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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인문학 | 마음에 드는 책 2020-11-30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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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도시 인문학

노은주,임형남 공저
인물과사상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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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인문학

 

이 책은?

 

이 책 도시 인문학<도시를 둘러싼 역사·예술·미래의 풍경>이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저자는 노은주, 임형남, 건축가 부부다.

그들의 책, 골목길 인문학을 읽은 적이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사람마다 보는 눈이 다르다. 확실히 다르다.

그래서 같은 것을 보아도, 다 다르게 본다. 보이는 게 다르기 때문이다.

 

이 책 저자는 건축가다. 건축가에게 도시는 어떻게 보일까?

당연히 도시의 건물이 먼저 보일 것이다. 그리고 건물만 볼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는 분명 건축가이면서 건물만 보는 게 아니다. 그 도시의 역사와 예술 그리고 미래를 본다.

 

해서 이 책의 구성을 다음과 같은 세 개의 장으로 하고 있다.

 

1장 역사, 도시를 만들다

2장 예술, 도시를 만들다

3장 미래, 도시를 만들다

 

저자가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고, 독자들을 안내하는 도시는 다음과 같다.

 

터키 이스탄불, 코니아 / 중국 후난성 웨양현, 홍콩 / 인도 인도르 / 이라크 바그다드 /

일본 가가와현 나오시마, 시가현 고카, 효고현 고베 /

독일 베를린 / 미국 시카고, 시애틀, 벨뷰, 서니베일, 멘로파크/

오스트리아 바트블루마우 / 네덜란드 스헤인덜/

이탈리아 베니스 / 스페인 바르셀로나 / 프랑스 파리 / 아랍에미리트연방 두바이 /

 

도시에 들어가는 인문학적 방법 몇 가지

 

저자는 도시에 접근할 때, 그 도시를 바로 들어가지 않는다.

독자들로 하여금 그 도시와 관련된 인문학적 입구를 반드시 거쳐서 들어가게 한다.

예컨대 이런 식이다.

 

이탈리아 베니스로 들어가는 저자의 방법을 살펴보자.

대뜸 베니스에서 가장 중요한 건물인 산 마르코 성당을 들어 말하지 않는다.

먼저 베니스가 우리에게 친숙한 이름으로 다가온다는 것을 알린다.

 

셰익스피어의 베니스의 상인, 그리고 토마스 만의 베니스에서의 죽음을 먼저 꺼낸다.

 

베니스에서의 죽음은 토마스 만이 1912년에 썼던 무척 모호한 소설이다. 토마스 만은 베니스에서 머물 당시 자신의 경험을 담은 소설을 구상하고 있었는데, 구스타프 말러의 죽음을 전해 듣고 그를 기리기 위해 소설의 주인공 이름에 구스타프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185)

 

베니스에서의 죽음의 주인공은 구스타프 폰 아셴바하이다.

그 소설에 이런 대목이 나온다.

 

그는 주위를 둘러보면서 육지로, 즉 기차를 타고 베니스에 도착하는 건 이를테면 궁전에 들어갈 때 뒷문을 통과하여 들어가는 것과 같으며 지금처럼 배로 물결 높은 바다를 건너와야만 바로 전혀 기대하지 못한 이 도시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거로구나 하고 생각했다.

( 베니스에서의 죽음, 민음사, 443)

 

예전에 이 책 이 대목을 읽으면서 얼마나 안타까워했던가. 베니스에 여행하면서 기차를 타고 들어갔던 것이다. 그러니 바다 쪽에서 바라다보는 베니스 모습은  그저 이 책으로 감상할 수밖에 없었다. 그 모습, 바로 이 대목 앞에 나오는데, 저자는 바로 그 구절을 책에 인용해 놓았다.

 

공화국이 제공하는 환상적인 건축물의 눈부신 구조를 보게 되었다. 궁전의 경쾌한 웅장함, 탄식의 다리, 사자상과 그리스도상을 묘사한 물가의 기둥들, 동화에나 나옴직한 신전의 화려하게 튀어나온 측면, 성문으로 나 있는 길과 거대한 시계가 눈에 들어왔다. (185, 위의 책, 443)

 

그렇게 토마스 만부터 만나고, 독자들은 이제 베니스로 들어가 산 마르코 성당을 보게 되는 것이다.

 

그럼 홍콩에는 어떻게 들어가는 것일까?

홍콩 하면 영화다. ‘홍콩의 누아르라는 말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런 영화가 떠오른다.

해서 저자는 홍콩에 들어가기 전에 추억의 영화를 먼저 상기시킨다.

 

주윤발의 <영웅본색>, 지금도 인구에 회자되는 영화이니 이 영화를 시작으로 홍콩이란 도시, 들어가는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실제 홍콩에 여행을 가면서, 이런 영화 떠올리면서 홍콩 공항에 내린 독자들도 있을 것이다.

주윤발의 <영웅본색>을 시작으로 <아비정전>, <와호장룡>, <패왕별희>, <동사서독>, <중경삼림> 등등. 이제는 역사가 되어버린 영화들에서 만난 거리들을, 건물들을 홍콩에서 찾아다닌 기억도 있을 것이다.

나 역시 홍콩 여행을 하면서 그 유명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면서 양조위가 주연한 <중경삼림>을 떠올린 적이 있으니 말이다.

 

도시에서 역사, 예술, 미래를 본다.

 

저자가 세 개의 장으로 구분하여, 각각의 도시에서 역사. 예술, 그리고 미래를 읽어내고는 있지만, 실상 도시에는 그 세 가지 요소가 다 들어있다. 해서 저자는 그런 도시를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는 것, 읽으면서 체크해 보자.

 

홍콩이다. 역사, 예술과 미래를 한꺼번에 생각해 볼 수 있는 최적의 도시이다.

 

홍콩은 양면성을 가진 묘한 도시다. 중국과 영국이 겹쳐져 있는 역사적인 배경 속에서 독특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으며, 인구는 과밀하고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넘어선 부자 도시이기도 하다.

몇 군데를 둘러보고 홍콩을 알았다고 하기는 힘들다. 극도로 상업화되고 자본주의가 발달한 도시적 면모와 그 이면에 있는 낙후되고 디스토피아적인 슬럼 지역 등이 공존하는 모습은 많은 예술가에게 영감을 불러일으킨다. 그래서 미래에 대한 성찰을 담은 여러 공상영화의 배경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블레이드 러너가 그랬고 공각기동대가 그랬다. (92)

 

그렇게 직접적으로 역사, 예술, 미래라는 말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말하지 않고도 세 가지 요소를 한꺼번에 보여주기도 한다.

 

일본 가가와현 나오시마의 경우다.

여기에 소개되는 건물은 나오시마라는 섬의 베네세 그룹의 예술적 영토이다. (174)

 

이 곳에서 20여동안 베네세 그룹과 안도 다다오가 함께 만들고 가꾸어온 다양한 예술적 공간이 펼쳐진다. 그러니 그 섬에서 펼쳐진 예술의 역사가 서술되고, 그 다음 오늘도 나오시마섬을 찾아가는 수많은 방문객 중에는 예술이 지역을 살리고 도시를 살린다는 명제하에 제2, 3의 예술 섬을 꿈꾸는 수많은 기획자와 공무원이 있다’(181)며 미래를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게 바로 저자가 건축을 두고 역사와 예술 그리고 미래를 읽어가는 방법이다.

 

그렇게 독자들은 이 책을 읽고 도시를 읽는 방법을 배운다.

 

다시, 이 책은?

 

저자가 이 책의 제사(題詞)로 내 건 루이스 칸의 발언 의미 있다.

 

좋은 도시란 한 소년이 그 거리를 걸으면서

장차 커서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일깨워줄 수 있는 장소다.”

 

이 말을 따라하자면,

좋은 책이란 독자들이 그 책을 읽으면서

장차,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일깨워줄 수 있는 학교다.“

 

, 이미 소년의 시기를 지나왔기에 장차 커서란 말은 해당이 되지 않을 것이니, 장차 도시를 여행하게 된다면, 그 도시의 역사와 예술을 찾아볼 것이고, 가능하면 미래까지도 살펴볼 작정이다. 그런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니, 미래지향적인 책,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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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열의 삶과 작품세계 | 마음에 드는 책 2020-11-30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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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이문열의 삶과 작품세계

박경범 저
북스타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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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열의 삶과 작품세계

 

이 책은?

 

이 책 이문열의 삶과 작품세계는 작가 이문열의 <문학인생 반세기>를 살펴보는 책이다.

저자는 박경범, <소설 천년여황, 은하천사의 7일간 사랑등 환상적인 과학소설을 쓰다 우리 어문정책의 이념상의 문제를 인식하여 1998月刊朝鮮, 한국논단등에 논설을 쓰면서 보수논객으로서 활동했다.>

 

이 책의 내용은?

 

이 책의 취지를 저자는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이 책의 취지는 데뷔 40주년을 맞는 원로작가 이문열의 행적과 주요 작품을 해설함으로써 한국 문학사와 사회사에서 이문열의 위치를 재조명하여 문학의 퇴보와 문학시장의 위축이 우려되는 현시점에서 시대의 모범이 될 작가를 기억함으로써 문학의 위상을 지키는데 일조하는 것이다. (5)

 

그런 취지하에 저자는 이문열의 작품 12편을 살펴보고 있다.

 

 영웅시대, 변경,  『사람의 아들,   『젊은 날의 초상

황제를 위하여, 레테의 연가,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

사로잡힌 악령

선택,   『아가(雅歌), 오디세이아 서울,  『호모 엑세쿠탄스

 

저자는 이 책을 집필하면서 소설의 형식을 취하고 화자를 로 설정하고 있는데,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글의 서술을 나를 주인공으로 하는 일인칭 소설의 형식을 취했다. 자기의 생각과 관련 정황을 스스로 책임지고자 하는 것이지만, 소설의 형식을 취했다는 것은 곧 모든 정황이 실제 그대로는 아니라는 것도 의미한다. 소설의 형식을 구실 삼아 평론에서는 쓰이지 않는 영성적 용어가 빈번히 사용될 것에도 마음을 열어주기를 청한다. (7)

 

해서, 저자는 서희라는 인물을 내세워 이문열의 작품을 읽어나간다. 독회를 여는 것이다. 끝의 두 작품 오디세이아 서울호모 엑세쿠탄스의 부인인 은정과 함께 읽어나가며 의견을 교환한다.

 

좌파와 우파, 그리고 진보와 보수

 

이문열의 작품을 읽어나가면서 가 특히 관심을 쏟는 것은 좌우의 구분이다. 좌파, 우파가 어떤 모습이며 어디에서 비롯되었는가를 여러 차원으로 분석하여, 보여주고 있다.

그중에서 흥미 있는 주장을 많이 펼치고 있는데, 그 중 몇 가지 소개한다.

 

소설 문학계에 아직 존재하고 있는 미시적 우향세(右向勢)가 사회 전반의 좌향세에 밀려 위축될까 우려되고 있는데 이를 막기 위해서는 한국문학의 우향세의 한 축인 이문열 자신의 작가적 위상을 지켜야 할 상황이었던 것이다. (19)

 

또한 진보와 보수에 대하여, 이런 이해를 기초로 하고 있다.

 

보수와 진보에 대한 이해가 일반에게 퍽 부족합니다. 보수는 그대로를 선호하고 진보는 발전을 추구하는 양 오해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발을 내딛는다(進步)는 것이 반드시 더 좋은 곳으로의 옮김은 아닐 것입니다. 판단의 눈을 가리면 물속으로도 낭떠러지로도 진보할 수 있는 것입니다. (25)

 

이런 자리매김을 하고, 저자는 작품 읽기를 시작한다.

 

좌우에 관한 저자의 그런 자세는 이런 분석도 가능해진다.

 

샤롯 브론테는 제인 에어에서 평범한 용모의 민중적인 여주인공이 자유스런 교육 환경을 주장하는 좌파적 사상을 담아냈고, 에밀리 브론테는 폭풍의 언덕에서 주워온 아이라는 숙명을 딛고 치열한 삶을 사는 주인공을 통해 우파적 사상을 담아낸다. (46, 243)

 

보수 세력이 되는 집단은 본래 그 나라 사회에서 먼저 자리 잡은 세력이라서 그 나라 사회의 전통문화와 가치를 존중함이 당연하지요. 반면에 그 나라 그 사회의 전통 문화와 가치가 영혼에 익숙하지 않아 마음에 안 들거나 적응이 어려워서 이대로의 환경에서는 그 나라에서 신분 개척이 어려워 보이는 입장에 있는 집단은 진보 좌파 세력을 형성하고 저들의 세력을 확장하여 새로 나라의 지배 계층으로 진입할 발판을 만들기 위해 그 나라의 전통 문화와 가치를 바꾸려고 하죠. (275    

 

그런 좌우 구분, 진보 보수의 구분에 또 하나의 변수가 등장한다,

바로 윤회. 윤회를 거쳐 다시 이 땅에 오는 사람들, 그들의 삶을 윤생이라 한다.

그 윤생이 진보 보수 구분에 영향을 미친다.

 

본래 그 땅에서의 윤생 경력이 풍부하면 그 땅에서의 삶의 환경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고 반면에 타지역에서의 윤생 경력이 강렬할 뿐 그 땅의 윤생 경력이 부족하면 그 땅의 생활 문화 환경을 탐탁찮게 볼 것이므로 진보적인 입장을 취랄 것이다.(330)

 

서세동점이란 말의 의미는?

는 동서양의 문화를 거론하면 서세동점이란 말을 자주 사용한다.

 

반면에 서양은 지속적인 발전으로 고수준 영혼을 유치했고 기존의 영혼들에게 윤생의 기회를 확대하고자 자체 내 영혼 수련 환경을 지구상에 확장하는 서세동점(西勢東占)을 시도했죠. (195)

 

그런데 단지 그런 사회적 유행의 문제가 아니라 이십세기 서세동점의 결과로 서양의 전생을 가진 영혼이 대거 한국을 비롯한 동양권에 진출했으니 갑자기 바뀐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영혼들이 혼란을 겪는 것이지요. (311)

 

서세동점이란, 西勢東漸으로, 서양 세력이 점점 동쪽으로 옮겨온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위의 문장에서 는 서세동점(西勢東占)을 어떤 의미로 쓰고 있는지?

 

서양인으로서의 전생 경력이 많은 영혼이 섣불리 한국에 태어난다면 아무리 지혜를 축적한 영혼이라도 생소한 문화 환경에서의 지식 학습에 어려움을 당할 것이어서 사회의 영향력 있는 계층에 진입하기 또한 어려울 것이다. (305)

 

서양 문화에 익숙한 영혼이라도 기껏 동양권에 태어났더니 환경이 그저 서양문화권이 아류에 불과하다면 이 땅에서 얻어갈 것이 별로 없는 것이죠.(318)

 

다시, 이 책은? - 이문열의 작품보다는 라는 인물, 흥미롭다.

 

라는 인물은 전생을 인정한다, 윤회를 거쳐 세상에 다시 오는데

자신의 정체도 다음과 같이 생각하고 있다.

 

내가 작가 생활 초기에 작품을 투고하고 평가받는 과정에서 상상력에 비해 문장력이 부족하다는 평을 받았던 것은 비록 국내외에서 작가적 재능을 향상시켜온 전생은 어느 정도 있었다고 해도 한글 문장을 매끄럽게 구사하도록 수련하는 이 땅에서의 전생은 그다지 있지 않았던 것에 말미암은 듯싶다. (331)

 

"그런데 아저씨는 겪어온 전생이 대충 어떤 것 같아요?"

"아직도 분명히 찾아내지는 않았어요. 그럴 필요도 없을 것 같아요. 다만 대충 느낌은 와요.  .....적어도 이 땅에서 한글로 문장을 썼던 부녀자나 상민의 전생은 없는 것 같아요." (332쪽)

 

서희와 '나'의 대화에서 '나'의 전생을 말하는 부분이다.

 

그런 의식을 가지고 이 땅에서 살고 있는 의 이문열 읽기, 흥미롭다.

이 책, 이문열의 작품을 그런 시각으로 읽어내는 저자, 아주 새로운 시각이어서, 흥미롭게 살펴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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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의 연대기 | 마음에 드는 책 2020-11-28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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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결혼의 연대기

기에르 굴릭센 저/정윤희 역
쌤앤파커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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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의 연대기

 

이 책은?

 

이 책 결혼의 연대기는 소설이다. 장편소설.

 

저자는 기에르 굴릭센 (Geir Gulliksen), 노르웨이 문학가이자 편집자이다.

<시인, 소설가, 극작가, 아동문학가, 에세이스트로 다양한 작품 활동을 펼쳐왔다.

여자는 수동적이고 남자는 능동적인 고지식하고 불평등한 과거의 남녀 역할에 대해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하며 이들의 관계와 사랑을 주제 삼아 여러 작품을 써왔으며, 도발적이면서도 우아한 방식으로 자신만의 강력한 러브스토리를 만들어 현대문학의 새로운 기준을 써 내려갔다는 평가를 받는다. >

 

이 책의 내용은?

 

주인공은 남편인 존과 그의 아내 티미다.

그런데 그들의 만남이 평범한 결혼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아내와 딸아이가 있던 존은, 의대생으로 의사가 되기 전 진료소에서 실습중이었던 티미를 우연히 딸아이를 데리고 진료를 받으러 간 게 계기가 되어 만나게 된 것이다.(62)

그러다가 같은 강좌를 수강하게 되었고(67) 결국은 둘이 결혼을 하게 된다.

 

처음 나를 만났을 때만 해도 아내는 스물다섯이었고, 나는 그보다 겨우 몇 살 더 많았다.(13)

 

그렇게 서로 사랑하고 결혼한 그들, 아이 둘을 낳고 살고 있었는데, 그만 헤어지게 된다.

이런 둘의 대화, 들어보자.

그들의 과거를 다음 대화에서 찾아볼 수 있다.

 

우리에 대해서 이야기해봐.

우리?

처음 보는 사람에게 이야기한다고 생각하고.

, 한 때 열렬히 사랑했던 사이지.

그리고?

결혼해서 정식으로 부부가 됐고.

그리고 나서?

엄마 아빠가 됐지. 함께 아이를 낳았으니까.

(……)

그런데 어느 날....

무슨 소리야? 나더러 그 이야기를 하라는 거야?

우리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알고 싶어서 그래. 도저히 이해가 안 돼서.

사실은 나도 모르겠어.

그래도 어려울 것 같아. 아니, 별로 하고 싶지 않아. 내입으로는 못하겠어.

그럼 내가 대신 말해 볼까? 내가 당신인 듯 말야. (7-8)

 

그 다음부터 남편인 존의 입으로, 아내인 티미의 이야기가, 부부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러니 이 소설은 화자의 시점이 독특하다.

남편인 존이 아내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남편이 아내인 것처럼, 이야기를 진행하는 것이다.

화자인 의 입으로 펼쳐지는 세계는 여러 시점이 드러난다. 새겨가면서 읽어야 한다. .

 

한때 그녀의 남편이었던 내가, 바로 이 집 그리고 우리가 함께 했던 방에 앉아서 집안을 걸어 다니는 아내의 모습을 여전히 눈으로 좇고 있었다. 하지만 티미는 이제 우연히 나와 마주칠 때가 아니면 더는 나의 얼굴을 기억하지도, 머릿속에 떠올리지도 않는다.(34)

 

티미는 이제 우리가 함께 일구어온 세상에서 벗어나, 다른 곳으로 막 옮겨가려던 중이었으니까.

티미는 그렇게 한순간에 모든 걸 내팽개치고 떠나버렸다. (37)

 

그렇게 완전히 과거를 회상하는 미래 시점이 나타나기고 하고

때로는 과거의 어느 시점으로 돌아가, 그 시점에서 말을 하기도 한다.

 

위에 인용한 부부의 대화에서 등장한 이런 말.

<그런데 어느 날....>

 

어느 날의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아내에게 다른 남자가 생긴 것이다.

아내인 티미에게 어떤 남자가 다가온다. 그 남자를 아내는 받아들이고, 그것을 남편에게 모두다 말해주면서, 점점 그 남자에게 이끌려간다. 장갑맨.

조깅하고, 승마를 같이 하고, 스키를 같이 하며, 드디어.....

 

밖에서 그 남자를 만나는 횟수가 잦아지고, 점점 그쪽으로 쏠리는 아내의 모습을 화자인 는 아주 냉정하게 그녀의 입장이 되어 서술해 나간다.

 

다시. 이 책은?

 

드디어 그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온다.

우리 사이가 어떻게 될 것 같아? 어떻게 끝날지 생각이나 해봤어?(205)

 

점점 아내의 마음속에서 희미해지는 자기 자신의 존재를 확인해 가는 의 모습이 그려진다.

 

지금의 나는 예전에 티미가 알던 남자가 아니었다. 지금 내 목소리 역시 사람이 내는 소리가 아니었다.(269)

 

부부란 무엇인가? 사랑이란 무엇인가? 생각해 보게 만든다.

그러나 이해하기 어려운 한 차원 다른 부부의 세계를 보는 느낌, 별세계의 사랑은 그런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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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수히 많은 밤이 뛰어올라 | 마음에 드는 책 2020-11-28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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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무수히 많은 밤이 뛰어올라

후루이치 노리토시 저/서혜영 역
흐름출판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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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수히 많은 밤이 뛰어올라

 

이 책은?

 

이 책 무수히 많은 밤이 뛰어올라는 소설이다. 장편소설.

 

저자는 후루이치 노리토시,

<소설가이자 사회학자로 게이오기주쿠 대학교 SFC 연구소 방문 연구원을 겸하고 있다.

후루이치 노리토시의 관심사는 언제나 지금 여기에 있다. 그는 복잡한 이론 연구를 지양하고, 실제로 사람들이 살아 숨 쉬는 진짜 사회속에서 각종 사회 문제들과 정면 대결한다. 이 젊고 도발적인 사회학자가 장차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일본 전체가 긴장하고 있다. 지금 그는 2020년 도쿄 올림픽 이후에 드러날 일본 사회의 어두운 미래를 그리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이 소설의 주인공은 쇼타, 대학을 졸업한 사회인이다.

직업은 유리창을 닦는 일이다. 도쿄의 고층 빌딩에 올라 밖의 창문을 닦는 일을 하고 있다.

 

이 책은 곤돌라에 올라 고층 빌딩의 유리창을 닦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같이 작업을 하는 파트너는 미사키, 여성이다.

그렇게 유리를 닦고 있던 중, 어떤 노부인이 살고 있는 집을 쳐다보게 되는데, 그 여인은 창문에 3706이란 숫자를 써놓는다.

 

그런데 창문에 뭔가 묻어있는 게 보였다. 얼굴을 가까이 가져가 보니 그것은 오염 물질이 묻어있는 게 아니다. “3706” 창문 안쪽에서 립스틱인지 뭔지로 쓴 것이다. 그 뒤로는 그냥 검은 색 커튼 뒤에 노부인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할 방도는 없다. (29)

 

그런 숫자에 호기심을 가지게 된 쇼타, 드디어 그 부인의 집을 찾아가게 되고, 그 부인은 쇼타에게 위험하지만 거부하기 힘든 제안을 하는데.....

 

반전이란 이런 것이다.

 

, 그런데 이 소설 반전의 재미를 새삼 깨닫게 해준다.

맨 처음 장면에서 고층빌딩에서 작업을 하던 중에, 의외의 사건이 발생한다.

같이 작업을 하고 있던 미사키가 뜻밖의 작업(?)을 걸어온 것이다.

그래서 하늘 가까이 있는 그 곳에서 뜻밖의 작업이 벌어진다.

그 작업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는 독자들이 직접 확인하시기 바란다.

 

그래서 순간, 이런 착각을 하게 된다.

이 소설이 그렇고 그런 소설 아닌가?

그래서 쇼타가 3706호를 찾아갈 때에, 묘한 긴장감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이거, 그 집에 가면 어떤 일이, 어떤 새로운 작업(?)이 펼쳐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기대아닌 기대를 하게 되는 것이다.

하기야, 그게 소설가의 능력이다. 소설의 기법, 독자로 하여금 페이지를 기대감으로 충만하게 해서 넘기게 하는 능력, 작가 후루이치 노리토시는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 확실하다.

 

그런데, 그게 아니다.

 

그 노부인은 쇼타에게 이런 부탁을 한다.

부탁이 뭐냐 하면 사진을 찍어 와 달라는 거예요.” (54)

 

, 노부인은 쇼타에게 빌딩 유리를 닦으면서 밖에서 안에 있는 집들의 모습을 찍어오라 하는 것이다.

 

여기까지 읽어가면서 역시 그렇군, 그렇고 그런 이야기가 이렇게 진행이 되는군하고 생각했다면? 작가의 작업에 놀아난 것이다.

 

그런 식(?)으로 진행이 되는 이야기라면, 굳이 소설가이자 사회학자인 저자가 나설 리는 없을 것이다.

 

여기서 독자들은 반전에 반전, 그리고 인간의 실존에 대하여 심각하게 생각하게 되는 상황과 만나게 된다. 그 내용, 여기서는 생략하도록 하자.

 

저자는 소설가이며 사회학자다.

사회학자로서 인간의 실존에 대한 심각한 문제 하나를 소설로 녹여내 보여 주고 있다는 점만, 말해둔다.

 

새롭게 알게 된 것들

 

베르사이유 궁전에 관한 새로운 사실.

베르사유궁전에 가본 적 있어요? 내가 가장 감명을 받은 건, 호화찬란한 샹들리에나 한껏 꾸며놓은 거울의 방이 아니라 입구에 틀어놓은 비디오였어요. 그걸 보니까 궁전을 너무나도 넓게 만들어놓은 바람에 왕은 거처하는 동안 거듭해서 방을 작게 만드는 개축을 했다는 거예요. 웃기는 이야기지요? (118)

 

그래서 침대 위에 설치하는 캐노피도 개발된 이유가 그런데 있을 것이라는 것. (119)

 

다시, 이 책은?

 

빌딩 숲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그들은 어마어마한 액수의 가치를 지닌 빌딩, 그 안에서 온갖 편의시설을 갖추고 살아간다.

 

그런데, 저자는 의문을 제기한다.

과연 그들은 행복할까? 행복은 차치하고 당장에 맞닥뜨리는 고독의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쇼타에게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하는 노부인의 말, 들어보자.

 

고층 맨션이라는 곳은 밖은 얼마든지 보이지만 안은 전혀 보이지 않아요. 지금 이 순간에도, 위에도 아래에도 오른쪽에도 왼쪽에도 사람은 있어요. 하지만 그 사람들의 모습은커녕 인기척 같은 것조차 느낄 수 없지요. 정말로 도쿄의 빌딩에 사람이 살고 있는지 확인해 보고 싶어요. 어때요, 안 될까요? (55)

 

그런 질문, 의문, 그 노부인만 가지고 있는 게 아니라,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다는 것, 이 책은 말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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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전태일! | 마음에 드는 책 2020-11-28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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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아, 전태일!

안재성,이병훈,맹문재,박광수,윤중목 공저
목선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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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태일!

 

이 책은?

 

이 책 , 전태일!은 전태일, <그가 떠난 50년을 기리며>, 그의 행적과 그의 의미를 분석해 놓은 책이다.

 

이 책을 쓰는데 안재성, 이병훈, 맹문재, 박광수, 윤중목, 모두 5명이 참여했다.

 

이 책의 내용은?

 

19701113일 오후 1.

서울 평화시장 구름다리 밑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었다.

경비원들과 형사들에 정복 경찰까지 모여 시위에 대비하고 있었던 것이다.

잠시 후인 130, 온몸에 휘발유를 뿌린 채로 뛰어 나온 한 청년이 있었다.

그는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고 외치며 성냥불을 자기 몸에 가져다 대었다,

그의 몸을 타고 불꽃이 확 피어올랐다.

전태일, 22세의 청년 전태일은 그렇게 자기 몸을 불살라 우리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이 책은 그가 죽은지 50, 그의 인생을 되돌아보고, 그의 의미와 그가 가져다 준 우리나라의 변화를 다각도로 분석해 놓았다.

 

이 책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1부 전태일 약전略傳 - 전태일, 사랑의 생애 / 안재성

2부 전태일과 한국사회 - 한국사회의 진보를 추동한 불꽃, 전태일 / 이병훈

3부 전태일과 한국문학 - ‘전태일문학의 계보 혹은 지형도 / 맹문재

4부 전태일과 한국영화 - 대담 : 다시 보는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박광수윤중목

 

그러니, 그의 생애를 되돌아보고, 그가 남긴 우리나라의 변화를 사회 경제적인 면에서 살펴본 다음에 그를 기리는 모습을 문학과 영화의 측면에서 살펴보고 있는 것이다.

 

전태일 열사의 분신은 국가 주도의 경제개발에 희생되어 온 노동자 삶의 참상을 적나라하게 드러내 노동문제의 심각성을 고발함으로써 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널리 불러일으켰다. (121)

 

전태일 열사의 죽음을 통해 노동문제가 사회운동의 핵심적 저항의제로 자리매김되었을뿐만 아니라 학생운동을 포함한 당시의 사회운동이 한국 자본주의의 계급적 모순과 부당한 민생문제에 대항하기 위해 민중 연대에 적극 나섬으로써 질적인 성격 전환을 보여주었다. (134)

 

전태일 열사는 세월이 지남에 따라 잊혀지기보다는 다양한 계기와 방식 및 매체를 통해 오늘에 이르기까지 사회적 기억의 존재로 자리 잡고 있다. (149) 

    

전태일 문학상과 노회찬 전의원

 

문학작품에서 한 개인이 사회적으로 어떤 존재인지, 역사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탐구하는 것은 의미가 크다.(239)

 

전태일 문학상은 1988년 제정되어 202028회에 이르고 있는데, “노동운동을 그 핵심으로 하는 우리의 민족민주운동과 문학운동에 새로운 활력과 힘찬 응원가로 자리잡을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222)라는 제정 취지가 무색하지 않게 의미있는 작품들을 배출하고 있다

 

수상작은 제 1회 정인화의 불매가』, 2회 수상작인 안재성의 파업을 비롯하여 의미 있는 수상작들이 많은데, 이 책을 읽다가 뜻밖의 사실을 하나 알게 되었다.

바로 노회찬 전의원이 전태일 문학상을 수상했다는 것. 수상작은 힘내라 진달래,

17대 총선 기간인 200415일부터 331일까지 민주노동당 중앙선거 대책본부장을 맡고 운동하면서 기록한 일기이다.

17대 총선에서 노동자, 농민의 정치세력화의 결실인 민주노동당은 44년 만에 국회에 진출하였다. 이 일기를 첫 원내 진출의 경과 보고서로 전태일의 영전에 바친다.” (228)고 노회찬 전의원은 그 작품의 서문에서 밝히고 있다.

 

그를 기리는 아름다운영화

 

그를 기리는 영화가 1995년에 제작되었다.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주연은 문성근과 홍경인.

이에 대한 비화, 일화가 있다.

영화를 촬영할 당시, 보도자료를 배포하면서 언론에서 관심을 가져줄 것을 기대했는데, 촬영현장에 기자들은 거의 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나중에 영화가 개봉된 뒤에, 언론사들이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는데, 그 이유가 황당하다.

굉장히 래디컬한 영화로 예상해서 기사화를 하지 않으려 했다는 것이다. (249)

이 영화가 촬영될 시기가 1995년인데도, 노동운동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이 그러했다는 것, 생각하면 씁쓸하기만 하다.

 

이 영화를 제작한 감독 박광수와 영화 평론가 윤중목의 대담이 펼쳐진다.

영화 제작에 얽힌 비화, 영화 그 뒤의 이야기들이 흥미를 자아낸다.

이 대담에서 영화를 둘러싼 정치 사회, 문화적 분위기를 알 수 있어, 우리 역사의 한 단면을 심층적으로 알게 된다는 가외의 소득도 얻을 수 있다.

 

다시. 이 책은? - 전태일의 의미

 

한국사회에서 전태일은 노동운동의 상징적인 존재이다.

그런데 그의 의미가 단순히 노동운동에만 그치는 게 아니다.

그의 분신으로 노동문제를 단순히 노동자의 문제로 국한해서 생각하던 한국사회의 분위기가 바뀌었다는 것, 그게 가장 큰 의미라 할 수 있다.

 

그래서 노동문제가 이제 노동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문제로, 더 나아가 정치의 큰 화두가 되었다는 것, 우리 역사를 통해 알 수 있다.

 

그런 차원에서 이 책은 단순히 전태일의 행적을 살펴보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우리나라의 모습을 그 때부터 지금까지 역사적, 정치 경제, 사회적인 면도 살펴보고 있다는 점도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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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서평단 발표]『사악한 책, 모비딕』 | 나의 서재에는 어떤 책이? 2020-11-27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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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악한 책, 모비딕

너새니얼 필브릭 저/홍한별 역
교유서가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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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국 | 마음에 드는 책 2020-11-25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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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파국

도노 하루카 저/김지영 역
시월이일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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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국

 

이 책은?

 

이 책 파국은 소설이다.

저자는 도노 하루카, <1991년 가나가와현에서 태어나 게이오기주쿠대학교 법학부를 졸업했다. 2019개량 (改良)으로 제56회 문예상을 수상하며 데뷔했고 2020년 이 작품 파국 (破局)으로 제163회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했다.>

 

이 책의 내용은?

 

소설 제목을 파국이라고 지은 이유는 무엇일까?

파국이란 말이 가지고 있는 의미 알고 있을 것이니, 그 파국이 언제 나올지 기대(?)를 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소설을 읽으며 이게 혹시, 아니면 다음 장면에서 파국? 이런 식으로 말이다.

 

등장인물은

 

요스케 : 대학생으로 공무원 시험을 준비중이다. 학교 럭비부의 코치를 맡고 있다

사사키 : 학교 럭비부 고문

히자 : 요스케의 친구.

마이코 : 요스케의 여자 친구

아카리 :요스케의 후배, 여자 친구

 

등장인물은 단출하다. 그만큼 이야기 줄거리도 단순하다.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는 주인공 요스케가 여자 친구인 마이코와 육체적 사랑을 나누고, 헤어지고, 다시 후배인 아카리와 육체적 사랑을 나누는 사이가 되었다가 파국을 맞는다는 것.

 

문제는 요스케라는 주인공의 성격이다.

그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인 평범한 대학교 4학년이다. 럭비부에서 코치를 맡고 있으며 근육 트레이닝을 열심히 하며 공부도 열심히 하는 학구파이기도 하다.

 

그의 행동과 감정 다스림이 재미있게 설정이 되어 있다.

 

행동은 기준이 공무원이라는 데 있다.

예컨대 이런 식이다.

나는 그 여자에게 일부러 다가가 다리를 갖다 대려했다. 그렇지만 내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곤 그만두었다. 공무원을 목표로 하는 사람이 그런 비열한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 대신 의자의 위치를 신중하게 조절하는 체하며 그녀의 다리를 훔쳐보았다. (33)

 

또한 감정조차도 명확한 근거와 논리를 찾으려고 하는 인물이다. 나름대로의 규칙에 충실하려고 노력한다.

이 책에서 가장 재밌는 장면이 바로, 그가 자기 감정을 냉철하게 바라보는 모습, 즉 눈물의 원인을 분석하는 대목이다.

 

나는 아카리에게 음료를 사주지 못하는 것이 무척 아쉬웠다. 그러자 갑자기 눈물이 흘러나와 멈추지 않았다.

어쩐지 슬퍼서 견딜 수가 없었다. 그러나 여자 친구에게 음료를 사주지 못한다는 이유로 성인남자가 울음을 터뜨리는 건 이상하다. 나는 자판기 앞에서 영문도 모른 채 계속 눈물을 흘리다, 이윽고 하나의 가설에 도달했다. 그건 어쩌면 내가, 언제부턴지는 모르겠지만, 한참 전부터 슬펐던 건 아닐까 하는 가설이다. 그러나 그것도 정답이 아닌 것 같았다. 내게는 아카리가 있었다. (……) 게다가 나는 내가 벌지도 않은 돈으로 좋은 사립대학에 다녔고, 근육 갑옷으로 둘러싸인 건강한 육체를 지니고 있다. 슬퍼할 이유가 없었다. 슬퍼할 이유가 없다는 건 즉, 나는 슬픈 게 아니라는 뜻이다. (152-153)

 

얼마나 냉철한 분석인가?

그러나 이런 설정 - 주인공의 행동과 감정이 그렇게 반듯하게 정렬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 - 이 바로 뒤에 따라올 파국을 향한 포석이라는 것, 독자들은 이미 짐작하고 있을 것이다.

 

파국의 의미 - 우리 내면의 불안

 

그렇게 냉철한 주인공, 파국은 어떤 모습으로 맞이할까?

일차 원인은 섹스 상대인 아카리가 결별을 선언한 것이다.

결별을 선언하고 주인공의 팔을 뿌리치며 가는 아카리를 잡으려고 달리다가.......그는 파국을 맞는다.

 

그렇게 너무 쉽게 파국을 맞게 되는 현실, 그것을 그린 것이 이 작품이다.

속으로는 어떤지 모르나, 겉으로는 모든 면에서 완벽한 주인공 요스케, 그는 이제 취업의 문을 통과하고 어엿한 사회인으로서 출발하려는 시점에 서 있다.

몸도 건실하고, 좋은 사립대학을 나왔으니 소위 스펙도 겉보기에는 부족하지 않다.

그런 그가 한 순간에 무너지는 모습, 그게 저자가 그리려고 한 인간상이 아닐까?

 

해서 이 소설은 현대 사회 - 일본이나 우리나라나 마찬가지이다 -의 단면을 예리하게 포착해 놓은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그의 내면에 숨어있는 파국을 예감하는 불안, 그런 불안을 안고 사는 게 주인공뿐만 아닐 것이다. 이 이야기 누구 한두 명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전체의 불안이라 한다면, 너무 과한 해석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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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짓 기적을 일으켜줘 | 마음에 드는 책 2020-11-25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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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미짓, 기적을 일으켜줘

팀 보울러 저/김은경 역
놀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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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짓 기적을 일으켜줘

 

이 책은?

 

이 책 미짓, 기적을 일으켜줘는 소설이다.

원제는 <Midget>인데, 우리말 제목은 거기에 이 소설의 소재가 되는 기적을 덧붙여 이 소설의 내용을 암시하고 있다.

 

저자는 팀 보울러, <1953년 영국 엑세스 지방에서 태어났다. 노르위치 대학을 졸업한 후, 교사와 번역가로 활동하다가 마침내 청소년문학 작가로 데뷔했다. 십대들의 꿈, 사랑, 우정, 가족애 등을 감성적이고 환상적인 미스터리와 절묘하게 혼합해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재탄생시키는 데 탁월하며 현재 영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청소년문학 작가 중 한 명이다.

이 책 미짓이 첫 작품이고, 그 다음 작품인 리버보이가 영국 카네기 메달상 후보에 노미네이트 되어 경쟁작 해리포터를 제치고 만장일치로 수상작이 되었다.>

 

이 책의 내용은?

 

'미짓'이란 주인공 조셉 - 271쪽에 비로소 그의 이름이 나온다 - 의 모습을 빗댄 별명이다.

midget 이란 말은 난쟁이를 의미한다.

 

그렇다. 미짓은 난쟁이다.

난쟁이인 미짓의 상태는 이렇다.

 

나이를 먹어도 키가 자라지 않는 장애를 가진 몸, 그리고 혐오감이 드는 얼굴 모습, 거기에 말도 제대로 할 수 없으며, 발작과 경련을 일으키는 상황이다.

 

미짓의 가족으로는 아버지와 형이 있다.

어머니는 미짓 때문에 죽은 것으로 되어 있는데, 미짓을 낳다가 죽은 것이다.

그런 미짓이기 때문에 형 셉은 미짓을 증오한다.

그래서 밤마다 아버지 몰래 미짓의 방에 들어와 미짓을 학대하는 행위를 저지른다.

네가 엄마를 죽였으니까......이제는 네 차례야.” (35)

 

이런 상황에 처한 어린 미짓, 만약 우리가 미짓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도저히 생각조차 할 수 없는 막다른 골목에 처한 미짓이다.

 

이때, 그가 관심을 가진 것이 있다.

바로 요트.

그게 그의 인생의 전환점이 된다. 기적이 시작되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요트, 사람들의 관심을 받지 못한 채 거의 버려져 있는 것처럼 보이는 요트가 한 척 있다.

 

맨처음 그 요트에 대한 미짓의 관심은 그저, 왜 그 요트가 버려졌을까, 였다.

그런데 그 관심은 점점 바뀌어 간다.

왜 이 요트는 내 것이 될 수 없을까? (49)

 

이 시점에서 미짓의 꿈이 시작된다.

 

그래도 꿈은 꿀 수 있었다. 그곳에 앉아 있을 때 그 요트는 미짓의 것이었다. 미짓의 마음속에서 그 요트는 완전한 모습이었다. 반쯤 색이 칠해진 채 버려진 요트가 아니라 모든 페인트와 니스가 완벽하게 칠해져 마무리된, 부낭과 센터보드와 키가 모두 제자리에 있는, 활대 아랫부분에 돛이 감겨 있는 빈틈없는 모습이었다. 이제 미짓이 키를 잡는다. 요트가 바다로 돌진한다. 해안에서 멀어질수록 고통에서도 점점 멀어진다. (49)

 

과연 그 요트는 미짓의 것이 될 수 있을까?

이 책은 그런 미짓의 꿈에 관한 내용이 펼쳐진다.

 

직접 그림을 그려봐야 해. 구석구석 아주 뚜렷이. 그 무엇보다도 간절하게, 그리고 그것의 존재를 믿어야해. 완전히 말이야. 의심하지 말고. (89)

 

완전하게 그려보고 완전하게 원하고 완전하게 믿어라. 그런 다음 네 기적의 요트를 진수대 위에 올려놓으면 그것이 네 삶 속으로 들어올 거다. (92)

 

요트를 제작하는 조선소에 일하는 조셉이란 노인이 미짓에게 해 준 말이다.

그 말을 들은 미짓은 꿈을 그리기 시작한다. 요트를 구체적으로 아주 자세하게 그리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 꿈은 이루어지고, 미짓에게 그림- 이미지는 그 뒤로 그를 추동하는 원동력이 된다.

수시로 어떤 그림이 그의 머릿속에 나타나 그를 인도하는 것이다.

 

꿈은 과연 이루어질까?

 

그 꿈은 오늘따라 강렬했다. 그래서 미짓이 정신을 차렸을 때는 벌써 다섯 시간이나 지난 후였다. 미짓은 언제나처럼 실망한 채로 꿈에서 깨어났다.

현실은 꿈의 세계와 전혀 달랐다. 그걸 알면서도 언제나 미짓은 현실로 돌아가야 했다. 그게 바로 미짓의 인생이었다. (49)

 

나는 이 문장을 이 책을 잘 표현해주는 문장으로 꼽고 싶다.

이 책의 줄거리는 드디어 미짓이 형을 이기는 것으로 되어 있지만, 어디 그게 실생활에서 가능한 일일까? 그게 아니라는 것을 저자도 독자도 다 잘 알 것이다.

 

그러기에 이 문장이 오히려 미짓의 인생을 주관하는 말이 되었으면 좋았을 것인데 그렇지 않고 꿈에 집착하여, 그 꿈이 이루어지는 바람에 결국은 죽음을 선택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내가 현실주의자라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다시, 이 책은?

 

이 소설의 결말이 그렇게 아프게 끝난 것, 물론 미짓의 탓은 절대 아니다.

그렇게 된 데에는 형 셉도 책임이 있다. 어찌 보면 자업자득이다.

 

그러나 형도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어머니가 동생 미짓을 낳다가 죽었을 때, 형 셉은 아직 어린아이였고, 어머니의 죽음은 그에게 큰 상처가 되었을 것이다. (265)

그래서 어머니를 죽인(?) 미짓을 증오하게 된 것이니, 그런 것 누구 탓을 할 게 아니다.

 

형은 온전한 모습으로 살리고, 미짓까지 살려내어 해피엔딩으로 만들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우리가 바라는 기적은 그런 모습의 기적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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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 | 마음에 드는 책 2020-11-24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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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한 남자

히라노 게이치로 저/양윤옥 역
현대문학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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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

 

이 책은

 

이 책 한 남자는 소설이다. 장편소설  

저자는 히라노 게이치로.

 

이 책의 내용은?

 

맨 처음은 이게 뭐지? 뭐 이렇게 시시하지라는 말 저절로 나온다. 시작이 그렇다.

언뜻 보면 아주 재미없는 이야기가 될 것 같은데. 정확히 44쪽부터 이야기는 활기를 띠기 시작한다. 읽는 독자의 뇌는 활성화되기 시작한다.

 

, 이거 누구예요?

어떤 사진 말씀이시지요? , 그 쪽은 아버지와 제 아들이에요.

아들? 아니, 그쪽이 아니라 이쪽 말이에요. 다이스케 사진은 없어요?

.....그 사진인데요.

이건 다이스케가 아니에요.

......?

 

다이스케와 결혼한 리에는 다이스케가 죽은 후 그의 형이 찾아오자 죽은 동생 영정사진이 있는 불단 앞으로 형을 안내한다. 불단 앞에 선 형, 영정 사진을 보고 리에와 나눈 대화다.

죽었다는 동생 다이스케의 사진이 자기가 알고 있는 동생 다이스케가 아니라는 것이다.

결국, 누군가 동생 다이스케 이름을 빌려, 다이스케 행세를 하고 다녔다는 것이다.

그런 것을 모르고 다이스케라 알고 결혼까지 한 리에, 그때부터 혼란에 빠져든다.

 

이 소설은 그래서 나란 누구인가?’란 주제가 묵직하게 정체를 드러내기 시작한다.

 

호적상으로는 다니구치 다이스케라는 사람이 죽은 것이었다. 하지만 다니구치 다이스케의 죽음은 오로지 그 본인밖에는 죽을 수 없다. 그는 대체 누구였을까, 라고 리에는 죽은 남편에 대해 생각했다. 그것은 결국 그가 누구의 죽음을 죽은 것인가, 라는 질문이었다. (101)

 

딱히 현실에 절망한 게 아니더라도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살아보고 싶은 것은 단 한 번뿐인 인생이라는 운명을 짊어진 인간이 흔히 품을 수 있는 바람이 아닐까. 막상 결단을 내리고 실행에 옮기는 무모함이 없어서 그것은 단지 꿈꾸는 단계에 머물 뿐이다. (234 )

 

그런 질문은 다음과 같은 질문으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우리는 누군가를 좋아할 때, 과연 그 사람의 무엇을 사랑하는 걸까요. 처음 만나서 현재의 그 사람에게 호감을 갖고, 그다음에는 과거까지 포함해 그 사람을 사랑하게 되죠. 근데 그 과거가 생판 타인의 것이라는 걸 알았다면 두 사람 사이의 사랑은……? (323)

 

이에 대한 대답은 이렇다.

알게 된 그 지점에서부터 다시 사랑하는 거 아닐까요? 한 번 사랑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오랜 세월 동안 몇 번이고 다시 사랑하잖아요. 여러 가지 일을 함께 겪으니까.” (323)

 

이런 질문과 대답을 다른 형식으로 읽어보자.

 

나하고 나의 가짜가 있다면 진짜, 나 알아볼 수 있어?

그야 알지, 아빠 아들인데.

어떻게 알아?

딱 보면 알아. 목소리도 알고.

근데 얼굴도 목소리도 완전히 똑 같으면?

그러면....., 추억을 물어봐야겠다. 작년 여름에 함께 갔던 가족 여행은 어디였지? (205)

 

아들과 기도 아키라의 대화다.

이런 질문을 독자들도 해 보면 어떨까? 나는 어떤 것으로 타인과 구별될 수 있을까?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가 참고자료로 사용된다.

 

저자는 기도 아키라와 아들의 대화를 통해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를 꺼집어낸다.

나르키소스 신화에서 나르키소스가 왜 수선화로 변했는지를 묻는 아들의 질문에 화자는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를 읽게 되는 것이다.

 

변신 이야기에는 그리스 신화 중 온갖 변신담이 담겨 있다.

나르키소스를 비롯해, 파에톤의 죽음을 슬퍼하다 눈물의 보석 호박이 된 파에톤의 누이들, 사슴으로 변해 죽음을 맞이한 악타이온 등 많은 변신 이야기가 등장한다. (352)

저자가 변신 이야기를 들고 나온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변신 이야기를 통해, X의 변신이야기를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살인자의 아들인 X 가 신분 세탁을 통해 다니구치 다이스케로 변신한 사건을 변신 이야기를 통해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이 소설의 특징 하나 - 주석

 

이 책은 소설이다. 그러니 굳이 책에 주석까지는 필요없다.

책을 읽는 독자의 층은 다양하니까, 각각 자기 양에 맡게 읽고 받아들일 것이다.

해서 어떤 소설은 그야말로 참고자료를 이것저것 찾아보면서 읽기도 한 적이 있고, 또 어떤 책은 그저 후루룩 읽어간 것도 있었다.

그런데 이 책은 책 말미에 주석을 달아 놓았다, 역자가 만든 주석이다.

주석을 읽어보니, 이게 없었다면 아마 그냥 모르고 넘어간 것 많이 있었을 것이란 생각이 들어, 역자에게 감사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다시, 이 책은?

 

읽으면 읽을수록 빠져드는 책이다.

한 남자, 그 남자에 대한 애틋한 마음이 새록새록 돋아나는 듯, 옷깃을 여미며 읽게 된다.

 

이런 것도 이 책을 읽고 얻게 된다.

 

인간은 다면적인 존재인데, 어떤 한 면만 보고 사람을 판단한 적은?

스티그마 얘기다. (162)

사람들은 사람을 어떤 특징 하나로 규정해버리는 잘못을 범한다.

아이덴티티를 하나의 뭔가로 묶어놓고 그걸 타인이 쥐어 잡고 흔든다는 건 정말 못견딜 일이다. (163)

 

인간에 대한 생각, 통찰력, 얻게 되는 소설이다. 일본 소설 중 많이 읽히는 추리소설 류와는 색깔이 다른 이 책, 정말 묵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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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에 갇힌 남자 | 마음에 드는 책 2020-11-24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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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진실에 갇힌 남자

데이비드 발다치 저/김지선 역
북로드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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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에 갇힌 남자

 

이 책은?

 

이 책 진실에 갇힌 남자는 소설이다. 장편 추리 소설.

 

저자는 데이비드 발다치, <버지니아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하고 워싱턴 D.C.에서 9년 동안 변호사로 일했다. 3년에 걸쳐 틈틈이 쓴 첫 소설앱솔루트 파워(1996)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화려하게 데뷔, 이후 20여 년 동안 30편이 넘는 스릴러와 미스터리를 써냈다. 그의 작품은 출간되는 족족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는 것으로 유명하며, 80개국 45개 언어로 출간돼 전 세계에서 13천만 부가 팔렸다. 출간 수익을 기준으로 볼 때 발다치는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범죄소설 작가.>

 

저자는 데커가 주인공으로 활약하는 소설을 시리즈로 출간하고 있는데, <‘데커시리즈는 언론과 경찰조직, 사법제도에 대한 탄탄한 지식을 바탕으로 개인적 비극을 드라마틱하게 그려낸 미스터리 스릴러로, ‘미국 스릴러의 걸작 탄생이라는 극찬을 받았다.>

 

그러니 이 책을 읽기 전에 이 책의 전편인 데커 시리즈를 읽고 이 책을 읽으면 더 좋을 것이다.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Memory Man)

괴물이라 불린 남자(The Last Mile)

죽음을 선택한 남자(The Fix)

플론 : 저주 받은 자들의 도시』 (The Fallen)

 

이 책의 내용은?

 

데커 시리즈 첫 권인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Memory Man)에서 데커의 등장은 충격적이다. 그는 형사다. 근무를 마치고 집에 돌아온 그를 맞이한 것은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아내와 딸, 그리고 처남이 한꺼번에 살해당한 것.

 

그런 사건을 당한 형사, 에이머스 데커가 이 소설의 주인공이다.

이번에는 어떤 사건이 그를 기다리고 있을까?

 

이번에는 과거에 해결했던 사건 하나가 발목을 잡는다.

죽은 딸 몰리의 14세 생일을 기리기 위해 고향땅을 다시 찾은 데카에게 한 사람이 다가온다. 메릴 호킨스, 살인죄로 복역하던 죄수가 암이 악화되어 풀려나와 그를 찾아왔는데, 그가 말하길 자기는 무죄라며 그 억울함을 풀어달라고 한다. 그래서 데커는 더 자세한 내용을 알기 위해 그를 찾아가는데...

 

등장인물

 

에이머스 데커

알렉스 재미슨

메리 랭카스터

메릴 호킨스

미치 가드너

레이철 카츠

셀리 브리머

 

소설 속에서는 등장인물들이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고, 성으로 불리기도 하니 여간 헛갈리는 게 아니다. 그러니 등장인물을 적은 종이 한 장 쯤 지니고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데커의 심정

 

이 소설은 심리 드라마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족을 잃은 슬픔을 지닌 주인공 데커의 심정이 회상이란 형태로 계속 토로되고 있다. 특히 그가 예전에 살던 집 앞에 가서 옛날로 돌아가는 시간 속에서 그의 심리가 잘 드러나고 있다..

 

그런 심리 상태는 현재 당장 그의 앞에 닥친 사건 - 메릴 호킨스가 무죄인가 아닌가? -을 처리하는 과정과 겹치면서, 진실에 관한 그의 태도에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오랜 세월이 지났으니, 불가피한 사정이 없는 이상 진실을 밝혀내는 걸 1초라도 더 미루고 싶지 않습니다. (75)

 

인간은 때로는 진실과 개소리를 도무지 구분하지 못한다. 때로는 그러기를 거부한다. 그냥 거짓말을 믿는 쪽이 더 편할 경우엔 말이다. (156)

 

완전한 진실을 말하는 사람은 거의 없어. 좋은 사람처럼 보이거나 욕을 먹지 않으려고, 아니면 양쪽 다를 위해 진실을 살짝 손보지. (160)

 

진실에 늦은 때는 없다. (494)

 

어떻게 기억하느냐, 어떻게 기억되느냐?

 

형사 데커는 과잉기억 증후군 환자다. 그래서 모든 것을 기억한다. 기억할 수밖에 없다.

<모든 것을 기억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이는 아무것도 잊지 못한다는 뜻이기도 했다.>

 

그렇게 기억하는 남자가, 이제 죽은 사람이 된 메릴 호킨스에게 향하는 마음이 애틋해진다. 바로 기억이란 것 때문이다.

 

사람이 죽으면, 그 사람은 이 땅에서 사라지지만, 그래도 그 사람을 기억하는 몇 사람은 있을 것이다. 그럴 때, 그 사람이 어떻게 기억되는가 하는 문제는 결코 작은 문제가 아닌 것이다.

해서 그는 이렇게 말한다.

 

그 남자가 어떻게 기억되느냐는 중요합니다. 그 남자에게는 자기 아버지가 네 사람을 죽였다고 생각하는 딸이 있습니다. (189)

 

그래서 그는 메릴 호킨스를 둘러싸고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를 추적하고 또 추적한다.

 

그냥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내려는 것뿐입니다. (290)

 

그는 관련자들을 추적하면서 외친다.

 

우리를 위해 기억해줘야 할 게 꽤 많거든요. (497)

 

결국 그렇게 추적하는 그의 눈에 드디어 단서가 잡힌다. 단서가 잡히고, 우여곡절 끝에 메릴 호킨스에 대한 사람들의 기억을 바로 잡는데 성공한다.

 

형사들도 세상 돌아가는 추세를 잘 따라가야 한다. 세상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알아야 수사를 제대로 할 수 있다.

 

이 작품에서 흥미로운 내용들을 만날 수 있는데, 그건 저자가 변하고 있는 세태를 잘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기술의 발달로 변하고 있는 현실을 잘 반영해 놓고 있다.

 

무슨 프로그램요?

그냥 스트리밍요. <아웃 랜더>. 요즘 제가 푹 빠져있는 드라마죠.

시즌 2인데. 제이미랑 클레어가 프랑스에 갔어요.

해당 에피소드는 무슨 내용이었죠? (47)

 

요즘은 정규 방송에서 영화를 보는 경우가 스트리밍을 통해 보는 것보다는 더 적을 것이다.

더군다나 미국의 경우는 더 그럴 것이다.

 

자신의 기억력을 개인용 내장 DVD로 묘사했지만, 이제 그 용어는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업데이트됐다. 내 머릿속에는 내 모든 데이터를 필요할 때 꺼내 쓸 수 있게끔 안전하게 저장해 놓은 개인용 클라우드가 있지. (108)

 

DVD에서 클라우드로, 이제 저장장치의 모습이 달라진다.

 

또한 영화나 미국의 드라마, 또는 TV 프로그램에 대한 사전 지식도 필요하다.

 

우리는 영화를 보고 있었어요.

<블레이드 러너>였죠. (132)

 

<CSI>를 한 회라도 봤다면 누구라도 알 만한 사실이야 (30)

<CSI>를 본 적이 없나 보군요. (272)

 

그야 <지오파디!> 가 한 15분쯤 전에 끝났으니까. (62)

 

그러고 보니 <도망자>가 생각나네. 그 드라마 참 좋아했는데. 요즘엔 왜 그런 걸 통 안 만드나 몰라. (138)

 

이런 것, 새롭게 알게 된다.

 

맥스교도소다운 모습이었다. (323)

 

max prison : 보호 감시 기능을 최고도로 하고 있는 교도소  

Maximum security prison and a supermax prison are grades of high security level used by prison systems in various countries, which offer an enhanced level of security to prevent prisoners from escaping and from doing harm to other inmates or security guards.

 

피터의 원칙 (200)

조직에서 무능한 사람일수록 승진하기 쉽다는 원칙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그 남자가 유부남이면서 당신을 만나고 있다는 사실은 그 남자의 인간성을 고스란히 말해주는 것이나 다름없어요. (192)

 

무고한 사람을 굳이 유죄로 만들지 않아도 세상에는 이미 죄지은 사람이 넘쳐나니까요. (119)

 

진실이 늘 우리를 자유롭게 해주는 것은 아니에요, 안 그래요? 때로는 우리를 가두기도 하죠. 진실이 당신을 가두고 있나요? (368)

 

오래된 죄는 그림자를 던진다. (462)

 

누군가에게 총을 쏘면 살해 의도는 자동으로 따라오죠. (490)

 

다시, 이 책은?

 

원제는 <Redemption>이다.

Redemption이란 말의 의미는 구원, 구함인데, 여기서는 어떻게 이해하면 좋을까?

 

영어 단어를 찾다보니, beyond/past redemption 이란 말이 보인다.

뜻은 <(너무 잘못되어서) 구제하기[돌이키기] 어려운[개선의 여지가 없는]>.

 

영어 제목으로 생각하니, 이 책의 내용이 딱 들어맞는다. 메일 호킨스의 사건, 이미 늦어서 구제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메릴 호킨스, 그가 무죄라는 것 밝혀졌지만 이미 그는 죽은 사람이 되었다.

안타깝지만, 그렇게 사건은 해결되었지만 이제 늦었다.

그래도 진실에 늦은 때는 없다. (494) 그 진실을 밝히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우리의 주인공 에이머스 데커, 진실은 언젠가는 밝혀진다는 진리, 확인해 주었으니, 고마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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