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저자인 게랄트 휘터는 독일에서 가장 유명한 신경과학자이자, 뇌 연구자로 과학 지식과 인간의 삶을 연결시킨다.
'사랑하지 않으면 아프다'라는 제목처럼, 저자는 사랑의 감정이 채워지지 않는 한 우리는 결코 다시 건강하고 행복해질 수 없다고 말한다. 여기서 말하는 사랑이란 남녀 간의 사랑뿐만 아니라 모든 관계 안에서의 사랑을 뜻한다.
우리는 사회적 존재이고, 다른 사람들과 끊임없는 소통을 이어간다. 그 안에서 타인이 있는 그대로의 나의 모습을 인정하지 않고, 받아들여주지 않을 때, 우리는 그들로부터 존중과 인정을 받고 소속되기 위해 타인이 기대하는 바대로 되려고 한다. 즉, 나의 기준이 아닌 타인의 기준과 기대를 채우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것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타인에게 대상으로 취급되는 데서 벗어나 스스로를 주체로 경험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려주기 위해 존엄에 대해 말한다. 자신의 주체성을 경험하려면 먼저 자기가 존엄하다고 확실하게 믿어야 하고, 존엄을 인식한 사람은 자신은 물론이고 타인도 자신의 이익 실현이나 의도를 관철하는 대상으로 삼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는 스스로를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스스로의 욕구조차 알지 못하는 우리의 모습은 얼마나 타인에게 맞춰져 있는가. 성인이 된 우리는 살면서 쌓은 수많은 경험을 바탕으로 스스로 결정을 할 수 있게 되었고, 자신을 좀 더 사랑으로 돌보는 어른으로 성장해야 한다.
단계
헤르만 헤세
모든 꽃 시들고
모든 젊음 세월에 밀려나듯
삶의 모든 단계, 모든 지혜, 모든 미덕도
한때는 만발하되 영원히 지속될 수는 없다.
삶의 단계마다 마음은 이별하고 새로이 출발할 채비를 갖춰야만 한다.
슬픔 없이, 담대하게, 새로운 얽매임에 몸을 던질 채비를.
모든 시작에는 마법이 깃들어 있나니
그것이 우리를 지켜주고 살아가도록 돕는다.
우리는 그 단계 사이의 공간을 유쾌하게 가로질러야 하리.
그 어떤 공간도 고향인 양 집착하지 말고,
시대정신은 우리를 묶거나 옥죄려 들지 않는다.
우리를 한 단계, 한 단계 들어 올리고 넓히려 할 뿐.
삶의 순환 속에서 우리는 눌려 사는 법이 없으니
아늑하게 적응하면 금세 해이함이 치고 들어온다.
자리를 박차고 떠날 준비가 된 자만이
마비된 채 자리를 지키는 익숙함에서 벗어날 수 있다.
어쩌면 임종의 순간에도
새로운 공간을 향해 유쾌히 뛰어갈 수 있으리라.
우리를 향한 인생의 부름은 영영 그치지 않을 테니.
자 그럼, 마음이여 잘 지내고 건강하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