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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랜도 | 서평 2020-06-28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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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올랜도

버지니아 울프 저/박희진 역
솔 | 2019년 04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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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년을 넘게 살며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변환한 주인공의 이야기라는 정도만 알고 읽기 시작한 올랜도.
아주 오래전에 본 영화 하이랜더와 타임슬립하는 성전환자의 영화 타임패러독스가 떠올랐지만,막상 읽고 난 후의 올랜도는 전혀 다른 분위기였다.

엘리자베스여왕에게 사랑을 받은 미소년 올랜도.
아름다운 외모로 어디를 가나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그다.철없던 시절을 여러 여자와 가벼운 사랑놀음으로 방탕하게 살던 올란도는 러시아 공주 샤샤와 사랑에 빠지고 얼어붙은 템스강에서 함께 시간을 보낸다. 사랑의 도주를 위해 늦은밤 그녀를 기다리지만 배신한 그녀는 오지 않고 갑작스런 폭우에 얼었던 강이 녹으며 대홍수가 일어난다.
사랑에서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한 그는 작가가 되는 꿈을 갖는다.하지만 귀족이라는 신분은 글을 쓰는 것이 허락되지 않았다.그래도 인정받고 싶었던 올랜도는 자신의 습작을 당대의 유명한 시인 닉그린에게 보여주지만 그는 올랜도의 돈을 이용할 뿐이다.
사람도,명성도 부질없음을 느낀 올랜도는 타국에 대사로 떠나 의무를 충실히 하다가 30살이 되던 해에 긴 혼수상태같던 잠에서 깨며 여자가 된다.

여자로 깨어난 올랜도는 성은 변했지만 자신의 정체성은 변하지 않았다.그간 남자로서 누려온 것들이 여자라서 제약되기 시작한다.
집시들과 함께 떠돌이 생활을 하며 자연에서 의미를 찾아보려 했지만 역시 찾지 못하고 글을 쓰는 것에 대한 열망이 커지게 되었다.
여자라서 순종해야 하고,순결해야 하며,향기로워야 하고,세련된 차림을 해야한다고 주장했던 자신의 과거 주장을 떠올리며 이제는 자신이 그런 삶을 살아야 함을 깨닫게 된다.
여자이기 때문에 재산도 가질 수 없게 되어 재산은 몰수되고 소송에 휘말린다.
시대가 변하고 성별이 바뀌어도 늘 자신이 쓴 <참나무> 원고를 품고 다닌다.

여성으로 변한 올랜도에게 반한 해리대공이 청혼을 하지만 거절한다.아마도 결혼으로 이어지는 평범한 여자의 삶을 거부하고 한 개인으로서 살고 싶어서인거 같다.신도 믿지않고 제독,군인,정치가들에게는 관심도 없는 그녀가 오직 위대한 작가에게 만큼은 생각만 해도 흥분을 한다.쓰는 것에 대한 열망을 올랜도를 통해 버지니아 울프는 말하고 있다.

300년을 그녀로 살아온 올랜도는 결혼반지 투성이인 세상을 보고 자신말고는 모두 짝이 있음에 울적해한다.자연의 신부가 되기로 자신을 내맡겼을 때,군인이자 선원인 마머 듀크 본스롭 쉘머딘을 만나 약혼하고 결혼한다.그러나 이 결혼은 예전의 그녀가 알던 그 관습의 결혼과는 다른 의미인듯 하다.

p221."쉘,당신은 여자에요!" 그녀가 외쳤다.
"당신은 남자에요,올랜도!" 그가 외쳤다.

서로를 종속적인 관계가 아닌 동등한 관계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어쨌든 이 결혼으로 재산에 대한 소송은 종결된다.

선원이던 남편은 배를 타고 떠났고,남겨진 그녀는 아들을 낳았다.떠나간 남편은 그녀안에 혼재하던 남성성을,출산한 아들은 드디어 그녀가 품고만 있던 참나무 원고를 완성했음이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해본다.

등대로를 집필한 후 파도를 쓰기전에 씌여진 소설이라고 하는데,파도를 먼저 접한 후여서 그런지 제법 수월하게 읽혀진다고 생각했지만 착각이었다.
왜 버지니아 울프가 페미니즘 작가라고 불리는지 이 책을 읽고나니 알것도 같다.감히 '알겠다'라고 확신하진 못하겠다.그녀 소설의 정수라고 불리우는 <그녀만의 방>을 아직 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만나게 될 그녀의 소설이 두려움 반,기대 반이다.
소설속 올랜도보다도 올랜도를 통해 보여지는 버지니아 울프에 대해서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된것 같다.
더이상 글을 쓸 수 없는 슬픔에 그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죽음을 선택했다는 그녀를 300년 넘도록 <참나무> 원고를 품고 다니는 올랜도를 통해서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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