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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현대사를 지배하는 그들의 사상과 권력 | ▣▣ 역사야 놀자 2020-11-28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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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대한민국은 왜?

김동춘 저
사계절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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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왜?>는 광복 70주년을 맞이한 2015년에 출간된 책이다. 이번에 읽은 책은 2020년 개정판이다. 아마도 내가 살고 있는 당해년도까지 다룬 역사책은 처음 읽어본 듯 하다. 보통의 독자에게 역사란 항상 과거의 무엇인가였기에 오늘의 뉴스와 사건을 역사책으로 읽는 건 색다른 경험이다. 일제시기부터 서술한 책인데 왜 오늘의 뉴스와 사건이냐고 물을 지도 모르겠다. 그것은 오늘의 한국의 정치, 사회, 경제 등 제반 현상이 일제 치하에서 형성되어 한국전쟁과 반공, 개발독재 등의 과정을 거치며 고착화되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대한민국의 현대사는 백여년 동안 하나의 큰 흐름 속에서 진행중인 것이다. 저자인 김동춘 교수는 15개의 주제를 통해 이 흐름의 뿌리를 추적하고 우리 현대사의 빛과 그늘을 여과없이 분석한다.

 

역사교과서나 일반적인 대중 역사책에 익숙한 독자에게 이 책의 기술 방식은 생경하면서도 신선하다. 전체적으로는 러일전쟁부터,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군사독재, 민주화운동 등의 굵직한 흐름을 따라가지만 연도와 사건이 나열되는 편년체 방식인 아닌 현대사의 핵심 쟁점들을 15개의 챕터로 나눠 집중 분석하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여기서 우리는 '그때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가 아니라 '그 일은 왜 일어났으며, 어떻게 이어졌는가'를 깨닫게 된다. 단편적인 연도와 사건만으로는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았고, 이해할 수도 없었던 일들이 이 챕터들 안에서 선명하게 드러나고, 전후관계가 분명해진다.

 

독후감 몇 장으로 15개의 주제를 소개하고 요약하는 건 무의미하다. 하지만 확실하게 정리할 수 있는 건 이 15개의 주제가 절대 독립적이지 않고 상호작용을 하면서 백여년간 한국사회를 직간접적으로 지배해왔다는 점이다. 외세 의존적 개화사상은 친일을 거쳐, 해방공간에서 친미, 반공, 기독교로 색을 바꿔 결국 이 땅의 주류로 살아남았다. 파시즘적인 국가주의는 민주화운동으로 파국을 맞지만 맹목적인 반공주의와 경제적 신자유주의는 지금도 우리 사회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와 같은 정치사상적 흐름 속에서, 친일파 척결은 처음부터 불가능했고, 친일부역자들은 반공과 개발을 앞세워 다시 권력의 핵심에 당당히 복귀하였다. 이들은 군부독재와 개발독재의 하수인 역할을 하였지만, 공안권력과 재벌기업을 발판으로 지금은 정치권력을 막후 조정할 수 있을 정도의 막강한 파워를 휘두르고 있다.

 

여기서 짚고 넘어갈 '상수'가 있다. 바로 미국이다. 일제 패망 후 미국이 그린 동아시아의 정치 지도는 일본을 중심으로 한 자유주의 전선이었고, 한국은 일본의 변방에 불과했다. 미국은 언제나 일본을 중심으로 동아시아 정책을 수립했고 실행했다. 미국은 남한과 일본이 소련과 중국을 막는 자유진영의 보루이기를 바랐고, 그 이유로 한일수교, 친일파 등용, 군사독재 허용, 부정부패와 민주화운동 탄압 묵인 등이 뒤따랐다. 눈물겨운 한국사의 원인으로 미국을 탓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냉혹하고 이기적인 국제질서, 특히 세계 최강대국들로 둘러쌓인 한반도의 정세를 냉정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   

 

날줄과 씨줄이 겹쳐서 직물이 되듯이 역사도 단편적인 사건만으로는 입체적인 분석을 할 수 없다. 이 책의 주제들은 우리가 알고 있는 사건들과 지식을 다시 조합하여 형체를 만들고, 밝은 면과 그늘진 면을 모두 드러나게 만들었다. 그래서 우리는 현대사를 냉정하게, 그리고 정확하게 들여다 볼 수 있게 되었다. 다만 불편한 진실을 마주할 용기는 필요하다. 이 책은 우리 가족, 우리 이웃의 이야기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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