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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는 ‘화려체’로, 사랑은 ‘만연체’로 - 『프렌치 낫 프렌치』 | 마음에 드는 책 2021-08-28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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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프렌치 낫 프렌치

장보현 글/김진호 사진
지콜론북 | 2021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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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는 화려체, 사랑은 만연체- 프렌치 낫 프렌치

 

이 책은?

 

이 책 프렌치 낫 프렌치<파리와 소도시에서 보낸 나날>이라는 부제가 붙은 여행 에세이집이다.

 

저자는 장보현, 김진호, 부부다.

<도시생활자의식탁, 지금 여기에 잘 살고 있습니다의 장보현과 서울에서

[Sustain-Works]를 운영하는 사진작가 김진호가 들려주는 파리와 소도시에서의 선명하고 황홀한 시간 프렌치 낫 프렌치.

서울 한복판 한옥에서 살며 자신만의 취향으로 삶을 가꾸어 온 두 저자가 파리에 머물고 낯선 소도시를 찾아가며 만난 가슴 벅찬 순간을 글과 사진으로 기록했다.>

 

이 책의 내용은?

 

이 책은 부부인 두 저자가 번갈아 이야기를 나누어 쓴 에세이다.

<일러두기>에서 이렇게 밝히고 있다.

 

1장과 3장은 남편이 아내에게 보내는 편지로 작성하였고, 24장은 아내 관점으로 작성한 여행기다

 

공동 저자의 눈을 따라가며 파리를 비롯한 프랑스 구경해보자.

먼저, 저자는 그의 시야에 들어온 것 어느 하나 허투루 보아 넘기지 않는다.

 

그들의 눈에 포착된 파리, 남다르다.

보통의 여행자 눈에 들어온 파리와는 결이 다르다.

그러니 독자들은 이 책 한권으로 파리를, 프랑스를 신나게 구경할 수 있는 것이다,

 

파리는 화려체!

 

문장론을 공부할 때, 문체의 종류 중 하나 화려체라는 것을 배운 적이 있다,

 

화려체, 문체의 한 종류로서 다양한 꾸밈말을 풍부하게 사용해 생동감과 음악성을 주는 문체를 말한다는 것, 이것은 화려한 꾸밈말이 많기에 만연체와 함께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교과서에서 보던 문장을 여기에서 만나게 된다.

저자의 문장이 화려체로 여기저기 화려하게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파리를 이야기할 때는 화려한 문장이 현란하게 여기저기 빛을 발하고 있다.

 

달리고 달려도 광활한 대지는 사라지지 않는다. 속도감이 증가할수록 오히려 대지가 확장되어 온다. 고대 신화 속에 존재할 법한 이야기가 불쑥 튀어나온다. 굳어있던 상상력이 유연하게 펼쳐지며 흙더미가 살아 움직이는 환상에 사로잡힌다. 언제부터 땅에 뿌리를 내렸는지 가늠할 수 없는 거대한 플라타너스 군락이 넘실댄다. 모네의 햇살, 르누아르의 나뭇잎, 고흐의 붓 터치가 흐른다. (134)

 

파리 북역의 첫 숙소가 공동 주택의 공공성이 활성화된 곳이었다면, 이번 숙소는 도회적인 분위기가 감돌았다. 익명성과 타자성이 철저하게 분리된 외딴섬 같았다. 조금 더 과장을 보태면 온갖 무용담과 역사적 사건이 혼재하는 19세기 파리의 벨 에포크가 벽장 뒤에 숨어 있을 것만 같았다. (167)

 

그건 왜일까?

 

저자(부부 모두 그렇다)의 감각은 남다른 데가 있다. 감각을 최대한 살려서 사물을 바라본다.

 

저자가 쓰는 말 중에 감각을 수반하는 단어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우리가 일상을 살아가면서 흔히 놓치는 것들, 생각하지도 못하는 감각에 관한 감각을 저자는 특별하게 지니고 있다.

 

이런 문장을 읽어보면 저자의 그런 특별한 감각에 대한 감각, 느낄 수 있다.

 

잠시 숨을 고르고 멈춰 섰을 때, 소실점이 보이는 골목 깊숙한 어귀에서 샤를 보들레르가 비틀거리며 욕설을 퍼부을 것만 같은 환상에 사로잡히고 말았다. (86)

 

소실점이 보이는 골목’, 저자의 눈에는 그런 소실점이 보이는 것이다. 원근법과 소실점이란 용어를 책에서 주어 들은 나는 저자의 그런 감각이 신기하다. 마치 별세계에서 온 사람 같다.

 

청각과 시각을 아우르는 문장, 또한 신기하다.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캐리어 바퀴와 굴곡진 돌바닥 사이의 묵직한 마찰음이 파리의 밤하늘을 수놓는다. (86)

 

파리의 똑같은 길을 캐리어 끌고 가며 나던 마찰음을 그저 드르륵, 드르륵이란 초등학교 수준의 의성어로만 기억하고 있는 나에게, 저자는 분명 별세계 사람이다.

 

해서 이런 감각적 감각 용어, 음미하면서 읽었다.

 

고속 열차 차창 밖으로 동틀 무렵의 흐르는 풍경을 왼편에 두고 목적지의 방향성을 가늠해본다. (133)

 

달리고 달려도 광활한 대지는 사라지지 않는다. 속도감이 증가할수록 오히려 대지가 확장되어 온다. (134)

 

무슈 필리프의 생활 터전과 양조장을 겸한 아름다운 공간이었다. 그는 공간감을 상실한 우리에게 샤슬이라는 브르고뉴와 보졸레의 중간쯤 되는 지역이라며 다정하고도 친절하게 알려주었다. (141)

 

나의 시선은 황혼의 시간 속에 젖어가는 한적한 마을의 풍취, .........포도밭에서 캐어 올린 암모나이트, 깨어진 유리창으로 아무렇게나 덧댄 테이프 조각, 그리고 이 모든 것을 감싸고 있는 공감각에 머물렀다. (141)

 

사랑은 만연체!

 

저자는 또다른 저자에게 사랑의 편지를 보낸다.

서간문으로 쓰여진 글이 1장과 3장에 실려있는데, 대상이 아내인 장보현이다.

 

1장에서 문장 하나 읽어보자.

 

하루를 꼬박 못 채우고 발베니에르를 떠나가던 길, 긴 이별을 고하며 돌아선 뒤안길에 사이프러스 나무가 산등성이를 제치고 하늘을 향해 솟아있더라. 반 고흐의 활활 타오르는 그 사이프러스 나무 말이야. (52)

 

부부 사이에 반 고흐는 공통의 인물이다. 반 고흐가 그린 사이프러스는 그래서 화제에 오른다. 그런 화제를 꺼내는데, 간결하게 단어만 연결한다는 것은 사랑에 대한 모독이다.

 

해서 그의 문장은 더욱더 만연체가 된다. 4장에서 만난 글이다.

 

비 갠 뒤 하늘은 더할 나위 없이 푸르렀고 미세먼지 농도는 한 자릿수를 가리켰지. 나는 숨을 크게 내쉬며 파리 시내 중심가를 거닐었어. 방돔 광장에 도착했을 땐 겨울의 태양은 저녁나절 금세 자취를 감추었고, 한 달의 공백 끝에 다시 태어난 초승달이 새초롬한 맑은 빛을 머금고 장마로 얼룩진 도시를 감싸 안았어. 얼마나 초현실적인 풍경이었냐면 마그리트의 인디고블루가 흩뿌려진 낮과 밤의 경계에서 가로등 속 짙은 오렌지 빛깔의 나트륨 불빛이 하나둘씩 밝아오는 거야. 낮도 밤도 아닌, 빛이 완연히 걷힌 것도 어둠이 내린 것도 아닌 상태, 나는 모든 것이 새로 시작되는 기분에 한껏 들떴지. (213)

 

단어 어느 것 하나 홀로 나타나지 않는다. 반드시 무엇인가 앞세우거나, 끌고 나타난다. 그런 단어들은 부부 그들만의 언어인양, 많은 사랑의 암호가 새겨있고, 또 슬며시 나타나기도 한다.

 

'초승달'이란 단어는 어떤가? 그들 부부에게 분명 초승달은 어떤 추억이 있을 것이다. 해서 초승달은 과학적인 단어가 아니라, 사랑의 언어다.

한 달의 공백 끝에 다시 태어난 초승달

이런 표현 아무나 하는 게 아니고, 아무나 들을 수 있는 게 아니다.

또 초승달, 이렇게 수식어가 따라 붙는다.

 

세태의 향기가 모두 씻겨 내려간 말간 밤하늘에 보송한 얼굴을 드리운 초승달처럼 말이야. (213)

 

위의 문장 바로 다음에 나오는 문장에 있는 초승달이다.

대체 초승달에 무슨 사연이 있기에, 초승달은 보송한 얼굴을 하고 다시 태어났단 말인가?

 

그래서 이 부분은 부부 두 사람의 연애편지다.

그들의 사랑을 담고 있는 농밀한 러브 레터가 분명하다.

 

다시, 이 책은?

 

아름다운 파리를 두 부부가 마음껏 음미하는 글을 만나는 에세이집, 여기엔 사진작가인 남편이 작가의 시선으로 보고 풍광을 골라 찍은 사진들도 함께 있어, 운치를 더한다.

 

모처럼, 파리를 파리답게 보여주는 글과 사진, 본다.

 

비오는 날 저자가 걸어서 몽마르트르 언덕에 도착했을 땐, 비가 제법 잦아들었다.

관광지의 어수선한 분위기가 겨울의 스산한 풍경과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던 것은 내가 그곳에 갔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곳에 도착한 것도 마침 겨울이었으니.

 

그렇게 나는 저자를 따라 파리를, 내 추억의 길을 걸을 수 있었다.

 

언덕을 오를수록 앙상한 가지를 드러낸 나목과 습한 대지 속에서 더욱 푸르게 빛나는 상록수가 극명한 대비를 이루고 있었다. (209) 그랬지, 그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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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거서 크리스티 읽기 | 마음에 드는 책 2021-08-25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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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애거서 크리스티 읽기

설혜심 저
휴머니스트 | 2021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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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거서 크리스티 읽기

 

이 책은?

 

이 책 애거서 크리스티 읽기<역사가가 찾은 16가지 단서>라는 부제가 붙어있는 애거서 크리스티 작품 해설서이다.

 

저자는 설혜심, <거대한 사료 더미 속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주제를 발굴하여 인간의 삶이 중심이 된 역사를 연구하는 역사학자 설혜심은 익숙하지만 역사책으로는 쉽게 만날 수 없는 주제를 통해 끊임없이 독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현재 연세대학교 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 책의 내용은?

 

저자는 이 책의 내용을 다음과 같이 정리해 놓고 있다.

 

이 책은 애거서 크리스티 작품 새로 읽기가 될 것이다.

어른이 되어 그녀의 추리소설을 다시 읽었을 때 새롭게 보이는 것들,

영국 역사를 전공한 사람이 읽을 때 눈에 들어오는 것들,

그리고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과 자서전을 같이 읽었을 때에 비로소 알게 된 것들,

그러한 것들을 저자는 16개의 주제로 담아 놓았다. (10)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목차 소개는 간단하게나마 필요하지 싶다.

 

탐정, , 독약, 병역면제,

섹슈얼리티, 호텔, 교육, 신분 도용,

배급제, 탈것, 영국성,

계급, 미신, 미시사, 제국

 

애거서와 셰익스피어

 

셰익스피어 또한 20세기 중반까지도 추리 소설에 자주 나타나던 요소였다. 작가들은 셰익스피어 작품을 동원해서 사건의 구도를 설정하거나, 혹은 그의 작품 속 등장인물이나 대사를 인용함으로써 범인의 동기나 정체성을 암시했다.

 

이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보았다.

 

추리물에서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사용되는가?

http://blog.yes24.com/document/14926721

 

에거서 크리스티에게 비판적인 시각들

 

이 책을 읽으면서, 애거서 크리스티에 대하여 여러 가지로 비판적인 시각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중 몇 개만 소개한다.

 

애거서에 대해 제기되어온 비판 중 하나는 그녀의 문장력이 형편없다는 것이다. 그 연장선상에서 애거서의 작품은 지적이지 않은 언어, 즉 제대로 교육받지 못한 언어로 쓰였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189)

 

이런 이야기 어디서 들어본 적이 있다. 바로 셰익스피어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이 그것이다.

셰익스피어가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는 사실 때문에, 그의 글은 항상 회의적인 비평에 시달렸고, 심지어 다른 사람이 진짜 셰익스피어라는 말까지 있을 정도였으니, 학력에 대한 비상식적인 우월의식이 비평계에 있다는 것, 잊어서는 안된다,

 

이런 현상이 애거서라고 비껴갈 리 없다.

 

애거서는 학교 시스템 안에서 정식으로 교육받은 적이 전혀 없었다. 중류층 이상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으면 보통 가정교사를 두고 사교육을 시키는 것이 당시 영국의 관행이었다. 하지만 애거서는 오롯이 독학으로 공부했다. 애거서는 그것을 썩 자랑스러워하지는 않은 것 같다. (108)

 

이런 애거서이니까 그녀의 글에 대하여 문장력이 형편없네, 지적이지 않네 하는 말들이 나온 것이 아니겠는가? 작가가 문장력이 좋으면 더 좋겠지만, 작품은 문장력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그 내용으로 판단하는 것이다. 또한 내용이 지적이지 못하다는 비판 역시 받아들일만한 일이 아니다. 지적이어야 한다는 것을 추리소설에서 과연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 지적인 대화 수준? 

 

애거서에 대해서 이런 비판도 있다.

 

애거서의 소설은 100년 동안 대중에게 엄청난 사랑을 받아왔지만, 학계는 다른 작가들의 작품에 비해 신기하리만치 애서거 작품에 냉담했다. 비평할 가치가 없는 ‘B급 소설이라는 이유가 컸다. (10)

 

B 급 소설의 정의가 뭔지? 추리소설은 본격적인 문학으로 취급되지 못하고 장르문학으로 취급받는데, 또 다시 거기에 A, B 급 구분이 가당키나 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

 

또한 동료추리작가들도 애거서를 비판하는데, 비판의 핵심은 애거서의 소설에 현실성이 없다는 것이다.(11)

 

그러나 이런 비판은 곧 다음과 같은 사실에 의해 저절로 부정된다.

 

애거서가 창조한 캐릭터들이야말로 우리가 일상에서 만날 법한 사람들이기에 훨씬 더 현실적이다. (11)

 

그래서 저자는 이런 경향에 대해, 이런 자세로 이 책을 썼음을 밝혀놓고 있다.

 

조금 더 욕심을 부려 이 책의 의미를 찾자면, 애거서 크리스티에게 비평적 대상으로서의 지위를 부여하려는 작은 노력이라는 점일 것이다. (10)

 

애거서를 높이 평가하는 이유

 

애거서가 창조한 캐릭터들이야말로 우리가 일상에서 만날 법한 사람들이기에 훨씬 더 현실적이다. (11)

 

그래서 저자는 이렇게 결론을 내린다.

 

왓슨의 주장은 대중에 천착해왔으면서도 정작 대중의 기호에는 무심했던 학계의 엘리트주의에 경종을 울리는 말이다. 그런 맥락에서 보자면 이 작업은 B급 문학을 역사 연구의 소재로 활용해보는 모험적 시도라는 의미가 있다. (12)

 

이런 것 알게 된다.

 

1, 2 차 세계대전은 의심할 바 없이 처참한 비극이었지만, 신약개발이라는 측면에서는 엄청난 자극제였다. (60)

 

영국인은 항해를 떠난 배가 과연 무사히 돌아올지를 두고 내기를 하다가 보험을 만들어낸 사람들이다. (173)

 

영국 박물관 설립에 얽힌 사연 (174)

 

코넌 도일의 죽음 :

셜록 홈즈의 저자 코넌 도일은 심령학에 빠져들어 비참한 말년을 보내게 된다.

지극히 합리적인 셜록 홈즈를 내세워 벌어들인 돈을 몽땅 심령학 설파에 써버렸다. 1930년 코넌 도일은 심령협회가 심령현상을 증명하는 데 지나치게 엄격한 증거를 요구한다는 데 불만을 품고 협회에서 탈퇴했으며, 협심증으로 거동이 힘든데도 심령술 강연을 다니다가 결국 쓰러져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214)

 

다시, 이 책은? - 애거서 작품에 대한 참 좋은안내서

 

애거서가 창조한 인물 푸아로는 정말 제대로 된 탐정일까, 그는 적법한 탐정인 것일까?

 

답은 이렇다.

 

미국에서는 1993년부터 42개 주에서 사립탐정 면허제도를 시행했지만, 영국에서는 사립탐정이 되는데 아무런 훈련이나 자격증이 필요하지 않다. 다른 여느 작은 사업체나 마찬가지로 등록만 하면 누구나 사립 탐정이 될 수 있다. (33)

 

푸아로도 그런 탐정이다.

 

또 있다. 그런 궁금한 게 많다.

애거서의 작품에는 유달리 집이 많이 나온다, 집이 작품의 내용에도 등장하지만, 제목부터 집이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

 

스타일스 저택의 괴사건, 엔드하우스의 비극, 할로 저택의 비극, 비뚤어진 집, 목사관의 살인은 아예 제목부터 집이 나오고, 다른 작품에도 집을 소재로 하는 작품이 하나둘이 아니다.

 

왜 그렇게 애거서는 집을 그렇게 빈번하게 사용하는 것일까?

여기 답이 있다. 2장 집에 관한 글을 보면, 답이 나온다. (37쪽 이하)

 

이외에도 애거서의 작품 속에 배경으로 등장하는 여러 사건들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니, 애거서 작품을 읽다가 이해가 되지 않을 때 이 책을 읽으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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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이로운 『바빌론의 역사』 | 마음에 드는 책 2021-08-25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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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바빌론의 역사

카렌 라드너 저/서경의 역/유흥태 감수
더숲 | 2021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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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이로운 『바빌론의 역사

 

이 책은?

 

이 책 바빌론의 역사<홀연히 사라진 4천 년 역사의 위대한 문명도시를 다시 만나다>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저자는 카렌 라드너 (Karen Radner, <고대근동 역사 전문가로, 세계적인 연구재단인 알렉산더 폰 훔볼트 재단의 근동 및 중동고대사 석좌이자 영국의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의 교수이다. 인류 역사상 최초의 주요 제국으로 꼽히는 신아시리아제국 시대의 메소포타미아 역사 분야에서 손꼽히는 학자이다. 문화와 사회사를 재구성해 내기 위해 쐐기문자로 쓰인 자료들을 조사 · 연구하며, 좀 더 보편적인 고대사 연구에 힘을 쏟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이 책은 바빌론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바빌론은 몇 가지 다른 모습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인들에게는 이런 노래로 알려진 곳이다. 그룹 보니 엠(Boney M.)[바빌론 강가에서(By the Rivers of Babylon)]로 잘 알려져 있는데, 그 슬픈 멜로디가 사람들에게 익숙할 것이다.

 

기독교인들에게는 성서에 자주 등장하는 나라이며 그곳의 지명이다.

 

또한 역사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함무라비 법전과 알렉산더 대왕이 죽은 곳으로 알려져 있을 것이다.‘

 

그런 나라인 바빌론, 과연 실재했던 나라이던가?

실제 존재했던 곳인가?

 

이 책은 그런 의문에 답하고 있다.

저자는 그 역사를 세밀하게 살펴보며, 바빌론의 현재 모습까지 찾아내 보여주고 있다.

 

저자는 서문에서 이 책의 내용을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

바빌론의 역사는 왕과 귀족 들의 이야기이자 신전과 신 들의 이야기며, 지식과 교육의 이야기다. 또한 미래에 대한 열망과 과거에 대한 열정의 이야기인 동시에 도시의 정체성과 그를 둘러싼 외부 세력에 관한 이야기이며, 웅장한 건축물과 퇴락한 진흙벽돌에 대한 이야기다." (29)

 

바빌론은 과연 어떤 나라로 기억되고 있을까? 여기 몇 가지 항목만 살펴본다.

 

함무라비 법전과 함무라비 왕.

알렉산더 대왕이 죽은 곳,

성경에 등장하는 바빌론.

 

함무라비 왕과 함무라비 법전

 

바빌론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은 아무래도 함무라비 왕이다.

 

우선 그에 대한 평가를 들어보자.

 

바빌론이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수도로서 기반을 쌓을 수 있었던 데에는 기원전 18세기의 함무라비 왕의 역할이 컸다. 함무라비 석비로 잘 알려진 함무라비 왕은 당시 강대국인 페르시아 지역의 엘람 왕국을 제압하고 이라크 지역의 군소 국가들을 병합하여 제국의 기틀을 만들었다. 그는 시, 예술 등의 문화를 발전시키고 학문을 장려했다. 또한 납세와 공공노역 시스템을 제도화하고, 주변 이민족들을 받아들여 바빌론을 통합된 국제도시로 만들었다, 특히 마르두크를 주신으로 하는 정치화된 종교 시스템의 기틀을 마련하여 정치적 사회적 안정을 가져왔다. (10-11)

 

함무라비 법전 :  

함무라비 왕의 치적으로 가장 유명한 것이 바로 함무라비 법의 제정이다.

함무라비 법이 기록된 비석에는 여러 가지가 기록되어 있는데, 거기에는 함무라비왕을 모든 백성을 공평하게 대하는 정의로운 왕으로 소개하고 있으며, 이를 뒷받침하는 판결문도 같이 기록되어 있다. (90)

 

함무라비 법의 가치에 대하여는 그게 역사상 최초의 법전으로 알려져 있으나, 실상은 다르다.

그보다 3세기 전 우르 왕국의 우르남마가 일련의 법령을 제정했다. (90) 

이후 많은 메소포타미아의 통치자가 이 전략을 답습했다.

에쉬눈나 왕국에는 함무라비보다 반 세기 앞서 비슷한 법체계가 있었다. 

따라서 흔히 알려진 바와는 달리 함무라비 법전이 역사상 최초의 법전은 아니다. (90)

 

바빌론 왕국의 계승

 

함무라비 왕의 사후 바빌론은 많은 변화를 겪게 되는데, 일단 함무라비 왕을 중심으로 해서 바빌론을 살펴보기로 하자. 연대표에 나타난 바빌론과 함무라비 왕의 모습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기원전 21세기 :

바빌론이 우르 왕국의 지방 중심지가 됨

 

기원전 20세기 :

바빌론이 조그만 왕국의 수도가 됨, 수무라엘 왕이 바빌론에 새 왕궁을 지음

 

기원전 19세기 :

아필신 왕이 바빌론에 새 성벽을 지음

 

기원전 18세기 :

함무라비 왕은 자신의 왕국을 메소포타미아에서 가장 강력한 왕국으로, 바빌론을 중요한 도시로 만듦.

후계자 삼수일루나 왕이 바빌로니아 남부 지역의 지배권을 해국 왕들에게 빼앗김.

많은 남부 도시의 주민들이 바빌론으로 이주.

 

기원전 1600년경 :

삼수디타나 왕의 통치 기간 중 아나톨리아에서 히타이트 군대가 처들어와 바빌론을 정복하고 마르두크 신상을 빼앗아 감. 함무라비 왕조 멸망. (17)

 

이런 식으로 바빌론은 그 이름을 이어가는데, 위의 연대표에 나오는 부분에 대해 본문에서 더 구체적인 이야기가 서술되고 있다.

 

그에게는 다음과 같은 후계자들이 있었다.

아들이며 후계자인 삼수일루나(37), 아들인 아비에슈 (28), 손자인 암미디타나(37), 증손자 암미샤두카 (19), 고손자 삼수디타나(26) 으로 이어진다. (     )은 재위 기간.

 

그러나 삼수디타나 왕의 통치 기간 중 함무라비 왕조가 멸망한 이후 바빌론은 아굼왕이 카시트 왕국을 세운다. 그렇게 해서 바빌론을 무대로 해서 이어지는 왕조는, 알렉산더 대왕까지 이어져 내려온다.

 

알렉산더 대왕은 페르시아를 정복하고 나서, 그후 바빌론으로 향한다. 페르시아의 다리우스 3세를 쫓아가 무찌른 후 바빌론으로 복귀한 알렉산더는 그곳에 정착하여 제국의 수도로 삼을 작정이었다. (241)

 

알렉산더 대왕이 죽은 곳,

 

알렉산더 대왕은 기원전 323년에 바빌론에서 사망했다. (47)

 

이런 기록을 확인하기 위해 얼마전 읽었던 책에서 알렉산더 대왕 관련부분을 찾아보았다.

이에 관한 기록이 플루타르코스 영웅전에 보인다.

 

알렉산더 대왕은 바빌론 정벌을 단행한다.

알렉산더 대왕이 바빌론으로 출병하려고 할 때, 몇몇의 점술가들이 대왕이 바빌론으로 가지 말라는 예언을 했으나, 대왕은 그런 것에 개의치 않고 출병했다. 

그리고 바빌론에서 결국 죽었는데, 그 죽음의 장소는 다음 기록을 통해 특정할 수 있다.

 

왕의 일지 기록중 일부다.

 

다이시우스 달 25, 강 건너 편에 있는 궁궐로 자리를 옮긴 뒤 잠을 좀 잤으나 열은 내리지 않았다.

장군들이 침실에 들어갔을 때는 혼수상태에 있었다. 다음날도 같은 상태가 계속되었다.‘

다이시우스 달 28, 저녁에 마침내 왕이 돌아가셨다.

(플루타르코스 영웅전(), 현대지성, 321-322)

 

이 책에서는, 그에 대한 기록이 다음과 같다.

 

로마황제 트라야누스 황제가 바빌론을 방문하고 싶어 한 이유는 바빌론이 도시로서 유명했을 뿐 아니라, 기원전 323년 알렉산더 대왕이 사망한 곳이었기 때문이다. 트라야누스는 마케도니아의 정복자 알렉산더를 동방원정의 모델로 삼았기에, 그 사실이 그에게는 의미가 있었다. (이 책, 47)

 

그가 그곳에 간 이유는 그 도시의 명성과 알렉산더 대왕 때문이었다. 허나 그가 본 것은 둔덕과 돌 그리고 폐허뿐이었다. 그는 알렉산더가 사망했다고 알려진 방에서 혼령에게 제사를 지냈다. (카시우스디오, 로마사, 68.30.1) (이 책, 48)

 

서기 116년 도시 바빌론을 방문한 트라야누스 황제가 특별한 관심을 보인 곳은 수세기 동안 버려진 채 사용되지 않은 네부카드네자르 2(재위 기원전 605~ 562)의 고대왕궁이었다. 알렉산더 대왕이 그곳에 머물다 세상을 떠났다. (이 책 49)

 

<바빌론 천문일기>라는 기록이 있는데, 거기에는 알렉산더 대왕의 죽음을 비롯한 역사적 사실들도 기록되어 있다. (이 책, 231)

 

성경상에서 찾아보는 바빌론

 

그룹 보니 엠(Boney M.)의 노래로 잘 알려진 [바빌론 강가에서(By the Rivers of Babylon)]는 유대인의 바빌론유수가 주된 내용이다.

 

그 내용은 기독교의 <성경>에 자세히 기록이 되어 있는데, 이 책에서는 <성경>에서 언급된 바빌론에 관하여 자세히 기록해 놓고 있다. 그러니 성경상의 기록이 역사적 사실에 근거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유대의 왕이었던 예호야킨을 기원전 597년 네부카드네자르가 예루살렘의 반란을 진압하고 바빌론으로 데려왔다.(218)

 

기원전 587년 네부카드네자르 2세가 예루살렘을 정복하고 유다 왕국을 멸망시킨 후 바빌론으로 유대인들을 끌고 왔다. 2년여에 걸친 예루살렘 포위 사건은 <성경> 여러 곳에 기록되어 있다. (233)

 

다시, 이 책은?

 

역사는 무섭다. 무려 기원전 19세기에 있었던 국가 바빌론에 관한 기록이 남아있어, 당시의 상황을 우리가 알 수 있게 되다니, 정말 역사란 무서운 것이다.

 

역사학자들과 고고학자들의 수고로, 그런 옛날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유물과 유적으로 또한 기록으로 알 수 있다는 게 신기할 정도다.

함무라비 법전의 존재가 알려진 것, 알렉산더 대왕이 어디에서 죽었는지를 알 수 있다는 것, 그래서 인류의 역사로 그러한 사실, 사건들이 꿰어 맞춰지는 것을 볼 때, 놀랍기만 하다.

 

해서 이 책, 그러한 기록을 발굴하여 바빌론을 현재의 독자들에게 보여주고 있으니. 저자를 비록한 여러 학자들의 노고에 새삼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바빌론의 모습을 알게 된 것도 가치있는 일이지만, 바빌론과 그것을 발굴하기 위해 애쓴 경이로운 기록을 접하면서, 새삼 우리 인류의 역사에 대한 경외를 실감하면서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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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서평단 모집]『달콤한 복수 주식회사』 | 알려드립니다. 2021-08-24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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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패배자들 | 마음에 드는 책 2021-08-23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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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위대한 패배자들

유필화 저
흐름출판 | 2021년 08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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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패배자들

 

이 책은?

 

이 책 위대한 패배자들<인생의 성패를 떠나 최선을 다해 경주한 삶에 대하여>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저자는 유필화, <성균관대학교 SKK GSB(GRADUATE SCHOOL OF BUSINESS) 교수이다.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며 학문적 연구뿐만 아니라 현실에서 벌어지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다양한 활동 중에도 고전 연구에 관심을 쏟은 그는 리더십 스승으로서의 역사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수많은 고전과 역사서적을 탐독하여, 경영학 관점에서 이 책들을 재해석하는 작업을 해왔다. >

 

저자는 많은 책을 펴냈는데, 그중에서 CEO, 고전에서 답을 찾다, 부처에게서 배우는 경영의 지혜등을 읽은 적이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우선 이런 이름 들어보자. 한번쯤 들어본 적이 있는 인물들일 것이다.

 

테미스토클레스, 악비, 트로츠키, 롬멜

고르바초프, 리지웨이, 주원장, 한 무제

 

테미스토클레스는 그리스의 지도자였으며, 악비는 남송의 장수, 트로츠키는 러시아의 혁명가.

롬멜은 독일의 장군, 고르바초프는 소련의 지도자, 리지웨이는 미국의 장군,

주원장은 중국의 명나라를 세운 사람이며, 한 무제는 중국 한나라의 황제였다

 

롬멜은 패전국의 장군이니 그렇다 치더라도 다른 인물들은 대체로 성공한 케이스로 알고 있었는데, 그런 그들이 왜 위대한 패배자로 불리고 있을까?

 

그러니 그들을 그저 승자라고만 알고 있던 나의 역사 지식이 틈이 있었던 것이다.

그들이 패배자이라는 것을 잘 모르고 있었다.

 

그리스의 테미스토클레스

 

예컨대, 그리스의 테미스토클레스는 페르시아의 침략을 살라미스 해전에서 승리하여 잘 막아낸 사람으로 기억하고 있었지, 그 뒤 그의 행로라든가 그의 말로에 대하여는 잘 모르고 있었다,

 

이 책을 통하여 그의 후반부 인생을 알게 된 것이다

그는 페르시아 전쟁이 끝난 후 약 20년 후인 기원전 459년 적국인 페르시아의 지방도시 마그네시아에서 시체로 발견된다. (16, 97) 영웅의 죽음치고 쓸쓸한 죽음이었다.

그의 죽음이 자살인지, 아니면 자연사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그리스를 구한 영웅이 어떻게 해서 적국의 땅에서 죽어갔을까?

저자는 그 이유를 이 책에서 찾아 밝히고 있다.

 

그가 살라미스 해전에서 페르시아를 이겨, 아테네를 구한 영웅이 되자, 아테네의 지배계층은 그의 세력이 날로 커가는 것을 못마땅해하기 시작한다.

결국은 추방되어 적국의 어느 도시에서 쓸쓸하게 죽음을 맞이하게 되니, 결국은 패배자인 것이다.

 

남송의 장군, 악비

 

악비는 송나라의 장수이다.

 

송나라가 금나라에게 무너지고 이제 남송의 시대가 된다. 그런 격변의 시기에서 악비는 남송 군사의 유일한 버팀목이었다. 저자는 이런 악비를 송의 마지막 방패이자 창으로 표현한다.

이런 악비의 형세를 알아챈 금나라는 군사 공격을 멈추고 화해의 손짓을 내보인다.

그러자 남송 내부에서 화전 양쪽이 갈라지게 되고, 결국 그러한 와중에서 악비는 모함을 받아 처형당하게 된다.

 

반대파는 악비를 군사적 실권이 없는 중앙 요직으로 자리를 바꾸게 한 다음에, 모반의 죄를 뒤집어 씌워 사형에 처한다. (128)

 

이 때 악비는 그의 심경을 이런 말로 밝힌다.

天日昭昭 天日昭昭 (천일소소 천일소소) (나의 결백한 마음은) 하늘의 태양처럼 밝을 것이다. (127)

 

그러니 그는 패배자였다그러나 역사는 그를 패배자로 여기지 않는다.  그는 위대한 패배자였던 것이다.

 

러시아의 혁명가 트로츠키

 

트로츠키는 왜 위대한 패배자라는 말을 들을까?

소련 혁명의 수호자 트로츠키는 레닌과 손잡고 세계사적인 혁명과업을 수행한 사람이었다.

러시아의 혁명은 그의 손으로 이루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그는 권력을 손에 잡지 않았다.

 

그래서 저자는 이런 질문을 던진다.

그렇게 노동자들의 열광적인 환호를 받았으며 적위대를 창설하고 지휘한 트로츠키 자신은 왜 권력을 잡지 못했는가?

그리고 그 답을 이렇게 제시한다.

그는 술수에 능하지 않았고, 레닌처럼 꼭 권력을 잡으려는 극렬하고 무쇠같는 의지가 없었으며, 당간부들을 잘 길들여놓은 레닌에게 결국은 패배할 수밖에 없었다. (152)

 

레닌이 죽은 후 스탈린이 권력을 잡자, 트로츠키는 제거될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다.

멕시코에서 망명생활을 하게 된 그의 운명은 그야말로 풍전등화였다. 수많은 암살시도가 있었고, 그 시도는 결국 성공을 했다. 소련 비밀경찰의 치밀한 공작이 결실을 맺은 것이다. (165)

 

다시, 이 책은?

 

저자는 왜 위대한 패배자에게 관심을 갖게 되었을까?

 

승자만을 기억하는 역사의 냉정한 기록앞에서, 역사의 이면으로 사라져간 그런 인물들을 이 시대에 소환하는 이유는, 우리가 모두 승자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지구상에 살고 있는 78억 명의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성공보다는 실패를 맛봐야 할 사람들이 더 많다.

 

그래서 저자는 패배자 중에서도 위대한 패배자를 선별하여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한때는 승자로 불리며, 영웅 대접을 받았던 인물들이 나중에는 패배자라는 이름으로 쓸쓸하게 역사의 무대에서 사라지는 이유가 과연 무엇인지, 저자는 그런 이유를 각 인물을 살펴보면서 찾아내고 있다.

 

나는 이 책을 승자가 되기 위하여 익혀야 할 기법을 알자는 차원이 아니라, 역사의 기록이 얼마나 냉정한가를 보여주면서도, 패자에게 보내는 따뜻한 시선은 언제나 있어야 할 것이라는 의미로, 위대한 패배자를 위한 송가로 읽었다. 그게 역사와 그들의 인생에 대한 예의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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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의 법과 정의 이야기 | 마음에 드는 책 2021-08-21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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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다산의 법과 정의 이야기

정약용 저/오세진 역
홍익출판미디어그룹 | 2021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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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의 법과 정의 이야기

 

이 책은?

 

이 책 다산의 법과 정의 이야기<조선시대 살인사건 수사일지>이다.

 

원저자는 정약용, 그의 저서인 흠흠신서에서 중요 사건들을 편저자인 오세진이 발췌하여 편역하여 낸 책이다.

 

이 책의 내용은?

 

이 책에는 다산의 저서인 흠흠신서에 수록된 여러 사건들이 소개되고 있다.

 

흠흠신서는 형사사건을 처리할 때의 원리와 실제 사건 사례, 그리고 이에 대한 다산의 비평을 실은 책으로, 이 안에 실린 사건들은 실제 사건들이다.

그 내용으로는 주로 중국의 경전과 역사서, 소설, 그리고 18세기 조선에서 실제 일어났던 사건들은 수집하여 편집해 놓은 것이다.

 

이 책 다산의 법과 정의 이야기의 편자는 그 중에서 36건의 살인사건을 선별하여 소개하면서 흥미진진한 해설을 덧붙여 놓고 있다.

 

그 순서는 다음과 같다.

 

사건의 개요와 관련된 진술

다산이 말하다  :  다산의 해설

편자의 덧붙임.

 

그러니 소개된 각 사건별로 사건의 개요를 알수 있으며, 그 사건에 다산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알 수 있거니와 종합적으로 편자가 마무리 해설을 해 놓아, 전반적인 사건의 처리과정 및 문제점을 일목요연하게 파악할 수 있다.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간단히 말해서 그때 사건에 적용된 사건의 판결 과정에서 지금도 참고할, 똑같은 게 있기 때문이다.

그때에도 일어난 사건들이 지금도 일어나고 있는데, 사건 심리 과정에서 다산이 언급한 것들이 지금도 유효하기 때문에, 이 책을 읽을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에 나오는 판결과 판결에 이르는 과정을 되짚어볼 필요가 있는데, 이런 이야기 들어보자.

이 책에 실린 26번째 사건 이야기다. (174쪽 이하)

 

복덕은 원래 여종이었는데, 주인 한명주가 상처를 하자 첩으로 들어앉아 살게 되었다,

같이 살면서 여러 명의 자식들을 낳았다.

그런데 나중에 본처의 자식들이 복덕을 관아에 고발했는데, 죄목은 다음 세가지이다.

 

첫째, 만두에 독약을 넣어 사람을 죽였다.

둘째, 부뚜막 신에게 밤낮으로 소원을 빌었다.

셋째, 이를 위해 여러 가지 흉물을 집안 곳곳에 파묻어 저주했다.

 

그런데 나중에 밝혀진 사건의 전말은 이러했다.

 

주인인 한명주는 재산이 많았는데 상처한 뒤에 첩이 된 복덕과 여러명의 서자를 낳게 되자, 본처 자식들과 자연이 분쟁이 일어나게 되었다. 그래서 본처의 자식들이 재산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첩인 복덕을 쫓아내려고 흉계를 꾸민 것이다.

 

이 사건에 대해 다신이 말한 것을 음미할 필요가 있는데, 이 말은 현대 지금 이시점애도 그대로 유효하기 떼문이다.

 

이런 종류의 소송을 판결하는 데에는 원래 세 가지 폐단이 있어왔습니다.

 

첫째,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서로 갈등하고 발생한 사건일 때 관아는 반드시 시어머니를 의심하고 며느리에게 관대합니다.

둘째, 계모와 정실 아들이 서로 갈등하여 발생한 사건일 때 관아는 반드시 계모를 미워하고 정실의 자식을 불쌍히 여깁니다.

셋째, 첩과 정실 부인이 서로 갈등하여 발생한 사건일 때에는 반드시 첩을 사건에 연관시키고 정실 부인의 억울함을 들어줍니다.

 

여기까지 우선 읽어보자.

조선 시대 일이다. 다산 생애가 1762~ 1836년이니, 이 사건은 1800년대에 있었을 것이다. 그러니 무려 200년 전 사건이다.

그러나 다산이 말한 세 가지 폐단을 어디서 들어본 것 같지 않은가?

 

그렇다. 위에 다산이 말한 폐단, 즉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관계, 계모와 정실 자식간의 관계, 그리고 첩과 정실부인의 관계에서, 그런 사건이 벌어졌다는 이야기를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듣는 즉시 편견 즉, 고정관념 중 하나가 작동된다.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에 갈등이 생기면, 즉시 시어머니가 문제의 발단이지, 라는 생각이 고개를 쳐드는 것이다. 계모와 정실 자식 사이에 문제가 생기면 역시 준비된 판단의 칼날을 먼저 뽑아든다. ‘계모, 나빠요!’

 

다산은 그것을 지적하고 난 다음에 이런 말을 덧붙인다.

 

중죄를 판결할 때는 세상 무엇보다 공평해야 하는데 마음 속에 먼저 자기만의 저울을 두고 있다면 어떻게 공평하게 일을 처리할 수 있겠습니까?

(첩이 나쁘다는 것을.) 주변 사람들은 무조건 인정함으로써 그것을 사실로 받아들입니다.

이런 판국에 누가 감히 이런 비난을 뚫고 나가 그의 억울함을 풀어주려 하겠습니까?

 

이런 식으로 편견이 먼저 작동하는 것은 20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은 것이다.

그런 것, 경계한 다산의 가르침을 지금 다시 새겨야 하는 실제적인 이유가 있다.

 

다시, 이 책은?

 

이 책의 기본 텍스트가 되는 흠흠신서(欽欽新書)는 형벌을 다루고 있는 책이다.

그런데 제목이 언뜻 감이 오지 않는다. 한문제목인데다 한문도 흔히 쓰는 글자가 아니어서 그 뜻을 얼른 헤아리기 쉽지 않은데, 그 뜻을 잘 새겨보면 다산의 목민 심정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해서 그 책을 관통하는 다산의 생각이 제목에 나타나고 있는데,

이 책을 흠흠(欽欽)’이라 한 것은 삼가고 삼가는 일이야말로 형벌을 다스리는 근본이기 때문이다(흠흠신서서문 중에서)

 

그래서 사람의 죄를 다스리는 것, 죄를 특정하고 벌을 주는 것은 신중에 신중을 기하는 것이 마땅한데. 그것을 다산은 이미 200년 전에 밝혀놓고 있는 것이다.

 

그간 흠흠신서, 제목으로만 알고 있던 책이었는데 이 책으로 한 걸음 더 들어가 보게 되니, 다산이 저절로 우러러보인다. 이 책, 그런 가치가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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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물에서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사용되는가? [1] | - 셰익스피어 오딧세이 2021-08-17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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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물에서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사용되는가? [1]

 

[이 글은 설혜심 교수의 책 애거서 크리스티 읽기에서 셰익스피어에 대해 언급한 내용을 이용하여, 작성한 글임을 밝혀둡니다.]

 

셰익스피어 또한 20세기 중반까지도 추리소설에 자주 나타나던 요소였다. 작가들은 셰익스피어 작품을 동원해서 사건의 구도를 설정하거나, 혹은 그의 작품 속 등장인물이나 대사를 인용함으로써 범인의 동기나 정체성을 암시했다.

 

삼나무 관만 해도 그렇다. 책을 들추면 12의 한 구절인 오라, 오라, 죽음이여가 나타난다. 이 시는 이야기의 분위기를 설정하는 한편 플롯을 관통하며 소설 전체를 장악해 버린다.

 

이에 대하여는 전에 이런 글을 쓴 적이 있다.

 

애거사 크리스티의 셰익스피어 활용법 (4) : 슬픈 사이프러스 (sad cy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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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거사 크리스티는 작품을 통해 셰익스피어를 즐겨 활용하였는데, 작품 제목에 셰익스피어의 구절을 사용하는 방법도 그 중의 하나다. 이번에 소개할 작품은 슬픈 사이프러스 (sad cypress).

 

역시 명탐정 에르퀼 푸아로가 활약하는 작품이다. 엘리너 칼라일이 메리 제라드라는 여자를 죽여서 재판을 받게 되는데. 거기 방청객 중 푸아로가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이 소설은 제목을 셰익스피어의 희극 십이야에서 따온 것이다.

십이야24, 광대가 공작 앞에서 부르는 노래다.

 

오너라 오너라 죽음이여

슬픈 삼나무(sad cypress) 관 속에 날 눞혀다오

사라져라 사라져라 숨결이여

아름답고 매장한 아가씨가 이 목숨을 앗아갔네.

 

! 내게 입혀다오

수송아지로 모양낸 하얀 수의를 .

나 같은 진실한 사랑을 위한 죽음은

온 누리에 다시 없으리.

 

검은 색 나의 관 위에는

꽃 한 송이 아름다운 꽃 한 송이도 뿌리지 말라.

친구여, 어느 친구도 따라오지 말라.

나의 뼈가 흙 속에 묻힐 때

한 많은 탄식을 막고.

행여 참사랑의 연인이 내 무덤을 찾아

슬피 우는 일 없게

남모르는 곳에 묻어다오. (전혜원, 67-68)

 

cypress[?sa?pr?s] 로 발음하니, 주의해야 한다.

 

해당 부분만 다른 번역으로 읽어보자.

 

오너라, 오너라, 죽음아.

와서 구슬픈 사이프러스 관 속에 나를 누여다오.

(동인, 63)

 

우리말 번역본으로는 제목이 슬픈 사이프러스(황금가지)로 한 것이 있는가하면 삼나무 관(해문출판사)처럼 살벌하게 번역해 놓은 것도 있다.

 

그러니 이 작품은 제목부터 시작하여, 셰익스피어를 활용하여 이야기의 분위기를 설정하는 한편 플롯을 관통하며 소설 전체를 장악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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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실험(思考實驗)의 보고 - 『비밀』 | 마음에 드는 책 2021-08-17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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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비밀

히가시노 게이고 저/양윤옥 역
소미미디어 | 2021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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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실험(思考實驗)의 보고 - 비밀

 

이 책은?

 

이 책 비밀은 소설이다. 장편소설

 

저자는 히가시노 게이고,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는 일본 작가다.

저자의 책 여러 권을 읽었고, 그의 영화화된 작품 다수를 본 적이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이 소설, 어디까지나 허구다. 그러니까 소설이다.

그런데 이 소설이 가지고 있는 허구는 단순히 이야기 거리로 넘어갈 게 아닌, 묵직한 문제의식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나는 이 소설을, 사고 실험의 소재로 삼고 읽었다.

 

먼저 줄거리를 살펴보자.

이 소설은 이미 영화로도 소개됐고, 그 내용이 많이 알려졌으므로 줄거리를 말해도 스포일러는 아닐 것이다.

 

평범한 직장인 스키다 헤이스케는 아내 나로코와 딸 모나미가 있다. 행복한 가정이다.

어느 날 아내와 딸이 친정 친척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떠난다.

그렇게 출발한 그 날 저녁, 헤이스케는 충격적인 뉴스를 접하게 된다. 

바로 아내와 딸이 타고간 버스가 추락했다는 것이다.

결국 아내는 죽고, 딸은 의식 불명에 빈사의 상태로 구출된다.

그리고 딸이 의식을 회복하는데,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딸의 의식이 돌아오는 순간, 이런 장면이 펼쳐진다.

 

하지만 모나미는 곧바로 입을 열지 않고 지그시 그의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그 눈빛을 보면서 헤이스케는 퍼뜩 기묘한 감각에 사로잡혔다. 이상한 눈빛이구나, 라고 생각했다. 모나미답지 않다. 아니, 그보다 어린애답지 않은 눈빛이다. 단지 어딘지 반가운 마음도 드는 것이었다. 누군가가 이런 눈빛이었는데…….

여보, 내가 하는 얘기…… 믿어줄 거야?” 모나미가 물었다.

그럼, 믿고말고. 모나미가 하는 말이라면 아빠는 뭐든 다 믿어.” 딸을 향해 웃음을 건네면서 헤이스케는 말했다.

그리고 말한 뒤에 의문을 느꼈다. 여보, 라고?

모나미는 그의 얼굴을 빤히 지켜보면서 말했다. “, 모나미 아니야.”

뭐라고?” 헤이스케는 웃음을 지은 그대로 얼굴 근육이 정지했다.

모나미 아니야. 모르겠어?”

이번에는 얼굴 근육이 파들파들 떨렸다. 그래도 헤이스케는 웃는 얼굴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무슨 바보 같은 소리야? 하하하. 깨어나자마자 아빠를 놀려먹어? 하하하. 하하하하.”

농담하는 게 아니야. 정말로 나, 모나미 아니야. 당신이라면 알잖아. 나야, . 나오코야.”(39-40)

 

아내는 죽고 딸은 살았는데, 아내 영혼이 딸의 몸으로 들어온 것이다.

그야말로 <세상에 이런 일이?> 라는 프로에 나올만한 일이지만, 소설에서는 어디까지나 현실적인 일이 되어 버린다.

 

그래서 사고실험 하나!

 

과연 배우자는 영혼을 기준으로 하는 것일까, 아니면 몸을 기준으로 하는 것일까? 무엇으로 배우자임을 확인할 수 있는가?

더 나아가서 인간이란 존재는 영혼인가, 육체인가?

 

이런 장면이 연출되니, 작가가 그런 것을 염두에 두고 소설을 진행하는가 싶다.

 

나오코는 머뭇거리는 모습을 보인 뒤에 물었다.

근데 그거, 어떻게 해?”

그거라니?”

글세 그거 말이야.”

그거?” 무슨 소린지 선뜻 알아들을 수 없었다. 하지만 알아듣는 것과 동시에 잠이 싹 달아났다. 그는 눈을 크게 떴다. “......그거?”

, 어떻게 해?”

어떻게 하긴 뭘 어떻게 하겠어, 상황이 이런데.”

하면 안 되겠지?”

당연하지,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를......딸이고, 게다가 초등학생인데.”

하지만 당신, 참을 수 있어? 전혀 안해도? 힘들지 않겠어?” (162)

 

그런 문제에 대한 진지한 토의는 또 이어진다.

422쪽이다. 이번에는 더욱더 실제적으로, 육체적으로 진지하다. 그러나 저자는 그런 상황을 아주 슬기롭게 대처해나가도록 두 부부를 인도하고 있다.

 

그런 상황, 현실에서는 영혼이 바뀌는 모습으로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지만, 다른 형태로는 얼마든지 나타날 수 있으니, 사고 실험의 목록으로 올려도 좋을 것이다.

 

그렇게 두 부부는 이상한 모습으로 살아나간다.

아내 나오코는 딸 나오미의 몸을 빌려 살고 있으니, 딸의 세계를 육체적으로 살아가야 한다. 그러니 학생으로 살 수밖에 없다. 이런 사건으로 해서 그녀에게는 뜻밖에 두 번째의 인생이 펼쳐지는 것이다.

 

그래서 사고 실험 두 번째.

 

나에게 두 번째의 인생이 주어진다면?

 

나오코가 입을 열었다.

내 생각을 말해볼까? 나도 나름대로 생각한 게 있는데.”

, 말해봐.” 헤이스케는 앉음새를 바로잡았다.

나는.” 그녀는 남편의 눈을 지그시 들여다보았다. “모나미로 살아가기로 했어.” (77)

 

그렇게 이제 아내였던 나오코는 딸의 몸으로 살아가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면 그녀에게 어떤 일들이 벌어지며, 그런 일에 대한 그녀의 생각은? 각오는?

 

말해버렸더니 속이 후련해졌어. 결심하는 데 시간이 걸렸지만.”

시간이 걸릴만도 하지.”

긍정적으로 살아보기로 했어. 다시 한번 인생을 살아볼 기회가 주어졌잖아. 몸은 달라졌지만.” (78)

 

그녀는 지금까지의 인생에서 부족한 점을 두 번째 삶에서 채우려고, 긍정적으로 그 시간을 활용하기로 한다.

 

이런 각오도 들어보자.

 

글쎄 끝까지 들어봐. 내년이면 중학교 진학이라고 생각했을 때 바로 사립중학교가 떠오른 건 예전부터 그쪽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야. 하지만 그다음부터는 전혀 달라. 왜냐면 실제로 중학교에 가는 건 모나미가 아니라 나잖아.

나는 또 다른 이유에서 역시 사립중학교에 가야겠다고 마음먹은 거야.”

또 다른 이유라니, 뭔데.”

간단해.” 나오코는 싱크대에 몸을 기대고 한쪽 다리를 엑스자로 엇갈렸다. “공부가 하고 싶어.”

?” 헤이스케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전혀 예상도 못한 말이었다. 놀란 끝에 웃음이 터졌다. 그는 웃었다. 웃으면서 책상다리를 틀고 앉았다. “진짜야? 초등학생 문제를 술술 풀었다고 도쿄대 합격하는 건 아닙니다요.”

하지만 나오코의 얼굴은 흔들림이 없었다. 무표정하게 선언하듯이 말했다.

, 지금 진지하게 얘기하는 건데.”

차가운 목소리였다. 생김새가 어린애라서 더더욱 차갑게 느껴졌다. 헤이스케의 웃음기가 순식간에 날아갔다.

내가 이렇게 되고 벌써 석 달이 지났어. 당신은 지금 내가 어떤 느낌일 거 같아? 혼자 끙끙 고민하면서, 왜 이렇게 됐는지 한탄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냈을까?” (188-189)

 

이런 식으로 인생 두 번째가 펼쳐질 수는 없다. 이건 소설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 우리의 삶에서도 이런 두 번째 인생을 살아보는 것은 형태가 다르겠지만,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런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진지하게 생각하며, 두 번째 삶을 찾아보는 것도 의미 있을 것이다.

 

다시, 이 책은?

 

이런 줄거리를 따라 이 작품을 읽어가면서, 삶에 대한 진지한 사유를 할 수 있었다.

그게 이 소설의 가장 큰 매력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 소설이 그런 것을 의도했는지는 의문이지만, 이 책에서 던져 놓은 여러 문제를 나름대로 소화하기 위해 그런 점에 주안점을 두고 읽은 것이다.

 

전에 이미 이 작품을 영화로 본 적이 있기에, 단순히 영화의 원작을 읽는다는 차원에서 벗어나, 원작소설과 영화에서 다루고자 했던 문제의 이면, 또는 다른 면을 찾아 읽어보고 싶었던 것이다.

 

해서 이 책은 독자마다 다 다른 경로로 읽힐 것이다.

히가시노 게이고, 그래서 작가다운 작가인 것을 새삼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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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네시아 나의 푸른 영혼 | 마음에 드는 책 2021-08-13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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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폴리네시아, 나의 푸른 영혼

알랭 제르보 저/정진국 역
파람북 | 2021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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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네시아, 나의 푸른 영혼

 

이 책은?

 

이 책 폴리네시아, 나의 푸른 영혼은 저자의 <세계일주 단독 항해기>이다.

 

저자는 알랭 제르보, <프랑스의 신화적인 국민 영웅이다. ‘20세기의 오디세우스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젊은 시절 테니스 대회에서 우승하고, 축구를 즐기는 만능 스포츠맨이었다. 또한 제1차 세계대전에 전투기 조종사로 참전해 뛰어난 무공을 세웠다. 무엇보다 유럽인으로서는 최초로 조그마한 돛배로 세계일주 단독 항해에 성공하는 초인적인 성과를 남겼다.>

 

이 책의 내용은?

 

그는 다른 유럽인들과는 다르다.” (236)

 

마오리족의 한 사람이 그에 대해 한 말이다.

그처럼 그는 보통의 유럽인과는 달리 여행한 지역의 문화를 경외감으로 바라본 사람이다.

그래서 이 책은 그런 그의 문화관이 그대로 드러난 작품이다

<그중에서도 이 책 폴리네시아, 나의 푸른 영혼은 백미로 꼽힌다. 해양 다큐멘터리 문학의 세계적 걸작으로 평가받는 이 책은 세계일주 단독 항해의 일기이자, 그가 사랑한 남태평양의 섬과 사람, 삶과 풍속에 대한 소중한 기록이기도 하다.> (책 날개의 저자 소개 중에서)

 

이 책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간결한 문체로 쓴 해양 다큐멘타리 문학의 걸작(6)으로, 백인의 식민주의에 대한 신랄한 비판이자, 사라져 가는 고대 문명에 대한 깊은 애정으로 넘(7)치는 작품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 살펴볼 것은 두 가지이다.

 

첫 번째는 고독한 항해자로, 그가 요트를 타고 바다에서만 700일 넘게 보내고, 4만 마일의 뱃길을 주파(224)하면서 겪은 해양모험담으로 읽어보는 것이다.

그런 모험 때문에 그를 ‘20세기의 오디세우스라는 별명으로 부르는 것이다.

 

두 번째 그의 타자 문화에 대한 경외심을 찾아볼 수 있다.

그가 여행중 만난 폴리네시아를 비롯한 타자 문화를 대하는 그의 인생관을 표현하는 구절이 있어 소개한다.

 

내가 폴리네시아에서 꿈꾸었던 것은 분명하다. 나도 어느 날 아무도 살지 않는 환초의 주인이 되어, 내가 고른 폴리네시아 주민들을 끌어들이고, 그것에서 사람들이 돈을 쓰지 않고, 운동을 하고 예술을 즐기며 행복하게 사는 것이다. (133)

 

그런 그의 눈에 보인 것들이 어떤 것인지 살펴보자.

이 섬 원주민 5,000명은 폴리네시아 유구한 인종 통가족의 후손이다. 이들은 같은 종족인 타히티, 하와이 후손이 이룩한 높은 문명에 이르지는 못했다. 그러나 여전히 흥미로운 문명을 보여준다. (54)

 

그는 특히 그런 원주민 민족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 도착한 지역마다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면서, 위와 같은 기록을 남기고 있는 것이다.

 

숲속의 그림같은 원주민촌은 사모아 고유의 흥미롭고 청결하고 예술적인 오두막이다. (19)

 

피지 사람은 크고 튼튼하며, 부에 무심하고 재미있게 즐기며 산다. (81)

 

아무튼 내가 가고 싶었던 곳은 움바우 섬으로, 그곳에 사는 피지의 대족장 라투포피의 초대에 응해, 문명에서 가장 먼 섬들을 찾고 싶었다. (82)

 

하지만 그들이 생계를 위해 일하는 시간은 일주일에 대여섯 시간에 불과하다. 이 섬들은 놀랄만큼 비옥하다. 아직도 백인 문명으로부터 생필품을 공급받지 않는 행복한 민족이다. (90)

 

유럽 제국은 어떻게 그들을 지배했는가?

 

 

그런 문화를 지닌 민족들을 유럽인들은 어떻게 대했을까?

 

용골을 제자리에 놓는 일은 극히 어려워 며칠이 걸리고, 사람도 60명은 있어야 했다. 그런 작업을 부탁하기가 거북했다. 원주민들은 이미 정부와 선교사들이 시키는 온갖 부역에 지쳐 있었다. (66)

 

나는 마타유투의 청년들과 친했다. 나는 그들에게 프랑스와 그 사람들 이야기를 해주었다. 이곳 식민지 이주민과 다르다고. 원주민을 희생시켜가면서 부자가 되려는 이 사람들의 꿍꿍이와 다르다고. (68)

 

원주민들을 식민지의 종으로 여기는 행태를 저자는 비난하고 있는 것이다.

 

그중에는 다른 결의 사람들도 있다.

 

원주민을 어떻게든 유럽 문화로 흡수하려는 오세아니아의 프랑스 당국과 다르게, 미국인은 백인과 원주민 간에 높은 장애를 치고 있어, 원주민은 오히려 자기네 해묵은 풍습을 많이 보존했다. 그만큼 그들에게 유리한 셈이다. (20)

 

여기에서 장애라는 말은 잘못된 번역이 아닌가 싶다. (물리적인 것은 아닌) ‘장벽이라고 하는 게 옳을 듯하다.

 

영국령 누벨기네 총독 허버트 머레이 경의 점심 초대도 받았다. 머레이 경은 특출한 인물이었다. (........) 20년간 파푸아령을 통치하고 있었다. 머레이경은 백인 문명을 급하게 채택하는 데에서, 원주민이 당면한 현실적 위험을 인정했디. 또 그들이 특히 음식과 의복 등 가능한 한 옛 풍습의 장점을 지킬 수 있도록 노력했다. 그뿐만 아니라 무엇보다도 이 부족의 미래에 초래될 결과를 아랑곳하지 않고 눈앞의 이익만 추구하는 상업적 착취로부터 그들을 보호하려고 했다. (.........) 원주민 종족을 보호하고 방어하는 것을 행정의 막중한 대사라 생각하던 주목할만한 인물과 만났던 일은 파푸아 체류 중 가장 멋진 추억이다. (98-99)

 

이런 인물 만나, 역사의 기록으로 남겨둔 것도 이 책의 의미가 있다.

 

유럽 제국들이 가서 뿌려놓은 문명, 그리고 기독교의 모습은?

 

되려 나를 문명의 적이라고 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것이 정녕 문명일까?

(157)

 

새 종교가 너무 엄하고 두려워 그들의 생활에 짙은 그림자를 드리웠다고 했다. (91)

 

다행히 배가 침몰하기 직전에 돛을 높일 수 있는 시간에 맞추어 도착했지만, 일요일이라 원주민의 도움을 전혀 받지 못할뻔 했다. 기독교는 주일에 쪽배를 띄우지 못하게 했기 때문이다. 도움을 주기 위해서라도 그렇게 해서는 안 되었다. (91-92)

 

기독교에도 여러 갈래가 있는데, 근본주의 기독교가 들어가 뿌리를 내리는 바람에 그들의 생활에 짙은 그림자를 드리웠다고 하니, 안타깝다.

 

다시, 이 책은?

 

‘20세기의 오디세우스라는 말에 끌려 이 책을 열었다.

처음으로 바다를 우리 인생의 은유로 읽기 시작한 오디세이아의 주인공이 바로 오디세우스다. 그만큼 바다는 인생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있다.

 

저자는 그런 바다를 요트를 타고 다니며 파도와 바람과 맞서 싸우며, 인생을 모험적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또한 폴리네시아 원주민을 만나 그들의 순수한 문화를 찾아 보여주었는데, 그런 저자의 노력, 지금도 제국주의의 그림자가 어른거리는 이 세상에 반면교사가 될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저자를 기리는 책으로, 새겨 읽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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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로 읽는 한국 정치사 | 마음에 드는 책 2021-08-11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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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선거로 읽는 한국 정치사

김현성 저
웅진지식하우스 | 2021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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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로 읽는 한국 정치사

 

이 책은?

 

이 책 선거로 읽는 한국 정치사<우리의 운명을 바꾼 결정적 순간들>을 선거의 측면에서 살펴본 책이다.

 

저자는 김현성,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본(Bonn) 대학에서 정치학·철학·예술사를, 베를린 자유대학에서 국제정치학을 공부했다. 월간지와 광고 기획사를 거쳐 현재는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일하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저자는 이 책의 목적을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이 책의 목적은 지난 선거를 통해 우리의 운명을 좌우한 한국 정치사의 결정적 순간을 되돌아보는 것입니다. 우리가 제대로 읽기만 한다면 과거는 단지 죽은 역사로 머무르지 않을 것이고, 끊임없이 말을 거는 살아 있는 역사로 다가옵니다. (5)

 

그래서 저자는 선거를 통해 한국 정치의 결정적 순간을 읽는다는 모토로 우리나라 역사에서 시행된 모든 선거를 샅샅이 훑어가면서, 그 역사적 의의를 살펴보고 있다.

 

선거는 어떤 역할을 했는가?

 

우리나라에서 19485월 제헌의회부터 20204월 제 21대 총선까지 70년동안 치른 선거는 다음과 같으며, 그에 따른 선거제도의 의의는 다음 세가지로 찾아볼 수 있다.

 

대통령 선거 : 19

국회의원 선거 : 21

전국 동시 지방선거 : 7.

 

첫째, 선거와 관련되어 정치가 발전해 왔다.

1948년에 있었던 제헌의회 선거와 2020년의 선거 광경을 비교해보면, 정치가 얼마나 발전되어 왔는지를 알 수 있다.

 

둘째, 선거는 때로 정치를 왜곡하기도 했다.

선거제도가 집권자의 권력에 대한 집착으로 민의가 왜곡되기도 하고, 절차적 민주주의를 확보하지 못한채 정치가 표류하기도 하였다.

 

셋째, 그래도 선거 제도가 있어 철권 통치자라 할지라도 민의에 관심을 갖게 된다.

과거 군부독재나 권위주의 정권하에서도 선거는 민의를 표출하는 최소한의 통로 역할을 했다. 그결과 새로운 민주주의 발전의 계기로 작동했다. 

이와 관련해 이런 서술 기억해두자. 

놀라운 사실은 민주주의 제도로서 선거가 제 기능과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었던 독재정권이나 권위주의 정권 아래에서도 새로운 변화는 결국 선거를 통해 싹텄다는 점이다. (6)

 

그러니 선거제도의 중요성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선거라는 제도의 가치 또한 확실하게 알아야 하는 것이다.

 

이런 사실, 진짜인가?

 

우리 역사를 돌이켜보면, 선거와 관련하여 황당한 사건들도 많았다. 그러한 사실들이 잊혀지지 않도록 기록으로 남긴 것, 이 책의 가치가 있다. 반면교사의 역할로 충분하다.

그 중 몇가지만 기록해 둔다.

 

[1960315, 315 부정선거]

이승만 대통령은 후보자 등록이 마감된 213일에 특별담화를 발표해 이번 선거에서 대통령과 부통령이 같은 정당에서 나와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자신은 따르지 않겠다고 말했다. (90)

 

자유당 당원들이 유권자에게 투표방법을 교육하는 데 쓰겠다는 핑계로 가짜 투표용지를 만들어두었다가 사전에 투표함에 무더기로 투입하는 식으로 이루어지기도 했다. (94)

 

[19631015, 5대 대통령 선거]

급해진 정부 당국은 윤보선의 사위 2명도 공산당 당원이었다라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는데, 사실 윤보선에게 사위는 1명뿐이었다. (120) 

 

[196753, 6대 대통령 선거]

중앙정보부장 김형욱의 지시에 따라 안국동 윤보선 자택의 안방이 내려다 보이는 덕성여고 2층에 저격수까지 배치했으나 박정희가 큰 표 차이로 승리하는 바람에 실제 암살은 진행되지 않았다. (141)

 

[어두운 시대의 선거들, 1979126일 제 10대 대통령선거부터 ]

자신들의 지지기반이 민주정의당을 만들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보안사를 비롯한 신군부의 정보기관이 민주정의당뿐 아니라 몇몇 야당과 심지어 혁신 정당까지 만들어냈다는 사실이다. (197)

 

[199864, 2회 전국 동시 지방선거]

조순조차 한나라당 대표가 된 이후에는 기성 정치인에 비해 더하면 더했지 나을 것이 없었다. 우리나라 최고 지성의 전당에 오랫동안 몸담았고, 한국은행 총재까지 역임하며 경제학계의 태두라 불리던 그가 정치판에서 보여준 행위는 귀를 의심케 하는 것들이었다. (299)

 

[2004415, 17대 국회의원 선거]

 

2002년 제16대 대선에서 새천년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57만 표라는 근소한 차이로 이기고 당선되었다. 비주류 대통령의 출현을 인정하기 힘들었던 일부 보수 인사와 한나라당 지지자들은 선거 무효와 재검표를 주장했다. 이때 제기된 부정선거 음모론은 국정원 간부를 사칭한 특수학교 교사가 인터넷에 올린 정보기관 중견 간부의 양심선언이라는 문건에서 시작됐다. 이 황당한 음모론에 속아 한나라당과 이회창 후보 지지자들은 재검표를 요구했고 20021226일 대법원에 당선무효소송 및 증거보전 신청을 제기했다.

2003년 전체 투표지의 44.5%를 대상으로 법원 직원과 일반인 8,000명을 동원해 우리나라 선거 역사상 유례 없는 재검표가 실시됐지만 승부는 달라지지 않았다. 재검표 결과 이회창 후보는 88표가 증가하고 노무현 후보는 816표가 감소했는데, 이는 투표지 분류기 때문이 아니라 무효표에 대한 판정이 번복되어 발생한 집계였다. 결국 한나라당은 소송을 모두 취하하고 재검표 결과를 수용하는 것은 물론, 재검표에 소요된 비용 5억 원을 고스란히 부담해야 했다. 당시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서청원 한나라당 대표가 사임했다. (327)

 

[20071219, 17대 대통령 선거]

상대후보에 대한 의혹 제기와 비난 수위도 매우 높았다.

당시 한나라당 경선에서 이명박 후보는 박근혜 후보에게 최태민 일가에 의한 국정 농단의 개연성이 없겠느냐는 질문을 던졌고, 이에 맞서 박근혜 후보는 이명박 후보에게 다스 및 내곡동 부동산은 수사 대상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놀랍게도 이들이 상대에게 제기한 문제는 10년후 전부 사실로 드러나면서 두 사람 모두 구속되었다. (344)

 

[20121219, 18대 대통령 선거]

이후 문재인 후보의 대선 패배에 대한 안철수 후보의 책임론이 대두되기 시작했다. 여기에 주요한 사안이 있을 때마다 보여준 우유부단한 태도, 정치적 구상으로 내세운 새정치에 대한 피로감 등으로 점차 그를 반대하는 세력도 많아졌다. 결과적으로 제 18대 대선 이후 안철수 바람은 정점을 찍고 내리막길에 접어들게 된다. 다음 대선인 제 19대 대선에서는 독자적으로 출마해 완주했으나 2위도 아닌 3위를 기록하면서 정치적 비중은 점점 감소했다. (390)

 

다시, 이 책은?

 

저자가 간추려 본 역사는 이렇다. 선거로 본 우리 역사 개관.

 

1948-1960 대한민국 처음 선거하던 날

1961-1979 권력자의 도구로 전락한 선거들

1980-1987 꺼져가는 민주주의의 불씨를 되살린 선거들

1988-1997 정치 거물들이 주도한 선거들

1998-2007 새로운 시대를 열어젖힌 선거들

2008-2016 대립의 시대를 지나온 선거들

2017-2020 ‘K-선거’, 세계의 표본이 되다

 

그중에서 대표적인 게 315, 그 숫자 뒤에 자연스레 따라오는 말이 있다. 그 말과 분리되어 숫자 혼자 다니질 않는다. 바로 315 부정선거. 이런 식이다.

 

이렇듯, 우리나라 역사를 살펴보면, 굵직굵직한 사건이 많이 있는데, 그 중 선거와 관련된 사건이 많다는 것, 새삼 깨닫게 된다. 그게 바로 우리 역사다.

 

그런 역사를 통해 선거의 중요성을 다시 깨닫게 해준 이 책, 가치가 충분하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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