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블로그 | 랜덤블로그 쪽지
스크류의 생각 탈출기
http://blog.yes24.com/scryu
태그 & 테마링 | 방명록
스크류
생각을 탈출시키자! 가둬둔 생각은 똥이 된다.
파워 문화 블로그

PowerCultureBlog with YES24 Since 2010

7기 사진·여행

프로필 쪽지 친구추가
10월 스타지수 : 별1,871
댓글알리미 비글 : 사용안함
전체보기
◈ 위시리스트
나의 리뷰
▣▣ 역사야 놀자
▣▣ 맛있는 글먹기
▣▣ 도전 고전
▣▣ 밥과 경제
▣▣ 여행을 떠나자
▣▣ 찰칵찰칵
▣▣ 호모폴리티쿠스
▣▣ 코스모스
▣▣ 그림 이야기
▣▣ 칠드런
태그
내용이 없습니다.
2021 / 01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월별보기
나의 친구
나의 친구들
최근 댓글
저도 지금 읽고있는데 번역 수준이 진.. 
제 미욱한 책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군인의 편지와 일기로 생생한 기록을 .. 
궁금하던 책이었는데 꼭 읽어봐야겠네요.. 
스크류님~ 좋은 리뷰 감사 드립니다!.. 
오늘 63 | 전체 84014
2007-01-19 개설

2021-01 의 전체보기
오래 곁에 두고싶은 역사책 | ▣▣ 역사야 놀자 2021-01-31 14:03
http://blog.yes24.com/document/13740456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베르됭 전투

앨리스터 혼 저/조행복 역
교양인 | 2020년 12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영국의 저널리스트이자 역사가인 앨리스터 혼이 1962년 쓴 <베르됭>을 근 한달이 걸려 완독했다. 책을 읽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된 건 비단 580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 때문만은 아니다. 사실 책의 두께는 독서를 방해하는 요소는 아니었다. 많은 독서 시간이 필요했던 건 좀더 철저하게, 세심하게 읽고 싶은 욕심 때문이었다. 책을 읽는 도중 최소 한 시간에 한번은 폰을 열고 인물 검색을 했고, 지도를 열어 봤고, 책꽂이에서 1차대전 관련 책을 펼쳐 비교하면서 읽었다. 예상보다 많은 날이 지나갔지만 독서는 어느 때보다 흥미진진했고, 꽤 깊은 감동도 받았다. 백년도 넘은 외국의 전쟁에 관한 책, 그것도 출판된지 무려 60년이나 지난 책을 읽고 이런 느낌을 받는다는 게 흔한 일은 아니다.

 

베르됭은 1차 세계대전의 격전지로 프랑스 동북부 전선에서 독일군 방향으로 불쑥 돌출된 지역이다. 독일군은 이 지역에 대한 총공세로 프랑스군을 '말려죽이려' 하였고, 프랑스군은 이에 '죽을 때까지 공격하기'로 맞섰다. 결과는 장장 10개월의 참혹한 참호전과 70만명에 이르는 사상자였다. 저자 앨리스터 혼은 이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 하나 짚어간다.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는데도 참호, 요새, 대포, 그리고 인간과 죽음에 대한 묘사는 충격적이다. 공포스럽고 잔혹한 현장을 쫓아가다 보면 어느새 내가 참호 밑에 웅크리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이다. 그만큼 이 전투는 우리 인간성과 합리적인 이성을 의심하게 만든다.   

 

세계대전을 다룬 몇 권의 책을 읽었지만 이 책이 특별하게 느껴지는 건 글쓰기의 방식 때문이다. 저자는 지면의 절반 정도를 참전 군인의 편지와 일기, 신문기사나 회고록들에 할애했다. 당시 현장의 군인들이 느꼈을 공포와 허무, 분노가 생생하게 읽힌다. 단지 전투의 진행에 따른 서사에만 집중했다면 이런 느낌을 받기 어려웠을 것이다. 저자가 저널리스트 출신임에도 책의 문장은 상당히 높은 문학적 수준을 보여준다. 그래서인지 이 책은 영국의 권위있는 문학상인 호손드상을 받았다고 한다. 역사책의 문장이 역사를 표현하는데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 다시 깨닫게 된다. 단순 정보를 넘어 느낌까지 전달하는데 좋은 문장은 필수 요소이다.

 

베르됭의 참혹한 전장을 누비는 이 책에는 아주 특별한 관점이 한가지 존재한다. 바로 전장의 지휘관들에 대한 평가와 그들의 생애에 관련한 기록이다. 이 부분에 있어서 저자는 지나치리만큼 냉정하다. 그가 보기에 수십 만명을 사지에 몰아넣은 양국의 지휘관들은 모두 범죄자이다. 꺼리낌없이 병사들을 죽음의 진흙탕에 몰아넣은 사령관들에 대해 그는 날카로운 비판의 칼을 들이댄다. 반면, 전투의 승패보다 병사들의 안위를 먼저 고민한 지휘관에 대해서는 온정어린 시선을 보낸다. 페탱원수에 대한 평가가 대표적이다. 저자는 페탱원수가 2차대전 기간 중 비시정권에 부역한 과오에 대해서도 그가 프랑스 보다도 프랑스인을 우선시하는 개인적 성향 때문이었다며 옹호한다. 우리의 친일 반민족주의자 처벌과 겹치는 부분이라 고민되는 내용이 많다. 다른 독자들도 진지하게 읽고 판단해보시길 바란다.

 

다양한 역사책을 읽어보았지만 오래 곁에 두고 싶은 몇 안되는 책이다. 내용도 좋았지만 저자의 감성적인 문장이 더 좋았고, 인용된 개인 기록들이 그보다 더 좋았고, 냉정하지만 애정어린 인물평도 가슴에 와닿았다. 세계대전을 읽고싶은 분들이라면 필독할 책이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2)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3        
이토록 재미있는 일기라니! | ▣▣ 역사야 놀자 2021-01-07 13:56
http://blog.yes24.com/document/13600394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한 권으로 읽는 쇄미록

오희문 저/신병주 해설
사회평론아카데미 | 2020년 11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여러 역사책과 고전을 읽었다고 자부해왔지만 '쇄미록'이라는 책의 존재를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 여전히 독서는 짧기만 하고 읽을 책은 무궁무진하다. 반성하는 자세로 책을 펼쳐들었다.

 

쇄미록의 저자인 양반 오희문은 거주지인 한양을 떠나 충청도와 전라도를 여행하는 도중에 임진왜란을 맞는다. 그가 써내려간 피난생활은 참혹하고 눈물겹다. 그의 가족은 강원도, 황해도, 전라도, 충청도 등지로 뿔뿔히 흩어져 생사를 확인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가족이 상봉한 후에도 한양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타향살이를 전전한다. 전쟁통에 겪는 피난생활에서 가장 큰 숙제는 식량이다. 오희문은 피붙이와 노비들까지 대가족을 책임지는 가장으로써 가옥을 구하고, 식량을 확보하는데 말그대로 총력을 기울인다. 관직에 있는 친족의 도움을 받기도 하지만 때때로 풀죽으로 연명하기도 한다. 그가 겪은 가장 큰 고통은 막내딸의 죽음이다. 자식을 잃은 슬픔은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 그의 애끓는 마음을 일기 곳곳에서 엿볼 수 있다. 그는 산속 골짜기에 숨어 전란을 피하는 와중에도, 배를 굶는 와중에도 기록을 멈추지 않는다. 전쟁이 끝나고 한양으로 돌아와서야 그는 일기에 마침표를 찍는다.

 

쇄미록은 개인의 일기이지만 후대의 우리에게 알려주는 바가 적지 않다. 징비록과 난중일기가 전쟁 지휘부의 공적 기록에 가깝다면 쇄미록은 개인의 사적 공간에서 일어난 일을 기록하였기에 훨씬 생생하고 감정이입이 쉽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당시 조선인의 일상적인 식생활, 친족간의 유대관계, 양반과 노비의 애증관계, 자식 교육, 과거와 공직생활, 재산의 형성과 관리, 통신과 이동수단 등의 정보를 간접적으로 목격할 수 있다. 일기를 보면서 가장 인상 깊은 건 저자 오희문의 솔직함이다. 죽은 딸에 대한 애절함을 표현할 때, 아들들에 대한 서운함을 표현할 때, 노비들에 대한 애증을 표현할 때, 배고픔과 고단함을 표현할 때, 그는 가식이 없다. 단단하고 꼿꼿해야 할 지체높은 양반이면서도 스스로의 나약함을 숨기지 않는다. 만약 이 일기가 그의 솔직함으로 쓰여지지 않았다면 빛바랜 기록이 되고 말았을 것이다.

 

사전 정보 없이 뜻밖에 좋은 책을 읽었다. 잠깐이지만 오희문과 함께 근심하고, 울고, 웃을 수 있었다. 저자가 고난을 이겨낸 우리의 선조이기도 하지만, 이웃집 아저씨처럼 느껴진 것도 사실이다. 되돌아보니 나도 모르게 그의 피난길을 뒤따르며, 그를 응원하고 있었다. 좋은 글을 남겨주신 선조들께 감사드린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2        
1
진행중인 이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