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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모집] 튜더스 | 스크랩 2011-09-29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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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더스]
 
 저자 : G. J.  마이어 저/채은진 역
 출판사 : 말글빛냄
신청기간 : 9월 28일~ 10월 4일
 모집인원 : 10
 리뷰어발표 :  10월 5(수)

천년의 스캔들, 튜더 왕조의 실체를 밝힌다

『튜더스』는 전설적인 튜더 왕조를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한 권 안에 새롭게 조명한 책이다. 당대의 생생한 현실을 여과 없이 드러내 영국을 통치한 가장 불가사의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튜더 왕조가 잉글랜드를 통치한 기간은 3대(5명의 왕)에 걸쳐 총 118년에 지나지 않는다. 전후의 다른 왕조들에 비하면 매우 짧은 기간이다. 그러나 이들은 다른 군주들과 비교하기 어려울 만큼 세계사를 바꿔 놓았으며, 지금까지도 학자들의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 책은 통치자의 개인적인 야망이 그 나라의 국민들과 나아가 역사에 어떠한 영향을 끼쳤는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으며, 그 야망이 역사의 흐름과 맞물려 긍정적인 부분으로 작용할 때도 있지만 국민적 합의를 외면한 정책은 필연적으로 국민들에게 참혹한 고통을 남길 수밖에 없다는 교훈을 우리에게 제시해주고 있다. 또한 튜더 왕조 외에도 계층 구조와 중세 가톨릭교회, 프랑스와 스페인과의 관계, 오스만 제국, 정치, 문화, 종교, 사회, 교육, 연극, 생활상 등 당시 잉글랜드를 포함한 유럽의 역사적 배경을 비중 있게 다룸으로써 책의 가치를 더 한층 돋보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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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리벼c 입니다.

유럽 역사에 별로 관심이 없더라도 한 번쯤은 그 이름을 들어봤을 전설적인 튜더 왕조! 다른 왕조에 비해 백 여 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영국을 지배했지만 그 어느 시기보다 변화가 극심했으며, 지금까지도 학자들의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작가와 감독들에게 영감의 대상이 되는 이 대단한 가문의 역사를 <튜더스> 한 권에 조명했습니다. 단순히 파란만장한 튜더 왕조의 구성원들의 일화를 들여다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당시 잉글랜드를 포함한 유럽의 역사적 배경을 비중 있게 다룸으로써 책의 가치를 더 한층 돋보이게 합니다. 만만치 않은 이 책에 도전하실 리뷰어 10분 모실께요^^

공지사항을 잘 숙지 하신 후, 신청해 주세요. 항상 저희 리뷰어클럽에 관심과 사랑 가져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 기존 클럽과 운영진 아이디는 사용하지 않습니다.  꼭 블로그 방명록을 이용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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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배를 찾아서 | 경제경영 2011-09-25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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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대침체의 교훈

리처드 C. 쿠 저/김석중 역
더난출판사 | 2010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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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pan bashing, Japan nothing, Japan passing. 지난 한세대 동안의 미국 일본학을 요약한 말이다. 일본이 세계를 지배할 것처럼 보였던 80년대는 ‘Japan as No.1’과 함께 시작되었다. 지금이나 그때나 미국은 헤게모니의 침식을 경험하고 있었고 지금 중국 때리기(China bashing)를 하는 것처럼 일본을 찬양하는 동시에 공격하는 것이 당시 분위기였다.

그러나 90년대 헤이세이 불황과 함께 잃어버린 10년은 분위기를 바꿔버린다. 그렇게 잘나가던 일본이 어이없게 무력한 모습을 보였고 그것도 너무도 오랫동안 비틀거렸다. 미국의 분위기는 일본은 아무것도 아냐(Japan nothing)으로 바뀐다. 그리고 그런 관심마저 시들었을 때 일본에 대해선 무관심 밖에 남은 것이 없었다(Japan passing).

일본에 대한 무관심으로 분위기가 바뀌기 전 그렇게 잘 나가던 나라가 왜 이렇게 무기력하냐 그 이유에 대해 많은 논의가 잇었다. 물론 일본이 무기력한 직접적인 이유는 거품 붕괴 이후 헤이세이 불황이었다. 문제는 그 불황이 왜 이다지도 오래 가냐였다.

설명은 많앗다. 정관재계의 Iron triangle로 대변되는 일본 정치경제의 폐쇄성이 문제라는 논의부터 규제를 남발하는 국가개입이 말썽이라는 논의 일본 성장모델이 시대에 적응을 못했다는 논의 등 수많은 말들이 쏟아졌다. 말이 많으면 말의 질도 올라가기 마련이라 그러한 논의의 정점을 장식한 것이 Two Japan 이론이다.

헤이세이 불황은 분명 거시경제의 문제이다. 그러나 그 불황이 이다지도 오래가는 이유는 거시적인 문제로 돌리기엔 석연치가 않았고 일본경제의 미시적 기초가 잘못되었다는 논의로 이어진다.

Two Japan 이론은 일본경제가 겉보기보다 취약하다는 논의로 시작한다. 건강한 경제라면, 경쟁력있는 경제라면 생산성이 높고 생산성이 높으면 이윤율이 높아야 한다. 그러나 미국, 독일과 비교했을 때 일본의 특징은 저생산성과 저이윤율이다.

이에 대해 크루그먼은 아시아 금융위기 직전에 아시아의 기적은 생산성 증가가 아니라 노동과 자본의 투입을 늘리는 식으로 이루어진 것이라 말한 적이 있다.

Two Japan 이론은 크루그먼과는 다른 설명을 한다. 일본경제의 저생산성과 저이윤율은 평균의 문제라는 것이다. 고도의 경쟁력을 갖춘 수출부문과 평균을 갉아먹는 비참하게 경쟁력 없는 내수부문의 두개의 일본이 있다는 말이다. 일본의 높은 물가는 생산성이 낮은 내수부문 때문이다. 당연히 이것은 수출부문의 경쟁력을 갉아먹으며 수출부문이 벌어들이는 이윤을 내수부문으로 이전하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세계화 시대에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더 이상 이런 시스템으론 버틸 수 없게되었다는 것이 Two Japan 이론의 요지이다 (이 이론의 대표적인 저술로는 Richard Katz의 ‘Japan the System that Soured’와 마이클 포터의 ‘Can Japan Compete?’를 보라)

저자는 Two Japan 이론에 동의한다. “오늘날 일본은 대기업, 특히 해외로 진출한 기업들의 경우 선전하고 있는 반면에 소규모 사업체나 가계는 겨우 생존하는데 그치는 상황이다. 지역에 따른 불균형도 발생햇다. 대기업이 집중되어 잇는 도쿄나 나고야 같은 도시 지역은 부의 전성기를 누리고 잇는 반면, 소규모 사업체가 대세를 이루는 지역경제는 무릎을 꿇기 직전이다. 이런 불균형의 뿌리에는 세계화, 그중에서도 특히 중국과 인도의 부상이 자리잡고 있다. 이론적으로 중국과 인도의 부상이 모든 선진 경제에 유사한 효과를 나타내야 하지만 일본이 특히 큰 타격을 입은 것같다. 그 이유는 일본은 이번이 추격을 당한 첫번째 경험이기 때문이다. 일본의 시스템은 이러한 도전에 대응할 아무런 준비도 되어 잇지 않은 상태엿다.”

그에 비해 다른 선진경제는 이미 60년대 중반부터 그런 충격을 겪어보았다. 바로 일본의 부상이 던진 충격이었다. “결과적으로 일본은 현재 1970년대 미국과 동일한 입장에 처하게 됐다. 다수의 제조업 관련 일자리는 이미 중국으로 이전됐고 일본은 1994년 이해 지속적으로 중국에 대해 무역적자 상태를 겪고 있다. 일본은 국제적으로 활약하고 잇는 대기업과 이러한 기업들이 기반을 둔 도시지역은 지속적으로 유리한 경제적 조건을 갖고 잇지만 이들의 성공이 더 이상 지방에 위치한 소규모 사업체들에 연결되지 않는 상황에 직면했다. 대신 이윤이 중국과 다른 해외생산기지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그러나 저자는 세계화의 충격은 헤이세이 불황과는 관계가 없다고 말한다. 일본이 세계화의 충격을 이겨낼 수 잇는가는 심각한 도전이지만 헤이세이 불황은 두개의 일본 모두에게 무차별한 충격을 주었고 그 불황의 이유 역시 세계화의 충격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고 저자는 본다.

저자는 헤이세이 불황이 장기화된 이유는 아주 간단한 숫자게임 때문이었다. 말한다. 장부상의 숫자말이다.

“기업의 부채가 자산을 초과하면 기술적으로는 파산한다. 그러나 일본에서 진행된 것은 보통 의미의 파산이 아니었다. 일본기업들의 제품 개발과 마케팅, 그리고 기술이라는 핵심 역량은 양호했고 기업들은 매해 이익을 내고 있었다.” 그러나 문제는 거품이 터지면서 자산가격이 폭락햇고 결과적으로 장부상의 자산도 폭락했다는 것이다. “대차대조표의 거대한 구멍 탓에 이들 기업은 대부분 순자산이 마이너스 상태엿다.” 분명 돈을 벌고 잇는데도 장부상으로는 갑자기 자산보다 부채가 많아진 파산 상태가 된 것이다.

이럴 때 기업들은 장부상의 숫자를 맞추어 기술적 파산에서 벗어나야만 한다. “회사 회부 사람들이 대차대조표상의 문제를 발견하면 그들의 신용등급에 심각한 영향을 줄 것이 분명하므로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다. 언론매체에서 그 회사가 엄밀히 말해 지급불능 상태에 있다는 보도가 나가면 문제의 기업은 다음 날 당장 엄청난 혼란에 빠질 것이다. 은행은 여신의 물꼬를 막을 테고 공급업체들은 어음이나 외상 구매를 거절하고 현금결제를 요구할 것이다. 이로써 기업의 생존은 위험에 빠진다. 그러므로 기업에게는 채무를 조용히 갚는 것이 대단히 중요한 문제다.”

이때부터 기업은 경제학 교과서가 말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종이 되어 버린다. 교과서는 기업의 행위는 이윤극대화를 대전제로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기술적 파산 상태에 몰린 기업의 궁극적 목표는 이윤이 아니라 부채를 갚는 것이 된다.

일본기업들은 건강한 현금흐름을 이용해 부채를 갚아나갔다. 개별 기업으로는 합리적이고 당연한 행동이다. 그러나 모든 기업이 그렇게 행동할 때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헤이세이 거품이 터졌을 때 주식과 부동산, “두 부류의 자산에서 발생한 국부 손실만 1500조 엔으로 전례가 없을 정도다. 이것은 일본의 개인 금융 자산 전체와 동일한 액수다. 이 수치는 3년간의 일본 국내총생산에 상당하는 액수이기도 하다. 쉽게 말해 하락한 자산 가격이 3년간의 GDP를 소멸시켜버린 것이다. 이것은 경제 전체에 무시무시한 영향력을 발휘햇다.”

자산은 사라지고 빚만 남은 “민간 부분은 모두 채무를 상환하기 시작한다. 그 결과 경제 전반이 구성의 오류를 경험하게 된다. 구성의 오류란 어떤 사람(기업)에게는 적절한 행동이 모든 사람(기업)에게 적용될 때는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를 야기한다는 의ㅁ다. 일본경제는 지난 15년 동안 이러한 오류로 고통을 겪었다.”

구성의 오류는 역승수효과를 통해 작동한다. 1000엔을 번 가계가 900엔을 소비하고 100엔을 저축한다고 하자. 900엔은 누군가의 소득이 되어 경제의 수요가 된다. 저축된 100엔은 대출되어 역시 수요가 된다. 그러나 100엔을 대출할 누군가가 없을 때가 문제다. 기업들은 장부상의 구멍을 메우기 위해 더 이상 부채를 늘리는데는 관심이 없다. 대출수요가 사라진 것이다. 대출수요가 없는 상태에선 아무리 금리를 낮춰도 수요는 살아나지 않는다. 제로금리에서도 수요는 살아나지 않았다.

그렇다면 100엔은 그냥 은행에 남아 놀게 되고 총수요는 그 100엔만큼 줄어든다. 그렇다면 1000엔에서 900엔만 유효수요가 되고 경제는 수축해 소득은 900엔으로 줄어든다. 여기서 10%를 저축한다면 또 과정은 반복되어 총수요는 801엔, 729엔으로 감소한다. 디플레이션의 악순환이 시작된 것이다. “이 상태로 놓아두면 이러한 경제수축과정은 민간부문이 더 이상 돈을 저축할 수 없을 때까지 계속된다.”

디플레이션은 안 그래도 낮아진 자산가격을 또 낮추어 기업의 장부에 난 구멍이 더 커진다. 기업이 갚아야 할 자산과 부채의 차이는 더 벌어져 기업의 채무상환압력은 더 높아진다. “결과적으로 경제는 매년 가계의 저축과 기업의 순부채상환액의 합계에 상당하는 수요을 잃게 된다. 계속되는 총수요의 하락세는 경제를 디플레이션의 악순환으로 밀어넣는다.”

헤이세이 불황의 메커니즘은 이런 디플레이션이엇으며 1929년 미국의 대공황도 마찬가지였다고 즉 두 불황 모두 대차대조표 침체(balance sheet recession)엿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러나 사람들은 대공황과 헤이세이 불황이 같은 종류의 침체엿다고 생각하지 못햇다. 왜 그랫을까? 일본의 침체가 덜 심각햇기 때문이다. “일본의 대침체와 미국의 대공황의 차이는 GDP의 20%에 이르는 기업 수요의 감소와 1500조엔의 국부손실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GDP(명목, 실질 모두)가 거품이 최고조일 때의 수준을 유지했다는 데 잇다. 이러한 상황은 미국이 대공황 때 경험한 것과 같은 디플레이션의 악순환으로 경제를 몰아넣어야 마땅한데도 일본의 GDP는 최고점에 남아잇었다.” 그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답은 정부의 차입이엇다고 저자는 말한다. 기업이 빌려가지 않는 저축을 정부가 적자재정으로 흡수해 총수요를 유지했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이러한 유형의 경기 부양책으로 대응하지 않았더라면 GDP는 고점 대비 1/2이나 1/3 수준으로 떨어졌을 것이다. 그것도 낙관적으로 평가했을 때 말이다. 미국의 경우 대공황 기간 자산가격 하락으로 자산가치가 1929년 한해의 GNP만큼 추락해 GNP가 46%나 줄어들었다. 그리고 일본은 그보다 더 심각해지기 쉬운 상황이엇다.정부의 조치가 대참사 시나리오가 실현되는 것을 막았다. 1500조엔의 국부손실과 GDP의 20%에 상당하는 기업수요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거품경제 정점 이상의 수준으로 GDP가 유지된 것은 기적이나 다름없다. 재정부약책을 시행함으로써 정부는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생활수준이 심각하게 하락하는 것을 막는데 성공햇다. 이러한 의미에서 일본의 재정부양책은 인류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경제정책 중 하나라고 주장할만하다.”

대출수요가 사라진 대차대조표 침체에선 통화정책은 아무 소용이 없다고 저자는 말한다. 오직 재정정책만이 유효하다. 실제로 일본은 헤이세이 불황 내내 제로금리엿지만 자금수요는 없었다.

유동성 함정의 실제는 대출수요의 소멸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자금 공급자가 채권보다 현금을 선호해서 유동성 함정이 일어나는게 아니란 말이다.

통화정책은 무용지물이고 재정정책만 유효할 때 명심해야 할 것은 “이 같은 침체기에 시기상조의 재정건전화만큼 위험한 조치는 없다”는 점이라고 저자는 경고한다. 1937년 미국, 1997년 일본에서 일어난 회복세의 역전은 모두 때이른 재정건전화 때문이엇고 결국 경제를 붕괴시킴으로써 세입을 무너트려 오히려 적자를 더 키웠을 뿐이며 불황의 기간을 배가시켰을 뿐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세수는 늘어나는 대신 감소햇고 재정적자는 급격하게 증가햇다. 이 조치들은 1999회계연도에 적자를 15조엔 줄이기는커녕 38조엔으로 늘렸다. 이것은 대차대조표 침체 기간에 정부가 재정건전화를 추구하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보여주는 아주 좋은, 그러나 대단히 서글픈 사례다. 이로 인해 일본경제는 완전히 나락으로 떨어졌”다. 같은 소규모로 2001년 고이즈미 내각에서 반복되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대차대조표 침체는 일본이나 대공황기 미국에서만 찾을 수 잇는 것이 아니라고 저자는 말한다. 닷컴버블이 터졌을 때 미국과 독일에서도 대차대조표 침체가 일어났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리고더 최근의 예가 주택거품이 터진 미국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대차대조표 침체는 기업들의 채무상환이 끝나야만 끝난다고 저자는 말한다. 21세기 들어 일본의 경기가 살아난 것은 “기업들이 마침내 채무를 상환하는 움직임을 중지하고 10여년만에 다시 돈을 빌기기 시작햇기 때문이다. 기업의 순부채 상환액은 2004년 줄어들기 시작했고 2005년 말에는 제로 수준으로 떨어졌다. 기업이 마침내 그들의 대차대조표에서 거품의 잔해를 모두 걷어낸 것이다. 기업들은 다시 자금을 차입하기 시작햇는데 이는 15년간의 침체기 이후 역사적인 전환점이 나타났음을 의미한다.”

문제는 부채 때문에 혼줄이 난 사람들은 부채에 대한 반감, ‘부채거부 신드롬’을 갖는게 문제라고 저자는 말한다. 이 반감 때문에 닷컴버블 이후 미국의 금리가 낮을 수 밖에 없엇다고 저자는 말한다. “2000년 IT 거품이 붕괴된 후 미국기업들은 대차대조표를 깨끗하게 정리한 후에도 차입을 거부햇다. 2004년 그린스펀은 기업이 경기순환 사이클상 마땅히 예상되는 것만큼 대출을 받지 않는 이윻에 대한 궁금증을 공공연히 드러냇다. 기업의 차입기피는 장기금리를 낮은 수준에 머무르게 했고 2003년부터는 종종 명목경제성장률보다 낮게 유지시켰다. 이러한 낮은 장기금리는 미국의 주택거품을 2년 더 연장시켰고 지금 세계 금융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잇는 서브프라임 사태의 씨앗을 뿌렸다.”

대차대조표 침체를 겪은 후 금리가 다시 오르는데는 부채를 갚느라 고생한 사람들이 퇴직하거나 죽을 때까지라고 저자는 말한다. “장단기 금리가 거품 이전의 1920년대 수준인 평균 4.1%를 회복하는데 1959년까지 30년이 걸렷다.” 낮은 금리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현재 일본에서 나타난 세수와 가계저축 회복이 민간부문의 대출수요증가를 초과해 경제에 브레이크로 작동하지 않을지 우려해야 한다. 최근의 낮은 장기금리와 약한 국내수요는 이러한 상황이 이미 전개되고 있음을 암시한다.”

저자는 거품의 전과 후로 나누어보면 하나의 사이클을 읽을 수 잇다고 본다. 거품붕괴후 빚의 무서움을 경험한 사람들은 부채거부 신드롬에 헤어나지 못한다. 한세대 정도 후 그 사람들이 퇴장하고 신드롬이 사라지면 다시 차입에 적극적이 되고 자금수요가 살아난다. 이때부터 통화정책이 효과가 있게 되고 정부의 자금수요는 자금수요가 없었던 거품 이후와 달리 민간부문의 차입과 경쟁을 하게 되면서 민간의 투자를 밀어내는 구축효과가 나타난다. 다시 작은 정부가 유행하고 통화정책이 재정정책의 대안으로 제시된다. 민간부문의 활기와 자신감은 지나쳐 거품이 만들어진다. 이런 사이클이 한바퀴를 도는데 60년이 걸린다고 저자는 보고 두 국면으로 나눠 음양 사이클이라 부른다.

“양국면에서는 민간부문의 대차대조표가 튼튼하고 기업들은 이윤극대롸흘 목표로 한다. 이러한 경제상황에서는 정부가 작고 개입을 적게 할수록 경제에 좋다. 또한 기업들이 미래지향적인 태도를 가져 자금에 대한 강한 욕구를 보이기 때문에 통화정책이 고도의 효력을 발휘한다. 반면 재정정책의 경우 민간투자를 구축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기업의 이윤극대화에 근거를 둔 문헌상의 모든 경제이론은 암묵적으로 경제가 양 국면에 있다고 가정한다.

그러나 음 국면에서는 이런 상황이 역전된다. 이 국면에서는 자산가격이 하락해 대차대조표에 손상을 입게되고 따라서 부채를 최소화하여 재정적 건강을 향상시키는데 초점을 맞추게 된다. 많은 기업들이 동시에 부채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므로 구성의 오류가 발생하고 경제는 불황이라고 부르는 수축균형상태로 향한다.

이 국면에서는 재정정책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또한 이국면에서는 민간부문이 투자할 돈을 빌리는 대신 부채를 갚기 때문에 구축현상이 발생할 위험이 없다.”

저자는 서브프라임 사태는 음국면에서 자금수요가 없기 때문에 일어난 소규모 거품이엇다고 말한다. “자금을 전통적인 기업 차입자에게 맡길 수 없는 자금 관리자들이 다른 곳에서 일반적이지 않은 투자 기회를 찾을 수 밖에 없었다. 2004년에서 2006년에 걸쳐 미국에서 서브프라임 차입자들에게 자금이 막대하게 흘러들어가고 현재까지도 석유 같은 원자재에 자금이 유입되고 잇는 것이 바로 이런 현상의 d이다. 소규모 거품으로 인한 문제는 기업 차입자들이 자금조달 활동을 재개할 때까지는 사라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저자는 지금이 사이클에서 음인지 양인지를 구분하지 않으면 재앙이 일어난다고 말한다. 지금은 음국면에 들어섰는데 통화주의와 같은 양국면 정책을 밀어붙이면 대공황 초기와 같은 재앙이 일어난다. 일본의 장기침체가 필요 이상으로 길어진 것도 그런 혼선때문이엇다고 저자는 본다. 그리고 50-60년대 케인즈주의자들이 저지른 실수는 양국면에 음의 정책을 썼기 때문이라 말한다. “초래된 결과는 참담했다. 자원배분은 왜곡됐고 인플레이션은 가속화됐으며 금리는 상승했고 성장은 정체를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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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이 바닥난 사회 | 인문/사회/역사 2011-09-24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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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미국은 없다

김광기 저
동아시아 | 2011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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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8월 조지아주 애틀랜타 시 인근의 이스트포인트. 실직자를 위한 공공임대주택 신청서를 배부하는 날이엇다. 35도가 넘는 더위에도 3만명이 넘는 시민이 북새통을 이뤘다. 혹시라도 앞으로 나올 공간을 위해 단지 신청서만 배부하는데도 소동이 벌어졋다. 이날 62명이 부상했고 20명은 입원했다. “이날 신청서를 얻으려 모인 사람은 시 인구의 2/3가 넘는다. 신청서를 거머쥔 한 시민은 기쁨에 눈물을 흘렸다. 입주 당첨권도 아닌데 말이다. 그것만이 희망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살던 곳에서 쫓겨났거나 곧 쫓겨날 처지가 대부분이다.” 금융위기가 불거지고 미국의 노숙자는 30% 늘었다. 미국인 200명 가운데 1명이 노숙자이다.

미국은 중산층의 나라였다. 인구의 60% 이상이 중산층이엇고 “중산층이 두껍기에 너도 나도 기회만 닿으면 미국에서 살고 싶어아는 아메리칸 드림을 양산햇다. 그러나 그 명성은 이제 과거의 일이다.” 지난 한세대 동안 미국의 중산층은 녹아내렷다. “2009년 미국인의 61% ‘항상, 또는 늘’ 하루벌어 하루 살아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실직하면 바로 빈곤층으로 전락한다.” 임대주택 신청서가 유일한 희망이 된 이유이다. 하루하루 연명하며 “사는 이들이 2007년 43$%, 2008년 49%였는데 2009년에는 더욱 상승했다.” 미국인 대다수가 “벼랑 끝 생활을 하는” 것이다.

구직포기자는 제외하는 공식실업률이 아니라 실질적인 실업자를 모두 포함하는 U-6 실업률은 2009년 16.2%, 2010년 16.7였다. 게다가 “새직장을 얻었다 해도 절반 정도는 최저임금을 받는 단순 노동직임”에 불과하다. “40%가 넘는 미국인이 지금 최저임금을 받는 단순 서비스 직종에 종사한다.” 실업률이 높을 때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것은 경력이 없는 청년들이다. “청년실업률은 53.4%로 2차대전 이래 최악이다.”

“워싱턴총영사관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영어강사 취업을 위해 한국비자를 신청한 사람은 380명으로 이 가운데 68명이 미국의 100대 대학 안에 포함되는 명문대 출신이엇다. 하버드대와 뉴욕대, 듀크대, 등 일류대학 출신도 포함돼 있었다. 예전엔 아무리 번듯한 직장을 준다고 해도 한국행은 그들에겐 한 치도 고려할 가치가 없었다.” 그런데 상황이 변했다. “현재 미국의 처절한 경기 침체 때문이다. 경제위기는 실업률과 직결된다.”

그러다 보니 “2009년에 미국인 8명 가운데 1명이 먹을 것을 위해 정부에 도움의 손길을 요청했으며 그중 600만명이 수입이 없어 푸드 스탬프만으로 연명하고 있다.”

미국인에게 식량이란 고기이다. 최소한 미국에선 “먹을거리 그것도 육류 값이 무척 싸서 아무 지장없이 고기를 먹을 수 잇엇다.” 그러나 이젠 먹는 것조차 어려워졌다. 그렇다고 먹지 않을 수는 없으니(고기를 먹지 않을 수는 없으니) “대신 스팸 소비가 늘었다. 스팸 제조회사의 주가는 연일 상종가다. 그나마 유사육류인 스팸으로라도 고기맛을 보는 사람은 다행이다. 그마저도 먹을 수 없는 사람은? 그래서 지금 미국인들은 닭을 키운다.

여기저기서 닭을 키우는 바람에 닭들이 시도때도 없이 울어대 참을 수 없는 소음을 자아내고 닭들이 싸우는 소리에 밤잠을 설치는 주민들의 민원이 제기되자 한 가구당 한마리만 키우는 조례가 발동된 곳도 있다. 2009년 9월 LA 시의회가 통과시킨 조례이다.

그런데 이런 추세에서 우리가 눈여겨볼 것이 있다. 가정에서 닭을 치는 것이 반드시 비용절감만은 아니다. 비용을 생각하면 병아리 사육은 그렇게 큰 경제적 이득은 아니다. 그럼 무엇 때문일까?

미국인은 지금 다른 것은 몰라도 총과 닭 그리고 씨앗을 사려고 안달이다. 그것들은 미국인들이 유사시에 의지할 최상의 방책이라 간주하기 때문이다. 미국인들이 느끼는 심리적, 물질적 위기는 도를 넘어 최악의 위기로 치닫고 있다. 닭을 키우는 것은 생존을 위한 자립심의 발로라는 상징적 의미이다. 여기서 자립심이란 어느 누구도 믿지 못하고 의지하지 않는 생존능력을 말한다. 닭을 키우는 것은 정상적인 사회의 그물망이 해체되고 타인의 도움을 유기적으로 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택한 최후의 전략이다.

이런 위기감은 기분 나쁜 징조들이 많기 때문이다 나는 직장에서 쫓겨났고 살던 집에서도 쫓겨날 수 있으며 호주머니와 은행에 모아둔 돈도 없다. 이럴 때 나를 도와주고 지원해줄 국가도 빈털터리다. 내가 믿고 의지할 이는 어디에도 없다. 이제 내가 모든 것을 다 해야 한다. 비상식량부터 챙기자.”

“경제적인 실패는 사실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돈은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미국만이 가진 그리고 미국인만이 소유한 소중한 무엇이 사라져간다는 것이다.

유학시절 주유소에서 겪은 일이다.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고 아무리 지갑을 찾아도 찾을 수 없었다. 당황한 필자는 주유소 직원에게 시계와 운전면허증을 건네주며 사정햇다. 그리고 곧 가지고 오마했다. 그랬더니 주유소 직원이 이상하다는 듯 쳐다보면 시계와 면허증을 돌려주는 것이 아닌가. 나중에 지불하면 되고 이런 것은 필요없단다. 단골 주유소도 아니라 안면도 없었다. 그런데 필자를 믿어준 것이다.

그랫던 미국이다. 정직, 정의, 공평성을 바탕으로 신용이 미덕이 되는 신뢰사회가 미국의 자랑이엇고 힘이엇다.”

저자는 미국의 위기는 돈의 문제가 아니라 본다. “진정한 위기는 바로 신뢰 증발의 위기다.” 모르는 사람을 만날 수 밖에 없는 대규모 사회에서 남을 믿을 수 없다면 그 사회는 성립할 수 없다. 그러므로 어떤 사회이든 사회가 돌아가려면 신뢰가 있어야 한다. 저자는 사회적 신뢰를 두가지로 구분한다. 먼저 중국, 일본, 한국 사회의 신뢰는 “학연, 지연, 혈연 등으로 맺어지는 신뢰다. 그러한 기준으로 나누어지는 집단 구성원들끼리 지닌 신뢰다.” 그예로 저자는 한국 대학들의 자기대학 출신 교수(여기선 학부가 중요하다) 비율이 높은 것을 든다. 자기 대학 출신을 뽑는 것은 밥그릇 싸움이라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저자는 그보다 큰 이유를 신뢰의 문제라 본다. “자기 대학 출신만 믿”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당파싸움도 마찬가지라 말한다. 지연, 학연으로 뭉쳐 밥그릇 싸움을 한 당파싸움이나 교수자리의 밥그릇 싸움이나 다를 것은 없다. “아담 셀리그만은” 이런 신뢰를 “확신(confidence)”라 말하며 저자가 미국 주유소에서 경험한 신뢰를 “신뢰(trust)라고 부르며 명확히 구분하다.”

확신의 전형적인 예는 일본의 ‘이에(家)’이다. 나카네 지에는 '우리'란 말의 의미는 두가지 원리에 의해 말들어진다고 말한다: 자격(attribute)와 場(frame).

자격은 혈연, 지연, 학연, 직업, 계급, 계층 등과 같은 개인이 가진 속성을 말하며 場은 공간적 테두리를 집단을 만드는 기준으로 삼는다는 말이다. 두가지 원리 모두 어느 사회에나 보편적이다. 그러나 두 기준이 동등하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며 두 기준이 어느 정도로 섞이는가에 따라 사회를 구분할 수 있다고 나카네 지에는 말한다.

자격과 장의 두 기준으로 사회의 스펙트럼을 만들어보면 인도와 일본이 양극단에 있고 다른 사회들은 그 중간에 있다고 나카네 지에는 말한다. 인도의 카스트제도는 자격을 기준으로 한 집단구성의 전형적인 예이다.

"인도의 농촌에서는 친정집에 가서 장기간 머무를 수 있을 뿐 아니라, 수시로 형제가 방문을 하고 원조를 받기도 하며, 고부간의 싸움을 옆집에 들릴 정도로 크게 하여 그것을 듣고 같은 카스트에 있는 옆집의 시어머니나 며느리가 응원을 오기도 한다. 다른 마을에서 시집 온 며느리끼리 서로 도우며 사는 것은 일본의 여성들이 상상도 할 수 없는 돈독한 것이어서 부러울 정도였다.. 이것은 며느리라는 같은 자격을 가진 사람들의 사회적 기능이 발휘되어 '이에'라는 테두리와 교착하면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반대로 '아이들 싸움에 부모가 나선다'는 식으로 완전히 반대의 경향이 존재한다." (나카네 지에)

일본에선 며느리나 카스트같은 자격은 시집을 오면 사라진다. 같은 공간에 살면서 경제적 공동체가 되면 일본에선 '우리'의 한 명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데릴사위제도는 이상할 것이 전혀 없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일본의 며느리는 고달프다. "일본에서는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문제는 '이에' 안에서만 해결되어야 하는 것으로 학대받는 며느리는 자시의 친형제, 친척 내지는 주위 사람들에게서 원조를 받지 못하고 혼자서 고군분투하지 않으면 안된다. 시집을 갔으면 이전에 속했던 '이에'에선 탈퇴하고 다른 '이에'에 속하게 된 것이므로 다른 '이에'일 뿐인 친정사람들은 도와줄 이유도 없고 도와주려 하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필자가 주유소에서 경험한 신뢰는 확신과는 다르다. 이 신뢰는 ‘우리’란 말이 붙을 수 없는 사람에게도 주어진다. “낯선 이들끼리 일단 믿어주고 시작하는 신뢰를 말한다. 따라서 이 신뢰는 아슬아슬한 신뢰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다른 종류의 사람들이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살아가는 현대사회에서는 이런 신뢰가 절실히 요구된다. 이런 사회에서는 과거 전통사회에서 보이던 끈끈한 집단이 더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고 설사 그런 것들이 존재할지라도 그들만 서로 위하면서 살기에는 세상이 너무나 넓어졌고 복잡해졋기 때문이다.

서양의 사회학자들은 동양사회를 저신뢰 사회, 즉 신뢰할 수 없는 사회로 규정했었다 맞는 말이다. 솔직하게 말하자 우리 사회가 이렇지 앟은가. 얼마나 연줄을 좋아하면 연줄의 대명사인 대학 간판을 따려고 젊은 시절을 그토록 허비하고 잇지 않은가.”

저자는 미국의 진정한 힘은 바로 신뢰엿다고 말한다. “필자가 걱정하는 바가 이것이다. 미국인들 사이의 믿음은 후자의 신뢰엿다. 학연, 혈연, 지연으로 끈끈하게 맺어지는 확신이 아니었다. 그래서 그 많은 인종과 민족을 바탕으로 하는 저마다 다른 사람들이 모여 살 수 있었다. 그런데 그들 사이에 신뢰가 사라진다면 남는 것은 무엇일까. 그들은 피부색, 말, 밥 먹는 문화도 각양각색이다. 아무런 연결고리가 존재하지 않는다. 아무런 연결고리가 없는 곳에 과연 사회가 남아날까?”

학계에 더 널리 쓰이는 말로 하자면 저자는 사회적 자본의 고갈을 언급한 것이다. 미국의 사회적 자본이 바닥났다는 지적은 퍼트넘의 ‘Bowling Alone’이란 책으로 대중화되엇다. “사회적 자본을 가진 네트웤의 특성은 그 속의 사람들이 반복적인 상호작용을 한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사회적 자본은 접촉의 스포츠와 같다. 하회적 자본을 가진 네트웤의 전형적인 예로서 주민모임, 자선단체, 종교단체, 스포츠팀, 사교클럽, 시민단체,동호인 모임, 볼링 리그 등이 있다. 회사와 직장 역시 중요한 사회적 자본의 원천이다.” (에릭 바인하커)

사회적 자본의 예로 많이 인용되는 퍼트넘의 이탈리아 남부 연구를 보자.퍼트넘은 남부 이탈리아의 푸글리아 지역 관공서 방문 경험을 이렇게 기술했다: “침침한 대기실에 몇몇 나태한 공무원들이 서성대고 있다. 그들은 하루에 한두 시간밖에 출근하지 않지만 민원인의 요구에 대응하지도 않는다. 자주 가는 민원인들은 건너편 사무실에 놓인 텅 빈 책상만 보게 된다. 이러한 지방 공무원을 일하도록 만들 수 없는 자신의 무능을 개탄한 시장은 다음과 같이 말하엿다. ‘그들은 편지에 회신하지 않고 전화도 받지 않는다.”

퍼트넘은 북 이탈리아 에밀리아 로마냐의 관청을 이렇게 소개했다: “유리벽으로 되어 있는 자방관청에 들어가는 것은 마치 현대식 첨단 기업을 방문하는 것과 같았다. 활달하고 예의바른 안내원이 방문자들을 사무실로 안내하였고 공무원들은 전산화된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하여 지역의 문제나 정책에 대해 잘 설명했다. 많은 분야에서 입법을 선도한 에밀리아 정부는 약속을 실천에 옮겼으며 정부정책의 효과는 수십개에 달하는 어린이 보육센터, 산업단지 공연장, 직업훈련원 등으로 설명된다.”

퍼트넘은 두 관청의 차이를 그 지역의 사회적 자본의 차이로 설명한다. 다시 말해 “대규모 협력을 실행할 수 없는 낮은 신뢰성”이 문제라는 것이다.

“이탈리아 남부 사회는 극도로 원자화되어 있어 모든 협력적 노력이 가장 작은 사회적 단위인 가족에서만 이루어진다. 사촌 같은 친족과의 관계는 물론 때로는 성인이 된 형제자매와의 관계에서도 신뢰와 협력을 찾아볼 수 없다. 공동체 차원의 협력적 노력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밴필드는 이런 유형의 사회를 ‘무도덕한 가족주의’라고 부르고 그 기본 철학을 이렇게 정의했다. ‘핵가족이 단기적으로 얻을 수 잇는 물질적 이익을 최대한 얻어라. 그리고 다른 사람들도 모두 그럴 거라고 생각하라.’ 이것은 악당의 철학이다. 사회가 사회로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것도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것을 사회라고 부르는 것조차 사태를 오도할 수있다. 그것은 사실 원자화된 핵가족의 집합체다.” (피터 터친)

그에 비해 “이탈리아 북부 사람들은 훤씬 많이 네트웍화되어 잇다. 합창단과 산악회, 문학 서클, 사냥 클럽 같은 시민들의 모임이 훨씬 촘촘하게 짜여잇다. 공적인 문제에 대한 관심과 공적인 원인에 대한 헌신도 같은 양상을 보인다.

시칠리아의 마치아와 자매 조직인 나폴리의 카모라는 늘 존재했던 것이다. 그렇지만 북부에는 그와 비슷한 것이 없다. 마피아는 만연한 신뢰 부족에 대한 사회적 대응으로 생긴 것이다. 사람들 사이에 신뢰가 부족한 곳에는 보호에 대한 수요가 많다. 마피아는 보호를 젝5ㅗㅇ해주는 개인 사업가이다. 메초조르노에서는 절대 기업을 할 수없다. 잠재적 파트너도 기회만 있으면 속이려 들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러니 애초에 그런 위험에 자신을 노출할 필요가 어디 있겠는가? 마피아에 의존해 계약을 이행하도록 강제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마피아는 그런 역할을 했다.” (피터 터친)

그러나 북부 이탈리아에 사회적 자본이 풍부하다고 할 수는 없다. 이탈리아에서 “성공하는 기업은 일반적으로 가족이 소유하고 직원이 100명쯤 되고 밀라노나 볼로냐에 있다. 그런 기업들은 패션에서 정밀기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틈새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다. 그러나 이들이 어떤 국제시장에 뚫고 들어갈 수 없는 것은 규모의 이점을 누릴 수 없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사람들은 북부에서도 중간규모의 집단에서만 협력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피터 터친)

피터 터친은 그 원인을 로마제국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피터 터친은 서로마제국은 사회적 자본이 완전히 고갈된 상태에서 사회적 협력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에 멸망할 수 밖에 없었다고 본다. 로마제국의 멸망과 함께 사회적 자본의 “블랙홀이 로마제국의 핵심지역에서 발생했다. 제국이 붕괴된 두에 이탈리아 북부에는 6세기의 랑고바르드족을 비롯해 몇 차예나 게르만족이 밀려들었다. 이 이주민들은 아사비야(피터 터친이 사회적 자본 대신 쓰는 이븐 할둔의 용어)가 높은 사회에서 왔고 따라서 이들의 유입은 제국 때 생긴 남북의 차이를 더욱 강화햇다.”

퍼트넘은 ‘Bowling Alone’에서 미국의 상황이 이탈리아 남부를 닮아간다고 우려한다. “’우리는 갈수록 가족과 친구, 이웃, 사회조직으로부터 분리되었다. 사회조직은 학부모회든, 교회든, 레크레이션 클럽이든, 정당이든, 볼링연맹이든 마찬가지다.’ 30년전에는 지금보다 두 배는 자주 친구들을 저녁식사에 초대햇다. ㅎ사회적 신ㄹ회도 감소하는 것같다. 분명히 워싱턴에 있는 정부를 믿는다고 말하는 사람이 계속 줄엇다. 1950년대에는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 70%에서 80%였는데 1990년대는 30%에서 40%였다. 미국사람들은 45%가 신문을 거의 또는 전혀 믿지 않아 20년 전의 16^에서 크게 증가햇다. 퍼트넘이 하고자 하는 말은 개인이 갈수록 고립된다는 것이다. 차에서도 혼자 잇고 일도 혼자 하고 이혼하고 형광등 불빛 아래서 혼자 볼링을 한다는 것이다. 분명히 이것은 어떤 사회에서나 위험이 임박했다는 신호다” (피터 터친)

퍼트넘과 후쿠야마는 상당히 복합적인 이유들을 들고 있다. 피터 터친은 그 이유들보다 더 중요한 것으로 불평등의 증가를 말한다.

퍼트넘과 후쿠야마는 미국의 사회적 자본이 고갈되기 시작한 시점을 1960년대로 말한다. 그리고 미국의 불평등 역시 “1960년대가 분기점이다. 그전에는 미국에서 불평등이 줄어들고 잇엇는데 그 뒤로 증가하기 시작했다. 2차대전이 끝나고 몇십년동안은 일반 노동자의 봉급과 CEO의 보수 사이에 큰 차이가 존재하지 않았다.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1970년부터 하위 20% 노동자의 봉급은 그대로여서 사실상 줄어들고 있다. 마태원리가 풀가동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물가상승률은 모든 이야기를 해주지 않는다. 사려면 큰돈이 들어가는 많은 것들, 그중에서도 특히 집값과 교육비, 의료비는 훨씬 빠르게 증가했다.”

피터 터친은 제국의 붕괴를 사회적 자본(그의 용어로는 아사비야)의 고갈이 원인이라 말한다. 불평등이 증가하면서 제국이 만들어지도록 했던 사회적 협력이 사회적 경쟁으로 바뀌면서 집단협력을 가능하게 했던 조건들이 무너지면서 사회적 자본이 고갈되기 때문이라 말한다.

피터 터친은 미국의 학벌사회화를 그 예로 든다. “교육에서 나타나는 경향들이 특히 흥미로운 것은 그것이 엘리트증 내부의 경쟁을 가장 잘 말해주는 것 가운데 하나이기때문이다. 미국에서는 20세기에 대학에 진학하는 사람들의 수가 계속 증가햇다. 20세기 말에는 대학을 졸업하는 것만으로는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일자리 시장을 뚫고 들어가기에 충분하지 않아 박사 학위를 따는 대학 졸업자의 수가 늘어나기 시작햇다. 박사 학위 값은 박사 학위를 마치는데 걸리는 햇수로 치면 더욱 빠르게 증가햇다. 1967년부터 1995년까지 박사학위를 마치는 데 드는 평균 시간이 자연과학은 6년에서 8.4년으로 사회과학은 7.7년에서 10.5년으로 인문학은 12년, 교육학에서는 무려 19.9년이다.

이런 흐름들은 위기가 오고 있다는 분명한 신호이며 엘리트층 내부의 경쟁이 심해지고 잇는 것을 반영하는 것이다. 성인들이 익숙한 수준의 안락한 생활을 유지하는 데 갈수록 더 많은 것이 요구되는 것이다.” (피터 터친)

조선후기의 당쟁은 엘리트 내부의 경쟁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 잘 보여준다. 마찬가지 현상이 미국에서 나타난다고 저자는 말한다.

“미국의 유명 토크쇼 진행자, 앵커맨과 앵커우먼들의 학력을 보라. 우리가 전혀 알지 못하는 곳 출신이 대다수이고 고졸, 중퇴자도 있다. 우리나라 같으면 죽었다 깨어나도 도저히 불가능한 이야기다. 그러나 그런 일이 가능한 곳이 미국이엇다. 우리처럼 번듯한 학교 간판 하나만 가지면 실제 능력 없이도 행세하는 나라가 아니엇다. 많이 배운 자나 못 배운자나 능력에 맞게 케이크를 적당히 나누어 가질 수 잇는 곳이 미국이엇다. 이런 풍토가 요즘 급격히 바뀌엇다. 나눠 먹을 케이크를 소수가독점한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그 소수는 죄다 동부의 아이비리그 출신이라는 이야기가 돈다. 이런 와중에 나온 것이 학벌주의다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또는 그런 곳으로 많이 보내는 명문고교에 보내기 위해 사교육을 시킨다는 것은 미국에서는 없던 풍경이다. 하지만 이것이 보인다는 것은 미국이 그만큼 달라졌음을 방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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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과 혁신 | 경제경영 2011-09-24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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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샤넬 전략

스기모토 가나 저/나가사와 신야 편저/이수미 역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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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종의 본질이란 이건희 전회장이 좋아하던 말이다. 백화점의 본질은 무엇인가? 부동산업이다. 목 좋은 곳에 자리 잡고 세를 놓는 것이 백화점업의 본질이다. 생명보험의 본질은 무엇인가? 아줌마 장사다. 보험 아줌마를 다루는 것이 이 업종의 본질이란 말이다.

원래 업종의 본질이란 말은 피터 드러커의 질문에서 나왔다. 컨설턴트로서 드러커는 이렇게 질문하길 좋아했다.

“1. 당신의 고객은 누구인가?
2. 고객은 무엇을 가치있는 것으로 생각하는가?
이 두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오랜 토론을 한 후 드러커는 이렇게 질문한다.
3. 고객과의 관계에서 당신이 얻은 결과는 무엇인가?
4. 당신의 대 고객전략은 당신의 기업전략과 잘 부합하는가?” (엘리자베스 하스 에더샤임)

어떤 업종이든 어떤 사업이든 그 전략은 네가지 질문을 벗어나지 않는다. 그 네가지 질문의 본질은 “당신의 고객은 누구인가?”란 질문이다. 나머지는 그 질문에서 파생된 것에 불과하다. 업종의 본질은 고객이 누구인가에서 정의된다. 그러면 럭셔리 또는 명품 업종의 본질은 무엇인가?

여성용 명품 브랜드의 포지셔닝을 그래프로 그려보자. Y축이 고객의 연령, X축이 여성화의 정도라면 가장 왼쪽의 꼭지점에 프라다가 자리잡고 중간에 루이비통, 구찌가 놓이고 우상단부터 샤넬, 디올, 이브생로랑이 자리잡는 삼각형이 그려진다.

프라다 역시 높은 연령층을 대상으로 한다. 그러나 여성화 정도가 가장 낮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를 보면 프라다의 업종의 본질이 확연히 드러난다. 편집장 미란다는 늘 박수갈채와 유명세를 몰고 다니는 매력적인 중년 여성으로 남성들 위에 군림하는 악마 같은 존재로 묘사된다. 그녀의 차갑고 도도한 모습에 남성들은 감히 접근할 엄두를 못낸다.” (량셴핑)

프라다의 포지셔닝은 LG와 손잡고 만든 프라다 핸드폰에도 나타난다. “심플한 디자인과 블랙의 색상으로 남성적인 이미지를 물씬 풍기는 이 핸드폰은 마치 업무용 컴퓨터 같은 단단한 모습을 하고 잇다. 영화의 미란다도 검은색 옷을 입고 프라다 핸드폰을 사용한다.

미란다를 닮아가는 자신을 견디기 힘들었던 안드레이는 좀처럼 손에서 놓지 않았던 프라다 핸드폰을 분수대에 버리고 그 자리를 떠난다. 이를 지켜보던 미란다는 안드레아에게 ‘받아들일 수 없다면 영원히 떠나라’고 말한다. 이 한마디가 바로 프라다 브랜드의 핵심이다. ‘좋으면 받아들이고 싫으면 말아라!’ 이것이 프라다가 100년이 넘도록 키워온 업종의 본질이자 브랜드의 정신이다.” (량셴핑)

삼각형의 전부를 차지할 수는 없다. 그 삼각형의 어딘가에 자리를 잡는(포지셔닝) 이상은 비현실적이다. 브랜드 구축이란 그 포지셔닝을 어디에 어떻게 할 것인가의 문제이며 업종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면 결코 시장의 정점에서 게임의 규칙을 만드는 기업이 될 수 없다.

그러면 샤넬의 고객은 누구인가? 럭셔리 마켓의 삼각형에서 샤넬은 프라다와 극단적으로 대비된다. 삼각형에서 프라다는 좌상단에 놓이는 반면 샤넬은 우상단을 차지한다. “샤넬의 경우 비교적 높은 연령과 여성화의 정도를 가진 고객을 대상으로 포지셔닝되어 잇다. 그래서 샤넬의 광고 모델은 우아하고 고귀한 이미지를 가진 원숙미가 넘치는 여성이다.” (량셴핑)

미란다가 프라다의 이미지를 체현한다면 샤넬의 이미지는 안나 카레리나이다.

"키티는 새빨개진 얼굴로 크라빈의 무릎에서 치맛자락을 잡아당기고는 약간 현기증을 느끼며 안나를 찾기 위해 주위를 두리번거렸다.안나는 여러 부인과 남자들에게 둘러싸인 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엇다. 안나는 키티가 간절히 바라던 라일락 색 옷이 아닌 깊게 파인 검은 벨벳 드레스를 입었다. 그 드레스는 오래된 상아로 조각한 듯한 그녀의 풍만한 어깨와 가슴, 둥그스름한 팔, 작고 가느다란 손을 훤히 드러냈다. 그리고 드레스의 가장 자리에는 베네치아산 레이스가 박음질되어있었다. 장식 가발이 섞이지 않은 그녀의 검은 머리에는 삼색 팬지꽃을 엮은 작은 화환이 있었고 허리에 감은 검은 리본에도 하얀 레이스 사이에 똑같은 꽃으로 엮은 띠가 달려있었다. 그녀의 머리모양은 그다지 시선을 끌지않았다. 눈에 띄는 것이라고는 늘 그녀의 목덜미와 관자놀이에서 제멋대로 흘러내리는 곱슬머리의 작은 고리들뿐이었다. 그런데 이것이 그녀의 아름다움을 돋보이게 했다. 칼로 조각한 듯한 단단한 목에는 진주목걸이가 걸려있었다." (톨스토이)

‘안나 카레니나’ 에는 무도회 장면이 나온다. 이 무도회에서 여주인공 안나가 입은 드레스와 연적인 키티가 입은 드레스의 대비는 그 소설을 읽은 사람들의 머리에 강력한 이미지로 남는다.
키티는 ‘비상한 노력과 정성’ 을 들여 메이크업에서부터 헤어스타일까지 완벽하게 준비한다. 여러 가지 레이스와 장미꽃으로 화려하게 장식된 장밋빛 드레스를 입고 머리에는 산더미처럼 높은 금빛 가발을 올리고 이파리가 두 장 붙어 있는 장미꽃을 꽂았다. 구두까지 장밋빛이어서 그녀는 온통 장밋빛이다.
안나는 장식이 고도로 절제된 단순한 디자인의 검은 드레스를 입는다. 머리는 가발 없이 뒤로 단출하게 묶고 목에는 진주 목걸이 하나만 걸었다. 톨스토이는 여주인공의 매력이 극대화되어야 하는 대목에서 가장 단순하고 소박한 검정 드레스를 입힘으로써 단순함의 위력을 과시한다. ‘안나의 매력의 진수는 그녀가 항상 화장이나 옷치장을 초월하고 있다는 점,그리고 화장이나 옷치장이 절대로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 이라는 것이다.
덕지덕지 장식을 단 키티와 심플한 블랙 드레스의 안나. 두 사람의 대비는 숨 막히게 강렬하다. 단순하고 소박한 드레스는 여주인공의 생생한 아름다움과 자연스럽게 결합하여 주위를 압도한다. (이상 박홍규의 ‘톨스토이 도덕에 미치다’에서 해당 부분의 요약)

톨스토이의 안나는 샤넬의 ‘리틀 블랙 드레스’를 완벽하게 구현하고 있다. “코코 샤넬이 탄생시킨 패션은 ‘남성에게 지배당하던 여성의 몸과 마음을 해방시켯다’라거나 ‘여성에게 옷을 통해 새로운 삶과 새로운 스타일을 제안했다.’”는 평가는 파멸해 가기 전의 안나를 떠올리게 한다.

물론 샤넬 자신도 그런 여성이었다. ‘자립한 여성’ 또는 ’20세기를 대표하는 여성’이라 평해지는 그녀 자신이 샤넬이란 브랜드가 대표하는 여성상을 현실로 구현했다.

강인한 여성이 되고 싶다면 루이비통이나 프라다를 찾고 남자의 사랑스런 그녀가 되고 싶다면 안나수이와 함께 하고 우아한 원숙미를 풍기는 여성이 되고 싶다면 샤넬을 찾으면 된다. 샤넬의 본질은 그런 것이다.

그러나 이책은 그런 샤넬 브랜드의 포지셔닝에 관한 것이 아니다. 이책은 명품 브랜드로서 샤넬의 본질에 대해서는 무관심하다. 저자가 이책에서 다루려는 것은 코코 샤넬과 그녀의 살아있는 화신이랄 수 있는 칼 라거펠트의 철학이 실제 제품으로 구현되고 유통될 수 있는가, 즉 브랜드가 아닌 기업으로서 샤넬의 시스템이다. 저자는 샤넬의 강점을 샤넬의 철학이 변치 않고 살아있다는 점, 그리고 그 철학을 현실화하는 시스템에서 찾는다.

100년이 가까운 기업이 창업자의 철학을 그대로 지키기는 말처럼 쉬운 일이다. 그 이유 중 하나를 저자는 샤넬의 특이한 지배구조에서 찾는다.

기업으로서, 럭셔리 비즈니스의 기업으로서 샤넬은 특이하다. “1990년대 이후 전 세계의 명품 시장은 혼란에 빠졌다. 자본력을 배경으로 하는 대형 그룹이 패권을 둘러싼 일류 브랜드 매수 접전을 펼치며 거대한 브랜드 복합기업으로 확대되기 시작한 것이다.

복합기업이란 자사 업무와 관련성이 없는 전혀 다른 업태의 기업을 반복적으로 매수, 합병하고 다각화해 만들어진 대형 그룹을 말한다. 보통 경영 통합이 같은 업태끼리 서로 사업내용을 보완하는 형태로 이루어지는 것과 달리 복합기업은 여러 사업 부문에 재원을 분산하여 리스크 또한 분산하는 효과가 있다.

또한 브랜드력의 활용이나 판매 경로의 공유 등 다른 업종 간의 시너지로 그룹 전체를 활성화하는 이점도 있다. 특히 오트 쿠튀르 사업을 보유한 명품 브랜드의 육성과 운영에는 거액의 자금이 필요하므로” 이런 복합기업의 산하에 들어갈 때 상당한 이점을 누릴 수 있다. 이런 복합기업의 제국건설에는 막대한 자금이 동원되어야 한다. 그런 자금을 동원하기 위해선 당연히 주식공개를 해야 한다. 그러나 주식공개는 명품 브랜드에 치명적일 수 있다.

“복수의 주주가 있으면 실패하든 성공하든 다양한 시도에 대한 간섭을 피해갈 수 없으니 장기적인 관점으로 사업을 육성하기 어렵다. 그래서 단기적인 이익을 쫓다 독자성을 잃고 추락한 예도 많은데 일일이 셀 수 없을 정도다. 게다가 대중을 대상으로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보급판이나 라이선스 비즈니스도 난무하게 되어 브랜드 가치를 잃기 십상이다.”

그러나 샤넬은 창업 이래 기업공개를 한 일이 없다. 오너 가족의 자금력이 막강하기 때문에 그럴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샤넬이란 브랜드의 강점을 이야기할 때 창업자 코코 샤넬의 선진성이나 디자이너 칼 라거펠드의 재능을 강조하는 경우가 많은데 나는 기업의 독립 비상장 체제를 샤넬의 강점 중 하나로 꼽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장기적인 관점을 가질 수 잇기 때문이며 그런 장기적인 시야에서 일관된 철학을 지킬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명품 시장에 복합기업만 있는 것은 아니다. 수많은 독립계 기업이 있다. 샤넬도 그중의 하나이다. 그러나 독립이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2009년 5월 말, 프랑스의 오트 쿠튀르 기업인 크리스찬 라크롸가 파산했다.” 1987년 LVMH의 후원을 받아 설립된 크리스찬 라크롸는 이후 단 한번도 흑자를 낸 적이 없었다. 에어 프랑스의 승무원 제복이나 TGV의 내장 디자인으로 잘 알려진 크리스찬 라크롸의 시련은 비록 프랑스를 대표하는 기업이라도 대형 그룹을 떠나 단독으로 경영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독립의 문제는 자원의 문제이다. 자금력이란 문제만이 아니라 복합기업에 속할 경우 자동으로 해결되는 경영자원이라든가 마케팅채널, 유통채널 등의 문제이다. 다시 말해 시스템의 문제가 더 크다 할 수 있다.

“개인이 경영하는 공방이 기술자나 설비 외에 현대 경영환경에 필요한 요소를 모두 갖추기란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생존하려면 이러한 요소들이 반드시 필요하다. 큰 기업에 매수되든지 아니면 어떻게든 자력으로 헤쳐나가든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그리 많지 않다.”

저자는 오너 일가의 막강한 자금력만이 샤넬이 강한 이유는 아니며 샤넬의 진정한 강점은 오랜 세월 동안 쌓아올린 시스템이라 말한다.

“일본을 대표하는 디자이너인 모리 하나에가 은퇴를 결심하고 파리로 떠나 샤넬에서 슈트를 만즌 적이 잇다. 그녀는 샤넬이 지닌 노하우를 다음과 같이 평가햇다. ‘샤넬에서 옷을 만들어보고 분업의 유용성에 깊이 탄복했다. 샤넬은 전통적으로 잘 정리돼 있었다. (내게는) 역사가 없기 때문에 노하우도 없다. 뭐든지 혼자 생각하고 시도해야 한다. 그래서 이토록 지치고 힘들었던 것디다. ‘ “

물론 파리는 명품 브랜드의 중심지이다. 명품 산업의 주변부인 일본에서 왔기에 그렇게 느끼는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느낌은 핵심의 핵심에서 일하는 라거펠트도 예외가 아니다. “샤넬의 수석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는 샤넬 외에도 펜디나 자기 브랜드인 ‘칼 라거필트’도 디자인하지만 오히려 가지 브랜드나 샤넬에 더 중점을 둔다. 루이비통의 마크 제이콥스, 디올의 갈리아노도 자기 브랜드를 가지고 잇지만 역시 그러하다. 지방시의 리카르도 티시는 자기 브랜드를 일시 중지하기도 햇다.

전통있는 기업은 부문별 인재의 기술력, 즉 하부구조 집합체를 보유하고 잇다. 오랜 시간에 걸쳐 축적된 하부구조가 봉제 단계에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디자이너의 개인 브랜드에는 재봉사 등의 하부구조가 충분하지 않으므로 디자이너라면 누구나 대형 기업의 하부구조에 의지하고 싶을 때가 잇다. 이와 반대로 충분한 하부구조를 믿고 자유롭게 디자인하기도 한다. 샤넬에는 각각의 전문직에 최적화된 시스템이 갖춰져 있고 내분뿐 아니라 외부에도 지원해줄 집단을 보유하고 잇다. 이처럼 안팎으로 자사의 핵심 역량을 강화해줄 인재와 조직을 보유하고 잇다는 것이 샤넬의 능력이자 강점이다. 이처럼 메우기 어려운 하부구조의 격차를 디자이너 스스로 느낀다. 또한 이점이 오랜 역사를 지닌 노토 브랜드의 강점이다.”

오랜 역사는 자산이다. 그리고 오랜 역사가 주는 이점은 시스템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역사 자체가 강점이 된다. “’이것을 보면 어떤 브랜드인지 한눈에 알 수 잇다’고 여겨지는 것이 바로 그 브랜드의 아이콘이다. 인지도라는 관점에서 생각하면 기업이나 브랜드의 처지에서는 아이콘이 많으면 많을수록 판매나 마케팅에서 유리한 자리를 확보할 수잇다. 특히 상품 그 자체의 기능이나 품질 외에도 브랜드 이미지가 구입 의사를 결정하는 데 큰 영향을 끼치는 명품 브랜드 산업이라면 아이콘 창출 능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샤넬은 수많은 아이콘을 창출해 비즈니스로 연결하는데 성공햇다. 브랜드 비즈니스라는 관점에서 샤넬의 공적은 샤넬 슈트의 디자인, 카멜리아, 이미테이션 진주, 퀼팅, 바이컬러 슈즈, CC 마크,. 체인벨트, 향수에 붙은 5란 숫자, 사자자리를 상징하는 라이언 모티프 등 수많은 디자인 아이콘을 남긴 점을 들 수 잇다. 이만한 브랜드는 별로 없다.”

그런 아이콘들은 역사의 유산인 동시에 샤넬이란 브랜드가 성장해간 역사 자체이기도 하다. “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사장은 브랜드를 성공시키는데 필요한 특성으로 Timeless, Modern, 급성장, 고수익의 네가지 키워들르 꼽는다. 시대에 관계없이 통용되고 현대적인 느낌을 줄 수 잇는 상품을 창출하는데 성공한다면 스타 브랜드가 되어 기업에 높은 이익을 지속적으로 제공해줄 수 잇다. 이렇듯 스타 브랜드가 되기 위해선 전통이 필요하다. ‘시간을 뛰어넘는 가치’를 입히는데도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오랜 역사는 동시에 부채가 될 수도 있다. “소비자는 명품 브랜드의 세계로 좀 더 쉽게 들어가고 싶어한다. 한편 공급자는 명품이랍시고 고압적인 태도만 취하다가는 매출에 지장이 생겨 방향전환을 꾀할 수 밖에 없다. 이런 두가지 필요가 맞아 떨어져 입문 아이템 시장은 빠른 속도로 확대되엇다. 이처럼 종래와 다른 시장을 개척하려면 새로운 고객층도 파악해야 하고 그와 동시에 일정한 수준도 유지하면서 양쪽 사이의 균형을 적절하게 조절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것이 문제이다.

성장은 고사하고라도 생존을 위해서라도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 그러나 어디까지가 시장이어야 하는가? 이것이 문제이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프라다와 샤넬의 고객은 다르다. 샤넬이 프라다 고객에게 다가가려 한다면 이도저도 아닌 엉뚱한 브랜드가 되어 기존의 고객도 잃어버린다. 그러므로 최선은 기존의 고객을 만족시키는, 자신의 철학을 지키는 것이다. 그러나 그 고객도 변한다는 것이 문제이다. 쉽게 말해 혁신은 생존의 문제이다. 그러나 그 혁신은 전통 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한번 확립된 브랜드의 인기와 가치는 쉽게 무너지지 않으며 고객의 지지와 선망을 모으는 요인이 된다. 그러나 아무리 강한 브랜드라 해도 그 지위에 만족한 채로 머물러 있으면 언젠가는 쇠퇴하게 마련이다. 그러나 고고한 브랜드 이미지를 오랜 역사 속에서 성공적으로 확립한 기업이라면 오히려 혁신을 일으키는 것이 이미지를 해치는 길일 수도 잇다. 그러면 기업 가치나 실적 저하로 연결될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또한 일반적으로 관리 계층에 있는 사람은 나름의 경험이나 연령 때문에 과거를 과감하게 버리지 못해 대담하게 방향 전환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요컨대 명품 브랜드 뿐 아니라 어떤 기업이든 전통과 혁신을 양립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 쉽지 않은 일을 해낸 것이 샤넬의 강점이라 저자는 말한다. “샤넬의 성공요인으로는 오랫동안 중시되고 지켜왔던 가치관을 일관성있게 유지하면서도 계속적인 혁신을 이루어냈다는 점을 들 수있다.” 칼 라거펠트가 좋은 예이다.

“샤넬에 처음 들어왔을 때 라거펠트는 이미 누구보다도 자세히 코코 샤넬과 샤넬 브랜드의역사를 숙지하고 있엇다. 그에 관해서 책을 쓸 수 있을 정도엿다. 그러나 풍부한 지식이 있었음에도 샤넬의 작품을 무작정 추종하지는 않았다. 자신이 얻은 모든 지식을 이용해 샤넬의 옛 스타일을 현대 생활에 접목시켰다. 실제로 칼은 늙은 샤넬을 소홀히 다뤘다. 결국 칼은 과거의 유산을 한번 버리고 과거를 관리하기보다 미래로 연결하는 방법을 택햇다. 결과적으로 이런 판단 덕분에 샤넬은 젊음과 권위를 소생시켜 현재의 번영을 누리게 되엇다”


브랜드를 쌓아올리는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진 브랜드의 품질을 유지하는 것 역시 오랜 시간과 헌신이 필요하다. “특히 브랜드에 대한 역사와 의미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인제가 반드시 필요하다. 게다가 지금은 끊임없는 환경 변화 속에서도 고객의 지지를 지속적으로 얻기 위해 신속한 혁신 능력이 요구되는 시대다. 샤넬 같이 오랫동안 번영해온 노포 브랜드나 제조업체는 창업자의 철학이나 이념, 전통을 지키고 계승하면서도 변혁해야 할 부분은 대담하게 바꿔나가며 환경 변화에 적응하는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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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어클럽

안녕하세요, 리벼c 입니다
리뷰어 클럽의 고전 인문 서평단 난쏘공이 6기 2011년 10/11/12월  리뷰어를 모집합니다.
난쏘공이란 고전 또는 고전이 될만한 가치가 있는 책들 사회과학/인문/철학 등의 누군가에겐 머리 아픈,
누군가에게는 도전의식을 불러일으키는 그런 책들을 산산분해하는 리뷰어과 함께하는 코너 입니다.

2011년 7월 선정 도서

       

1. 전쟁 유전자/ <말콤 포츠>,<토머스 헤이든> 공저/<박경선> 역 / 개마고원 
2. 인간이란 무엇인가 / <마크 트웨인> 저/<노영선> 역 / 이가서
3. 살인의 역사 / <피테르 스피렌부르그> 저/<홍선영> 역 / 개마고원
4. 윤리학의 배신 / <콰메 앤터니 애피아> 저/<이은주> 역 / 바이북스

2011년 8월 선정 도서

     

1. 경제학을 리콜하라 /<이정전> 저/김영사
2. 성장의 광기 /<마인하르트 미겔> 저/<이미옥> 역 / 뜨인돌
3. 컨버저노믹스 / <이상문>,<데이비드 L.올슨> 공저/<임성배> 역 / 위즈덤하우스
4. 로드 / <테드 코노버> 저/<박혜원> 역 / 21세기북스

2011년 9월 선정 도서 ( 현재 진행중)

          

1. 겁쟁이가 세상을 지배한다 / <프란츠 M. 부케티츠> 저/<이덕임> 역 / 이가서
2. 세상을 바꾼 과학논쟁 / <강윤재> 저 / 궁리
3. 비아캄페시나 / <아네트 아우렐리 데스마레이즈> 저/<박신규>,<엄은희>,<이소영>,<허남혁> 공역  / 한티재
4. 벌레와 제국 / <황호덕> 저 / 새물결 

6기 난쏘공의 모집 요강은 아래와 같습니다.

모집대상 : 예스24 회원 모두

모집인원 :  20명(총 4조로, 각 5명씩)

응모방법 :  리뷰 1편의 URL(기존 난쏘공 도서는 제외하며 여러편의 리뷰를 올리실 경우 가장 위의 리뷰가 심사대상이 됩니다)+신청사유+ 공지글 스크랩 URL(본인의 블로그에 스크랩 한 흔적을 보여주세요)을 이 공지글의 댓글 형태로 달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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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정자발표 : 10월 4일(수)

선정된 20분은 10월, 11월, 12월 동안 리뷰어로 활동하게 됩니다. 난쏘공 리뷰어분들은 3개월동안 6권의 책을 받고 6편의 리뷰를 써주셔야 합니다. 리뷰 내용이 불성실하면 다음 [난쏘공]의 공격수에서 제외하겠습니다. 당연히, 작성한 리뷰는 yes블로그에만 올려주셔야 하는 것, 기억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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