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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후학 101 | 인문/사회/역사 2011-05-31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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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날씨와 역사

랜디 체르베니 저/김정은 역
반디출판사 | 2011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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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500년 전에는 따뜻한 날보다는 추운 날이 훨씬 더 많았다. 1500~1850년까지의 소빙하기에는 유럽과 북아메리카 동부에 걸쳐 지속적으로 대단히 추운 날씨가 계속되었다.” 역사학에서 이 시기의 소빙하기는 중요하게 언급된다.

저자에 따르면 이 시기 소빙하기는 태양흑점의 감소 때문이다. 태양흑점이 감소하면 태양에서 지구로 오는 복사에너지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17세기 후반에 걸쳐(기본적으로 1645-1715년까지) 흑점의 활동이 대단히 분명하게 그리고 예기치 못하게 사라졌다.”

기후학에서 1645-1715년 사이의 기간을 마운더 극소기라 부른다. 흑점활동에 따른 기온의 냉각이 중요한 이유는 농업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17세기 소빙하기 이전 흑점주기로는 1400-1510년의 슈뢰퍼 극소기, 1280-1340년의 볼프 극소기가 있다.

볼프 극소기 직전에 중세의 르네상스라 불리는 12세기 르네상스가 있었다. 이 시기가 끝난 것은 보통 흑사병 때문이라 본다. 그러나 저자는 흑사병의 유행보다 볼프 극소기로 들어선 것이 12세기 르네상스의 종식의 더 큰 원인이라 생각한다.

슈뢰퍼 극소기 역시 중요한 시기이다. 이탈리아 르네상스와 겹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르네상스는 본질적으로 경제의 장기순환에서 하강기에 해당하는 시기였다. 낮은 이윤율에 시달린 자본이 생산적인 투자로 돌려지지 않고 과시적인 소비에 돌려졌으며 그 소비가 르네상스의 자금원이 되었다. 그리고 이 시기는 종교개혁과 30년 전쟁 같은 전란의 시기였다.

마운더 극소기에 “지구의 기온은 오늘날에 비해 1.5도 정도 더 낮았다. 혹독하게 추었고 서구문명에서 전쟁과 혁명이 많이 일어났던 시기와 맞물린’다.

당시는 대항해시대이기도 햇다. 이 시대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폭력의 일반화 혹은 폭력의 세계화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물론 그 이전 시대라고 해서 모든 사람들이 평화롭게 사는 이상사회였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근대에 들어서 군사기술과 무기가 더 발달하고 군사력이 훨씬 강력해졌으며 또 그렇게 강화된 군사력을 더욱 빈번하게 사용하였다. 소위 ‘군사혁명’이 일어난 유럽의 근대는 전쟁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이렇게 발전한 폭력은 곧 전 세계로 확산되었다.

세계 여러 문명의 조우는 불행하게도 평화적이시보다는 대개 폭력적이었다. 유럽의 팽창 자체가 우선 무력 사용이 필연적인 사건이었다. 다른 대륙의 이질적인 문명권 안으로 뚫고 들어가기 위새서 무엇보다도 강한 무력을 갖추어야 한다는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고아에 거주했던 포르투갈 인의 보고에 의하면 1502년 바스코 다 가마가 캘리컷에 도착했을 때부터 벌서 가공할 폭력성을 드러냈다. 그는 무슬림 선단을 격침한 다음 800명의 귀와 코 손을 잘라서 캘리컷의 지배자에게 보내면서 카레라이스를 해먹으라고 말햇다고 한다. 그의 선단의 한 선장은 무슬림 상인을 채찍질하여 그가 실신하자 입에 오물을 넣고 돼지고기 조각으로 입을 막음으로써 종교적인 모욕을 가했다. 유럽인과 아시아 인 사이의 거의 첫번째 접촉부터 유럽 인들은 너무나도 폭력적이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힘을 앞세워 그들이 찾아간 해외 지역의 현지인을 지배 정복하거나 약탈과 해적 행위를 통해 직접 부를 취하기도 했으며 교역 행위를 할 때에도 무력 위협을 통해 유리한 위치를 점하였다. 이런 점들을 고려하여 여러 학자들은 전산업화 시대에 유럽 인들이 전 세계에 수출한 것은 다름 아닌 폭력이었다고 주장하였다.” (주경철)

유럽인들은 왜 그렇게 폭력적이엇을까? 지금의 유럽인들을 생각하면 떠오르기 힘든 이미지이다. 저자는 소빙하기가 그 일부를 설명할 수있다고 말한다. “소빙하기(1550-1850) 기간은 오늘날 보다 상당히 추웠다. 이런 혹독한 환경에 걸맞게 당시 유럽 문명은 문화적으로 대단히 요란하고 열광적이어서 식민지 확장, 혁명, 전쟁으로 얼룩져 있었다.”

그러나 “지구의 기후는 어떤 외부적인 변화에 하나의 단위처럼 반응하는 일이 대단히 드물다. 유럽 서부와 북아메리카 동부는 소빙하기 동안 오늘날보다 확실히 추었지만 중앙아시아 지역은 오늘날보다 비도 많았고 훨씬 습했다.” 그리고 아시아 대부분이 지금보다 온난다습했었다. 그 기간 동안 중국과 동남아시아에서는 “폭동이나 반란이 거의 없었다.”

이 시기는 청나라의 통치기간과 일치한다. “소빙화기 5기간 동안 유럽의 혹독한 날씨와 대조적으로 중국에서는 여름과 겨울 모두 강수량이 오늘날의 평균 강수량보다 확실히 높았다. 소빙하기 동안 중국에 내린 풍부한 비는 특히 겨울에 많이 집중되었는데 그로 인해 계속 풍작을 이뤘고 그 결과 더욱 풍족하고 편안한 사회로 나아갔을지도 모른다.” 강희제로부터 시작된 한세기 반의 태평성대는 그런 기후의 도움을 받았다.

그러나 “이 비옥한 땅에서 인구가 엄청나게 늘었기 때문에 갑자기 비가 내리지 않으면 끔찍한 재앙이 될 수 잇었다.” 1850년 소빙하기가 끝날 때 중국의 기후는 건조해지기 시작햇다. 19세기 후반의 끔찍한 가뭄과 홍수는 청나라를 무너트리는데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청나라의 지도자들은 소빙하기 이후의 잇따른 환경 재해와 씨름하는 동안 갑작스럽게 증가한 서양의 영향도 감당해야 했다. 유럽국가들은 소빙하기를 거치면서 식민화와 산업화를 통해 성장햇다. 1550-1850년 동안 상대적으로 혹독했던 북미와 유럽의 기후 조건은 환경을 극복하는 수단이 되었던 기계의 발달을 촉진하는 데 부분적으로 도움이 되었다. 서구에서 시작된 산업혁명은 대체로 중국에까ㅓ지는 이르지 않았다. 대신 소빙하기 이후 19세기 중반부터 후반까지 이어지는 가뭄과 기근으로 황폐해진 시기를 겪으면서 청나라의 지도자들은 유럽 열강들과 대단히 불평등한 조약을 연달하 체결해야 했고 중국은 식민지가 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중국에서 청나라는 소빙하기 동안 상대적으로 다습한 환경에서 태평성대를 누렸다. 그러나 이후 환경조건이 바뀌면서 이 다습ㅂ한 시기가 중국 역사에서 청나라의 존속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어느 정도 증명되었다. 그리고 이런 환경 변화 추세는 20세기에도 계속 이어졋다.”

이상은 이책의 자료를 근거로 소빙하기의 유럽과 중국사를 정리해본 것이다. 물론 위에서 정리한 내용은 이책에 소개된 것과는 다르다. 이책의 저자는 역사학자가 아니라 기후학자이기에 과학자로서 통계자료를 많이 제시하고(과도하지는 않고 쉽게 이해되는 수준이다) 기후학의 모델에 따라 당시의 기후를 재구성하는데 주안점을 둔다.

그러나 위에서 정리해본 내용에서 이책의 성격을 짐작하기에 충분할 것이다. 이책은 공룡의 멸종부터 원시시대 인류가 멸종의 위기까지 갔던 화산폭발, 그리고 인도의 인더스 문명, 마야문명, 고대 그리스의 암흑시대 등을 기후학의 시각에서 설명하고 가까운 시대에는 1930년대 더스트 볼이라 불리는 미국 대평원의 혹독한 가뭄 등을 다루고 앞으로 다가올 빙하기등에 대해 다룬다.

잡다하게 들릴 것이다. 이책이 얇은 책은 아니지만 그 많은 내용을 한권에서 다루기에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겠다. 그러나 이책은 전문서적으로 의도된 것이 아니다. 위에서 소빙하기를 정리하면서 이책에서는 다루지 않는 사실들을 다수 삽입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책은 교양서적으로 의도된 것이다. 다양한 케이스들을 다루면서 기후학의 기초개념들을 이야기 속에서 쉽게 쉽게 이해하게 하는 것이 이책의 기본 의도라 생각하면 된다. 그리고 그런 의도는 성공적이다. 이책은 아주 쉽게 재미있게 읽힌다. 기후학이란 분야에 거의 지식이 없는데도 이해하는데 아무 문제가 없게 쉽게 잘 쓰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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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이 되라 | 경제경영 2011-05-30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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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메시 The Mesh

리사 갠스키 저/윤영삼 역
21세기북스 | 2011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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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부터 마케팅의 화두는 SNS이다. SNS 서적이 너무 많이 쏟아지다 보니 이제 물릴 지경이 되었다. 그러나~~

그 많은 서적이 쏟아졌는데도 SNS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해선 뾰족한 것이 없다. 인터넷 초창기와 비슷하다. 이게 기회(또는 위기)인 것은 맞다. 이번에 뒤쳐지면 도태당할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해야하지? 그 많은 서적이 나왔고 많이도 팔렸다. 그러나 뾰족한 대안이 제시되지도 않은 그 책들이 팔린 이유는 압박감 또는 위기감 때문이었지 그 책들이 무슨 구체적인 도움이 되기 때문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책은 지금까지 나온 것들과는 다르다. 구체적인 대안을, SNS를 활용해 어떻게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할 것인가를 분명하게 제시한다.

물론 이 얇은 책에서 대단한 것을 제시하는 것은 아니다. 단 하나의, 저자가 직접 경험하고 직접 실행한 한 가지 모델만 제시할 뿐이다.

저자가 보여주는 모델은 이책의 부제에 나오듯이 ‘빌려주는 사업’이다. 저자는 SNS를 이용한 임대업의 사례를 다양하게 제시한다.

그중 대표적인 경우로 여러 번 언급되는 것이 집카이다. 집카는 사실 새로울 것은 없다. 차를 빌려주는, 렌털카 업종으로 구분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집카는 허츠 같은 업체의 렌털카 모델과는 분명 다르다.

기존의 렌털카 서비스는 일상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다른 도시로 또는 다른 나라로 갔을 때 잠시 빌려 쓰는 자동차를 제공한다. 특별한 경우에 이용하는 서비스이다. 그렇기 때문에 영업소도 공항이나 터미널과 같은 곳에 설치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집카는 일상을 목표로 한다. 집카의 모토는 “자동차를 소유하는 것보다 공유하는게 더 쉽고 더 효율적인 서비스를 만들자.” 이다. “이 서비스는 예전 방식의 공유 플랫폼, 즉 전통적인 렌터카 회사들과 달리 도시 전역에 자동차를 배치해놓아 고객들이 쉽게 찾아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웹사이트를 통해 원하는 자동차의 위치를 찾아 한 시간이든 하루든 또는 더 긴 시간이든 필요한 만큼 예약을 하고 이용한다. 유연하고 신뢰할 수 있는 이런 시스템은 여행을 갈 때뿐만 아니라 일상적으로도 자동차를 쉽게 사용할 수 ㅣㅇㅆ는 실질적인 서비스를 만들어냈다.”

쉽게 말해서 기존의 렌터카는 내차가 없을 때 사용할 차를 빌려주는 사업이고 집카는 내차 대신 사용할 차를 빌려주는 사업이다. 집카는 자가용을 대신한다. 영업용이 아닌 이상 자기 차를 가져봐야 세워놓는 시간이 훨씬 많다. 유지비 세금을 생각한다면 그리 경제적인 소유형태가 아니다.

집카의 비즈니스 모델이 가능한 이유는 SNS 때문이다. 언제 어디서든 시공의 제약을 받지 않고 연결된 네트웤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집카는 처음ㄴ 세울 때부터 IT 시스템을 가장 핵심적인 성공 요소로 인식했다. 서비스가 확산될 것을 대비해 쉽게 규모를 확장할 수 있는 튼튼한 시스템을 구축하면서도 동시에 마케팅 기술 운영 등 다양한 요소를 반영하는 데 주의를 기울였다. 웹사이트를 통해 가장 가까운 자동차를 찾아 실시간으로 가격을 비교하고 적절한 자동차를 찾아 결제를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자동차마다 언제 어떻게 세차를 했는지 알려준다.”

도시 곳곳에 차를 세워놓고 회원카드나 카드가 등록된 핸드폰을 차에 대면 차를 쓸 수 있는 서비스는 SNS의 인프라가 갖춰졌기에 가능한 서비스이다.

집카가 렌터카 사업과 다른 이유는 자동차를 빌려주는 사업이 아니라 정보를 관리하는 사업이라는데 있다. ‘이 회사는 누가 자동차를 사용하는지 언제 어떻게 어디서 사용하는지 정보를 모은다. 이런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업이 작동하고 여기에서 상당한 가치가 만들어진다. 집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더 많은 데이터를 수집하게 되엇고 이를 바탕으로 지역적이고 인구학적인 특성에 따라 고객들을 파악하고 분석하고 분류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런 정보는 또 다른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냈다. 예컨테 자전거나 옷을 공유하는 서비스에도 적용할 수 잇다. 자동차 공유 회사는 물론 제휴업계들을 통해 직접 특별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잇다. 실제로 집카는 서시히 음식점, 와인바, 호텔, 피트니스클럽은 믈론 심지어 잉크카트리지 재생업체와도 제류를 맺어나갔다. 더 나아가 길을 나서기 전 교통상황이나 운전에 관한 조언을 해주기도 하고 고객이 있는 지역에서 벌어지는 행사를 추천해주거나 레스토랑을 예약해주는 서비스도 한다. 포틀랜드에서는 20여대의 자동차에 자전거를 매달 수 있는 선반을 장착하고 국립공원이나 도립공원과 제휴를 맺어 자유통행권을 제공하기도 한다. 집카가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 때마 연관된 제휴업체들은 함게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이 같은 ‘기업 생태계’가 확산되면서 집카는 고객들에게 더 뛰어난 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했다.”

집카는 차를 다루는 사업이 아니라 정보를 다루는 사업이기 때문에 플랫폼이 될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는 자신이 다루는 비즈니스 모델을 메시라 부른다. “메시는 그물코라는 의미로 어떤 방향으로 뻗어나가든 시스템상에 있는 다른 노드로 연결되는 모양을 뜻한다. 메시는 서로 다른 메시에 연결되어 있으며 이들은 모두 긴밀하게 움직인다.”

이상에서 집카의 사례를 통해 이책의 내용이 어떤 지 맛보기를 해보았다. 이책이 다루는 내용은 위에서 다룬 사례의 변주이다. 저자는 집카 이외에도 다양한 사례들을 제시하고 집카와 같이 자세한 사례연구를 제시한다.

물론 이책에서 다루는 것은 SNS로 가능한 한가지 모델일 뿐이다. 아직 초창기인 SNS의 미래는 아무도 모른다. 20년가까이 된 인터넷도 아직 그 가능성을 다 실현하지 못했는데 겨우 몇 년에 불과한 SNS가 어떤 미래일지 알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책은 그 가능성 중 하나를 다룰 뿐이다.

그러나 구체적인 가능성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이책은 지금까지 나왔던 SNS 서적과는 분명 다르다. 그리고 저자가 말하는 메시라는 비즈니스 모델에 관심이 없더라도 SNS가 구체적으로 어떤 가능성을 가질 수 있는지 알 수 잇다는 점에서 SNS에 관심이 있다면 추천할 가치가 충분하다.


평점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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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거나 말거나 | 인문/사회/역사 2011-05-29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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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그들은 어떻게 살아남았을까?

벤 셔우드 저/강대은 역
민음인 | 2011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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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다닐 때 친구가 쥐돌이를 했었다. 지금도 마찬가지이겠지만 당시 학교에서 심리학과를 밀어주는 편이어서 교양관 한 층을 심리학과의 실험실로 할당해주었고 예산도 상당히 할당을 해주었었다. 생리심리학이 강세였기 때문에 실험재료로 꼭 필요한 흰쥐를 키웠다. 그 쥐를 관리하는 아르바이트를 쥐돌이라 했었다.

이 친구가 게으른 편이라 쥐들을 굶겨죽이는 일이 많았다. 재미있는 것은 한참 잊고 잇다 시체나 치워야지 하고 가보면 우리마다 꼭 한 마리가 살아있는 것이다. 친구의 설명은 이렇다. 먹이가 없으면 그중에서 가장 강한 놈이 살아남는다는 것이다. 그 강함은 꼭 물리적 강함이 아니었다. 먹이가 없으면 하나 둘 죽어간다. 죽어가는 순서는 살려는 의지가 약한 순서부터이다. 마지막에 남는 강자는 그 의지가 강한 놈이라는 것이다. 다른 놈들은 그 의지에 굴복해 죽어가면서 강자의 먹이가 되어준다는 설명이엇다. 쥐들만 그럴까? 인간도 그렇다는 것이 이책의 주제이다.

“살아남는 사람과 죽는 사람이 있는 것은 왜일까? 극도로 힘든 시련을 만났을 때 왜 일부 사람들만 극복하는 것일까? 극도의 압박에 노출되어 사람들이 공포에 사로잡히고 긴장의 끈이 끊어질 때에도 오애 몇몇은 침착성을 잃지 않고 집중력을 발휘할까? 왜 어떤 사람들은 역경에서 다시 일어서는 반면 어떤 사람들은 쓰러지고 굴복할까?” 이책의 질문이다.

이 책은 여러가지 경우들을 다룬다. 넘어지다 뜨개질 바늘에 심장을 찔리고도 살아남은 중년여성, 73미터나 되는 금문교에서 뛰어내리고도 살아남은 남자, 비상탈출 시 오른팔을 빼고 왼팔과 두 다리가 부러진 상태로 바다에 떨어지고도 살아남은 F-15기 조종사,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생존자, 9/11 사태 때 세계무역센터의 생존자, 여객기 사고에서 살아남은 사람 등 이책에 소개되는 사람들이다.

이 책에 소개되는 사람들이 살아남은 이유는 제각각이다. 사람이 다르다는 문제를 떠나서 상황이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각 사례마다 생존의 이유에 대한 설명도 제각각이다.

그 설명 중 하나는 이렇다. 여객선 침몰의 생존자인 “폴 바니의 이야기는 생존의 노골적인 현실을 도러낸다. 너무 많은 사람이 죽지 않아도 될 때에 죽는다는 사실이다. 행동에 나서야 할 때 그들은 돌처럼 굳어버린다.” 이런 예는 몇 년 전 일어났던 대구지하철역 방화사건과 같은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일어난다.

눈앞의 일이 설마 현실일리 없다는 ‘불신 반응’이라 심리학자들은 말한다. “사람들은 자신이 보고 잇는 것을 믿으려 하지 않는다. 런던의 가장 붐비는 지하철역에서 화재가 발생할 리 없다고 자신에게 들려주는 것이다. 이건 현실의 일이 아니야. 그래서 평소대로 계속 행동해 정산 편애라 불리는 성향에 빠져든다. 아무 문제도 없는 듯 행동하고 위험의 심각함을 과소평가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것을 분석마비라 부른다. 위기로 인한 스트레스 탓에 새로운 정보를 처리하는 뇌의 중요한 부분이 작동하지 않는다. 결정을 내리는 능력을 상실한다. 그래서 조각상처럼 정지해버린다. 현실을 부인하고 행동할 수 없는 상태에 빠진 사람들은 희생자와 시체 역할을 맡게 될 확률이 높다.”

이책은 얼어붙는 경우가 대다수의 정상적인 반응이라 말하며 ‘10-80-10 이론’이라 정리한다. 재난이 일어났을 때 10%의 사람들은 침착하게 상황을 판단한다. “격심한 스트레스에 노출되어도 냉정을 유지하는 사람들”이며 이들이 주로 생존자가 된다.

대다수 80%는 그냥 놀라고 당황한다. 화재가 일어난 런던의 “킹스 크로스 역의 통근자들이 불길과 연기를 보고도 평소처럼 그 속으로 걸어 들어간” 경우이다. “거대한 압박에 노출되면 대부분의 사람은 무기력해지고 무감각해진다. 식은땀을 흘린다. 기분이 나빠진다. 심장 박동이 빨라지기도 한다. 그리고 지각 협착 이른바 터널 시야를 경험한다.” 경험하지 못한 상황에서 정상적인 반응이고 오래가는 반응도 아니다. 문제는 뇌가 마비상태에서 벗어나는 그 짧은 순간이 생존을 가른다는 것이다.

여객선이나 비행기 사고, 지하철이나 건물의 화재 같은 상황에서 여유시간은 길지 않다. 그 길지 않은 시간에 생존자와 시체를 나누기에 충분한 이유라고 저자는 말한다.

남은 10%는 “잘못된 행동을 한다. 부적절한 행동을 해 종종 역효과를 일으키고 상황을 악화시킨다. 당황하여 머리가 돌아버리는 사람들이다.”

이 10%의 반응을 보통 패닉이라 한다. “패닉은 생존의 큰 적이다.” 그러나 패닉은 생각보다 흔하지 않다. “제2차 대전의 런던 대공습, 1995년의 고베 대지진, 9.11 테러 등의 공통점 없는 위기들을 검토해본 결과 완전히 자제력을 잃고 우왕좌왕 뛰어다니는 사람은 거의 없다. 오히려 대부분의 사람은 뭔가 지시가 있을 때까지 꼼짝하지 않는다. 그리고 일부 사람은 어떻게든 평정을 유지하고 목적을 가지고 행동한다. 대화재와 같은 재난에서 사회규범이 무너지고 ‘인간 본래의 동물적’ 측면이 나타난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오해이다.

오히려 재난 상황에서 문제는 얼어버리는 현상이 문제라고 저자는 말한다. “인간의 전두엽은 비행기 날개가 불타는 광경을 처리할 때 그 정보와 과거 유사한 상황의 기억을 합치시키려고 한다. 비행기 사고의 경험이 축적되어 잇지 않다면 뇌는 합치하는 정보를 찾을 수 없고 적절한 반응을 생각하려 시도하고 실패하는 순환 고리에 빠진다. 그 결과 움직이지 못하게 된다. 군에서는 이런 과정을 예측 혼란이라고 부른다. 이런 반응은 두려움과 혼란보다도 ‘상황의 새로움과 리더십의 결여’와 관계가 있다. 뭔가 예기치 않은 일이 일어날 때 사람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알지 못한다. 자신의 경험이나 예측과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 지시가 떨어지기를 기다린다. 그리고 종종 목숨을 잃는다.”

또 다른 예를 보자. 저자가 응급실의 수수께끼라 부르는 경우이다. 의학적으로 설명하기 힘든 생존 사례들의 이유를 의사들은 몇가지로 분류한다. 예를 들어 “성격 특성은 크지 않지만 중요한 역할을 한다. ‘냉혹하고 완고한 사람’은 무기력한 겁쟁이보다 더 오래 사는 경우가 많다. ‘그들은 끝까지 싸웁니다.’” 널리 알려진 것처럼 기질적 낙천주의도 생존률을 높인다. “또 하나의 미지의 요인은 가족과 친구들의 지지이다. 수치화는 불가능하지만 대기실에 있는 사람의 숫자와 호나자가 회복하는 가능성에는 어느 정도 상관관계가 잇다.” 그리고 “신앙이다. “

“사람들의 정신력에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커다란 폭이 있다. 어떤 장애도 극복하는 엄청난 의지력과 능력을 유전적으로 타고난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한결같고 절대적이고 예리한 생존 본능 같은 것을 타고난다. 또 유전적 심리적인 강점을 가지고 잇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 이런 사람들은 감정적으로 취약하고 위기에 대처할 내면적 자질이 부족하다. 종교적 믿음은 모든 사람에게 도움이 되지만 특히 약한 입장에 있는 사람들에게 가치가 잇다. 신앙에 거의 전부 의지하는 사람은 흔히 달리 의지할 것이 없거나 생존에 도움이 되는 자질도 가지고 잇지 않다. 이런 약한 사람들도 신앙이 있으면 도저히 견뎌 낼 수 없을 것 같은 고난도 이겨 낼 수 잇다.”

이책의 내용이 어떤지 이제 짐작이 갈 것이다. 비행기 참사나 대형화재와 같은 경우의 생존자와 응급실의 생존자는 이름만 같은 생존자이지 생존의 이유는 다르다. 방송인이 쓴 책답게 이책은 생존에 대한 어떤 이론을 세우거나 ‘생존학’을 세우려는 목표로 쓰인 것이 아니다. 단지 이런 전런 ‘생존’이란 이름으로 불리는 사례들을 모아 소개하고 보여주는 재미있는 읽을거리가 목표였다고 생각된다. 저자의 목표가 그랫다면 이책은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꽤 재미잇게 쉽게 읽히니. 그러나 어떤 이론을 원한다든가 교훈을 얻으려 한다면 권할만하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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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의 조건 | 경제경영 2011-05-25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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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성공은 쓰레기통 속에 있다

레이 크록 저/장세현 역
황소북스 | 2011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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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문화를 대표하는 맥도널드의 시작은 캘리포니아의 작은 드라이브인 레스토랑에서부터 였다. 자동차의 대중화와 함께 유행한 다른 드라이브인 레스토랑과 LA 근교에서 맥도널드 형제가 운영하던 그 식당은 그리 다를 것이 없었다. 그러나 어느날부터 그 식당은 달라진다.

“형제는 다양한 메뉴와 매장 배치를 실험한 끝에 결국 그럴듯한 방식을 찾아냈다. 바비큐그릴을 치우고 메뉴를 25가지로 단순화했으며 햄버거를 규격화했다. 모든 햄버거에 케첩과 머스터드를 바르고 양파와 두 조각의 오이피클을 넣었다. 또 직원이 자동차까지 음식을 배달하는 대신 고객이 판매 창구까지 주문하고 음식을 직접 받아가도록 했다. 이러한 조치로 레스토랑의 생산성이 크게 향상되었다. 형제는 자신들이 고안한 새로운 개념의 사업방식을 ‘스피디 서비스 시스템’이라 이름 붙였다.” (로저 마틴)

패스트푸드 시스템을 고안한 것이다. 요리의 초보인 아르바이트생이 해도 동일한 품질이 유지될 수 있는 표준화, 품질은 유지하면서 저가에 대량으로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의 개념을 만들었다. 밀크 쉐이크 기계를 납품하던 레이 크록은 형제가 고안한 시스템의 가능성을 한눈에 알아보았다. 직업상 전국의 레스토랑을 돌아다녀야 했던 그로선 형제가 고안한 시스템의 가치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형제는 레스토랑 네 곳을 추가로 열었고 맥도널드 형제는 그정도에 만족했다. 그러나 크록은 더 큰 가능성을 보았다. 크록은 미국 전역에서 나아가 전세계에서 그와 같은 상황이 펼쳐지는 것을 상상했다. 그러면 크록 자신의 밀크 쉐이크 제조기도 형제의 체인망과 함께 성장할 것이다.

그러나 “’저기가 우리 형제의 집입니다. 아주 마음에 드는 집이지요. 우리는 저녁이면 포치에 나와 앉아 해가 지는 것을 보기도 하고 이 레스토랑을 내려다보기도 합니다. 평화로운 생활이지요. 문제를 새로 만들고 싶지는 않아요. 우리는 지금 인생을 즐기고 있어요. 그게 우리가 원하는 전부입니다.’

그의 사고방식이 나하고 너무도 달라 생각을 다시 정리하는데 몇분이 걸렸다. 그의 생각을 놓고 토론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새로운 제안을 햇다. 다른 누군가로 하여금 그들을 대신해 새 매장을 열도록 하자는 것이었다. 그러면 그들도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고 나 역시 그 체인점에 멀티믹서를 판매할 수 있을 터였다.

‘어려울 겁니다. 누가 우리 대신 새 매장을 열겠습니까?’ 그 말을 듣자 강렬한 확신이 나를 감싸는 듯했다. 나는 몸을 앞으로 기울리며 대답했다. ‘내가 하겠습니다!’” 그 이후는 우리가 아는 맥도널드의 역사이다.

맥도널드 시스템은 형제가 고안했다. 그러나 발명가가 자신의 발명으로 돈을 버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발명으로 돈을 버는 것은 사업이기 때문이다. 발명과 사업의 재능은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 종이컵 영업을 하면서 오랜 경험을 쌓았고 자신의 회사를 운영하고 있으며 요식업의 생리에 정통한 크록은 사업에 맞게 형제의 시스템을 개량해나간다.

“크록은 스피디 서비스 시스템은 그 자체로 혁신적이긴 하지만 직원들이 상황에 따라 자의적으로 판단할 여지가 여전히 크다고 생각했다. 완벽하게 규격화된 레스토랑 운영을 꿈꾸던 크록은 스피디 시스템을 개선해 맥도널드 시스템을 엄밀한 과학의 수준으로 간소화했다. 햄버거를 ‘정확히’ 얼마나 오래 익히고 직원을 ‘정확히’ 어떤 방식으로 고용하며 매장의 위치는 ‘정확히’ 어떻게 선정하고 각 점포를 ‘정확히’ 어떻게 운영하며 ‘정확히’ 어떤 방식으로 프랜차이즈를 할지 등을 세밀하게 규정하는 것이다.

크록은 맥도널드 형제의 통찰력으로부터 만들어진 최초의 영업과정에서 불확실성과 불명료함 그리고 직원의 자의적 판단을 가차 없이 제거했다. 각각의 단계에 적용되는 표준 작업지침을 세밀하게 개선함으로써 크록은 ‘다소 장사가 잘되는’ 햄버거 레스토랑 체인 맥도널드를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규모로 확장했다. 미국의 작은 도시에서 ‘제법 성공한’ 기업이엇던 맥도널드가 미국 전역 구석구석에 체인점을 거느리게 되기까지는 채 10년이 걸리지 않았다.” (로저 마틴)

크록의 자서전인 이책은 크록이 어떻게 그런 일을 할 수 있었는지 어떻게 그런 일을 했는지를 솔직하게 경영자의 시각에서 기술한다.

미국인답게 낙천적이며 따분함을 증오하고 모험을 좋아하며 고집쟁이에 전형적인 외향성 성격인 크록이 영업으로 경력을 쌓은 것은 좋은 선택이었다. 그리고 그런 사람이 사업에도 적합한 것은 당연하다. 다른 사람이라면 은퇴를 준비할 나이에 전 재산을 걸고 일을 벌린다? 가족은 이해하지 못햇다. 좋은 직장에 좋은 경력을 팽개치고 서른 다섯에 처음 자기 사업체를 차릴 때도 가족은 이해할 수 없었다. 크록이 맥도널드를 창립했을 때 그의 나이 50대 후반이었다.

그 나이에 새로운 모험을 찾아나서 맥도널드란 이름을 세상에 알렸을 때 그는 하늘에서 갑자기 뚝 떨어진, 기적처럼 보였다. 그러나 크록은 충분히 준비가 된 사람이었고 사업가로서 완성된 사람이었다.

맥도널드의 문화를 말할 때 신뢰란 말이 항상 따라다닌다. 돈을 내는 고객에겐 가치있는 물건과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며 납품업자와 가맹점은 같이 성장하는 운명공동체로 생각하고 직원 역시 마찬가지로 생각한다는 당연하지만 당연하지 않은 문화를 말한다.

예를 들어보자. “내가 이 시기에 내렸던 근본적인 결정 중에는 맥도널드 프랜차이즈 시스템의 본질 및 향후 발전 방향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것도 있었다. 맥도널드는 매장 운영자들에게 식재료를 공급하는 역할을 결코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회사는 개별 운영자가 성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도와야 한다는 것이 내 신조였다. 운영자의 성공이 곧 내 성공을 보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회사가 운영자를 상대로 장사를 하는 입장이 되면 그처럼 성의껏 돕기가 어렵다. 한편으로는 운영자를 파트너로 대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에게 물건을 팔아 이익을 남기는 것은 근본적으로 모순된 일이다.”

그런 문화는 크록이 자신의 영업경력에서 체득한 것이다. “세일즈맨으로서 나의 철학 중 하나는 내가 판매하는 물건이 고객에게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파는 물건이 고객의 영업에 보탬이 되지 않을 때는 할 일을 제대로 했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자신의 가치를 아는 사람의 철학이다. 크록은 성공한 기업가가 되었을 때나 햇병아리 시절이나 크록의 철학은 한결같았다.

크록은 이책에서 그런 가치관들이나 외식업에서 경력을 쌓으면서 사업안목을 키워나간 과정들, 그런 안목으로 어떻게 맥도널드를 키웠는가를 솔직하면서 담담하게 써나간다.

물론 이책에도 다른 경영자들의 자서전처럼 경영론이 언급된다. “아무런 대가 없이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리스크를 감수할 수 있어야 하지요. 무모하게 달려드는 것과는 달라요. 그건 미친 짓이지요. 하지만 필요할 때가 되면 자신의 전부를 걸어야 합니다. 여러분이 무언가를 진정으로 믿는다면 그 목표를 향해 자신이 지닌 모든 것을 남김없이 쏟아부어야 합니다.”

흔한 말이다. 그러나 크록은 흔한 말을 되풀이하려고 이책을 쓰지는 않는다. 이책은 어디까지나 그의 자서전이다. 그런 이론은 그런 결론이 얻어진 이유가 그 자신의 경험이 같이 언급된다.

리스크를 감당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두렵다. 모험을 좋아하는 성격인 크록도 예외는 아니다. 그러나 모험을 하지 않으면 무언가를 걸지 않으면 얻을 것도 없다. 영업이란 일 자체가 그런 일의 모험의 연속이다. “그런 역경이 없었다면 아마 훗날 그보다 훨씬 심한 역경이 닥쳤을 때 견뎌내기 어려웠을 것이다. 나는 이 시기를 거치며 힘든 문제가 발생해도 좌절하지 않고 버티는 법을 배웠다. 한꺼번에 여러 거지 문제에 매달려 고민하지도 않았으며 아무리 상황이 심각해도 괜한 걱정으로 잠을 설치는 일은 없도록 햇다. 말은 쉬워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것이었다. 나는 스스로 고안한 자기최면을 통해 그것을 가능케 했다.”

이책에서 크록이 말하는 것은 자신의 이야기일뿐이다. 거창한 경영철학이나 이론을 말하지 않는다. 대학문턱도 가보지 않은, 고등학교도 마치지 않은 크록은 그런 거창한 이야기들을 하지 않는다. 단지 자신의 이야기만 할 뿐이다. 그러나 그 이야기들은 크록 자신의 삶에서 그 자신이 경험한 것들이기에 그리고 그 경험들이 구체적으로 말해지기 때문에 이책의 가치는 거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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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선의 시대 | 예술/문학/여행 2011-05-23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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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혼블로워

C.S.FORSTER 저/조학제 역
연경미디어 | 2004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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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만일 누군가 나에게 육전의 명저를 꼽으라면 나는 주저없이 ‘삼국지’를 꼽을 것이다. 그러나 과연 삼국지를 능가하는 해전의 명저는 없을까? 나는 그 해답을 이 책 ‘혼블로워’에서 찾았노라고 자신 있게 얘기하고 싶다. 혼블로워는 리얼리티 면에서 삼국지와 비교 할 수 없을 정도로 현실에 가까울 뿐 아니라 근대 서구사를 꿰뚫고 있다.

내가 처음으로 혼블로워를 만났을 때 나는 박진감 넘치는 하루하루를 보냈다. 정밀한 항해묘사, 함상 생활의 애환, 리더십, 세계사를 좌우한 해양력의 운용, 나폴레온 전쟁은 물론 애틋하고 진실한 사랑의 이야기까지… 이렇게 다채로운 내용들을 함축하고 있는 혼블로워 시리즈는 전 세계적으로 수백만의 독자들을 즐겁게 했으며 지금까지도 꾸준히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뒤늦게나마 한국판으로 출간되어 기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윤광웅 제독)

이책 표지 뒤에 인쇄된 추천사이다. 개인적으로 이 추천사보다 이 시리즈에 대해 더 잘 말할 능력은 없다. 단지 간결하고 명쾌한 추천사에 사족을 붙이는 것 밖에는.

추천사에 언급되듯이 이 방대한 시리즈의 매력은 리얼리티에 있다. 그러나 그 리얼리티는 삼국지와 같은 영웅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혼블로워는 해가 저물어 가는 프랑스 해안을 다시 한번 둘러보았다. 프랑스 혁명 정부를 전복하려는 그의 조국 영국의 시도는 피비린내 나는 전투 끝에 결국 패하고 말앗다. 파리의 신문은 미쳐 날뛸 것이며 런던의 관보는 이 사건에 대해 냉정한 다섯줄만 ㅎ할애할 것이다.

혼블로워는 1년도 지나지 않아 세계는 이 사건을 거의 기억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니 20년이 지나면 아니 20년이 지나면 완전히 망각할 것이다. 그러면서도 저 뮤질락 시 광장의 목 없는 사체, 분쇄되어 버린 붉은 코트의 영국 병사들, 4파운드 포의 산탄 작렬로 흩어져 버린 저 프랑스 병사들… 그들은 전부, 마치 이 날이 역사가 뒤바뀐 하루인양 알고 그렇게 죽어갈 것이다.”

이 소설의 대상은 프랑스 혁명기 영국해군이다. 총이라고 해봐야 전장식 머스킷에 불과하고 전함이라해봐야 범선에 불과한 시대이다. 물론 그 시대는 근대에 보기 드문 영웅이 활약한 시대이기도 했다. 나폴레옹이라는.

그 영웅의 이야기는 이름없는 병사와 장교들 그리고 그들이 싸운 이름없이 잊혀져 버린 전투들이란 노이즈를 배경으로 말해지지 않는다. 나폴레옹이란 이름과 함께 떠오르는 것은 러시아 침공이라든가 워털루 전투 같은 굵직한 이름들이다.

그러나 이 소설은 그런 거대한 이름들과는 거리가 멀다. 이책에 등장하는 이름들은 이름도 없는 전투들이며 그 전투에서 분투한 이름없는 병사와 장교들일 뿐이다. 소설의 주인공 역시 그런 이름없이 잊혀져간 사람일 뿐이다.

소설은 주인공 혼블로워가 장교도 아닌 장교후배생으로 전함에 배치되는 시점에서 시작된다. 귀족도 아니고 상류층도 아닌 열일곱 견습사관의 자리는 밑바닥부터일 수 밖에 없고 그 자리는 녹녹치 않다.

“사관실의 식사를 책임지는 선입 장교로서 그는 광범위한 공무상의 권한을 갖고 있었다. 말은 영악하게 잘했으며 나쁜 꼼수에 관한한 그는 도사였다. 저스티니안 함에서 그를 통제할 군기담장부장이 있다 하더라도 그가 어떤 꾀를 부릴지 구분하기는 어려웠을 터이앋.

어느 견습사관이 두어 번 심슨의 횡포에 반항했지만 그때마다 심슨은 반항자를 집어 던지고 무지막지한 주먹으로 상대를 기절시켜 버렸다. 심슨은 상대에게 어떠한 상처도 입지 않았으며 상대는 언제나 눈에 시퍼런 멍이 들었고 입술은 맞아 터졌다.

이제 견습사관실은 행동으로 폭발시킬 수 없는 노여움으로 들끓고 있었다. 견습 사고나 중에는 그에게 아첨하는 자나 추종자도 있었지만 그들도 내심 이 폭군을 증오하고 있었다. 문제의 뿌리는 깊었고 분노를 불러일으킨 원인은 보통 이런 횡포로 끝나지 않는데 있었다. 깨끗한 셔츠가 필요하면 동료들의 옷장에서 강제로 빼앗아 입는다든지, 식탁에 나온 고기 가운데 가장 맛있는 부분을 독차지한다든지, 모두가 간절히 기다리는 술 배급을 가로채는 것에도 스스럼이 없었다. 이 정도라면 어느 정도 납득할 수 있다. 모든 권력을 가진 자라면 어느 정도 가능한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는 무지막지하게 어려운 일을 벌여 방해를 하는 것이엇다ㅓ. 고전을 공부한 혼블로워는 심슨에게서 마치 로마 황제들의 폭군 모습을 연상할 정도엿다. 심슨은 클리브랜드에게 그의 관록을 나타내는 구레나룻을 강제로 잘라버리게 했다. 또 해스터에게는 매킨지를 밤낮을 가리지 않고 30분마다 깨우라는 임무를 부여하여 두 사람 모두 잠을 잘 수 없게 만들었다. 게다가 헤스터가 그 임무에 조금이라도 게으르면 욕설을 퍼부었다.’

이책의 매력은 이런 사소한 디테일에 있다. 그런 디테일은 함상 생활의 디테일 뿐 아니라 마스트, 톱 세일, 커터, 프리깃, 전열함, 풍상, 풍하와 같은 범선 시대의 낯선 용어들로 채워진 항해 장면과 전투 장면들까지 포함한다. 이책은 잊혀져 사라져 버린 시대의 모습을, 역사책에도 나오기 힘든 소재들을 종이 위에 살려놓는 리얼리티가 매력이다.

그러한 매력은 이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전쟁 장면들에도 해당된다. 이책을 메우는 전투들은 거창한 전투들이 아니다. 1권의 전투들은 영국해군의 대륙봉쇄작전의 일환으로 치뤄지는 전투들이다. 대함대가 서로 격돌하는 일은 볼 수 없다. 단지 적의 상선을 공격해 나포하고 군항에 정박한 적함 한척을 빼앗으러 잠입하고 나포한 상선을 모항으로 몰고 가는 작디 작은 해군의 일상에 불과하다.

그렇다고 주인공이 대단한 것도 아니다. 주인공은 어느 정도 재능이 있는 전도유망한 사관후보생이다. 그러나 밑바닥에서 겪는 고난에 자살할 생각을 하고 처음 맡은 배를 부주의로 침몰시키고 포로로 잡히기까지 한다. 연전연승하며 승승장구하는 영웅이 아닌 약간 재능이 있지만 평범한 장교에 불과하다.

이책이 다루는 모든 것은 거창하지 않다. 평범할 뿐이다. 그러나 그런 평범함의 모자이크가 실제 전쟁의 현실에 가깝다. 바로 그렇게 쌓아올린 모자이크이기에 이책의 리얼리티는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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