스듬하게 잘라낸 삼각형의 형태이며 비스듬한 사면을 스테인드 글래스로 처리했다.

홍법사 대웅전도 비행접시를 떠올리게 하는 원형으로 처리되었으며 법당 안 역시 천정이 높은 돔형 아래 연꽃을 떠오르게 하는 원형을 반복한다.

두 건물은 형태에서부터 세속건물과는 차별화된다. 그리고 창을 통해 들어오는 빛을 이용해 내부 공간을 세속공간과는 차이를 둔 것 역시 뛰어난 처리다.

이상에서 이책의 내용을 일부 살펴보았다. 그러나 이책은 위에서 소개한 것이 주 내용은 아니다. 이책의 성격은 그보다는 앞에서 말한 것처럼 이것저것 많은 것을 담으려는 잡탕이라 보아야 한다.

다시 말해 뚜렷한 성격이 없다. 저자 나름의 종교건축에 대한 주관이 있어서 그 주관에 따라 쓴 것이 아니라 전국을 돌며 유명하다는 건물을 브리꼴라쥬 식으로 나열해 엮은 것에 가깝다. 그러다보니 이것도 저것도 아니게 된 결과가 안쓰럽다. 지면은 제약이 되어 있고 너무 많은 것을 넣으려니 설명은 짧아지고 사진도 적게 작게 들어가 읽는 이를 답답하게 한다. 그러나 그런 한계없이 제대로 시원한 내용의 책을 만들려면 지금보다 페이지도 늘어야 하고 판형도 커져야 한다. 제작비가 뛰는 것이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차라리 비싸더라도 제대로 된 책이었다면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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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의 시작에서 | 수신/심리 2010-08-29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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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마흔 이후에 성공한 사람들

알랜 줄로 저/황현덕 역
수린재 | 2007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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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루 멀어져 간다
내 뿜은 담배 연기처럼
작기만한 내 기억속에
무얼 채워 살고 있는지

점점 더 멀어져 간다

머물러 있는 청춘인줄 알았는데
비어가는 내 가슴 속에
더 아무것도 찾을 수 없네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의 가사이다. 내 세대가 그러했듯이 그 나이때 많이도 들었던 노래이다. 그러나 40이 되어도 30의 고민은 더 깊어졌을 뿐 해결되지 않고 반복될 뿐이다.

40의 고민이 30의 고민보다 더 깊어지는 것은 남은 날이 얼마 되지 않을 것을 ‘몸’으로 실감하기 때문이다. 피로는 만성이 되고 체력도 전만 못하다.

그러나 몸보다 더 아픈 것은 마음이다. 키는 꿈을 먹고 자란다고 했다. 몸은 커졌을 지 모르지만 마음은 더 작아진 자신이 서글푼 나이다. 그러나 이책은 그런 서글픈 중년이라도 꿈을 꿀 수 있다고 말한다.

이책이 대단한 말을 하는 것은 아니다. 그저 40이 넘어 꿈을 이룬 사람들이 어떻게 자신의 꿈을 쫓았는가를 보여줄 뿐이다.

65세에 파산한 연금생활자가 자신이 만든 조리법 하나만 믿고 대륙을 가로질러 가맹점을 모집해 KFC를 만든 이야기.

대학도 나오지 못하고 경력이라고는 해안경비대에서 일한 것뿐이면서 작가가 되겠다는 일념으로 30후반에 타자기만 들고 뉴욕으로 가, 말콤 X와 같은 거물들을 인터뷰하는 전업작가가 되었지만 그것으로 만족 못하고 10여년을 수입도 없이 자신의 조상들을 쫓아 헤맨 후 ‘뿌리’를 써낸 이야기.

길거리의 깡패에 불과했던 어린 시절 연기에 재미를 붙여 배우를 천직이라 생각했지만 흑인이 맡을 배역은 없던 시절, 주어지는 배역이라고는 스턴트, 엑스트라, 단역, 운이 좋으면 조연. 얻는 것은 돈으로 바꿀 수 없는 평단의 호평뿐,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초코바로 저녁을 때워야 하던 수십년을 보낸 끝에 50대에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로 스타덤에 오른 이야기(모건 프리먼)

이책은 아무 설명도 없이 그런 이야기들을 보여줄 뿐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 이야기들을 보면서 가슴이 뜨거워지기에는 너무 영악해졌고 너무 지쳤다. 그런 일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자신만을 믿고 꿈을 꾸기엔 너무 나이가 들어버렸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러면서도 그런 이야기를 들으며 내 꿈이 뭐였던가를 생각하기에는 충분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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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과학으로 풀어 쓴 불교의 지혜 | 인문/사회/역사 2010-08-29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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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붓다 브레인

릭 핸슨, 리처드 멘디우스 공저/장현갑,장주영 공역
불광출판사 | 2010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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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뇌과학의 입장에서 불교교리를 해석한 것이다. 이책에서 해석하는 교리들은 계정혜 3법, 탐진치 3독, 자비, 인상(보통은 아상을 말하지만 원래 아상은 atman에 대한 것이지 자아에 관한 것이 아니다) 등이다.

이책에서 해석하는 人相을 예로 들어보자. 저자는 우리가 ‘나’라는 말로 표현하는 대상이 구체적으로 어디 있는가 묻는다. 신경학적으로 저자는 우리가 ‘나’라는 말로 표현하는 자아란 대상은 허깨비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우리의 의식은 뇌의 여러구역에서 일어나는 처리과정을 한데 모아 놓은 흐름에 불과하다. 대개의 경우 우리는 자아의 개입없이도 일을 잘 처리해낸다. 저자의 비유에 따르자면 자아는 줄을 맞춰 잘 되어가고 있는 퍼레이드의 끝에 걸어가면서 자 이게 다 내덕이야 라며 뻐기는 허풍쟁이에 불과하다.

자아라는 느낌은 사후적으로 의식이 만들어내는 가상적인 구성물에 불과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느낌에 불과한 자아가 실체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사회성의 진화와 관련되었을 것이라 저자는 추측한다. ‘나는 너를 사랑해’라고 말하는 것이 ‘지금 여기에서 사랑이란 감정이 있다’고 말하는 것보다 편리하기 때문이다. 사회라는 집단의 단위로서 자아라는 느낌은 유용하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추측한다.

그러나 자아는 많은 문제를 일으킨다고 저자는 말한다. 환경과 원만하게 상호작용할 때 자아라는 느낌은 전면에 나오지 않는다. 자아라는 느낌의 근원적 현상은 내 신체와 환경의 공간적 분리이다. 환경으로부터 고립될 때 그러한 분리감은 강화된다. 그리고 그러한 분리감은 거의 부정적인 감정을 강화한다. 소외감, 슬픔, 자괴심, 열등감, 부러움, 위협감, 공포, 원한 등의 부정적 감정이다.

이러한 부정적 감정이 불교에서 말하는 고라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는 불교 교리의 苦를 탐진치의 3독을 중심으로 해석한다. 배고픔, 신체적 아픔, 피로 등은 물론 괴로움이다. 그러나 이러한 괴로움은 불교에서 말하는 고는 아니다. 저자는 장자의 우화를 예로 든다.

쪽배에 누워 자고 있었다고 하자. 그런데 아이 둘이 당신의 배를 흔들어 뒤집었다. 당신은 화가 날 것이다. 배를 뒤집은 것이 아이들이 아니라 파도였다면 당신은 화가 날까? 그렇지 않다.

불교에서 말하는 괴로움은 배가 뒤집혀 물에 젖었다는 것이 아니라 그래서 당신이 내는 화이다. 붓다는 물에 젖은 것을 첫번째 화살이라고 당신이 화를 낸 것을 두번째 화살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당신이 두번째 화살을 날리게 하는 것을 3독이라 말한다.

저자는 탐(욕심)과 진(분노)를 쾌락을 추구하고 고통을 피하는 쾌락원리, 그리고 그 쾌락원리에 따라 프로그래밍된 뇌의 회로로 해석한다. 탐욕과 분노의 감정은 스트레스 회로인 교감신경을 흥분시킨다.

교감신경은 fight or flight라는 우리 조상들의 생존원칙을 실천하는 회로이며 부정적 감정들의 회로이기도 하다. 그러나 더 이상 호랑이에게 쫓기지도 않고 사슴을 사냥할 일도 없는 우리에게 교감신경의 프로그램은 스트레스 회로로 불린다.

그리고 스트레스가 그렇듯이 우리의 부정적 감정들은 우리를 지치게 하고 우리를 불행하다고 느끼게 할 뿐 별 쓸모가 없다. 우리를 괴롭게 하는 것은 첫번째 화살보다 두번째 화살이다.

3독의 치(어리석음)은 그런 이치를 배우려 하지 않는 또는 배우지 못하는, 지혜를 거부하는 무지이다.

계정혜 3법에서 계는 우리가 두번째 화살을 날리지 못하도록 말과 행동, 생각을 통제하는 것을 말하며 정은 계를 지킴으로서 얻는 마음의 평화(또는 행복)을 말한다.

저자는 호흡수련에서 숨을 들이쉬는 것은 교감신경을 자극하고 숨을 내쉬는 것은 (교감신경의 긴장을 억제하는) 부교감신경을 활성화하는 것으로 들숨과 날숨을 반복하면서 균형을 찾는 과정이라 해석한다

명상수행에서 얻으려는 것은 두번째 화살을 날리는 부정적 감정의 회로를 억제하는 것이며 그런 화살을 날리는 것을 그만둘 수 있도록 혜(지혜)를 얻기 위한 것이라 저자는 말한다.

이상에서 이책의 일부 내용을 정리해보았다. 앞에서 말했듯이 이책은 불교교리의 일부를 우리의 뇌에서 일어나는 물리적 과정으로 해석해 보여줌으로써 뜬 구름 잡는 이야기가 되기 쉬운 교리와 수행법에 기준을 제공하고 있다.

저자가 해석하는 교리의 내용은 사실 그리 새로울 것이 없다. 그러나 그 교리에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교감신경이라든가 의식의 구성물로서의 자아라든가 처럼 구체적인 근거를 제공한다는 것이 이책의 가치이다. 그러나 이책은 그 이상은 아니다. 교리적으로 어떤 깊이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저자의 불교에 대한 이해는 그리 깊은 것같이 느껴지지 않는다. 대중적으로 널리 읽히는 달라이 라마나 틱낙한의 책들에 비해 교리에 대한 이해가 떨어진다. 그러나 이책에서 그런 이해를 구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책은 어디까지나 신경과학과 불교(특히 명상수행) 둘 다 아는 사람이 썼다는 점이 가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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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 인문/사회/역사 2010-08-27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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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이기적 유전자

리처드 도킨스 저/홍영남,이상임 공역
을유문화사 | 2010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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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나라 경공이 하루는 산책을 하다 궁전과 산하를 내려다보면서 눈물을 주룩주룩 흘렸다.

"어찌 이 광대한 나라를 두고 주겠는가"

그말을 들은 신하들은 경공을 따라 눈물로 옷소매를 적셨다. 그러나 애공 옆에 서 있던 안자만은 홀로 허허허 웃고 있었다. 경공이 의아해 물었다.

"현명한 군주가 죽지 않고 언제까지나 나라를 지키고 있었다면 선왕인 태공과 환공께서 지금도 나라를 지키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용감한 군주가 죽지 않고 언제까지나 지키고 있었다면 영공이안 장공께서 지금도 나라를 지키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 몇 분의 임금만이 나라를 지키고 있었다면 지금 임금님께서는 그 자리에 오를 생각도 하지 못햇을 것입니다.

다른 임금들이 아무리 현명하고 용감했어도 다 죽었기 때문에 왕의 자리가 바뀌고 하여 임금님께서도 그 자리에 앉아 있을 수 있게 된 것이 아닙니까.

다 죽음이라는 것이 있기 때문에 임금님도 그런 축복을 받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명재상 안자의 말은 죽음의 효용에 대해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이해이다. 그러나 이책의 저자는 과연 그럴까? 묻는다.

(이하에서 유전자를 의인화해서 유전자의 의도나 욕구와 같은 표현을 쓸 것이다. 물론 유전자는 의도가 없다. 분자덩어리일 뿐이다. 그러나 저자가 이책에서 그렇게 하듯이 설명의 편의를 위해서는 진화의 결과를 유전자의 의도로 대치해 설명하는 것이 경제적이다)

저자는 묻는다. 누구를 위한 효용인가? 안자의 말대로 죽음이 없다면 사회가 유지되지 않는다. 그러나 저자는 진화의 관점에서 사회라는 집단은 허깨비일 뿐이라고 지적한다. 죽음은 진화의 결과이다. 그러나 집단은 진화의 결과를 결정하는 주체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 죽음은 누구에게 쓸모가 있기에 진화했는가? 보통 우리가 생각하기에는 개체의 효용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개체의 입장에서는 영생을 바란다. 개체가 진화의 주체라면 개체의 이익에 맞도록 죽음이 아니라 영생이 진화되어야 했다. 그러나 결과는 영생이 아니라 죽음이다.

저자는 진화의 기본단위는 개체가 아니라 유전자라고 말한다. 그리고 유전자의 입장에서 죽음은 유전자의 이익과 대립하지 않는다고 저자는 말한다. 개체는 죽더라도 유전자는 불멸하기 때문이다.

다윈의 진화론은 자연선택이란 한 단어로 요약된다. 유전자는 진화라는 게임에서 이기는 것이 목적이다. 그리고 그 게임에 걸린 상품은 영생이다.

왜 개체가 아니라 유전자가 진화의 주체인가? 그 이유는 생명이 어떻게 시작되었는가를 생각하면 알기 쉽다.

유기체로 가득하던 원시바다는 천연 화학공장이었다.  그 바다에 번개가 치고 자외선이 내리쬐면 유기체가 랜덤하게 합성되었고 수억년 동안 그 공장에서 합성된 유기체 중에 자신을 복제하는 분자가 등장한다. DNA다. 처음 DNA가 등장한 바다에는 DNA가 자신을 복제할 재료가 널려 있었고 DNA는 무한히 자신의 복사본을 만들었다.

그러나 아무리 많은 자원이라도 유한하다. DNA를 복제하는 데 사용할 자원이 점점 희귀해졌다. 이제 진화라는 게임의 규칙이 바뀐다. 없으면 만들어라. 어떻게? 이미 복제된 DNA를 재료로 쓰면 되지 않는가? 자신을 복제하기 위해 다른 DNA를 먹어치우는 DNA가 출현해 자연선택되고 그럴 수 없는 DNA는 진화의 무대에서 사라진다.

진화라는 게임을 계속하려면 이제 공격에 맞서는 방어수단이 있어야 햇다. DNA는 살아남기 위해 방어벽을 두르게 된다. 일단 방어벽이란 무기가 등장한 이후 그 방어벽을 뚫는 공격수단도 등장한다. 그러면 방어벽도 진화한다. 군비경쟁이 시작된 것이다.

우리가 보는 생명현상은 바로 그렇게 DNA가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만든 방어벽이란 생존기계이다. 진화의 주체는 생존기계가 아니라 그 생존기계를 만들어 자신을 보호하고 자신의 복사본을 만드는 데 이용하는 DNA라는 것이 저자의 요점이다.

생물학이 주대상으로 삼는 몸 즉 생존기계는 진화의 역사에서 DNA가 자신을 방어하고 자신의 복사본을 퍼트리기 위해 만들어온 수난에 불과하다. 즉 유전자를 담고 잇는 운반체인 개체는 유전자의 이익 즉 자신의 복사본을 만드는데 수단일뿐이다.

그러므로 개체의 죽음은 유전자의 이익과 배치되지 않는다. 유전자는 영생을 바란다. 자신의 복사본을 퍼트려 영생을 얻는데 개체의 죽음은 아무 의미가 없다.

저자는 노화 역시 유전자의 관점에서 마찬가지라고 설명한다. 유전자로서는 개체가 번식을 할 연령까지만 팔팔하게 움직여 자신의 복사본을 퍼트린다면 그 다음에야 어떻게 되건 알바가 아니다. 유전자의 관심사는 오직 하나 자신의 복사본을 퍼트려 영생을 얻는다는 이익 뿐이다.

그러나 자신의 생존기계가 번식을 하기 전에 늙어 죽는다면 그 유전자는 퍼질 수 없다. 살아남은 유전자는 번식을 할 때까지 생존기계가 팔팔하도록 했던 유전자들이고 그런 유전자만 자연선택되었다는 것이다.

이상이 저자의 관점에 따라 죽음과 노화를 설명하면서 생명이란 현상의 주체는 누구인가를 살펴본 것이다.

그러나 설명에선 유전자가 의도가 있고 욕구가 있는 것처럼 말했지만 유전자는 생각할 수 없다. 유전자가 의도가 있고 욕구가 있는 것처럼 말했더라도 실제 진화라는 게임에서 살아남았는가란 결과를 의도라는 원인으로 바꿔 이해하기 쉽도록 말한 것뿐이다. 저자 역시 마찬가지로 글을 쓰고 잇다.

그러면 너무 허무하지 않은가? 이런 생각이 들 것이다. 나라는 존재는 단지 내 유전자가 번식하기 위한 수단으로 만들어진 일시적 도구일뿐이라면 누군들 허무하지 않겠는가? 우리의 존재이유가 그렇다면 우리 삶의 의미는 무엇이고 우리가 살아야 할 이유는 무엇이며 우리가 삶에서 지켜야 할 가치가 있을 이유가 있는가?

이에 대해 저자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는다. 저자의 전공을 넘어서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어떨까? 우리는 유전자의 표현형일 뿐이다. 그러나 저자는 우리는 유전자가 지정한 프로그램 즉 본능에 따라 움직이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피임을 하는 것은 유전자의 입장에선 항명이며 반란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유전자의 독재에서 해방된 드문 종이다. 다시 말해 스스로를 만들 자유를 가진 유일한 종이란 의미이다. 우리 삶의 의미와 이유, 가치는 그 자유에 대한 질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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