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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트라바스 | 서평 2020-11-10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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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콘트라바스

파트리크 쥐스킨트 저/박종대 역
열린책들 | 2020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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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트라바스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 박종대 (옮김) | 열린책들 (펴냄)

콘트라바스라 불리우는 이 악기의 이름이 낯설다.

국내에서는 콘트라베이스로 알려져 있다고 하지만 내게는 콘트라베이스라는 이름도 익숙하지는 않다.

아마 예쁜 소리를 내지 못해서 독주 파트도 없고 오케스트라 내에서도 서열이 낮아 관객의 시선을 끌지 못하는 위치에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그럼에도 오케스트라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악기다. 오케스트라 전체를 떠받치는 토대이며, 다른 악기들을 빛나게 해주기 때문이다.

'인간의 존재 자체'를 얘기하는 작가 <파트리크 쥐스킨트>. 이번에는 오케스트라의<콘트라바스>를 통해 인생과 존재감에 대해 말하는 듯 하다.

책을 읽는 내게 주인공 콘트라바스의 연주자가 말을 걸어오지만 대화라고 할 것 없는 그의 넋두리이다.

콘트라바스를 사랑한다고 했다가 어느 순간에는 박살 내고 싶을 때가 있다고 말 할 만큼 그 사랑이 쉽지 않음을 토로 한다. 우리네 인생도 그렇지 않을까? 내가 가장 사랑해줘야할 것 같은 내인생을 어느 순간 스스로 놓아버리고 싶은 유혹도 간혹 있지 않은가.

처음 샀을 때는 얼마였는데 지금은 얼마까지 올랐다며 악기 값이며 부속품 가격을 말하면서 매번 "하지만 뭐 어쩌겠어요?"라는 그의 모습은 빈곤한 음악가의 모습이자 발버둥쳐도 벗어날 수 없는 현재의 어려움에 조금씩 지쳐가는 우리들의 모습이기도 하다.

처음부터 콘트라바스를 선택해서 연주하고 싶은 사람은 없다고 얘기한다. 가장 크고 다루기 힘들며 가장 솔로를 하기 어려운 까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인공은 부모님에 대한 복수심으로 일부러 공무원인 '국립 오케스트라의 제 3열에 앉은 콘트라바스의 주자'가 되었다. 문법적으로는 틀림없는 남성인 콘트라바스를 불가피한 모태성과 잔인성을 이유로 주인공은 여성적인 악기라고 말한다. 이 콘트라바스를 연주하는 행위를 어머니를 범한다고 표현하며 매번 도덕적으로 힘들다고 고백한다.

우리는 현실에서 이러한 선택을 한 적이 없는가?

반항심에 어깃장 놓는 선택을 하고 그 선택으로 인한 결과에 괴로워 하는...

소프라노 여가수인 사라를 짝사랑 중인 주인공.그녀는 콘트라바스의 연주자인 이 남자의 존재도 알지 못하고 돈을 잘 버는 나이 많은 남자들과 만난다.

훌륭한 첼로 연주자였던 한 남자는 사랑하는 소프라노 여가수의 반주자가 되었다. 둘이 함께 무대에 서면 여자의 노래는 늘 남자의 반주를 압도했다. 그러다 보니 여자는 남자를 우습게 여겼다. 결국 자신의 정체성을 내려놓은 일방적인 강요와 희생의 사랑은 온전해 질 수가 없다.

주인공은 사라에게 속물성을 버리라고 할 수도 없고,그녀에게 맞추기 위해 자신의 길이 아닌 다른 길을 갈 수도 없는 것이다.

43. 오케스트라가 인간 사회의 복사본이라고 한 까닭이 여기 있습니다. 인간 사회건 오케스트라건 밑바닥에서 더러운 일을 하는 사람은 언제나 남들에게 무시를 받습니다.

51. 빌어먹을 자식, 좀 조심하라고! 왜 항상 남의 길을 가로막고 그래, 이 멍청아! 혹시 여러분이 설명 좀 해주시겠어요? 왜 항상 제 앞길을 가로막는 이런 악기와 계속 살아야 하는지. 인간적으로건,사회적으로건,성적으로건,음악적으로건,아니면 이동측면에서건 <항상> 방해만 되는 이런 녀석과 말입니다!

66. 나는 왜 이렇게 살면 안 되죠? 내가 왜 당신들보다 더 나아야 하죠? 예, 당신들보다! 당신들도 다 그렇게 살고 있잖아요!

남과 비교하며사는 삶이 아닌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는 것.

이 자리에 오기까지의 선택이 나의 진심이었든 타의에 의한 것이었든 지금 여기 서 있는 것은 <나>.그리고 그 선택들의 결정권자도 역시 <나>.

주인공인 콘트라바스 주자는 오페라 극장으로 가서 소리를 지를 거라고 말한다.

나는 나 자신을 믿기에 어디까지 내 존재를 자각하는 행동을 해봤을까? 그 행동 한번으로 모든 걸 잃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게 타인에게 피해를 준다해도?

나의 <콘트라바스>는 무얼까? 내 발목을 잡으면서도 벗어나거나 헤어질 수 없는 굴레.



※출판사의 지원을 받은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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