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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의 미래 - 금융으로 모이는 기술, 사회, 정치의 모든 것 | 시누의 서재 2020-12-03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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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금융의 미래

제이슨 솅커 저/최진선 역
리드리드출판 | 2021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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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과 관련된 기술 분야, 정치 분야 등 전반적인 이야기를 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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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코로나 팬데믹에 대한 7권의 책을 썼다. 비즈니스 경제학자이자 미래학자로서 전문가적인 견해를 통해 혼란스러운 세상을 살아갈 현대인들에게 다양한 분야에 대한 도움을 주기 위함이었다. 미래의 커리어 전략을 예측한 전작은 급변하게 될 사회 조직 구조 강조하며 사람들이 빠르게 대처해야 함을 이야기했다. 빠르게 움직여야 하는 분야는 한 가지 더 있다. 바로 금융 분야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금융 분야는 정보의 흐름과 변화가 가장 빠른 곳이다. 거대 자본이 움직이는 원리는 일반인은 쉽게 파악하기 힘들 정도이며 때문에 정보의 비대칭성은 더욱 커지고 있고 그 결과로 빈부 격차 또한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달라진 미래에서는 금융에 대한 접근성에 따라 사람들의 '차이'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금융의 미래>는 코로나19로 인해 더욱 가속화될 핀테크 중심의 금융 환경 변화와 더불어 금융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술, 정책 등을 고루 소개한다. 각각의 챕터는 그리 길지 않은 내용에도 불구하고 직관적이고 핵심적인 원리들이 담겨 있어 미래의 금융 시장에 관심을 가지고 싶은 사람이 접근하기 쉬운 구조로 되어있다. 또한 기술 분야에 대한 분석이 생각보다 깊다. 암호화 화폐, 블록체인은 물론 데이터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시대에 맞춰 미래의 대안으로 떠오른 양자 컴퓨터, 사이버 보안 등 금융의 미래가 될 핀테크의 '테크'를 낱낱이 살피는 느낌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 금융 시장의 위기 또한 조명한다.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급격하게 증가한 국가 부채는 코로나19를 대처하기 위한 양적완화로 인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급증했다. 미국과 유럽의 중앙은행이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실시한 양적완화를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한 미래적인 논의가 함께 곁들여져 있다. 미국의 경우 코로나 사태로 인해 단 4~5개월 만에 실업자의 수가 5500만 명 이상 증가했다. 지난 2015년 이후부터 수면 위로 떠오른 '기본소득'에 대한 견해를 통해 미국의 자본주의 체계와 유사한 형태를 표방하는 우리나라가 가야 할 방향성을 생각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돈을 만지는 분야는 돈을 번다. 때로는 천문학적인 수익을 얻는 경우도 있다. 그렇게 돈이 몰리는 곳에는 기술이 함께 한다. 기술의 발전을 통해 자본의 흐름을 더욱 빠르고 효율적으로 만들기 위해서이다. 결국 금융의 미래는 핀테크가 될 것이다. 은행 업무뿐만 아니라 증권, 채권 거래 등도 온라인 플랫폼화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안정성, 신뢰성 등을 이유로 사람들의 인식 변화가 늦어졌던 금융 분야도 최근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미래의 핀테크는 비용 절감, 사용자 경험, 접근성을 중심으로 진행될 것이다. 로보 어드바이저라 불리는 자산 관리 및 주식 투자 프로그램이 도입된지도 꽤나 오랜 시간이 지났다. 미래에는 정말로 인간 자산관리사가 필요 없어질지도 모른다. 그들이 받아 가는 막대한 비용에 비해 거래의 처리 속도, 사용자 편의성이 증가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거래를 일 단위, 분 단위, 초 단위를 넘어 컴퓨터의 처리 속도 단위로 처리하는 시대가 되었다. 금융 거래는 속도와 정확성이 생명이기 때문이다. 로봇이나 인공지능은 이 모든 것을 0에 가까운 한계비용으로 처리해 준다. 인터넷 및 모바일 사용에 익숙한 MZ 세대가 미래의 주축 세대가 되면서 사용자 경험과 접근성은 금융 업계에서마저 가장 중요한 화두가 될 것이다.

비트코인 열풍처럼 정보 메뚜기떼 현상은 계속될 전망이다. 보다 정확한 정보를 직접 따져보고 확인하는 대신 사람들의 말이나 동향 등을 보고 메뚜기떼처럼 우르르 몰려다니며 시장을 과열시킨 사람들은 이제는 양자 컴퓨터를 눈여겨보고 있다. 저자는 양자 컴퓨터 또한 비트코인과 비슷한 상황을 겪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측하고 있다.

금융 또한 데이터의 처리가 가장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빅 데이터 처리 능력은 필수가 되었고 그 처리 방법이 조금 특이하다. 보통의 예상과 다르다. 데이터의 증가 속도는 '기하급수적'이라는 표현으로도 모자랄 정도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메모리 저장 공간의 크기가 2배씩 커진다는 무어의 법칙이 슬슬 한계에 부딪히고 있는 상황에서 넘쳐나는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더 나은 컴퓨터를 개발하는 대신, 처리 기계를 더욱 많이 들여야 한다. 데이터의 증가 속도를 컴퓨터의 발전 속도가 따라잡지 못한다는 것이다. 더 뛰어난 컴퓨터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전략보다 처리 컴퓨터를 대량으로 구입해야 한다. 해당 비용에 대한 고민 등이 앞으로의 핀테크 기업들이 해결해야 할 문제가 될 것이다. 물론 궁극적으로는 양자 컴퓨터 등으로 '급이 다른' 처리 능력을 지닌 컴퓨터를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 처리 컴퓨터를 늘린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단기적인, 그러나 생각해본 적 없는 해결 방식이 될 것이다.

암호화 화폐와 블록체인은 두 얼굴을 가진 존재이다. 중앙 집중식의 클라우드 컴퓨팅 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블록체인 방식은 금융계에서 눈여겨보고 있는 기술이다. 대량의 정보를 처리하는 데에도 분명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블록체인이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 화폐의 음성적인 유통에 쓰인다면 문제가 심각해진다. 사실상 무기명채권이 사이버 형태로 발행되어 유통되는 격이기에 정보 당국이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상태이다. 그럼에도 블록체인 기술은 핀테크의 미래를 책임질 주축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미국 경제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국가의 부채이다. 자료마다, 조사 기관마다 조금씩 수치가 다르지만 이번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다시 한번 거대한 자본을 시장에 풀어냄으로써 미국은 약 27조 달러 정도의 부채를 보유하게 될 전망이다. 달러를 찍어내는 국가이기에 강대한 미국이지만 이미 미국은 부채 비율이 그리스, 일본 등에 이어 몇 GDP를 넘어선 국가가 되었다. 실업자가 단 기간에 수천만 명 이상 증가한 현재의 상황에서 미국이 경제 위기를 어떤 방식으로 해결할지는 전 세계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더불어 중국과의 경제 전쟁을 포기할 생각이 없는 미국이기에 둘 간의 대립은 미국에 막대한 피해를 안겨줄 것이다. 특히나 미국의 경제 상황에 탄력성이 떨어지는 한국 경제의 경우 급격한 위기를 맞게 될 수도 있다.


금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많은 것들을 포괄적으로 다룬 느낌이다. 특히나 기술 동향, 미국 및 유럽의 동향을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무척이나 집중할 수 있었다. 결국 금융이 세계를 이루는 현대의 사회이다. 기술, 정치, 사회 모든 것들이 금융으로 모인다. 금융이 만들어내는 기술, 사회적 '파생상품'의 미래를 한눈에 살피며 미래를 준비하는 날카로운 시각을 기를 필요가 있을 것이다.

금융을 중심으로 모이는 기술, 사회, 정치의 모든 것, <금융의 미래>였습니다.


* 본 리뷰는 리드리드출판의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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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 (상, 하) | 시누의 서재 2020-12-02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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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2021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 (상)

KOTRA 저
국일미디어 | 2020년 11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스타트업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특히나 해외 진출을 꿈꾼다면 반드시 봐야 하는 시리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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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한테 까이고 팀장한테 털리고 유관부서 관계자한테 아쉬운 소리 해가면서 한 달 동안 꾸역꾸역 버텼다. 월급만이 직장인을 행복하게 만드는 유일한 안식처이기 때문에. 그런데, 이거 떼고 저거 떼고 통장에 찍히는 월급을 보면 갑자기 분통이 치밀어 오른다. 아니, 그 정도 받으면 만족한다고 치자. 그런데, 앞으로는 어떻게 살지?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창업을 꿈꾼다.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자신이 진짜 하고 싶은 사업을 하겠다며 돈을 모으고 인맥을 쌓고 단단히 준비해서 스타트업의 세계에 뛰어든다.

그렇게 원대한 꿈에 도전했던 국내의 스타트업의 70%가 3년 이내에 폐업한다. 아무것도 남기지 못하고 완전히 폐업한다. 말 그대로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일인 스타트업은 그만큼 쉽지 않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좇으며 살면 조금 없이 살아도 괜찮을 것 같지만 직원들 월급에, 사무실 임대료에, 각종 관리비, 세금을 내고 나면 남는 게 아무것도 없다. 스타트업의 생태계를 철저히 공부하고, 더 넓은 시장으로 눈을 돌려야 하는 이유이다.


<2021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 시리즈는 전 세계의 스타트업 생태계를 상세히 조명하는 스타트업 종합 보고서이다. 북미와 동아시아를 상권에, 서아시아, 유럽, 오세아니아 지역을 하권에 담았다. 책은 각 국가의 전반적인 스타트업 환경을 먼저 이야기한다. 주요 창업 밸리가 위치한 곳, 해당 지역의 인프라 특성, 교육 환경, VC들의 투자 기조 등이 자세히 담겨있다. 세쿼이아 캐피털이나 알토스 벤처스 같은 세계적인 VC 말고도 거의 대부분의 벤처캐피털을 담아두었다. 덕분에 종사하고 있는 산업군과 회사의 특성에 맞게 투자 파트너를 결정할 수 있다. 스타트업의 피와 같은 자본금 투자를 지원하는 VC이기에 해당 환경을 철저히 파악하는 것은 무척이나 중요하다.

뿐만 아니라 국가별로 제공하고 있는 스타트업 지원 정책까지 나와 있다. 국내에서 스타트업을 하는 것도 열길 불속을 뚫고 나가는 일인데 해외에서 비즈니스를 한다는 것은 어쩌면 총알이 빗발치는 전쟁터로 걸어들어가는 격이다. 때문에 해외 진출에 성공한 기업들은 저마다 철저히 '현지화'에 집중했다고 말한다. 시장 조사, VC와의 협력에 더해 국가의 지원 사업을 완벽히 이해해야만 가능한 일인 것이다.

미국, 일본, 이스라엘 등 다양한 국가에서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운영 중인 선배들의 이야기와 현지 VC의 인터뷰를 담은 것은 이 책이 가장 가치 있게 되는 이유가 될 것이다.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가 무척 디테일한 수준으로 담겨 있지만 실제로 비즈니스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부족하다고 느낄 것이다. 훨씬 더 많은 공부를 해야 하는 것이 맞다. 이때 검색을 통해 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영역과 달리 선배 기업들의 정보는 보다 접근이 어렵다. 먹고살기 바쁜 스타트업의 경우, 정보를 얻기 위해 인터뷰 요청 등을 보내도 응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해당 국가의 현재 트렌드에 맞는 산업에 속한 스타트업 인터뷰를 통해 미리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은 예비 창업인에게 한 줄기 빛처럼 다가갈 것이다.


스타트업의 보고라 할 수 있는 미국은 전 세계 450개가 넘는 유니콘 기업 중 220개를 품고 있다. 기업 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비상장 기업을 의미하는 유니콘은 스타트업 종사자에게는 꿈과 희망이다. IT와 소프트웨어 중심의 실리콘밸리, 핀테크와 보다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이 산재한 뉴욕, 최근 떠오르는 스타트업 생태계인 LA까지 미국은 스타트업이 성장하기 위한 돈도 자원도 학교도 많다. 유니콘이 쏟아져 나오기 충분한 환경인 것이다. 미국의 사례를 보면 스타트업의 경우 인재, 인프라, 자금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비슷한 산업군에 종사하는 기업끼리 경쟁과 협력을 통해 성장하려면 인프라 또한 뒷받침되어야 한다. 때문에 해외 비즈니스를 꿈꾸고 있다면 해당 조건을 갖춘 지역을 찾는 것이 가장 급선무이다.

일본의 경우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창업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짙었다. 젊은 층의 인식이 그러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도쿄도를 중심으로 빠르게 스타트업이 늘어가고 있다고 한다. 중국은 미국에 이은 세계 2위의 유니콘 기업 보유국이다. 미중 경쟁 구도가 심화되면서 정부 주도로 IT 기업을 키우고 있다. 실리콘밸리를 모방하여 중관촌이라는 창업 밸리를 만들어 지원하고 있다. 베이징, 상하이, 선전 등은 이미 실리콘밸리를 거의 추격한 모양새이다. 이처럼 북미 대륙과 동아시아 대륙은 세계적인 경제 강호가 포진한 지역답게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스타트업 생태계를 단단히 구축한 지역도 많았다.


그 외의 지역은 어떨까? 이제 실리콘밸리에서만 세계적인 기업이 탄생하는 시대는 지났다. 인도, 프랑스, 독일 등은 뛰어난 교육 시스템을 기반으로 양질의 인재를 쏟아냄으로써 미국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인도의 인도공과대학(IIT)는 미국의 MIT를 특정 분야에서는 능가했다고 할 정도로 세계적인 인지도를 얻고 있는 교육기관이다. 인도에서는 매년 35만 명이 넘는 엔지니어가 IIT 등 유수의 대학교를 통해 배출된다. 실리콘밸리로 향하는 인재도 많지만 인도의 벵갈루루로 향하는 이들도 많다. 기술적으로는 세계 2위의 수준을 확보했다고 하는 인도는 앞으로 주목해야 할 스타트업 생태계가 될 것이다. 프랑스와 독일은 전통의 강호이다. 창조적인 인재를 육성하는 교육 시스템의 프랑스와 일본과 더불어 기술 분야에서 세계적 명성을 지닌 독일은 유럽 대륙에서 돋보이는 존재들이다. 이처럼 미국, 중국의 스타트업 생태계를 바짝 뒤쫓는 유럽과 인도의 거센 추격이 돋보인다.


국내에서 스타트업 창업을 꿈꾸는 이들도 얻을 것이 많은 책이다. 해외 진출을 꿈꾼다면 반드시 봐야 할 책이 될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혁신 기업들의 트렌드를 살피며 투자 방향을 정하려는 투자자들도 양질의 정보를 얻기 좋은 책이다. 많은 나라의 다양한 스타트업을 담고 있어 무게감이 조금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현실적인 인터뷰 정보 등을 통해 퀄리티까지 함께 살린 것을 볼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도 창업을 생각하고 있기에 보다 흥미롭게 볼 수 있었다. 젊은이들이 공무원을 꿈꾸는 나라에 미래는 없다는 짐 로저스의 말처럼, 보다 많은 분들이 꿈을 향해 달려갈 수 있었으면 한다.

스타트업 해외 진출을 꿈꾸는 사람들의 교과서, <2021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 시리즈였습니다.


* 본 리뷰는 국일미디어의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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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비 이블 - 실리콘밸리의 신을 찌르는 날카로운 칼 | 시누의 서재 2020-12-01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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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돈 비 이블, 사악해진 빅테크 그 이후

라나 포루하 저/김현정 역
세종서적 | 2020년 11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신격화되기만 했었던 실리콘밸리의 민낯을 보여주는 책입니다.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전 세계의 정보를 체계화하여 모두가 편리하게 이용 가능하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인 회사가 있다.

쉽게 눈치챌 수 있겠지만 바로 구글의 미션이다. 검색의 민주화를 목표로 혁신을 거듭한 결과 구글은 전 세계 검색 시장의 90%를 장악하고 있다. 구글의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검색에 대한 사용자의 접근성이 이 세상 그 어떤 것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대학교 팀플을 위해, 보다 정확한 자료 검색을 위해 '구글링'을 하는 사용자의 입장에선 더 이상 반가운 소리가 없다. 그런데, 지식 컨텐츠를 제공하는 제공자도 그렇게 느낄까?

구글의 초창기, 브린과 페이지는 놀라운 규모의 프로젝트를 은밀히 진행한다. 프로젝트의 궁극적인 목표는 이 세상의 '모든' 책을 스캔하여 디지털화하고 인터넷상으로 제공하는 것. 책을 좋아하는 독서가의 입장에선 복권에 당첨되는 것보다 기쁜 소식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책의 저작권자와 저작권협회에게도 반가운 소식이었을까?


< 돈 비 이블>은 혁신적인 기술을 통해 세상 어떤 일도 이뤄낼 수 있는 소위 '빅 테크' 기업들의 사악한 행태를 고발하는 책이다. 스타트업과 실리콘밸리의 가슴 벅찬 신화는 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을 신격화한다. 하루에 수백 권씩 기업가치가 1000조 원이 넘거나 1000조 원에 육박하는 거대한 IT 공룡들의 성공 신화에 관한 책이 쏟아진다. 멋진 이야기가 가득하다. 21살의 스티브 잡스와 26살의 스티브 워즈니악이 창고에서 컴퓨터를 뚝딱뚝딱 만들며 시작된 애플 신화. 20살 하버드생이 하버드 생을 위한 커뮤니티를 만들다 시작된 페이스북 신화. 이제 세상에서 가장 돈이 많은 남자가 된 프린스턴대 출신의 아마존 신화. 거의, 그리스 로마 신화급으로 인기가 있는 이야기일 것이다.

덕분에 FAANG이라 불리는 기업들은 멋져 보이기만 했다. 세상을 보다 편리하고 멋진 곳으로 만드는 곳이라고만 생각했다. 정보를 무료로 만들기 위해서 누군가의 소중한 권리와 자유를 빼앗고, 제약회사 다음가는 리베이트를 실행하고, 무료로 서비스를 이용하게 해준다는 달콤한 유혹 뒤에 사용자의 모든 정보를 '감시'한다. 가장 빠르고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이들 집단이 더 이상 '쿨'하지 않게 되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여전히 세상을 뒤바꾸어놓은 멋진 기업이다. 하지만 똑똑하고 영리하고 간교한 그들의 손바닥 위에서 현대인들이 놀아나는 것도 사실이다. 그들의 주머니에 돈을 채워주기 위해서! <돈 비 이블>은 철저히 비판적으로 실리콘밸리를 공격한다. '신화'를 다룬 책에서는 결코 볼 수 없었던 '지하세계'가 진정한 저널리즘을 표방하는 작가의 시선 속에는 담겨있다.

인스타그램은 페이스북이 인수했다. 스냅챗도 페이스북이 인수했다. 왓츠앱도 페이스북이 인수했다. 구글을 비롯한 IT 공룡들은 몸집을 불리는 동안 100개(구글은 100개가 넘는다) 가까운 회사들을 인수했다. 전도 유망한 기술을 보유한 회사를 인수하여 기술적으로 발전하려는 목적도 있지만, 동시에 눈에 가시 같은 경쟁자를 제거하려는 목적도 있다. 후자가 사실은 더 가능성이 높다. 덕분에 실리콘밸리는 창조의 요람인 동시에 창조의 블랙홀이다. 거대 기업을 규제하고 견제하는 수단이 마땅히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상상할 수없이 많은 기업이 더 큰 기업에게 잡아먹힌다. 인수합병이 진행된 이후에도 자신의 회사에서 원래의 비전을 실행하려 노력하는 기업가도 많지만 몇몇의 거대 기업은 슬그머니 창업자들을 내쫓는다.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가 엄청난 질투심으로 인스타그램 등의 창업자들을 1년 만에 내쫓은 일은 이제 너무나 유명해졌다. 과연 이러한 생태계가 창조의 요람이라 불릴 수 있을까?

구글이 소유하고 있는 유튜브, 페이스북의 인스타그램 등은 소위 '관심 상인'이다. 사용자들이 더 오래 머물수록 그들은 돈을 번다. 기업들은 사용자에게 무료로 정보와 컨텐츠를 제공하는 것처럼 보인다. 인스타그램을 즐길 때 어떠한 돈도 들지 않는다. 자신의 취향과 관심사 등을 매초 고스란히 전송하는 것 빼고는. 거대 기업들은 '중독'시키는 데에 선수이다. 이제는 '캡톨로지'라 불리는 '설득의 기법'은 구글 등이 세계적인 심리학자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데이터 심리학자들을 고용하여 만들어낸 중독 장치이다. 더욱 오래 머물도록 사용자를 유도한다. 사용자들은 거대 기업에 의해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 당한고도 말할 수 있을 정도이다. 바야흐로 '감시 자본주의'의 시대가 되었다.

거대 기업들은 자신의 목적에 부합하는 일이라면 응당 정당하다고 생각한다. 세상을 위한 멋진 변화에 필요한 일은 '사악하지' 않다는 것이다. 전 세계의 사용자들이 원하는 정보에 자유롭게 접근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저작권자의 '협조 아닌 협조'가 필요하다. 사업 초기 도서 저작권 협회와 작가를 비롯하여 많은 창작인들이 구글의 사상에 반대했다. 구글은 자신들의 생각이 결코 부당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컨텐츠를 무료로 제공하지 않으면 구글이라는 기회의 바다에 발을 들이지 못할 것이라는 경고를 들었던 크리에이터들은 결국 거대 기업 앞에 무릎 꿇은 난쟁이가 되고 말았다.

미국의 방위산업과 제약산업의 로비는 상상을 초월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정치인들에게 정치 자금을 제공하며 자신들에게 유리한 법안을 통과시키고 여론을 조성한다. FAANG은 제약업체에 맞먹는 로비스트들이다. 정보 통제, 자신들의 생태계 조성 등을 위해 그들은 공식 로비스트, 비공식 로비스트 등 사용 가능한 모든 수단을 이용해 워싱턴으로 향한다. 과연 처음부터 정보 검색의 민주화를 꿈꿨던 기업이, 세계에서 가장 큰 인터넷 서점을 꿈꿨던 기업이 이랬을까? 저자는 IT 공룡들의 몸집이 지나치게 커지면서 처음의 멋진 사상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시장을 독점하기 위한 탐욕만이 가득해진 것을 비판한다. 그들의 비전이 문제가 아니라, 이제는 탐욕스러운 비즈니스 마인드만 남아버린 소위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의 현재가 안타깝다는 것이다.


실리콘밸리를 다룬 꽤나 많은 책을 보았지만 한 번도 머리에 담지 못했던 생각들이었다. 그들은 위대했고 놀라웠고 신과 같았다. 그들 덕분에 세상은 보다 좋아졌으니까! 그들은 세상을 보다 좋은 곳으로 바꾸는 일에만 관심이 있는 줄 알았다! 얼마나 순진했던지. <돈 비 이블>과 같은 비판적인 내용의 책을 조금 더 읽어봐야겠지만, 실리콘밸리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이 있다는 걸 알게 된 것만으로도 큰 수확이었다. 하늘에 닿기 위한 탐욕만 가득했던 신격화된 존재는 언제나 좋지 않은 결말을 맞았다. 세상을 멋지게 만든 우리들의 신이 다시 세상을 위해 혁신에 관심을 가지길 바라야 하는 것이 옳지 않겠는가. 신의 본 모습을 바라볼 수 있어야 신을 견제할 수 있다. <돈 비 이블>은 실리콘밸리의 신과 영웅들의 본 모습을 일깨워주는 날카로운 칼이었다.

실리콘밸리의 신을 견제하는 날카로운 칼, <돈 비 이블>이었습니다.


* 본 리뷰는 세종 서적의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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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웨이브 - 실리콘밸리의 환상을 깨버릴 시간 | 시누의 서재 2020-11-30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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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스타트업 웨이브 델리에서 상파울루까지

알렉산드르 라자로 저/장진영 역
프리렉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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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의 요람이라 불렸던 실리콘밸리의 신화를 이제는 프런티어로 옮길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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뿔이 달린 아름다운 용마. 상상 속의 동물 유니콘은 스타트업계에서 자산 가치 1조 원 이상을 지닌 비상장 기업을 의미한다. 혁신을 통해 부와 명예를 함께 거머쥐고 싶은 스타트업계의 환상이자 삶의 원동력인 것이다. 가져본 적이 없어 가늠조차 할 수 없는 1조 원의 가치를 지닌 유니콘이 2020년 5월 기준으로 전 세계에 무려 436개나 존재한다. 그중 200개가 넘는 기업이 미국에 위치한다. 대다수 다시 실리콘밸리에서 그 출발점을 찾을 수 있다.

실리콘밸리는 스타트업의 요람이자 4만 개가 넘는 스타트업이 꿈틀거리는 곳이었다. 견고할 것만 같던 실리콘밸리의 아성이 조금씩 무너지고 있다. 중국의 테크 스타트업이 보여주는 기세는 놀랍다. 선전, 베이징, 중관촌 등을 중심으로 최근 몇 년 사이에 유니콘을 쏟아내는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중국의 기세는 예상했다. 이제는 실리콘밸리가 아니라 '프런티어'에서 전에 없던 형식의 스타트업들이 날아오를 준비를 하고 있다.


<스타트업 웨이브 - 델리에서 상파울루까지>는 스타트업의 요람이었던 실리콘밸리에서 변방으로 스타트업 생태계가 이동하고 있음을 관찰한 책이다. 30만 명이 넘는 엔지니어와 기술자를 품고, 1000개가 넘는 벤처캐피털은 실리콘밸리의 든든한 지원군이었다. 케냐의 나이로비, 인도의 델리, 이스라엘의 텔 아비브에는 실리콘밸리에 버금가는 자원이 없었다. 몇몇은 스타트업계의 변방이 불려도 좋을 정도였다. '프런티어'라 불리는 그 변방에서 이제 유니콘이 탄생하고 있다. 사람도 찾기 힘들고, 돈을 구하기도 힘들고, 네트워크 환경은 꿈에도 꿀 수 없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어떻게 거대한 스타트업이 태동할 수 있었을까? <스타트업 웨이브>는 실리콘밸리와는 다른 방식으로 꽃피우는 스타트업을 조명한다.

실리콘밸리는 '파괴'와 '와해'라는 무시무시한 단어에 사로잡혀 있었다.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교수의 명저 <혁신 기업의 딜레마>에서 'Disrupt'라는 단어에 꽂혀버린 스타트업 종사자들은 기존의 구식 질서를 끊고 박살 내고 파괴하며 혁신을 향해 불도저처럼 돌진했다. '와해'에 대한 광기는 마치 오래도록 유지한 비즈니스 모델을 파괴하지 않고서는 성공할 수 없다고 믿는 광신도를 보는 듯했다.

어느 정도 도시화가 진행된 곳에 거주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주소 체계, 40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주소'가 없이 살고 있다는 사실이 믿기는가? 케냐의 나이로비에는 주소가 있는 건물이 2%에 불과하다. 파괴할 질서조차 없다. '프런티어'에 서식하는 스타트업은 '파괴'와 '와해'가 아닌 '창조'를 통해 생명을 얻는 창조자이다. 기술을 이용해 주소 체계를 부여함으로써 나이로비에는 새 바람이 불었다. 배송과 배달 서비스가 용이해졌다. 구급차를 부르면 2시간이 걸리면 참담한 환경을 마침내 조금씩 해결할 수 있게 되었다. 아프리카인들에게 금융 서비스를 통한 통화 유통을 가져다준 '엠페사' 또한 창조의 바람이 깃든 작품이다. 눈을 조금 돌려보면 세상엔 '창조'가 필요한 곳이 많다. '프런티어'란 그런 곳을 의미한다.

실리콘밸리에는 '린 스타트업'이라는 스타트업 방정식이 존재한다. 이들은 단 한 가지에만 집중한다. 벤처캐피털로부터 지원받은 든든한 총알을 태워가며 실리콘밸리의 기술적, 교육적 인프라를 적극 활용하고 빼어난 인재를 영입하여 조금씩 발전하는 실험을 한다. 인도네시아나 브라질 같은 나라에 이와 같은 풍성한 인프라는 찾아보기 힘들다. 때문에 '프런티어'에서는 풀스택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상하부의 시스템을 함께 구축하며 리소스 인프라를 스스로 채워나가는 수직적 스택과 다양한 서비스 분야를 함께 진행하는 수평적 스택을 채워야 한다는 것이다. 비공식적인 사업이었던 데다가 규제도 규칙도 없었던 인도네시아의 오토바이 수송 서비스 '오젝'을 혁신한 '고젝'이 대표적인 예시이다. 고젝을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로 만들기 위해서는 갖춰야 할 것이 많았다. 배차에 필요한 플랫폼이 필요했다. 결제와 대금 서비스도 필요했다. 고젝은 결제 서비스 회사를 인수하며 수직적 스택을 구축했다. 그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영향력을 더욱 확장하길 원했다. 수송 서비스뿐만 아니라, 배달, 금융 서비스까지 자신의 수직적 인프라를 이용하여 수평적 스택까지 확장했다. '프런티어' 지역에서는 이와 같은 풀스택 전략이 경쟁자와의 경쟁에서 앞서 나가게 하고 자금적으로, 산업적으로 '해자'를 놓는 격이 된다고 한다. 실리콘밸리와는 전혀 다른 기조의 성장 방정식이 적용되는 것이다.

실리콘밸리에는 '유니콘'이 산다. 자산 가치 100억 달러가 넘는 데카콘으로 진화한 유니콘도 산다. 실리콘밸리는 이처럼 환상 속의 동물이 사는 곳이다. 환상 속의 동물은 세상에 태어나기까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험난한 과정을 겪어야 한다. 그 과정 중에는 실리콘밸리 특유의 자금 공급 방식으로 인한 죽음의 계곡도 있다. 시리즈 A부터 E까지 등 투자금을 통해 자본금을 충당하는 스타트업은 돈을 받는다고 바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가능성 하나만을 믿고 열심히 비용을 태워가며 버텨야 하는 '죽음의 계곡'이 존재한다. 오랜 시간 해당 과정을 버티면 수익이 하키 스틱처럼 솟는 밝은 날이 찾아온다.

프런티어에는 유니콘이 살지 않는다. 대신 '낙타'가 산다. 아무리 척박해도 살아남을 수 있는 극한의 동물 낙타가 말이다. 가끔 먹는 영양분을 야금야금 혹 속에 지방으로 저장하여 무덥고 드넓은 사막을 물 없이 걸어갈 때에도 낙타는 버틸 수 있다. 프런티어의 '낙타'들은 유니콘처럼 폭발적인 성장을 원하지 않는다. 처음부터 조금씩, 지속 가능한 성장을 꿈꾼다. 먹거리를 조금씩 확장하며 야금야금 사업을 확장한다. 혹서기를 견디기 위해 체력을 보충하는 것도 빠뜨리지 않는다. 낙타는 현실 속에 존재하는 동물이다. '프런티어'는 환경적인 측면에서 실리콘밸리보다 혹독한 곳이다. 낙타가 사막에서 몇천 년을 존재했듯 '프런티어'라는 땅에서는 낙타가 오래도록 존재할 것이다.

'프런티어'에서는 다른 이들이 함께 나눌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타가수분 하는 기업이 주목받는 것이다. 느리지만 끈질기게 걸어가는 기업이 살아남는다. '창조'를 하는 존재이기에 '파괴'하는 것보다 훨씬 어려운 일을 걷지만 자신들이 만든 생태계에서 후발주자들이 함께 성장하며 공생을 시작한다. 사회적으로 많은 문제를 겪고 있고 기본적인 것조차 충족되지 않는 '프런티어' 지역에 거대한 생태계가 형성되면 폭발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저마다의 꿈을 위해 스타트업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이 많다. 사회를 바꾸고 자신만의 운명을 억척스럽게 개척하기 위해 멋진 일을 꿈꾸는 것은 너무나 가슴 설레는 일이다. 모든 이들이 용기를 북돋아줘야 하는 일이다. 하지만 그들이 꿈꾸는 미래가 미국식의, 실리콘밸리 중심의 신화인 측면이 없는 것은 아니다. 대다수의 성공 스타트업 관련 사례가 실리콘밸리에서 출발했다. 샌프란시스코 연안의 멋진 자연환경과 기후를 가진 실리콘밸리가 전 세계 어디든 존재하는 것은 아닌데도 말이다. 실리콘밸리식의 스타트업 사례가 아닌, 다양한 나라의 억척스러운 환경에 맞는 신선한 사례를 소개한 것만으로도 큰 충격이었다. 한 번도 생각지 못한 일이었다. 덕분에 스타트업 창업 환경이 녹록지 않은 이 땅에서 그 막연한 꿈을 꾸고 있는 내게도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어 준 책이다. 때문에 실리콘밸리 중심의 창업 사례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꼭 한번 읽어봤으면 한다. 세상에는 저마다 사연을 품고 있는 '프런티어'가 더욱 많기 때문이다.

실리콘밸리 신화에서 억척스럽고 척박한 '프런티어'의 스타트업 신화로, <스타트업 웨이브>였습니다.


* 본 리뷰는 프리렉의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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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사람의 생각 - 브랜딩과 크리에이티브에 대한 두 거장의 대담_박웅현X오영식 | 시누의 서재 2020-11-30 0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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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일하는 사람의 생각

박웅현,오영식 공저/김신 정리
세미콜론 | 2020년 10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크리에이티브의 두 거장이 담아낸 아름다운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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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동안 광고의 수가 얼마나 될까? 100개 정도가 아닐까? 너무 적은가. 많이 봐줬다! 500개?

국가에 따라 차이가 있을 것이고 사람의 특성에 따라 다를 테지만 미국의 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 평균적으로

5000개에 달한다고 한다. 유튜브, 인터넷 포털 사이트, SNS, 길을 걷다 만나는 수많은 입간판들, 회사 사옥에 걸려 있는 대형 전광판 속 광고들. 생각해보면 현대인과 광고는 불가분의 관계가 맞는 것 같다.

유튜브를 볼 때마다 5초짜리 광고를 2편이나 봐야 해서 스킵 버튼만 10초 동안 누르고 있긴 현대인에 광고는 어쩌면 짜증 나는 존재이다. 그만큼 광고는 기업에게는 생명과도 같은 존재이고 현대의 첨단 기술과 다양한 연구 결과가 녹아있는 하나의 복합 예술체이다. 광고에는 브랜딩, 디자인, 크리에이티브 등 무에서 유를 창조하여 사람들의 이목까지 끌어야 하는 거대한 과제가 함께 하는 것이다.


<일하는 사람의 생각>은 박웅현, 오영식 대표라는 크리에이티브의 대가 2명이 모여 광고, 브랜딩, 디자인, 크리에이티브, 사람 사는 이야기, 이 모든 것을 포괄하는 인문학에 대해 나눈 대담집이다. 엮은이인 김신 작가가 두 대표와 마찬가지로 크리에이티브 업계에 종사하기에 대담을 진행할 때 심도 있고 확장된 이야기를 이끌어 낼 수 있었다. 대담집 형태의 책을 많이 접해보지는 못했지만, 그동안 읽었던 책들로 조금은 생각의 폭이 넓어져서인지 대담집 형태의 책이 훨씬 많은 영감을 준다는 느낌을 받았다. 함께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대로 옮겨 담았기에 생각과 주장이 나온 맥락을 있는 그대로 파악할 수 있고, 읽는 사람 또한 현장에서 함께 이야기를 나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덕분에 비슷하면서도 다른 분야에서 각자의 크리에이티브를 발휘하고 있는 두 대표의 철학에 흠뻑 젖어들 수 있었다.

브랜딩에 대한 재미있는 대화가 있었다. 우리나라의 브랜드 로고와 관련된 이야기였다. 외국의 경우 창업자의 이름을 그대로 딴 경우가 많다. 또는 별다른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이름을 정하는 경우도 있다. 전자의 예시는 '디즈니', 후자의 예시는 '애플' 등이 있을 것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의미를 담는 경우가 많다. 기업명도,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 명도 그러하다. 반면 각인된 브랜드의 이름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다.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갈 것이고 그런다고 한들 사람들의 뇌리에는 여전히 예전 이름이 있을 가능성도 있다. 30년 동안 '삼성'이 아닌 다른 이름을 마케팅한다고 한들 사람들은 삼성을 떠올릴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마케터들은 맡게 된 기업이 첫 네이밍에서 조금 실수가 있었어도 해당 이름을 좋은 이미지와 연결하려 노력한다. 해당 과정에서 우리나라의 많은 기업들이 영어식으로 이름을 바꾸고 말았다. 농협 대신 NH로, 주택공사 대신 LH로, 한국전력 대신 KEPCO로 이름을 바꾸었다. 박웅현 대표는 이와 같은 움직임이 조금 아쉽다고 한다. 주택공사였다면 보다 신뢰감을 줄 수 있었을 텐데, 한국전력이 되려 더욱 강력한 이미지를 뿜어낼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는 것이다. 이처럼 브랜드는 관찰하고, 생각하고, 고민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박 대표는 친구에게 들은 말이 있다. '너는 예전에 저기 풀 좀 봐~라고 얘기했던 친구였어.' 예전부터 일상을 깊이 들여다보고 아무것도 아닌 일에서 감동을 받을 수 있었던 인물이었던 것이다. 박 대표는 이처럼 예술가는, 크리에이터는 일상에서 감동 즉, 영감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한다. 오 대표 또한 어릴 적 어머니 덕분에 형성됐던 색에 대한 감각을 발전시켰다. 미술 공부를 같이 했던 친구들 중에는 60가지의 포스터물감 이름을 모두 외우지는 못하는 친구들이 많았지만 오 대표는 모두 외웠다. 색에 깊은 관심을 두고 끊임없이 고민했던 것이다. 브랜딩은 사람에게 다가가는 예술이다. 사람들의 심리와 행동을 관찰하지 못하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창작물을 만들 수 없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광고에 대해 가지고 있는 근시안적인 시선에 대한 안타까운 이야기도 전했다. 하나의 굳은 원칙을 심지처럼 새기고 광고를 해야 한다. 매년 하고 싶은 말이 달라지면 안 된다. 같은 이야기에 대해 조금씩 달라지는 광고는 오래도록 켜켜이 쌓인다. '브랜드 헤리티지'가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기업들은 매년 사람들의 눈길을 잡아끄는 색다른 광고를 기대한다. 덕분에 광고는 매년 달라진다. 스타벅스의 로고가 30년에 걸쳐 조금씩 달라졌기에 소비자들은 알아채지 못했듯, 초코파이의 크기가 30년에 비해 반 토막이 나도 매년 조금씩 줄였기에 못 알아챘듯 헤리티지를 쌓아야 한다. 매년 달라지는 광고는 사람들의 마음에 남지 않는다. 매년 다른 광고를 기대하기에 광고 계약을 입찰할 때에도 아이디어만을 보고 회사를 결정한다. 신박한 아이디어는 우연히, 한 번 나올 수도 있다. 광고를 하는 사람들의 역량이 더 중요한데도 아이디어만 본다는 것이다. 때문에 박 대표는 '케미컬 미팅'을 권유하기도 한다. 속 깊은 역량을 파악할 수 있는 케미컬 미팅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브랜딩과 디자인은 숙제와도 같은 예술이라고 했다. 때문에 실용적인 것을 보다 선호하는 두 대표에게 어울린다고 했다. 무작정 새로운 것을 창조해야 하는 순수 예술보다 정해진 기한과 방향, 목표 등을 두고 영감을 떠올려야 하는 예술이기에 신이 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푹 빠져서 고민하는 과정에서 툭 튀어나오는 영감의 신비함을 논하기도 한다. 한 가지 생각에 몰입했을 때 문득 찾아오는 영감. 낮 동안 지평선 너머에 가려 보이지 않다가 슬그머니 건물 뒤편으로 고개를 드는 달을, 야근하러 올라가는 신호등 앞에서 마주치고 떠올린 카피 'See the Unseen' '보이지 않던 것은 보아라.' SK 브로드밴드의 광고 카피는 이렇게 탄생하게 되었다. 프로젝트를, 나아가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영감은 미하이 칙센트미하이의 말처럼 생각이 몰입의 경지에 이르렀을 때 우연히 찾아오는 것이다.


책의 어딘가 쓰여있던 말처럼 독서는 가끔 '이거야!'라는 짜릿함을 느끼게 만든다. <일하는 사람의 생각>이 그러했다. 최소한의 수준으로만 정제되어 거의 원문 그대로 옮겨 담은 세 사람의 대화였기에 오히려 더 많은 생각이 떠올랐다. 브랜딩과 디자인, 그리고 크리에이티브라는 위대하고 즐거운 행위는 결국 인간에 대한 깊은 관찰이 필요한 일이었다. 자신만의 올곧은 철학도 있어야 하는 것이다. 오래도록 고민하고 하나의 신념을 만들지 않으면 마음을 울리는 창조물은 나오지 않는다. 그러한 신념이 쌓이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도 이 책의 흥미로운 포인트 중 하나가 될 것이다. 되도록 여러 번 읽고 싶다. 각자의 창조물이 넘쳐나는 시대에 현대인은 자신마저도 브랜딩 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세상에 큰 영향을 미치는 브랜드 그 자체가 되기 위해 갖추어야 할 신념과 철학이 이 책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넘쳐나는 브랜드 속 돋보이는 브랜딩을 위한 올바른 철학, <일하는 사람의 생각>이었습니다.


* 본 리뷰는 세미콜론의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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