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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25 의 전체보기
몸은 나의 과거를 기억한다 | 기본 카테고리 2020-03-25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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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당신의 어린 시절이 울고 있다

다미 샤르프 저/서유리 역
동양북스(동양books) | 2020년 01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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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는 기억하지 못해도 몸은 나의 과거를 기억한다!" 너무나 무서운 표현이지 않은가! 내가 기억 못하는 아기때의 그리고 어린 시절의 상처가 내 몸에 저장되어 나의 평생을 괴롭히고 있는지도 모른다니 말이다. 지금의 출산방식이 아이에게 얼마나 공포스러운지 그리고 입양인들도 아무리 신생아때 입양된 경우라 할지라도 그때의 상실경험이 그 인생에 얼마나 커다란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알고 있었기에 이 책이 너무나 궁금했다. 대체 우리의 어린 시절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인가에 대해서 말이다.



이 책의 저자인 다미 샤르프는 프로이트의 제자이자 신체 심리치료를 최초로 주장했던 빌헬름 라이히의 계보를 이으며 최초로 '신체 감정 통합 치료법'을 만든 심리치료자이자 트라우마 치료 전문가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어린 시절의 상처가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것을 인식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또 그 오래된 상처를 어떻게 치유해야 하는지를 이야기 하려고 한다고 서문에서 밝히고 있다.



여기에서 어린 시절은 생애 초기, 우리가 기억하지 못하는 시기를 말한다. 어른이 도움이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신생아 시기에 우리는 더 세심하게 아기의 필요들을 채워줘야 한다. 그런데 산부인과에서 행해지는 출산 과정은 그런 입장에서 본다면 아기에게 끔찍한 경험이 아닐 수 없다. 힘겹게 산도를 거쳐 밝은 조명에 눈이 부시고 엄마에게 가지 못하고 누군가에 의해 씻겨지고 발바닥을 긁어대고 여러가지 처치 후 꽁꽁 사인 후 엄마에게 갈 수 있다. 그나마 이 경우는 낫다. 갑자기 문이 열리고 마취로 비몽사몽간에 세상으로 나오는 아이도 있고 탯줄에 목이 감겨 숨이 막히는 경험을 하는 아기들도 있으니 말이다. 나의 경우도 태어났을 때가 겨울이었는데 엄마는 난방도 안된 방에서 출산을 하셨다고 한다. 출혈이 너무나 심해서 외할머니가 엄마를 돌보고 있는 사이 나는 추위로 얼어죽을 지경까지 가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고 한다. 나를 본 외할머니가 난로가에 나를 따듯하게 해주신 후에 겨우 살아났다고 하니 그 트라우마가 내 몸에 배어 내 삶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그리고 그 트라우마를 어찌 극복할 수 있는지 기대하며 읽었다.



신체 심리치료 학계에서는 학파마다 조금씩 다르게 설명하지만 인생의 다섯 가지 과제를 말하고 있다. 2장에서는 인생의 다섯 가지 과제에 대해 설명해준다.

1. 나는 안전한가?

2. 나는 내 욕구를 충족하고 있는가?

3. 나는 타인의 도움을 받아들이는가?

4. 나에게는 '자기효능감'이 있는가?

5. 나는 사랑과 성에 관대한가?



이 책을 읽으며 참으로 낯설게 느껴진 것이 정신을 이야기 하며 몸을 말하고 있다는 것이였다. 정신과 몸은 다른 세계라고 생각했는데 저자는 이 책에서 과거의 비밀을 푸는 열쇠이자 상처의 치유제는 '정신'이 아닌 '몸'에 들어있다고 주장한다.



"어린 시절의 상처가 강한 사람들은 정신적인 차원에서 사고한다. 그런 만큼 민감하고 세삼한 사람이 많다. 이때 문제는 자신의 몸 안에 살지 않고 몸 밖에서 산다는 점이다." (74p)


몸 밖에서 산다는 의미는 "누군가 자신의 공간을 침범했다고 느끼는 범위 자체가 다른 사람들보다 매우 넓은 것이다.......안전 반경이 너무 넓어서 거의 쉴 새 없이 시템이 작동하는 것이다."(74p)



"이성과 감정은 몸을 통해서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몸을 느끼지 못하면 우리가 경험하는 모든 것은 공허해질 뿐이다...... 몸 안에는 억압된 상처들이 들어 있기 때문에 어떤 일이 벌어졌을 때 몸을 통해 드러나게 마련이다."



긴장하면 우리 근육은 수축한다. 식은땀이 나기도 하고 가슴이 벌렁거리기도 한다. 그래서 우리의 정신과 몸은 연결되어 있다고 말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런 긴장들이 삶 속에서 계속적으로 반복된다면 그건 우리의 몸에 학습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그래서 몸의 자세만 봐도 그 사람의 성격이나 감정들을 알 수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쯤에서 궁금해지는 것은 과연 기억도 잘 안나는 어린 시절의 기억으로 인한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가이다. 이에 대해 저자는 치유의 개념보다는 '통합'의 과정이라고 말한다.



"트라우마 치유라는 개념은 내가 더는 과거의 내 모습으로 규정되지 않고 다른 여러 가지 가능성을 선택할 수 있게 되는 것을 말한다.' (126p)

이런 트라우마를 잘 이겨내고 성장하는 사람들 이른바 '회복탄력성'이 좋은 사람들이다.



저자는 사람이 자신의 삶에 만족하고 행복하려면 자아 성찰, 자기 객관화가 필요한데 자기 생각을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자신을 제대로 느껴야 하고 그러려면 먼저 몸을 제대로 느껴야 한다고 주장한다. 몸의 감각을 강하게 느끼는 기능을 '신체 내부 감각'이라 부르고 그 기능을 제대로 기르기 위해서는 과거 기억의 창고에 처박혀 있던 상처를 끄집어 내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를 힘들게 하는 상처들은 우리의 기억 저 너머에, 우리 마음의 바닥에 가라앉혀 있다고 한다.

방어기제의 결과겠지.. 난 얼마나 나도 모르는 상처들을 마음의 창고에 가둬두고 있을지 궁금해졌다.

암튼 저자는 이러한 것들이 비슷한 트라우마의 상황에 처하게 되면 감추고 싶었던 과거의 그림자들이 뛰쳐나와 우리를 당황하게 만들기에 미리미리 마음의 지하실 청소를 해야 한다고 한다.

청소라... 기억도 못하는 상처들을 어떻게 끄집어 내서 청소를 할 수 있을까?

저자는 그것을 위해서 우리의 몸과 교류를 잘 해야 한다고 한다. 역시나 답은 몸이네.. 내 몸을 잘 알라?



여기서 당신을 어떤 심리 실험이 초대하고 싶다. 당신이 자신의 몸과 어떤 대화를 나누는지 떠올려보자. 그러고 나서 예를 들어 당신이 그 말을 똑같이 당신의 아이에게 한다고 생각해보자. 그것도 단 한 번이 아니라 수년에 걸쳐서 그렇게 반복한다면 그 아이가 자신을 어떻게 느낄까? 그 아이는 밝고 자의식이 강한 아이로 자랄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답이 들어 있다. 당신은 왜 자신의 아이에게는 하지 않을 말을 스스로의 몸에게 하고 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우리는 우리가 가장 좋아하고 믿고 따르는 친구나 연인을 대하듯 자기 자심을 대해야 한다. 그렇게만 한다면 더 충만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나갈 수 있다.

154페이지

이제야 좀 이해가 될 것 같기도 하다. 바로 내 몸을 내 자신을 사랑하라는 것 아닌가? 내가 어떤 트라우마로 상처받고 너무 힘들어 그 기억들을 내 내면속에 깊숙이 밀어넣어 아무렇지도 않게 살고 있다할지라도 내 삶 속에서 내 자신을 향한 내 이미지 일그러져 있기에 온전히 삶을 즐길 수 없고 기쁨을 누릴 수 없었던 것 아닐까? 나는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되었지만 감히 내가 그런 하나님의 형상이라고 받아들일 수 없었던 건 아닐까? 그래서 하나님의 온전한 사랑도 받아들이기 힘들었고 죄사함도 용서도 거부했던 것은 아닐까? 물론 완강한 거부는 아니고 용서와 심판의 반복이랄까?



저자도 스스로에게 친절해지기까지 2~3년이 걸렸다고 한다. 자신을 깎아내리고 투덜거릴 때마다 다른 것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이렇게 똑똑하고 당찬 심리학자조차도 자신에 대해서 냉정한 태도를 보였다는 것이 ...



자존감의 문제였던 것 같다. 자존감은 '스스로 품위를 지키고 자기를 존중하는 마음'이다. 나는 스스로를 존귀한 존재로 여기는 것은 마음에만 달렸다고 생각했는데, 나를 나답게 하는 것에 내 몸을 빼고 말할 수 없는 것이다. 내 몸을 사랑하고 나를 더 잘 알아가려고 노력해야 할 것 같다.



'꿀 샤워'라는 요법을 소개한다. 참석자들은 한 사람을 가운데 두고 원으로 빙 둘러싼다. 그러고는 차례로 돌아가면서 원 안에 있는 한 사람에게 좋은 말을 들려준다. 상처와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데 이 요법은 특별한 역할을 한다고 한다. 아... 내가 이 원에 있는 상상을 한다면? 난 아마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픈 심정일 것이다. 그리고는 내게 하는 좋은 말들을 진심으로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을 것 같다. 이 책에서 트라우마를 겪은 사람들의 특징 중 칭찬을 거부하고 도움 받는 것을 힘들어 한다고 하는데 내가 아주 그렇다. 선물을 받으면 왠지 부담스럽고 다시 되갚아 주어야 할 것 같고 말이다. 왜 나는 선물을 받고도 마음이 편치 않은걸까? ㅠ 곰곰히 생각해보니 나에 대한 평가에 예민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선물을 받고 가만 있으면 왠지 배은망덕한 사람처럼 평가되는 것 같아서... 흠... 이런 맘은 왜드는 걸까?



암튼 이 책을 통해서 내 자신에 대해서 생각해 볼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그리고 내 아이에게도 폭력을 휘두르지 않더라도 말과 마음으로 하는 어떤 폭력도 허용하지 말아야 함을 한 번 더 다짐하게 되었고 앞으로 내 자신을 제대로 바라보고 생각하는 시간들을 가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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