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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로 나오게 된 의대생 | 기본 카테고리 2020-10-31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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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거리로 나오게 된 의대생

김보규 등저
조윤커뮤니케이션 | 2020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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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말

국회의사당에 있다고해서, 투표로 선출되는 사람이라고 해서 정치인은 아니다. 모두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순수하게 의료를 위해 공부하는 학생들을 대표하고 있는 저들은, 아무리봐도 정치인을 표방하고 있지 않은가싶다. 거리로 나왔다는 그들의 이야기는 자칫 팩트체크라는 단어로 마치 사실인 양 포장되어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다 거짓이라고 하는 것도 아니다. 모든 일들이 그러하듯 흐름은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이고, 공공의대의 시도가 실패로 끝날지 혹은 성공으로 끝날지는 모르는 일이다. 우리나라는 우리나라이고, 중국은 중국이며 일본 역시 일본이기 때문이다. 그네들의 민족성과 우리네 민족성은 엄연히 다르고, 정책을 받아들이는 태도 또한 다를 것이며, 그 정책의 결과로 양성되는 의사들 역시 다를 것이다. 다만, 여러 현 상황들을 보고, 이 책을 통해 의대생들의 주장을 본 필자의 생각은 왜 협상테이블에서 일어날 생각만 했느냐는 것이다. 그들이 말하는 것처럼 '하는 일이 공공적인 일이라서 존재마저 공공재일 수 없다'면, 애초에 이미 그들은 의사라는 생명을 구하는 존경받는 히포크라테스에서 일개 월급쟁이로 전락해버린 것이다.

공공재적인 것이 사유적인 것의 문제

공공재적인 것이 사유적인 것에서 문제는 시작된다. 중간에 러시아의 공산주의 체제하의 의사 급여에 대해 언급했듯이, 자유민주주의-자유시장체제에서 공공재적인 것들 때문에 발생하는 사회적 문제는 다양하다. 물론, 책에서 언급한 것은 의료행위이지만, 유사한 사례가 바로 보험이다.

보험은 모두가 알듯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여 가입자 모두가 소액의 금액을 모아 대규모의 자금을 조성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예전 선조들의 계나 두레와 비슷하다. 서로 조금씩 모아놨다가 누군가 힘든 일이나 변고가 생겼을 때 사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대에 와서 보험은 대기업의 판매상품이 되었다. 보험이 학문적으로나 실질적으로나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미 대기업 보험사는 수익을 위해 투자상품까지 발을 넓히고 절대 안전자본에 머물러야할 가입자들의 돈이 위험자본까지 팔을 뻗는다. 더 큰 문제는 가입자들의 문제이다. 범죄에 해당하는 보험사기야 당연한 문제고, 거기에 일반 가입자들마저도 모럴해저드에 빠져있다. 눈 먼 돈이라는 인식은 사회 공공재적인 성격인 보험제도 자체가 마치 범죄를 유발하고 정상적이고 착한 가입자들만 피해를 보는, 기괴한, 없어지는게 차라리 나을 것처럼 보이게 만든다.

지금 의대생들의 투쟁 역시 약간은 그런 시각으로 보게된다. 수가라는 것의 계산에 대한 설명 중, 책에서 이야기할 때 강조한 것은 '환자가 더 납부할 돈은 없고, 건강보험공단에서 준다'라는 것이다. 눈가리고 아웅이다. 건강보험공단의 급여는 모두 결국 모든 국민이 '강제적'으로 납부하고 있는 건강보험료이며, 매년 적자인 돈을 메꾸는 국민들의 혈세이다. 거기다 의약분업에 대한 언급 중, 자기들 스스로 '그때는 의사가 약값을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었다'며 불공정을 인정한다. 상대적으로 의료지식이 없는 환자들은, 시골에서 같은 약을 처방받을 때 만원을 낸다면, 경쟁이 심하거나 상대적으로 지식이 많은 도시에서는 같은 약을 오천원에 처방받을 수 있었다는 이야기다.

거기다 그들이 말하는 '원가'라는 것에 대한 근거가 없다. 내가 궁금한 것은, 그들이 말하는 '원가'에서 본인들이 받는 인건비의 비율이 얼마나 되는가이다. 물론 장기간 엄청난 공부를 하고 고생을 하는 것은 인정한다. 그런 반대급부로 높은 급여를 받는 것 또한 인정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은 국민의 건강보험료와 비급여 비용으로 모든 돈을 받는 그들이, 결국은 수가 조정을 해달라며 '추가로' 건강보험공단에서 비용을 받아야 적자가 나지 않는 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단적인 예로, 그렇게 적자만 나는 사업이라면, 왜 그렇게 의사가 되려고 하는가?

그리고 수가의 문제로 기피과가 생겼다고 하는 것 역시 단순히 수입의 문제인지 스스로 되물어 봤기를 바란다. 동맥이 잘려 피가 얼굴로 튀고, 주말 새벽에 자다가 팔다리가 잘린 환자로 인한 긴급 수술 호출로 뛰쳐나가는 것 때문에 기피한 것은 아닌가. 사람의 생명을 살리고, 당장 죽어가는 환자의 상처를 봉합하고 치유해줄 사명감이 있는 의사라면, 애초에 그 수가를 계산하고 앉아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거다. 책에서 김국종 교수님의 적자에 대해 언급했는데, 실제 그런 특수한 의사가 몇이나 되는가. 흉부외과로 개원의가 없다? 어느 의사가 흉부 수술이 가능한 모든 장비를 갖추고 개원의로 나서는가. 애초에 그런 장비를 갖추고 지방지역에 개원을 할 사명감을 가진 의사라면, 수가 운운하지는 않을 것이다.

공공의대는 문제는 특히나 더 그렇다. 본인들의 수익에 대해 수가 상승에 대해서 주장하던 이들이, 갑자기 나라의 세금에 대해 걱정한다. 공공의대를 설립해서 그들에게 손해가 가는 것은 무엇인가. 왜 공공재로써의 위치를 포기하면서 자기들에게 피해는 없는 공공의대에 대해 나라의 혈세 운운하며 반대하는가. 대의는 어디에 있는가. 의료시스템의 지속성? 모든 사회구조가 돌아가기 위해서는, 다른 것보다 우선은 구성원이 필요하다. 애시당초 국시 자체도 거부하는 의대생들보다는 차라리 공공의대를 나온 의사들이 더 시스템 유지에 필요할 것이다. '

거리로 나왔으니, 세상을 둘러 보길

사법고시가 없어지고, 로스쿨 제도가 생기면서 변호사 역시 비슷한 상황이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로스쿨 제도에 대한 반대 역시 엄청났으나, 어쨌든 현재 정착이 되었고, 졸업생들이 슬슬 법조계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법조계에 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고, 실제로 월수입이 2백만원도 안된다는 변호사 이야기도 루머인듯 아닌듯 심심찮게 들려온다. 의대정원이 늘어나면 왜 문제가 되는가. 의대정원을 늘렸던 일본의 사례를 드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건 단순 산수다. 의사의 수가 늘어나면, 당연 의사 1명당 환자의 수가 줄어들고, 의료의 질이 높아진다. 지방에 공공의대를 설립한다해도 결국은 모두 수도권으로 갈 것이다? 결국은 수도권이 수용할 수 있는 의사의 수는 정해져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경쟁에 밀린 의사들은 지방으로 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지방의 상황을 아는지는 모르겠으나, 서울에서 경쟁에 밀렸다고 해서 그들의 진료도 못보는 것은 아니다. 지방은 그런 의료인력도 부족하다.) 그럼 지방에 의료인이 늘어나고, 결국은 전 국민의 의료수준이 높아질 것이다. 단순히 약만 타려고 매달 대도시로 버스타고 택시타고 나가야만 하는 어르신들이 줄어들거란 이야기다. 이 모든 결과물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현재 의료인들의 피해가 아닌가? 이미 공공재로써의 삶을 포기한다면, 공공재로써의 대우도 바라지 말길. 사회적으로 오피니언으로 존경받기를 원한다면, 존경받을 행동을 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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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는악플특기는막말 | 기본 카테고리 2020-10-31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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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취미는 악플, 특기는 막말

김이환,정명섭,정해연,조영주,차무진 저
생각학교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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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는 악플 특기는 막말 젊은 작가 5인이 각기 다른 사회적 시선에서 풀어낸 옴니버스식 청소년 소설이고 표지를 보면 느껴지는 딱 저런 느낌의 소설이다. 청소년 대상 소설 중에서도 SNS 세상인 요즘에 가장 문제시되는 악플과 상대방을 생각하지 않은 막말들이 주요 골자다.

5편의 소설 중 가장 재미있게 본 <하늘과 바람과 벌과 복수>는 어릴 적 자신을 왕따시켰던 친구를 성인이 돼서 만났다. 어릴 적 친구는 나에게 '입 냄새가 난다'라는 말을 계속하는 등 수치를 주고 결국 왕따에 이르기까지 된 이야기다.

상대방을 존중하지 않은 아무렇게나 생각 없이 내뱉은 한 마디로 상처를 준다.

책을 읽고 있는 나의 성격도 그것이 좋은 것이든 안 좋은 것이든 솔직하게 의견을 전달하는 스타일인데, 그것이 상대방에게는 심한 모독일 수 있겠다는 새로운 시각을 가지게 되었다.

2017년 국가인권위원회의 조사에 따르면 직장 내 따돌림을 당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 73.3%의 높은 수치로 조사되는 등 청소년뿐만 아니라 성인들에게서도 만연하게 있는 일이다. 그래서 2019년에는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이 신설되기도 했다. 그만큼 악플과 막말, 괴롭힘은 사회적으로 심각히 다뤄야 할 문제를 소설이지만 한 편의 책으로 5명의 각기 다른 시선과 상상으로 접근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된 책이었다.

악의가 없다고 하더라도, 나는 상처를 줄 마음이 없이 던진 말이라도, 말이 칼이 되어 누군가에게 마음의 상처가 될 수 있겠다는 전제를 달고 말을 신중히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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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하버드까지 | 기본 카테고리 2020-10-26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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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길 위에서 하버드까지

리즈 머리 저/정해영 역
다산책방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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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리즈 머리

1980년 뉴욕 빈민가에서 태어났다.(지금은 40세)

마약중독자인 부모 사이에서 자란 그녀는 어머니가 에이즈에 걸린 후 가족이 해체되고 거리에 나앉게 된다. 거리를 배회하는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다 지친 그녀는 대안학교에 입학하고 뉴욕타임스의 장학금을 받고 하버드 대학을 졸업한다. 지금 그녀는 남편, 두 아이와 함께 뉴욕에 살며, 대학에서 심리학을 공부하고 있다. 연설과 워크숍을 개최하고 있으며 집 없는 청소년들을 위한 미국 최초의 학교 브룸 스트리트 아카데미의 창립 멤버이기도 하다.

정말 특별한 사연과 특별한 사람이 아니고서야 길거리 생활 빈민가에서 어떻게 하버드까지 갔을까 싶어 보게 된 책이다. 미국은 빈부격차가 심각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막상 빈민가의 상황을 적나라하게 볼 수 있는 경험이었고 읽는 내내 리즈 머리의 좋지 않은 상황에 마음이 쓰였다. 특히, 엄마의 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 어린 리즈 머리의 행동들은 정말 마음이 아팠다.

대학생까지의 그녀의 인생은 너무도 많은 일들로 꽉꽉 채워져 있다.

그녀의 인생을 따라간 지난 일주일간 많은 부분에서 많은 감정을 느꼈다. 아이들이 며칠씩 굶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 보조금을 마약으로 탕진하는 부모이지만 아이들에게 믿음과 사랑을 주는 모순에 답답했고 '부모'라는 이름에 대해 많은 의문과 고민이 들었다. 교육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꼈고 미국 시민들의 특유의 기부문화가 흥미로웠다.

리즈 머리에겐 그 와중에 다행인 상황들이 많았다. 나는 리즈 머리가 그저 여러모로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쓰레기를 뒤지는 아버지이지만 책을 가까이하도록 해주었고, 마약 하는 부모님이지만 아낌없는 믿음과 사랑을 주었고, 집세는 내주지 않지만 며칠씩 집에서 머물 수 있게 도와주는 여러 친구들이 있었고, 예비학교에서의 좋은 선생님들, 적절한 시기의 뉴욕타임스의 장학금의 기회. 사정을 알고 도와주는 사람들의 도움 따위와 리즈 머리 본인 또한 세상을 볼 줄 아는 눈과 똑똑한 머리가 있어서 다행이다고 생각했다. 도움받은 만큼 베풀고 살기를 바란다.

글솜씨가 좋아 그녀의 시선에 속에 나 자신을 세워놓듯이 읽는 내내 흠뻑 빠져 있었다. 놀라운 삶을 책으로나마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돼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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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도시를 앨리스처럼 | 기본 카테고리 2020-10-25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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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나의 도시를 앨리스처럼 1,2 세트

네빌 슈트 저/정유선 역
레인보우퍼블릭북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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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말

고전은 마치 우리가 맛집을 찾아 헤맬 때, '원조'라고 여기저기 쓰인 글자들에 현혹되듯이 글을 읽는 모두에게 불나방처럼 달려들게하는 마력이 있다. 그것은 비록 오래되어 반복적으로 재창조된 덕에 그것을 진부하다고 느낀다하더라도 기본이 탄탄한 백반집의 밥처럼, 특별한 것 없고 새로운 것이 하나 없다해도 먹었을 때 만족감이 높고 건강해진 것같은 느낌을 주는 힘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익히 아는 '피리부는 사나이'를 집필한 작가가, 그것도 평생 실화를 바탕으로 쓴 적이 없음에도 이야기를 듣고는 소설을 쓰지 않을 수 없으리만큼 매력적이었던 이야기를 글로 펴낸만큼 기대감이 고조에 이를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1권의 거의 중후반까지는 고조에 다다른 기대감이 원래 '날개'가 없었다는 것을 깨닫고, 서서히 추락하는 과정에서 실망이 고개를 들었지만, 1권 마지막에 다다라서는 '원래 이건 비행기가 아니라, 고무공이야. 떨어져야 더 높이 튀어올라.'라고 말하듯이 기대감을 충족시켜주었다.

로맨스란 마치 온 우주가 그 둘이 이뤄지지 않으면 안될 듯 이끌고,

주인공은 이 세상엔 존재하지 않을 듯 아름다운 것

항상 서평을 쓰면 고민하게 되는 것은, 과연 이 책을 한 독자로써 평하면서 다른 이에게 의견을 줄 때에 내용에 대한 서술은 어느 선까지 허용되느냐이다. 개인적으로는 결과나 주요 사건에 대해 이미 아는 글 자체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편이라, 늘 내용에 대한 평은 최소화하는 편이다. 하지만, 혹여나 필자처럼 1권 중반까지의 내용에서 글이 그저 탁류처럼 아름답지도 않고 마치 의미없는 듯 흘러가는 느낌에 실망하여 잠시 잠깐 참으면 맛 볼 수 있는 고전 로맨스의 재미를 못 느낄까 우려스러워 조금 적어보려한다.

1권의 대부분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말레이시아에 거주중이던 주인공이 전시중 포로로 붙잡히면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이 여성과 아이들 30여 명은, 전쟁중 포로를 돌볼 여력이 없던 일본군이 포로수용소에 이들을 수용하지 못하게 되면서, 각 지역의 냉혈한 일본군 지휘관이 책임을 피하고자 이리저리 이동시키면서 겪은 고초와 노고를 이야기해준다. 그들 중 절반 이상이 열병, 탈진 등으로 죽는다. 조금만 더 신경썼더라면, 이 소설이 로맨스라는 것만 눈치챘더라면 이 이야기가 내가 기대한 전쟁포로의 감동실화는 아니라는 걸 알았을텐데..

그렇게 살아남은 주인공이 막대한 유산을 물려받게 되면서 그 시절 연인을 찾아내고, 찾아낸 연인과 함께 말 그대로 '장밋빛 미래'를 바로 현실화 시키는 이야기이다.

여주인공은 침착하고 단아하며 상냥하고, 남주인공은 순박하고 진실하며 성실하다. 전쟁을 이겨낸 그들은 6년 여만에 다시 만나 결혼을 하는데, 남주인공의 도시는 매우 낙후된 곳이다. 고로, 여주인공이 견디지 못할 것을 우려하는데, 여주인공은 그런 낙후된 곳에서 살지 못할 거라 말하면서도 남주인공이 삶의 터전을 떠나는 것은 거부한다. 그리하여 이 소설의 제목에 나오는 화려한 도시 '앨리스'처럼 남주인공의 마을을 '현대화'시키는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 과정에서 그려지는 것이 바로 고전 로맨스다. 순수하고, 아름다우며 어떤 음모나 음해도 없고 그렇다고 누군가의 야욕도 없다.

현대에는 없을 이야기, 그래서 아름다운 이야기

앞서 말했지만, 고전들 대부분은 끊임없이 작가들에게 영감을 주었고 영감을 받은 작가들은 계속하여 새로이 재창조해내었다. 그 과정에서 많은 퓨전 요리들이 그렇듯 꽤나(혹은 과한) 양념이 뿌려지고 더해지고 버무려졌으며 그런 입맛에 길들어진 독자들은 가끔 접하는 고전을 정말 '심심하다'고 느낄 수 있다. 그렇다고 '짜고 맵게 먹으면 건강에 안 좋습니다. 심심한 것이 건강한 것이죠.'라는 말을 하고 싶지는 않다. 이 책을 권하는 이유는, 고전이 건강에 좋아서가 아니라, 그 심심함이 바로 모든 맛의 근원이기 때문이다. 이런 저런 훼방과 음모, 야욕, 복잡한 인간관계와 엮고 엮이는 사건들은 재미를 더할 수는 있을지언정 그 순수한 아름다움을 더하지는 못한다. 그런 의미에서 고전 로맨스는, 이 소설은, 마치 어린 아이들의 풋풋한 사랑(이라고 그들이 부르는)을 보는 것처럼 보는 내내 흐뭇한 미소를 짓게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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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고 싶지 않았는데 못하게 되었다. | 기본 카테고리 2020-10-25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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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결혼하고 싶지 않았는데 못하게 되었다

정변 저
유노북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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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취업-결혼-출산 인생의 리스트 같은 일련의 숙제들.

당연하게만 여겨졌던 결혼과 출산이 이제는 의문이 든다.

사랑하는 사람도 없는데, 혼자 사는 게 편한데, 난 지금이 좋은데 굳이 결혼을 해야 할까?

30대가 되면 당연하다는 듯이 묻는 질문들 "결혼 해야지?", "결혼 왜 안 해?"라는 질문들이 점점 숨이 막혀온다.

나는 결혼을 했지만 주변 지인들에게는 굳이 사명감을 가지고 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결혼을 하지 않는 사람들을 싸잡아 "결혼을 왜 못했지?"라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결혼을 못 한 게 아니라 안 한 걸 거야"라고 여지를 준다.

결혼을 못 한 건지 안 한 건지 자신에게도 의문인 저자에게 나는 하고 싶지 않다면, 결혼하고는 못 베길 상대가 있지 않다면 결혼을 안 한 것이 맡다고 말하고 싶다. 어쨌든 지금 행복하다면!

'결혼하고 싶지 않았는데 못하게 되었다.'에서는 30대 여자라면 대부분 공감할만한 평범한 주인공의 일상 에피소드가 담겨있다. 에피소드에는 주로 결혼과 사랑에 대해 본인과 주변 지인들이 출현하여 일상적인 고민들을 나열했다. 네이버 웹툰으로 시작해 책까지 낸 에세이 웹툰의 그림체는 귀엽고 아기자기하면서도 섬세하다. 웹툰 중에서도 글씨가 많은 웹툰에 들어갈 것 같다. 이미 결혼을 한 나 같은 기혼자도,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사람들도 가볍게 읽으면 좋을 공감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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